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6/16 03:59:28
Name 피에군
Subject [일반] 한국 개신교를 바라보는 신학도의 주관적 비판. Part 1 - 신사참배
문창극 사태를 지켜보며 한국 개신교가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한국 개신교 어차피 욕할 거 조금만 더 정확히 알고 욕하자!' 1탄 (......)
한국 개신교가 비판받고 있는 문제 중에 제가 보기에 좀 큼직큼직한 아이들을 나름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1탄에서 다룰 내용은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간증에서 비롯된 친일 문제, 그중에서도 자주 이야기가 나오는 신사참배에 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그저 신학을 전공한 대학원 졸업생일 뿐, 교단 전체의 목소리가 아니며, 마이너의 목소리들을 대변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저 제 개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결론을 내린 내용에 대해서 들려드릴 뿐입니다. 제 전공이 한국 교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자료에도 한계가 있으며, 자료의 인용도 부족할 거라 생각됩니다. 그저 교회 내에서 한국 교회의 문제들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객관적이기보다는 주관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갈 수 있으며,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혼자 분을 내고 격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상황에 대한 변호가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임명 문제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전가의 보도 '하나님의 뜻' 때문에, 하나님까지 욕을 푸짐하게 드시고 있는 현실이 눈팅으로만 만족하던 키보드 워리어의 혼을 불태웠고 결국 글을 두 편이나 쓰게 만들었습니다.

문창극 후보자의 간증 비판을 최근에 글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글에 답글을 남겨주신 분과 문답을 나누는 중에 마침 '신사참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분은 한국 교회가 친일을 해결하고 넘어가지 않았다며, 신사참배부터 문제를 거론하셨습니다. 원래 한국 개신교가 가지고 있는 다른 문제들로 글을 쓰려고 했으나 신사참배 이야기가 나와서, 그리고 한국교회의 분열이 거기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먼저 정리하고 넘어가도 괜찮겠다 싶어서 등의 이유로 Part 1을 신사참배와 한국 개신교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신사참배에 관해서는 많이 들어보셨을 테니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신사참배는 신토의 신사에 참배하는 종교의식입니다. 신토는 일본의 민속 신앙을 일컫는 말입니다. 일본 고유의 다신교 종교이며, 일본 왕실의 조상신이나 국가 공로자가 신앙의 주요 대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이 신사참배를 시행한 이유는 '황국신민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선을 단순히 식민통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본인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종교를 일치화 시켜서 궁극적으로는 조선이라는 나라와 민족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식 성명 강요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시행되었습니다. 조선이라는 뿌리를 기억도 못 하고, 남기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황국신민화' 정책들을 바라보며 선조 중 나라뿐 아니라, 민족까지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된 분들은 일본식 성명 강요와 신사참배를 친일 행위로 간주하며 거부했고, 반대운동에 동참하길 권유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일본은 신사참배를 거부한 이들을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무력 탄압을 통한 신사참배 강요에 결국 하나둘 굴복했습니다. (물론 탄압 전에 먼저 무릎 꿇고 들어간 사람들도 있었고, 친일로 오히려 신사참배를 찬양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_-...)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 강요에 끝까지 항거한 부류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신사참배가 민족성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주장한 만주와 연해주를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 세력이었습니다. 또 한 곳은 평양을 중심으로 활동한 선교사들과 그들에게 교육받은 한국의 개신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매큔과 홀트크로프트, 솔타우 선교사와 주기철, 손양원 목사 등이 신사참배를 끝까지 반대했던 대표적인 인물들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평양을 중심으로 활동하거나, 평양신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마친 사람들이었습니다.

평양을 중심으로 활동한 선교사와 목사들이 신사참배를 절대 거부한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신사참배가 십계명 1,2계명인 '너는 나(여호와 하나님) 이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라는 가장 중요한 계명을 어기는 행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선교사들이 조선 땅에 들어와서 복음을 전파하면서 했던 일 중에 하나가 조상신에 대한 제사를 우상숭배이기 때문에 드리지 말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자식이 제사 안 드리겠다고 하면 펄쩍 뛰시는 분들이 많은데, 당시에는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던, 효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제사를 드리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개신교인들은 집안과 사회에서 온갖 핍박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오직 하나님만 섬겨야 하기 때문에 제사를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가족들한테 핍박을 받으면서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지켜온 개신교인의 입장에서, 이번에는 일본이, 국가가 신사참배를 강요하면서 다시 위협을 한 것입니다. 신사참배에 대해 일본은 일종의 국기에 대한 경례처럼, 애국심을 고취하는 행동일 뿐 종교적인 의미는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만, 직접 신사참배를 본 선교사 매큔은 신사참배에는 종교적인 의미가 들어가 있음을 분명히 지적했습니다. 거기서 절을 하는 행위의 대상이 조상'신'이니까요. 절을 하는 건 단순히 경례의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인 기원(잘 되게 해주세요)의 의미를 분명히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민족의식입니다.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다가 결국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교한 주기철 목사의 전기를 읽어보면 단순히 우상숭배에 대한 거부만이 이유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신사참배는 우상숭배이면서, 또한 일본이라는 나라에 굴복하는 것으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비록 조선이라는, 대한제국이라는 이름과 나라의 주권, 영토 모든 것이 빼앗겼지만, 한민족의 정신만은 빼앗겨서는 안 된다, 그리고 언젠가 하나님께서 이 땅의 독립을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나라 잃은 민족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자 노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는 신사참배의 개념과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한국 개신교 진영의 모습을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서 끝났다면 한국 개신교가 신사참배로 욕을 먹고 있지 않았을 텐데요. 참 안타깝게도 한국 개신교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한 사람만 있던 것이 아니라, 신사참배를 용인했던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결정은 80년을 넘어 2014년 한국에 사는 이들에게 물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 좋은 안줏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어떤 근거하에 신사참배를 용인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일본이 신사참배를 설명하면서 이야기한, '이건 일종의 국기에 대한 경례와 같은 의식일 뿐이지, 종교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다'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태극기를 바라보면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고 해서, 그게 태극기를 신으로 섬기는 것은 아닌 것처럼, 신사에 가서 참배하는 것도, 그냥 존경을 표하는 의식의 하나일 뿐, 그 안에는 어떠한 종교적인 의미도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죠. 하지만 엄연히 무생물인 태극기와 생물이었던(?) 조상신이나 국가 공로자는 조금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현재 야스쿠니신사에 가서 뭐 이상한 얘기하고 오는 사람들이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신사의 모습은... 음..... 여튼 일본은 당시에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기독교 단체와 신자들이 신사참배를 신앙의 이유로 거부했지만, 일본의 무력 탄압과 회유 속에서, 안식교, 성결교, 천주교, 감리교, 장로교 등이 차례대로 신사참배를 결의했습니다. 천주교의 경우에는 교황청의 훈령이...... (이 시기 교황청의 허튼짓들은 참...) 장로교의 경우에는 신사참배 반대파들을(다른 교단에 비해 그 수나 활동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이 싹 검거해서 옥에 가두고 나니까 총회를 열고 날치기 결의를........

표면적으로는 일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그들. 뭐 사실 이들 때문에 지금도 친일이니 뭐니 소리 듣는 데... 이들의 속사정까지 알아주고 싶지 않으나... 변명하는 내용을 살짝 살펴보자면, 신사참배를 결의한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학교와 병원입니다. 한국 개신교의 본격적인 역사는 조선 말기 일본과 미국의 협력 관계 속에서 조선에서의 활동을 허락받은 미쿡 선교사들을 중심으로 시작됩니다. 미쿡 및 호주와 캐나다에서 온 개신교 선교사의 활동은 크게 두 가지로 전개가 되는데, 한 가지는 포교 중심의 (전도하고 교회를 세우는) 선교이며, 또 다른 하나는 봉사 중심의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선교입니다. 포교 중심 선교의 본거지는 평양이었고, 봉사 중심 선교의 본거지는 서울이었습니다. 봉사 중심이라는 게 참... 이게 참 아이러니가......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데 일본 정부의 지원이나 지지가 필요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일본의 정책이 인권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지 않나 정도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는 함정이...(......)

신사참배를 강요할 당시에는 일본이 딴 생각ㅡ진주만에 폭탄을 떨어뜨린다든가, 진주만에 폭탄을 떨어뜨린다든가, 진주만에 폭탄을 떨어뜨린다든가ㅡ을 한다고 미국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시기라, 사실 우방국이라고 해도 뭐 상관없는 상황이지 않았나.(......) 그래서 일본의 이야기를 듣고 미국의 교단들은(바티칸 교황청도...) '그래. 국가 의식이라잖아. 가서 하고 와.'라고 한국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전달. 한국에 있는 선교사들이 자기 제자들에게 전달. 그래서 교단들이 하나둘 신사참배 용인의 순서로 전개되었습니다. 신사참배를 용인한 사람들을 변호하는 입장에선 이런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학교나 병원이 문을 닫는 것보다 잠깐 자존심을 굽히는 것이 낫지 않느냐.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나의 마음은 굽히지 않았는데, 가서 한 번 절한 것이 그렇게 큰 문제냐.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는가.' 여기에 대한 평가는 굳이 내리지 않겠습니다.


