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6/15 22:53:53
Name Zel
Subject [일반] [의학 및 게임 계층] MMORPG과 DRG의 상관관계
오래된 패러디입니다만..

MMORPG는 선형관계입니다.
즉 투입시간에 비례해서 강해지죠. 물론 그 기울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만
결국 시간많은 사람이 최고고, 시간앞에선 공평합니다.
물론 가끔 시간을 돈으로 사는 방법도 있습니다만..결국 누군가의 시간이 투입됩니다.

그런데 LOL이나 FPS는 시간과 상관이 크게는 없습니다. 타고난 센스가 잭스손을 이길 수 밖에 없지요.
그래서 좀 짜증납니다. 공평하지 않아서요.

현재 한국의료는 일단 mmorpg와 같긴 합니다.
돈낸만큼 치료를 받아요. 아니 처치한만큼 돈을 냅니다.
이걸 돈있는놈만 대우받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욕하기는 하지만...최소한 돈 앞에는 평등합니다.

DRG가 되면
내가 돈이 있어도 대우를 못받아요. 왜냐하면 돈을 쓰지를 못하게 되니깐요.
그럼 모두가 공평한 진료가 될까요? Naver

VIP라는 사람들이 병원에 옵니다.
병원장부터 앞에서 굽신굽신 합니다.
그러면 이 사람들이 일반인들과 똑같은 진료를 받을까요? 그럴리 없겠죠?
의사 개인이 해주기 싫어도... 짤리기 싫으면 병원장이 하자는 대로 해야 되요. 처자식이 있거든요.
의사도 병원에선 피고용인이고, 노동자일 뿐이에요. 오너의 눈밖에 벗어나면 죽음뿐이죠. 아님 나가던지

일반인들은 40만원짜리 수술에 38만원 정도 투입되겠죠. 하지만 이양반들한텐 한 200만원 짜리를 해줄겁니다.
결국 일반인 100명 모아 번거를 VIP에게 보태주지요..왜냐하면 힘이 있거든요.

그 다음엔 어찌 될까요?
이거 알면 의사 및 의료진들에게 어떻게든 촌지를 주겠죠?
하지만 정부가 이를 뭐 크게 신경을 쓸까요?
어짜피 이 촌지는 의료비에 포함이 안되니..
물론 시끄러우면 돈주는거 단속은 할꺼에요. 왜냐하면 돈안주고도 되는 VIP와 돈주고 된 VIP와 차별을 하고 싶거든요. 지들은 돈 안줘도 VIP니

우리나라의 의료는 여전히 유지될 수 있겠지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2/06/15 23:08
수정 아이콘
'의사가 양심이 없어 그런거 아니냐' 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저런 것들을 어떻게 해도 일반인들에게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 거 같아요
moisture
12/06/15 23:11
수정 아이콘
DRG는 탕수육을 먹고 싶어도 짜장면만 주문할 수 있게 하는 것과 같은 건데
많은 일반인들이 짜장면 가격으로 탕수육을 먹을 수 있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탕수육을 먹으려면 제 값 이상의 웃돈을 주고 먹어야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12/06/15 23:12
수정 아이콘
탕수육을 먹긴 먹을꺼에요. 그게 다른 테이블에서 재활용 된 걸지도. 환경을 위해선 이게 바람직하죠~ 그러고 의료비 절감을 위해서도 바람직하고요...하지만, 들키면 주금이겠죠^^ 재활용 안된 음식을 먹을 권리따윈 애시당초 없겠죠. 아 이거 먹기 싫다고요? 그럼 VIP가 되던지 뒷돈을 내세요..
Pathetique
12/06/15 23:22
수정 아이콘
전직 모 보건복지부 장관의 가족이 아팠을 때에는 장관의 압력으로 혹은 병원이 알아서 기어서 온갖 비급여 진료에 3번 투약에 900만원 넘는 약에 별의별 신약을 다 썼죠.... 당시 주치의였던 제 지인이 속으로 "이렇게 해놓으면 나중에 심평원에서 다 과다청구에 부당청구로 죄다 삭감인데.. 다른 환자한테는 못쓰게하고 정작 본인 가족이 아프니 딴판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단 한건도 삭감이 되지 않았답니다.. 크크크...재미있는 세상이에요...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도 이런데 DRG대로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들 진료하면 아주 난리 날겁니다... 하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죠...

