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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16 11:52:08
Name 오리꽥
Subject [일반] 결혼이란거... 참으로 힘든 거로군요.
안녕하세요. 회원님들. 자게에 프러포즈 성공이란 글을 올리고 결혼 준비를 하는 오리꽥입니다.

인륜지대사 결혼. 연애와 다르게 결혼은 양가 집안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큽니다.
처가쪽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평소에 연락도 자주 드리고 찾아가서 점수도 따고
저와 여친 다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한 일이지요.

문제는 저희 어머니십니다. 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홀로 저와 제 동생을 키워주셨지요.
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때가 제가 초등3학년. 제 동생은 유치원생이었고요.
어느 집안이든 사정이 없는 집안이 없겠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친가쪽에서 발생한 버라이어티 한 일들은
글로 표현하기가 힘드네요. 어머니가 일하러 나가셨을때 몰래 집에와서 저희가 모시던 할머니를 데려가신것이나
아버지 암투병때 안수기도랍시고 힘들어하는 사람 억지로 일으켜 세워서 괴롭히고 금품을 갈취(라고 쓰고 싶습니다)한일.
너희 아빠가 죽은건 하나님을 안믿고 교만해서 그런거라고  망언을 한 일등등.
(저희 집안은 무교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천주교에 귀의 하셔서 어머니와 동생, 저도 성당을 다녔습니다.)

그래서 친가쪽은 싫어합니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저나 동생이 성장을 했기에 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요.
특정 종교를 싸잡아서 비난하는것이 아니라 그런 힘든 과정 속에서 도와주는 이 하나 없이 저희를 키워주신
어머니의 은혜를 말하기 위한 말입니다. 외가쪽은 너무 멀어 교류가 힘들었고요. 외가쪽은 그래도 볼때마다 전화로라도
저희 어머니와 동생을 잘 돌봐주셨습니다.

그렇게 저와 동생을 키워주셔서 둘 다 직장생활을 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하셨지만 집안 형편상 꿈을 못 이룬 아버지를 생각해서인지 저와 동생 둘 다 디자인을 전공했고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그렇다고 떼돈을 번다거나 뭐 그런건 아니지요. 애석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내 자식이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 어떤 며느리를 데려와도 난 마음에 안든다. 라는 생각을요.
흔히 하는 말로 홀어머니의 장남은 결혼 시장에서 좋은 조건이 아니라는 말. 여러 뜻이 담겨있겠지만 이젠 알 것 같습니다.
결혼이라는 말이 나온 순간부터 제가 알던 어머니는 '시'어머니로 변하셨습니다.
작은일부터 큰일까지 태클을 안 거신 일이 없고 저와 뜻이 일치하는 경우가 없습니다.
마음으로는 이해하지만 그럴수록 쌓이는 스트레스는 절 너무 힘들게 하네요.

오늘 아침 출근 준비를 하는데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번주가 상견례였거든요)
처가쪽에서 날짜를 잡았느냐고. 그래서 처가쪽에서는 저와 여친이 둘 다 직장인이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니
둘이 스케줄을 조절해서 (윤달만 피해서)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대략 9월 말 ~ 10월 초에
하려고 합니다. 라고 전해드렸지요. 그랬더니 그렇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게 어디있느냐. 그럼 내가
점집이나 철학관가서 날짜를 받아오마 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저는 그런걸 믿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점집에서 받아오는것보단 둘 스케줄을 고려해서 날을 잡고 얼른 식장을 알아봐야 하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했더니

내가 돈이 없어서 이런 무시와 대접을 받는구나, 넌 엄마 말을 언제 군소리 없이 받아들인 적 있느냐
그럴거면 니네가 알아서 하지 뭐하러 엄마한테 말을 하느냐. 그럼 니들끼리 알아서 해라. 대신 나중에 후회하지 말아라
등등 점점 언성이 높아지시고 본인 감정에 감정이 쌓여 화만 내셨습니다. 전 엄마 손을 마주 잡고 엄마를 무시하거나
그러는 뜻으로 하는게 아닙니다라고 해도 제 손을 피하시더니 얼른 출근이나 하라고 하셔서 일단 집을 나왔습니다.

위에 쓴거 말고도 결혼 얘기 나온 뒤부터 많이 다투고 정리 되고 다투고 그러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그러시는거.... 이해만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말 일도 손에 안잡히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네요.
저에게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정작 본인뜻만 따라야 하고 본인 뜻과 다른 의견은 아예 받아들이지 않고 반대라고만 여기시네요.

이런걸 중재해줄만한 집안 어르신이 계시다면 좋겠지만 외가는 너무 멀고 친가쪽은 거의 전멸 분위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혼생각에 들뜬 여친 앞에서 혼자 속으로 끙끙 앓고 있네요.
지금 당장은 내가 싫어도 어머니 의견에 따른다고 해도 언제 어떤 이유가 도화선이 되어 또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기분입니다.

급한 일부터 마무리 하고 넋두리 하는 마음에 여기에 이렇게 글을 끄적이고 가네요.
결혼... 하기 전부터 많이 지쳐가고 있습니다. 장가보내는게 아들을 뺏기는 마음이 드는걸까요.
아니면 제가 아직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릴 깜냥이 안되는걸까요.
먼 훗날 제 자식들을 시집장가 보내게 될 때야 알게되는 마음인걸까요.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유난히 지칩니다. 날이 흐려서 더 그럴지도...

미세먼지 조심하세요. 여러분.

그리고 결혼 준비에 지쳐하는 동료들이 있다면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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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andertal
14/04/16 11:55
수정 아이콘
힘내시란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오리꽥
14/04/16 12: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힘내라는 말. 짧지만 큰 뜻을 품고 있네요.
14/04/16 11:56
수정 아이콘
신혼 6개월차 입장에서 공감가는 부분도 있네요.
최대한 저희 부부가 부모님 손 안벌리고 처리하고 싶은 마음에
고민 고민하고 발품 팔아 결정한 것들을 전달 드렸더니 그런 통보가 어딨냐고 언짢아 하시더군요.
그 이후로 모든 결정은 부모님께 전달드리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결정은 해놓고 상의하는 척이었지만요.
그랬더니 기분 나빠하시는게 줄어들었어요.

기운내세요. 상견례부터는 두분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이 너무 많을테니까요.
일정도 알아서 다 잡힐겁니다..
오리꽥
14/04/16 12:10
수정 아이콘
기운내겠습니다. 좋게 좋게 흘러가게 노력해야겠습니다.
14/04/16 11:57
수정 아이콘
평범한 가정을 가진 평범한 남녀가 만나 무난한 결혼을 한다는 게 정말 드문 일이란 걸 결혼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제 어머니도 편견 없이 사람의 됨됨이만 보실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궁합에 목숨 거시는 바람에 난감했습니다.. 다행히 와이프와 궁합이 매우 좋게 나와서, 무슨 좋은 일만 있으면 다 와이프 덕이라고 이야기 하시지만 그럴 때마다 궁합 안 좋았으면 어쩔뻔 했나.. 싶어서 씁쓸합니다..

게다가 동생은 만나는 여자마다 궁합이 안 좋아서 어머니에게 헤어지라는 소리를 수시로 듣고 있네요..
오리꽥
14/04/16 12:11
수정 아이콘
남편님. 아이디가 정직하시네요. 전 궁합은 아니지만 성씨가 마음에 안든다고 반대하신 적이 있네요. 예전에요.
SuiteMan
14/04/16 11:58
수정 아이콘
빙산의 일각이라고..말씀드리고 싶네요..ㅡㅡ;;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죄인 마냥 가만 있어야할때가 한 두번이 아니더군요. 그러다가 참지못하고 폭발하면 큰 싸움 나는겁니다. 당분간은 말이라도 어머니편 들어주시면 뒷단에서 잘 수습하시길 바랍니다.
오리꽥
14/04/16 12:12
수정 아이콘
아니. 빙산의 일각이라니요. 흑흑흑... 한번 폭발한뒤로는 자제하고 있습니다.
이쥴레이
14/04/16 12:00
수정 아이콘
본문 이해는 되는데 한가지 상견례 이후 결혼식 날자 잡는거는 어머니와 상의 했어야 되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결혼식 준비중 가장 중요한것이기에 어머니께서 섭섭하신것 같네요.

저도 결혼 준비하면서 결혼식 장소로 아버지와 트러블이 많았는데, 그외에는 알아서 준비해라고 쿨하게
신경을(?) 안써주셔서 별다른 잡음없이 결혼하였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아버지는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살어~ 라는 마인드라 오히려 와이프가 아버님은
너무 쿨하시다고 걱정이 많아요. 전화 연락해도 1달에 한번 전화하면 되지 뭘 매일 연락하고 그러냐 라고
한다고 어떻게 연락하고 자주 찾아 뵈어야 되나 하는데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너무 연락 자주 온다고
스트레스 받으시고.. 흑 ㅠ_ㅠ

집에 애데리고 찾아 갈게요. 해도 나 놀러가야되니 귀찮게 오지 말라고... 처음 츤데레 아버지!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게 진짜라서 제가 서운할 지경..!
오리꽥
14/04/16 12:15
수정 아이콘
날잡는것은 예전부터 양가 집안에서 가이드 라인이 있었습니다. 9월 말 ~ 10월 초에 한다는걸 말씀 드렸고 알고 계셨지요. 그래도 섭섭하신 마음이시겠지만요...
뭘해야지
14/04/16 12:00
수정 아이콘
다른것도 계속 어머니랑 싸우고 계신거면 날짜정도는 어머니가 하라는대로 하는게 좋았을거같네요.
14/04/16 12:07
수정 아이콘
제 생각은 다릅니다. 날짜만큼은 결혼 당사자들이 정하는게 맞다라고 생각합니다.
14/04/16 12:09
수정 아이콘
뭘해야지님의 의견은 다른 것들 모두 상의를 안하시는 경우를 얘기하시는거 같네요.
날짜가 됐든 피로연이 됐든 일부를 상의 없이 결정했으면 일부는 상의 해서 결정하는 것을 의미하시는것 같아요~
오리꽥
14/04/16 12:17
수정 아이콘
저도 그냥 밑도끝도 없는 반대가 아니라 점집<당사자 스케줄. 이 아니냐고 말씀드린게 화근이 되어 크게 번지고 말았네요... 그리고 결정해서 통보한게 아니라 고때쯤으로 알아보려고 한다라고 한건데 이것도 어떻게 보면 통보성이네요. 에고...
blue moon
14/04/16 12:08
수정 아이콘
결혼 축하드립니다..!
저도 결혼 날짜 잡았습니다.
결혼 날짜 잡으면서 느낀 점은, 내 마음대로(결혼 당사자들)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거에요 . 엉엉
가을 쯤, 회사일이 바쁘지 않을 때, 생리 날짜가 겹치지 않을 때....
나름 둘이 고심해서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바로 윤달이라고 빠꾸 맞았습니다. 9월은 명절이라 부담스러워서 안되고, 그 후로는 윤달이고, 그래서,, 초겨울에 합니다..엉엉엉
같이 힘내요!
오리꽥
14/04/16 12:18
수정 아이콘
결혼 축하드립니다! 윤달 빠꾸는 흑흑흑... 저도 어쩌면 블루문님과 같은 이유로 초겨울에 할지도 모르겠네요.
14/04/16 12:10
수정 아이콘
어머니가 힘든 과정을 통해 자식을 키운것은 그 아들과 시어머니의 문제이지 그것이 처가에게 어떤 부담을 지우거나 보상을 받거나 결혼과정 혹은 결혼생활의 주도권이 시댁으로 가야 할 당위를 줄 이유가 되진 않죠. 그것은 결혼하기전에 정리해야 할 문제입니다.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원만한 결혼생활에 도움이 될리도 전혀 없고요.
오리꽥
14/04/16 12:18
수정 아이콘
동감하는 바입니다. 방법을 고민중입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Tristana
14/04/16 12:11
수정 아이콘
읽는 것만으로 참 피곤하네요.. 잘 해결되시길
오리꽥
14/04/16 12:1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잘 해결될거라 믿습니다.
하늘하늘
14/04/16 12:12
수정 아이콘
별 고민할거 있나요. 그냥 어머니가 하자는대로 하면 된다고 봅니다.
그 어려운 세월 이겨내왔는데 이제와서 이정도일을 못한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봐요.
되도록 어머니 스트레스 받지 않게 좋게좋게 기분맞춰드리세요. 날짜 아무렇게나 잡으면 어떻습니까. 어머니입장에선 그게 더 좋은 날짜인데요.
지금 갈등이 나중에 며느리에 대한 인상으로 결정된다고 봅니다. 반대로 지금 잘해야 고부갈등도 줄일수 있을것 같네요.
오리꽥
14/04/16 12:20
수정 아이콘
하늘하늘님 조언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생각의 차이네요. 사실 저도 날짜 받아오는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편인데 어머니의 완고하신 태도에 반발심이 생겨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고부갈등을 줄이는건 제 지상과제입니다. 하하하...
파란무테
14/04/16 12:56
수정 아이콘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결혼은 일종의 '독립'을 전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독립의 종류는 '경제적 독립', '정서적 독립', '위치적 독립'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엄마, 아빠, 나 그리고 형제'로 이루어진 '옛 나의 가족'에서
'나, 아내, 그리고 태어날 아이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나의 가족'으로의 변화는 반드시 '독립' 특히 정서적독립을 전제로 합니다.
만약, 여기서 옛 가족속에 아내를 포함시켜 '가족'의 형태를 재구성하게 된다면 전혀 다른 상황에서 살아온 아내와 기존 구성원간의 갈등은 심해지기 마련입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결혼준비라 함은 이런부분에 있어서의 디딤단계라고 보고 있고,
모든 의사결정이 '옛 나의 가족'에서 '나의 가족'으로 바뀌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일방적인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는것은 결혼할 당사자인 서로의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진 못합니다.
(좋은 영향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결혼당사자 두분의 합의하에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제 생각이고, 하늘하늘님과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14/04/16 12:58
수정 아이콘
댓글에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결혼해야 어른된다는 말이 나온거 같아요. 딱 깨놓고 나의 가정에 양가 부모님은 2선의 존재죠.
하늘하늘
14/04/16 13:13
수정 아이콘
물론 배우자분과는 이야기를 나누고 합의가 전제되어야겠죠.
다만 글에서보면 배우자분과의 의견다툼보다 어머니와의 다툼을 주로 적으셨기때문에 어머니에 대한것만 적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사고가 경직되는 경향이 심한데 거기에 논리적으로 아무리 대항해봤자 원만한 해결이 쉽지 않다고 봅니다.
만약 '며느리'가 맘에 들지 않아서 몽니부리는거면 다르겠습니다만
글내용 보면 어머니도 결혼식을 좀더 잘 치르고 싶은 마음에서 하는 행동들이라서 그대로 받아서 해도 상관없다고 한겁니다.
오리꽥
14/04/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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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친구와의 의견은 다툴일이 없었습니다. 제 뜻을 따라주는 고마운 여자친구이지요. 제가 답답한 부분은 논리 Vs 감정에 호소한 어떻게 보면 억지로 느껴지는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제가 어떻게 대처 하느냐에 따라 아무일이 아닐수도 큰일일수도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14/04/16 12:58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합니다.