간략하게 신사참배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한국 개신교의 역사에서 신사참배 강요는 위에 설명한대로 끝까지 항거하던지, 또는 결의하던지, 이렇게 크게 두 방향으로 전개가 되었습니다. 교단 차원에서는 신사참배를 결의했으나, 결사반대의 목소리를 지킨 목사와 신도들도 있었고, 그로 인해 투옥된 사람이 2천여명, 옥사나 형장의 이슬이 된 순교자가 50여 명, 패쇄된 교회는 2백여 곳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숭실학교의 경우에는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폐교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한 편에서는 교단을 대표하는 목사들이 바다를 건너 일본 본토의 신사에 가서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일본이 본격적인 침략전쟁을 시작하자 전승 기도운동을 벌이고, 조선장로호라는 비행기를 헌납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신사참배를 용인했는가, 끝까지 거부했는가로 인하여 당시 한반도에서 제일 큰 교세를 자랑하던 장로교가 두 개로 분열되게 되었습니다.(하지만 살펴보았듯이 끝까지 거부한 쪽이 상대적으로 소수만 남았네요...) 끝까지 거부했던 편에 섰던 목사님들은 고려신학, 줄여서 고신이라는 교단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우상 숭배한 이들과 함께 하나님을 섬길 수 없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할까요. 물론 신사참배를 결의했던 다른 교단들에도 동일한 메세지가 보내진 셈입니다. 너희는 우상숭배를 했다는.

장로교가 총회를 열어 신사참배를 공식 결의한 날이 1938년 9월 10일이었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 1992년이 될 때까지 한국 개신교는 신사참배의 과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나 1992년 6월 18일 템플턴상 수상 축하행사에서 "반세기 전에 지은 신사참배의 죄를 참회한다"고 회개한 영락교회의 한경직 목사 이후로, 2006년에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기독교대한복음교회가, 2007년 3.1절에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가 신사참배를 비롯한 당시 이루어진 친일 행위에 대해 회개의 사죄문과 죄책선언문을 발표했고, 한국기독교장로회는 2007년 9월 총회에서 신사참배 행위를 사과했습니다. 또 2009년에는 예장 합동과 통합, 기장, 합신 등 장로교 측 4개 교단이 분열 60년 만에 처음 연합예배로 모여 신사참배 참회 기도를 드렸습니다.  



신사참배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마찰이 적었던 다른 종교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이미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 다 얘기한 것과 다를 바 없을까요......) 한국 개신교에 관해서만 주관적인 관점에서 평가하고자 합니다.

긍정적인 평가: 그나마 민족의 자존심을 지킨 개신교라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평가: 지키려면 끝까지 잘 지키든지...(...아예 안 지켰으면 다 조용히 있었을 테고 누구도 거론 안 하니까... 그냥 묻어갈 수 있......)
                     어차피 모두가 다 죄인인데... 같은 교단인데 잘못했으니 용서를 구하고, 용서해주고 하는 훈훈함도 필요하지 않았나...
                     잘못했으면 핑계 대지 말고 그냥 잘못했다고 하지... 구차하게 그 시기에 친일 아닌 사람 어디 있느냐고 할 필요가 있는가...

당시 한국 개신교가 가진 한계를 가장 잘 드러내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한계는 결국에는 선교사가 결정의 중심이었다는 것입니다. 신학교에 교육을 받은 목사들이 활동하긴 했으나, 결국 교단 전체의 방향을 이끈 것은 파송한 선교사, 즉 본토 교단의 결정이었습니다. 선교사들에게는 한국의 독립보다도 개개인의 영혼 전도가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매큔과 같이 일본의 통치와 정책이 개개인의 신앙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임을 깨달은 선교사님들이 적었던 것인지, 또는 알면서도 자기들의 사역을 방해받지 않고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 본토 교단들은 한국에서의 활동을 보장받는 것을 선택했고, 교단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에 대한 영향력이 컸던 당시의 한국 개신교는 결국 신사참배를 결의하는 쪽으로 대부분 넘어갔습니다.
한 가지 매우 안타까운 점은, 매큔 선교사의 경우에 처음에는 학교를 유지하기 위해 신사참배를 결의하는 쪽으로 결론지으려 했지만, 주기철 목사 등 신사참배 거부파와 이야기를 나누고 신사참배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소신 있는 목회자들이 조금만 더 설득해봤다면 역사는 달라졌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신사참배 결의한 목회자들은 그러지 못했고, 그 결과 흑역사를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이 흑역사에 대해 한국 개신교에서는 다른 종교와 비교하거나... 그때 당시의 상황을 이해해달라, 죽는 것보다는 살아서 신앙을 지키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저 역시도 그 시대에 살았다면, 그 시대에 목사의 위치에 있었다면 끝까지 거부할 수 있을지 절대 자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뭐라고 해도, 하나님을 버리고 내 생명을 선택했으며, 우상숭배를 했고, 내 민족을 버린 행위였음은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정상참작이라는 것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선의로 해주는 거지,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한 사람 여기서 사과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으나... 선배들의 친일 행위에 사과드립니다.

또 한편으로는 교단의 분열에 관한 아쉬움도 있습니다. 당시에 끝까지 신앙을 지켰던 사람들이 남아서 무너졌던 신앙을 회복시키는 데 힘써 주셨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물론 꼴도 보기 싫었을 것이라는 건 알지만... 말은 되게 쉽고 행동으로 옮기기는 정말 어렵고 저도 못하는 것이지만... 자신의 죄를 하나님께 용서받은 사람들로서 결국은 타인의 죄를 용서하지 못했던 부분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경직 목사의 용기 있던 참회 고백 이후로, 한국 개신교 안에서 신사참배에 대한 참회와 사과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교단 차원으로 외부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성도 개인의 회개기도처럼, 또는 고해성사처럼 개교회에서 성도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저는 이번 문창극 후보자의 발언이 교회에서 예배 중에 나온 것이 교계에 도리어 좋은 신호탄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친일 개신교의 이미지를 이 기회에 깔끔하게 청산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라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소망입니다.

----------------------------------------------------------
참고: http://www.kscoramdeo.com/news/articleView.html?idxno=5840 '신사 참배와 한국 교회' 이만열 교수
        http://blog.ohmynews.com/jeongwh59/tag/%EC%8B%A0%EC%82%AC%EC%B0%B8%EB%B0%B0 '<친일파는 살아 있다-48> '신사참배' 앞장선 친일목사들' 정운현



p.s: 지난 글에서 근본주의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요. 신사참배 이야기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신학적 근본주의인 장로교 중 일부가 우상숭배와 양심의 자유를 문제 삼아 끝까지 신사참배를 반대했고, 좀 더 진보적이거나 자유주의 쪽이었던 감리교와 천주교 등에서는 신사참배를 종교의식이 아닌 국가의식으로 인정하고 용인하라고 결정했다는 점입니다.(물론 감리교 목사님이나 천주교 신부님 중에서도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한 분들도 계셨습니다)
음... 그러니까요... '올바른' 신학적 근본주의(근본주의보다는 복음주의가 제가 의도한 단어입니다 ㅠㅠ-수정)는 여러분을 해치지 않습니다... 국익에 반하지 않습니다... 친일하지 않습니다...(......) '올바른 신앙(다른 말로 하면 가치관)'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학적 노선이 근본주의냐, 복음주의냐(수정...), 진보나 자유주의냐 하는 것은 그냥 신학자들끼리의 견해차일 뿐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Psychedelic Moon
14/06/16 05:14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매우 심도 깊은 담론이고 이런 글을 여기서 보아 기쁩니다.

그런데 한가지 제 입장과 반대인것은 근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본문에서 '올바른' 근본주의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거기에 반대합니다.

이미 시대가 2000년을 오면서 근본주의를 유짛한다는것 자체가 문제가 있을 뿐더러 '올바른' 근본주의 자체가 허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종교 자체가

불완전 할 뿐 아니라 스스로가 시대에 적응 하면서 온 이 시대에 과연 근본주의라는 얘기가 쓰여질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14/06/16 05:32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피에군님께서 근본주의를 일반인과 다른 용법으로 사용하신 것이라면 모를까, 저도 올바른 근본주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종교라면 "아기를 돌에 후려쳐서 터뜨리는 자들에게 복이 있으라" 이런 구절을 아예 삭제해버리든 어떻게 재해석을 하든 해야지, 근본주의적으로 접근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구라리오
14/06/16 08:33
수정 아이콘
근본주의 신학의 특징 중 하나인 축자영감설(성서의 글귀 한 자 한 자가 모두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다.)덕분이죠.
그래서 성서란 단 한 글자도 오류가 없으며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진리니까 딴 소리하면 님 이단...
Psychedelic Moon
14/06/16 09:05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이미 근본주의 신학의 특징중 하나인 축자영감설이 있는 이상 근본주의 자체는 '올바른' 근본주의가 될 수 없습니다.
피에군
14/06/16 11:16
수정 아이콘
에 아무래도 제가 단어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신학사조가 '근본주의' 밖에 없어서 그렇게 표현을 했는데...
지금으로 보면 '복음주의'에 더 가깝다고 합니다.
제가 '올바른' 근본주의라는 말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적용하거나, 그것만을 신봉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을 닮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읽고,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살려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닌, 당시 성경이 그렇게 기록되어야 했던 배경과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뜻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그 숨겨진 본질을 찾아내는 것을, 저는 성경에 있는 내용을 이야기하는 거니까 근본주의라고 굉장히 쉽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단어 사용이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나가는회원1
14/06/16 13:23
수정 아이콘
신학적 의미의 근본주의는 한국교회에서 가져다붙이는 근본주의랑 전혀 다르니까요. 저도 원글님이 용어를 실수했다는데에 동의하니까요. 오히려 복음주의에 더 가깝다고나 할까요 (축자영감설 같은건 신학에서는 19세기 말께 폐기된 이야기라고 알고 있습니다 슐라이어 막허등에 의해서요. 다만 한국교회는 이걸 리버럴이라는 악마의 표식을 붙이고 있죠 )
Psychedelic Moon
14/06/16 17:03
수정 아이콘
유럽쪽에서의 축자영감설이라면 이미 종교개혁 이후로 축소된게 맞습니다만 유럽을 제외한 타국의 이야기라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축자영감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물론 그에 대한 비판도 존재하나 그 세기가 미미하여 잘 보이지 않을 뿐이죠.

