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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2/30 13:03:02
Name 마음속의빛
Subject [일반] 1달쯤 전에 일어난 교통사고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아이유의 열혈 삼촌팬을 자청하는 친구 녀석이 있습니다.

본래 연예인들에 대해 관심이 없던 저는 마음에 드는 드라마를 볼 때 외에는 연예인들이 나오는 프로를 즐겨 보지 않았는데,
친구 녀석 집에 찾아갈 때마다 들려오는 아이유 노래와 뮤직비디오들 때문에 아이유에 대해 모를 수가 없게 되어버렸네요.

하루는 친구 녀석이 아이유 콘서트를 보러 가겠다며, 저에게 자동차 운전을 부탁하더군요.
서울까지 대충 7시간.

주변에 갈 수 있는 사람들을 모집해봤지만, 딱히 아이유 보러 서울까지 올라가겠다는 사람들이 없어
제 여동생을 데리고 서울에 올라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아이유 히든싱어2 방송 다음 날,
서울 모 대학에 있는 홀에서 준비된 아이유의 일요일 콘서트를 보러 출발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오더군요.

비가 올 때 운전하면 그다지 좋은 일이 생기지 않았던 터라 긴장하며 전라남도에서 서울까지 자동차를 움직였습니다.

좀 여유있게 도착할 거라는 생각은 교통체증과 함께 사라져갔고,
저희는 콘서트 시작 1분 전에 콘서트 장에 도착했습니다.

2시간 가까이 콘서트를 구경하고, 모텔이나 찜질방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남자 2명에 여자 1명은 혼숙이라며 동대문구 주변 모텔들이 저희를 받아주지 않더군요.

방을 2개 잡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워 조금 더 모텔이나 찜질방을 찾아보기로 하고 돌아다녔는데,
아주 좁은 주차장을 가지고 있는 모텔에 도착했을 때 일이 생겼습니다.

모텔에 도착해 물어봤지만, 역시나 혼숙 때문에 저희를 받아주지 않더군요.
여동생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찰이 단속했을 때 그것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말로는 아무런 증명이 안 된다는 말에
모텔을 포기하기로 하고, 차에 탔는데, 주차장이 너무 비좁아 차를 돌리는데 어려움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들어왔던 그대로 다시 후진을 하며 차를 뺐지요.

네.. 자동차 운전을 할 때 항상 주의해야하는 것은 출발할 때와 도착했을 때, 주차할 때와 후진할 때입니다.

혹시나 뒤에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므로 천천히 후진을 해서 모텔을 빠져나가려는데
뭔가 차 뒤에 걸리는 느낌이 나더니 언제 생겼는지 모를 오토바이 하나가 넘어지더군요.

순간 '아뿔싸!'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토바이는 영업용 오토바이였고, 주변을 둘러보니 모텔 옆이 1층은 커피숍, 2, 3층은 다른 장사를 하던 건물이 있었는데,
이 곳에서 어떤 손님들이 김밥을 주문했었나 봅니다. (김밥집 오토바이)

넘어진 오토바이를 일으켜세우는데, 배달원이 나타나더군요.

저는 정중하게 죄송하다며, 오토바이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 걷는 속도 정도로 후진을 했던 터라 오토바이가 넘어졌어도 큰 손상은 없었을 거라 가볍게 생각했던 터였지요.

넘어진 오토바이 일으켜세우고, 수리비 얼마를 요구한다면 그 돈을 주고 일을 간편하게 처리하려 했으나,

배달하시던 분께서 "이게 그렇게 가볍게 말씀하실 상황이 아니죠" 하면서
오토바이를 가볍게 살펴보시더니,

오토바이 전면 거울이 고장났다며(휘어졌더군요) 직접 자기 손으로 거울을 뜯어내더군요.
그리고 사장님에게 연락.

