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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22 15:58:38
Name 스타슈터
Subject [일반] [1][우왕] 실수했던 시간을 되돌릴수 있다면?
[막상 제목을 적어보니 무슨 과학계의 새로운 발견같이 보일수도 있는데, 단순한 요즘 시대에 대한 푸념글입니다. 크크]

1.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만약 시간을 돌려 다시 할수 있다면, 조금 더 잘할수 있었을텐데." 라고.

물론 현재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잘 못하는게 더 이상한겁니다.
사람은 실수속에서 성장하고, 자신의 과오를 수정하며 발전해 나가는게 정상이니까요.

다만 여기에다가 조건을 하나 더 걸어보겠습니다:
과거로 돌아온 목적은 기억하는 대신 "미래에서 가져온" 기억과 경험들을 모두 지우고,
그 조건으로 과거에 돌아가서 다시 출발할수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시겠습니까?


2.
제 생각을 적기에 앞서, 조금은 가벼운 이야기를 예로 들고 싶습니다.
예전에 제가 처음 리듬게임에 빠졌을때, 너무 어렵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곡들이 몇개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곡을 풀콤보 해보겠다고 같은 곡을 300번 이상 플레이한 기억이 납니다 (...)

하지만 참 신기하게도, 시도의 절반쯤인 즉 150번쯤을 같은 부분에서 실수했습니다.
결국 300번 이상을 넘기고서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풀콤보를 간신히 찍었지만,
그 곡을 다시 풀콤보로 깨라면 그럴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 약점을 애써 교정하여 억지로 만들어낸 성공이였으니까요.

쉬운 말로, 안되면 될때까지 한거죠. 열번 찍으면 넘어간다는 심정으로.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거의 1년쯤이 지났을 때에, 어느정도 실력이 쌓인 상태에서 같은 곡을 쳐봤습니다.
결과는 단 한번만에 자연스럽게 성공.

"그때 난 이걸 왜 이렇게 어려워 했을까." 라는 생각과 함께,
예전의 자신이 조금은 바보같게도 느껴졌고, 왜 그때 말고 지금 이 곡을 도전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분명 지금 하면 아주 쉽게 성공했을테니까 말이죠.


3.
사실, 제가 매번 실수하던 부분이,
어떻게 그동안 교정이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단 한가지 확실한건, 그 300번의 시도에서 교정된것은 아니였습니다.

그 300번 시도하던 상태로 제가 다시 돌아간다면,
300번이 아닌 3000번을 해도 딱히 효율적인 연습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이미 기본 자세부터가 잘못 됐으니까요.

음악의 리듬에 집중하면서 마디 끝마다 자연스럽게 노트를 쳐줘야 하는데,
저는 등장하는 노트를 눈으로 따라가기에 급급했고,
귀가 아닌 눈으로만 "리듬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족했던건 손과 눈의 속도가 아닌,
음악게임을 단순 손과 눈의 피지컬 테스트로 생각했던 제 자신이였던 것이죠.
(물론 피지컬 굇수분들은 그런거 무시하고도 잘 하긴 합니다... 다만 저같은 양민들에겐 중요합니다. 크크)

결국 그런 상태의 나는 같은 구간에서 동일한 실수를 할수밖에 없는 상태였고, 그걸 깨닫기 위해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4.
"과거로 가시겠습니까?"

사실 굉장히 혹할만한, 매력적인 오퍼입니다.
실수를 돌이킬수 있는 기회입니다.
내가 실수해서 얻지 못했던 것이 있다면 그것들을 얻을지도 모르는 기회입니다.

하지만 여러번 이런 생각을 거쳐도, 역시 저는 어지간해서는 가고싶지 않습니다.
왜냐면 사람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초기 목표설정 하나만으로 사람이 변하는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많은 경우에서는 그저 아쉬움이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말로는 "결과론" 이라고도 하고요.

단 한번의 다짐으로 한 사람을 바꿀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다만,
결국 사람을 바꾸는건 긴 시간동안 지속되는, 작고 꾸준한 다짐들이고,
그런 다짐들이 끊이지 않고 선을 이루기에 자신을 목표에 가깝도록 하는 추진력이 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다짐들은 실패의 추억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 일들을 떠올릴때 조금은 힘들지만, 그런 일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 지금 당장이 어렵고 힘들어도, 나중에는 더욱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그러니 조금 더 실수한다 한들, 자신감을 잃을 필요가 없습니다.
실수하는게 사람이고, 그 실수를 잊지 않고 자신을 더 낫게 바꾸는것 또한 사람이니까요.