본글의 글쓴분께서 말씀하신것은 근본주의가 아니고 복음주의에 가까운것이 사실입니다.
지나가는회원1
14/06/16 18:01
수정 아이콘
그렇죠... 제가봐도 축자영감설은 진심 노답인거 같긴합니다. 아직도 총신쪽같은데가면 심심치 않은게 사실이구요.
피에군
14/06/16 18:12
수정 아이콘
축자영감설이 노답인 면이 많긴 한데...(이게 맞다고 사실 증명할 길도 없구요...) 심지어 성경의 본 고장인 이스라엘의 학자들은 축자영감설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죠... 그런데 이게 신학의 측면이 아니라 교회 유지의 측면 때문인건지...(성경이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 아니라고 하면 왜 믿으라고 하는지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교단들 중에 많은 수가 교단의 교리로 축자영감설로 얘기하는 듯한...
지나가는회원1
14/06/16 19:21
수정 아이콘
제 목은 소중하니까 교회에서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축자영감설없이 신앙을 설명할 자신이 없는거죠.
그리고 이걸 안하고 설교 짜려면, 제가 매주 미치고 있어서 힘들다고 말하겠습니다.
많은 목사님들의 설교에서, 왜 기독교가 참인지에 대한 논거가 전혀 없는거 같아요.
축자영감설을 교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교단은 고신, 총신정도인것 같은데(들은걸로 던집니다. 솔직히 여긴 몰라요)
나머지는 그냥 믿게 하기 편하니까 쓰는 느낌이랄까요?
피에군
14/06/16 19:42
수정 아이콘
저도 의문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것이냐 하면, 축자영감설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스라엘의 신학자들이 나라면 신앙의 위기가 찾아올 것 같은데(하나님이라는 존재가 흔들리는 문제일 거 같은데 말이죠...) 굉장히 철저한 신앙 생활한다는 것입니다. 메시아 사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구요. 이스라엘의 히브리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돌아오신 교수님께 꼭 이 문제에 대해 여쭤봐야지 생각했는데 제가 졸업을 해버리는 바람에 여쭤보지를 못했네요.

이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일 수 있는데... 성도들은 신학에 관한 이야기보다는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고, 목회자의 입장에서도 논란이 될 수 있는 신학에 관한 내용보다는 교훈적인 신앙에 관한 내용을 설교하는 게 더 준비하기 편하기도 하고... 그런 점들이 상호간에 서로를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되네요.
지나가는회원1
14/06/16 19:55
수정 아이콘
성도 문제는 생각을 못했었네요. 사실 설교를 듣는 회중이 원하는건 윤리와 지침이지, 신학과 성경이 아닌게 사실이니까요.
그리고, 축자영감설, 성서무오설을 믿지 않고 신앙을 지킨다는건 미친듯한 고민이 필요한거같은데 (제 경험상, 그런데 아마 님도 비슷할거라고 봅니다.) 그걸 요구하면 대부분의 교회는 1/4토막 날거니까요. 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14/06/17 01:23
수정 아이콘
네, 이게 문제에요. 축자영감설의 아우라를 입고 전해지는 내용 그 자체도 해석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많은 수"가 아니라 모든 교단의 축자영감설은 그 교단 교리에 대한 축자영감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때 가톨릭도 예장 쪽 개신교도 다녔습니다만 지금은 안 나갑니다. 하나님은 보통 사람이라면 일생 동안 영원히 알아가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거지 그렇게 속편하게 어떻게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적어도 축자영감설의 광휘 안에 있는 어떤 임의의 해석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비판의 지평 앞에 열어놓고 전 존재를 기울여 평생 탐색하는 게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 아닌가 항상 생각합니다.

비판을 차단하면, 시대를 놓치고 지난번 보신 NL 짝이 나는 거죠. 한 사람이 알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성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고 그 다양성이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앎도 신앙도 보다 풍부해지고 발전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만.. 이건 그냥 제 생각이에요.
피에군
14/06/17 01:40
수정 아이콘
많은 수라고 말씀드린 것은, 저는 다른 교단의 헌법을 본 적이 없어서 그렇게 말씀드렸구요.
교단들이 축자영감설을 교단 헌법 '성경' 부분에 집어넣었지만, 신학대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면 성서학 교수님들은 축자영감설을 지지하지 않는 쪽으로 강의를 진행하시는 경우들이 많았죠. 그런 것들이 신학교 내에서 정말 뼛속까지 근본주의자이신 분들에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어서, 매 학기마다 한 번 이상은 충돌이 일어나곤 했구요. 왜 신학교에서 그런 걸 가르치냐고, 이런 거 가르치는 곳은 신학교가 아니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반면에 성서학 교수님들은 '본인들만의 축자영감설'로 해석해 온 성경 구절들을 보면서 한숨을.

저도 말씀하신 것처럼 자신이 알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눈을 열어 놓고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4/06/17 04:18
수정 아이콘
네.. 매번 성실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여기저기 비아냥거리는 댓글들도 공격적인 내용도 많았는데 차분히 답을 해주시는 모습만큼은 저도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편안한 하루 되시고 2편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몽키.D.루피
14/06/16 05:26
수정 아이콘
글의 뉘앙스가 약간 뜨뜻미지근하네요.. 한국 개신교 분열의 시작이 신사참배이고 이것에 대한 회개가 개신교가 권력의 단물을 다 빨아먹고 거대화된 이후, 1990년대라고 봤을 때, 이건 제대로된 회개도 아니고 한국 사회에 대한 사과도 아닙니다. 회개 이후 개신교 분열과 권력과의 유착을 방지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었거든요. 오히려 권력과 돈의 관계에 따라 교단들은 더 분열을 거듭했을 뿐입니다.
본문에서는 한문장으로 대충 훑고 지나갔지만 진짜 문제는 [하지만 한 편에서는 교단을 대표하는 목사들이 바다를 건너 일본 본토의 신사에 가서 참배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일본이 본격적인 침략전쟁을 시작하자 전승 기도운동을 벌이고, 조선장로호라는 비행기를 헌납하기도 했습니다.] 이겁니다. 아무리 잘 생각해줘서 어쩔 수 없이 일제의 강요로 했다손치더라도 저들의 행동은 어쩔수 없이 신사참배를 한 종교인의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정도전에서 목은 이색이 고려 패망 후 베옷을 입고 살았던 것처럼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베옷을 지어 입고 울면서 회개하는 심정으로 지냈어야죠. 권력에 붙어서 호위호식하면서 비행기를 만들어 바치고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기도운동을 벌이는데 이게 무슨 어쩔 수 없이 참배한 종교인들의 행위입니까. 애초에 권력에 붙어서 그 단물 빨아먹은 정치 목사들이 교계를 망친 겁니다. 조찬 기도회에 가서 전두환을 찬양했던 목사들이 그렇고, 뉴라이트 운동으로 일제를 찬양하는(윤창극처럼) 목사들이 그렇습니다.
또하나의 문제는 교계 내의 기득권의 문제죠. 심사참배를 반대했던 신도들이 돌아오자 기존의 교회를 장악한 신사참배 찬성파들은 그들을 배척했습니다. 이들이 진짜 회개하는 심령으로 그들을 맞이했다면 교계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낮은 자리로 내려갔어야죠. 본문은 마치 회개한 사람들을 용서하지 못하는 반대파들을 질타하는 것처럼 쓰여졌지만 전 동의할 수 없습니다. 본문에서 밝혔던 것처럼 공식적인 회개는 무려 반세기가 지난 1990년대입니다. 이때까지 신사참배 이후로 권력의 꿀맛을 본 목회자들은 더 크고 화려한 성전으로 자기들의 배를 채웠을 뿐이죠.
한국 개신교의 역사가 완전히 꼬여버린 심각한 사건입니다. 한국의 현대사가 친일파을 제대로 정리못한 것부터 꼬이기 시작했다면 마찬가지로 개신교 역사의 과오는 신사참배를 제대로 정리를 못한 것이죠. 글쓰신 분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시는 거 같네요. 지금 개독이니 뭐니 욕먹는 근본적인 원인 제공이 바로 저때부터 시작된 겁니다. 그들을 용서하고 말고가 아니라 완전히 뿌리를 뽑고 정리하고 가야될 사안입니다. 피에군님이 어느 교단 소속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목회자들을 만날 때 느끼는 감정은 지나치게 수비적이라는 겁니다. 자신의 교단과 교회에 해가될 행동이나 말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잘 못하더군요. 피에군님은 그러한 목회자들 중에 한분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이글도 지나치게 수비적이고 설명을 빙자한 변명에 불과하네요. 한경직 목사의 회개는 용기있는 회개가 아니라 너무 늦어버린 회개입니다. 한경직 목사가 진짜 회개할 맘이 있었다면 한국 개신교의 최초의 대형교회라는 영락교회를 해체하고 새로운 목회철학을 제시했어야죠. 그런 개혁의 의지도 없이 그냥 말한마디 회개한다고 회개가 되지 않습니다. 회개는 조용기 목사도 매번 하는 거에요. 아들 문제 터질때마다 회개했지만 뭐 제대로 정리된게 하나라도 있나요. 마찬가지로 회개를 전가의 보도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사용하는 것이죠.
전 신사참배 문제가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뉴라이트 목사들, 문창극의 발언들, 어딜 봐서 신사참배가 회개된 문제인가요? 무서운 건 제가 어렸을 적 들어온 설교들이 문창극의 발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인식이 한국 개신교의 전반적인 인식이라는 점이죠. 한국인들은 미개하고 조선 500년은 잃어버린 역사이고, 미국에 의해 한국은 발전했고 그게 하나님의 복이고 뜻이다... 교회 설교로는 너무 뻔한 레퍼토리이지만 이게 교회 밖에 나가면 충격적인 사실이 되는 겁니다. 심지어 이게 한국 개신교에서 그나마 얼마남지 않는 존경받는 위치에 있는 대형교회인 온누리교회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거기에 강연을 듣던 사람들, 그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그런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온누리 교회마저 이번에 공격받으면 한국 대형교회들, 영성의 본이되는 교회들이 모조리 싸그리 다 전멸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일부리거라고 욕먹지만 일부리거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개신교가 이런 식이에요. 뉴스룸 1편 오프닝에 맥어보이가 이런말을 합니다. 문제를 인식하는게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라고. 하지만 한국개신교의 문제는 문제를 인식하지도 못합니다. 한국 개신교의 대부분이 이렇게 잘못된 역사관과 신앙관에 빠져 있는데 일부리거라고 하면서 일부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전 단언컨데 대부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저부터가 저런 설교를 들으면서 자랐으니까요.
주변에서 들은 개신교 목사들의 비리와 어이없는 처사에 대해서는 밤을 새도 더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피에군님은 현업에 계시니까 더 잘 아시겠죠. 대형교회들만 이슈가 되지만 중소형 교회들이 더 문제입니다. 여긴 보는 눈도 없어서 더 막나가요. 근데 이렇게 교회내에 정의가 사라진 이유, 정의로운 영성이 아니라 기복적인 영성으로 흐를 수 밖에 없게된 이유가 바로 신사참배의 문제부터 시작하는 거죠. 교회 내에서 정의를 외칠수가 없게 된 이유가 바로 신사참배입니다. 그때 이후로 개신교는 회개하고 행동을 고치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들의 행위를 합리화했던 겁니다.
흥분해서 말이 길어졌네요. 이런 얘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말이 많아집니다. 어쨌든 신사참배는 긍정적, 부정적, 이런식으로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신학적으로 사회적으로 무조건 잘못했고 용서받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겸손해야하구요. 피에군님이 어디에서 설교를 하실때 저같은 사람이 앞에 앉아있으면 아마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릴 겁니다. 제발 부탁인데 한국 교회가 무조건 잘못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회개는 일시적인 게 아니라 평생 삶으로 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개신교의 회개는 그 순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한국 개신교의 역사가 증명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1990년대 이후 한국 개신교의 역사는 아무리 봐도 회개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이게 현실입니다.
Cazellnu
14/06/16 09:45
수정 아이콘
수긍하며 옳은 말이라 봅니다.
미오X히타기X하치만
14/06/16 10:22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14/06/16 10:27
수정 아이콘
동의되는 글입니다.
피에군
14/06/16 11:37
수정 아이콘
음 뜨듯미지근하다는 의견에 저도 동의합니다. 사실 저도... 무작정 깔 거리가 넘쳐나겠지하면서 신사참배 관련된 자료들을 찾았습니다만...(.....)
글을 쓰고 나서 제대로 퇴고하지 못한 채로 올린 것 같고, 그로 인해 제가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 같아 죄송합니다... 사실 다 교회가 잘못 했다고 얼른 싹싹 빌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몇 분의 희생을 기억해달라고 하기에는 싸질러놓은 똥의 양이...... 하지만 Part 1 입니다. 네, 이후부터는 긍정적인 요소들은 아마 거의 없고 깔 거리들만 넘쳐납니다... 물론 친일목사들 그대로 둔 것과 이승만 대통령이 참 여러가지로 짜증을 안겨주시죠...(......)

