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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23 19:33:40
Name 눈시BBver.2
Subject [일반] 뿌나 총평 (정치극으로서) + 엔딩의 문제 - 투사는 필요 없었다
http://blindbard.egloos.com/346321
- 사극으로서의 측면은 여기를 봐 주세요. 다 넣기엔 너무 기네요.
- 신라 백제 이야기는..... 새벽까지만 기다려 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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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세종대왕의 복원이 아닌, 세종을 모티프로 한 이도라는 캐릭터를 통해 현대 사회를 얘기한다는 측면, 정치극으로서의 측면으로서 본다면 뿌나만한 드라마는 없었습니다.

세종은 토론을 중시합니다. 설령 집현전이라는 친위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방식은 토론이죠. 이기더라도 토론으로 이깁니다. 똘복이를 설득할 때도 말로 했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았죠. 정기준이 자기를 막자 이렇게 말 했습니다.
"지금 당장 정기준을 만나야겠다. 이야기를 해야겠다"
후에 한가놈이나 심종수는 정작 둘이 만났는데 토론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 이런 말을 했었죠.

마찬가지로 뿌나에 진정한 악역은 없었습니다. 강채윤도, 정기준도, 조말생도, 심종수도, 심지어 이신적까지도 자기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갔죠. 악역이라 한다면 가장 맞다 할 이신적이 백성들을 괴롭히는 장면 보셨나요? 하나도 안 나왔죠. 또한 붕당을 인정한다는 것, 최만리가 "전하의 주장에 반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나는 타협할 수 없다"고 한 것 등...

애초에 부정적으로만 묘사되는 붕당에 대해서도 필요한 것이라고 했고, 이렇게 서로가 각자의 길을 가는 점... 반대라면 무조건 욕 하고 보는 현대의 모습과 크게 대비되는 부분입니다. 힘이 아니라 토론, 틀림이 아니라 다름, 그런 가운데서 앞으로 나아가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 서로 다른 모습, 개인의 욕심으로만 움직이는 이신적 같은 무리도 모두 포용해서 백성들에게, 나라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모습, 현재의 지도자들이 반드시 배워야 되는 부분이겠구요.

그거 말고도 은유가 아니라 아예 직유로 갔죠. SNS. Sejong Network Service? 백성, 다수가 정치에 참가하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세종의 주장과 그렇게 되면 누가 책임을 지게 되는가? 제대로 배운 사람이 해야 된다는 정기준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당장 뿌나가 방송되는 동안 트위터에서 일어난 사건이 몇입니까? 그 뿌나에서 세종이 바랐고 정기준이 반대했던 시대가 바로 지금입니다. 트위터 단 하나가 찬성파든 반대파에게든 바로 알려지는 세상, 그 누구라도 자기 말을 할 수 있는 세상이죠. 그리고 그 부작용도 참 무수하구요. 인민재판 (마녀사냥은 죄가 없는 경우죠. 뭐 죄 없는 사람 몰아붙인 경우도 많지만) 은 오늘도 인터넷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젠 인민재판을 하지 말자는 걸로 인민재판을 하죠. 아니 하나하나 보면 "인민재판을 하지 말자는 인민재판을 하지 말자는 인민재판을 하지 말자는..." 이런 상황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이럴 때 나오는 "너는 돌 하나를 던지지만..."이라는 비유. 이건 어디서나 쓸 수 있어요. "너는 돌 하나를 던지지만 상대에게는 큰 상처다"고 말 하면서 그 상대에게 돌을 던지죠. 거기에 한두명만 더 붙이면 정말 볼만한 인민재판이 됩니다. 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죠. 정기준이 반대하고 걱정했던 모습, 그게 현대의 모습인 겁니다.

하지만 이게 필요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인터넷에 글 자체를 올리지 말아야 되겠죠. 하다못해 댓글 하나도 못 달죠.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 누구도 타인의 입을 막을 자격은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정기준의 말은, 그 부작용을 확실히 찔렀습니다. 분명히 세종이 옳음에도 정기준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죠.

이 점에서 뿌나는 정말 대단한, 현대의 모습을 은유를 넘어 (고증도 넘어 - -) 직유한 정말 대단한 드라마였습니다. 정말 이만한 종류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순 없을 겁니다. 어떤 웅장하고 섬세한 작품을 보더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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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에서의 문제는... 시간이 없어서 급히 찍었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위에서 그렇게 극찬한, 제가 태조 왕건 이후로 유일하게 본방사수했던 이유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겁니다.