지금부터 휘둘리기 시작하면 계속 휘둘려요. 그거 못끊어냅니다.

지금만 들어주면 될거같은데, 아니라고 봅니다. 한 번 호구잡히기 시작하면 점점 더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하늘하늘
14/04/16 13:04
수정 아이콘
생각하기 나름이겠죠. 지금 져준걸 갖고 생색내면서 다음엔 내뜻을 관철시킬수도 있는거 아닐까요?
그리고 오리꽥님이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지극하시고 많은 고민끝에 올린글인데 굳이 '호구잡힌다'같은 표현을 쓸 필요있나 싶네요.
14/04/16 13:09
수정 아이콘
표현이 좀 거친건 인정합니다. 근데 그야말로 호구잡히는 '착한' 남편들을 주변에서 많이 봐왔고, 그 '착한'남편들이 어떤 결말로 가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어서요. 오리꽥님 성격상 생색내시면서 자기 뜻 관철시킬 분이 아닌듯 해서 그렇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강경하게 못하시고 또 고민하실것 같거든요.

효도는 나, 내 가정을 먼저 제대로 챙기고 나서 할 수 있는거지 아내 가슴에 대못박으면서까지 해야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리꽥
14/04/16 13:13
수정 아이콘
하하 SCV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결국엔 제 뜻대로 하는 부분도 많은데 그 과정에서 속앓이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아내 가슴에는 절대 대못을 박지 않겠습니다.
14/04/16 13:14
수정 아이콘
네. 그 마음만 가지고 계시면, 다른 일은 어떻게 하셔도 괜찮을거 같습니다.

아내되실분 이야기 잘 들어주시고 하시면 될것 같네요. 다행입니다.
하늘하늘
14/04/16 13:15
수정 아이콘
잘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에게 호구잡히는게 어떤건지도 모르겠고 결혼식 날짜나 결혼식 예법에 대해서 어머니의 말에 따른다는게
아내가슴에 대못박는건지도 잘 모르겠네요.
뭐 이런 의견도 다 오리꽥님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선에서 제 의견은 접겠습니다.
오리꽥
14/04/16 13:38
수정 아이콘
뭐 SCV는 그만큼 줏대없이 휘둘리거나 이쪽말 듣고, 저쪽말 듣고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말씀이시겠지요. 날짜와 예법으로 어머니의 말에 따르는게 아내 가슴에 대못박는게 아니라 정도가 벗어난 일도 어머니의 뜻에 따르려 하다가 정작 같이 사는 부인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말라는 뭐 그렇게 알아들었습니다.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하늘님
데오늬
14/04/16 13:34
수정 아이콘
호구는 아들이 잡히는 게 아니라 며느리가 잡히는 거예요. 결혼하면 둘이 한 세트가 되거든요.
근데 둘중에 아들을 호구잡는 어머니는 웬만해선 잘 없어요. 전부 다 며느리 탓이 되죠. 내 아들은 착한데 여자 잘못만나서 그렇다는 류의.
남자 입장에서는 이게 더 피곤하죠. 차라리 나를 잡으면 내가 어떻게 하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이게 초장에 커트해야 하는 이유예요.
오리꽥
14/04/16 13:41
수정 아이콘
억! 그....그런일은 안 일어났으면 좋겠네요. 덜덜덜...
밀물썰물
14/04/16 12:14
수정 아이콘
아들을 장가 보낸다는 기분보다, 아들을 며느리와 처가에게 빼앗긴다는 기분이 크실 것입니다.
내가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나의 전부나 다름없는 아들인데.
오리꽥님이 힘드시는 것만큼 어머니께서도 힘드실 것입니다.

한번 말씀하세요. "저 어디 안가요, 저 결혼해도 어머니아들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하고
그렇게 들으시면 후련하시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마음을 놓으실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쉬운 일이 없고, 결혼만 하면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될 일이 됩니다.
그러다보면 오리꽥님이 어머님과 부인사이에 끼어 힘드실 수도 있지만 이것도 인생/결혼 생활의 일부분입니다.

여자친구가 없으신 분은 여자친구만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하시고, 여자친구가 있으신 분들이 이여자친구와 결혼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결혼하고 나면 또 다음 일들이 계속 됩니다.
이러는 가운데 즐거운 일들이 계속 끼어져 있습니다.
이것이 사람이 사는 것입니다.
오리꽥
14/04/16 12:21
수정 아이콘
이것이 사람 사는것이다. 맞네요. 조언해주신 말씀은 몇 번 전해드렸는데 그래도 아직 부족한가봅니다.
밀물썰물
14/04/17 07:11
수정 아이콘
오리꽥님도 어머님도 다 받아들여야하는데, 쉽지는 않지요.
어쩌면 어머님께서 괜한 투정(?)을 부리실 수도 있습니다.
참고 사세요.
사사로운 날짜 잡고 어쩌고 하는 것이 하나 하나의 사건이지만 그것이 해결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런 것이 제목을 달리해서 계속 일어날 것입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끼인 아들 역할 입니다.
상황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고 조금더 심한 사람도 있고 조금 쉬운 사람도 있지만 결혼 생활의 이부이고 사람 사는 것의 일부 입니다.
이런 부분은 힘든 부분이고, 다른면 즉 결혼을 해서 재미있는 즐거운 면도 많이 있습니다.
14/04/16 12:43
수정 아이콘
그것이 밀물썰물이군요.
밀물썰물
14/04/17 07:13
수정 아이콘
그것이란?
밀물썰물의 의미는 사실 조금 다른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위의 것도 밀물썰물로 이야기 할 수 있겠네요.
ArchBLade
14/04/16 12:18
수정 아이콘
답답한 행도을 하신건 오리꽥님이신거 같습니다. 상견례에서 결혼 날짜를 잡는건 어른들이 관여하는 제일 큰 사안중 하나입니다. 이런 문제에서 거의 통보식으로 받으셨으니 어머님께서 불쾌해 하신는건 당연합니다. 처음부터 '9,10월쯤이 저희들에게 좋으니 이때로 해서 좋은날을 배려해 주세요.'라고 하셨으면, 문제가 없었으리라 봅니다.
오리꽥
14/04/16 12:23
수정 아이콘
네. 어쩌면 그리 크게 벌어질 일이 아닌데 제가 잘못 대처해서 생긴 일일수도 있습니다. 단지 어머니는 처가쪽에서 날짜를 주는거라던데 날짜를 안줬니? 처가쪽에선 저희 일을 고려해서 적당히 결정해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내가 날을 받아오마. 아니 어머니 이렇게 되다가 일이 커졌네요.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늦게 알아버렸습니다...
ArchBLade
14/04/16 12:26
수정 아이콘
이런 '조절' 문제는 앞으로도 정말 많이 발생합니다. 이번일로 먼저 배웠다라고 생각하시고, 앞으로는 조금더 조심하고 좀더 유연하게 대처하셔야 가정의 평화를 지키십니다. 힘내세요~~
오리꽥
14/04/16 12:52
수정 아이콘
네 조언 감사합니다. 유연성을 키워야겠습니다. 평화를 위하여~
pnqkxlzks
14/04/16 12:37
수정 아이콘
저도 이 말에 공감합니다. 다른 사안은 모르겠고 글에 나온 결혼식 날자 잡는 거에 한해서는 어머니가 선호하시는 날이 있냐고, 있다면 예식장 예약해야 하니 서너개 달라고 하시는 게 나았을 겁니다. 그게 나름 결혼 과정에서의 암묵적인 룰인데 그걸 무시받으면 어머니 입장에서는 당연히 속상하죠.
오리꽥
14/04/16 12:53
수정 아이콘
제가 그 부분을 미처 몰랐네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14/04/16 12:19
수정 아이콘
자.. 오늘 유부는 여기서 모입시다..

저도 순탄치 않은 결혼 준비를 해서 남같지 않군요.. 어디서 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한국 결혼 문화는 많이 왜곡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남자'에게 많은 롤이 요구 됩니다. 이 모든 충돌의 중재자이면서도 조향자의 역할인거죠. 그러다 보면 '나의 의지'란건 한없이 작아져가는 모습에 서글퍼지긴 합니다. 근데 결국 결혼은 와이프랑 하는겁니다. 어떻게 하는게 나와 와이프에게 가장 좋을지? 를 계속 생각하면서 눈치보면서 조율을 해야 합니다. 그 와중에 친가던 처가던 포기시킬 부분은 포기 시켜야 하고, 또 반대로 관철시켜야 할 부분은 관철시켜야 합니다. 이 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건 와이프가 될사람과의 유대와 동료의식이라고나 할까요..(뭐 그냥 사랑이라고 합시다.)
좀 조심해야 할것은 아 귀찮아 하고 대충 처리한게 엄청난 스노우볼이 구를수가 있기 때문에, 이 전과정에서 '귀찮다' 라는 생각은 접고 살얼음 걷듣이 준비하셔야 합니다.

오늘 페북에 누가 글을 썼더군요. 어느 일드에 나온 대사라고.. "판단력이 부족해서 결혼하고, 인내력이 부족해서 이혼하고, 기억력이 부족해서 재혼한다". 힘내세요.
오리꽥
14/04/1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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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유부선배님. 흐흐. 이외수선생님이 말씀하셨지요. 부부는 전우애로 사는것이라고. 하신 말씀 잘 기억하겠습니다.
singlemind
14/04/1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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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력이 부족해서 결혼하는거라면 결혼은 하지 말아야 될 행동인가요? 궁금하네요..
꼭해야 하는것인지, 필요없다면 안해도 되는것인지..
몰론 케바케.자신의 선택이겠지만요..
14/04/1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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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뭐 그냥 드라마 대사니 아마 그런 느낌 아닐까요?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한다는 그런..
SuiteMan
14/04/1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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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는 항상 와이프 입장하고 어머니 입장 사이에 껴서 난감할때가 많은데..뭐 굳이 오리꿱님은 결혼날짜가 상관없으시다면 어머니 그럼 좋은 날짜 잡아주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와이프분에게는 잘 설명드려야죠. 하지만 이럴때 와이프가 완강하게 나오면 그때가 미치는 겁니다. 그것이 아니고.. 오리꿱님 하고 싶은 날짜에 날 잡고 싶으시다면 그건 다른 문제구요..그리고 결혼날짜는 대부분 여자 쪽이 잡는다는거 아실거라고 생각되는데..어머니께서 물어보셨을때 대답을 잘못하셨습니다. 아니 애시당초 처가쪽에서 니들이 날을 잡아라고 하셨으면 어머니에게 한번쯤은 여쭤보셨어야죠. 그리고 결혼생활 하실 때, 애매하다 싶으시면 확답을 피하시고, 시간을 버세요. 내가 왜 그때 그렇게 말했을까 후회될때가 있습니다. 상황을 지켜본다..이거 명심하세요..ㅠㅠ
오리꽥
14/04/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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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하다 싶으면 확답을 피하라. 머리를 탁 쳤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 제가 잘못 말한 부분때문에 속상하네요. 다행히 여자친구는 완강하지 않습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4/04/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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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하면서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경험해보는 고민들이라 특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요, 가장으로써 독립하기 위한 과정인 것 같습니다.
많이 힘드실테지만 이겨내시고 결혼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결혼 이후에도 고민거리는 많긴 한데 그래도 결혼전 고민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오리꽥
14/04/1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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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저도 처음 결혼하는 것이고, 어머니도 처음 아들을 장가보내는거라 많은 일들이 발생하네요. 얼른 골인하고 싶습니다
짱구 !!
14/04/1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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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 상견례후 말에 결혼까지

진짜 힘들었습니다.

