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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9/20 13:02:16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3차 이프르 전투(6)- 돌격대(stormtrooper)
(1) 돌격대의 탄생
1차 대전을 거쳐 오면서 영국의 접근은 당시 고위층을 차지하고 있었던 기병장교들의 입김 덕에
탱크와 보병의 조합- 기보전술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 갔다면
독일의 접근은 보병전술을 보다 고도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이러한 전술 중 유명한 게 바로 후티어 전술이었습니다.

-이 전술을 만든 후티어 장군-

전술은 포병 운영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영국군이나 독일군이나 이 당시 포격은 기습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더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후티어의 경우 작전개시 5시간 동안 기습적으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고안되었는데
영국군과의 차이점은 영국군의 경우 진격로 개척이나 적의 방어시설 제압, 그리고 대포병사격이 위주였다면
독일군의 경우 고폭탄, 화학탄, 연막탄 등 다양한 탄을 섞어서 전장에서 뿌려 버렸으며
단지 전방의 방어시설이나 대포병사격 뿐 아니라 적의 통신선, 병력집결지, 지휘본부 등 후방에도 전면적인
포격을 가한다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또한 파괴가 목적이기도 했지만 상대의 정신을 못차리게 한다는 것도 이 포격의 중요한 목적이었습니다.

포격이 끝나면 혼란상태의 상대를 돌격대와 같은 소규모 전위부대가 재량권을 가지고 전장에서 가장 상대가
강한 부분을 우회하고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 들어가 상대의 후방 깊숙한 부분까지 진격하여 상대를 더욱
혼란시키며 전과를 확대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적 전방부대는 후방과 완전히 고립되어 섬멸당하게 됩니다.

이게 바로 후티어 전술의 요체였습니다.  

사실 이는 2차 대전 독일의 전격전 이론과 크게 다를게 없었는데 단지 돌격대 역할을 기갑부대가 맡고
공중지원을 통해 좀더 입체적인 작전을 한다란 점이 차이일 뿐이었습니다.

이 전술은 동부전선 리가 전투에서 하루만에 러시아군이 지키고 있던 리가를 함락시키면서 그 우수성을 증명합니다.

이 전술은 곧 독일군의 주된 공세 전술로 인정받게 되고 곧 독일의 지배자 루덴도르프 참모차장을 통해 1917년 1월
부터 전군규모로 이 전술에 맞는 선봉 부대인 돌격대(영어로 stormtrooper, 독일어로는 strumtruppen)를 육성하기에
이릅니다.

이 부대는 대위를 중심으로한 대대 규모(850명) 였는데 일반 대대보다 막강한 화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포부터 중기관총, 경기관총, 총류탄, 박격포, 등등의 지원화기를 갖추고 있었으며 지원포격 사거리 밖에서도
강력한 화력으로 상대를 녹여 버릴 수 있게 무장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무식할 정도로 체력 훈련을 시켜서 그 말도 안되는 전장을 말도 안되는 속도로 진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2차 대전 당시 기계가 해야할 일을 당시에는 인간이 한꼴이죠.
그 무거운 중기관총에 심지어 포까지 메고 진창 을 뛰어다닌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것도 몇킬로를 말이죠. 정상이 아니죠.
그덕에 그들은 연합군에게 초인부대로 보이게 됩니다.


이런 모습으로 말이죠.
그게 더 변형되어 [악의 제국]의 병사로 이미지화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워즈의 스톰트루퍼입니다.

하지만 이 부대의 진정한 약점이 전쟁에서 손실은 당연했는데 너무 많은 공을 들인 정예부대이기에
손실나면 대체인력 충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점은 1918년 전투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2) 캉브레 전투의 끝.
독일군의 돌격대가 시험적으로 투입된 상황에서 영국군은 완강하게 저항을 시도했으나 점차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캉브레에서 수많은 전차와 인력을 투입해서 얻은 7km의 거리는 독일군의 반격으로 대부분 잃고 영국군은 다시
출발했던 자리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 캉브레 전투의 상징, 파괴된 영국군 탱크와 옆에서 웃고 있는 독일군-
최종적으로 영국군은 5만명의 사상자와 170대의 탱크를 이 18일간의 전투에서 상실했습니다. 무려 일주일 만에 7km를 진격했고
전차의 집중 운용이 쓸만한 전술이다. 그리고 독일의 후티어 전술과 돌격대를 직접 겪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었습니다.
독일군의 경우 4만 5천명을 상실했지만 그리 적은 피해는 아니었기에 승리도 아니었습니다. 헤이그가 노린 남은 10만의 병력으로
독일군 병력을 소모시킨다는 작전의도 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그냥 양자 모두 뼈아프지도 그렇다고 승리했다고 하기에도 뭐한 무승부로 전투는 끝나게 됩니다.