정기준이 글자 창제를 막기 시작하자 세종은 그를 설득하고, 토론하려고 했습니다. 실제 성사됐죠. 하지만 그 100분 토론은 1회로 끝나 버렸습니다. 그 이후에는? 정기준은 폭주했고 세종은 그걸 피하려고만 했죠.

글자 창제가 옳다, SNS 등 일개 개인이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하는 게 옳다와 아예 안 된다로 나눈다면 당연히 전자로 가야됩니다. 이렇게 되면 정기준이 말 했던 걱정들은 그냥 수꼴이 자기 생각 밀어붙이려고 댄 핑계가 될 뿐이구요. 정기준이 아예 무자비한 폭력으로 길을 돌리면서 누구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그가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에 핑계 하나 만들어주려고 붙인 게 석보상절이죠. 애초에 (수양대군이 소헌왕후를 위해 만든) 석보상절을 만든 이유를 다 무시하고 성리학 그 따위거 없이 최대한 퍼뜨리게 하려고 그랬다, 그런데 이걸로 정기준은 글자 아는 사람 다 죽이려 하고 세종은 그게 맞다면서 오두방정을 떱니다. 고증도 고증이고, 개연성이 없었죠.

그런 상황에서 정기준은 신나게 사람을 죽여댑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서 강채윤과 소이는 투사가 됩니다.

정작 세종이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 "겨우 폭력이라니"라는 정기준의 말과 그래서 그가 꿈 꾸었더 토론 중심의 사회는 물건너 간 겁니다. 당장 "겨우 (고자라니?) 폭력이라니"라는 말을 정기준에게 되돌려줬는데, 그게 정기준의 귀에 들어가지도 않았죠.

이렇게 정기준은 절대 있으면 안 되는 악역이 됐고, 강채윤과 소이는 그들의 박해로 죽음까지도 각오해야 되는 투사가 됐으며, 죽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걸 다 걷어차 버린 거예요. 여기서 심종수는 심종수대로 이신적은 이신적대로 갈 길을 간다 했지만, 거기까지였을 뿐입니다. 가장 세종과 대립하며 자기 갈 길을 가고 있던 정기준이 이유를 막론하고 반드시 없애야 될 악역이 돼 버렸으니까요.

뭐, 극적 긴장감을 위해 그렇게 바꿀 순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향 전환의 문제는 남았고, 여기서 시간 부족이 들어갑니다. 아니 시간 부족이라기보다는 "모두를 죽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한계라고 봐요.

"투사" 소이가 죽을 위험에 처해야 하기에 코 앞에 숨어 있으면서도 방비를 제대로 안 했고, 소이가 죽어야 되기에 딱 그 때 정기준이 소이를 데리고 나갔으며, 소이가 죽어야 되기에 강채윤이 날이 새도록 소이를 못 찾았습니다.

이렇게 정기준은 개념 찬 보수가 아닌 무자비한 수꼴이 돼 버렸고, 그 뒤는 심종수에게 그대로 연결됐죠. 이렇게 밀본은 재상총재제로 임금을 견제하는 사대부가 아니라, 세종이 한 걸 그냥 때려부수기만 하는 수꼴 집단이 됐습니다. 여기에 고증까지 더 하면, 밀본은 집현전 하나 때려부수겠다고 무자비한 왕권을 휘두른 세조를 옹립했고, 정작 석보상절을 만들며 한글 창제와 보급에 세종 다음으로 큰 역할을 했다 할 세조를 도운 게 됩니다.

여기에 동네 사람 다 모아도 그것보단 많을 법 한 훈민정음 배포 장면 (이건 사전제작해야 됐다고 봐요) , 마지막 화에 모두 몰아 죽이니까 누구 죽음에 슬퍼할 겨를도 없고 생각할 겨를도 없게 된 점 (윤평은 이전에 죽이든지, 아예 죽는 부분을 왜 그리 강조해 주는지) 등이 섞이면서, 정말 실망스러운 엔딩이 나온 것이죠.

위에서 아예 방향 전환을 한 것을 비판했지만, 이 쪽으로 갔다 하더라도 모조리 죽이는 등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면 충분히 괜찮았다고 봐요. 그런데... 이렇게 돼 버렸죠.

사실상 광평이 죽은 후, 더 늦게 잡으면 "역병처럼 번질 것이다" 다음부터 뿌나는 많은 장점들을 포기하고, 자신의 많은 매력들을 포기하고 그냥 주인공이 악역을 이기는 쪽으로 가 버렸습니다.

