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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23 13:20
헉.. 저는 더 테러 라이브를 개인적으로 디워 다음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중 제일 돈아까운 영화였는데.. 역시 사람의 생각은 각기 다르네요.
아직 변호인을 못봤는데 (과연 볼수 있을런지..) 이러한 측면도 있구나 알아갑니다.
13/12/23 13:21
이게 누구의 의견인가요? 헥스밤님의 의견인가요?
같은 영화를 보고 이렇게나 생각이 갈릴수 있다는걸 보면 인간은 참 오묘한 동물인거 같습니다. 어쨌든 잘 읽어보았습니다.
13/12/23 13:22
영화가 어지간히 재미없어서 집중을 안하고 보신듯하네요
헌법 제2조가 언제 나왔죠? 그나저나 허지웅씨는 변호인 평으로 여기저기서 극딜당하시던데 그에 대한 반응이 어떨지 기다려지네요 저도 영화자체는 완급조절 못하고 웹툰스토리 쓰던대로 만든 기묘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극후반부씬에서 어설프게 복선깔던 데우스엑스마키나데리고 놀던 씬에서도 왜 진실이밝혀졌다 블라블라를 청중들에게 하는지 의아했죠 배심원단이라도 있나 내가 니들의 감성을 흔들테니 이성을 잃고 울고 억울해해라 라고 억지주입하는게 너무 두드려져서
13/12/23 13:22
1조 2항이었나. 수정하겠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사실 영화가 재미없는 것도 재미없는 건데 그날 진짜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더 집중을 더 못한 것 같기도 하네요.
13/12/23 13:29
참 애매한게, 볼 때는 정말 화가 치밀 정도였는데 (심지어 크레딧 다 올라가기 전에 나온 인생에 몇 안되는 영화입니다), 본문에서 말했듯이 의외로 머릿속으로 돌려보면 그렇게 막 어처구니없이 나쁜 영화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역시 컨디션이 꽤 문제였나 싶습니다. 건강에 좀 문제가 와서 술을 못 먹는 상황에서 맥주 한잔 하고 본 영화인지라.
13/12/23 13:25
아..넵..저도 같은 의미였는데 제가 법의 항목 세는법이 익숙하지가 않아서리..^^
감사합니다. 조-항이군요..잘 새겨듣겠습니다.
13/12/23 13:28
그냥 가끔 놀러오는 손님사장 사이입니다. 으 듀게는 맨날 언젠가 가입해야지 가입해야지 하고 가입을 안하게 되네.. 생각해보니 피지알도 눈팅 6년인가 하면서 가입해야지 가입해야지 하다가 6년만에 가입한 게으른 인간이라 제가..
13/12/23 13:26
영화가 가지는 메시지는 그렇다쳐도 그것을 전달해내는 솜씨는 분명 진부하고 판에 박혀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였다는 데에 공감합니다. 7번방의 선물이 뻔한 최루탄 영화였음에도 류승룡의 연기로 천만을 넘긴 것처럼, 변호인은 송강호가 스토리의 빈약함을 지탱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13/12/23 13:27
내용이 친절하거나, 전달 방식이 친절하거나 둘 중의 하나는 해야 먹히는 시장에서 앞을 더 말랑말랑하게 하기는 어려우니 후자를 택했다 보이더군요. 더 세련되게 만들 수 있었을 부분들이 보였지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기 때문에 그다지 강하게 까고 싶지 않더군요. 전 '타는 목마름으로'가 쏘아내는 날것을 좋아합니다.
13/12/23 13:33
7번방과 더 테러 라이브와 변호인의 공통점은?
빈약한 시나리오를 주연배우빨로 살린 영화들이라는 점. 그와는 별개로, 임시완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것 같더군요. 극중 초반의 잘 먹고 잘 큰 청년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몇 kg을 찌웠다가, 고문 받는 장면의 대비를 위해서 '촬영 중에' 10kg을 뻈더라구요. 연기도 좋았고. 애초에 아이돌이 아니라 배우로 출발했어야 할 친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13/12/23 13:39
배우로 시작하면 너무 오래걸리니? 탑급으로 올라서기전 입지 정도에 김수현 이제훈 김우빈 이종석 등이 얼마나 걸렸는지 생각해보면 (대강) 임시완의 스타트는 빠르지 않나요?
