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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20 00:59:52
Name 김승남
Subject [일반] 5.18. 34주년 + 2일 기념
유네스코가 말하는 5.18의 진실
www.youtube.com/embed/1pVgNtzDklY?feature=player_detailpage




이 영상은 5.18.이 폭동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이었음 방증하는 여러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5.18. 34주년을 기념하여, 5.18.을 비교적 객관적 입장에서 경험하신 분들로부터 그 실체에 대해 들은 바를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아마 이 영상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A: "내가 그때 서른 두 살이었지 아마. 근데 난 시위대가 아니었어. 오히려 시위를 최대한 자제 시켜야하는 역할이었지. OO군청[현재는 시청] 공무원이었거든. 아마 시위대와 계엄군의 중간 정도의 입장이었을거야. 그날도 군청에 있었어. 시위대가 군청을 점령하려고 몰려들었지. 이미 무장을 하고 있었어. 겁이 났지. 당시 군청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도망가기 바빴어. 살고 싶었을 테니까. 당시 군청은 지금 공공기관이랑은 다르게 담이 아주 높았어. 그리고 그 위에는 담을 넘지 못하도록 철조망까지 처져 있었지. 당시에는 보안 설비가 없었으니까. 근데, 당시 나이 50-60되는 사람들이 그 철조망에 찔려가면서까지 담을 넘어 도망을 간거야. 잘은 모르지만, 아마 남은 사람이 나 혼자 였을거야. 그때만 해도 내가 젊어서 겁이 없었던거 같아. 시위대는 소방차에 불을 지르려했어. 나는 목숨을 걸고 그들을 설득했지. 시위를 하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이곳과 소방차는 국가의 재산이니 이곳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 그렇게 설득을 하기 시작했어. 그 사람들은 모두 이미 총을 차고 있어서 원한다면 나 하나쯤 죽이고 군청을 점령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거야. 그런데 그 중 조금 높아 보이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이끌고 철수를 하기 시작했어. 잘은 모르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계급이 있는 것처럼 보였어. ...하략...”

B: "그때는 정말 난리였지. 정말 무서웠어. 우리 여자들은 밥을 만들었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시위하는 사람들 먹이려고. 어찌나 잘 먹던지. 김밥이나 주먹밥을 만들었는데, 특히 쉽게 먹을 수 있는 주먹밥을 좋아했어. 함께 밥하고 함께 나르고...... (매우 역설적으로 즐거웠던 한때를 떠올리는 듯 한 표정).”

위 이야기에서 A는 저희 아버지, B는 저희 어머니이십니다. 즉, 위의 이야기는 제가 지난 일요일 (즉, 5.18 34주년)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께서 제게 들려주신 5.18 경험을 약간 각색해서 글로 적어본 것입니다. 저야 저희 부모님이시니 뉘앙스나 표정 등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다른 분들께서는 저희 부모님이 하신 이야기를 직접 들으신 것도 아니고 글로만 보시게 되는 것이라 부모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게 되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오해의 소지가 없게끔 약간의 각색을 가했습니다. 행여나 분란 글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 쓰려고 했는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네요.

어쨌든, 당시 그 지역에서 공직 생활을 하셨던 아버지께서는 비교적 객관적 입장에서 5.18을 바라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들 중 한 분이었습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시위대를 바라보신 분이었으니까요. 그런 저희 아버지께서도 절대 그 날의 사건을 폭동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으십니다. 앞서 첨부한 동영상에서도 나오지만 당시 시위대가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무장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로 함부로 그 무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습니다. 나름 지킬 것은 지켜가며 계엄군의 무력에 대응했던 것이죠.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위의 글에서는 다 표현하지 못했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계십니다. 함께 힘을 합쳐 밥을 하고 열심히 시위하는 학생들을 먹이고 뒷바라지 한 것을 한편으로는 즐겁고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가지고 계십니다. 만약, 폭도들을 뒷바라지했다면 절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으셨겠죠.

