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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06 20:19:15
Name 유유히
Subject [일반] 아바타, 19세 관람가였다면.
*아래의 내용은 '아바타'를 관람하지 않은 분들에게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아바타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제가 영화전문가는 아니지만 감히 이런 평을 하고 싶어지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역사에 남을 것이다."

타이타닉 이후10년이 지난 오늘날에 다시 한번 영화계의 이정표를 세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3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된 할리우드의 자본력과, 그로서 보장되는 최고의 기술력을 더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비족과 인간의 마지막 전투를 볼 때 느꼈던 장엄함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반면 메시지 자체는 대단할 것이 없었습니다. 자연과 친숙한 사람들(원령공주) + 적이었던 사람들과 동화되어 침략자와 싸운다. 그 매개는 사랑(늑대와 춤을) 등등 기존에 존재했던 명작들의 메시지를 살짝씩 따와 차용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전달 방식이 진부하다고 하여 아바타의 메시지가 갖는 의의가 폄하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의 패권주의와 침략전쟁 비판, 불교 사상의 소개, 이윤자본의 잔혹한 속성 고발 등, 아바타의 메시지는 옳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카메론 감독을 위해 변명해 보자면, 그가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건 11년 전이었습니다. 그가 구상한 이야기가 당시 기술력으로 도저히 구현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기다려야 했다고들 하죠.)

다만 12세 관람가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는 존재했습니다. 뭐 어쩔 수 없다는 건 인정합니다. 이렇게 많은 돈을 들인 영화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모을 수 있는 관람수준을 맞추어야 하니까요. 전체 관람가는 영화의 스토리로 볼 때 말도 안 되는 얘기고, 19세 관람가가 되는 순간 강력한 구매력을 갖춘 틴에이저들과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부모층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형국이 될 테니 말입니다. 만약 이 영화가 19세 관람가로 만들어졌다면, 이 영화의 수익이 그리는 변곡점이 현재보다 아래에 위치할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12세 관람가라고 해도, 분명 미취학 아동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임이 분명한 아이들이 대거 몰려와 단체관람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거의 유명무실한 관람가가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아래에 제시된 세 가지 아쉬움들은, 그저 푸념하는 것에 불과함을 주지하시고 보아 주세요.





1. 전투, 핏방울이 조금만 튀었더라면.

영화의 최고 하이라이트, 나비족과 인간의 마지막 전투. 나비 부족의 대연합군과 인간측의 병력이 맞부딪칩니다. 압도적인 화면으로 구성되긴 했지만, 화면에는 선혈이 튀지도 않고 팔다리가 나뒹굴지도 않습니다. 전투마저도 밤의 판도라 행성처럼 아름답고 환상적으로 구성된 느낌이었습니다. 고어무비를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의 리얼리티를 가진 3D기술로 신체의 일부가 훼손된 채 싸우는 장면이라던지, 핏방울이 튀는 장면의 슬로모션 등을 가미했더라면 훨씬 더 환상적이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전투장면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2. 스토리, 한번만 꼬았더라면.

역사를 새로 쓸만한 cg기술로 이 영화가 확보해 놓은 충분한 리얼리티는 무리한 전개나 설정상의 허점이 있어 빛을 잃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이크 설리가 인간들의 첩자(?)임이 밝혀지고 네이티리가 제이크 설리를 쫓아내는데, 거의 시간차도 없이 붉은색 아크란을 타는 전설의 전사 토루크 막토가 되어서 돌아오자 네이티리는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나는 당신을 봅니다.'라고 해줍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며 가난하다고 쫓아낸 남자친구가  페라리를 타고 돌아와 재결합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실소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링크장치가 있는 컨테이너 박스를 공격하는 대령은, 거기에 제이크 설리의 아바타가 아닌 원래 몸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집중 공격하지 않고 아바타를 공격함으로서 패배를 자초합니다. 그것은 주인공이 극적으로 승리하기 위한 에피소드에 불과하니까요. 차라리 나비족은 승리하지만 제이크 설리 혹은 네이티리만 죽는 것으로 설정했더라도, 일반 관객들의 90%이상이 예상한 '이렇게 되겠지.' 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속편이 나와야 하니, 무리였나 봅니다)


3. 주제의식, 한 발짝만 더 나갔더라면.

어린 관객들을 의식하는 것인지, 주제 전달은 국어책 읽듯이 직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암시나 은유는 없었으며, 주인공들은 이 영화의 주제라 할 만한 것들을 직접 대사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아주 친절한 영화입니다. 보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감독이 한발짝 나가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위에서 말한 관람가 문제와, 수익 극대화라는 측면 때문입니다. 비평가들과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려면, '문제작'이어야 합니다. 아바타는 아무 문제도 없는 모범 작품이었습니다. 아바타를 문제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사를 약간 손보거나, 스토리를 약간 손보면 됩니다. 예를 들면 나비족은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더 많이 몰려온 인간들에 의해 몰살당하고 끝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잔혹함'이라는 주제를 더욱 강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사는 안 되겠죠.