윤평이 자수했을 때 세종은 이렇게 말 했죠. "니들을 죽이지 않겠다. 니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며 좌절하게 하겠다"구요. 애초에 뿌나의 기획 방향과 매력은 이것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디선가부터 그걸 포기했죠. 정작 정기준이 포기하게 된 계기는 연두의 활약 때문이었구요. 이건 데우스 엑스 마키나 수준입니다.

아마 채윤이는 이 모습을 보며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담이야... 너 삽질했어..."

그래도 한글 반포 부분은 정말 감동이었고, 다 죽은 후에도 세종이 스스로의 길을 그대로 걸어가며 마지막까지 경연하고 "지랄" 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똘복이와 담이가 자식들과 사는 부분도 감동이었구요. 하지만... 저로선 이 방향 전환에는 실망입니다.

... 애초에 얘기하려고 하긴 했지만 ( ..) 꾹꾹 담아뒀는데 엔딩에서 정말 제대로 말 하게 해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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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불만인 점은 역시 개파이. 무쌍을 펼치며 꽤나 활약을 했지만, 정작 얘가 중요했던 부분은 연두와 함께 한글을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실제 정기준은 연두를 죽이죠. 시간 관계상 포기한 건지, 애초에 그것만 보여주려고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밀본 내의 아랫것"이라는 입장에서 개파이의 입장은 정말 중요했다고 보는데요. 현실은 그냥 정기준의 충견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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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지금은 오히려 정기준의 말에 더 집중해야 된다고 봐요. 네. 세종은 이겼고, 한글이든 sns든 우리가 잘 쓰고 있습니다. 있어야 된다 vs 없어야 된다의 싸움에서는 전자가 압승이죠.
하지만 그 부작용, 거기서 나오는 문제점. 우리는 이걸 잘 기억해야 됩니다. 그게 우리 자신의 문제고, 우리가 극복하고 나아가야 될 문제니까요. 뿌나의 세종이 말한대로, 그것이 어떻게 쓰일지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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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블로그에서 여기에 넣은 태그
[그래도감동은감동이었음], [애정으로까는거라능], [뿌나명장면best5도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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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23 19:49
수정 아이콘
절대적으로 완벽한 제도나 사상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다만 은하영웅전설에서 양웬리가 말하듯, '스스로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과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남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것'. 그 차이가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기, 드라마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길게 쓰기는 힘들지만
뭐 이런 결론은 '드라마'라는 이야기 전달 수단의 본질적인 한계라고 봅니다.
극적 긴장감, 대립, 결말...그런 게 없으면 드라마일 수가 없으니까요.

대단한 드라마였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간만에 DVD를 사고싶게 만들어지는 드라마였네요
Mithinza
11/12/23 19:50
수정 아이콘
전에 이런 결말일 거라고 예상하지 않으셨던가요? 어헣...

전 이 드라마를 가끔씩 가족들이 볼 때만 봐서(티비를 안보는지라;)... 나중에 몰아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봐야 할지도...
이런 식의 스토리는 정말 대단한 클라이맥스급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논리정연한 대화배틀의 끝을 보여주든가, 그게 안 된다면 어느 정도 열린 결말로 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어거지로 결말을 지으려고 한 모양입니다.