음 저는 피지알에서 글을 씀으로 해서 누가 제 학번이나 이름을 찾고 그걸로 정보를 찾고, 그걸 바탕으로 신상을 털진 않을까... 일베들의 공격이 있진 않을까 전전긍긍하긴 하지만... 그걸로 두려워서 수비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신사참배로 나타난 개신교의 두 가지 반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평가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전... 회개된 문제라고 하지 않았습니다만..ㅠㅠ..... 글을 끝까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교단 차원에서의 사과는 아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몇몇 목사님들이나 교단들이 내부적으로만 참회한다고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저도 그걸 비판했고, 문창극 후보자의 사태를 통해 드러난 친일의 부분을 명백히 짚고 넘어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한경직 목사님의 참회가 늦은 참회라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저 같은 경우에는 늦더라도 했으니 '그나마' 잘했다 라는 입장입니다.(다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했으니...) 천주교도 지난 날의 과오를 공식적으로 사과하는데 몇 백년, 몇 십년이 소요되었습니다. 다만, 이 참회가 교회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후 행동의 변화까지 가져와야 진정한 회개가 될 수 있는 것인데, 한경직 목사님 개인의 고해성사 정도에 그친 것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교회 내에서는 이런 의식인거죠. 불교는 신사참배 잘 했고, 천주교도 신사참배 잘 했는데, 오히려 반대한 사람들이 있는 우리 한국 개신교가 못난 게 무엇이냐. 또는, 너도 친일했고, 나도 친일했는데 서로 들춰봐야 뭐할 것이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과거청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생각됩니다.
종이사진
14/06/16 06:51
수정 아이콘
비판이라기보다는 쉴드같은 글이네요.

피에님의 글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제사는 종교의식이라고 반대하고 신사참배는 국가의식이라고 반대하지 않았다...(물론 반대한 일부는 있었지만)
전자또한 아버지, 할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고 하면 종교의식이 아니잖아요.
결국 힘의 논리앞에서 입맛대로 이중잣대를 적용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참으로 세속적인 종교로군요.
솔로9년차
14/06/16 08:18
수정 아이콘
이중잣대를 적용했다는 걸 까는 글이기는 한데 글이 매우 비전투적이죠.
그리고 제사는 종교행위여서 금지가 아니라... '아버지, 할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기 때문에 우상숭배인 겁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대한 의식이 아니니까요.
종이사진
14/06/16 08:20
수정 아이콘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기 때문에 우상숭배...

죄송합니다만 저는 전혀 이해가 가질 않네요.
개신교 문화권에서도 고인에 대한 존경은 표하지 않습니까?
솔로9년차
14/06/16 09:11
수정 아이콘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존경을 표하는 건 당연히 좋은 거죠.
다만 학생부군신위라는 지방을 통해 그 자리에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와있다고 보는 것이 우상숭배라는 것입니다.
대상이 아닌데 그 대상으로 대신 보는 거니까요.
차라리 그냥 아무런 신앙적인 의미없는 의식이면 모르겠으나, 그 자리에 없는 조상이 있다고 보니까 우상숭배인거죠.
그래서 제사를 대신해서 추모예배의 형태로 대체하는 기독교 가정이 있는 거죠.
Psychedelic Moon
14/06/16 09:20
수정 아이콘
하지만 현대의 제사는 간소화, 축소화 되었고 더군다나 그 의미도 이전의 숭배보다는 점점 더 존경과 추모의 의미가 강해지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현 한국 교회에서도 그다지 제사에 대해서 터치 하지 않는 교회도 많습니다.
솔로9년차
14/06/16 09:24
수정 아이콘
그렇기도 하죠. 다만, 제 경우는 제가 제사를 지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도 숭배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많구요.(진짜로 숭배한다기보다 그 의미를 그대로 믿고 있는 경우죠. 문을 열어둬야 조상이 들어온다거나하는 부분들이요.) 그리고 추모예배라는 것도 제사와 거의 다르지 않게 흘러가는 경우도 많구요.
그리고 본문의 신사참배 역시 똑같이 우상숭배라고 봅니다. 종교행위지만 우상숭배가 아닌 정도라면 참선이나 요가 정도만 생각나네요.
Psychedelic Moon
14/06/16 09:34
수정 아이콘
저희집은 더이상 제사는 안지내지만... 원칙적으로는 우상숭배로 생각하는게 맞습니다. 전 현재의 변화를 말씀드린겁니다.

글쓴이께서 조여주신 본문의 내용은 기독교 밖에서는 솔로9년차님이 말씀하신대로 이중잣대를 가진 세속적인 종교다라고 표현하죠. 결국 그것은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온 과정과 극동아시아 특유의 기복신앙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피에군
14/06/16 11:49
수정 아이콘
네 비판하기 위해 썼는데... 쉴드쳐주고 싶은 분들이 계셔서 그분들까지 함께 욕하기가 참 ㅠㅠ......