이상, 아바타 3D 감상평 겸 푸념이었습니다.



ps.
아바타 2가 출시된다고 합니다. 나비족과 인간의 '전투'가 아닌, '전쟁'을 다루겠다고 말했습니다. 반지의 제왕 1과 2의 차이가 아닐까 싶군요. 기대가 큽니다. 이미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셀더나)는 캐스팅이 끝난 상태라 하니 아바타 2가 나오는 것에는 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무리한 기대겠지만, 다음 아바타에서는 조금이라도 '어른들의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족:
제가 간 용산CGV에서도 부득부득 3D안경을 회수해 가 기분이 별로였습니다. 원가 1000원도 안 한다는데, 전염병 종류의 위험이 커 그냥 일회용으로 사용하게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환경문제 때문이라면, 여러 번 사용가능한 개인용 3D안경을 별도 판매하는 쪽을 생각해 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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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시륜
10/02/06 20:24
수정 아이콘
12세 관람가라는 의미는
12세 미만의 아이들의 경우 보호자의 시청지도가 필요하다는 의미이지
12세 미만 아이들의 관람을 금지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호자가 함께 동반하여 관람한다면
12세 미만의 아동들도
12세 관람가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lookatme
10/02/06 20:25
수정 아이콘
극장에서 보니깐 환상적인 영화엿는데 ..
막상 컴퓨터로 보니깐 실망 ..
하여간 대작 영화엿습니다
후속작도 빨리 봣으면 하는군요.
10/02/06 20:27
수정 아이콘
스토리 부분의 아쉬움에 대해서 저도 깊이 공감합니다...;;
네이티리와 제이크 설리가 서로 사랑하게 되는 것도 사실 저는 좀 개연성이 떨어져 보였고
'영화의 주인공들은 항상 결정적인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스스로 극복한다' 는 공식을 깨뜨린 최후의 대결도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10년이 넘도록 지켜온 박스오피스 1위의 자리를 스스로 깨뜨려버리는 제임스 카메론을 보며,
이 사람이 생각하는 '좋은 영화' 의 기준이 나와 다르고,
이 사람은 명확한 자기 자신만의 기준이 있구나.
그리고 그것을 보란듯이 실현시켜 버리는 그의 능력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10/02/06 20:30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스토리를 꼬아버리지 않고 시원시원해서 좋았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는 이것저것 반전이나 메세지를 넣으면 답답해서... 근데 확실히 아바타는 다시보기는 꺼려지더군요
유유히
10/02/06 20:32
수정 아이콘
라이시륜님// 예능프로그램처럼 '시청지도가 필요한' 등급인 거군요. 몰랐던 사실입니다.
이블승엽
10/02/06 20:34
수정 아이콘
토루크막토는 나비족에 있어서 5명밖에 없는 전설적인 인물이고 나비족에게 위험이 닥쳤을때 그들의 힘으로 위험을 벗어났다고 영화에서 네이티리의 대사로 설명이 친절하게 나옵니다. 제이크는 나비족에게서 인간측의 첩자로 알려서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전설의 토루크를 타고 나타나서 나비족에게 자신도 오마티카야의 아들이며 같은 부족임을 다시금 알리는 장치이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차 바꿔타고 왔으니 여자맘이 바뀌더라는 인터넷유머의 비유는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10/02/06 20:37
수정 아이콘
한국영화였으면 분명 슈퍼아줌마 같은 사람이 나와서
주인공 중 한명이 그 고생고생 다하고 죽었겠죠.

극 흐름에 방해가 되는 여성이나 약자 아동이 없고
오히려 남자주인공이 약자이고 그을 가르치는 여성이 존재하고

어거지가 비교적 없었다는 점 (제 기준으로요.)

그리고 놀랄만한 상상력과 그래픽...
(디자인만 짜는데도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지...)

그리고 주인공이 반신불수인데 처음 아바타가 되고
마구마구 뛰어다니면서 이 영화는 100% 비극일 수밖에 없겠구나
하며 마음을 졸였습니다. 나중에 인간으로 돌아왔을때의 허탈감
그리고 외계인과의 사랑을 어떻게 극복할지 계속 어쩌지 어쩌지 이런 느낌으로 봤는데

인간에서 아바타로 전이가 된다는 조금은 어색하고 아이러니한 결말
혹은 반전?이 기분 좋게 다가왔습니다. 어쩌면 끼워맞추기일 수도 있지만
그 비극을 희극으로 만들어준 감독에게 고마웠지요.

여튼 저는 정말 괜찮게 봤습니다. 동네에 갑자기 3d 극장이 생겨서 겨우 볼 수 있었네요...
forangel
10/02/06 20:38
수정 아이콘
3d안경은 어떤상영관인가에 따라 가격이 틀립니다.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호환도 안되며 가격 차이 역시 많이 납니다.
그리고 방송에 나온 3d안경의 재사용에 관한 소비자고발은 사실을 왜곡시킨 면이 있습니다.
모든 3d안경이 일회용이 아니기 때문이죠.
안경의 단가는 대외비라서 정확하진 않지만 알려지기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리얼d(롯데시네마)-768원으로 알려져있음
디지탈3d(cgv) -1000-1200원사이
즉 이 두방식은 일회용 안경이고 가져오셔도 무방합니다.