그리고 위 글의 A, B는 저희 부모님이심과 동시에 서로 부부입니다. 즉, 한 분은 시위를 자제시키는 역할을, 한 분은 시위를 돕는 역할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두 분 모두 일말의 부끄러움이나 뉘우침은 없으셨습니다. 다만, 당시 죽어 가던 사람들을 두 눈으로 목도하셨던 분들이라서 그날의 난리가 스쳐지나가는 듯한 표정은 조금 지으셨던 것 같습니다. 두 분 모두 참 많이 죽었지.. 라는 말씀을 몇 번이고 하셨으니까요.

물론 PGR에 5.18을 폭동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야 없겠지만은, 그래도 제가 가장 믿을만한 분들로부터 직접들은 소중한 이야기라서 여러분과 함께 공유해보고자 어렵게 글을 올립니다.


제 아이디가 실명인게 오늘처럼 걱정되는 날은 처음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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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너겟
14/05/20 01:14
수정 아이콘
12.12사태을 일으킨 쿠테타세력인 신군부는 이 시점에서 이미 대한민국 군대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상태이고....이들에게 맞서 싸운거 자체가 이분들은 영웅들이라고 생각되는군요
날돌고래
14/05/20 01:14
수정 아이콘
좋은글 보고 갑니다. 저희 아버지는 그 시절 경찰기동대를 이끌고 광주로 가셨습니다. 갓 부임한 경찰관이었고 원래 근무지는 충남이었습니다.
저는 태어나기 전이고, 아버지 나이 25 살 때의 일이지만... 아직도 아버지는 광주사람이라면 상종도 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이제 제 나이가 서른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아버지에게 그 때 일을 진지하게 물어볼 용기가 아직 저에게는 없네요.
누군가에게 그 곳은 지옥이었을 것이고, 그 지옥으로 다시 끌어들이기가 싫은 마음에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그렇게 되었군요.

정말 슬픈 역사가 우리 한 세대 위에 있다는 사실이 어찌보면 비 현실적인것 같기도 하고, 바로 눈앞에 있는 일 같기도 합니다.
김승남
14/05/20 01:58
수정 아이콘
날돌고래님 아버님 입장에서는 전쟁터의 적군으로 광주시민 분들 조우하셨을테니, 그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시대의 잘못일 뿐이죠.
포도씨
14/05/20 01:55
수정 아이콘
저도 한 때 잘못교육받은 아니 '세뇌당한' 아버지대의 그릇된 가치관에 영향받은 사람으로써 부끄러움과 그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때 아버지께 여쭈어봤습니다. 김대중이 정말 빨갱이냐고, 박정희가 계속 대통령이었으면 우리가 지금처럼 살았겠냐고, 박근혜가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했던 일이 어떤것이냐고... 단 한마디도 대답을 못하셨지만 아직도 조선일보를 보시며 정치얘기만 나오면 저와 얼굴을 붉히십니다.
이제 일흔이 훨씬 넘으셨으니 그 생각을 바꾸기 힘들다는것이 슬프긴 해도 그 시간이 길지는 않겠지만 더 슬픈일은 이렇게 지난 역사에서 배우고 달라지는 것이 별로 없어보이는 현실입니다.
만일 이 기득권집단이 제대로 미쳐 또 한번의 학살극을 벌인다면 그때의 광주시민들처럼 내가 거리로 나설 수 있을까요?
김승남
14/05/20 02:01
수정 아이콘
작금의 상황이라면, 거리로 나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학살극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많을 것 같습니다.
안타깝죠.
인생은혼자다
14/05/20 01:55
수정 아이콘
5.18을 폭동으로 생각하시는 38세 남성 회사원이 제 회사 동료입니다.
이 분이 얼마나 확고하신지, 가끔 제가 5.18을 민주화 운동으로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김승남
14/05/20 02:02
수정 아이콘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5.18이 폭동이었다는 뉴스도 나오는 마당에, 그런 분들이 한 두분이겠습니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FastVulture
14/05/20 08:51
수정 아이콘
PGR에도 분명히 있을겁니다.
정말 폭동이라고 믿거나, 아닌 줄 알면서도 폭동이라고 말하고 싶어하든가...
벌점이 무서워서 말을 못하는거겠죠.
HeroeS_No.52
14/05/20 02:31
수정 아이콘
무고한 사람들을 군인들이 총으로 칼으로 몽둥이로 죽였다는 그 사실 하나만 놓고 봐도 참 눈물이 나는 사건입니다. 희생자들이 남긴 말이나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서도 말이죠.
불쌍한 사람들이죠 세뇌당한.... 그런데 왜 국론분열이라는 죄목을 안 쓰나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비수리
14/05/20 08:47
수정 아이콘
5.18사태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걸 그냥 입에 붙은말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불편하진 않습니다.
물론 사전적 의미를 찾자면 다르겠고 엄연하게 민주화 운동이라는 명칭이 있는데 사태라고 한다라는 태클에 자유롭진 못하겠지만
아직도 국민학교가 입에 붙어있는 저에겐 뭐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5.18의 최대문제는 이미 지나가버린 아픈역사임에도 그걸이용해 먹는 좀스러운 사람과 단체가 최대문제입니다.