전 당장 의사로서의 제 삶이 고민되는 거 보다 나나 제 가족이 아팠을 때가 제일 고민입니다... 당장 혹시 생기게 될 수도 있는 제 아내가 임신을 하면 DRG 하에서 제왕절개 할 수도 있는데... 아아... white silk로 꼬맬 생각하니까 상상도 하기 싫어요...
그래서 전 미리 바이크릴이랑 크로믹이랑 에틸론이랑 하여간 꽁칠 수 있는 실은 다 꽁쳐놨습니다. 크....
12/06/15 23:24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제 가족이 아프면 뒷돈 줄려고요. 귀찮아여. 가족이 아프면 그냥 전 보호자이므로.
쇼미더머니
12/06/15 23:26
수정 아이콘
자유경제구역 외국병원 설립하는거 어떻게 되었나요?
외국병원은 국내법 적용 안되서 DRG가 아니라고 하던데.
12/06/15 23:28
수정 아이콘
복지부와 지경부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것 같습니다.
외국병원이 미쳤다고 DRG 하에서 들어오겠어요?
DRG하에서 척추수술 5시간 하면 메인 의사 1인에게 2만원 들어간답니다. (척추수술이 일단 DRG 항목에선 빠져있지만 가격 책정은 다 되어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4명이 보통 수술하는데, 3번째 4번째 의사에겐 아예 인건비가 없대요.
물론 실제월급은 의사가 이것보단 더 벌겠지만 일단 나라에서 정해준 노동의 가치가 그거래요.

외국병원이 한국에서 외국인 진료하겠어요? 한국인 중 고급진료를 바라는 사람을 쏙쏙 빼먹겠죠.
간호사들은 일단 외모지상주의로 뽑을테고. 환자 1인당 간호사 두명씩 배치할지도 모르죠. (와~ 일자리 창출이다~)
병실에서 스크린 골프 치고
병원밥은 아마 쉐프가 개별 맞춤을 하겠죠..

그럼 거기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의 위화감은..참으로 클겁니다.
Mr.prostate
12/06/16 00:45
수정 아이콘
많은 사람들은 의사들이 밥그릇 때문에 시위한다고들 합니다. 뭐 완전히 틀린말은 아니예요. 솔직히 밥그릇 맞죠. 의사도 다 이기적인 사람인데요.
그런데 이번 DRG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아야 할텐데요. 왜 최후 카드인 파업까지 꺼내들었는지...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쉽지 않네요. 워낙 의사들은 나쁜 놈들이라 그런지, 한국에선 양치기소년이 된 지 오래인것 같습니다.
대체 누구의 원죄인지 모르겠네요. 한숨만 나옵니다.
threedragonmulti
12/06/16 01:36
수정 아이콘
의사들의 지나친 과잉진료가 없었다면 DRG제도가 도입될 이유도 없었을 것이고,
국민들이 과잉진료의 불쾌한 경험이 없었다면 감히 정부가 여론의 호응을 받으며 DRG제도를 밀어붙일 수도 없었을 겁니다.
국민들 월급 한푼 두푼 모아서 만든 건강보험료를 과잉진료로 냠냠 파먹어서 벤츠 굴리고 강남에 사는 의사들이 미워보이는건, 사실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12/06/16 10:5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충분히 납득하실 수 있게 반박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글을 꽤 길게 써야 될 테고, 그러자면 읽지 않으실 거 같으니 뭐라고 해야될지 모르겠네요.

아주 간단히 쓰자면 과잉진료라는건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치료/검사를 처방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고, 일반적으로 병이 있을 확률/도움될 확률이 일정 이하인 처치를 하는 경우 과잉진료라고 하는데 그 일정 확률을 얼마로 잡느냐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죠. 허나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기준은 너무 타이트해서 정석적인 치료/검사로 인정받는 것들 조차도 과잉진료라고 하며 매스미디어에서는 정부에서 말하는대로 내보내고 있지요.