제 경우도 다른 모든 것은 문제가 없었으나 어머니 때문에...

큰소리 내며 싸우기도 했고 두달간 말한마디 안섞기도 했고

지나고서야 그땐 그랬지라고 넘길 수 있지만

작년 한해 받았던 스트레스는 정말이지 극단적인 선택까지 머리속에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모쪼록 힘내시고 가급적이면 부모님께 맞춰 드리세요... 답이 없습니다.

절대로 서운함을 느끼게 하셔서는 안됩니다.
오리꽥
14/04/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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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힘드셨군요. 지금은 아직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힘든가봅니다. 저도 극단적인 선택에 관한 생각 했습니다.
14/04/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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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이 아니네요

주위 이야기 들어보니 저는 다른 지인들보다는 수월하게 한 편이긴 하지만 사소한 거 하나하나도 양쪽에서 감정 폭발하고 불필요한 오해 쌓이고 해서 에효...
정말 답 없어요... 그냥 타협하시는 수 밖에;;; 다행인 건 식만 끝나면 상식적인 선에서 불필요한 오해들은 많이 해소됩니다
오리꽥
14/04/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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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점에 당도하기까지가 힘드네요. 하하하. 얼른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어요.
The HUSE
14/04/1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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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직 돈문제로 인한 걱정은 없어서 다행입니다.
돈이 끼어들면 그땐 걷잡을 수 없어요.
맘 편히 가지시고, 그리고 꼭 배우자분과 잘 상의해서 하나하나 해결해 가세요.
오리꽥
14/04/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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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문제는 또 다른 문제라... 어흑! 난관이 한두개가 아니군요!!
VinnyDaddy
14/04/1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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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원만 원만하게 결혼했던 저는 매우 행복한 케이스였네요;; 심지어 처가는 집사람이 맏딸에 처음 결혼이었는데도 집사람 뜻대로 다 원만 원만... 날짜의 경우는 처음에 2월로 하자고 하셔서, 시골에서 올라오시는데 겨울엔 위험하고 따뜻한 봄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씀드렸더니 4월에 잡았습니다. 장소는 집사람 모교 강당을 토요일에 결혼식장으로 하는데 거기를 썼고요. 아마 저희 부모님이 제 동생 보낼때 이런저런 경험을 해 보셔서인지 수월하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

오리꽥님 힘내세요. 답이 참 없는 문제인데, 오리꽥님이 지혜롭게 잘 대처하셔야 나중에 오리꽥님의 와이프분과 어머님 사이가 원만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리꽥님의 와이프분이 결국 어머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답답함을 풀 곳은 오리꽥님밖에 없으니까요.
오리꽥
14/04/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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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의 자세를 가지려고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스트레스 해소용 거대 인형 하나 사야겠습니다. 원투원투~
켈로그김
14/04/1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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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들을 볼 때면, 저는 정말 편하게 결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종의 이유로, 양가 부모님들은 결혼 당사자인 저희 부부에 대한 부채의식(내지는 미안한 마음)이 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마눌님과 의견 조율만 잘하면 되었고, 처형들도 마눌님 편이라서.. 정말 술술 풀리더라고요..
윈-윈 이라고 해야하나..
오리꽥
14/04/1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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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 하하하. 전 제 동생이 결혼할 때를 위하여 이 상황을 잘 대처해야겠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4/04/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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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혼은 '집안의 만남'이라는 것입니다. 이걸 간과하시면 안됩니다.

항상 결혼 당사자가 결정을 한 후 부모님에게 통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안을 가져가서(물론 하고 싶은 안 1개, 쓰레기같은 안 2개 정도로 해서, 하고 싶은 안이 선택되도록 해야겠죠) 부모님이 고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부모님들이 서운해하지 않으시죠.
오리꽥
14/04/1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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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미학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해야겠어요. 집안의 만남.... 결혼은 당사자끼리의 일이 아니니 힘듭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4/04/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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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결혼을 맞는 부모의 마음은 항상 같다고 하죠... 누구를 며느리(사위)로 맞건 부모는 자식을 빼앗긴 박탈감이 든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태껏 나의 품안에 있던 자식이 자기와 상의없이 진행한다고 하면 서운해 하시는거죠...

이거 이거 뽑았는데 결정해주세요...난 이게 좋던데...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그 안대로 하라고 하시더라구요..
14/04/1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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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사이에서 줄타기는 정말 피말리는 일이죠. 먼저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팁이라면 팁이랄까
돈이 좀 더 들더라도 가급적 유명한 업체에서 웨딩플래너를 끼고 진행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결혼 진행할때 가장 문제는 처가쪽과 시대쪽의 문화가 달라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지점도 틀리고 이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지점도 다릅니다. 결국 서로 생각하기를 이게 당연한건데 상대방이 아주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일이 점점 꼬이게 됩니다.
예단을 어떻게한다 꾸밈비를 어떻게한다 이바지를 어떻게한다.. 등등 이것저것 생각하는 바가 전혀 다를 수 있는데
플래너가 그럴때, 대개 이정도 형편의 사람들은 이렇게 합니다 라고 어떤 기준을 이야기해주거든요. 그게 통하면 일이 약간은 수월해질수 있습니다.

저희들끼리 혹은 처가에서 이렇게 하자고 한게 아니라 요즘 결혼하는 풍습에 대해 잘아는 전문가들이 이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거다 라고 하면 좀 다를수 있다는 거죠.

보통 웨딩플래너 끼게되면 예식장이나 스드메 등을 다 원스톱으로 하게 되는데, 사실 그런것보다 시댁과 처가사이에 줄다리기할때 사이에서 도움되는게 훨씬 많았던것 같습니다.
14/04/1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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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도 웨딩플래너 끼긴 했는데.. 민감한 문제에서는 그냥 입을 싸악~ 닫더군요.. (예단 등등) 좀 얄미웠습니다..
오리꽥
14/04/1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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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플래너따라 좀 미묘하게 다른 상황이 오겠죠. 저희는 웨딩플래너는 안 끼고 하려고 합니다. 혹시라도 얄미운 일이 생길까봐...후후
사악군
14/04/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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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웨딩플래너 껴서 제일 나은게 양가 줄다리기 중재였는데..
14/04/1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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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눙물이 앞을 가리네요 ㅠㅠ
6월 21일 결혼식이라 저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저희는 좀 특별한 케이스 입니다.
저희 집안(남자) 어머니께서 상견례할때 서로서로 아무것도 없이 하자 해서 여자쪽에 아무것도 해오지 말라 합니다. 정말 아무것도 ..
예단도 저희 어머니께서 다 하시고..
근데 문제는 저희 집에서 주택 자금 5천이랑 패물, 신부한복, 꾸밈비 3백 등 이것저것 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여자친구집은 정말 가만 있지를 못해서 제꺼 정장 맞출때 아버지 정장을 맞추려합니다.
그 이야기를 저희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상견례때 안하기로 했는데 왜 하냐 하시면서 여친한테 전화해서 하지 말라하십니다.

사실 전 너무 거절하는것도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고 저희 입장만 생각할께 아니라 여자친구네 집 입장도 생각해야한다는 주의라 이렇게도 못하고
저렇게도 못하고 중간에서 죽겠습니다 ㅠㅠ
저희 어머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집 마련도 못해주는데 시집와줘서 고맙다면서 해주시는데 여자친구 입장은 조금 불편해하는 입장입니다.
어머님께 잘 말씀 드려도 '상견례 때 이야기 된건데 왜 하려 하느냐' 하시네요.
그래서 전 '아니 어머님도 하지 말자 해놓고 다 하시자나요. 상대방 입장도 생각해줘야죠.'라고 말씀드려도
'없는 살림에 그 돈으로 너희 쓰면 되지 왜 계속 하려 하느냐 하지마라 상견례때 다 이야기 된거다.'
하시네요.

그냥 다이렉트로 합의좀 봤으면 좋겠네요 ㅠㅠ
중간에 끼니...휴...
14/04/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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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이걸 혼수나 이런걸로 생각하지 마시고 감사한 마음에서 장인/장모님이 부모님께 보내는 선물 정도로 생각하시라 라고 말씀드리고 적당히 끝맺었습니다. 우리쪽 의사가 있듯이 저쪽도 저쪽의 의사라는게 있는데 너무 거절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지 않냐고, 지나친 거절도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결혼이라는 큰 일에서 어떻게 보면 작은 일인데, 아들이 이쯤에서 정리하면 받아주시라고. 안받아주시면 화낼거라고 했더니 그냥 넘어가주시더군요.
오리꽥
14/04/1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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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이면 코앞이네요. 후후. 결혼 미리 축하드립니다.
14/04/1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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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저랑 같은날 결혼하시는군요! 크크 축하드립니다!
저도 중간에서 이리저리 고생 좀 했었는데 이제 교통정리가 좀 되어서 한숨 놓고 있어요.
근데 양가 가족모임하자고 해서 혹시라도 폭탄이 터질까 조마조마하고 있는중입니다 ㅠ
pnqkxlzks
14/04/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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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도 많으시겠지만 그래도 행복해 보이는데요. 아마 처가에서 다이렉트로 뭐 받는 게 부담스러우셔서 그런거겠죠. 글 보니 부모님도 처가에 다이렉트로 뭐 주는 것 없어 보이니까요. 아내분 통해서 처가 설득해 가계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지원을 유도하시면 양가 부모님들도 좋고 신혼부부 지갑에도 좋고 윈윈일 거 같습니다 크크.
speechless
14/04/1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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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저랑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신 것 같아서 감정이입이 되네요.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결혼 전의 대부분의 문제는 결혼 후에 말끔하게 해결되거나 잊혀집니다.
오리꽥
14/04/1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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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를 보며 달립니다. 경험에 의한 조언 감사합니다.
Vienna Calling
14/04/1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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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결혼준비+결혼 초에 이런저런 일 때문에 어머니에게 6개월 동안 전화 수신거부 당해본 적 있습니다.
전 그냥 '어머니한테는 아버지가 있으니까, 나도 무조건 내 아내편이다'로 초지일관이었거든요.
그렇게 남처럼 살다가 애 낳고 손주 좀 보시고 하니까 어느새 좀 다시 가까워지고 그러더라구요.
힘내세요.
오리꽥
14/04/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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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거부라니... 짧게 쓰셨지만 마음고생이 심하셨겠네요.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는 중입니다.
파란무테
14/04/1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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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시댁부모와의 관계로 상담까지 받았습니다. 그때 제 나이 29세, 아내 27세였습니다.
저 젊은 나이에 상담받을 정도면 말 다했죠.

제 아버님은 가부장적이시고, 제 어머님은 1%의 시어머니로써, 작성자님의 예시처럼 발끈하는 경우와 모든 일에 잔소리가 심하신 분입니다.
몇가지 굵직한 사항을 말씀드리면,

결혼 전, 아내가 상처받은 일입니다.
아내가 아토피가 있습니다.
어머님께서 아토피가 있으면 부부사이의 금슬이 좋지 않다는 허황된 말과 아이도 아토피로 고생한다는 이유로 곱게 보진 않았습니다.
심지어 아토피가 아니라 다른 피부병이 아니냐는 억측까지 하셨죠.
결국 제 어머님은 아내를 데리고 대학병원에 가서 피부조각을 약간 뜯어내는 정밀검사까지 받았고,
결혼전이었던 제 아내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그로기상태까지 간적이 있습니다.
당시 예비군 동원훈련이라 연락이 닫지 않았는데, 그때를 이용하신 것이죠.

결혼준비
본문에서의 예처럼 결혼준비의 여러부분에서 많이 다퉜습니다.
결혼식장을 이리저리 알아보고 그래도 제가 교직원이라 공제회관이라는 약간은 저렴한 곳으로 정했는데, 어머님께서 발끈하신 경우.
집장만에 돈이 부족하긴 했는데, 여기서 밑도끝도없이 처갓댁에 돈을 좀 보태라고 해서 양가가 당황했던 경우.
12평집에 둘 곳도 없는데 김치냉장고는 있어야 한다며 아내를 설득하고, 침대를 사려했던 아내에게 방바닥 생활을 강요하신 경우.
전화는 하루 한번은 해야한다며 해도 잔소리, 안해도 안한다고 잔소리.. 아내 폭발.. 이런 경우.
이런건 세발의 피였고, 결혼전에 이런 폭풍이 그저 잔잔한 파도였을 뿐이었습니다.
결혼 후에는 헬게이트가 열렸죠.....