물론 참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제주위에도 5.18단체 간사라고 씨부리는 말종한명이 있습니다.
광주에서 희생된 5.18 희생자들은 오히려 그때 그기억이 아픈기억이며 망자이기에 말이 없지만 옆에서 구경하던사람 그당시 중학생 고등학생수준이였던사람
큰형이 어찌어찌해서 유가족이 된사람들 연유를 만들어서 단체를 만들고 그 단체들이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고....
잠깐의 검색만으로는 5.18단체의 숫자를 가늠하기 어려울만큼 많습니다.

아시아 문화전당을 건립하기시작한지 어언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언제 완공될런지 싶습니다.
과거 노무현대통령이 최대한 임기내에 완성시키겠다고 예산을 주었지만 그네들 5.18단체들끼리 (정작 광주시민들을 대표하지도 않습니다)
도청건물을 살리네 마네로 공청회하고 토론회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놓고 헛발질뿐만아니라 임을위한 행진곡을 하네마네로 또 헛발질중이죠

그 임을 위한 행진곡 자체를 어떻게 보느냐의 관점이겠지만 저에겐 도청건물을 살릴것인지 말것인지로 싸우던 그것과 별반의 차이를 못느끼겠습니다.
그 정신이 중요한것이지 그 요식행위에 얼마나 많은 공력낭비를 해야할런지 싶습니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광주정신이 이권싸움으로 알력다툼을 하는
그많은 5.18단체들 수장 욕망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5.18때 저희 아버지는 아버지왈 일상적이였던 당시 학생들 데모인가 보다 하며 충장로로 구경가셨다가 군인의 발포소리를 듣고 혼비백산으로 도망오셔서 사방의 벽에 이불로 못박아 둘러쳐노신걸 지금에야 웃으시면서 이야기하시지만 당시 많이 100일이 넘긴 고열의 저를 데리고 병원으로 찾아다시셨던 어머니에게 5.18은 남의자식들이 더 많이 아프고 죽어서 병원을 차마 못 사용한 시절로 기억하십니다.

5.18단체들은 서로 정통성을 주장하는데 막상 봐보면 애네들 뭐야 하는애들이 단체랍시고 목소리 높이는데 어디서 인증서로도 발급해줬으면 좋겠습니다.
LenaParkLove
14/05/20 22:59
수정 아이콘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은 원래 올 10월31일이 준공일이었는데요.
내년으로 연기가 됐습니다. 시공상 여러 이유 때문에... 일단은 봄 정도일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내년은 넘기지 않을 겁니다.
지금 내부 완성도 퍼센티지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그나저나 음... 여기도 어설픈 5.18 단체들 때문에... 시끌시끌한 걸 생각하면 참...
쪼아저씨
14/05/20 10:45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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