어쨌든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 의료는 값 싸고 질 좋은 의료입니다. 음식점으로 따지면 값싸고 양도 많으며 맛도 있는 음식점인데, 그런 음식점이 서비스까지 좋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공과 사를 합해봤을 때 이정도쯤 하고 있으면 의사들이 못하고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잘못 한 점들(그중 상당수는 정책상 필연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만을 가지고 나쁜 놈들이라고 하는 것은 한쪽에 치우친 주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p.s. 이와는 별개로, 의사들이 국민의 미움을 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잘나가는' 직업 중에서 미움을 안받는 직업이 어디있을까요. 잘하건 못하건, 착하건 나쁘건 그렇게 되는게 우리나라 국민정서인데요.
쇼미더머니
12/06/16 11:42
수정 아이콘
의사들이 과잉진료를 하게 된 이유에는 환자들이 초래한 역할도 큽니다.
다른 병원에서는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는데 이 병원에서는 안해주냐는 환자들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그 소문 퍼져나가면 동네 의원들 입장에서 타격이 또 얼마나 있는지는 아시는지요?
감기에 대해서도 과도한 처방을 하지 않는게 좋지만 그러지 않는 이유가 그렇게 안하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가거든요.
전 아직 보건소에 있어서 그런 환자들한테 필요없는 처방은 필요없다고 가차없이 쳐내버릴 수 있지만 개원의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필요 이상으로 과잉진료하는 것에 의사들만이 잘못한 부분도 많지만 그게 의사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12/06/16 11:09
수정 아이콘
의사분들이 많은 건 알겠는데 저 프레임 자체는 볼때마다 그닥 유쾌하지가 않습니다. 포괄수가제 얘기가 나오면 늘 '질높은 의료 서비스가 싫으면 그렇게 하시던지요' 이런 식으로 반응하시는데 비아냥거리는 느낌은 차치하더라도 계속 프레임을 그렇게 가져가실 생각이라면 원하시는 여론의 지지는 얻기 힘드실 듯 합니다. 의료 서비스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건 국가의 돈으로(결국 세금이니 사회적 비용이라고 하죠) 비싼 의료서비스를 받겠다는 거지 '내가' '돈이 없으니' 질낮은 서비스를 받겠다는 게 아닙니다. '값싸고 질 좋은 건 없다.' 그걸 누가 모르겠습니까? 문제는 그 값을 누구한테 받을 거냐는 거죠. 어차피 정부와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로 이루어진 관계인데 어떤 식으로 비용을 치룰 지에 대한 논의는 쏙 빠진 채로 그저 DRG도입되면 서비스 질적 저하는 어쩔 수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면 수혜자 입장에선 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습니까. 게다가 글쓰신 분은 수혜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저는 필자의 논지에도, 주장에도 동의하기가 힘드네요. 제가 원하는 건 인간으로서의 평등이지 돈 앞에서의 평등이 아닙니다. 아니, 그건 평등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많이 모자란 듯 보이네요.

저는 의사들이 평균보다 더 높은 부와 지위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 의사들이 빚 뿐인 영광이라지만 연수입 3~4억 이상 하는 거 질시해본 적 없습니다. 그네들의 수련의 기간과 강도도 그렇고, 그네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희소성을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얼마든지 외제차 몰고 다녀도 됩니다. 물론 마이너스 통장을 다 갚고 그러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차피 제가 참견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 비용을 모두 수혜자에게 부담지우겠다고 한다면 전 그들 편에 설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네들이 지금껏 잘 살아왔기 때문이 아니라 의료 서비스는 사회적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생각하시는 국방이나 교육 분야와 마찬가지로 보건은 공적 영역에 속하는 부분입니다. 당연히 커뮤니티가, 사회가 책임을 지는 게 맞고 엄청나게 부실할지라도, 그렇게 하고 있는게 현실이죠. 이걸 공적 영역에서 분리해서 수혜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계약적 관계로 가져오자고 하시면 전 동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도시락 싸들고 반대하러 다닐 겁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보건'은 '안보'와 같은 수준의 공적 영역입니다. 전쟁나서 죽나 전염병으로 죽나 인구가 줄고, 사회가 황폐해지긴 마찬가집니다.

지금 있는 의료수가제를 폐지하자는 내용으로 글을 오독하고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문제 해결책의 경향성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 식으로 돈 있는 사람들'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건 돈 앞에서의 평등이 아니라 그냥 불평등입니다. DRG같은 경우도 우리 나라 정부를 믿을 수 없다, 저들은 그저 건강보험 재정을 아끼려고 할 뿐이다, 결국 서비스의 질적 하락은 불가피하고 그 손해는 모두 서비스 수혜자인 국민에게 돌아간다, 말씀하시는데 전 그 논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DRG의 방향성에는 동의합니다. 수가에 대한 사회적 수준의 논의가 존재하고 그 합의의 결과물로 수가를 조정해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스템은 물론 효율이 떨어질 수 있을지 몰라도 가장 바른 방향이라고 봅니다. 수정체 얘기 많이들 하시는데, 그러면 수정체와 관련한 세부 조항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면 되죠. 질낮은 수정체를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의사들의 수입이 줄어든다면 그 부분은 현실적으로 상향하도록 테이블에서 협상하면 됩니다. 예, 물론 저도 현재 정부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절차가 맞다고 봅니다. 민주주의가 가장 좋은 정치제도는 아니지만 현재까지 존재했던 어떤 정치제제보다는 낫다는 그 이유때문에 저는 DRG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찬성합니다.

