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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11 00:31:59
Name 4층베란다
Subject [일반] [스포] 시계덕후의 눈으로 본 인터스텔라
**가급적 영화를 아직 관람하지 않으신 분은 다음에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용산 IMAX에서 인터스텔라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영화의 평이나 그 외의 이야기들은 다른 훌륭한 글들이 많으므로 생략하고 시계 이야기만 간략하게 하겠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만 읽고 계실테니 쿠퍼가 딸 머피에게 시계를 건네주는 장면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아쉽게도 스크린샷은 찾을 수가 없는데 화면 한가득 시계 두 점을 잡아주는 샷이 있습니다. 보면서 해밀턴 PPL 제법 해주네 싶었는데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사실 그 장면이 복선이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쿠퍼가 차고 우주로 나는 시계입니다. 이 시계는 해밀턴에서 현행 판매중인 모델로 이름은 Khaki Aviation Pilot입니다. 2차대전때 사용되던 공군용 시계인 B-Uhr에서 디자인을 따온 파일럿 시계의 고전과도 같은 모델이지요.



2차대전 때 사용되던 오리지널 모델은 요렇게 생겼습니다. 현대적으로 디자인을 해석한 것만 제외하면 동일한 핏줄이란 걸 금방 알 수 있는 형태입니다. 시계의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쿠퍼가 비행을 떠나게 될 것을 암시합니다.




이건 쿠퍼가 머피에게 남겨주고 간 시계를 가장한 모스부호 수신기입니다. 쿠퍼의 시계와는 달리 현재 판매중인 제품은 아니고 영화를 위해 새로 디자인한 버전이라고 하네요.



요런 제작과정을 거쳤답니다. 보나마나 한정판이란 이름을 달고 조만한 판매할테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유심히 정보를 찾아보셔도 좋을겁니다.

각설하고, 이 시계의 원형이 되는 모델이 있습니다.



바로 요 놈입니다. 이르은 Khaki Field Pioneer입니다. 이름에서 느낌이 바로 오시죠?



이 시계는 2차대전 당시 미군에서 사용하던 육군용 시계를 재해석한 모델입니다. 아까 등장했던 공군용 시계인 B-Uhr에는 해밀턴이 직접 참여했던 제조사가 아니었지만 미 육군용은 해밀턴이 진짜 제조사였습니다. 이후 월남전때도 해밀턴이 여전히 제조를 담당했죠. 미국회사였으니까요(지금은 스와치에 인수되어 더이상 미국 회사가 아닙니다).

쿠퍼의 시계가 비행을 하게 될 운명을 드러냈다면 반대로 머피의 시계는 땅에 남게 될 것을 의미합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모델명에서 등장하는 단어인 Pioneer에서 볼 수 있듯이 땅에 남은 자들의 운명을 개척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게 됩니다.

비록 007 시리즈 속의 롤렉스, 오메가나 본 시리즈의 태그 호이어처럼 화려한 맛은 없지만 황량한 배경의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이런 소소한 재미까지 주네요.

뜬금없는 사족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ETA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기계식 시계를 즐기고 싶으신 분은 해밀턴을 유심히 보세요.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선택지입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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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11 00:35
수정 아이콘
저도 시계 모델이 궁금했는데 영화화면에서 잘 안보여서 몰랐는데 해밀턴 이었군요 크크크
14/11/11 00:48
수정 아이콘
시계는 관심이 없어서 브랜드 이름 들어도 잘 몰랐는데 유명한 시계인가보네요.

그래서 맨위의 쿠퍼가 우주로 차고 나간 시계는 가격이 얼마에 형성되어있나요?
4층베란다
14/11/11 00:54
수정 아이콘
백화점 매장가는 모르겠고, 인터넷 쇼핑몰 등지에선 80만원 전후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고갱님
여전히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가성비가 많이 나빠졌어요.
14/11/11 00:59
수정 아이콘
영화가 너무 가슴에 깊이 박힌지라

시계 차지도 않으면서 괜시리 저 시계가 탐이 나네요.

