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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23 18:29:21
Name yangjy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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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스포] '노무현 감성팔이' 와 '이념적 영웅의 탄생' 을 경계하는 입장에서 본 변호인




예고편 봤을때 솔직히 한숨이 푹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과도하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억을 미화하고 그 그리움의 감상을 피력하는 분들을 보면 발작적인 거부감이 드는 부류에 속해서..

그 감동적이라는 대사 '국가란 국민입니다' 는 '어휴...저걸 어찌 차마 눈 뜨고 볼꼬...(오그라들어서) ' 라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래도 개봉일에 맞추어 친구 두엇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감성팔이를 싫어할 뿐 노무현이라는 한 인간에 대해서는 경외심을 가지고 있고

맹목적 추종에 민감한 만큼이나 저 자신과 같은 이유로 한 역사적 인물을 평가한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에 평소 노무현을 모르는, '빠가 만든 까'에 속하는 친구를 데리고 갔습니다.

노무현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인 것을 알면 안본다고 할까봐 숨긴 채로 조마조마 했는데 순순히 따라 나선 것을 보니 따로 검색해 보거나 하진 않은 모양이더군요.

그렇게 본 영화.

약점만 보여 봐 아주. 혹독하게 까 줄거야. 거의 이정도의 악감정과 선입견을 가지고 봤는데도 애초에 기대치가 너무 낮았던 탓인지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예고편에서 미리 본 장면들이 실제 영화의 흐름상에서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게 신기했고 '국가란 국민입니다' 하고 일갈하는 장면에선 아니 이 닭살 대사가 이렇게 먹혀들어가나 하고 놀랐죠
킄 머릿속으론 오버하지 마 임마 하면서도 몸속의 신경줄기들은 찌릿 하고 떨더군요.

제가 여러모로 약점이 많은 이 영화에 대체로 후한 이야기를 많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영화가 저만이(혹은 비슷한 케이스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감정선을 건드려서 그 이후로는 객관적인 비판능력이 마비된 채 순수하게 영화에 몰입해버린 탓인듯 합니다.

그것은 성장과정에서 눈앞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해내기 위해 전력을 다한 한 인간이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극기에만 몰두할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비교적 여유 있는 환경에서 자라(그 당시에 여유라고 해봐야 얼마아 여유였겠냐만은 최소한 송강호보단 국밥집 아들이 공부와 서클활동에 있어서만은 수월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넓은 안목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 대해 느껴야만 했던 열등감과 시기심, 냉소를 저 또한 겪어본 바 있었기 때문이고 동창회에서 신문기자와 싸운 장면도 아 저거 딱 내얘기구나 했습니다.

신문기자와의 주먹다툼 그 장면에서 송강호의 깽판? 이 어색하고 인위적이었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전 완전히 감정이입이 됐습니다. 도대체 친구들하고 기분좋게 만나는 자리에서 뚱한 표정으로 있다가 난데없이 뉴스 크게 틀어놓고 분위기 깨는 그런 족속들 정말 싫어하거든요. 정작 자신도 행동하는 용기는 없어서 신문사 못 때려치우고 있는 주제에.
송강호 입장에서는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겁니다. 자기가 살아온 삶, 자기가 헤쳐나온 고난들을 생각하면 등따신 애들이 배부른 투정하는 걸로밖에 안보이죠.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연대에 의한 투쟁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충실했을때 이루어지는 부분들도 많은데 그것을 간과하는 이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 한명 한명이 노무현(인권변호사 되기 이전의) 반만큼의 노력만 하며 산다고 생각해 보면 데모 시위따위 안해도 세상 바뀐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그걸 못하니까 연대를 하는 거지만.

아무튼 그 초반의 '속물 변호사'를 묘사한 부분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노무현이 전혀 보이지 않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형적인, 어디에나 널려있는 고시 성공담 얘기었으니까요. 고학으로 성공해 옛 신세를 갚으러 국밥집을 찾는 한 청년 -

그렇게 국밥집 아주머니와 포옹하는 장면에서 처음 눈물이 흘렀고 (대책없이 줄줄 흘렀습니다. 우는거 들킬까봐 닦지고 못하고 킄 옆애서 쳐다보면 알았을건데 나중에 얘기 안하는거 보면 몰랐던건지 알면서 덮어주는건지 모르겠습니다만 킄) 영화에 대한 첫 번째 우려, '노무현의 그림자'가 해소됐습니다. 감성팔이였을진 모르지만 노무현과는 상관없는 것이었고 제가 거부감 없이 눈물을 흘린 이상 감성팔이어도 좋았죠.