제사에 대해서도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선교사들의 경우에는 제사를 드리는 관습이 없기 때문에, 조상의 영이 온다고 하니까 우상숭배 타이틀을 제사에 걸었는데요.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부모님께 드리는 존경과 정성인 '효도'와 관계 되는 문제라. 현재는 '효도'의 의미가 있을 뿐 우상숭배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하면서 제사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둘 시작된 타협들이 현재 한국 개신교의 문제를 만들어놨다고 저는 생각하는 입장이구요. 종교학적으로 보면 종교라는 것이 아무래도 그 문화에 토착화되고 세속화되는 것이 당연한 흐름이긴 한데, 현재 한국 개신교는 안 좋은 것들이 토착화되고 세속화된 부분이 많아 죄송합니다.
예를 들면,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인데, 야근이나 회식관련된 수당은 외국계 기업이니까 없고, 야근은 한국 기업이니까 엄청 시키는... 그런 종류의 자기 좋은 건 그대로 지키고, 안 좋아도 자기 편한 건 받아들이고, 자기 이익에 반하는 것은 거부하고... 그런 면이 가장 큰 문제죠.
14/06/16 07:28
수정 아이콘
저도 몽키 D. 루피님과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피에군님께서 제 댓글을 계기로 글을 쓰시게 된 것도 같습니다만, 저는 신사참배 그 자체만을 문제삼지도 않았습니다. 저 자신부터 민족주의를 공보다 과가 많은 거라고 생각하구요. 제 지난 댓글을 잘 읽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신사참배가 왜 문제가 되냐면, 이때 친일파 목회자들을 정리하지 못했고, 그네들이 '반공'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죠. 해방 정국에서 세속에도 판박이처럼 있던 일입니다. 그 '반공'으로 좌/우 민족주의자들을 밀어냈구요. 그때 '반공' '반공'거리던 목사들이 그 사사오입의 이승만 하고 야합하고 박정희 때 베트남 파병도 축성해 주고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전두환도 성별해주고.. 이랬던 거구요. 저에게 중요한 건 계급 문제고, 당대의 힘없는 이웃들에게 개신교가 어떤 역할을 했느냐의 문제인데, 해방 이후의 개신교는 과히 아름다운 행적을 남기지 못했고 그 단초는 신사참배를 승인한 친일 목회자들의 처리 문제였다고 보는 거구요.

기독교 근본주의에 대해서는 근본주의 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문제는 말씀대로 신학적인 문제고, pgr에서 얘기하기엔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이 문제는 개신교의 한국 사회에서의 공과를 논하는 이 글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피에군님께서 언급하셨기 때문에 저도 이 정도 선에서만 언급하겠습니다.

다만 피에군님은, 제가 근본주의와 한국 우익의 친화성에 관해 언급했기 때문에, 근본주의자가 반드시 "be on the side of the executioners"를 했던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반례를 드신 것일 테구요. 저는 그 반례는 일제 수탈 행위 전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신사참배라는 특수한 행위에 대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도 근본주의는 극우와 결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로 말씀드리는 데서 그치죠. 어차피 일제 치하 신사 참배 건만 따로 떼서는 서로 얘기할 부분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편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피에군
14/06/16 12:15
수정 아이콘
네 이건 Part 1 일 뿐이니까요. 한국 개신교 역사에서 그나마 희망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여기서 많이 사라지는 안타까움이랄까요...

위에 답글로 남겼지만 제가 그동안 근본주의라는 단어를 잘못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근본주의보다는 '복음주의'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그래봤자 한국 현대사에서 복음주의가 한 행동들은 근본주의와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요...

저도 신사참배에서 깔 거리가 많을 줄 알았는데, 신사참배의 문제라기 보다는 후속 조치의 문제가 크더군요... 아마 다음 편은 그 후속 조치(친일 청산이 이루어졌는가)에 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편은 좀 더 잘 준비하고 퇴고해서 글을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신사참배 거부가 민족주의적인 행동이었느냐, 아니면 단순히 신앙적인 면에서의 거부냐 생각해봤을 때, 특별히 독립운동과 관련된 민족주의적인 면들이 있었다고 밝힐만한 역사적 증거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신사참배 거부운동을 주도했던 목사님들이 과거에 민족주의 활동을 하다가 신학을 했거나, 독립운동가의 제자들인 경우가 많았고, 그러다보니 민족주의적인 색체도 가지고 있구나 정도로 후대에 평가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는 쉴드를 치기 위해 긍정적인 면이라고 집어넣은 것이 부각되어 보일지도 모릅니다..ㅠㅠ
참치마요
14/06/16 07:32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 1점),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피에군
14/06/16 12:16
수정 아이콘
아... 쉴드를 쳐드리고 싶은 분들이 있어서... 그 열망에 그만...
아직 비판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 조금 더 다듬어서 만족을 드릴 수 있는 비판을 작성토록 노력하겠습니다.
솔로9년차
14/06/16 08:02
수정 아이콘
글쓴분이 비판이 뜨뜨미지근하고, 본인이 기독교인이다보니 그 본인의 생각이 실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을 그대로 내비친 단점이 보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의 글을 쓰신 분에게 비꼬는 댓글을 작성하는건 누가 더 못난 행동을 하는 것인지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기독교에서 신앙을 믿음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말 그대로 '믿음'만 따진다면 무슨 말을 하든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 역시 이미 믿음입니다. 그것 역시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비꼬는 태도까지 존중받을 수는 없겠죠.
Psychedelic Moon
14/06/16 09:02
수정 아이콘
결국 글쓴이께서 기독교이시기 때문에 나오는 어쩔수 없는 단점이지요. 아무리 내부적인 비판이 가해지지만 기독교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모순점은 크리스찬인 자기 자신이 깰 수는 없는 영역이니까요.
솔로9년차
14/06/16 09:13
수정 아이콘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그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비꼬는 태도는 옳지 않다는 거죠.
Psychedelic Moon
14/06/16 09:17
수정 아이콘
아 저는 첫번째 줄만 보고 애기한겁니다. 비꼬는 태도는 옳지 않는게 맞긴 한데 어쩔수 없죠, 마주보고 실제로 토론 하는것도 아니고 최대한 하지 않는것이 맞는거지만 없어지진 않겠죠... 전 이러한 인터넷 토론에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타입이라서 더 그런걸수도 있겠군요.
피에군
14/06/16 12:19
수정 아이콘
뜨듯미지근한 제 비판에는 어느 정도 이런 요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그 상황에 활동했던 목사였다면 어느 편에 섰을까.
그러다보니 좀 강하게 비판하지 못한 면이 있었구요. 또 비판만 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 죄송한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 이야기를 쓰다보니 아무래도 글의 균형이 무너진 것 같습니다. 제가 제대로 퇴고하지 못했고 글쓰는 능력이 부족해서 이루어진 일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 같네요.
개미핥기
14/06/16 08:35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피에군
14/06/16 12:21
수정 아이콘
제가 글 쓰는 재주가 부족하다보니 논쟁거리들만 키운 것 같아서... 흥미롭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걸스데이 덕후
14/06/16 09:37
수정 아이콘
기독교 자체의 정화가 어려운 이유.txt
피에군
14/06/16 12:22
수정 아이콘
네 거기에 대해서도 글을 계속 써나가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 자신도 현업에 종사할 예정이다 보니 그 굴레에 갇혀 있는 것일수도 있죠.
14/06/16 09:46
수정 아이콘
신사참배를 했냐 안했냐를 가지고 제대로 된 기독교냐 아니냐를 가르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신사참배 거부의 멘탈리티가 여호와의 증인들이 집총거부하는 멘탈리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지라.
14/06/16 09:59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좀더 보완하자면, 신사참배를 거부했다는 것만으로 한국사에 기여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왜 신사참배를 거부했냐는 거죠. 사람들이 일제와 일제에 빌붙은 기회주의자들의 핍박을 받는 상황에서 교회는 누구의 편이었느냐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을 피에군님이 보완해주시면 더 좋겠네요.
피에군
14/06/16 12:48
수정 아이콘
사실 제대로 된 기독교냐 아니냐의 문제는 좀 더 여러가지 논의를 거쳐야 합니다. 기독교 안에서도 어떤 가치를 더 우선시두느냐가 갈리기 때문이죠. '정의 실현', '사랑 실천', '복음 전파' 등등. 분리하기도 어렵지만, 또 함께 하기도 힘든.
신사참배가 제대로 된 기독교냐 아니냐 제가 평가하긴 좀 그렇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하나님의 명령을 지켰다는 점을 높게 본 것인데요. '상대적으로 쉬운 하나님의 명령들을(이웃을 사랑하라 같은) 잘 지키면서'는 기본적으로 그들의 삶 속에 이루어졌다고 보는거죠. 이건 제가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했고, 전기들을 통해서만 접한 것이라 미화된 면들이 많이 있겠지만, 이웃을 위해 희생하고 콩 한 쪽도 나눠먹는 일들은 기본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위에도 말씀드렸지만, 교회가 누구 편인가 했을 때,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한 목사님들의 경우 민족주의 독립운동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밖의 교회들은 민족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변절한 교회들도 있었을 것이고, 여러가지가 있겠죠. 일제시대 전체로 봤을 때 교회가 누구 편이었느냐... 이건 좀 대놓고 쉴드글이 될 여지가 다분해서... 그때든 지금이든 누구 편이었냐 하는 답은 좀 더 쉽게 내릴 수 있는데... 대체적으로 교회는 성도들 편이라는 것입니다. 이게 좋은 쪽보다는 나쁜 쪽으로 변질이 되고 있는 현실이구요. 사실 교회는 교리적으로는 하나님 편이 되어야 하는데, 성도들의 권익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 보니 계속 끊이지 않고 사건 사고가...
14/06/16 23:49
수정 아이콘
지금은 성도들의 편이라고 하기엔.. 성도들은 동원되고 있고 교회 고위층-대형교회 목사들 같은-은 지배계급의 편이라는 게 세속에서 일반적인 인식이 아닌가 싶어요. 저는 이데올로기 표현보다 그 밑바닥의 권력 관계가 중요하다고 보기도 하거든요. 일례로 이번에 그야말로 일부 근본주의자가 퀴어 퍼레이드 때문에 미대사관 앞에 가서 떼를 썼지만, 글쎄요, 이게 다수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지금 자기 입으로 말하는 대로라면 대형교회 목사들이 연판장이라도 돌려 미국에 진지하게 대들어야겠지만, 그렇게 할 리는 없겠죠? 그래서 저는 교회가 성도를 지키는 게 아니라 이해관계를 지키는 조직이며 결과적으로 일부 성도를 지키는 조직이라고 봅니다.