전 아이돌로 출발해 빨리 임시완이라는 배우를 만나게 되어 반가운쪽입니당
13/12/23 14:20
저는 더 테러 라이브가 촬영,편집,연출 면에서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전 영화에선 보기 힘든 부분들이 꽤 있었던 것 같아요.
13/12/23 13:33
잘 읽었습니다. 전체적으로보면 영화의 설정과 연출이 날 것(혹은 오바질)에 가깝다는 거 같군요. 저도 트레일러보고 그런 우려를 엄청하며 손발 오그라들 각오를 하고 관람했는데 생각보다는 나름 절제를 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거 같아서 머리가 딱딱해지는 수준까진 안오더군요. 본문에 변호인 대신 그래비티를 넣어도 그다지 어색할 거 같진 않지만 그러나 마찬가지로 분명한 울림을 전해주는 영화였다고 봅니다.
13/12/23 13:35
내러티브는 확실히 좀 서투르고 부족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근데 그걸 다 메우고 남는 송강호와 곽도원(거기에 살짝 임시완 얹어봅니다).
전 그냥 연기만 봤어요. 좋더라고요. 좋아요.
13/12/23 13:37
그러게요, 위에 정육점쿠폰님 말씀도 그렇고, 임시완 연기도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송강호와 곽도원 사이에서 '연기력이 모자라서 튀어보이는 불상사'를 피하는 수준의 연기를 보여준 느낌.
13/12/23 13:36
흠... 싱글몰트를 주로 파는 바를 운영 중이신가요? 그런데가 필요한 데 말입니다. 쪽지로 메세지라도 주시면 한 번 놀러가지요.
쓸데없이 길 뿐 더러, 감흥도 가지 않는 전반부와, 아무런 설득력없는 전반부와 대조적인 후반부로의 반전, 딱 예상한대로만 나오는 후반부의 법정싸움. 거의 영화 자체로 치면 참.... 의미없다고 치부할 영화인데... 송강호가, 현 시국이, 고 노무현이 눈에 밟히고 가슴에 사무쳐서 그렇게 볼 수 없게 만들지요. 영화 외적인 것이 더 중요한 영화이고, 그래서 이 영화는 큰 울림이 있습니다.
13/12/23 13:37
전 올해 영화관에서 본 영화 중에
상반기는 장고랑, 송포유. 하반기는 설국열차, 변호인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제일 안좋게 보시는 군요. 뭐 개인의 호불호는 취향차이니까요.
13/12/23 13:38
아. 장고가 올해 나온 영화였군요. 생각도 못하고 있었네요. 저도 장고로 바꾸렵니다. 와 진짜 어떻게 그 긴 러닝타임에 지루할 시간을 한번을 안주지. 더 테러 라이브따위...
13/12/23 13:46
대충 본문 및 리플을 보니..만약 이 영화가 픽션이었으면 제가 엄청나게 깔만한 요소가 넘치는 영화인듯하긴한데..
아무래도 실화,게다가 현 시국(?)에 노대통령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보니 다소 진부하거나 오그라들어도 그냥 좋게 볼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에 본 영화중에 이런 느낌 준 영화는 퍼시픽 림이 가장 비슷하네요.거대로봇으로 영화 전반을 다 커버하는...하하)
13/12/23 13:47
대중이 원하는만큼의 진부함이 이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신파적으로 짜내지도 않았고요. 영화적 완성도라고 하면 입봉감독 작품이기에
부족함이 많지만 세세하게 보면 저같은 노멀한(?) 일반 시민이 보기에는 영화 그자체로도 시간이 아깝지 않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일반론적일거 같네요. ^^;
13/12/23 13:48
그런데 이런식으로 말하면 한국영화가 좀 전반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어서... 최근에 제가 본 한국 영화중 거의 반정도가 과연 이 배우 빼고 다른 배우(예를 들면 아이돌)을 넣었을때 영화로서 성립이 가능한가라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신세계도 그렇고...
뭐랄까... 배우를 보고 영화를 짜는 경향이 있다구나 할까요... 이 영화가 송강호 아니면 성립되기 힘든 영화인듯 합니다.