두번째로 '이념적 영웅의 탄생' 에 대한 걱정은 송강호가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별다른 이유가 없었다는 것으로 해소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속물변호사가 인권변호사로 그렇게 간단하게 바뀔 수가 있느냐, 그  과정에서 좀더 설득력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라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저는 그것들이 없어서 더 좋았습니다.

송강호가 유수 기업의 스카우트를 거절한 이유는 매우 단순했습니다.

'내 어려운 시절, 내 단골 국밥집 아주머니의 아들을 도우려고.'

거창한 사회정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에게 잘 해야 한다' 라는 소박한 가치를 위해 송강호는 행동했고, 그는 변한게 아니었습니다. 예전과 똑같이 '나를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해 내겠다는 패기와 투지를 가지고 부딪혔던 것입니다. 그런 송강호였기에, '살아있는 계란이 죽은 바위를 이긴다' 라는 진우의 타박을 그대로 돌려주며 그 공허한 말에 힘과 용기를 불어넣었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그 박력있는 법정씬을 이끌어 낸 것입니다.

그렇게 두 번째 걱정도 해소되고 눈물을 한 말은 쏟아낸 채 아주 후련하게 극장을 나섰습니다.

뒷풀이로 친구와 술을 먹으면서 영화 어땠냐고 물으니 그저 그랬다고 하더군요. 예의상 성의 없게라도 '그런대로 재밌네' 정도로는 말해줄 줄 알았는데 너무 솔직한 놈이었습니다 킄. 아마 영화를 보면서 노무현 이야기라는 것을 알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후에 제가 노무현의 실화라고 알려 주고 영화와 세상살이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동안 싫어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전 입장을 고수했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전에 없이 비분강개를 드러내더군요 흐 특히나 제가 '그래도 예전에는 총칼이었지만 지금은 댓글알바잖아. 난 이건 발전이라고 본다'라고 했더니 '댓글알바가 그때의 총칼에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발전이냐'며 역정내던 모습은 정말 의외였습니다 킄 전 몇가지 근거를 들어 친구의 의견을 반박했지만 속으로는 흐뭇했습니다. 친구가 영화 헛 본건 아니네, 하구요. 흐.

아... 쓰다 보니 빼먹었는데.. 곽도원인가요? 악역... 그가 한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빨갱이를 열심히 잡는 분들이 계서서 우리 나라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 빨갱이를 잡아야 할 소중한 시간을 평범한 독서회 학생들을 따라다니는 데에 허비하고 특히나 어떤 책이 빨갱이들의 사상을 담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죄를 물어야 했던거죠.
그 막중한 임무를 소홀히 하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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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23 19:01
수정 아이콘
제가 기억하는 회원분의 모습과는 좀 다른 느낌이네요.
그래요. 세상에는 단순히 평면적인 모습만을 가진 사람은 없겠지요.
리뷰 잘 봤습니다.
이러다 모든 리뷰 다 읽어보고 제일 나중에 보러 가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여기로와
13/12/23 21:14
수정 아이콘
빨리 봐야지 리뷰 읽는 맛도 있을텐데...리뷰는 보고싶고 스포는 당하기 싫고 계속 리뷰 겉핥기만 하고 있네요. ㅠㅠ
Fanatic[Jin]
13/12/23 19:06
수정 아이콘
전 영화의 재미를 영화도중에 시계를 보느냐 마느냐로 판정합니다 크크

그런면에서 재밌었어요.
관객이 얼마나 들지 궁금하네요.
좋은남자
13/12/23 20:19
수정 아이콘
저랑 같은 습관을 가진 분이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크크 전 시계 안보면 빅재미 한번 보면 볼만함 두번 넘어가면 주위 사람들에게 비추천 하는 라인입니다 크크 물론 변호인은 한번도 안봤다는!!
Fanatic[Jin]
13/12/23 21:47
수정 아이콘
야호~반갑네요 크크
김기만
13/12/23 19:17
수정 아이콘
이 영화는 국밥집 아들래미 납치 전후로 나뉩니다.

그저 그런 큰 감흥없고 오글거리기만 하는 국밥아들래미 납치전 장면들

오글거리는 대사, 뻔한 내용을 신기하게 몰입해서 보게 한 법정씬 이후.

