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07/25 00:36:48
Name 눈시BBver.2
Subject [일반]  오래전 그날


"200x년? 옛날. 아주 까마~득한 옛날"

시작은 아직도 기억의 한 켠에 남아 있다. 눈이 부시다는 말이 실감났던 그 날들, 희망은 금방 절망으로 바뀌었다. 그 전이나 후에나 머리 속에 생각만 하다가 떠나보냈던 애들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빨랐다. 그 정도로 좋았었나. 뭐 덕분에 헛된 희망으로 속앓이 했을 시간을 덜어준 건 참 고마웠다.

그나마 얼굴은 보고 살던 사이에서 모르는 척 하는 사이로, 아예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단계까지 다다랐을 때 군대에 가게 됐다. 제대 후, 언제 졸업한다는 얘기는 일부러 찾지 않았다. 그리고 이쯤 됐으면 졸업했겠지 한 순간,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었지.

그 때야 둘 다 당황했지만, 그래도 한 학기 동안, 일주일에 하루는 참 즐거웠다. 대학 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하교길이었다. 뭐 그래도 살을 좀 뺐으면 더 자신 있게 만날 수 있었을텐데. 어느 때 친한 후배와 노는 걸 봤을 때 이제 안심했다는 너의 말을 들었지만, 변명이 아니라 걔는 정말 친한 후배였을 뿐.

그리고 마침내 온 너의 졸업식, 물론 그 때도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렇게 나름 오래 된 인연은 끝이 났다.

나는 그 동안 살은 무럭무럭 더 찌면서 취직은 안 되고 있었다. 아직 졸업 안 하기도 했지만 -_-; 결국 졸업 후 취직에 성공했고, 그래도 그건 꼭 전하고 싶더라.

바로 축하해줘서 고맙고, 전화 해 줘서 고마웠다. 오랜만에 정말 많은 얘기를 한 것 같다. 맨날 암울한 소식만 전하다가 정말 좋은 소식 전한 것 같고, 조금은 더 당당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뭐... 이제 취직도 했으니 얼렁 살 빼서 여친이나 사귀어야지. 너한테는 그처럼 아름답게 지켜주는 사람이 있을 테니, 이제 나만을 믿는 한 여자만 있으면 모든 게 해피엔딩일 테니까. 아직 좋은 소식 들려줄 건 남아 있으니까.

... 할 수 있느냐는 둘째 치고 말이지.

뭐 어쨌든.

오래전 그날에 했던 선택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

...

술 먹고 쓰는 글은 봐 주는 겁니다 -_-!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사티레브
12/07/25 00:39
수정 아이콘
사랑했던 사람들 중 둘이 결혼했네요

수험생 시절을 빛으로 물들였던 하얗고 허리긴 아이
이별에 절절맬 때 이별을 잊고자 다가갔는데도 떠날때까지 품어줬던 여자

시간은 빠르고 몸은 현재에 있어도 마음은 과거에 더 가있는듯 하네요
스타바보
12/07/25 00:55
수정 아이콘
엉엉
12/07/25 01:00
수정 아이콘
재생 버튼 누르고 글을 읽고 있자니 옛 생각이 나는군요..

사랑.. 더이상 그리워지지 않을 때 한 번 더 끝나게 되는..

노래 하나 추천하고 갑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k54_k1X_gCQ
No.10 梁 神
12/07/25 01:00
수정 아이콘
아... 술먹고 전화해서 미안해....
이렇게 그냥 지나다가 보고 웃었어야 했는데 ㅠㅠ
김치찌개
12/07/25 01:02
수정 아이콘
영상 잘 봤습니다^^

이 노래 참 좋죠..
12/07/25 01:22
수정 아이콘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서린언니
12/07/25 01:30
수정 아이콘
교복을 벗고....
지니쏠
12/07/25 01:34
수정 아이콘
일처 다부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엉엉. [m]
레지엔
12/07/25 01:41
수정 아이콘
교복을 벗고....(2)

나만을 믿고 있는 한 여자는 있는데 나를 달래는 오래 전 그 노래... 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잠을 설치니까요.
Ace of Base
12/07/25 01:55
수정 아이콘
그리고 지금 내 방에는
나만을 믿고 사는 한 여자와
잠못드는 나를 달래는 내 아이의 숨소리만이..