이후는 가격적인 이유로 재활용이 당연합니다.
IMAX -10000-11000원 정도인데,아이맥스 본사와의 독점계약에 의해 사오는것이라 가격에 거품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10회가량 사용후 교체하는것이 원칙이라더군요.
돌비3D- 40000-50000원 3d상영을 위해 스크린을 교체해야되는데 이방식은 기존 스크린으로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nestri 3d-100000-110000원 현재 cgv의 스타리움관에서 사용하는 방식인데 안경이 가장 진일보한 형태이고 가격역시
엄청납니다만, 스크린,상영관의 크기로 인해 화질만족도는 상당히 낮더군요.
가격이 높다보니 안경에 도난방지탭 까지 붙어있죠.

여튼 아이맥스로 보고 오신거면 안경을 원래 회수하는것이 맞답니다.
디지탈 3d는 방송이후 크게 회수에 신경안쓰더군요.가져오셔도 무방합니다.
DavidVilla
10/02/06 20:4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매우 짧게 느껴졌는데, 그 역시 스토리에 기인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splide님 말씀처럼 다시 보기는 좀 그렇네요.(이렇게 말하지만, 어쩌다 보니 두 번 봤다는..)

아바타2에서는 확 달라진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Kristiano Honaldo
10/02/06 20:42
수정 아이콘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진짜 지루했습니다...

보면서 아니 어떻게 이런 영화가 천만이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결국 후반까지도 뻔하디 뻔한 수백번은 더 답습 했을법한 이야기로 마무리 지어졌더군요

스토리가 괜히 까였던게 아니었구나 싶더라구여

3d로 안나왔으면 이렇게까지 성공 못했겠죠



반지의제왕을 봤을때의 감동을 기대했었는데...

그렇고보니 반지의제왕도 3d로 다시 나오면 재미있을듯 싶네요
10/02/06 20:42
수정 아이콘
근데 왜 주인공이 토루크를 그렇게 쉽게 잡을 수 있었던거죠?
그부분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면서도 제일 어이없던 부분이었는데.

좀 심하게 말하면 스토리 디워급아닌가요.
유유히
10/02/06 20:47
수정 아이콘
이블승엽님// 영화속에서 제이크 설리가 네이티리에게 버림받은 후, 그는 고뇌도, 괴로움도 거의 없이 바로 아크란들의 서식지로 갑니다. 그리고 시행착오 한번 없이 나비족의 기나긴 역사 속 5명밖에 없었다는 토루크 막토가 되는 데 성공합니다.

이 흐름에 너무 허점이 많은 것에 실소가 나온 것입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보면, 이 부분이 주인공으로서는 위기일 텐데, 영화상으로 거의 5분도 안 되어 끝나버린 셈입니다.

토루크를 페라리로 비유한 것은 그것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로서 활용되는, 약간은 유치한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치는 중세유럽의 전설, 아더왕 이야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엑스칼리버입니다. 뽑기만 하면 왕이 됩니다. 거의 날것에 가깝게 인용된 엑스칼리버식 장치 역시 비웃음이 나왔을 뿐입니다.
(물론 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 같은 경우도 그렇긴 하지만, 작품내에서 주제의식과 연관되어 아주 효과적인 공명을 내는 훌륭한 장치입니다. 토루크에는 그런 개연성이 아주 부족합니다.)
유유히
10/02/06 20:49
수정 아이콘
왕님// 왜냐하면, 제이크 설리는 맑은 영혼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아.. 이 양산형 판타지 소설같은 대사는 정말.....)
유유히
10/02/06 20:50
수정 아이콘
forangel님// 저는 아이맥스에서 관람했습니다. 그런 비싼 가격이라 재사용을 하는 거였군요.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Kristiano Honaldo
10/02/06 20:51
수정 아이콘
저도 극장에서 보는데

버림받았다가

바로 토루크 타고오니까 네이티리의 눈빛이 달라지고

다른 원주민들도 굽신굽신...

보고 저도 모르게 웃었는데 저만 웃는게 아니라 극장 다른 관객분들도

키득키득 웃더군요.....
이블승엽
10/02/06 20:54
수정 아이콘
유유히님// 어떤면에서 개연성이 부족하죠? 이크란종류는 자기가 선택한 주인을 죽이려들죠. 중간에 토루크가 등장후 제이크를 죽이려고 달려듭니다. 제이크를 선택한것이죠. 그리고 토루크막토의 존재에 대한 설명. 너무나 친절하게 설명이 되었습니다. 나비족 모두의 신화적 존재인 토루크 막토가 되어야만 나비부족으로 다시 인정을 받을수 있으며 나아가 전쟁을 위해 부족 전체를 모을수있을 명분이 토루크 막토 입니다만. 토루크를 잡아서 샤헤일루(교감)하는 장면을 생략한것은 의도된 연출이였겠지만 저역시 아쉬웠던 부분이긴 합니다.
낼름낼름
10/02/06 21:05
수정 아이콘
왕님//
토르크는 '잡는' 게 아니라 토르크가 그 주인을 '선택' 하는 겁니다.
중반에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이크란 타고 날아갈 때 토르크가 제이크를 공격하죠.
그 공격이 바로 토르크가 제이크를 선택했다는 복선입니다.
영화내에서 그들이 섬기는 여신(갑자기 이름이 기억안납니다만)이 제이크를 친히 선택하였다는 복선이 자주 나오죠.