13/12/23 13:51
전 본문에 언급된 문제의 장면들을 일종의 타협점으로 보았습니다. 현재 시국에 이 영화는 순수히 영화 그 자체로써 볼 수 없는 영화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이고 교과서적인 연출과 대사로 두리뭉실하게 잘 포장했다, 랄까요. 감독 입봉작이기도 하고.
[누구의 이야기인지 생각해보기보다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생각해 보자]는 김태훈씨의 한줄 평처럼 관객의 머릿속에 무언가 물음표를 떠올리게 했다는 것 만으로 의미가 있는 영화였다고 봅니다. 저도 재미적인 측면에서는 별로였어요. 배우들이 연기를 워낙 잘해서 감탄만 나올뿐
13/12/23 13:54
위의 이쥴레이 님 말씀도 그렇고, '입봉작'이며 '현 시국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상업영화'라는 걸 전제로 하면, 중간 이상의 퀄리티를 지닌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제가 너무 까버린 듯 한데(그래서 앞뒤로 이거 내가 까긴 하는데 그렇게 막막 나쁜 영화는 아니야, 라고 쓰긴 했는데), 충분히 볼 만한 영화고 시간이 아까운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3/12/23 14:00
영화가 순수한 픽션이었으면 이 평에 동의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그게 아니기에 동감이 안 가네요. 개인적으로는 설국열차도 괜찮았고요..
13/12/23 14:07
한국영화 평균치에서 딱히 모자람없는 영화였습니다.
이미 글로 나왔으니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있다면 이만큼이나 정치적으로 올바르려고 노력하는 - 올바른게 아닙니다. 노력하는 입니다. - 영화 별로 없었어요. 바로 근처에 개봉한 <집으로 가는 길>하고 비교해보세요.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건조해져야할 상황에서 건조해지지 못하고 악은 평면적인 악으로만 그리거든요. 악의 근원에 대해 관심이 없는건 괜찮은데 이게 상황을 이상하게 인식시키고 자꾸 평면화된 선악구도로 가려고 한단말이죠. 근데 여기서 경관역을 묘사하는 것은 거기에서 거리가 있습니다. 평면화된 악도 아니고 불필요하게 많은 묘사를 하지 않고. 건조하고 깔끔하게 끝낸단 말이죠. 울 아버지 학살당했다고 말이죠. 그거면 사실 충분하다 봅니다. 더 할 필요도 없고요. X맨에서 돌연변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딱히 묘사안해도되는 그런 거라 보거든요. 그리고 문창과나 영화학과 학생들의 습작수준이라뇨. 제가 바로 그 영화학과에서 강의하기도 합니다만 습작에서는 이런 시나리오가 절대 못나옵니다. 하긴 이건 경험이니 귀납증명밖에 안되는거라 패스하셔도 좋지만 시나리오에 나오는 대사들이나 플롯들이 좋아요. 말처럼 쉬이 되는게 아닌 것들을 잘 구현해나갑니다. 감독이 나이 많이 든 티 많이나요. 고민많이한 부분들도요. 악평을 하는거와, 호불호는 자유이나 이미 글로 나온 이상 저런 부분은 절대 동의 안되네요. 대한민국 헌법 1조가 오그라드는건 사실이지만 그 오그라듬을 마지막이나 가장 중요한 결정타로 이야기가 선택하지 않은건 왜일까요? 일반적으로는 그 오그라듬을 결정타로 배치를 할텐데 이 영화에서는 그걸 결정타로 배치안해요. 생각보다 앞에 배치해버리죠. 그리고 마무리는 변호할 사람 하나 없던 세상에 변호할 사람이 99명으로 늘어난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이거 꽤나 멋들어진 구성이에요. 오그라듬 직전에 멈출줄도 알구요. 사실 더 오그라들게 할라고 했으면 조연들 리액션을 훨씬 많이 썼겠죠. 근데 리액션들 쓰다가 멈추거든요. 송강호의 연기가 뛰어나 그 리액션을 자기 연기로 다 끌어들여버린 것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추가로 몰아가는 것을 멈추기 위해 일부러 리액션을 편집상에서 배재한 것이기도 한거라 봐요. 저는 기대와 다르게 건조해서 놀랬고 그래서 재미있게 봤네요. 뱀발 몇몇 분들이 지적하는 영화가 송강호에 너무 심하게 의존한다는 지적에 대해 한말씀 드리자면 송강호에 의존한다고 영화가 구원받았으면 남극일기, 하울링등등 송강호의 몇몇 흑역사들도 구원받았어야 했을거에요. 영화의 작품성이건 감독의 연출력이건간에 배우 지분은 결코 작지 않아요. 히트 같은 영화에서 알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둘이 대화할때 별 장치 없이 어깨너머샷으로 왔다갔다 밖에 안합니다. 왜냐면 그래도 되거든요.