ㅠㅠ
12/07/25 01:56
수정 아이콘
눈시님 글이 폭풍 댓글이 달릴 리가 없는데.... 전쟁이 났군! 하고 들어와보니, 패전처리 중이시군요.

나만을 믿는 여자만 있으면 해피엔딩이지만, 그런 여자가 생길 리가 없으니까 빨리 포기하세요. 포기하면 편해요.

https://www.facebook.com/MonkHyobong

이 친구 오래 못갈 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망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술 먹고 나른한 새벽에 한 시간 놀기는 좋아요.
절름발이이리
12/07/25 02:18
수정 아이콘
다부다처제로 갑시다.
감성적이지만감정적이
12/07/25 02:20
수정 아이콘
처제는많으면좋죠
눈시비르님/제가안아드릴게요
전순수하진않답니다 [m]
감성적이지만감정적이
12/07/25 02:22
수정 아이콘
어떤점에서제가국방향기가나는가요?? 흑흑 [m]
감성적이지만감정적이
12/07/25 02:25
수정 아이콘
예비군복이있습니다
룩적취향이신건가요 직업적취향이신건가요 흐흐 [m]
감성적이지만감정적이
12/07/25 02:30
수정 아이콘
그럼뭐...기어코절안으셔야되겠다면기꺼이...*... [m]
모십사
12/07/25 03:21
수정 아이콘
하하.. 근데 좀 다른 얘긴데요.. 이거 마지막에 '그리고 지금 내 곁엔 나만을 믿고 있는 한 여자와 잠 못드는 나를 달래는 오래전 그 노래만이....' 로 끝나잖아요? 근데 이거 말고 다른 버전도 있더라구요. 한 여자와 ... 까진 같은데 그 뒤에 무슨 아기와 ... 인가.. 암튼
아내와 아기가 옆에 있다.. 는 식의 내용이었습니다.
누구 정확히 아시는 분??
눈시BBver.2
12/07/25 03:30
수정 아이콘
Ace of Base님이 쓰신 게 그 가사예요. '-') 멜론에서 오래전 그날 치니까 오리지널 버전 나오네요. 원래 가사가 이랬다고 라이브에서 보여준 거네요
정테란
12/07/25 04:35
수정 아이콘
전 군대있을 때 이 노래 첨 들었는데 그 당시엔 이 가사가 왜 이리 추접스럽게 들리던지...
결국 고무신 거꾸로 신고 떠난 여자를 여전히 맘 속에 담아두고 있다는...
그리메
12/07/25 07:28
수정 아이콘
몬가 눈시비비님다운 넋두리네요 가끔 추억에 젖어 살때가 행복한때랍니다
12/07/25 08:08
수정 아이콘
아아 그 때 그 ROTC 얘기구나. 저 ROTC 많이 아는데 제가 괜찮은 분 소개시켜 드릴....
Darwin4078
12/07/25 09:21
수정 아이콘
오늘도 아침을 쌈질구경으로 시작하는군하~ 하고 두근거리면서 클릭했는데 친목리플이었군요.
재미없당~
유인나
12/07/25 10:26
수정 아이콘
뜨거운 리플을 기대했는데 실망입니다....
GloomySunday
12/07/25 10:57
수정 아이콘
일부다처제를 도입하면 여러분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느냐..?

천만의 말씀, 그 제도가 도입이 되면 원빈, 소지섭 이런 사람들이 몇백명씩 데리고 갈 건데 여러분은 혜택의 대상이 아니다

라고 최재천 교수님께서 말씀을 해 주시더라구요.