유유히님//
제이크는 운좋게 뽑기를 뽑은게 아니라 그 뽑기를 뽑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라고 보시는게 맞지 않을까요?
별 대단할것도 없는 이방인이 전설적인 토르크막토를 타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장면이 어찌보면 식상하고 유치한 설정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스토리상의 허점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미리 깔아놓은 복선이 등장하는 거겠죠.

이번 설 연휴를 기점으로 한국내 최고 흥행작인 괴물의 관객 수 를 넘길 예정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타이타닉의 기록은 이미 갈아치운지 오래고..
21세기 최고의 영화(재미면에서)라는 사실은 기록이 말해주고 있죠.
10/02/06 21:05
수정 아이콘
과장되게 말하면 한국영화나 드라마는 발단 전개 반전 위기위기 반전 위기위기위기위기 반전 위기위기 반전 위기 절정절정절정 반전 후 비극or감동 으로 끝나서 별로 안좋아하는데(머리아프고 긴장의 연속;;) 아바타는 발단 전개전개전개전개전개 위기위기 절정 해피엔딩 이라서 좋았습니다. 아마 저기 저 전개부분이 길어서 지루하다고 많이들 하시는거같네요. 전개가 길지만 영상이 화려해서 저는 그닥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10/02/06 21:06
수정 아이콘
제이크 설리가 토루크 막토가 되는 부분은 저도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단지 '신뢰를 되찾으려면 뭔가 획기적인게 필요했다' 라는 식으로,
토루크는 자기보다 위는 안쳐다볼 것이라면서, 금방 찾아내어, 뛰어내려서, 블랙아웃 처리로 이루어 내기에는
너무나 핵심적이고 중요한 지위이자 진정한 영웅으로서의 탄생 장면이었으니까요.

진정으로 제이크 설리가 자연과 교감하여 토루크와 1:1로 당당히 대면하여 그와 교감을 이끌어 낸다던지,
아니면 나비족이 아닌 지구인이었기에 그가 토루크와 교감할 수 있었다던지,
무언가 제이크 설리가 '토루크 막토' 가 되는 장면에는 그만한 영화적 주제와 무게감을 담은 장치가 필요했다고 봅니다.

아마도 러닝타임 문제였겠지요...
그럼에도 토루크를 타고 땅에 내리는 그의 모습은 두고두고 폭풍간지 모습으로 남는군요;
릴리러쉬
10/02/06 21:09
수정 아이콘
전 마지막 액션 장면 여지껏 본 대규모 액션 장면중에서 거의 최악이었습니다.
영화가 괜찮다고 생각하다가 결정적으로 실망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어찌 대규모 액션인데 찌릿찌릿한 뭔가가 하나도 없더군요.
말씀하신 너무 소프트한 액션이라는점도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도 사운드가 너무 실망이더군요.
터미네이터는 음악만 들어도 가슴을 울리는 무엇인가가 있었는데..
아마 그 장면이 에이리언2처럼 저에게 희열을 느끼게 했다면 작년 최고의 영화는 업이나 국가대표 스타트렉이 아니라 아바타였을껍니다.
Naught_ⓚ
10/02/06 21:10
수정 아이콘
저는 보면서 계속 든 생각이
미국인들이 파괴시킨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 문화에 대한 반성인가? 싶었습니다.
낼름낼름
10/02/06 21:14
수정 아이콘
Naught_ⓚ님//
생각하시는게 맞습니다.
감독이 그런 코멘트를 한걸 본적이 있네요.
바다란꿈
10/02/06 21:14
수정 아이콘
글쓴이님이 그동안 카메론 감독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시는 것 같네요.
카메론 감독의 작품들은 죽 보면 '복잡하거나 혹은 무거운 주제의식'과는 담쌓은 감독이라는 걸 아실텐데요...
제 주위에 한국 영화를 번역해서 해외 영화제에 출품하는 일을 했던 친구가 있는데요.
그 친구 말에 의하면 한국에 강제규 감독이 있다면 미국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있다고 하네요.
도대체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를 어쩜 그렇게 잘 쓰는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이번 영화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3단어된 영어 문장에 목숨거는 것 같아 보이더군요.