신사참배가 가장 지키기 어려운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부분도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그건 근본주의적 관점에선 선악이 분명한 거죠. 그러나 이웃과 함께 하는 건 그렇게 분명하지 않구요. 이번에 저 극단적인 근본주의자들-퀴어 퍼레이드에 난입만 한 부류는 극단으로 안 봅니다만-이 미대사관까지 가서 법석을 떨었는데, 저 작자들 가운데 일부는 아마 미대사관이 신사참배를 시켜도 항의했겠죠. 그런데 그들이 이웃과 함께 하고 있나 생각하면 아니라고 보거든요.. 개신교가 쌓아온 악업은 주로 근본주의적 관점에서 선악이 분명한-신사참배-것들을 안 지킨 때문이 아니라 그래도 경계가 애매한-사회의 작동 원리나 역사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가 필요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비판에 열려 있는-영역에서 이웃의 편에 서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그런 행위들은 충분히 이기적이고 자발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의한 부분은 끙끙님의 첫 문장이 아니라 취지와 두 번째 문장이에요. 제대로 된 기독교는 신학적/종교학적 논쟁이니까요.
피에군
14/06/17 01:22
수정 아이콘
가장 지키기 어려웠다는 것은... 고문 등의 자신의 생명을 위협 받는 상황에서도 신앙을 지켰다는 점에서 말씀드린 것이었구요. 아마도 개신교 내의 관점에서만 그렇게 볼 수 있지 외부의 관점에서는 다르게 비춰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많은 교회가 신앙 공동체가 아니라 이익 공동체가 되었다는 것은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구요, 사실 그 시작 중에 하나로 신사참배 문제가 거론되는 것인데요. 자기 목숨과 이익을 위해 불의에 타협하기 시작한 것을 보여주는 부분인 거 같다는 것이죠. 다른 분께 답글 달면서도 썼는데, 자기한테 이득이 되는 것은 세상이 옳지 않다고 생각해도 하나님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취하고,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부분은 철저히 반대하는 게 현재 드러난 한국 개신교의 모습이라는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뭐 성도 측에 서있다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성도들을 위한다는 말도 지금 한국 개신교를 보면 극히 일부 교회 내의 기득권들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들이 너무 많이 보이죠.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자신의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만 챙긴다고 생각하구요.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만약 자기 교회의 성도들이 주도적으로 그런 활동을 했다면 뭔가 조치를 취했을 것입니다. 막든지, 지지하든지. 하지만 자기 교회의 성도들이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발언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뭔가 큰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건 힘들어 하니까요. 그런 걸로 교회가 부침을 겪는 걸 원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거죠. 하지만 자기 교회의 이득을 위해 다른 누군가는 힘써줬으면 하고 바라신다는 것이 함정이죠.
당근매니아
14/06/16 12:24
수정 아이콘
실제로도 당시 저러한 상황에서 조금의 고민도 없이 참배거부 했던 사람들이 또 여호와의증인들이긴 하죠.....
14/06/16 19:54
수정 아이콘
연대 신학과 서정민 교수도 끙끙님과 비슷한 관점에서 고신을 비판합니다.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아니라 그냥 자기네가 우상숭배하기 싫어서 안한 거라고 말이죠.
마스터충달
14/06/16 10:19
수정 아이콘
일제시대에 폭력에 억압당해 결국 반민족 행위를 한 사람들이 정말 많겠죠.
강제에 의한 행위라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과 어쩔 수 없었으니 용서해야 한다는 주장. 저는 둘 중에 뭐가 맞는지 어느 한쪽을 편들기가 어렵네요.
그런데 이 사안을 차치하고서도 불만인 부분이 있죠.반공의 깃발아래 반민족 행위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점.
우리 정부나 개신교나 같은 이유로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해방 후 반세기만의 참회는 용기있다기 보단 늦은 참회라는 지적에 오히려 공감이 가네요.

글쓴분께 질문드리고 싶은게 있는데
일제 당시에도 신사참배를 용인한 세력이 더 크다고 하셨는데
>>>그나마 민족의 자존심을 지킨 개신교라는 것입니다.
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잘못된 전개가 아닐까요?

글을 읽고 나니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고는 생각이 되지 않네요.
당시의 개신교가 선교활동등의 이유로 신사참배의 반민족성을 안일하게 생각했고, 이후에도 반성이 부족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안일함이 문창극 같은 '반민족주의 + 제국주의 옹호'라는 이상한 조합의 사상을 가진 총리후보자를 탄생시킨게 아닌가 싶네요.
피에군
14/06/16 12:59
수정 아이콘
사실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것은... 신사참배를 거부한 목사님들을 보고 자뻑한 평가 정도로... 죄송합니다. (쉴드 한 줄 넣으면... 다른 메이져 종교는 충돌이 적었다는 점 정도...)

반공의 깃발이라기 보다는, 자기 살 길 유지를 위해 자잘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다 무시하는 거죠. 제 입장에서는 가슴 아프지만 반성할 필요도 못 느낀다고 보시면 됩니다.
용기 있다는 표현은 다분히 쉴드로 여겨지실 것 같은데요. 천주교의 과거 청산도 2000년에 이루어졌습니다.(지나가는 쉴드 한 구절...) 잘못에 대한 인정과 참회를 하는데 짧은 건 반세기, 긴 건 몇 백년이 흐른거죠. 함정은 천주교는 교단 전체의 대표가 공식 문건으로 했다는 것. 개신교는 개인의 고해성사 정도의 느낌이라는 점. 전 늦었지만 아예 안 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그런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던 목사님이 저런 고백을 하셨으면 교단 차원에서도 함께 움직여서 그때 다 청산했다면 엄청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짜증이 가득하죠. 그 이후의 행동들은 오히려 강아지판이니... 회개를 한 것이 맞냐는 평가를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경직 목사님의 참회 자체는 신사참배와 관련된 친일 행적에 대해서 이대로 언급도 없이 넘어가는 상황을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그나마 좋게 평가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이게 그나마라는 게 얼마나 한국 개신교의 현실이 슬픈지 보여주는...)
마스터충달
14/06/16 13:13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부분도 일리가 있네요. 참회라는 건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운 법이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확실히 용기있는 행동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근데 다른 메이저 종교들은 충돌이 적었다고 하셨는데, 그럼 불교나 천주교는 내부 갈등없이 모두 신사참배를 용인한 건가요?
피에군
14/06/16 13:25
수정 아이콘
불교는 기본적으로 다신교이기 때문에, 제사와 관련된 충돌은 없었습니다. 사실 당시 일제강점기 시기에 독립운동의 성격을 가졌다 싶으면 일본이 다 만주나 연해주로 쫓아내던 시기라서요. 아니면 잡아서 죽이거나. 불교 인사들 중에서 독립운동이나 민족운동과 관련된 분들은 다 산 속이나 만주, 연해주로...(아마도?) 산 속까지 가서 신사참배를 강요하진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신사참배가 문제가 된 곳은 평양, 서울 등등 도시가 주 무대였습니다. 학교도 교회도 다 도시에 많이 있었으니까요. 이후 만주전쟁을 거치면서 만주와 연해주에 있는 거점 도시들로 신사참배 강요가 옮겨갔습니다.

기독교(개신교와 천주교 포함)의 경우에는 사회 참여가 중요한 점 중 하나이다 보니까, 민족주의, 독립운동 성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끝까지 한반도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안창호 선생님과 그의 제자들이 있겠구요. 또 바로 위에 제가 적었듯이, 신사참배는 도시에서 문제를 많이 일으켰는데, 그 이유가 기독교 학교와 교회가 도시에 몰려 있던 점도 있구요.
불교는 모르겠지만, 천주교는 처음에는 우상숭배의 이유로 신사참배를 거부했는데, 탄압이 본격화될 시기 즈음, 교황청에서 신사참배를 용인하라고 훈령이 떨어집니다. 물론 내부에서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다른 교단들보다 중앙집권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갈등이 덜 눈에 띄었다 정도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개인의 소신으로 거부할 순 있었고, 그로 인해 투옥 당한 분들도 있었으나, 장로교처럼 대규모로 거부운동을 벌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스터충달
14/06/16 13:33
수정 아이콘
흠... 그래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는 과한 것 같네요.
불교나 천주교가 신사참배와 엮이질 않은 편이니 그들과 비교우위에서 평가하기도 어렵고
다른 민족종교들에 비하면 당연히 안될 것 같구요.
해방이후의 행보까지 더해지면 민족의 자존심을 운운하기엔 좀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뭐 이점을 빼면 여러모로 많이 배워가는 글과 댓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피에군
14/06/16 13:49
수정 아이콘
네 그래서 평가할 때 자뻑에 차있었구나 정도로... 죄송합니다.
사실 1930년대에는 민족 종교들이라 하기도 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위에도 설명했듯이 한반도에 독립운동의 싹이 보인다 싶으면 강제축출하던 시기라. 그래서 의외로 신사참배 관련 문건을 찾아보면 기독교 쪽의 반발을 제외하면 아예 반발로 인해 일어난 충돌을 찾기가 어렵다고 할까요. 독립운동가들의 거점이 옮겨간 만주와 연해주도 비슷하고.
신사참배 거부운동은 기독교가 가진 '우상숭배 거부'의 논리가 가장 강했으니까요.