수혜자인 국민 입장에서는 정부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정확히 그만큼의 불신을 의사들에게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닐까요? 정부는 나쁜 놈인데 의사들은 우리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로 인식할 수 있을까요? 아니잖아요. 게다가 DRG에 대한 논의의 시발점 자체가 과잉 진료라고 한다면 정부나 의사나 국민입장에서는 똑같이 나쁜 놈입니다. 그럼 당연히 정부 포션을 높이는게 국민 입장에서는 유리합니다. 정부는 감시할 수 있고, 규탄할 수 있고, 심지어 바꿀 수 있으니까요. 정부가 그지 같으니까 정부의 의도를 의심해야한다는 건 충분히 인정합니다만, 의도는 의도고 테이블은 테이블입니다. 모든 사람이 새누리당에 투표할 게 뻔해도 투표는 하는 게 좋습니다. 정부가 건보 재정을 아끼려고 생 난리를 칠 게 뻔해도 수가에 대한 협의를 할 수 있는 게 좋습니다. 당장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눈에 뻔히 보인다하더라도 현행 수가제를 그대로 둔 채로 알지도 못하는 비급여 진료비를 지불하면서 '내가 돈이 많아서 괜찮게 서비스 받은 거야, 근데 저 의사놈 포르쉐 타고 다니네. XXX' 이러고 싶지 않은 겁니다. 사실 그렇게 뻔히 보이는 수준도 아니구요.

저는 임금협상을 위한 파업에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지하철 노동자들의 파업에 지지하며 지옥같은 만원 버스타고 출퇴근할 수 있습니다. 혹시 의사들이 수입 저하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다면 제 친구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진료 거부도 지지할 생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포괄수가제는 동의할 수 없고 돈을 더 많이 내는 사람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한다면 저는 그들을 비난하겠습니다. 만약 여론의 지지가 필요하시다면 공공 의료를 더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입하시는게 나을 듯 싶습니다. 세금 더 내겠다는 사람이 어딨냐고들 하시지만 세금이 투명하게 사용되고 세금을 낸 댓가가 충분하다면 사람들은 얼마든지 더 냅니다.
Mr.prostate
12/06/16 11:48
수정 아이콘
과잉진료가 문제가 되고 있는 건 맞습니다만 과소진료는 더욱 큰 문제입니다. 안 해도 될 검사(라는게 있는지도 사실 의문입니다만) 해서 죽는 사람은 드물지만 할 검사 안 해서 죽는 사람은 많으니까요.
DRG로 줄어들게 될 과잉진료의 이득 vs DRG로 늘어나게 될 과소진료의 피해... 비교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과잉진료 때문에 DRG를 한다는 건 모기 물려서 가려우니까 다리를 자르자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영원한초보
12/06/16 11:51
수정 아이콘
의사분들 욕먹는 다고 국민들한테 까인다고 다른 직업보다 못하다는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 당황스럽네요.
국회의원, 검찰, 판사 욕하는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사회적 지위도 없고 보수도 적은 직업군은 까고 싶어도 깔 수가 없습니다.
더 큰 위상을 가진 계층하고 비교만 하시지 말고 사회전체를 봐주셨으면 합니다.
주위에 의사 있으면 '우와' 이러지 저 놈 도둑놈이다 이런 생각안합니다.
이 문제는 정치싸움이 됐는데 국민의 편이라는 인식을 주어야죠. 이런식으로 국민과 맞서는 느낌을 주면 안됩니다.
mmorpg비유하면서 돈 앞에 평등이라는 말은 결과가 어떻든 의도 조차 나쁘게 보입니다.
켈로그김
12/06/16 13:28
수정 아이콘
DRG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제도가 의사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의사의 판단이라는 것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잉진료에 대한 페널티라고 하기에도 그 접근방식에는 찬성할 수 없습니다.
기본 원칙은 지키는걸 전제로 하면서 다른 방법을 생각했어야죠..

여기서 약사 이야기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약사사회가 겪었던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조제료 일부 삭감, 의약품관리료 삭감때 겪었던 것과도 비슷한 면이 있어서
일종의 동병상련마저 느껴집니다..
잉크부스
12/06/16 19:00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딱 밥그릇싸움인데.
갑자기 국민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투로 나오니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밥그릇 싸움이 나쁘다는말은 아닙니다. 이익집단의 일원으로서 밥그릇싸움을 안하면 미친거지요.
제 입장이 그쪽입장이었다면 동일한 의견을 갖고있었겠지요.

