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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14 20:19:12
Name 눈시BBbr
Subject [일반]  달아 달아

bgm은 그냥 골랐어요


아니면 월광 소나타?

http://t3.gstatic.com/images?q=tbn:ANd9GcQB8j0Ve7ND6cdiDd8WiM7gf7jDQ0RPgsILJ3FH2nQ1mAWcmYOGSA">

누구든 어릴 때 한번쯤 품은 의문이 있을 겁니다. 왜 달은 걸어도, 달려도, 차를 타도 계속 따라올까 하는 거죠. 네이버에는 자동 완성까지 돼 있더군요.

분명 그걸 부모님께 여쭤 본 기억이 나는데 그 답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뭐 비슷하지 않을까요? 나를 지켜주려고 하는 거라구요. 그 어두운 밤 하늘에서 가장 밝게 나의 앞길을 비쳐주고 나를 지켜주는 존재... 제게 달은 이런 존재죠.



달이 어떻게 생겼고 어떤지 하는 과학적인 얘기는 제가 모르니까 넘기고, 서양은 달을 부정적으로 본 반면 동양에선 달을 음의 상징으로 해와 동등하게 봤다는 역사적인 얘기도 넘기죠. '-') 달 좋아하다 보면 이런 것도 알게 되지만... 그런 것보단 그저 달이 좋다는 게 더 중요하잖아요.





술 마실 때면 곧잘 하던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태백처럼 죽고 싶다구요. 술 먹으면서 뱃놀이하다 강에 비친 달 따러 가다 돌아오지 않았죠. 나름 낭만적이라 생각했는데 친구들은 늘 현실로 이끌어 주더군요. 물 빠져 죽으면 시체가 어찌 되는지 아냐면서요 (...) 그래서 요새는 잘 안 하죠.

그러고보니 동생이 달타령을 참 좋아했었는데...



"내 벗이 몇이냐 하니 수석과 송죽이랴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 하리"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치니 밤중의 광명이 너만한 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 윤선도 오우가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이 밤 너무나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 환한 달이 떠오르고 /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 달빛에 실어 /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 문득 들려옵니다

+) 전화는 개뿔 ㅠㅠ

인류가 달에 발을 밟았든, 지금 달에 성조기가 펄럭이든 무슨 상관이겠어요. 제게 달은 늘 보고, 늘 나를 봐 주는 존재고, 따고 싶은 존재고, 방아 찧는 토끼가 있는 곳이고... 뭐 그런 거 아니겠어요.

별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밤이 어두울 때도, 비가 오는 지금도 달은 지구를 돌고 있을 거고, 어딘가에서 보고 있겠죠. 혼자 술을 마시더라도 이런 친구는 하나쯤 있는 거 아니겠어요. 에이 그렇게 보지 마세요. 내일은 약속 있다구요. '0' 모레에도 약속 있어요! 오늘만 없는 거예요!

집에서 뭐를 하든, 창 밖으로 달이 보이면 그 때만큼 좋을 때가 없는데요. 특히 술 마실 때는 달 하나로 안주가 필요 없을 것 같구요. 그런 면에서 오늘은 좀 아쉽네요. 뭐 비 오는 거리도 나름 좋아하긴 하고, 어차피 달이 뜰 때는 아니긴 하지만요.

달이 없어서 달아 달아 부를 수 없으니 대신 닭을 시켜서 닭아 닭아 하면서 술 마시고 있습니다. 알딸딸하네요잉 @_@)

즐거운 불금 + 주말 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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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관제
12/12/14 20:38
수정 아이콘
달 달 달 하는 글을 보니 달달한 뭔가가 먹고 싶군요...응(?)
정말정말 나중에라도 기회가 온다면 달에다가 한번 제 발자국을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아무튼 달은 어렸을 때 보나, 지금 보나 참으로 신기한 존재인거 같습니다~
눈시BBbr
12/12/14 20:49
수정 아이콘
>_<) 전 그래서 닭닭한 걸 먹고 있습니다~
발자국이라... 정말 죽기 전에 한 번 가 보고 싶긴 하네요
하심군
12/12/14 20:39
수정 아이콘
동양에선 달이 긍정적인 상징이었지만 서양에선 좀 부정한 느낌이죠. 달빛을 받으면 변하는 늑대인간이라던가 타로에서도 달의 뜻이 불안이고요. 주로 추운 북유럽쪽에서 이런 이미지가 많은데 거기선 사람이 죽어갈때 마지막으로 보는 게 추위속에 휑하니 떠있는 달이라서 그런걸까요?
눈시BBbr
12/12/14 20:49
수정 아이콘
그 차이가 참 흥미롭죠 @_@) 이래저래 생각은 많이 해봤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함 써보고 싶은디 ㅠㅠ
12/12/14 20:53
수정 아이콘
가끔 달이 커보이는 날이면 참 누군가에게 달 뜬거 보라고 알려주곤 하지요. 근데 달하니 다라는 고.... 고무 다라....
눈시BBbr
12/12/14 23:29
수정 아이콘
크크 전 지나갈 때마다 달 뜨면 "달 떴다 >_<" 요래요
사티레브
12/12/14 20:53
수정 아이콘
달이라는 술이름이 있는줄 알았네요
는 뻘플이고 오늘 봤던 호빗에서도 달이 참 멋있었는데 :)

달 뒤에 외계문명이 있다느니 그랬지만
그 오묘한 빛과 존재는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천재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을수 있겠다 싶은
아름다운 것 인거같아요
눈시BBbr
12/12/14 23:30
수정 아이콘
있으면 (그리고 맛있으면) 광팬 됐을지도요 @_@)
크크... 달... 참 신비해요
Neandertal
12/12/14 20:54
수정 아이콘
달이 있어서 지구의 자전축이 안정화 될 수 있었고 오늘날 지구상에서 볼 수 있는 생명체들의 탄생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썰물과 밀물도 달의 중력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면서 생겨나는 현상이고...
지구가 탄생하고 난 후 약(?) 1억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을 때 화성만한 천체가 지구와 부딪쳤고 지구의 껍데기가 벚겨져 나가면서 달이 되었다고 하죠...
그리고 지금도 조금씩 지구에서 멀어져가고 있고요...

아무튼...달 너 임마...수고가 많다...
눈시BBbr
12/12/14 23:30
수정 아이콘
달이 떠나면 참 아쉬울 거 같은데 제가 죽기 전에 그럴 일은 없겠죠 ^^; 없어지면 안 되는데요. 세일러문도 변신 못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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