그 이후로 시댁과 아내와의 관계는 강간범과 피해자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피해자인 아내는 시댁에 전화만 와도 부들부들 떨었고, 심지어 문자도 스팸등록해놓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경우까지 갔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부산에서 만나 직장때문에 천안으로 이사와서 아는 이들도 없는 고립된 생활까지 갔죠.

거기서 터진 아버지의 간암판정 그리고 시한부 생활..
이 사건은 가족적으로는 굉장한 불행이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아내에게 더 며느리로서의 의무를 강조하게 되고 아내의 상황은 극도로 악화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요구와 잔소리는 도를 넘어섰고, 시댁의 부모님들이 서로 사랑받지 못하는 그들의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우리에게 충족받기를 원하는 각종 요구들을 했고, 우리의 최선이 부모님의 최선이 되지 않아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다른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해도 '간암투병중이신 부모님의 그 요구하나 못들어주냐'는 핀잔과
'불효'를 무기로 되려 역공당하는 여러 상황속에서 급기야 우리 부부는 상담을 받기에 이릅니다.

상담을 받았습니다..
음.. 감정에 이끌려 더 이상 쓰기는 그런데, 원하시면 다음에 뒷 이야기 어쩌면 헤피엔딩인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14/04/16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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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여기까지만 듣는데 제가 암걸릴꺼 같네요.. 여튼 해피엔딩을 만드셨다니 대단하십니다..
14/04/1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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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부모님이 제 아내될 사람한테 그런 짓을 저질렀다면 인연을 끊었을거 같네요. 부모자식간의 연을요. 저는 제 결혼생활에는 부모님이 단 한가지라도 간섭하는걸 용납을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불효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요. 애초에 스탠스가 나는 별로 효자 아님... 이라서 불효를 무기로 공격당할일도 없었을거 같긴 합니다만.

파란무테님과 아내되시는분이 정말 착하시네요...
speechless
14/04/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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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무테님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봅니다.
아내분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다시한번말해봐
14/04/16 13:07
수정 아이콘
와..이걸 와이프분이 어떻게 버텨내신건가요.
14/04/16 13:08
수정 아이콘
...두 분 모두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크리슈나
14/04/16 13:14
수정 아이콘
아내분의 어려움을 파란무테님이 공감해주셔서 그나마 버텨내신거겠죠?
두분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겠네요.
그래도 어쩌면 해피엔딩이라 다행입니다.
14/04/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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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어떠한 상담을 받았고 중간에서 어떻게 입장을 잡으시고 경과가 어떠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진정 이러한 상황에서도 해피엔딩이 될 수 있는건가요?! 뒷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오리꽥
14/04/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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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무테님의 말씀앞에 제 고민은 한없이 작고 치기어린 투정과도 같음을 느꼈습니다. 파란무테님 부부 앞날에 힘들었던 과거를 온전히 보상하기는 어렵지만 큰 행복이 함께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14/04/16 14:45
수정 아이콘
혹시 부인분 영어이름이 Saint. Maria 아니신가요...;;
사악군
14/04/16 18:25
수정 아이콘
댓글만 봐도 위가 아파오려 합니다..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네요.
이상한화요일
14/04/1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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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분이 보살이시네요;;; 결혼 전에 병원 데려가 정밀검사 받게 했다는 부분에서 이미 웬만한 여자분은 파혼을 고려하셨을 듯한데;;
해피엔딩이라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평생 아내분께 감사하셔야겠어요.
14/04/1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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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하시는 행동은 합리적인 이유라기보다 감정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죠.. 대부분요.

저는 그냥 제 뜻대로 다 했어요. 그래야 제가 만드는 가정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결국 제가 만든 가정 안에서는 제가 가장이고, 부모님은 어쨌든 외부인일 뿐입니다. 지금부터 휘둘리기 시작하면 다 휘둘리는거에요. 부부사이의 일은 부부간에 상의해서 결정하고 부모님한테는 알려만 드리는게 맞는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무슨 일이 있든 어쨌든 시간 지나고 손자/손녀 낳고 하면 또 그럭저럭 회복 되더군요.
오리꽥
14/04/1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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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V님의 생각도 틀리지 않다고 봅니다. 아들이자 동시에 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것이니까요.
김망아지
14/04/20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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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편을 만나면 정말 좋겠네요. 자기 심지가 굳고 내가 새로 만들 가정에 대한 의지가 충만한 ㅠㅠ..
꽃보다할배
14/04/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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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상호가 만족할 수 있는 좋은 결혼이 되셨음 좋겠습니다. 어머니 심정은 홀로 어렵게 키운 아들이 적어도 하나만큼은 내뜻을 따라주었으면 하고 기대하는게 그렇게 큰 기대는 아니니까요. 될 수 있으면 어머니 뜻을 결혼할때까진 다 들어들이세요. 결혼 하고나면 한 가정의 가장이니 가정에 더 충실하시고..

그나저나 머리 아픈 분께 이런 질문은 죄송한데
"너희 아빠가 죽은건 하나님을 안믿고 교만해서 그런거라고 망언을 한 일등등..."
천주교 믿는 친척분이 이렇게 말씀하신건가요? 적어도 천주교 주변에서 보면 이런 말을 막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요.
14/04/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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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아니고 '하나님'이니 주체가 어딘지는 대략 짐작 가능합니다.
꽃보다할배
14/04/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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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려서 어디 종교니 모 이런 편가르기 하자는건 아닙니다. 제가 천주교인이다보니 주변에서 저런분을 못봤는데 천주교도 저런식으로 몰이하여 마녀 사냥식으로 이야기하나 싶어 물어본겁니다.
오리꽥
14/04/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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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분은 기독교입니다. 그분 덕분에 저와 제 동생은 기독교에 대해 굉장히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저와 동생은 천주교인이고 전 천주교와 성당안에서 인생의 큰 도움을 받고, 친구와 선후배를 얻었습니다.
꽃보다할배
14/04/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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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감사합니다. 제가 믿는 종교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니 다행이긴 하네요.
저글링아빠
14/04/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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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친가는 천주교(저만 불교)인데 거기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욕먹는 막장 기독교처럼 나오지는 않았지만..
천주교 혼배성사 놓고 결혼 못할 뻔한 1인입니다.
꽃보다할배
14/04/1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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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정말 종교 자체가 강요가 없으면 믿음이 없다고 하는 그 논리부터 없어지지 않으면 답이 없긴 합니다. 그나마 교황이 이슬람도 불교도 인정하고 평화를 위해 같이 힘쓰자 라고 했던 그 말씀만이라도 고맙게 생각하는 중입니다.
크리슈나
14/04/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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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진짜 유부들 다 모이려나요;

간단히 조언드리자면,

일단 오리꽥님이 어머님 심리를 잘 파악하실 필요가 있어요.
본문에서 느껴지는 건 어머님은 본인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고 계시고, 토속신앙에 대한 관심도가 있으신 거 같네요.
이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사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1. 아마도 아버님이 안 계시는 상황에서 혹시나 처가에서 이쪽 집안을 가볍게 보지 않을까에 대한 불안감,
2. 삶의 희망이라 할 수 있는 아들을 떠나보내는 것에 대한 서운함 내지 허전함,
3. 미신일지라도 불길한 일은 피해서 본인처럼 젊은 나이에 큰 상처를 안 받았으면 좋겠다는 걱정
등의 감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신거라고 봅니다.

이런 감정들이 이상하냐?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봅니다.
실제로 이런 걱정 내지 우려를 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으시거든요.
아마 젊은 나이에 일찍 혼자되셔서 자식들을 키우시다 보니 어머님이 더 감정이 격하실 수는 있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오리꽥님이 어머님을 보다 존중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본문에서 쓰신 내용으로 볼 때 오리꽥님은 어머님을 이해못하겠다고 하셨지만 오리꽥님의 행동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처가쪽에서 날짜를 잡았느냐고. 그래서 처가쪽에서는 저와 여친이 둘 다 직장인이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니 둘이 스케줄을 조절해서 (윤달만 피해서)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대략 9월 말 ~ 10월 초에 하려고 합니다. 라고 전해드렸지요.]
-> 어머님 입장에서 볼 때 결혼식의 최초 시작은 양가간에 날짜를 잡는 것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런데 오리꽥님의 내용을 보면 처가에는 보고가 되었고 양자간의 상의가 끝난 상황이지만 어머님은 그 내용에 대해 모르고 계십니다. 오히려 어머님이 물어보지 않으셨다면 계속 모르셨을 수도 있는거죠. 어머님 입장에서는 소외되었다는 생각을 충분히 하실 수 있고 위에 언급한 1. 2.의 감정이 더욱 고조되실 수 밖에 없죠.
이런 경우에는 오리꽥님이 오히려 어머님께 먼저 결혼 날짜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혹시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지(특히 미신부분), 본인 입장에서는 언제가 좋을거 같다던지 방식으로 풀어나가셨어야 하는게 순리입니다.
좀 더 부드럽게 풀자면 어머님이 별도로 처가 얘기를 언급 안 하시면 처가에서 의견을 들었다는 얘기는 하지 마시고 그 후에 처가에도 물어보겠다라고 하는 것도 좋구요.(어머님이 꼼꼼히 따지시면 처가에서는 윤달빼면 다 된다는데 어머니는 왜 그러냐는 투로 오해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럼 내가 점집이나 철학관가서 날짜를 받아오마 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저는 그런걸 믿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점집에서 받아오는것보단 둘 스케줄을 고려해서 날을 잡고 얼른 식장을 알아봐야 하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 이 부분에서도 어머님이 서운함을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가의 의견은 존중하지만(처가의 입장이 노터치긴 하지만) 내 의견은 존중하지 않는다는거냐라고 들릴 수 있거든요. 이 경우 2.의 감정을 크게 느끼실 수 있고, 본인 의견으로는 조그마한 불안감이라도 해소하겠다는 건데(궁합때문에 결혼을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본인 의견을 아예 묵살하는 걸로 들릴수도 있죠. 그리고 오리꽥님은 믿지 않으시지만 어머님은 믿음을 가지고 계신 부분인데 아예 그 부분이 전혀 수용 불가능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처가도 윤달은 피하라는 걸 보면) 단칼에 잘라버리시는 건 존중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하실 소지가 있죠.
이런 경우에는 이미 위에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으니, 어머님께 날짜를 알아봐주시라고 얘기를 하면서, 가능하다면 9월이나 10월중에서 좋은 날짜를 서너개 받아주시라고 하고, 저희 스케줄과 조정이 되는 날짜로 맞추겠다고 얘기하시어 어머님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실 필요가 있는거죠.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어머님을 최대한 존중하시는 모습을 보이면,
나중에는 조금 무리한 부탁이나 정말 서운하실 일도 큰 틀에서 이해하고 넘어가주실 겁니다.
누구보다 아끼는 내자식이 좋다는 일이고, 행복할 일이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첫단추부터 문제가 생기면 하나하나가 다 서운하실 수 밖에 없는거죠.

뭔가 급히 글을 쓰다보니 중언부언하는 감이 있어서 정리가 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결혼은 양 당사자간의 결합이면서, 양 가문간의 결합이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보면 양가의 어르신들의 입장이 최대한 고려되어야 하구요.
오리꽥님이 먼저 어머님을 배려하실 수 있는 생각을 좀 더 하셔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왜 그런 얘기 있잖아요. 싸운 옆집 아줌마보다 내 편 안 들어주는 남편이 더 밉다고;;;
어머님 입장에서는 예비며느리나 사돈댁보다 본인을 존중하지 않는 오리꽥님이 더 미우실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어머니를 '시'어머니로 바꾸고 있는 것은 오리꽥님의 영향도 있지 않을런지요?
지금뭐하고있니
14/04/1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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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한 해답이라고 봅니다.
결국 중요한 건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에 가깝습니다. 몇 가지만 제외하고서는...

제 주위의 결혼한 다수의 지인들이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그리고 대부분의 가정은 다 각각의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무엇이 옳다고 일관되게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그리고 이런 문제는 감정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하므로 무엇이 합리적이다, 이성적이다 는 것이 하등의 효과를 발하지 못 합니다.