켈로그김님 말씀처럼 해당분야의 전문가인 의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분에 대해선 저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DRG라는제도의 패해가 되겠지요.
하지만 제가 묻고싶은건 절대 선의 존재가아닌 이기적인 인간(나쁜뜻아닙니다. 모든인간은 이기적이죠 저포함 )으로서의 의사가
수익을 위해 과잉진료로 가고싶어하는 부분은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지 묻고싶습니다.
도덕성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Pathetique
12/06/16 21:13
수정 아이콘
이번에 포괄수가제로 들어가는 7개 질환 중 경증 환자의 경우 평균 수가가 140만원입니다. (진료비, 수술비, 입원비, 약값 모두 포함)
중증 합병증의 경우 160만원이구요, 생명이 위험한 심각한 합병증의 경우 190만원으로 책정해놨습니다.

한마디로 죽을 사람 50만원 더 던져줄테니까 살려내라는 겁니다.

2인실에서 밥만 먹어도 4일이면 50만원 나옵니다. 수혈 10팩하고 수액 10개만 들어가도 50만원 나옵니다.

제왕절개 후 자궁 무력증 같은 게 오면 (자연 분만 100건 중 3.4건에서 나타나는 드문 질환이 아닙니다) 1분 만에 피가 1리터씩 납니다. 2-3분만 방치하면 환자는 그대로 사망이에요... 근데 50만원으로 살리라는 겁니다. 분류와 보상을 저딴식으로 책정해놓고 중증환자도 문제 없이 치료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이 포괄수가제를 하지 말자는게 아닙니다. 할거면 제대로 수가 책정을 하던지... 수가 올리기 힘들어서 손 안대고 코풀고 싶으면 현재처럼 포괄수가제든 행위별 수가제든 의료기관이 선택할 수 있게 하면 되는 겁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7174 [일반] 인간이 만든 인공 생명체 [93] Cliffhanger22486 15/03/24 22486 27
56469 [일반]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중요하긴 한 것일까요? [70] 달과별9837 15/02/10 9837 32
56107 [일반] 호남선 KTX의 현재 이슈 [52] swordfish-72만세10769 15/01/21 10769 1
55017 [일반] [펌] 총, 균, 쇠 비판 [63] 아틸라17466 14/11/21 17466 2
53959 [일반] 단말기 유통법은 호갱호갱해 [77] 당근매니아8366 14/09/24 8366 9
53072 [일반] 모션 캡처에 대한 짤막한 이해 - 下 [4] 압도수3223 14/08/05 3223 1
47851 [일반] 세이버메트릭스-야구 스탯 살펴보기(EqA부터 UZR까지) [7] 밤의멜로디9305 13/11/20 9305 2
47846 [일반] 세이버메트릭스-야구 스탯 살펴보기(타율부터 XR까지) [38] 밤의멜로디7954 13/11/20 7954 21
45865 [일반] 조선 [34] 머스크9462 13/08/15 9462 40
43042 [일반] 창조주의 암호는 풀릴 것인가? - 인류 최대의 수학 난제 리만 가설 [53] Neandertal18115 13/04/06 18115 35
42995 [일반] 수학의 공리, 그리고 종교. [98] Abelian Group8708 13/04/02 8708 4
40549 [일반] 붉은 죽음(赤死) – 화성 [16] Neandertal6051 12/11/21 6051 3
37721 [일반] [의학 및 게임 계층] MMORPG과 DRG의 상관관계 [30] Zel3302 12/06/15 3302 2
34163 [일반] 시간 여행자의 아내. [1] Lupin4347 11/12/26 4347 0
32142 [일반] 잡스를 추모하며... 그가 남긴 말들. [20] 젠쿱7520 11/10/06 7520 4
29991 [일반] [3/5] 이공계 학도 이야기] - 3. 2학년의 전공강의와 3학년 [19] The Warrior4909 11/06/27 4909 0
27723 [일반] 정치의 이름 [20] Judas Pain5079 11/03/11 5079 3
24373 [일반] 함수, 점화식 그리고 미분 방정식(풀이 발표 포함) [38] 달걀껍질9023 10/08/17 9023 6
19492 [일반] 양자이론에 대한 가벼운 글(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는가?) [131] kien6145 10/02/11 6145 0
19245 [일반] 로마 군단병은 어떻게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을까? [26] kapH11703 10/02/02 11703 2
16280 [일반] [∫일상] 그냥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 - 3 [9] Shura3245 09/09/27 3245 0
14477 [일반] [야구] 야구 기록 따라잡기 - 타자 2 - [4] 렐랴3022 09/07/15 3022 0
10705 [일반] uc버클리 대학교에 스타크래프트 강좌가 개설 되었습니다. [20] 가나다랄5831 09/02/03 583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