저는 당황해서 보험회사에 연락했습니다.
배달하시던 분이 이 상황을 사장에게 연락했으니 어떤 협상을 하기에는 이미 일이 커졌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30분쯤 지나 삼성화제 직원이 찾아오길래, 상황을 설명하고 혹시나 싶어 배달원이 자기 손으로 거울을 뜯어내더라는 말도 해놨었죠.

모든 접수 절차가 끝나고, 저희는 동대문구 찜질방을 여기저기 돌다나 결국 용산역 주변에 있는 드래곤힐스파라는 찜찔방까지 가서
잠을 자고, 여기저기 서울 구경 좀 하다가 집으로 내려갔습니다.

집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삼성화제 보상팀이 연락 오길래, 이전 삼성화제 직원과 보상팀 사이에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되었는지 상황을 전혀 모르더군요.

다시 상황을 설명하는데, 뜬금없이 인명사고가 없어 참 다행이라는 말만 하시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다시한번 배달하시던 분이 오토바이 거울 휘어진 것을 자기 손으로 거울째 뜯어내더란 말도 했었지만,
보상담당 직원은 그런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건지 아무런 반응없이 금방 처리될 거라며 안심하라는 말만 하더군요.

그리고 보름이 지나도 소식은 감감무소식...

약 20여일이 지나 연락이 오더니, 오토바이 수리비로 120만원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차량도 아니고, 오토바이였기에 큰 돈이 나올 거라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120만원....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봤더니, 그 오토바이가 일본산 오토바이였고, 영업점 사장이 새것처럼 완전 수리를 요구하여
오토바이 파츠별로 다 새걸 들여와서 교체하는데 걸리는 시간동안 영업점은 동일한 모델의 오토바이를 랜트했기에

랜트값 + 오토바이 파츠 구입 및 교체 비용 + 영업손실(?) 피해 보상금 등등을 합쳐 120만원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조심조심 안전운행을 했지만, 약간의 부주의함으로 교통사고가 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자동차 vs 자동차 교통사고였어도 최고금액이 50만원을 넘지 않았었는데,
천천히 후진하다 일어난 오토바이 사고로 120만원...

왜 하필 그 오토바이는 모텔 주변에 오토바이 주차할 곳이 넉넉했음에도 제 자동차 뒷쪽에 오토바이를 세워둔 건지..
왜 하필 그 날따라 후진할 때 뒤에 물체가 있으면 경보를 울리는 센서가 작동을 안 한 건지..

정말 수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김밥집 사장님도 생각을 달리해서 그냥 오토바이 흠집난 것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셨으면 좋았을텐데
결국 중간에 보험사만 좋은 일 시켜줘버린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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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ndroid
13/12/30 13:06
수정 아이콘
후진이면 독박인데 대인보상 없이 120에 막았다면 딱히 나쁜 결과는 아닌 것 같네요.
대인보상 들어가면 할증 기본에 피해자에게 지불하는 보상금액까지 고려하면 120만원 손해는 가뿐하게 넘어갑니다.
보험회사가 인명사고 없어서 다행이라는 것도 저런 의미에서 한 것 같구요.
마음속의빛
13/12/30 13:14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Dear Again
13/12/30 13:07
수정 아이콘
안타까운 일이지만, 저도 수입 오토바이 (스쿠터)를 모는데, 부품값 차체가 워낙 비쌉니다.. 전면에 쉴드 큰 것은 30만원 가량.. 앞휀더 등등 파트별로 20만원 내외가 넘고 ㅜㅜ 렌트비 6~7만원...
진짜 R차 비싼 바이크는 넘어트리면 수리비 500이상 물어줘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차랑 다르게 한 번 넘어지는게 데미지도 매우 크구요
마음속의빛
13/12/30 13:16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엄청 비싸네요...
절름발이이리
13/12/30 13:07
수정 아이콘
'보험사 좋은 일'이란 그냥 사고가 안 일어나는 거죠. 이 사고에서 구태여 득을 본 사람이 있다면 김밥집 사장님이겠지만, 이 분도 안봐도 될 수고를 많이 한 샘이니 특별히 누가 득봤다고 생각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마음속의빛
13/12/30 13:16
수정 아이콘
네, 그렇죠 뭐...