뭐 사실 너희는 교리를 지킨 것 뿐인데, 그게 민족의 자존심을 지킨거냐 라고 하면 할 말이 없는 자뻑이라... 죄송합니다.
14/06/16 10:26
수정 아이콘
한국 개신교 주류가 낳은 괴물이 문창극이죠... 개신교가 갈 길은 아직 멀었습니다.
아마 조만간 또 인구센서스 조사를 통해 종교 쪽 관련해서도 인구조사를 실시할텐데,
개신교는 수적으로 천주교에 이미 역전당했고, 주류 종교 중 최하위를 기록할 것 같습니다.
다 뿌린대로 보여진대로 거두는거죠. 참담합니다...
개신교인으로서 문창극이란 괴물을 탄생시킨 한국교회에 대해 정말 모든 분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피에군
14/06/16 13:01
수정 아이콘
문창극 후보자는 뭔가 안 좋은 것들을 다 달고 나왔습니다. 한국 개신교의 역사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발견되었으니 어서 수술로 들어가면 다행인데...
사실 인구조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 모르나, 최하위인데 더 숫자는 적을 수도 있습니다.
대학교에서 종교 관련해서 손 들라고 하면, 교회를 다니면서도 교회 다닌다고 손드는 게 창피한 시기가 되었으니...
두꺼비
14/06/16 12:13
수정 아이콘
해방 초기엔 신사참배에 대한 회개운동이 교계를 갈아엎을 것 같았지요. 박형룡 박윤선 한상동 등등 당대 최강의 신학자들이 모두 고신과 함께 있었고, 공개적으로 신사참배를 회개하지 않는 교회는 없애버리는 게 옳다고 들고 일어났으니까요. (정확한 조치는 공개 사과/회개와 자숙의 의미로 몇달간의 목사 업무 중지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네요. 일부 목사들은 이에 동조하였지만, 다수는 이 마저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죠.)
그러나 박형룡과 박윤선은 조선신학교(나중에 한신대학교 - 기독교 장로회로 발전)에 대한 견제를 위해 고려신학교(나중에 고신대학교 - 예장 고신으로 발전)를 떠나 총회신학교(나중에 총신대학교 - 예장합동으로 발전)를 세워버리고, 그와 함께 고신측의 힘도 약해져 버렸지요. 그리고 고신측은 이 일을 계기로 오히려 교계의 맹비난에 시달리는 한편 총회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고신이 뛰쳐나간 게 아니라, 쫒겨난 셈이지요.)
이 시점에서 반민특위가 경찰에 의해 무력해산 당하는 장면을 떠올리셔도 좋겠네요. 해방 직후 지도층들이 친일 청산을 부르짖다가, 좌익과의 힘겨루기를 위해 기존 기득권 세력이었던 친일 인사들과 손을 잡아버리고, 면죄부를 부여해버린 히스토리가 장로교에서 똑같이 일어나고 있었으니까요.
피에군
14/06/16 13:09
수정 아이콘
친일 청산을 하는 기준이 세워지기 어려웠던 점은 이런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끝까지 거부하다가 순교하거나, 옥에 갇혀 있다가 해방과 함께 풀려난 목사와 성도들의 숫자가 소수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즉, 따지고 보면 너도 죄인, 나도 죄인인 상황이었다는 것이죠.
신사참배를 찬성한 개신교 측에 만연했던 상황 합리화. 그렇게 힘든 고문을 받으면서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살아야 이후라도 도모할 수 있지 않느냐 같은 것인데요.

위에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했듯이, 선교사들이 어떤 주도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목사님들의 설득으로 충분히 결정을 돌릴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 시도를 끝까지 하지 않고 자신의 생명을 위해 신사참배와 친일 행동을 주도한 것이기 때문에 비난 받아도 할 말이 없는거죠. 그게 정상이고. 다만 자꾸 잘못을 시인하기에 앞서서, 자기 상황을 이해해달라고만 하는 개신교의 태도가 모든 것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14/06/16 15:25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이 부분을 혹시 좀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거나 책/링크를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행복한남자
14/06/16 12:44
수정 아이콘
어릴 적에 교회학교에서 우상숭배를 하지 말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 주에 목사님 설교단 위에 걸려있는 커다란 십자가를 보고
저거는 우상숭배 아니에여 선생님? 했다가 혼쭐났던 경험이....
피에군
14/06/16 13:14
수정 아이콘
성경에도 그와 관련된 구절이 있구요. 그래서 어떤 교단들에서는 교회에 십자가 조차 없는 곳도 있습니다. 십자가 또한 우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다만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십자가는 우상의 의미보다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임을 당하셨다, 그렇지만 죽음을 이기고 사흘만에 부활하셨다' 라는 이야기에 대한 상징의 의미를 갖습니다. 십자가를 볼 때마다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감사하라는 의미에서 예배당이나 집에 십자가를 걸어두는 것입니다.
14/06/16 13:23
수정 아이콘
잘 몰라서 질문드리는데요..

무신론자인 제 입장에서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임을 당하셨다, 그렇지만 죽음을 이기고 사흘만에 부활하셨다' 라는 이야기에 대한 상징의 의미를 갖습니다] 라는것과 우상숭배가 뭐가 다른지 이해가 안되는데요 혹시 시간되시면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피에군
14/06/16 13:43
수정 아이콘
아, 그 말은 십자가를 섬기진 않는다는 의미구요. '십자가님 먹을 게 없으니 밥 좀 주세요.'(.....) 쉽게 설명하면 이런 식으로 십자가가 신 중의 하나인 것처럼 여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달이나 해를 섬기는 것처럼 십자가를 신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는 역사적인 사실을 보여주는 매개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놓은 대신에 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서 걸어둔 것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구요.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냥 간단하게 도식화하면 예수님 = 하나님 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 = 예수님을 섬기는 것. 따라서 예수님을 나타내는 그림이라던지, 물건들이 교회 내에 있어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그리스정교의 경우에는 성화도 우상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서 교회 내에서 예수님과 관련된 성화를 다 없애버리기도 했구요. 천주교와 개신교가 자주 싸우는 이유 중에 하나가 성모 마리아 문제인데. 개신교 측에서는 성모 마리아가 하나님도 아닌데, 왜 성당에 와서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절하고, 성모 마리아 이름으로 기도하냐고 비판하는 신학자나 목사님들도 있습니다. 하나님 외의 다른 존재, 그것도 인간을 예배한다고 우상숭배라고... 천주교가 성인들을 시성하고 기리는 것도 비슷한 이유로 비판하죠. 뭐 이런 건 중요한 이야기가 아닌 거 같구요;;


여튼 복잡한 것들 다 들어내고 간편하게 이해하자면 예수님 = 하나님 이고, 예수님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도입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6/16 15:26
수정 아이콘
사실 해당하는 경향이 가장 강한 쪽은 '이슬람'이죠.
아브라함계열 종교중 가장 나중에 나온 물건이기도 해서 '유일신'에 대해 보다 잘 정리된 형태의 믿음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모스크는 그림이 아니라 경전글귀로만 장식하는 식으로 운영될겁니다.
유일신이라는 개념 자체는 상당히 오래된(유대교 이전에도 있었으니....)물건이지만,
동시에 상당히 장기간동안 '재구성'을 경험한 개념이라 동네마다 시기마다 조금씩 다른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입니다.
14/06/16 17:03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6/16 15:39
수정 아이콘
신사참배에 대해서는 사실 해방이후 '사과'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해소될 수 있었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사회의 내부에 위치한 조직으로 사회구조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대 사회에서 일정한 규모 이상의 조직들이 현재 '친일'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행위를 하는 일 자체는 상당히 흔한 사례로 관찰되니까요. 교회라고 딱히 다른조직하고 다를바도 없기 때문에 당 시점에 '친일'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그 이후의 전개 쪽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해방이후 현재에 이르기 까지 교회는 '스스로 반성을 못하는 조직'으로 굳건히 자리잡았고,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 반성 역시 '자신을 향한' 반성일 뿐입니다. 참회기도를 백만번 해 보아야 교회 외부에서 딱히 그걸 '반성'이나 '참회'로 봐줄 이유는 없거든요. 물론 우상숭배관련해서 교리위반에 대해 교회가 가정하는 '신'에게 참회할 필요 자체야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단순히 교회에 속한 성도 개인이 '혼자'나가서 신사참배를 하고, 친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해방이후에 성도 '개인'이 권력과 영합해서 현재의 교세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반성이나 참회는 당신들의 '신' 뿐만아니라 '사회'와 해당하는 영합으로 인해 가능해지거나 심화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교회라는 맥락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교회가 가정하는 '신'을 향한 참회는 무가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국현대사에 양가적인 기여를 많이 해온 교회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신사참배만 있는것도 아니고요.
가장 단적인 예로 저는 아직 '하나님이 세워주신 반만년 한민족의 영도자'를 축복한 '조찬기도회'를 기억합니다.
피에군
14/06/16 18:25
수정 아이콘
저도 한국 개신교의 반성이 그냥 개인의 고해성사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항상 나니와의 사과문이 예시로 들어지듯이... 그런 면에서 요한 바오로 2세의 과거 청산은 굉장히 깔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차피 한 번 욕 먹을 거, 깔끔하게 과거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청산해버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멋진 결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천주교에서 어떤 피해보상을 해준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나... '공식석상'에서 '공식문건'을 만들어서 '전세계' 사람들에게 한다는 것의 의미가 굉장히 컸죠. 한국 개신교에서도 사실 몇몇 계기들이 생겼을 때 앞장 서서 그러한 과오를 청산하고자 시도하면 좋을텐데...(뭐 저도 뒤에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일 뿐 앞장 서지 못하니 다를 바가 없네요...)