이번 영화에도 단순한 단어를 어찌나 반복하시던지... 요즘 좀 머리가 복잡해서 힘들었는데, 영화보는 동안 정말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참고로 시리즈 물이 다 대단해서 나중에는 감독들이 부담스러워 안 맡으려고 했다는 에이리언 시리즈도 제임스 카메론 편은 정말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보고 나서 아바타 2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패러디해서 '외계인(우리 입장에서는 지구인)의 역습'이 될거야라고 했는데(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스토리 뿐만 아니라 인물이나 등장하는 장면, 기계 등등이 다 익숙하신 걸 느끼셨을 겁니다. 워낙 가져다 쓴 게 많아서 어디서 따다가 넣었을까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진짜 그렇게 되는 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임스 카메론은 대단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길이길이 남을만한 명작은 만들지 못하겠지만 다른 의미로 역사에 길이남을 영화들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대중들이 어디에 만족하는 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요. 특히 비쥬얼의 쾌감이라는 면에서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당연히 2편을 나오면 볼 것 같습니다. 다만 뛰어난 주제의식이나 색다른 스토리는 기대 안하고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 빼고나면 정말 즐겁게 볼 수 있으니까요.
10/02/06 21:16
수정 아이콘
릴리러쉬님// 아바타의 최종 전투씬에는 반지의 제왕 류의 대규모 지상 군중씬이 없어서 좀 그런 면이 있었겠군요...
그런데 아바타의 음악은 천편일률적인 헐리우드 음악답지 않게 독특하고 아름다우며 아바타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주어서 참 감탄했었는데 다르게 느끼셨나보네요. 흐흐;
forangel
10/02/06 21:18
수정 아이콘
3d에 익숙치 않은 관객에게 아바타가 보여준 특수효과는 시각적 정보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 시각적 정보는 좋은 상영관에서 볼수록 많아지고, 아이맥스가 엄청난 인기를 끄는 이유중 하나이며
만족도 또한 일반 상영관에 비해 월등하게 높게 나타나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런 많은 시각적 정보외에 스토리까지 놀란감독의 다크나이트처럼 복잡해지면 관객들에게 엄청난 부담감
으로 작용하게 될거라고 봅니다.
저의 경우 3번째 아이맥스로 볼때도 화면 구석구석 들여다봤음에도 놓치는 부분이 많더군요.

사실 아바타급의 특수효과 3d에 다크나이트급의 스토리에 터미네이터2,에이리언2만큼의 긴장감을 줄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이렇게 영화를 만들었다면 지금만큼 흥행 했을꺼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이정도의 흥행을 위해서는 10대초반과 50대 이상의 연령층이 필요한데 이 연령층의 관객들에게 너무 많은 정보는
부담으로 작용하죠. 또한 전세계 보편적인 정서또한 커버가 가능해야 하구요.
제임스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때부터 세대간,국가간에 존재하는 간극의 완충점을 찾아냈고,
그 완충점에 이른 시나리오가 아바타의 스토리가 아닌가 합니다. 비록 그게 2-30대에겐 싱거울수도 있지만서두요.
10/02/06 21:19
수정 아이콘
Naught_ⓚ님// 요즘 인기리에 끝난 다큐 아마존의눈물과 많은게 오버랩 되더라구요.
릴리러쉬
10/02/06 21:21
수정 아이콘
DEICIDE님// 아 제가 그런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터미네이터나 다크나이트 미션임파서블에 나온 그럼 배경음을 좋아하는터라 그렇게 느꼈나 봅니다.
진짜 마지막 대규모 액션신만 만족했음 저도 아바타 꽤나 찬양했을터인데..
개인적으로 시간이 지나도 명작이라 생각했던 터미네이터1,2 에이리언2처럼 시간이 지나도 재밌는 영화로 인식될꺼 같지 않은게 아쉽기만 합니다.
아리아
10/02/0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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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아이맥스로 나오지 않고 감독이 제임스 카메론이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흥행하지는 못 했을 듯.....
낼름낼름
10/02/0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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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러쉬님//
아바타 OST는 전문가들에게도 외면(?)당했더라구요.
이번 아카데미에서도 OST관련 부문은 노미네이트 조차 되지 못한걸 보면..
타이타닉의 my heart will go on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음악은 만들어줬어야 하는건데 그점이 아쉬워요.
GoodSpeed
10/02/0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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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카라에게 소름돋는 가창력과 작,편곡 능력이 있었더라면,
김범수,나얼에게 조각같은 외모와 댄스퍼포먼스가 있었더라면,
이렇게 잘 생각하지 않는것처럼
그 자체로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Ms. Anscombe
10/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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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역사에 남을 겁니다. '역대 흥행 순위'는 늘 매길테니..
Boxer의형님
10/02/0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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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당시 몇몇분들의 흥행실패 별로다 실망이다 라는 비난을 시원하게 무시하고 대기록수립~~~ 개인적으로 멋진 대규모 전투씬 환상적인 영상 음악등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영원히 남을 같네요.
리버 IQ업그레
10/02/07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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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피좀 튀기고 머리좀 싸매게 만들고 복잡해야지만 좋은 영화인가요...
10/02/07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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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루크막토를 페라리로 비교하는 이야기는 아바타 관련 글들이나 비평에서 이미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잘못되었다고 결론난 이야기입니다. 설리가 아크란에서 토루크로 뛰어내린 후 검은화면으로 화면이 바뀐것으로 영화로서는 충분한 설명이 된것입니다. 토루크막토가 되는 과정을 영화에 설리가 아크란을 탈때처럼, 아니 더 길어야겠지요, 극적 위기를 표현하려면. 그래서 한 10분정도 할애해서 토루크막토가 되었다. 그것도 토루크가 완전히 순종되는 장면으로. 그것이 맞는 것일까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인터뷰에서의 언급이었는지, 비평가의 비평이었는지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부러 생략된것이고 그것이 적절하다는 언급이 있었지요. 이 물론 그 사람의 주관적인 것입니다만.)
페라리를 끌고 오면 어떻습니까. 그 페라리가 단기간에, 어찌보면 자신과 전혀 무관하다 볼 수 있는 사안에 목숨을 걸어, 한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 혹은 그 여자가 속해있는 공동체의 기구한 운명을 바꿔줄 유일한 수단이어서 끌고온것인데. 가난했던 남자친구를 한 여자가 한심하고 무용해보여 찼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친구가 그 여자에 대한 복수심이 아닌 인정받고 함께하기 위해 미친듯이 노력(뭐든)해서 페라리를 끌 정도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 때 여자가 그 남자를 보고 다시 판단하고 반하는게 속물적인 것인가, 잘 모르겠습니다.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동이 아닐까요. 그것을 실소가 나올 대목으로 판단한다면 그 판단을 내린 사람의 시선과 판단이 그쪽으로 쏠려있는 것입니다. 결과론적이면서 피상적인것을 보는것이죠.
그리고 내용적으로도 언급이 틀렸는데 토루크막토를 타고왔을 때 나비족은 우선 경계했습니다. 그리고 네이티리도 절대자와 연인, 어찌보면 양립이 불가능한 존재를 보며 "그 때(설리를 내칠 때)는 두려웠었다."라고 하죠. 그 페라리를 끌고온 남자는 그 때의 행동을 책망하거나 비난하지도 않고 안아주고 바로 앞으로 나아가죠. 아바타에서의 토루크는 속물적인 비유로서 언급된 빨간 페라리가 아니죠. 그 여자, 그 여자의 종족을 위해 목숨을 던졌다는 상징입니다. 그리고 토루크막토가 되면서 설리는 아크란과 교감하기를(아바타에서는 크리쳐와 교감할 때 나레이션이 아닌 직접 대사로 하니까요.) '이 행동이 너를 위험하게 할 것을 안다.'라는 언급을 하면서 나비족과 크리쳐의 깊은 유대까지 담보로 건, 목숨 그 이상을 건 것이죠.
10/02/0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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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aiSo님//
저는 여전히 제이크 설리가 토루크 막토가 되는 과정을 좀더 시간을 할애해서, 개연성을 부여해야만 했다고 봅니다.
말씀하셨던 것처럼 토루크와 토루크 막토는 결코 가볍지 않은, 스토리에 있어 정말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상징들입니다.
상황을 반전시키고 역전시킬 수 있는, 종족의 신뢰와 애인의 사랑을 한꺼번에 회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수단이니까요.
누가 일부러 그런 토루크를 페라리라고 생각하겠습니까.
그런데 영화의 연출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니 실망스러운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겠지요.