결혼 관련해서 저런 댓글들이 많은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크리슈나
14/04/1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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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완벽한 해답이라니...과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격하게 공감하는게...
각자 생각 및 경험 등이 달라 의견이 "다른거지" 사실 누가 틀리는 경우는 잘 없더라구요.
(물론 틀린 경우도 있긴 합니다...아마도 언급하신 몇가지에 포함될 거 같은데;;;)
그러다보니 서로가 이해하고 양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으니 거기서 문제가 터지더라구요;
지금뭐하고있니
14/04/1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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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정말로 좋고, 이게 제일 필요한 조언이라고 봐요.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그러하지만, 감정을 터치할 줄 알아야 하죠.(사실 저도 이걸 썩 잘 못 합니다만..ㅡㅡ)
여하튼 이 말씀하신 바를 행동으로 옮기시면 정말 사랑받는 아들, 남편, 사위가 되시겠네요. 대단하십니다. 일단 안다면 행할 확률, 개선될 확률 모두 높아지니까요..
크리슈나
14/04/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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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혼할 당시에도 이런 걸 잘했다면 정말 사랑받고 있을텐데 말입니다.
근데 저도 이미 6년차인데 계속 배우고 있는 상황이고,
그나마 좀 눈치가 생겨서 예전에 까먹었던 점수 열심히 만회하고 있는 중입니다.
근데 워낙 까먹은 점수가 많아서 제로베이스 맞추는 것도 쉽지가 않네요 흐흐
14/04/1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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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추천 기능 좀 넣어주세요...
크리슈나
14/04/1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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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에 이런 칭찬을...감사합니다.
오리꽥
14/04/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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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같은 글에 시간을 내어 큰 정성을 가지고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도 모두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동했습니다. 디테일하게 말씀하신 부분 여과없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몇 번 반복해서 읽고 앞으로 슬기롭게 대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크리슈나
14/04/1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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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닙니다.
여기 댓글다시는 많은 유부분들이 비슷한 심정이시겠지만,
어쩌면 대부분의 분들이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미혼남성 분들 특히 오리꽥님은 그걸 조금이나마 덜 겪으셨으면 하시는 마음일 겁니다.

그리고 저도 결혼식 준비할때 오리꽥님과 크게 다르지 않았었습니다^^
다만 좀 더 결혼을 하고 살아보니 아 그때 이런 부분이 있었고 이렇게 했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하시랴 결혼준비하시랴 바쁘실텐데 잘 되셔서 행복한 결혼생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응답하라 2014
14/04/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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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긴 하지만 좋은 것 많이 배워갑니다.
14/04/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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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시는게 너무 합리적이고 당연한데, 현실은 딴판일거에요...

결혼할 때 신랑의 의견은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게 현명한거 같습니다.
결혼식장이나 예물, 날짜 등등의 대다수는 신부나 양가 부모님의 뜻에 따르시고, 양쪽이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에만 중재역할 정도 해주시면 됩니다.
솔직히 그 중재역할만 하는 것만 해도 머리 뽀개질거 같습니다. 뭔 미신들이 그리 많은지..허허..
결혼은 신부와 양가 부모님을 위한 행사에 신랑이 참여하는 혹은 머슴역할 하는 것으로 생각하시길 바래요..

주체성은 결혼후에 챙기시고, 일단은 화목하게 결혼할 수 있도록 본인의 의견을 최대한 죽이세요..그거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저는 다시는 결혼식은 안할겁니다. 제게 결혼식이란 과정은 정말 너무 짜증나고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14/04/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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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제일 이해가 안가는게 재혼을 초혼처럼 거창하게 하는 지인들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훌쩍.. 이들도 원하지는 않는거 같은데..
14/04/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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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Zel님이 써주신 글이 참 와닿습니다. 허허..
[판단력이 부족해서 결혼하고, 인내력이 부족해서 이혼하고, 기억력이 부족해서 재혼한다. ]
오리꽥
14/04/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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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성은 결혼후에 챙기고 결혼은 머슴역할 하라는 말은 명언인가요? 하하하. 중재역할이 이리 힘들 줄 알았으면 화술을 더 익힐 걸 그랬습니다...
14/04/1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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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앞선 유부남들의 전철을 따라 걸어갔던 유부남으로서 일단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요.

우선... 어지간하면 어머니의 의사에 맞춰가십시오. 이건 효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략적인 선택입니다.
왜냐면 결혼식에서는 양쪽 집안 모두, '남들이 보기에는 납득이 안 가도 나름대로는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지점이 있습니다.
분명히 아내분의 집안에서도 그런 부분이 튀어나올 겁니다. 그건 글쓴분이 어머님으로부터 무조건 쟁취해야만 하는 사항이 되고요.
그 때 그걸 얻어내기 위해서, 본인과 어머님 간에 양보나 조절이 가능한 부분들은 일단 가능한 어머님에게 맞추시는 게 좋습니다.

이 경우를 보죠. 배우자의 집안에서는 날짜는 별 상관없다고 합니다. 어머님은 본인이 정하고 싶어하시죠. 그럼 집안대 집안의 충돌이 아니라 글쓴분과 어머님의 충돌입니다. 그럼 양보하세요! 그거 별로 중요한 거 아닙니다. 날짜 몇 개 받아서 개중 괜찮은 걸로 골라잡으시면 됩니다.

결혼에 있어 가장 존중해야 할 의사는 1순위가 배우자의 집안, 2순위가 자신의 집안입니다.
자기 자신의 의사요?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하시는 게 낫습니다.
파란무테
14/04/1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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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입니다.
특히 '효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말이 와닿네요.
여기서 하나 덧붙이자면, 이 전략적인 선택을 함에 있어서 결혼당사자 두분의 의견이 나눠지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절대로 두분의 의견이 갈린 상태에서 전략적인 선택은 하지마세요... 4드론이 막힌것보다 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14/04/1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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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었네요. 맞습니다. 배우자 될 사람과 미리 이야기해서 반드시 사전에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평생을 같이 살 사람이에요. 나 하나만 보고 온 사람이고요. 그러니 내가 지켜줘야 합니다. 제가 결혼 준비하면서 정신없는 와중에 이거 하나 삑사리냈다가 큰일날 뻔했습니다.
크리슈나
14/04/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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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도 이렇게 간결하게 쓰고 싶었는데!!!
왜 제 글은 저리 길까요;;;
글곰님의 글쓰는 재주가 부럽습니다+_+
14/04/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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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슈나 님의 정성 듬뿍 들어간 글을 보니 고작 몇 줄 끼적여 놓은 제가 다 황송해집니다. 부끄럽네요.
크리슈나
14/04/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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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이건 글쓰는 재주가 부족한거지요. 그리 좋게 포장해주시다니 감사하네요.
결론은
양보하세요. 남자의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인데 말이죠 크크
14/04/1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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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금 더 쌍놈이어서.. '효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편할려는 선택' 이었습니다. 결혼과정 중에 나름 '이건 이렇게 이렇게 하는게 옳아'라는 남자의 생각이 생길 수 있습니다만.. 옳지 않습니다 크크..
크리슈나
14/04/1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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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복합적인거 아니겠습니까?
내가 편할려는 선택이 결과적으로 효도일 수 있지요 크
14/04/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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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정답이잖습니까. 왜 고부갈등이 일어나면 안되는가. 왜 이쪽과 저쪽 집안 사이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안 되는가!!!!
솔직히 말해서 제가 편하고 싶어서 그렇죠 뭐. 일이 터지면 저 자신부터가 힘들어지니까요. 흐흐흐.
그나저나 마지막 문장에 공감 백 번 하고 갑니다. 무조건 저 말이 맞습니다. 남자의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오리꽥
14/04/1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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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격려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전략적인 선택(배우자와의 동의아래)이 아직 어설픈 단계입니다. 그리고 저도 저의 여자친구는 나 하나만을 믿고 의지하고 이 집안에 시집을 온다라는 생각을 한 뒤로 여자친구 앞에선 허리가 절로 숙여집니다.
Mr.prostate
14/04/1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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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마찬가지 입장이라 참 공감이 많이 됩니다.
저희 어머니는 여자친구를 소개받는 것조차 거부하시더군요. 하... 한숨만 나옵니다.
14/04/1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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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힘드시겠군요....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잘 해결되셨으면 좋겠네요..
크리슈나
14/04/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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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종교적인 문제신가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Mr.prostate
14/04/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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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 원인추정조차 안 되어서 더 고민입니다....
14/04/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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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모르지만 기본적 '조건' 자체에 대해서 밸런스가 안맞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오리꽥
14/04/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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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거부하시는 이유가 분명 없지 않을텐데... 그 이유가 부디 해결 가능한 이유이길 빌어요.
iAndroid
14/04/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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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만 피해서' 라는 요구사항과 '점집이나 철학관가서 날짜를 받는 것'이랑 그 근본 사고관은 동일합니다.
윤달을 피하라는 이야기가 왜 나왔는지는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구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01675

그런데 글쓴분은 하나는 받아들이시고 다른 하나는 받아들이지 않으셨죠. 여기서 뭔가 잘못된 거라고 봅니다.
오리꽥
14/04/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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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사고관이 비슷하다고는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말들을 무조건 배척하는것도 아닙니다. 내가 믿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편하면 나도 됐다란 생각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때문에 나의 중요한 대소사를 그것에만 맞출 정도로 비중있게 여기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시는 어머니때문에 다투게 된것이죠...
iAndroid
14/04/1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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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결국에는 9~10월에 하고 싶다는 글쓴분의 생각에 '윤달만 피해서'는 충돌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고, '점집이나 철학관가서 날짜를 받는 것'은 충돌하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하신 것이잖아요.
문제는 결혼식을 추진하면서 순수한 자기의 의견을 양가 어르신께 관철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는 겁니다.
양가 어르신들이 동의하는 하나의 안을 끌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그걸 뛰어넘어서 '나'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행위 자체가 결혼식 준비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너무 나간 게 아니냐라는게 현재 많이 댓글 다시는 분들의 의견이라는 거죠.
14/04/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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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글을 볼때마다 전참 복받았구나 생각합니다.-_-; 전부 제맘대로 했거든요. 결혼을....
오리꽥
14/04/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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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복쟁이...크크 농담이고요, 행복한 나날되시길 빌어요.
잠원동김군
14/04/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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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보고 느낀건데, 우리나라에서 결혼과정 중 합리적이라 부를 수 있는것은 단 한개도 없습니다.
당사자 특히 남자의 의견은 전혀 중요치 않습니다. 생전 듣도보도 못한 온갖 관례가.. 특히 그 관례라는게 양가가 다 다릅니다.
우선 어머님의견 들어드리세요. 괜히 이게합리적이니 어쩌니... 처가의견이 어쩌니 그런말들.. 상태만 악화되고 괴롭습니다.
어머님 거스르면서 한일들... 나중가도 계속 미안한 감정 들어요... 결혼하면 느낍니다. 어머니 소중함..
최대한 어른 의견대로 가는게 편합니다.
아직도 전 결혼식 준비과정 생각하면 아찔해요. 두번 다시 겪고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군대 다시 가라면 가지...
오리꽥
14/04/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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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생각을 좀 달리 해야겠습니다. 논리와 합리적으로 무장해서 덤빌 상대가 아니네요. 결혼이란 상대는.
14/04/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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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결혼전문위키라는 소식 듣고 찾아왔습니다.
오리꽥
14/04/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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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궁금하신점은 질문하세요. 크크크
14/04/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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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결혼은 정말 축복받을 일이지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홀어머니셔서라기 보다 아들가진 부모님들이 갖는 일반적인 패턴이라 생각됩니다.
정도는 다르지만 저도 당연히 비슷한 상황은 겪었고요.(아들 둘 중 둘째, 형은 미혼... OTL)

아마, 결혼하면 아들은 남의 남편된다는 생각도 하고 계셔서 그런 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결혼하면 아내가 살갑게 처가를 챙기는 것보다 무뚝뚝한 아들들이 본가를 챙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정말 운이 좋은 경우, 시댁에까지 잘하는 초초초 레어 아내를 만나실 수도 있지만요. 스스로도 처가에 잘 못하는데 뭘 기대하겠어요. ^^;)

오리꽥님께서 정말 힘드시겠지만, 평소 어머님과의 관계, 일처리 시간보다 더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어머님과 상의하시는 모양을 취하시면 합의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과는 다르게 서운해하실 수밖에 없는 어머님의 상황이 가뜩이나 장가 '보내는' 아들에 대한 서운함으로 더 크게 발현될 수밖에 없어보이거든요.
해당 상황을 아내되실 분께도 솔직히 얘기하시고(아내에게 뭘 하라고 하시지는 마시고.../상황을 이해시키시는 정도까지만...) 어머님의 마음을 잘 달래주시고 뜻에 따르는 모습을 보이시면 아마 어머님께서도 평정심을 되찾으실겁니다. (동시에 처가에도 잘 하셔야하니 벌써부터 일은 두배... ㅠ)

다만, 결혼하셔서 어떻게 사실지 모르겠지만, 어머님께서 오리꽥님께 가장으로서, 남자로서 의지하고 계신 부분이 있으시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려울 수 있지만, 어느정도 관계에 대해 규정을 지으실 필요도 있어보입니다. 독립하셔서 가정을 꾸리는 만큼 어머니를 챙기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가정(아내라고 말씀하시는 것보다 가정이라고 표현하시는게 더 나을거에요.)을 잘 꾸려할 의무가 있다는 걸 잘 이야기하시는게 필요해보이긴 합니다.
그런 상황은 당장은 서운해하실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지만, 아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 양가 부모님께도 더 잘할 수 있다는 건 더 잘 아실겁니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시면 결혼하시면 자주 찾지 않는다, 아픈데 연락도 없다 같은 류의 서운함을 표현하시는 일들이 잦아지실 수 있고(본인에 대한 이야기보다 아내에 대한 이야기로 하시는 경우가 더 많으시지요.) 그때그때마다 아내와 어머니 사이에서 줄타기 잘하시면서 현명히 대처해나가셔야할 거에요.

