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의 세상읽기]2007_0928
이 세상엔 수 많은 일들이 발생합니다. 또한 수 많은 정보도 생겨나고 소멸되죠. 우리 앞에는 너무나 많은 일과 정보들이 있어, 그것을 모두 수용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가끔 한번 정도는 생각하고 싶은 일들,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아주 편하게... 이 세상읽기는 정답이 없습니다. 또한 누구의 말도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쁘시더라도 한번 쯤은 생각해 볼 만하다는 것. 이것으로 족합니다.
1. 아리랑 공연 봐도 될까?
다음 달 2~4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체제 선전극인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기로 해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청와대 대변인은
”남북은 1992년 기본합의서를 통해 상호체제를 존중하기로 했고, 국민의식 수준도 발전해 아리랑 관람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판단했다”
고 말했습니다.
반면 북한의 통치 정당성과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만든 아리랑을 정상회담 대표단이 관람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고, 북한이 완벽한 공연을 위해 아리랑에 동원된 청소년과 근로자들을 무리하게 연습시키면서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검찰 내에서도 노 대통령의 관람은 적절치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하는데요, 국가원수가 아리랑을 관람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무리라는 견해를 제시했으나 청와대와 통일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나라당에서도 ‘대통령이 국민 정서에 반하는 아리랑을 관람하고 이를 시초로 국민적 동의 없는 합의를 남발할까 우려된다’며 강력하게 비판을 제기하였습니다.
북한의 ‘아리랑’ 공연은 연인원 10만 명이 출연하는 초대형 ‘집단체조’라고 하는데요, 2002년 4월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 행사를 기념해 최초로 공연되었다고 합니다. 학생과 근로자, 예술인 등이 동원돼 일제강점기 항일 무장투쟁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카드섹션과 집단체조 등으로 펼쳐진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여러 안건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와중에 ‘아리랑’ 공연 관람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습니다.
북한을 함께해야 할 대화의 상대로 보는 관점과 현실적인 적으로 보느냐라는 관점
이 두 관점이 어쩌면 이분법적인 사고에 의해 나타나는 냉전시대의 전형적인 이데올로기의 형상은 아닌가 싶습니다만, ‘아리랑’ 공연 관람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 두 가지 뿐이 아닌가 합니다.
2. 미얀마 유혈사태를 보면서
미얀마의 옛 수도인 양곤에 10만 명의 시위대가 집결하여 군사정권에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에 진압군의 무력 진압에 따라 9명이 숨졌고, 시위대는 희생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15일 군정의 돌연한 유가 인상을 참아 온 국민의 가슴에 다시금 불을 질러 살인적 물가 폭등에 신음하던 미얀마 국민이 19년 만에 다시 거리로 몰려나오게 되었습니다.
한때 세계 제1의 쌀 수출지역으로 풍요로움을 자랑했지만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직후 공산당과 소수 민족인 카렌족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세력의 활동으로 오랜 기간 동안 내전에 빠지게 되었고, 1962년 군부가 사회 안정을 구실로 쿠테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이후 폭정과 가난에 시달리던 미얀마 국민은 1988년 마침내 쌓인 분노를 떠뜨렸는데요, 이때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시위대 앞에서 연설을 하며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군사정권은 1990년 계엄 상황에서 총선을 실시하여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족민주동맹이 82%를 득표하며 압승을 거두었지만 군사정권은 총선을 무효화한 뒤 지금까지 공공연히 공포정치를 자행해 오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175달러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유혈사태가 심각하게 확산되자 국제사회의 무력 진압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UN은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고, G8 외교장관, 아세안연합 외교장관들도 중국과 인도 등 역내 강국들이 적극 나서 미얀마 군사정부에 영향력을 행상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미얀마 유혈 사태를 보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역사적 경험이 있기에, 이번 사태에 많은 관심도 갖게 됩니다.
정권 획득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국민의 안녕과 국가 발전을 위해 혼란한 사회를 안정화 시키기 위해 그들은 말은 하지만, 미얀마 사례를 보면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안녕을 위한 것이 과연 맞는지 그들의 집권 야욕인지를 여실히 알 수 있을 듯 합니다.
3. 금요일의 비법
이제는 가을이 왔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향기로운 따듯한 차 한잔과 책의 향기가 그립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땅의 자연을 느끼는 것도 가을을 맞이하는 기쁨 중에 하나일 듯 합니다. 그 기쁨을 맞이할 만한 몇 곳을 간단하게 소개 해 봅니다.
① 경북 봉화군 청량사
경북 봉화에 가면 청량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가을을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사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법당 안과 석탑 앞이 명상 장소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새벽 5시 정도 일찍 일어나 법당에 앉아 있으면, 석탑을 뒤로 새하얀 안개가 산새를 은근히 가려주며, 풍경 소리와 목탁 소리가 머릿속의 묵은 때를 벗겨주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해 줍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이 서서히 거쳐지면 조금씩 조금씩 청량산의 기운이 다가옴을 느낍니다.
봉화에는 청량사외에도 1878년(고종 15년)에 지어진 ‘만산고택’이 있는데요, 아직도 사람이 생활하는 살아있는 집입니다. 조선시대 가옥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예스러운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적당합니다.
또한 ‘금강송 숲’이 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반에 공개된 숲입니다. 숲에 들어서면 60~80년 된 잘 뻗은 금강송이 내뿜는 향기가 전신을 맑게 해줍니다.
② 청풍명월, 충주호반
가을에는 호수 또한 운치를 느끼게 해 주는데요, 이 중 충주호는 국내 호수 가운데 가장 맑고 큰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곳에는 ‘태조 왕건’ 촬영장과 번지점프장 등이 있고,
제천으로 가다 보면 장회나루에서 관광선을 타고 청풍나루를 향하면 충주호와 그 주위의 빼어난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③ 백두대간 함백산
백두대간의 산 중 하나인 함백산은 걷는 게 싫거나 버겁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는 제격인 산 입니다. 강원 영월 태백 정선 세 고을의 꼭젓점인 함백산(해발 1572.9m)은 자동차로 정상 아래까지 오를 수 있는 곳입니다. 상봉우리가 파도처럼 대지를 덮은 ‘산의 바다’와 대차게 뻗어 가는 대간의 산줄기도 마음을 뚫어줍니다.
국도 31, 38호선을 잇는 함백산 만항재(1330m)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포장도로)이기도 합니다.
④ 오대산 천년의 숲길
가을하면 ‘낙엽’이 떠 오르는데요, 이런 느낌을 받으려면 오대산 천년의 숲길이 좋습니다. 오대산의 화엄세상을 이 길은 남북으로 종단하고, 구간은 강원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와 홍천군 내명 명개리 사이 18km가 좋습니다. 걸어도 좋고 차를 타도 가도 좋은데요, 시속 10km쯤으로 천천히 몬다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⑤ 백수해안도로
조기로 유명한 전남 영광의 칠산바다는 온 세상을 발갛게 물들이는 석양과 낙조 풍경이 장관인 곳입니다. 백수해안도로는 노을 진 바다를 보며 자동차로 달리기에 그만인 드라이브 코스로 국도 77호선의 영광군 백수읍 대전리~구수리 19km 구간이 절정 입니다.
구수리에서는 구시미 나루터를 지나 법성포로 이어지는데, 굴비의 고향 법성포에서 굴비정식을 꼭 맛을 봐야 합니다.
4. 오늘의 솨진
”선과 원의 완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