일단 그 오랜 시간동안 딱 5명밖에 되지 않았다는, 전설적 존재인 토루크 막토가 되는 과정이 너무도 쉽고 간단하게 처리되었습니다.
나비족도 아닌 인간인 제이크 설리가, "음, 뭔가 획기적인게 필요하겠어." 라고 마음을 먹고, 이크란을 타고 토루크의 머리 위까지 날아가서,
그 위로 뛰어내리기만 하면 되는 '토루크 막토' 라면, 일전의 나비족들은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요?
단순히 죽음이 두려워서? 아예 꿈조차 꾸지 못할 일이어서?
무엇을 가정하더라도, 적어도 토루크를 찾아내는 과정 정도라도 좀더 설득력있게 묘사되었어야 하며,
토루크와 교감하는 과정에서도 에이와의 선택을 받았다는, 제이크 설리만의 '강인한 영혼' 이 드러나야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말씀하셨던 '미친듯한 노력' 이 너무도 간략하게 생략되었기에, 납득하고 공감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장면이 고의적으로 생략되었다, 적절했다 라는 것은 러닝타임과 영화제작의 효율성 측면이 아닐까 생각되고요.
개인적으로 제이크가 가장 멋있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남에게 보여주고 드러내려는 모습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데도 홀로 생명의 나무 앞에 무릎꿇고, 진심을 담아 에이와에게 기도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연약하게 두려워하지만, 그가 진정과 진심을 담아 나비족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장면이었으니까요.

어쨌든 토루크 막토가 되는 그 과감한 생략때문에, 당연히 여주인공 네이티리의 '급격한' 태도 변화또한 좀 껄끄럽습니다. 페라리 운운하게 하는 결정적 원인이죠.
애초에 네이티리가 제이크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자연을 공감하고 공생하는 나비족의 문화와 신념을 배우며 성장해 나가는, 그 사람 '자체' 였습니다. 그래서 사실 둘의 사랑이 커나가는데 딱히 어떤 계기나 사건은 없죠. 그냥 함께 하면서 사랑이 커나갑니다.
그런데 네이티리가 제이크를 버리는 이유는, 제이크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신뢰가 깨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제이크가 진정으로 자연과 나비족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 또한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제이크가 숨겨왔던 부분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 모든것이 거짓은 아니었을까 혼란스러워 합니다.
제이크는 그 깨어진 신뢰를 회복할 방법으로 토루크 막토가 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말은 맞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그 과정이 좀 석연찮습니다. 게다가 네이티리는 그것을 보자마자 제이크의 품에 안깁니다. 이 부분이 가장 찜찜합니다.
바로 '눈으로 본 뒤에야 믿었기' 때문입니다.

