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승 2무 35패 +20 61.1%
92경기를 겪은 삼성라이온즈의 성적표입니다.

시즌 초반 투수들의 힘으로 2,3위권 전력을 보여주며 시즌 전 전문가들의 바보같은 예상을 비웃더니, 시즌 중반 선발 투수들의 하락세를 뜬금없는 타격 몰아치기로 커버하면서 1위까지 올라섭니다.

그 후 오르락내리락 하는 투수력과 타격이 어떻게든 서로를 보완해가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불펜 빼고는 썩 만족스럽지않은 내용인데 결과는 대체로 승리. 그리고 1위. 놀라운 시즌입니다.

후반기들어 타격 사이클은 저점을 쳤습니다. 1-2-3-4-5에서 4번 최형우 빼고는 제자리도 없는 상황이죠. 1번 배영섭이 부상으로 이탈. 김상수가 메꾸고 있는데 잘하다가 못하다가 들쭉날쭉입니다. 2번은 박한이-조동찬 누굴 데려다 놔도 망하는 자리이고, 3번은 박석민이 타격감 0에 수렴하면서 채태인 강봉규 등등이 들어오는데 영 허접합니다. 5번은 조영훈이 주로 들어왔었는데, 아름다운 스윙"만" 보여주고 있죠.

그러나 이 상황에서 정형식이 그런대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조동찬이 2번 빼고 8,9번에서는 잘 해주면서 어떻게든 꾸려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발 투수들이 "우리 그렇게 허접하지 않다"고 선언하면서 1위를 수성하고 있죠.

매티스 - 6이닝 무자책. 첫 1군 경기에서 철저히 "휘는" 공들만 던지면서 생각보다 잘 막아냈습니다. 삼성의 3선발급? 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그 정도만 되어도 만족스럽죠.

윤성환 - 14이닝 2자책.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껏해야 138~142의 패스트볼인데 참 놀라울 정도죠. 한국시리즈 1선발은 오히려 윤성환의 몫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시즌 성적입니다.

장원삼 - 13.1이닝 4자책. 경기 내용은 아직도 기대에는 못미치는 모습이지만, 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관리가 잘 안되는 타입이라 걱정스러운데, 류감독 특성상 정말 많은 기회를 줬고 이제는 돈값 이름값 기대값을 해 줘야 할 때죠.

차우찬 - 12.2이닝 2자책. 롯데전 5이닝 68구 노히터 경기는 정말 엄청났죠. 삼두 근육통만 해결된다면 포스트 시즌에서도 그런 멋진 피칭을 보여줄거라 믿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슬슬 작년 자신의 모습을 기억해내는 중인듯 싶네요. 좀 더 겁없이 던지기를.

정인욱 - 9.2이닝 8자책. 이전 등판의 호투는 어디가고 밸런스 전혀 안 잡힌 바보같은 투구를 해 버린 2년차 신인. 사실 삼성이라는 팀과 선동열, 류중일, 양일환, 오치아이라는 꿈과 같은 지도자들의 배려를 받을 수 있는 신인 투수는 리그에 극히 드뭅니다. 충분한 기회, 혹사없는 스케쥴, 계속된 신뢰.. 자신의 행운을 잘 이해하고 소화해 내기를 바라는 수 밖에요.

배영수 - 11이닝 6자책. 이전 등판까지 몇 달을 이어졌던 절망을 극복해 내는 모습인가요. 아직도 의문이 가득한 상황이지만 이번 경기가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선발로 나갈 기회보다는 추격조나 원포인트일 가능성이 높지요. 그렇다고는 해도 여전히 그의 존재는 필요합니다.




이제 다음주에 저마노가 입국하고, 차우찬은 10일 후에 돌아옵니다. 상승세를 치닫던 롯데를 잘 넘겨내고 여전히 좋지 않은 타격감과 불안한 타순 라인업을 가지고 한화/기아를 대구에서 만나는 삼성입니다. 걱정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죠.

그래도, 아직 살아남아있습니다. 승률은 6할을 넘어섰고, 2년째 7이닝 이후 역전패가 없는 무시무시한 불펜을 가진 팀입니다. 프로야구 30년 동안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이길 줄 아는 팀" 삼성이 이번 시즌 끝까지 잘 살아남기를 희망합니다.



마무리는...

"진~ 갑용! 진~진~ 갑용! 삼성의 진갑용 나가신다. 얼씨구 절씨구 진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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