인민재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게 어디까지가 인민재판(마녀사냥)인지, 다굴인지, 다굴은 인민재판인지, 아니면 더 심한 걸 해야 인민재판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선을 긋기로는... 사회적으로는 인권침해의 선을 넘는 경우, 게시판에서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에 악영향을 끼칠 만한 수준에 다다르는 경우(대표적으로 신상캐기)... 로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만, 잘 모르겠더라구요.
Dr.쵸파
11/12/23 20:04
수정 아이콘
꼭 나중에 몰아서 보시기 바랍니다. 정기준과 세종의 토론때까지만... 저도 최근에 막방을 앞두고 몰아서 봤는데 여기까진 정말 재밌습니다. 그뒤는 혼자서 보면서도 재미없다했는데 글 좀 찾아보니 저만 그랬던게 아니더라구요....그래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5,16화만으로도 뿌나는 레전설이라고 봅니다. "28자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이 두대사와 정기준이 한글의 실체(?)를 깨닫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정도로 괜찮았습니다.
Mithinza
11/12/23 20:57
수정 아이콘
음... 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사람들 하는 말만 듣기로는, 작가가 정치에 관한 아포리즘을 이것저것 한 아름 수집해와서 그럴 듯한 타이밍에 뿌리는 그런 드라마 아닌가... 결국 명대사 놀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11/12/23 19:51
수정 아이콘
이도와 무휼의 러브라인이 핵심이였던 드라마...
Dr.쵸파
11/12/23 20:10
수정 아이콘
마지막 한씨의 캐릭터는 후일 사림을 상징하거나(그러기엔 너무 비학문적이긴하지만...) 김종서나 황보인쪽으로 붙는걸로 갔으면 좋았을거 같네요 한명회라니.... 작가가 세조시대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거야?라는 물음을 던지게 되더군요
11/12/23 20:17
수정 아이콘
24회 모두를 사전제작하지 않는 이상에야 끝으로 갈 수록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건 당연한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어쩔수 없는 것 같고요. 다만 이걸 짚고 넘어가고 싶네요. 드라마의 중심은 세종과 훈민정음에 있었지만 결말에 도달하기까지 세종, 그리고 정기준이 이야기했던 바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이 시점을 정확히 관통합니다. 따라서 결말이 다소 허술한 점에 대해서 물고 늘어지기 보다는, 작가가 이 드라마에서 주려고 했던 메시지를 좀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1/12/23 20:19
수정 아이콘
결말은 세종 측근들은 다 죽고 밀본은 끝까지 살아남아 결국에는 승리하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삼국지의 승자가 유비, 조조,손권이 아닌 사마일가인것처럼....
(Re)적울린네마리
11/12/23 20:20
수정 아이콘
기다렸던 글이네요...

위에 말씀하신 첫번째 단락 부분에 관해 김영현 작가는 이렇게 생각하더군요.
'공부 좀 하고 써라',
'남들 생각 좀 하고 써라'...
글의 윤리보다는 책임을...

그리고, 엔딩에서
무휼-강채윤-소이가 반포식에 전하옆에 당당히 도열하고 있었다면 전 더 실망스러웠을 거에요...
뭔가 애잔하고 백성을 여엿비 여기시는 우리의 전하는 극적인 상황에서 일어서셔야 되니깐요.


참고로, 작가들의 인터뷰기사입니다.
http://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sec=people11&a_id=2011122305333445559
11/12/23 20:26
수정 아이콘
아..............

9편좀....
거간 충달
11/12/23 20:47
수정 아이콘
뿌나에서 하고싶은 말은 정기준이 다 했죠.
지혜를 얻은 백성은 그 지혜로 인해 더욱 속게될것이다.

이 드라마는 분명하게도 비난의 화살을 가지고 있었고 그 화살의 방향이 현 정권의 비호아래 있던 세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인기는 단순히 드라마를 잘 만들었기 때문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바라
11/12/23 22:07
수정 아이콘
근데 정기준은 글자를 아는 모두를 죽이겠다 했습니다..

그럼 한가는? 개파이는?
한가랑 개파이도 죽이고 스스로 자살할 생각이었을까요..
(근데 개파이를 무슨 수로 죽여.. =_=;;)

정기준 의도대로..
반포식을 막고 그 자리에 글자를 아는 모두를 죽이는데 성공하고.. 그 자리에서 자신과 개파이가 죽더라도..


글자를 제대로 알고 있는 한가놈이 있지 않습니까..
얘가 나중에 다시 글자를 퍼트리면 어찌하려고.. 한가놈을 끝까지 살려두는게 이해가 잘 안가더군요.
불량품
11/12/23 22:10
수정 아이콘
세종 이도의 말은 정말 감탄스러웠고 정기준의 말은 정말 공감이 되더군요
11/12/23 22:40
수정 아이콘
제가 딱 하고 싶은 말이네요.
아니 토론+상대 의견 존중을 그렇게 강조하더니만 그런건 다 어따 팔아먹고 모조리 죽이기로 엔딩이라니.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
결국 이 드라마는 결론이 "말 같은거 결국 쓰레기일 뿐이고 힘이 최고다" 이렇게 끝낸 거였잖아요?