13/12/23 14:16
제 본문보다 성의있고 긴 댓글 감사드립니다. 특히 결정타와 뱀발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동의합니다.
다만 여전히 꽤 많은 대사들이 습작 수준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며, 전체의 전개는 말씀대로 결코 습작 수준이라고 비난받을 수준이 아니지만 적어도 도입부의 '일상적 소시민적 휴머니즘'을 풀어가는 전개에 있어서는 역시 저의 악평을 밀고나가고 싶습니다. 글로 쓰고 나서 지금 읽어보니 제 표현이 조금 무례한 감이 있고, 이건 고쳐야 할 제 습관이겠지만. 건조함에 대해서는 글쎄. 변호인을 보고 참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이 '건조함'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주변인의 평들도 그래요. 어떤 친구들은 go2universe님이 쓰셨듯이 '이런 걸 이 정도로 건조하게 그려내다니'라 평가하고, 저나 다른 친구들은 '아 뭐야 진짜' 라고 평가하고. 아무래도 '실화 기반'과 '현재 시국'과 맞물려서 건조함의 기준선을 쉽게 놓기가 힘든 부분이 있어서 이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뱀발로, 집으로 가는 길은 아마 안 보게 될 것 같습니다.
13/12/23 14:19
<집으로 가는 길> 혹시나 나중에 케이블로라도 보게 되시면
대사관 직원에 주목해보시길 바랍니다. 한국영화에서 가장 안타까운 상황이 응축된 캐릭터거든요. (한국이 아니라 전세계 영화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기는 합니다만.. 말이죠.) 그리고 오랜만에 영화댓글다니 성탄절도 다가오고 기분이 므흣하네요. 즐거운 성탄절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우시길 바랍니다.
13/12/23 14:22
하려던 말이 여기 다 있어서, 굳이 따로 쓰지는 않고 조금만 더합니다.
흡인력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송강호는 명성에 비해 사실 많이 떨어지죠. 연기력을 폭발시키는 인상파 배우는 아닙니다. 디테일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죠. 그래서 생활 연기를 맞춤옷처럼 잘하는거고. 반대로, 어떤 역할을 맡아도 다 그냥 생활 연기 같아 보인다는 단점이 있죠. 조폭이건 형사건 점쟁이건 무슨 역으로 나와도 다 그냥 우리 바로 옆에 있을 것 같은 친근한 이미지. 부족한 내러티브와 영화적 기교를 송강호의 연기로 메웠다는 평을 가끔 보는데, 개인적으론 아니라고 봅니다. 차라리 그런 관점에서라면 곽도원의 연기를 고려하는게 맞겠죠. 곽도원이야 말로 극단의 연기력으로 이 밋밋한 영화를 메운 씬스틸러였다고 봅니다. 네. 영화 자체는 사실 많이 밋밋했죠. 관객과 바람을 피우기는 커녕 그냥 자기 혼자 주절주절 하다가 휙 들어가버린 사람 보는 느낌입니다. 실화라는 점, 그리고 현 시국과의 오버랩 때문에 다른 의미가 부여되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 부분이 이 영화에서 느껴지는 감동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건 동인이 영화 그 자체가 아니니까 고려대상에서 제외해야죠. 애초에 그거 아니었으면 사실 상업영화 기준으로는 너무 전형적이면서 무미건조하기까지 한 영화였을겁니다. 초짜 감독이 민감한 소재를 갖고 입봉작을 만들다보니 너무 관객의 시선을 의식해서 알아서 기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죠. 더불어, 이 글 본문에서의 내용들도 사실 그 영화 외적인 요소들을 피하겠다는 자의식이 너무 강해 스스로 함정으로 뛰어든 꼴이고.