눈으로 보고 믿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꼭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어도 말이지요.
네이티리가 진정 설리를 에이와의 선택을 받은, 강인한 영혼을 가진 자라고 믿었다면, 그가 토루크를 끌고 돌아오지 않았더라도 그를 믿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흔들리거나 불안해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네오를 믿었던 모피어스처럼, 무언가 눈앞에 보여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사랑했던 제이크의 순수한 영혼을 다시 한 번 믿어주고, 그 '눈으로 보기 전부터 가진 신뢰' 위에 부응하며 토루크 막토가 되는 과정이 훨씬 아름다웠으리라 생각됩니다.
헌데 그 강인하고 현명한 캐릭터였던 네이티리가, 지구인들이 쳐들어오자 애인을 믿지 못하고 징징대다가, 애인이 토루크를 끌고 돌아오자 그제야 '두려웠어, 이제는 두렵지 않아' 드립을 하며 제이크의 품에 안기는 연약하고 의존적인 캐릭터로 변모합니다.
그러니까 눈으로 보고서야 믿는 그냥 보통 여성과 별다를 것 없어 보이고, 때문에 마치 토루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뢰따위는 무슨. 무조건 눈에 보여줘야돼. 페라리처럼 말이지." 라고 여겨지게 되었다...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믿는다.... 그런 믿음을 대체 누구한테 요구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남자라는 동물은, 자신에게 그런 믿음을 보내주는 이를 위해서, 기꺼이 목숨까지도 버릴 만큼 충성하는 존재입니다.
갑자기 눈에 보이는 것도 없이, 저를 믿는다 말해주는 여자친구 생각이 나서 마음이 짠해지는군요. 그래서 제가 더 그런 생각을 하는지도요.
리오스
10/02/07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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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왠지 해피엔딩이 더 잘어울리는 영화인것 같습니다 ..
10/02/07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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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ICIDE님// 많은 부분이 아닌 작은 부분이 부딪히는 것 같습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대부분 끄덕끄덕이면서 읽었습니다.

토루크막토가 되는 과정에 대한 의견과 강인한 영혼에 대한 저의 생각을 써보자면, 일단 그 과정은 영화에서 보여지다시피 이크란을 타고 토루크보다 더 올라가서 뛰어내린다, 까지죠. 그 다음을 생각해보면 착지 성공? 그러면 그 더듬이(그 교감연결고리, 고유명사가 있나요? 생각나는 단어가 더듬이뿐이라니!)를 잽싸게 잡고 내 더듬이...를 연결시킨다. 성공! 인데, DEICIDE님께서 언급하신 강인한 영혼->토루크막토 가능, 이 맞는 말씀이지만 영화에서는 토루크막토 성공->강인한 영혼 인증, 이렇게 풀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위에 썼던 말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간단해보이고 간단해서 설리가 성공한게 아니라 일단은 토루크 막토가 되는건 나비족 역사상 5명일 정도로 확률이 매우 낮죠. 그게 도전하는 사람 적어서 막토 수가 적다, 라기 보다 토루크라는 최고의 날것을 향한 욕망이 있었을 것이고 도전하는 수도 많았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죽어나갔다는게 전제가 될것 같습니다. 그래서 언급하신 물음표들에게 답이 될것 같은데 죽음이 두렵고 꿈조차 못꿀 일이 되버린거죠. 토루크 막토는. 그리고 일단 그 자체로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일어었으니까요.

토루크를 찾아내는건 중요하다 보여지지 않습니다. 굳이 그것을 찾는 어려움은 영화에서 토루크가 수없이 날아다니고 있을 이크란들중 왜 데이트하고있는 둘에게 나타나 땡깡부리는 장면도 나오다시피(헉, 혹시 이때부터 토루크와 설리가 섬씽이?...) 꽤나 난폭하고 위협적인 왠지 출현 빈도도 높아보이는 생명체로 보이죠. 그러니 이크란 타고 공중에서 놀다보면 자신의 하늘에서 겁없이 활개치는 설리를 보고 나타나든 아니면 또 데이트나 훼방놔볼까 하는 심산으로 돌아다니는 토루크를 찾게 되겠지요. 뭐, 하고싶은 말은 토루크찾는 과정이 중요할까? 라는 질문에는 그렇다, 라고 답해지지는 않습니다.

설리를 강인한 영혼으로 네이티리가 만남의 초반부에 말하는데 강인하다기 보다 이방인으로서 엉뚱한 영혼이 적합할 수도 있지요. 에이와의 현신(맞나요?)이라고 보이는 그 해파리(...)를 치거나 가지고 놀아서는 안되는데 설리는 장난끼있고 엉뚱하게 툭툭 건드리죠. 차이가 드러나죠. 쓸데없이 백인의 메시아라고 표현하는 몇몇 비평가들이 보이기도 하는데 단순히 이방인이기때문에 그 종족의 관습이라고 할만한 담론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그 종족에게 있어 가능과 불가능의 영역을 설리는 가늠할 필요도 없고 가늠도 안되는 영혼인 것이죠. 이것이 강인한지는, 흠, 엉뚱한게 그 캐릭터에게는 어울려보여요.

토루크를 길들이는 과정은 이크란을 길들일때를 오버랩하면 어렵지 않지 않을까요? 왠만한 성인 나비족이 타는 이크란을 길들일때도 쯔테이는 목숨을 걸라고 했지요. 강함: 토루크>>>>>>>>>>>>>>>>이크란 -> 길들이는 난이도: 토루크길들이기>>>>>>>>>>>이크란 길들이기 정도로 유추가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렇게 옹호아닌 옹호, 생각을 늘어놓지만 어찌보면 유사해보일 수 있는 이크란 길들이기와 토루크 길들이기를 안그래도 긴 러닝타임에 하나를 더 추가할 필요를 못느낀 감독님의 판단이겠지요.