전체적으로 부족한 구성, 연출을 연기빨로 메우고 시대빨로 성공할 수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천만 갈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연말 힐링으로 작년의 레미제라블, 올해는 변호인이네요.
루크레티아
13/12/23 19:20
수정 아이콘
저도 송강호가 책 다시 달라고 하는 부분에서 진짜 감정이입 많이 되더군요.
고시 준비한 사람이라면 한큐에 붙은 사람 아닌 이상에야 그부분에서 눈물 안나는 사람 없었을 겁니다.
수호르
13/12/23 19:57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저도 사시를 한동안 준비하고... 했던지라..결국 포기했지만..
몇번이나 실제 그만 할려고 책 없애버리고 다시 찾고 한 경험이 있다보니..
그 장면에서 울컥 거리더라구요.. ㅠㅠ
13/12/23 19:53
수정 아이콘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맨투맨
13/12/23 20:33
수정 아이콘
노무현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영화적 재미로만 따진다면 전 그저 그랬습니다.
신파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7번방보고 울었거든요..
저로서는 좀 더 쥐어짜줬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게 했을 때, '노무현으로 감성팔이한다'는 비판이 우려되긴 하겠네요.
uncertain
13/12/23 20:36
수정 아이콘
EE
13/12/23 20:59
수정 아이콘
[감성팔이]라는 말이 요즘 유난히 많이 쓰이는거 같은데 보면 볼수록 딱히 기분 좋은 말은 아닌거 같습니다.
누가 어떤 감성을 사고 판다는 것인지, 그렇게 이야기해서 무엇을 가리고자 함인지 한번 생각해 볼만한 문제인거 같군요..
13/12/23 21:22
수정 아이콘
감성팔이의 대표적인 예가 있지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2/15/2013121500466.html
조선일보 기사긴 하지만...조선답지 않게 팩트만 적어놨네요.
김용민씨가 박시장님과 민주당 그리고 노무현재단을 향해..노무현 정신을 들먹이며 일갈을 했다는 내용인데.
노무현 전대통령과 전혀. 매치가 안되는 인물들이..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상황에서 노전대통령을 입에 담는걸
전...감성팔이 라고 .부르고 싶네요.
13/12/23 22:18
수정 아이콘
KMS님이 생각하시는 [감성팔이]와 이 영화에서 원글자가 언급하는 [고인에 대한 감성팔이]와는 괘를 달리하는거 같군요...
KMS님이 말씀하시는건 [끼워넣기]에 가까울거 같습니다.
행사 며칠 전날 '그 애비나 딸이나' 라고 말한 사람을 바로 사회자로 모시기는 쉽지 않았을테니....주최측도 이해가 갑니다..
김용민씨의 트윗을 팔로우 하기에 이 논란을 본적이 있습니다만...섭섭하긴 하지만..본인도 주최측을 이해는 하는거 같더군요...
개인적으로 김용민씨의 방송을 즐겨 듣는데, 그는 상당히 센스있고 과격하고 젠틀한 욕쟁이입니다..^^
똘이아버지
13/12/23 22:37
수정 아이콘
어느샌가 부터 흔하게 쓰이는 아주 기분나쁜 말이네요.
이성이 감성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건지, 감상적인 것이 열위하다는 건지 대체 근거 없이 튀어나온 말인 듯 하네요.
13/12/23 22:48
수정 아이콘
좋게 봐서 [고인에 대한 추억과 존경심을 갖는 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시선일 것이고..
나쁘게 봐서 [존경할 깜도 않되는 고인을 단지 죽었으니까 아낀다]는 시선이겠죠..
적고 보니 양쪽 다 딱히 긍정적인 시선들은 아니군요...,