13/12/23 14:26
이 영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딱히 떠오르지 않고
송강호의 연기만 보였던 것이 이 영화 최대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폭발시키는 연기가 잘하는 연기인것도 아니고 그저 연기는 잘하는게 잘하는 거라 봅니다. 근데 영화의 부족한 부분을 송강호로 메운건 사실입니다. 왜 법정장면에서 리액션보다 송강호 얼굴이 더 길게 나오는가를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송강호는 영화를 자기힘만으로 하드캐리할수 있는 배우인거 같거든요.
13/12/23 14:33
강점이자 단점이죠. 저는 사실 이 영화에서 노무현을 빼고 나면 뭐가 남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을 뺐어요. 그렇다고 감독이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을 바탕으로 뽑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영화를 뽑아냈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굳이 저 덧글을 단 것도 그런 이유에서겠지요.
물론 송강호가 영화를 캐리할 수 있는 배우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요. 이걸 부정하려는건 아닙니다. 관계자에게나 관객에게나 고루 믿음을 받는 배우고. 일례로 드신 로버트드니로나 알파치노 같이 선 굵은 연기와는 조금 궤가 다른 스타일을 가진 배우라는 이야기지요. 좋은 영화를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배우고, 다소 부족한 영화를 잘 만든 영화처럼 채워줄 수 있는 배우지만, 연기 쇼를 펼치면서 엉망진창인 영화의 단점들을 아예 보지 못하게 만들 수 있는 배우는 아니지요. 변호인이 정말 엉망인 영화였다면 송강호가 아무리 노력했어도 그냥 하울링이나 푸른 소금의 전철을 밟았을겁니다.
13/12/23 15:08
연기쇼로 엉망인 영화를 보지 않게 하는 배우는.... 사실 없습니다.
왜냐면 그기 따로도 아니고 다 같이.... 가는거라서요. 영화가 좋냐 안좋냐라는 전제하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거긴 해서요. 가끔 연기가 아까운 영화, 감독(혹은 대본)이 아까운 영화가 있긴 하지만서두. 이번 영화를 보고나니 생활연기의 달인이라는건 송강호에 대한 혹평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송강호는 그런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폭발도 잘해요. 그냥 이 사람 연기 잘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한국영화의 축복입니다. 근데 설국열차에선 대체 왜 그랬을라나요.. 에효.
13/12/23 14:11
아래 다른 리뷰에도 달았었습니다만, 초반에 느꼈던 "이게 뭐지?" 싶은 느낌을 적확하게 풀어주셨네요.
정겨움의 과잉이란 구절이 확 와닿습니다. 최동훈이나 임상수 영화였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그림과 대사들 헐헐.. 다만 중반 이후부턴 평을 달리 합니다만, 각자 감상하기 나름이겠지요. 곽도원씨는 인지도좀 더 쌓고 인생작 하나 만나면, 김윤석 뺨따구 후려칠 만한 재목 같아요.
13/12/23 14:14
네이버 평점 테러 보상(?) 차원에서 10점을 줬는데
송강호가 없었다면 7점짜리고, 현재 시국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면 5점짜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내내 송강호의 압도적인 연기력과 왜 30년도 지난일을 현재에 대입해봐야하는가에 대한 답답함... 이 두가지만 크게 다가왔었던것 같네요. 나머지부분들은 냉정하게 영화적으로만 바라보면 정말... 훌륭하다라고 할 부분이 극히 드물긴 합니다.
13/12/23 14:22
전 오히려 헌법 제1조제2항을 외칠때 울컥하더라고요..
예전부터 최장집 교수의 민주주의 관련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헌법 제1조제1항과 제2항은 서로 바뀌면 좋을 거 같아요..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먼저 명시하는게 더 멋있어(?) 보이는데..
13/12/23 14:25
근데...헥스밤님은 왜 그렇게 흥분하셨을까? 무엇이 이토록 흥분하게 했을까...궁금하네요.흐흐흐
개인적으로 아주 오래전 제가 송강호란 배우를 본 것은 '동창회'라는 단편영화였죠...아..그때...밤늦게 공중파티비에서 졸며 보다 잠이 확깼던 기억이 되살아너군요. 변호인이란 영화는, 노무현은 안보이고 송강호만 보인다는 말이 뭔지 이해하고 온 영화였어요.