격하게 공감을 하면서 위의 이유로 전 지니쏠님께서 이야기한 일부다처제 반대합니다. ㅜㅜ

지금의 제도도 힘이 들지만, 일부다처제의 경우에는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심화 될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우리 같이 울어요 ㅠㅠ
lupin188
12/07/25 11:23
수정 아이콘
울고 싶군요....
12/07/25 11:51
수정 아이콘
으아 덧글이...
아키아빠윌셔
12/07/25 12:54
수정 아이콘
여기가 커플지옥 솔로천국의 현장입니까, 커플부러워 솔로엉엉엉의 현장입니까.

오늘 날이 더워서 그런지 눈에서 땀이 막 나네요. 저도 막 긴장이 됩...
사티레브
12/07/25 12:58
수정 아이콘
음 처음엔 x가 아니었던거같은데 흐흐
내사랑 복남
12/07/25 14:59
수정 아이콘
난 누군가...여긴 어딘가...
이런곳에는 전 어울리지 않는거 같아요...
Je ne sais quoi
12/07/26 10:53
수정 아이콘
허허 이젠 감상적인 글로도 영역을 넓히시네요 ^^ 잘 읽었습니다. 이럴 때 만은 제가 나이 더 든 꼰대 티 내도 되겠네요. 시간이 지나면 다 좋은 추억입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698 [일반] 낙동강 - 2. 포항에서 [3] 눈시BBver.25700 12/08/19 5700 2
38634 [일반] 독도 [11] 눈시BBver.27584 12/08/15 7584 2
38632 [일반] 낙동강 - 1. 뚫느냐 막느냐 [16] 눈시BBver.27895 12/08/15 7895 4
38627 [일반] [오늘] 8.15 [7] 눈시BBver.25796 12/08/15 5796 6
38580 [일반] 희망과 절망 - 완. 낙동강으로 [18] 눈시BBver.25952 12/08/12 5952 2
38571 [일반] 희망과 절망 - 8. 후퇴, 또 후퇴 [10] 눈시BBver.26669 12/08/12 6669 5
38539 [일반] 희망과 절망 - 7. 나라를 지키려는 의지 [31] 눈시BBver.27780 12/08/09 7780 4
38502 [일반] 희망과 절망 - 6. 가장 성공한 기동 [10] 눈시BBver.28765 12/08/06 8765 0
38495 [일반] 희망과 절망 - 5. 북한군 2차 공세의 끝 [12] 눈시BBver.28220 12/08/05 8220 4
38481 [일반] 희망과 절망 - 4. 미군은 무너지고 [15] 눈시BBver.27177 12/08/03 7177 1
38375 [일반] 희망과 절망 - 3. 한강 방어선 붕괴 [6] 눈시BBver.27407 12/07/29 7407 0
38318 [일반] 희망과 절망 - 2. 적과 아군, 누가 더 빠른가 [27] 눈시BBver.27617 12/07/25 7617 5
38306 [일반] 오래전 그날 [105] 눈시BBver.210126 12/07/25 10126 1
38283 [일반] 빨치산 [20] 눈시BBver.26650 12/07/23 6650 2
38212 [일반] 희망과 절망 - 1. 한강, 3일 [23] 눈시BBver.28028 12/07/18 8028 0
38204 [일반] 친일파의 군 장악을 옹호하는 어떤 글 [77] 눈시BBver.28044 12/07/17 8044 4
38181 [일반] 폭풍 - 완. 가장 뜨거웠던 3일 [27] 눈시BBver.26540 12/07/16 6540 2
38147 [일반] 폭풍 - 9. 적의 날개를 꺾다 [12] 눈시BBver.26271 12/07/13 6271 2
38133 [일반] 폭풍 - 8. 춘천-홍천 전투 [18] 눈시BBver.27954 12/07/12 7954 11
38060 [일반] 폭풍 - 7. 서울 함락 [12] 눈시BBver.26240 12/07/07 6240 1
38048 [일반] 폭풍 - 6. 누구를 위해 싸웠는데 [17] 눈시BBver.25553 12/07/06 5553 3
38010 [일반] 폭풍 - 5. 서울을 지키는가 포기하는가 [11] 눈시BBver.25932 12/07/04 5932 0
37980 [일반] 폭풍 - 4. 포천 동두천 전투, 풍전등화의 서울 [19] 눈시BBver.27413 12/07/03 7413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