어쨌든 [감성팔이]라는 말은 명확한 정의도 되어 있지 않은 채 본인의 정치색에 따라 여러 함의로 쓰이는거 같습니다.
영화가 나름 잘 빠졌고, 시대의 영웅이었던 고 노무현의 색채를 많이 지웠음에도 [감성팔이]라는 말이 영화평에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 마법의 단어가 서로 다른 의미로 쓰이면서 고노무현 대통령의 키워드가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평에 [감성팔이]라는 말을 쓰려면 정확하게 어떤 뜻으로 쓰는건지 이야기를 해줬으면 합니다.
전자의 의미로 쓰인 것이라면 충분히 받아들일만하나, 일베충이 주로 언급하는 후자의 의미라면 대단히 불편하게 받아들일거 같습니다.
13/12/24 01:56
수정 아이콘
그냥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 나빠지는 단어 중의 하나죠
태바리
13/12/23 21:18
수정 아이콘
'화려한 휴가'의 편향적인(마치 종교영화를 본듯한) 리뷰들에 속은 후 정치적사건 관련 영화는 안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는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군요.
많은 도움이 된것 같습니다.
애패는 엄마
13/12/23 21:25
수정 아이콘
영화 평론가들이 그랬듯이 정치적 감수성을 떼어놓더라도 볼만한 영화입니다 생각해보면 빈틈도 꽤 존재하는데 미친듯한 연기와 엄청난 설득력으로 설득 당해버리는 영화죠
바다님
13/12/23 22:10
수정 아이콘
고인과 관련된 사안 얘기만 하면 감성팔이로 엮는 분위기. 아직 영화를 못 봐서. 보고 판단 해야 겠군요.
정말 감성 팔이 하는 영화들은 이미 지겹도록 봐왔기에, 관객들이 그 정도는 구분 할 줄 안다고 생각 합니다.
13/12/23 23:31
수정 아이콘
지금 막 보고 나왔습니다.

한국영화중에는 신세계 이후로 집중하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봤네요

프롤로그는 살짝지겹긴했지만...

실제 고노무현전대통령이 그리하셨는지 모르겠지만 ...

송강호씨 연기력은 정말... 명불허전이라는걸 다시느끼네요 흐
작은마음
13/12/23 23:45
수정 아이콘
복기해보면 너무 상투적인 클리셰의 난무에
인권 변호사로의 변신에 대한 당위성도 약하고
헌법 1조 2항은 너무나도 오그라들고
마지막 장면은 이런게 바로 사족이지 라는

하지만 볼때만큼은 몰입해서
현실과의 비슷한 느낌에 착착함을 느끼면서 봤습니다.

현실이 영화의 그 모든 장치와 플롯을 넘어서서 더 큰 역할을 한거같네요 ;; ㅠ.ㅠ
물론 배우들의 연기가 받쳐주었기 때문이지만요 ...
홈런볼
13/12/24 02:34
수정 아이콘
정확한 맞춤법은 '역활'이 아니라 '역할'입니다.
작은마음
13/12/24 08:37
수정 아이콘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13/12/24 02:30
수정 아이콘
리뷰 잘 봤습니다.

글쎄요. 민주/새누리 수준의 얘기가 아니라 개개인이 그저 열심히 살면서 동시에 어떤 나이브한 입장을 갖는 게 과연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저는 회의적이예요.

예컨대 15년 전엔 서울대 졸업하면 학점이 2점 중반이라도 대기업은 골라간다는 마인드였을 거예요. 지금은 단군 이래 촤고 스펙인 세대라고들 하는데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낮고, 일정 부분 고용을 맡아주던 자영업은 망해가고 있지 않나요? 저출산 노령화도 진행 중이죠..

이 모든 게 피해갈 수 없는 결론이었을까요? 아니면 사회적 약자들이 연대하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택시 기사들 엄청나게 힘드신 거 저도 압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그렇게 자기네도 힘들면서 노조 파업 무조건 비난한다면, 그래서 노동계급 전체에 불리한 결정들이 충분히 저항을 받지 못한다면, 과연 좋은 세상이 올 수 있을까요?

전 그 영화 보지 않았네요. 그래도.. 대부분 자기의 좁은 문제인 줄로만 알았던 것이 보편성을 띠고 있다는 걸 마침내 발견한다고 봐요. 송변호사가 그저 국밥집 아주머니를 돕자는 좁은 문제에서 시작해도, 혹은 청소 노동자가 관리자의 되먹지 않은 폭언에 저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도, 결국에는 그 뒤에 어떤 보편적 구조가 놓여 있다는 걸 발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네요.

저도 글쓰신 분이 말씀하신 열등감을 겪어봤어요. 제 경우엔 3년을 갔네요. 하지만 그건 어쩌면 결코 작지 않지만 여전히 작은 것이죠. 그 열등감 때문에 갖게 되는 어떤 생각이 마침내는 나 자신과 내 가난한 이웃들에게 불리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 "거창한 사회 정의"가 일정 부분 "소박한 가치"를 거스르는 세상이라는 점을 인정해요. 그런데 그건 "거창한 사회 정의"의 방향 상실이나 기억 상실이 문제인 거지, 소박한 가치의 그 어느 하나도 거창한 사회 정의의 일부가 아닌 것은 없다고 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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