13/12/23 14:29
그러게요. 제가 성격도 딱히 전투적인 편이 아니고 글을 쓰는 데 있어서도 되도록 평화를 지향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영화나 소설을 보고 별로다 싶으면 쓰고 나서 민망해질 정도로 악평과 폭언을 내뱉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으으, 성격을 고쳐야 될 문제인 거 같아요.
13/12/23 14:40
현실과의 접점이 영화의 전반을 관통하는 뿌리이자 뼈대인데,,
영화외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진부하다고만 하면 영화에 대한 적정한 평가가 이루어질지 의문입니다... 선과 악의 대결구도는 진부하지만 그 진부한 선을 위해 싸운 사람과 악에 의해 고통받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본문처럼 눈에 거슬리는 진부함도 있었고 영화 자체로 평가할때 부족한 부분도 눈에 띄지만,, 가성비와 안전성을 중시해야 할 대중브랜드의 양산차를 스포츠카를 평가하듯 주행성능 하나만을 절대기준으로 혹독하게 비판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13/12/23 14:46
영화를 단순히 하나의 종합예술작품의 관점이라면 뭐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저는 관객과 소통을 해야만 그 예술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라고 볼때 변호인은 작금의 현실과 과거의 역사 사이에서 관객과 아주 무난하지만 아주 격렬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지금 관객평점 정도의 평점을 주고 싶습니다 그냥 100% 픽션이었다면? 네 비판할거리가 정말 많은 영화이지만 이건 뭐 거의 다큐멘터리 영화 수준이라 별로 동의하지 않네요 (그런의미에서 화려한 휴가는 별로 좋게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맘에들었던 점은 이거 먹으라고 감독이 마구마구 숟가락들고 관객 입에 퍼먹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송변의 입장, 검사의 입장, 경찰의 입장, 판사의 입장, 피의자의 입장, 부모의 입장, 사무관의 입장 모든 등장인물의 입장을 거의 균등할 수준으로 보여주고 현실을 직접 관객에게 판단하게 했다는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 향수 등빨로 표몰이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노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네요
13/12/23 14:47
연극은 엄청 싫어하실 것 같네요
영화대사 논픽션으로 옮겨놓은 것도 상당히 많습니다. [소시민적 털털함과 휴머니즘을 가진, 성공한 속물' 이라는 클리셰적 인물과 클리셰적 상황을 감동적일 정도로 무성의하게 그려냈다. 과잉된 정겨움과 휴머니즘, 그리고 성공신화. 백합 같은 아내와 토끼같은 자식들] 실제로 그런걸 어떻하나요?현실도 오글거린다는 말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13/12/23 15:00
저는 이 스토리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실화를 그리 많이 미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문에 동의할 수가 없네요.
애초에 본문의 비판이 성립하려면 완전한 픽션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노통이 실제로 저렇게 개고생을 해가면서 사시 패스하고, 고졸이라고 개무시 당하고, 그러면서도 나름 잘 나가는 변호사였다가 부림사건 때문에 사람이 달라졌죠. 본문에서 말씀하신 '끔찍한 속물적 성공담' 이 순수한 픽션이라면 당연히 저런 수식어가 붙어도 쌉니다. 그런데 그게 레알이고 현실로 있었던 일이에요. 이걸 바꿔버리면 애초에 영화 자체의 주제가 달라지고 내용이 어디로 튈지 모르게 됩니다. 본문은 지금 실화를 전혀 무시하고 픽션을 평가하는 기준으로만 실화 영화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반드시 영화 내적인 평가에서도 그러한 '실화를 어떻게 꾸며냈는가' 에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한 면에서 저는 실화를 각색하는 범위는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반대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있는 오달수라는 배우를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곽도원이나 송강호, 임시완 다들 기대 이상으로 해줬습니다. 하지만 당연스럽게 진지하고 현실에 묶여서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 영화를 '웃으며' 보게 해준 배우는 바로 오달수입니다. 이 영화가 '재미'를 또 하나의 무기로 쓸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오달수라는 배우의 존재 때문입니다. 초반에 자칫 어설프게 흐를 수 있는 흐름을 웃음기로 무마시키면서 극의 중반까지 이야기를 끌고 오는 오달수라는 배우가 영화를 살렸다고 봅니다. 신파로 끝나지 않고 그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영화니까요.