그래도 결혼은 참 행복한 일입니다. 새로운 가족에 대한 책임감은 짐이라기보다는 살아가는 힘이 되어줄테고, 나를 전적으로 믿어주는 또 하나의 내편이 있다는 사실은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든듬함으로 다가올겁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고, 행복한 시작하시길 기도드릴게요~ ^^
오리꽥
14/04/1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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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것과 힘든것이 공존하는게 결혼이라는 말씀인가요. 하하하. 다만, 이후에 써주신 부분은 저도 미리 걱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잘 대처...해야지요. 흑흑흑
사과씨
14/04/1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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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준비할 때 골치 아프고 양가 눈치에 예비 와이프 눈치 보느라 고생하고 맘상하는 건 당연지사라... 결혼 5년차 유부남으로서 남일 같지 않네요 허허.
그런데 글쓴님이 말씀하신 사항은 사실 어머님 보다는 글쓴님 잘못이 더 커보입니다.

굉장히 운이 좋게도 일단 처가쪽 분들이 결혼 날짜를 일임해주시는 굉장히 운좋은 상황(전 이거 정말 운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께 결혼 날짜를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가 갈등을 키우신 사례인데요... 사실 결혼 날짜 잡는것만 생각해도 재수 없으려면 별 일이 다 생깁니다. 처가는 봄에 해라 본가는 가을에 해라... 앞에 똥차 치우고 날짜 잡아라...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가라... 이렇게 양가 의견 갈리면 중간에서 죽습니다. 거기에 길일을 따지거나 예식장 날짜가 꽉찼거나... 어마무시한 변수에 시달리죠.

처가쪽은 결혼 날짜에 대해 일임을 했으니.. 오케이.. 그럼 어머니께 (일단 어머니한테 먼저 말씀 드리는 뉘앙스를 보이면 점수 따기 좋겠죠? 뭐 양가 부모님들이 상황 공유를 할리도 없으니..) 저희 9~10월 정도 쯤에 결혼하는 게 직장 상황이나 이것저것 고려해봤을 때 괜찮을 것 같습니다... 날짜는 언제쯤으로 잡는 게 좋을까요? 하고 먼저 의견을 여쭤 보는거죠. 그럼 어머니가 언제 언제가 좋다더라하고 날짜를 찍어 주시던지 길일을 받아오겠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실테고... 날짜 몇 개 주시면 그 날들 기준으로 빠르게 예식장 잡았으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혹시 예식장 예약이 어려웠다면 다시 양가 부모님들과 상황을 논의 하면 되는거고.

완전히 꽉 막히고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는 어르신들도 있지만 대부분 자기 의견을 관철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존중 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절망하는 평범한 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이런 상실감과 분노를 안겨드리지 않으려면 선보고 후실행이 기본이 될 수 밖에 없죠. 지금은 힘들겠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답이 보여요. 앞으로 닥칠 다양한 상황도 이렇게 대응하면 어떨까 합니다.

p.s 와이프 될 사람 감정 케어는 또 다른 문제인데...흐 이건 다른 전문가들이 써주시겠죠... 5년이 지나도 아직 잘 안됨 흑흑
파란무테
14/04/16 13:37
수정 아이콘
와이프 될 사람 감정케어는 전문가가 없습니다.
죽기전에 철들고 전문가가 되죠. 1분남기고.
크리슈나
14/04/16 13:50
수정 아이콘
감히 마님의 감정 케어라니요.
그저 눈치보며 굽신거리는수 밖에요;;;

전 무조건 아내말은 다 맞다고 합니다;;;(아 이게 감정케언가;;;)
14/04/16 14:09
수정 아이콘
명제1. 아내는 항상 옳다.
명제2. 아내가 옳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명제 1를 참고하라.
크리슈나
14/04/16 15:09
수정 아이콘
아 완벽한 논리다.
오리꽥
14/04/16 14:20
수정 아이콘
운좋은 상황임에도 결혼 준비 초보라 작은 일을 크게 만든 감이 드네요. 결혼 날짜에 관해 미리 유부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흐흐
14/04/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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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건 좀 겪어봐야 압니다. 글로만 배워서는 잘 모릅니다. 저도 뭐 대충 그까이꺼 했다가 제대로 데였죠.
사과씨
14/04/16 14:26
수정 아이콘
뭐 충분히 잘 해나가리라고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결혼 생활의 최종 끝판왕이자 가장 든든한 아군은 뭐니 뭐니해도 와이프님이란 걸 잊지 마시고...
잘하면 최강의 아군이지만 못하면 공대 수백개가 헤딩해도 못잡는 레이드 몹이 된다는 사실... 흑흑...
Abrasax_ :D
14/04/16 13:42
수정 아이콘
어머니가 결혼을 위해 금전적으로 지원해주시는게 아니라면 결혼에 대해 할 말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키워주신 것은 정말 감사하지만 "돈이 없어서 이런 무시와 대접을 받는구나"라는 말은 상당 부분 현실이라고 봅니다.
쓸데없는 말이었고요. 다른 결혼 선배들이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으니 행복하게 결혼 준비 하셨으면 좋겠습닌다.
오리꽥
14/04/16 14:23
수정 아이콘
사실 전 제 생각에 맞지 않는 부분중의 하나입니다. 자식 결혼하는데(특히 남자) 부모가 뭘 해줘야 한다는건 정~~~~~말 옳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나 TV에 나오는것처럼 부유한 집안이 아닌이상 부모의 희생을 딛고 하는 결혼은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전 비록 돈이 부족한 쪽에 있지만 어머니에게 금전적인 도움은 바라지도 않고 금전적인 부분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뭐..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요즘 또 현실과 안맞는 부분도 있겠지요. 행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Abrasax_ :D
14/04/16 18:22
수정 아이콘
지금 보니 제가 막 뱉어버렸네요. 결혼하기에는 어린 편이라서 쉽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저랑 성장환경이 비슷한 편이신듯한데, 크게 배워갑니다. 대화도 많이 하고 때로는 설득도 타협도 하면서 어머니와 같이 준비한다고 생각하시면 오히려 이번 시기를 통해 더 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름다운돌
14/04/16 13:44
수정 아이콘
예비 와이프분이 어머님께 연락해서 점수딸 기회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와이프분이 날짜에 완강하지 않으시다고 하니, 와이프분께 설명드리고 어머님께 일임하는걸 와이프 분이 직접 하시게 하면 좋을듯 싶습니다.
물론, 오리님도 어머님이 정해주는 날짜에 결혼하겠다는 가정하에 말입니다.
"어머님, 오리씨한테 얘기들었는데 어머님이 정해주신 날짜에 결혼하는게 당연한데 오리씨가 고집부린거 같아요~ 어미님이 날짜 정해주세요"
뭐 이런 식으로 하시면 시어머니-며느리의 커넥션이 생기고 오리님은 왕따(?) 당하시면서 가정의 평화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례는 제 결혼 준비때의 사례중 하나이며, 지금도 어머니는 저보다 와이프한테 전화해서 제 안부를 묻곤 하네요 흑흑..
크리슈나
14/04/16 13:59
수정 아이콘
이미 양자간에 얘기가 끝났다는 사실을 어머님이 알고 계셔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도 있습니다;;;
그 전에 글쓴이와 어머님간에 트러블이 생기고, 그 문제를 봉합하러 들어가는 경우랑은 조금 차이가 있어서.
니가 뭔데 이미 다 말 맞춰놓고 이제 와서 내 아들 욕하냐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 부분이라...

참고로 저희 와이프도 이런 쪽으로는 달인이라서...
제가 말을 꺼내자마자 저희 어머니에게 전화드려서 현란한 말솜씨로 어머니를 녹이더군요;
그래도 어머니가 아주 나중에 얘기하시길 니 욕 하는거 같아서 조금 그렇긴 했는데, 워낙에 싹싹해서 봐줬다고 하시더군요;
뭐 그 후로도 그런 활약이 이어지니, 이젠 절 나쁜놈이라고 어머니도 굳게 믿으시는거 같긴 합니다-_-;;;

그리고 저도 어머니랑 통화한지는 두달이 넘어가지만 저희 와이프는 매주 긴밀히 연락을 취하고 있더군요.
(심지어 두달 전에 통화도 왜 며늘아기가 전화를 안 받는지 물어보는 전화였고 제가 모르겠다 했더니 알았다 하고 끊으시더군요;)
오리꽥
14/04/16 14:26
수정 아이콘
나는 자식 흉을 볼 수 있어도 며느리가 내 자식 흉보는것은 못보겠다! 얼마전에 TV에서 어떤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아름다운돌님이 말씀하신 전략도 좋아보이고, 크리슈나님의 내무부장관님도 매우 부럽습니다. 다만, 제 여자친구가 조금 덜 싹싹한 성격에 아직은 어머니와 커뮤니케이션이 서먹한 단계여서 마냥 부럽기만한 전략과 글이네요~
14/04/16 13:59
수정 아이콘
참고로 준비는 단기간에 끝내시는게 좋은거 같아요..

의견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시간 길어지면 머리만 아프고 그렇더라구요.
좀 부족하더라도 정신없는 와중에 해치우는게 정신건강에 좋은듯...;;

결혼준비하면서 저도 의견대로 할 수 있는게 없다는게 좀 기분이 그렇더군요 크크크
남자는 자기가족과 와이프, 처가집 의견 조율이 역할의 전부고 내 의견따윈 없습니다
조율 잘하면 그냥 넘어가는거고, 조율안되면 무능한겁니다 ㅠㅠ
오리꽥
14/04/16 14:27
수정 아이콘
원빈이 무능하면 유능한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후후. 농담입니다. 주변에 보면 또 어떻게 상황상 두세달만에 후다닥 끝내버리는 결혼이 별 말도 없고 간단해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14/04/16 13:59
수정 아이콘
저는 작년에 결혼하려고 했는데 저희 부모님이 '식장은 반드시 절대로 동문회관이다!' 라고 단정지어버려서 작년에 하고 싶다고 처가에 말해놨다가 식장이 꽉차 있어서 어찌저찌 못하고 올해에 결혼을 하게 되네요. 작년에 결혼날짜 못 잡고 올해로 넘어오니 나름 날짜에 대해서는 충돌없이 지나가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부모님들의 말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해서 중간에서 저만 마음 앓이를 좀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저희 어머니께서 '식장 비용은 내가 다 낼께'라고 이야기한 것을 듣고 여친한테 '우리 어머니가 해주신대'라고 말 했다가 나중에 결혼 당일 '식대비' 뿐이라는 것을 듣고 멘붕. '우리는 예단 같은거 안 받을거야', 그런데 나중에 와서 '그런데 한복이랑 아버지랑 너 정장은 해야겠어'라고 했는데 결국 그게 예단이라 멘붕. '예물은 내가 해줄께'라고 했다가 '다이아는 내가 줬으니 나머지 돈은 너네가 내' 멘붕. 결국 여친한테는 비밀로 하고 그냥 제가 돈 다 내는 형국이 되었어요 ㅠ 전체적인 비용은 엄청 줄어들어서 제 입장에서는 좋은 일들이 맞지만, 저 혼자 알고 있다가 처리했으면 끝났을 일들인데 처가에 일일이 보고하듯 전달해주다보니 중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어요.
진짜 가족끼리이지만 중간에서 전달하고 처리하는 입장이 되려고 하다보니 편하게 못하고 업무하듯이 정확하게 금액까지 파악하고 해야하는게 왠지 무안하기도 하고 은근히 스트레스더라고요. 이러한 스트레스도 곧 다 끝나겠죠....
오리꽥
14/04/16 14:29
수정 아이콘
결혼하는 당사자들은 외교관처럼 해야한다는군요. 이제 더이상 멘붕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홧팅!
바스테트
14/04/16 14:04
수정 아이콘
힘내시라는 말밖엔 드릴 말이 없네요 힘내세요!!
오리꽥
14/04/16 14:2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따뜻한 이곳 피지알에서 많은 지혜와 힘을 얻었습니다. 하하
14/04/16 14:22
수정 아이콘
단순히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라고 보기엔 국내 정서상 집안 대 집안이라는 의미가 아직도 강하기 때문에
이런 조율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신경 안써도 되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지금까지 신경 쓰던 것에 2배 이상이 되는 처가쪽 일도 내 일이 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지금이야 결혼날짜 받는데서 그치는지 몰라도 이런 불씨가 나중에 와이프 되실 분에게 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괜찮겠지~'했다가는 나중에 잘못될수도 있으니까 차근차근 조율해 가시면서 했으면 합니다.
오리꽥
14/04/16 14:30
수정 아이콘
결혼까지 살얼음판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14/04/16 14:2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는 외동이라 어머니께서 그렇게 섭섭해하시더라구요. 아버지가 쫌 망나니 끼가 있으셔서 저만 의지하고 사셨거든요.
하지만 결혼하고 나니 저희 편이 되어 주시더군요. 일단 빨리 결혼식 부터 해버리시는게 중요합니다. 혼인 신고도 빨리 하시구요.
그리고 최대한 어머니 말씀 잘 들어주세요. 어머니 입장도 글쓴이님 입장도 다 이해가 되네요.

