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일제히 LG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렸다는 인터넷 기사들이 뜨더군요. LG전자 홍보팀에서 작업한 느낌이 물씬 나는 기사들이었는데 뭐 그거야 대부분의 기업 홍보팀에서 하는 일이니까 논외로 하고 문제는 그 기사들에서 제시되고 있는 내용들인데 일단 정리를 좀 해보면...


[LG전자 7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9% 달성
올해 4월까지만 해도 점유율 10% 대였던 것이 5월 G3 출시 이후 크게 상승한 수치...

미국에서도 G3 출시 후 점유율 상승 6월에 10%였는데 G3가 출시된 7월에는 13%로 상승
판매가 5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점유율에서도 6월 1%에서 7월 6%로 상승...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뭐 이 정도였습니다. 제가 IT나 모바일 쪽으로 문외한이지만 그냥 일반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는 지금까지 늘 삼성의 기세에 눌려서 기를 못 펴는 이미지였습니다. 뭔가 마케팅을 하나 하더라도 왠지 어설퍼 보이고 (예전에 G2 풍선 사건...--;;;) 그랬었는데 확실히 G3 출시 후, 그리고 삼성이 갤럭시 시리즈의 부진으로 주춤하는 동안 삼성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인 것 같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예전에도 LG는 삼성이 어떻게든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어서 애플 카피캣이라는 비아냥거림 들어가면서도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해서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는 동안 “스마트폰 시장은 거품이고 곧 꺼질 거다”면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도 늦었고 내놓는 제품들도 큰 인상을 주지 못하면서 완전히 삼성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팬택과 3위 자리 놓고 경쟁하는 형상이었다고 기억됩니다.

LG가 회장님폰이라고 부르면서 구본무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해서 만든 스마트폰이라고 옵티머스G를 출시할 때도 “오죽 급하면 저렇게 자사 회장까지 파는 마케팅까지 할까?”하면서 오히려 측은(?)해 했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갤럭시 S4 때부터 좀 주춤하는 것 같더니 갤럭시 S5로도 큰 재미를 못 보는 동안 LG가 G3로 많이 추격하는 구도가 된 것 같습니다. 뭐 LG의 가격정책도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내는 데 한 몫 했다고 들었습니다.

아직까지는 국내든 해외든 삼성이 LG보다는 훨씬 큰 격차로 앞서나가고 있는데 이번에 LG가 G3로 어느 정도 추격의 발판은 마련해 놓은 것 같은데 앞으로 이를 잘 활용해서 더 시장을 잠식해 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다만 늘 삼성의 빠릿빠릿함에 비해서 뭔가 좀 부족한 듯한 LG의 마케팅이나 전략적 선택이 또 스스로 발목을 잡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하는 얘깁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삼성을 싫어하지도 않고 LG를 특별히 선호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어떤 시장이든 한 회사가 독점적 지위를 얻는 것 보다는 여러 회사가 파이를 적절히 나누어 가지면서 서로 경쟁하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고 노력하는 환경이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더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갤럭시 노트4나 갤럭시 S6 에서 보여줄 삼성의 대답이 그래서 궁금하고요. 또 하나 팬택이 결국 주저앉은 것은 좀 아쉽긴 하네요. 우리나라가 미국처럼 워낙 시장이 커서 전 세계 제조사들이 다 시장에 뛰어드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네, 다섯 업체 정도가 적절하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