12월 8일 이 전투를 끝으로 1917년 서부전선의 주요한 전투가 끝나고 내년 봄까지 연합군 독일군 모두 소강상태로
접어 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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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현
13/09/20 13:2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그 악조건 속에서도 전선 돌파를 해내는 돌격대라니... 위엄 넘치네요.
나루호도 류이
13/09/20 14:07
수정 아이콘
허거걱.. 방독면을 쓰고 박격포를 메고 진창으로 걷기도 힘든 곳을 뛰어다니다니 저게 인간인가요;;
지나가다...
13/09/20 16:14
수정 아이콘
스톰트루퍼가 여기에서 나온 말이었군요.
그나저나 포를 메고 진창밭을 몇 킬로미터씩 뛰어다녔다니, 이게 바로 슈퍼히어로네요.. 덜덜덜
13/09/20 19:15
수정 아이콘
1차 세계대전에서 보면 정말 미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죠. 독가스를 방독면 없이 버티면서 싸운 캐나다군이나, 총알이 떨어지자 돌멩이와 총검으로 싸운 터키군이나, 참호전에서 하카 추면서 싸웠다는 마오리족 같은 부대도 있죠.
13/09/20 17:07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그렇게 피를 흘리면서 얻은 7km을 반격작전에 고스란히 되돌려 주다니.. 참 허망했겠습니다.
2차대전때는 비록 사상자의 단위가 더 높더라도, 진격거리는 서로 무시무시할 정도로 왔다 갔다 거렸었는데..
여긴 아예 10km남짓한 전장에서 그냥 꼴아박기네요.
13/09/20 19:24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저 부대는 그냥 정예군인 것이 아니라, 범죄자 등을 모아서 창설한 부대라 하더군요. 그래서 애시당초 잔뜩 죽을 수밖에 없는 임무에 계속 투입되었고, 전투 때마다 부대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인명 손실이 컸다고 하고요.
swordfish
13/09/20 19:38
수정 아이콘
마카// 4개월에 70만을 재물로 바쳐 10km 진격한 이전투 바로 전해의 솜므에 비하면 정말 준수한 성과죠.

저퀴// 위키에도 그런 이야기가 없어서 신뢰성이 애매 합니다. 하지만 저런 임무를 솔직히 범죄자에게 맡긴다는 건 좀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
저 부대의 최대 장점은 초인적인 체력이지만 지휘관은 당시 독일군에서 가장 촉망받는 하급장교들이었고 부사관도 베테랑으로 구성되는데
그런 부류가 범죄자를 지휘한다는 건 좀 믿기 힘들어서 말이죠. 또한 병사 개개인도 우수한 전투능력과 머리, 그리고 강한 충성심이 요구되는데
말이죠.
물론 대전 후 비슷한 번역 명의 나치 정치깡패 집단이면 모르겠지만요.
13/09/20 19:52
수정 아이콘
모든 부대의 병사가 그럴 것 같지 않지만, 또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정예군을 소모전에 투입하는 것도 좀 이상하게 보일 때도 있거든요. 범죄자까진 아니더라도 일반병의 일부는 문제아 정도로 평가 받는 병사들을 몰아넣진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부대 자체가 지금 시점에서 보면 상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긴 합니다만. 거기다가 병력 소모 속도를 고려하면 정말 정예군이 저렇게 계속 유지가 가능한가도 의문이고요.
드라고나
13/09/20 20:20
수정 아이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문제아라면 저런 상황에서 더 못써먹습니다.
정예군이 저렇게 계속 유지가 가능한가가 의문이라 하셨는데, 말하신 그대로입니다. 계속 유지가 안 되었습니다. 이 글 본문에 살짝 언급된 것처럼 1918년의 독일군 대공세가 결국 좌절된 이유 중 하나가 돌격대의 소모가 제대로 보충이 안 되어서였죠.
박동현
13/09/20 20:47
수정 아이콘
저런 핵심 정예군에 범죄자 따위의 불량 인적자원을 넣을리 없을 텐데요. 거의 자살공격에 가까운 저런 공세의 선두에 서는 정예군은 단순히 체력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철저히 훈련된 인원일겁니다. 더구나 각종 돌발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도 받았을 터. 그런 정예집단에서 사회에서 낙오된 범죄자 따위가 설 자리가 있을리 없지요.

범죄자들은 그런 극한상황에 요구되는 정신력, 감투정신, 인내심이 있을리 없고 그럴 능력 조차 없을겁니다.

소련에서 실제 운용된 죄수부대는 형벌대대라고 하여 몇개 대대씩 격리 운용되긴 했지만, 정예부대는 커녕 그냥 소모품이었죠.

형벌부대는 전투 직전에야 각자의 무기를 지급 받았으며 제한된 명령만을 수행하였고, 부대 뒤에는 독전중대라고 하는 중무장 감시부대가 후퇴하려하는 형벌부대를 쏴죽였죠. 나중에 주코프 원수는 형벌부대를 일렬로 서서 무기도 없이 돌격하게 함으로 지뢰제거용으로 써먹을 정도였습니다.

저런 최정예부대를 범죄자로 구성할 리도 없고, 할 수도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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