사실 보험회사는 자기들과 연관된 지정 업체에서 견적뽑아 수리를 해주고, 그만큼 제 보험 할증을 올리므로 나쁘지 않은 상황이고,
사장님은 안 해도 될 수고를 하고, 저는 할증을 받기 때문에 서로 불편한 상황이죠..
기쁨아붕
13/12/30 13:47
수정 아이콘
무엇인가 착각이 있으신 것 같은데, 마음속의빛님 자동차 보험료가 얼마인지는 모르나, 80만원 정도라 가정하고 보험료 80만원 받아서 120만원 나가면 보험회사도 손해에요.

할증율이 얼마일지는 모르지만, 할증률 30%라 해도(이정도면 할증률이 어마어마 한거고요) 104만원이에요.
마음속의빛
13/12/30 13:49
수정 아이콘
제가 자동차 운전을 한 게 5년 이상이고, 3년 이상 무사고 운전을 하지 않는 이상 할증은 계속 제 보험료를 올릴 요소로 남아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제 입장에서 생각해본 건데, 죄송합니다.
기쁨아붕
13/12/30 14:08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죄송할게 무어가 있나요...그냥 잘못 알고 계시는 부분이 있으신것 같아서 알려드린 것 뿐이에요...
절름발이이리
13/12/30 14:57
수정 아이콘
사고나서 보험료 올리는 것 보다, 그냥 사고 안 나는게 보험회사 입장에서 더 이득이에요. 기본적으로 보험은 시스템이 사고 안/덜내는 사람들이 낸 돈을 사고 더/크게 낸 사람에게 보조해주는 식으로 구성되니까요.
마음속의빛
13/12/30 15:20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아라리
13/12/30 13:17
수정 아이콘
김밥배달 오토바이면 보통 택트같은거 쓰지않나요..? 120씩이나...
마음속의빛
13/12/30 13:18
수정 아이콘
생긴 것도 택트랑 비슷하게 생겨서 이 정도 가격이 나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죠.
iAndroid
13/12/30 13:18
수정 아이콘
일본산 오토바이라고 쓰여져 있네요. 수입품입니다.
수호르
13/12/30 13:56
수정 아이콘
그래도 그정도면 싸게 먹힌듯... 다행..
마음속의빛
13/12/30 13:57
수정 아이콘
네.. 댓글들 두루 읽어보니 크게 손해보지 않은 거 같아 다행이네요.

어찌되었든 인명사고가 없었다는 게 불행 중 다행입니다.
이쥴레이
13/12/30 15:28
수정 아이콘
....저희 회사차량 운전하고 나간 직원분 인도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 그룹 넘어트려서 수리비가 장난 아니게 나왔습니다.

천만원 단위들이었는데, 회사 보험으로 반만 처리가 가능해서 나머지 2천 조금 안되는돈 다 물어 냈습니다.
그것도 보험되어서 반값이었지...

회사 업무 차량으로 업무중 생긴일인데.. 보험 한도가 있다보니 그것참...

언제나 안전 운전!
마음속의빛
13/12/30 15:40
수정 아이콘
저런.. 오토바이 그룹이라니...

뭐, 저야 방금 전까지 없던 오토바이가 갑자기 생겨서 모텔 다시 빠져나가다가 일어난 사고였지만... 안전 운전이 제일입니다...
윤주한
13/12/30 16:55
수정 아이콘
{}
마음속의빛
13/12/30 17:02
수정 아이콘
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오해일 수도 있겠네요. 다만, 그 당시 덜렁거리거나 하는 거 없이 약간 비뚫어졌다? 휘어졌다? 그 정도라 마음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외관상 별 손상없어서 간단하게 서로 협상만 잘 하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배달하신 분이 보자마자 그렇게 쉬운 상황이 아니라면서
스스로 거울을 송두리째 잡아 빼버리니..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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