한국 개신교가 과거청산을 할 때에 가지는 한계는... 이건 또 계속 이야기를 하겠고, 신사참배를 대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나는 데, 개별 조직들이 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독자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죠. 누구는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고, 누구는 잘못을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해버리니, 이것부터 바로 잡아야 뭔가 일이 진행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체면 중시 같은 것도 좀 있는 거 같구요. 욕 먹기를 싫어하는 것이죠. 욕 먹을 짓을 했는데, 욕 먹기는 싫어하니 뭔가 총체적 난국입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6/16 20:59
수정 아이콘
단순히 개별조직들의 독자적 행동이 문제가 아닙니다.
잘못에대해서는 공동체가 아니고, 잘한것에 대해서는 공동체가 되고, 사과하고 책임지는 일에는 공동체가 아니지만, 영향력을 발휘하려 할 때는 공동체가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 다양한 수준에서 다양한 개혁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교회조직이 가지는 영향력은 '과대평가'되어 있긴 하지만, 사회적으로 중요한 정도는 되기 때문에, 최소한 이런 시도에 '기대'라도 해 볼 수 있는 정도는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피에군
14/06/16 21:11
수정 아이콘
네. 말씀해주신 것처럼, 욕 먹을 때는 자기 잘못 아닌 것처럼 하고, 칭찬 받을 일은 자기가 안 했어도 내가 했다고, 봤냐고... 뭐 이런 식으로 다 받아 챙기려는 경향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반대여야 하는데, 체면 차리고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모습이라니 다른 분들과 하나님께 죄송할 뿐입니다.

사실 기대가 없다면 비판도 없을 것이라고 전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교회에 대한 비판들을 눈 여겨 보고, 저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도 해보고 하지만, 실천으로 옮기기에는 참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문제가 드러났을 때 미루지 말고 깔끔하게 청산하고 가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파란무테
14/06/16 16:25
수정 아이콘
고신교단 관련 사람입니다.

[신사참배]와 관련된 부분은 [고신]교단 입장에서는 큰 사건이며, [고신]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는 사건이죠. 같은 [장로교]라 하더라도 말이죠.
당시의 신사참배의 두가지 결과 - 찬성과 반대 - 는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고 봅니다. 믿음의 분량에 따라 충분히 신사참배를 하고 위기를 모면하던 사람들도 있었고, 이에 반해 여러가지 이유로(위에 적었던 종교적, 민족적) 이 문제에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 분들도 있었죠.
필연적으로 두가지 선택으로 나뉘어 질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이라고 봅니다. (사도행전에서 마가요한과 같이 선교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 바울과 바나바가 다툰것처럼)
사실 문제는 [신사참배를 통해 나뉘어진 집단의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것이죠. 이것이 뼈아픈 일입니다.
감리교, 성결교 등의 타 교단은 이 문제에 대해 총회의 뜻에 따라 움직인 면이 있는 것 같은데(확실치는 않습니다), 당시 교세가 컸던 [장로교]는 이 문제로 치명적인 1차 분열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분열을 경험하고 배운 집단은 두번째 세번째 분열을 쉽게 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장로교는 1~200여가지의 교파로 다시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죠.

그런데 말이죠. 우리가 당시의 상황 즉, 신사참배로 나뉘어져 있고 해방을 경험하여 위아더월드가 되었던 그 시기에 있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요? 아래의 질문처럼요.

[만약 당신이 신사참배를 하지 않았다면 신사참배를 했던 사람들에게 어떤 요구를 할 수 있을까?]
- 당시, 신사참배를 하지 않고 옥중의 고문과 여러 고난을 겪은 사람들은 신사참배를 하였던 이들에게 여러 요구를 합니다. 그 중 아래의 요구가 있었죠.
["신사참배를 한 당신들은 하나님께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으므로 3개월동안 설교를 멈추고, 개인적인 참회의 시간을 보낸 후에 돌아와 교인들의 투표로 목사직에 대한 가부를 묻는다" ]
그러나, 기득권에 있던 목사들의 대다수는 이를 받아드리지 않았고.. 여기서 분열의 씨앗이 탄생하게 되죠.

어찌되었든, 신사참배의 문제는... 개신교에서 특히 장로교에서 씻을 수 없는 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이와 별개로 '신사참배'와 같은 메가톤적 분열의 다른면은 [정통 신학교는 어디인가?]라는 것이 있겠죠. 사실, 분열이 가속화된 것은 [신사참배][신학교의 정통성]이라는 두가지 주제가 동시에 붉어졌기 때문이죠. 신사참배가 필연적으로 신학교의 분리를 가져왔지만, 어쩌면 후자가 합치를 이루어 낼 가능성이 없는 치명적인 문제였다고 봅니다. 뭐, 이 부분에 있어서도 글쓴님께서 언젠가 한번 연재해주시겠죠?(하면서 찔러봅니다...)
피에군
14/06/16 18:45
수정 아이콘
그런 건 찌르시면 안 되는데. 사실 한국 교회사 수업도 제대로 선택해서 들은 적이 없는 제가 글을 쓰다 보니까 미숙한 점이 차고도 넘쳐서.
한국 개신교가 회복이 힘든 것이 화합이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라 봅니다. 뭐 그런 이유들에 대해서 글을 써볼 생각은 했지만, 어느 정도나 만족할만한 퀄리티가 나올지 자신할 수는 없구요.

사실 신사참배를 한 목사들에게 요구한 내용이 굉장히 온건하며 사랑이 가득한 내용이었다고 판단됩니다. 그런데, 엄청난 화제를 일으킨 시옷이응교회나 러브오브교회와 같은 사례를 보면 몇 개월간의 설교 금지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죠. 그때나 지금이나. 에효. 위에 용서해주면 어떻겠나 하는 것도 사실, 그 시절을 겪은 분들께 죄송한 말이라고 보구요. 휴우.
14/06/16 19:56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단에 동감합니다.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고신의 분리나 기장-예장 둘 중 어느쪽이 먼저인지 명확하지 않아요.
시기가 절묘하게 겹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806 [일반] 신학대학원이란? [69] 파란무테11792 15/11/02 11792 3
61628 [일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리뷰 - 주요인물소개(2) 수도원 사람들 [6] 몽키.D.루피4159 15/10/22 4159 6
61476 [일반]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리뷰 - 주요인물소개(1) 까라마조프 가 남자들 [25] 몽키.D.루피7457 15/10/14 7457 13
59957 [일반] <삼국지> 촉나라의 성립, 그 한계와 멸망. [35] 靑龍8494 15/07/22 8494 2
58424 [일반] <삼국지> 누런 두건을 쓴 사람들, 삼국시대의 서막을 열다 [9] 靑龍5260 15/05/25 5260 2
57830 [일반] 삼국지 인물들의 실제 중국어 발음 [33] 군디츠마라49434 15/04/28 49434 10
57239 [일반] 아버지의 비빔밥이 싫었다 [23] Eternity7826 15/03/28 7826 88
56886 [일반] 대한민국은 리퍼트 대사님을 사랑합니다 !!! [135] Dj KOZE12432 15/03/07 12432 2
55295 [일반]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입장표명 → 성소수자 차별반대단체 서울시청 점거농성 (현상황) [462] jjohny=쿠마20410 14/12/06 20410 8
53219 [일반] [연예/천주교] 교황 방한 기념 All-Star 성가대(수정) [30] patoto6579 14/08/14 6579 0
52257 [일반] 한국 개신교를 바라보는 신학도의 주관적 비판. Part 1 - 신사참배 [72] 피에군6990 14/06/16 6990 3
51977 [일반] [신앙에세이] 후회: 적그리스도 교황과 아버지 [31] 쌈등마잉4703 14/05/28 4703 4
50846 [일반] 반골 아닌 반골. 위연 문장. [35] 후추통9259 14/04/03 9259 8
50676 [일반] 예수 out ! <사람의 아들> & <대심문관> [24] yangjyess7111 14/03/25 7111 12
49982 [일반] (펌) 홍대에서 불법으로 강아지, 고양이 파는 할머니. [95] 사직동소뿡이14484 14/02/21 14484 4
48318 [일반] 감히 황상의 총기를 어지럽히려 들다니, 무엄하도다! [19] 신불해9308 13/12/08 9308 15
47915 [일반] [리뷰] 사이비(2013) - 실사영화를 압도하는 애니메이션의 힘 (스포있음) [10] Eternity9605 13/11/23 9605 5
47368 [일반] 교회의 의사결정 및 예산 지출 그리고 부패 [76] 탱딜아7642 13/10/29 7642 8
47319 [일반] 하후돈의 군사적 전공 [66] Duvet8818 13/10/27 8818 1
46522 [일반] 건륭 황제의 위대한 공덕을 찬양하라! [14] 신불해10028 13/09/17 10028 5
45965 [일반] 해외에서까지 발생한 전체를 욕먹이는 일부의 성폭행사건 [90] 가디언의꿈은무리군주9276 13/08/20 9276 2
45635 [일반] 양심적 병역거부: 여호와의 증인의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적’인가? [114] Abrasax_ :D9170 13/08/04 9170 6
44346 [일반] [역사] 수도와 지방 [17] 눈시BBbr7173 13/06/08 7173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