13/12/23 15:11
저에게 딱 하나 거슬린건
가족들데리고 국밥먹으러 가서 김영애씨와 재회했을때, 이유없는 반가움. 이장면 밖에 없어서.. 연출에서 득점은 못하지만, 딱히 실점하지도 않은것 같고 이야기가 원체 자극적이고(게다가 실화)연기들이 출중해서 눈요기 제대로 했다며 만족하고 나왔는데 부정적인 평가도 꽤 많이 받나 보군요.
13/12/23 15:30
저한테 올해의 worst는 집으로 가는길.. 이었네요
관객들이 울기전에 전도연과 고수가 먼저 울고 니들도 따라울어라 딱 요느낌이예요. 좀 드라이해질필요가 있는거 같아요. 물론 헥스밤님이 말씀하신 진부한 클리셰도 관객 빡치게 하는데는 그만이죠.
13/12/23 16:19
픽션이 아니라 팩션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영화에서 사용된 실제있었던일들을 정리해놓은 블로그와 http://inizios.blog.me/10182016109 실제 사건당사자분들의 감상이라고 합니다.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page=1&sid1=on&divpage=4906&sid=on&keyword=31670&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9617339 스포 포함입니다.
13/12/23 22:24
이 영화를 굳이 보러 가신 심리가 여드름을 짜는 것과 비슷한 것 같네요. 짜면 어떻게 될 지 너무 뻔히 아니까 잠깐의 피학적 쾌감을 느끼려고 보신 게 아닌지... 전 절대 안 보려고요. 마찬가지로 설국열차도 볼 생각도 안 했습니다.
13/12/24 01:34
상업영화가 주려는 감정을 이렇게 메마르게보시는 분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한줄한줄 평을 읽어가면서 영화를 보는 시각에 대한 지적인 냉소주의랄까 거만함이랄까 아님 한가지만 죽어라파는 매니아들이 쉽게 가지는 일반적인 시선에 대한 우월감? 이런것이 느껴져서 참 불편합니다.
13/12/24 13:40
저도요.. 글도 그렇습니다만, '컨디션이 나빠 제대로 집중을 못한 채 봤다..' 라고 댓글에 밝히신 분이, 뭘 또 그리 까고는 싶어서 이렇게 열심히 장문의 리뷰를 작성하시는지.. 그 점이 재밌습니다.
13/12/24 17:11
뭐, 평소에 쓰던 글들에 비해선 짧게 휙 쓴 글이고. 컨디션이 나빠도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싶었고, 대충 쓴 글 덕분에 여러 분들의 다양한 여러 의견을 볼 수 있었으니 결론적으로 재미있는 시도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13/12/24 23:51
요즘 한창 잘나가는 '허지웅 기자' 이야기를 빼고 이런 리뷰를 쓰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쓸데없는 허세처럼 보이게끔 만듭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본디 영화의 내외 구분이 힘든 영화입니다. 아시다시피 실화를 기반으로 하니까요. 애초에 영화 시작하기 전부터 영화가 밝히고 시작하죠. 시의성을 고려하지 않는 영화가 오히려 더 이상한 법이죠.
물론 헥스밤님이 말한대로 클리셰가 군데군데 눈에 보입니다. 그래도 식상하지 않게 송강호의 연기가 보완하고 몇몇 개그요소로 신파로 흐르지 않게 하는 정도는 된다고합니다. 그리고 습작 운운한 부분은 너무 과한 '비난'처럼 느껴지네요. 헥스밤님의 습작을 읽어본 저로서는 그보다 훨씬 나은 수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도 헥스밤님의 글은 전반적으로 유머가 가득하고 가독성이 참 좋습니다.
13/12/25 16:11
영화를 보는 식견 같은 것도 없고 영화의 수준을 논할 정도도 못 되고 그저 가끔씩 괜찮다 하는 영화 있으면 보는 사람입니다만.
제 주변에서는 다들 너무나 재미있게 봤고 송강호 연기 정말 잘 하더라는 평이 대부분이고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 글이 읽는 내내 불편했어요. 며칠전에 허지웅씨의 변호인 리뷰를 보고서도 그랬구요. 영화 볼 줄 모르는 무식한 사람의 속마음으로는 '그래 너네 참 잘났다. 그래도 나는 재밌더라.' 이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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