머피에게 주고간 저 시계가 실제로 출시되면 정말 미친척하고 질러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4층베란다
14/11/11 01:06
수정 아이콘
해밀턴이 저렴하지만 싸구려 시계는 아닙니다. 기계식 시계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스와치그룹에서 저가정책을 펴고 있을 뿐이에요. '어때 기계식 시계도 괜찮지? 그럼 이제 론진도 사고 오메가도 사고 돈 더 벌면 브레게도 사' 요런 목적을 가진 놈인지라...
아마 한정판이란 이름을 달고 나와도 100만원이 넘어갈 일은 절대 없을겁니다. 평소에 시계에 관심 없으시다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민 충분히 구입할만한 가격일거에요.
14/11/11 01:13
수정 아이콘
제가 살때랑 비교해보면 해밀턴 가격도 많이 올랐네요. 흐뭇흐뭇
4층베란다
14/11/11 01:18
수정 아이콘
그럼 슬슬 오버홀 할 시기가 다가오겠군요? 흐흐흐
14/11/11 01:32
수정 아이콘
오버홀을 해야 하는데 미국은 좀 가격이 쎄서 한국에 들어가면 그때가서 좀 해야될 듯 합니다 으허허
해밀턴아 그때 까지 힘을내.
14/11/11 01:20
수정 아이콘
영화보는데 괜히 반가웠습니다 해밀턴이라니
이젠 가격이 너무올라서 살수도없는...
14/11/11 01:26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좋습니다. 시계라는 매개 하나로 그게 상장하는 것까지 파악하시다니.
14/11/11 01:37
수정 아이콘
전 보면서 블랙홀 속에 들어가면 시간이 느려지는 것과 별개로 기계식이든 쿼츠든 제대로 작동안할텐데...라는 생각을 했네요.
14/11/11 01:38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올라오기만 기다렸습니다.
지식인에 아무리 영화 속 해밀턴 품번;을 물어보는 글도 아직 없더라고요.
한스짐머의 파이프오르간 bgm과 더불어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비록 제 손목엔 타이맥스 위켄더가 있지만
한정판이라는 상술앞에 이성의 끈을 꽉 잡긴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잘 읽고갑니다!
별빛달빛
14/11/11 03:17
수정 아이콘
처음 (쿠퍼가 머피에게 준) 시계가 클로즈업 되었을 때, 다이얼에 있는 글씨를 보니 오토매틱인데..
그동안 누가 스프링을 감아주지 않았을테니 멈춰 있어야 할 오토매틱 시계가 왜 움직이지... 고증오류인가? 쿼츠 시계를 쓰지.. 라는 생각을 했었죠.
4층베란다
14/11/11 15:36
수정 아이콘
안타깝게도 현재 23년을 순수 배터리로만 버틸 수 있는 쿼츠시계가 없습니다. 차라리 오토매틱 시계의 경우 꺼내는 도중에 로터가 돌아서 태엽이 감겼다고 보는게 조금 더 자연스럽긴 합니다 흐흐
14/11/11 05:00
수정 아이콘
요런 소소한 분석 좋아하시는 분들은 요 블로그 한번 보세요. 아마 인터스텔라 정보 찾다가 보면 한번쯤 보게 되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environment9/220150099040

놀란 영화가 나오기 전에 한번식 들리면 재밌답니다..^^
블루씨마
14/11/11 08:35
수정 아이콘
위에 카키파일럿 모델은 나온지는 좀 됐는데 영화에서 나왔다는거 빼면 사실 인기라인은 아니구요..^^(파일럿쪽으로 탄탄한 브랜드와 모델이 워낙많아서) 밑에 딸한테 준모델이 가장 밀리터리 해밀턴스러우면서도 끌리네요..
4층베란다
14/11/11 15:38
수정 아이콘
가장 해밀턴스러운 걸 꼽으라면 파이오니어 이름을 뗀 그냥 카키 필드가 제격이긴 한데 아무래도 의미때문에 저 모델로 선정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카키 필드는 진짜 싼 맛에 편하게 질러서 차기 딱 좋은 모델이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싸지가 않아요. 하아
오렌지샌드
14/11/11 08:51
수정 아이콘
이런글 좋아요! 감사합니다 =)
ArcanumToss
14/11/11 08:55
수정 아이콘
시계 멋지네요.
저도 시계 덕후의 세계로 입문하고 싶은데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면 추천 부탁합니다.
많으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 ^^
14/11/11 09:06
수정 아이콘
타임포럼
네이버카페 와치홀릭
디시인사이드 시계갤러리
뽐뿌 시계포럼 정도가 있습니다.
ArcanumToss
14/11/13 07:27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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