그리고 그런 폭력에 무슨 사람이 아니고 인형처럼 반응하는 듯한 대중들. 한글 들이미니까 바로 읽고.. 캐릭터들에 생명이 없었습니다.
드라마가 자기 스스로 자기의 강점을 걷어차버린 순간 몰입은 없어지고 어설프고 민망한 광화문만 보이더군요.
양정인
11/12/23 23:15
수정 아이콘
뿌리깊은 나무가 이렇게 반응이 좋았던 것은 한석규의 끝내주는 연기도 있었지만...
뿌리깊은 나무가 묘하게 현실 - 지금 - 을 투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언로' 를 막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지배층. 그 국민(백성)들의 언로를 만들어주려는 세종.
그런 세종을 적대시하는 밀본.
정말 어쩜 이렇게 묘하게 들어맞았는지 신기합니다.

이런 것 때문인지 눈시BBver.2 님 의견처럼.. 어느 순간부터 '밀본' 은 무너뜨려야할... 절대 공존할 수 없는 세력, 집단으로 비춰지길 시작했습니다. 밀본이라는 세력이 '말', '대화' 가 통하지 않는... 세종(한석규)조차도 토론, 대화를 통한 밀본을 설득하는 것이 아닌... 밀본과 싸워서 한글을 반포하려는 모습을 보이죠. 그래서 '소이' 의 죽음이 개인적으로 놀랐습니다. 똘복이가 죽을지언정... 소이가 죽을지는 예상도 못했으니까요. 제일 먼저 죽어나갈줄이야...

왜곡같은 것은 제쳐두고... 광평과 똘복이의 대화장면과 세종과 정기준의 대화장면만 기억하렵니다.
자이언츠불펜
11/12/24 00:06
수정 아이콘
혹시 음악에 대해 한마디 하실 생각 없으신지..... 막판에 떨어지는 퀄리티는 둘째치더라도 음악이 너무 약했습니다.
명작에 개판 OST가 들어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네요.
애패는 엄마
11/12/24 00:53
수정 아이콘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 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 메시지도 기대하다가 멈췄고 연출적인 측면도 점차적으로 헐거워지고 액션씬이랑 음악이랑 사운드는..묵념을.
11/12/24 01:02
수정 아이콘
1,2편의 무게감과 몰입감은 지금까지 본 어떤 한,중,일,미 드라마와 영화 보다도 대단했습니다.
세종이 한석규로 바뀐 이후 첨엔 에이 ~ 했는데 그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무게를 유지한 석규느님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주연급 조연과 조연들도 참 반짝 반짝 빛나는 흔치않은 드라마였던거 같습니다.

물론 아쉬움이 많지만 이만한 드라마 앞으로 10년간 몇편 보기 힘들겁니다.
영원한초보
11/12/24 01:34
수정 아이콘
저도 끝까지 비폭력으로 이기길 바랬는데 평가하고 싶지 않은 24회의 나쁜 기억은 다 없애고요.
드라마가 현정치세태를 겨냥하다보니 결론이 세종의 참뜻에는 비켜갔네요.
정기준이 두려워서 그토록 막으려고 했던 한글에 현시점에서는 SNS를 대입할 수 있겠네요.
이를 막으려고 또한 퍼트리려고 하는 이유도 현재 정치적 대립구도를 보여주고 있고요.
정상적이라면 SNS의 승리고 이로인한 폐해를 보완해야 하겠지만
현정부는 정기준이 하는 행동과 똑같으니 작가가 첨부터 의도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 상황을 어떻게 토론과 설득으로 풀어나가야 하는지 작가도 고민하다가 실패한게 아닌가합니다.
11/12/24 14:28
수정 아이콘
네. 초중반에 꾸준히 쌓아온 인기와 한석규의 연기내공으로 버텼지만,
무리하게 현 정치상황을 투영하려고 했던건지 아니면 답을 못찾아서였는지 결국 깔끔하게 말아먹은 드라마라고 봅니다.

사전제작이 안되는 상황에서 당연히 진행에 따라 늘어지는 거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거야 당연한 거죠.
근데 극초반 세종이 태종과 대립하면서, 그리고 자기자신과 논전하면서 꾸준히 키워 온 설득? 대화? 타협? 이런 건 다 어디간겁니까.
결국 권력잡고 있고 센 놈이 무조건 이기는 결말 - 말 안통하니까 더 이상 대화하지 않고, 방해되는 세력은 힘으로 때려잡고.
이건 자기가 그렇게 부정하려 들었던 자기 아버지의 전매특허죠. 늘어지는 거나 완성도와는 아무 상관도 없어요.

원래 시놉이 그런거고, 작가가 생각이 없었던 거죠. 자기가 몇 달 동안 그렇게 쌓아올린 이야기는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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