네이티리의 급격한 태도변화 공감합니다. 석연치않다기보다 당연해보이지 않나요? 순수한 영혼(설리가 스크자응이죠?)인 설리와 같이 하면서 같은 모습만 한 이방인들 중 하나라 생각했는데 DEICIDE님의 언급처럼 나비족처럼 자연과 함께하게되죠. 그것도 아바타변신기계(참 어휘선택이.)에서 눈을 뜨면서 현실과 아바타를 구분못한다고 말한 설리의 언급처럼요. 그런데 초기의 언급 부재로 오해가 생기고 격한 외부 상황속에서 역시 격한 반응을 보이죠. 여자친구라고 할만한 관계인 애와 내기를 했는데 그 내기는 저기 보이는 남자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여자를 꼬시는 거였고 그래서 꼬셨죠. 그리고 정말로 좋아하게 되버리자 조심스럽게 말하려 하는데 그 여자친구라고 할만한 애가 불쑥 나타나 전말을 얘기해버리죠. 뭐 이런 상황과 유사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신뢰는 깨졌고, 그 회복을 위해 설리는 토루크막토가 되었지요. 여기에서 네이티리가 설리에게 안기는건 자연스러워보입니다. 토루크막토가 되었다는 것은 관계회복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는 방증이고 머릿속에서 혼란과 갈등이 사라지게 되는 대목이니까요. 고백하는거죠, 오해였다, 미안하다.

네이티리가 강하고 현명해도 지구인의 압도적인 화력앞에 무력하다는 것은 본인도, 나비족도 압니다. 훔트리아래서 자긍심을 지키며 산화하기를 바라는 종족처럼 보여졌으니까요. 그런데 그에 대응해야 한다며, 대응할 수 있다며 라고 그냥 외치는 남자, 이방인, 전사에게 설득력이 없습니다. 누구라도 말할 수 있지요. 그런데 그 자가 상징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오며(그게 엑스칼리버든 적토마든 초호기든 토루크든) 할 수 있다 라고 보여주면 확실해지는 거지요.

믿는다, 라는 말만큼 증명이 쉽고 어려운 표현은 찾기 힘들지요. 어려운건 그 믿는다라고 말하는 대상에게 믿음의 정도를 시험할 상황을 만들 수 없는게 사람이고, 그 상황을 피하게 해주고 싶은게 사람이죠. 그런데 그 상황이 오기만 하면 증명은 쉽습니다. 정말 믿는건가? 믿음이라는게 구체적인 형상을 넘어 무언가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가.
Siriuslee
10/02/07 08:52
수정 아이콘
다른것 다 제끼고

마지막 전투가 끝나고, 인간 잔류세력이 지구에 긴급연락, 지구의 함대가 출동(6년, 혹은 군대니까 좀더 빠를지도) 하면서 끝나는 엔딩이었으면

제가 가졌던 불만의 50%는 사라졌을겁니다.


나머지 불만의 50%는 나비족과 인간이 싸우는 전쟁의 당위성... 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빼앗으려는 자원의 가치는 단 1장면에서 설명을 해주긴 하니까 넘어간다쳐도.
나비족은 그 인간이 빼앗으려는 자원을 왜 안내주는지 설명이 없죠. 그냥 집이니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제이크설리는 나비족에게 가서 그들에게 인간이 왜 그들의 홈트리를 원하는지 설명하는것이 주 임무입니다.
그 주 임무는 뭥미? 로 무시하고 그냥 노닥거리면서 시간을 다 보내고선, 그냥 자기전에 헛소리로 그들은 홈트리를 안내줄거다?
설명이라도 했나요? 그냥 그럴거다라는 설리의 개인적인 의견아닌가요?
나비족은 인간의 군대와 싸워서 지킬 만한 자신이 있었나요? 아니면 닥치고 그냥 너 죽고 나죽자 식의 전쟁이라면
나비족은 전멸하고 인간이 지배했다. 식의 엔딩이 되어야 햇습니다.

영상으로 보는눈을 즐겁게 하는 영화임은 분명하지만, 영상이 담고 있는 내용은 참 사람을 졸립게 하는 내용이 전부였습니다.
차라리 나비족이 원소마법을 마스터해서 인간의 최신무기와 동등하게 싸우거나, 혹은 흑마술을 마스터 해서 불타는군단이라도 소환하거나 했으면 만족했을겁니다.
유유히
10/02/07 09:54
수정 아이콘
cOsaiSo님//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디어사이드님께서 대신 다 해주셨기에 중언부언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0/02/07 12:04
수정 아이콘
좋게 좋게 보죠.

이제껏 그 어떤 명화에서도 엉뚱한 전개가 얼마나 많았는데
아바타에서 그 정도로 감독이 신경 안써서 개연성이 사라졌다는 말씀...
저는 참 불편하게 느껴지네요. 무슨 예술영화를 기대하시는 건지...
제 깜냥으로 정말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보는데요.
비판보다는 뭔가 한이 서려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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