그리고 이미 결혼 축하드립니다!
오리꽥
14/04/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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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 감사합니다. 이 모든 난관을 헤치고 결혼을 올리는 날이 되어 글을 쓸 때 다시 한번 축하해 주세요. 크크크
MinaM[CPA]
14/04/16 14:41
수정 아이콘
결혼 진짜 너무 힘듭니다.
조금 다른 케이스이긴 하지만 제가 원래 성격이 좀 있는 편입니다. 이제까지 연애시에도 저의 주관이 뚜렷해서 많이 여자친구를 힘들게 한 편이구요.
그래서 결혼까지 하게 되는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 이상 무조건 양보하고 배려해야지 하고 다짐했습니다.

예식장 제가 마음에 드는곳도 있었지만 여친이 원하는대로 양보했습니다.
신혼여행 저렴하게 자유여행을 하고싶었지만 몰디브로 가고싶다고 해서 1000만원 견적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원래 신혼여행 돌아오면 다음날이 추석인데 8년동안 형수님 혼자 제사준비 했기때문에 이번에는 꼭 제사준비하러 가야된다니깐
자기는 신혼여행 갔다오자마자 일해야 하냐고 아무런 상의없이 왜 당연한듯이 그걸 이야기 하냐고 하길래 다투다가
제가 그냥 양보해서 명절에 집에 없는게 집안 분란을 막을거 같아서 2박 더 늘려서 추석지나서 오기로 했습니다.
요새 예물은 간소하게 하는게 추세라고 해서 전 간소하게 하고싶었지만 신부가 예물로 명품 커플링+다이아목걸이 700만원정도를 말하길래
해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악세사리를 안좋아해서 아무것도 안받기로 했구요.
신혼집은 제 명의로 된 27평 아파트가 있는데 인테리어가 맘에 안든다고 해서 다시 해주기로 했습니다.
제가 2년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고양이도 같이 살수 없다고 일언지하 어디 보내라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보내기로 했습니다.
혼수랑 가전도 제가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가 지은지 9년째 되는 아파트라서 본인은 새아파트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2년뒤에 이사가면 돈모아서
다시 하기로 하고 아무것도 하지말라고 했습니다.(저도 작년7월에 입주해서 55인치TV, 양문형 냉장고, 퀸사이즈침대등이 거의 새거입니다)
예단도 부모님이랑 가족들 옷만 사주고 생략하자고 제가 그랬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도 않았고 부담을 준적도 없는데 오늘 예단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우리집에 예단을 안하면 나중에 욕들을까봐 걱정된다
그러길래 제가 편지써서 부모님이랑 가족 옷사입는 돈 으로 500만원 정도 (총6명입니다) 드리고 인사하면 어떻겠냐고 하니깐 그게 예단아니냐고..
돈을 보내면 꾸밈비로 다시 그돈을 받아야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니깐 옷을 사 입게 카드를 드리자고 하네요.. 돈이 너무 많다고....
정말 좋아하는 여자이지만 요새들어 정말 실망이 크네요.. 사랑하면 조건없이 이것저것 하고 그래야 되는데.. 제여자친구는 솔직히 너무 손해를 보는걸
싫어하고 이기주의가 좀 있어서 너무 걱정입니다. 상견례 때도 장인어른이 너무 자기만 알고 남을 배려할줄 몰라 걱정이라고 까지 말씀하실 정도면
집에서도 다 알고 있는 성격적 문제이구요.
제가 정말 좋아서 결혼하는거면 손해를 보더라도.. 그리고 자기가 싫더라도 이해하고 배려해 줬으면 하는데 하나부터 열가지 다 하고싶은대로만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답답하구요.
물론 100% 제 관점에서 이야기 하는거라 다 맞다고 볼수는 없지만 제 하소연은 현실이기때문에 너무 먹먹 하네요.
결혼 너무 어렵습니다.. 꼭 해야되는지 이제는 갈등만 되네요.
iAndroid
14/04/16 14:46
수정 아이콘
이야기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네요.
몇십년 산 부모도 못고치는 성격을 남편이 고칠 수 있을 리 만무합니다.
그래도 결혼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뭐 참고 사는 수밖에 없겠네요.
사과씨
14/04/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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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십년을 해도 몰랐던 서로에 대한 사실을 결혼 준비 2~3개월만에 알게되는 사례도 허다합니다.
그 갭이 너무 크지 않고 서로가 차이를 인정하고 어느 정도 양보할 의지가 있다면 (물론 남자들이 좀 더 양보하는 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 권장됩니다.)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게 맞지만... 글쎄요. Mina님의 상황은 금전적인 문제 보다도 결혼 생활에 대한 정의 자체가 두 분이 좀 틀린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조금 심각해 보이네요.
결혼 준비 과정에서 생긴 약간의 갈등 때문에 결혼 생활도 지옥일꺼야... 하면서 포기하는 것도 문제지만 대책 없는 낙관론으로 결혼하면 나아지겠지하는 선택을 하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진지하게 고민해보세요. 사람이 20~30년간 살아온 삶의 패턴이나 가치관을 갑자기 포기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수렴합니다. 지금 결혼 준비과정에서 느낀 문제점이나 의구심은 일회적인게 아니라 결혼 생활 내내 영향을 미칠 요소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런 상황을 두 사람의 사랑만으로 극복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 사람을 내가 바꿀 수 있다라는 확신은 의미가 없고... 이런 사람이라도 난 없으면 못산다... 이게 되어야 겠죠. 보통 전자를 확신하고 결혼생활에 돌입하는 분들은 거의 실패하시더군요. 안타깝게도.
서늘한바다
14/04/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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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 하는거... 실례지만... 형편껏 결혼하는 거지만...

신부되실 분은 결혼에 뭘 하는 건가요? 뭐가 돈이 많다고 하는건지...
14/04/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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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집안의 어른이나 다른 조건의 상충으로 인한 트러블은 사실 극복 가능한데.. 와이프가 될 사람에 대한 기본적 신뢰가 안선다면.. 좀 갑갑한 상황이긴 합니다. 심사숙고가 필요합니다.
14/04/1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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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우선 항상 기억해야 하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양보하는 것은 기억해도, 상대가 양보하는 것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건 꼭 유념해 두세요. 분명 아내되실 분이 양보하는 것도 많이 있을 겁니다. 글쓴분도 스스로가 고집이 센 편이라고 하셨으니, 아무리 양보한다 하더라도 은연중에 본인의 의견을 관철한 경우도 있을 수밖에 없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보아도 자신만 양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선을 그으세요. 본인이 물러날 수 없는 선을 설정하고, 그 전까지는 무조건 물러나되, 절대적으로 지킬 최후의 방어선은 남겨 두시고 그 점을 강하게 어필하여 상대에게 인식시켜야 합니다. 이게 내 최후 방어선이다. 나는 언제나 당신에게 져 줄 것이지만 이것만은 넘지 마라, 하고요. 왜냐면, 그런 최후의 선까지 돌파당하면 본인에게 남는 것은 실망감과 절망감 뿐이며 그건 일반적인 결혼 생활에서의 양보와는 달리 결혼 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선을 어디에 설정하는지는 이제 글쓴분의 몫입니다. 그 선의 존재를 상대에게 강요하지는 않되 설득하고 인식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MinaM[CPA]
14/04/16 15:05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상대방도 은연중에 많은 양보와 배려를 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글곰님 말씀처럼 둘사이에 문제가 있다면 두명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지
원래 답이 나오니까요^^

제가 가지고 있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이런고민을 하는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충고를 보다보니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랑 내가 기대하고 있는 바가 너무 크다는 것을 인식했다는게 지금 가장 중요한 사실 같네요.
충고 꼭 새겨듣고 대화로 풀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크리슈나
14/04/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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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왠지 오리꽥님의 본문보다 더 답변을 드리기 어려운 MinaM[CPA]님의 댓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결혼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트러블이 안 생길 수 없습니다.
연애가 양자간 일상생활의 교집합이라면, 결혼은 양자의 일상생활의 합집합이니까요.
예전에는 교집합 부분만 맞으면 됐지만, 이제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을 맞춰나가야 하는 거니까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연애할 때는 그렇게 둘이 잘 맞았는데 결혼할 때는 이렇게 안 맞는거지 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고,
아무리 오래 연애를 했더라도 결혼준비를 하면서 깨지기도 하고 그러는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결국 양자간에 얼마만큼의 양보를 하고 서로를 맞출 수 있는가로 정리해야할 거 같은데요.
양보의 비율이 얼마인지는 중요치 않다고 봅니다.
0-100이 될 수도 있고 50-50이 될 수도 있겠죠.
정작 중요한 건 이 서로간의 양보의 비율을 각자가 납득하는가라고 봅니다.
납득의 개념이 달라질 수 있지만, 말 그대로 만족하는 것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만큼 참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요는 그에 대해 불만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라고 할까요?
양자가 이에 대해서 합의를 보고 서로 맞춰갈 수 있다면, 주변에서 뭐라고 하던지 간에 행복하게 살 수 있을테니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MinaM[CPA]님의 문제도 여기서 출발해야된다고 보는데,
일단 MinaM[CPA]님의 생각에는 본인이 더 많이 양보하고 있고, 이에 대해서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계신 상황입니다.
솔직히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를 몰라서 참으실 수 있는 상황인지는 저도 판단을 못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단 본인의 상황을 [본인의 기준]에서 판단하시고
(객관적일 필요 없습니다. 객관적일 수도 없구요. 사랑이라는 감정이 끼어있으니)
본인이 앞으로 삶을 맞춰나가는데에 이런 양보의 기준으로는 어렵다고 생각되시면
여자친구분이랑 얘기를 하셔서 서로 맞춰나가는 기준을 조정하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결혼하면 평생 같이 사셔야할텐데 지금같이 계속 서운함을 가지고 가실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본인 기준으로 내가 사랑하는 만큼 이정도는 참을 수 있겠어라면 현상유지하시면 될거 같구요.

결혼을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는
모든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기준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자친구와 기준의 조정조차도 되지 않는다...
하는 경우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길 감히 조언드려보네요.
MinaM[CPA]
14/04/16 15:07
수정 아이콘
네 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너무 잘 알고 계시는것 같습니다.

그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조정이 잘 안되는것 같습니다.
항상 싸우면 제가 먼저 사과하고 거의 맞추는게 패턴이 되다보니 스스로 좀 힘이 든것 같습니다.

소중한 충고 꼭 새겨듣도록 하겠습니다.
14/04/16 19:43
수정 아이콘
다른 건 모르겠는데 항상 먼저 맞춰주신다니 걱정이되네요. 저도 정말 사랑해서 무슨 일 생겨도 항상 제가 맞춰줬던 여자가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정말 힘들어 지더라구요. 그 친구랑 힘들게 헤어지고 지금의 아내를 만났는데 서로 맞춰주니 정말 좋았습니다. 그래서 결혼 했고요. 그때 그냥 그 친구랑 결혼했더라면... 생각만해도 괴롭네요. 부디 심사숙고 하세요.
파란무테
14/04/16 15:09
수정 아이콘
결혼전까지 고민하세요.
아니면 안하면 됩니다. 청첩장, 주위의 시선, 그런거보다 님의 인생이 중요하니까요.
이 댓글의 의미는 결혼하지 마시라는게 아니고,
결혼을 하든, 결혼을 하지 않든 본인의 의사로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끌려다니다 '어, 결혼했네' 이러지 마세요.
님도, 아내도 그리고 평생의 기억으로서의 존재도 다 마이너스입니다.
꼭, 본인의 의지로 결혼을 해야하는 중요한 이유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오리꽥
14/04/18 14:06
수정 아이콘
쓰신 글을 읽으니 그 고민과 갈등이 느껴지는듯합니다. 서로의 배려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게 결혼이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그 조절을 하기 어렵겠지요. 저 말고 다른 분들이 좋은 조언을 해주셨네요. 잘 생각하시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힘내세요. 지금의 괴로움이 훗날에 돌이켜봤을때 그땐 그랬지 하면서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4/04/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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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관록이 느껴지는 덧글이 많군요. 그만큼 자신의 경험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거라고 믿는 분위기도 느껴지구요. 그 중에는 현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도 많고, 미혼자들은 '나는 안 그럴 것이다'라고 믿고 있을 것이고…. 읽다보니 심정적으로 복잡합니다.

다만 부모세대의 가치관이나 불합리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면 대체 누구를 위한 결혼인가 싶네요. '나에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 당신도 별 수 없을 것이다'라는 말을 전 믿지 않습니다.
인간실격
14/04/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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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공감되는 댓글이군요.
오리꽥
14/04/1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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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분명 신랑과 신부를 위한 일입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있어서 좋은점도 나쁜점도 생기네요. 모두가 좋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찾아가려고 노력중입니다.
Siriuslee
14/04/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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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6살에 여자친구를 어머니께 소개드리니 그냥 마음에 안드신답니다...

뭐 어머니 때문은 아니고, 아무튼 그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28살에 사귄 여자친구를 또 소개드리니 일부는 마음에 드는데 일부는 마음에 안드신답니다. 약 2년 후 다시 헤어진 후

3년째 그냥 솔로로 지내다가 33살이 되어서 다시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앞의 두 여자친구와 비교해보면, 그때 어머니가 말씀하셨던 마음에 안드는 구석 +@가 있는 조건이었죠.

전 걱정스럽게 여자친구를 소개 시켜드리니까
마음에 들어하십니다.


어머니도 아시는거죠. 지금 본인이 반대하시면 아들이 영원히 솔로로 살 거라는걸...

ps. 전 결혼날짜 어머니 의견을 따랐습니다.
결혼 이야기 나온게 12월이었고, 전 나이도 있고 빨리하고 싶었는데..
결혼을 11월에 하라고 하시더군요.(그러니까 상견례 하고도 1년이 더 남았...)

뭐 어머니 덕분인지 그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결혼 준비한다는 핑계로 주말 근무 거의 안하고 참 좋았었습니다만..
我無嶋
14/04/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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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래서 되도록 늦게 결혼할 생각입니다.
오리꽥
14/04/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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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실은 비슷한 경험을 가졌습니다. 어머니와 다시 대화 후 어머니 말씀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14/04/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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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1년차 장남입니다.
제 어머님도 노총각인 제가 아직도 잘난줄아시고 전형적인 아들밖에모르십니다.
결혼후 부모간섭이 심할걸 잘알기에
부모님의 간섭이 심할거같아 와이프에게 양해구하고 전혀 도움을 안받았습니다.
신혼집도 돈이모자르다는 이유로 버스로올수없는 최대한 멀리 구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님께 무조건 제가 망나니에 와이프를 구박한다고 있는말없는말 다해서
제가 나쁜놈이 되고있습니다.
최근에야 '니같은놈에게 시집온애가 불쌍하다'는 말을듣고 간섭을 멈추셨네요
오리꽥
14/04/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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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전략(?)을 쓰셨군요. 어머니들의 마음은 모두 비슷하시겠지요. 1년차시니 아직 신혼의 핑크빛 분위기겠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 되세요.
VinnyDaddy
14/04/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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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글수에 파이어된 댓글 하나 없이 모두가 어머니와 와이프 사이에서의 정치의 힘듬을 서로 나누고 있는 훈훈한 댓글분위기...
14/04/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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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형님들의 내공이 팍팍 느껴집니다
이글 불판게시판에 가야할거 같은데요?
오리꽥
14/04/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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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유부선배들의 내공 덕분이지요. 그리고 그만큼 남자의 정치는 힘들다는 말이 아닐지...허허..
불량공돌이
14/04/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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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에 결혼한 제 경우에는 양가 부모님뿐아니라 양가 조부모님들의 의견까지 조율해야해서 조금 더 혼란이 있었던 부분도 있습니다.
(대신 조부모님이 오케이 하시면 부모님은 자동통과)
양쪽이 모두 굉장히 합리작인 집안이라 생각됨에도 실무를 진행하다보면 충돌하는 부분이 분명히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결혼식을 처가 근처에서 한다? 시댁에서 ok -> 대신 대절 버스비의 비용등을 처가에서 댄다? 처가에서 ok -> 근데 거리가 많이 머니까 처가쪽에서 버스타는 손님들께 간식이라도 챙겨줬으면 좋겠다. 헉?? )
신혼집을 저와 아내가 모은 돈으로 처리했기에 조금 더 자유로웠던 부분도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많이 해주지 못한 마음에 양보도 잘 해주셨구요.
예단등의 경우에서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이 발생했는데, 이건 제가 중간에서 희생하는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
앞으로 평생 볼 사람들인데 제 비상금 좀 털어서 양측의 감정이 상하지 않는다면 남는 장사라 생각했거든요.
마눌님은 아직 결혼전 받은 명품가방 등을 어머니께서 해주신줄 알고있고, 어머니께서는 아직 결혼전에 산 양복 세벌 모두 처가에서 해준걸로 알고계십니다.
이런 문제들은 결혼전에만 신경쓰이지 결혼식이 끝나고나면 잊어버릴 문제들이고, 돈으로 해결할수 있었기에 매우 쉬운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에 약간 남아있는 섭섭함은 반년후 임신으로 완전히 털어드렸습니다.
오리꽥
14/04/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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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불량공돌이님의 희생이라는 부분은 정말 동감합니다. 사실은 저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게 될 운명입니다.
기아트윈스
14/04/16 16:20
수정 아이콘
09년에 결혼했습니다.
유재석 같은 능수능란함으로 어머니보다 한 수 위의 입장에서 어머니를 통제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게 어렵죠.
그 어려움의 이유는 대개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에서 기인합니다.

미안함은 주로 부채의식에서 오고
부채의식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계속 재생산된다는 건 아직 모자간에 정서적 애착이 남아있다는 증거이구요.
이 애착은 결국 결혼과 함께 끊어야만 하는 건데, 만약 끊지 못하면 평생 "우리집"은 신혼집이 아니라 엄마랑 살던 그 집으로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결혼 실패의 한 이유가 되죠.

어머니와의 갈등이 잘 해소가 안 될 것 같다면 확실하고 단호하고 강력하게 나가는 게 그래서 좋은 방법이 됩니다.
이제 독립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걸 분명하게 고지하는 거죠.
새가 알껍질을 깨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수 없지만
그렇다고 깨진 알껍질이 새를 원망하진 않습니다.

용기를 가지고 돌파해나가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구...

웰컴 투 더 헬 크크
14/04/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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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꽤 되었는데 그 '미안함과 뭔지모를 죄책감'이 가시질 않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혼할 때도 엄니에게 큰 소리치고 화냈던 기억이 생생하게 기억나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엄니가 쿨하셔서 덕분에 와이프와 결혼생활은 잘 하고 있습니다만..
종종 엄니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지는건 어쩔 수 없네요...
울 엄니는 왜 그리 자꾸 작아지시고 늙어가시는지 모르겠습니다..허허..
오리꽥
14/04/18 14:16
수정 아이콘
시간의 흐름 앞에선 어쩔 수 없지요. 어머니도 자식도 서로에게 잘한다고 해도 미안함이라는 감정은 가지게 되나봅니다.
오리꽥
14/04/18 14:15
수정 아이콘
용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웰컴이라 환영해주셔서 더 감사합니다. 그래도 동료가 많은 곳이라 위안이 됩니다.
Chaconne
14/04/16 16:39
수정 아이콘
좋은덧글이 많아서 추게라도 보내야 할 판이네요. 전 미혼이지만... 여기 고민상담하시는 예비부부들, 결혼하신 기혼자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오리꽥
14/04/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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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감사합니다. 힘들때마다 여기 와서 좋은 덧글들 보며 힘내야겠습니다!
Waldstein
14/04/16 16:41
수정 아이콘
세뇌된 효 이데올로기로 인한 강요된 죄책감을 재빨리 버리고 결혼후 우선순위를 지키세요. 1순위는 배우자 2순위는 자식 3순위가 부모입니다.

살아온 평생동안 세뇌된 효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기가 쉽진 않지만 이걸 깨지 않고 우선순위가 흔들린다면 모든 불화가 시작됩니다.
오리꽥
14/04/18 14:17
수정 아이콘
저도 결혼 준비하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던 부분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선순위는 배우자란 것을 머리로는 항상 되뇌이고 있습니다.
저글링아빠
14/04/16 16:55
수정 아이콘
좋은 이야기들은 위에서 다 해주셨고,

사실 유부 입장에서 보기엔 오늘 일은 별 거 아닙니다.
더 큰 일이 있을텐데 뭐 그런걸 가지고 그러냐 혹은 남들은 더 고생많다 이정도면 그래도 편하다 이런게 아니구요.
말 그대로 오늘의 사태 자체가 별로 큰 일이 아니라는겁니다.

왜 바둑도 초보일수록 자기가 둘 땐 안보이던 수가 훈수두면서는 보이고
롤 하면서도 챌린저 관전하면서 쓰로잉한다고 욕하지만 내가 급한타 열리면 어버버 하잖아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누구나 자기가 생각한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으면 필요이상으로 당황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사태의 경중이나 이런게 냉정하게 잘 안들어옵니다.
내가 알던 어머니 내가 알던 아내될 사람이 아닌 것 같아 당황하지만 실제론 당황해서 실제 이상으로 그리 보일 뿐 그럴리가요.
그냥 그 사람들이 조금은 달라진 상황에서 조금 다른 행동을 할 뿐이예요. 매트릭스라고나 할까..

여튼 일단 오늘은 이 일을 생각하지 마시고 하루 이틀만 지나서 다시 돌아보세요. 그럼 이게 별 게 아니었다는 걸 아실 수 있으실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지고 볶다가 햄도 볶고 그러는거죠.
힘내세요.
오리꽥
14/04/18 14:2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아직 경험이 일천해서 그런것이겠죠. 결과론적이지만 저글링아빠님 말씀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4/04/16 19:36
수정 아이콘
와이프 회사앞에서 퇴근 기다리면서 한시간동안 본문, 리플 정독했네요.
결혼 3년차인데
돈도없고, 외모도 평균이하에, 아무것도 가진것 없는 저를
성격하나 믿고 결혼 해준 와이프와 태클하나 없으셨던 장인/장모님께 정말 감사 해야겠네요.

모든 유부님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오리꽥
14/04/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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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님도 힘내세요. 탱구님의 생각과는 달리 탱구님은 매력이 넘치실겁니다. 행복한 결혼생활 되길 바랍니다~
Grateful Days~
14/04/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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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ㅠ.ㅠ
오리꽥
14/04/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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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여기서 많은 힘을 얻어갑니다~!
라됴머리
14/04/16 22:43
수정 아이콘
어이쿠.
유부소집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저 결혼 때 하객의 70%가 부모님 손님 이었구요.
축의금으로 따지면 80%가 넘을겁니다 (계산은 안해봤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의 결혼은 부모님 잔치가 맞구요.
주인공은 어찌해도 빛이나고 의미있는 날입니다.
양보하시고 맞춰 드리세요.
저는 외아들이라 더 그랬지만,
결혼식 이후 어머니의 상실감은 무엇으로도 메꿔 드릴 수가 없어요.

여담인데, 결혼식날 앨리베이터에 왠 한복입은 이쁜 아줌마가 타셨는데,
그게 우리 어머니더군요. 크크
오리꽥
14/04/18 14:25
수정 아이콘
유부소집에 늦으셨군요. 흐흐. 맞습니다. 뭘 해도 주인공들에게 의미있는 날이니까요. 그리고 어머님께서 한 미모 하시는군요. 하하
얼라이언스스파이
14/04/17 14:29
수정 아이콘
끔찍합니다.

그런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며느리, 이제 곧 부인이 되실 분을 생각해보십시오.

사람 성격 안 바뀝니다. 결혼을 재고하시든 어머니와 의절하시든 결정을 하셔야 할 겁니다.
오리꽥
14/04/18 14:27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와이프 될 사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가 윈윈하는 길이 있다면 찾고 있는 중입니다.
14/04/18 11:46
수정 아이콘
저도 결혼 준비 시작하는 단계인데요
저희는 못된 딸 못된 아들이라 처음부터 관여하시지말라고 못박고 시작했습니다
물론 울 엄마 울고 불고 남친도 티는 안내지만 힘든 일 많았을 듯
그런데 생일때 용돈 좀 챙겨드렸더니 금방 풀리는 모습보면서
아 슬프지만 이젠 내가 어른이고 부모가 아이인 상황이 됐구나 생각들더군요

글쓴님도 어머님 어린아이처럼 대하시면 쉽게 풀리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떼쓰시는거거든요 얼르고 달래고 가끔은 따끔하게 혼내고 그러셔야 할듯

어른이 된다는건 참 쓸쓸해요 나도 응석 버리고 싶은데 말이죠 아 그래도 신부될 분에게는 응석부려도 되니깐 덜 외로울 듯
오리꽥
14/04/18 14:29
수정 아이콘
못된 딸 아들이 아니겠지요. 흐흐.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착하신겁니다. 원만한 결혼준비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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