5...?
근데... 솔직한 심경은요, 요즘 세상은 실수에 너무 각박합니다. 앞으로 더욱 그럴것 같고요.
실수 여러번 할 여유가 없는게 마치 세이브/로드 없이 문명5를 최고난이도로 깨라는 소리같아요.
시간이 짧아진건지 요구되는 능력치가 높아진건지는 모르지만,
뭘해도 노오오오력이 부족해 보이고, 다시할수는 없고, 시간은 짧고, 실패하면 바로 나락이고...

그래서 고뇌후 이런 긍정론의 글을 써놓은 저도 가끔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몰랑 경험이고 뭐고 그냥 과거로 가서 다 돌려놓고싶어!]

그럼 저 위에 1~4번은 왜 썼냐고요?
우리 타임머신 없잖아요. 같이 힘내야죠.

그니까 5번은 잊으시고 4번까지만 본 상태로 자체 롤백하세요 (...)
마음속에 타임머신 하나쯤은 다들 있으시잖아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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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yun_86
15/09/22 16:03
수정 아이콘
마음속에 있는 타임머신은 현실을 못 바꾸잖아요...[먼산]
스타슈터
15/09/22 16:08
수정 아이콘
크크... 그래서 5번은 못본걸로....ㅠㅠ
15/09/22 16:05
수정 아이콘
나중에 이불킥하게될 부분을 바꾸질 못하네요 ㅠㅠ
스타슈터
15/09/22 16:08
수정 아이콘
그래도 추억보정은 가능합니다 ㅠㅠ
절름발이이리
15/09/22 16:08
수정 아이콘
저는 특정시점에 돌아가 특정한 행위를 정정하고 싶은 종류의 욕망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돌아가면 주식과 부동산을 휩쓸어 수백억 벌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만 있을 뿐.. 별로 실수하며 산 것 같지도 않고, 이미 한 실수도 충분히 긍정하며 살고 있어서. 제약조건이 주렁주렁 붙는다면 그냥 젊어진다는 메리트 하나 정도겠습니다만, 아직 그리 안 늙어서 그 또한 현재는 별 생각이 안드네요.
스타슈터
15/09/22 16:10
수정 아이콘
저도 대체로 비슷한 생각입니다. 다만 가끔씩 정말 답이 안보일때 한번씩 푸념은 해보지만요.

그래도 진짜로 돌아갈꺼냐고 물으면 안돌아가고 싶어요. 실수도 많지만, 얻은것도 많아서. 흐흐
마스터충달
15/09/22 16:17
수정 아이콘
과거로 간다면...하고 나온 if 소설도 참 많죠.
전 "사업하세요"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스타슈터
15/09/22 16:34
수정 아이콘
저는 가장 기억에 남았던게 영화 "어바웃 타임" 이였습니다.
다만 막상 영화 끝나니, 시간을 돌릴수 있는것보다 중요한건 현재라는 영화 주제와는 달리,
"에이 뭐야 그래도 결국 시간이동으로 이득은 볼만큼 봤잖아?" 싶긴 했지만요. 크크
루키즈
15/09/22 16:18
수정 아이콘

실수한게 있건없건 갈수 있다면 가고싶어요.
스타슈터
15/09/22 17:09
수정 아이콘
사실 갈수 있으면 있는대로 참 재밌을것 같긴 합니다. 흐흐;
15/09/22 16:19
수정 아이콘
시간을 돌리고 싶은 흑역사는 누구나 한두개쯤 있는거 아닌가요. 설령 흑역사가 없더라도 아쉬운 순간 정도야..
전 해보고 싶네요

엘 프사이 콩그루
스타슈터
15/09/22 17:11
수정 아이콘
흑역사야 많죠. 크크;
다만 그 흑역사를 결국 또 고치지 못하고 다시 겪는다면 으으으으....
그래도 참 재미는 있을것 같아요, 그시절로 돌아가 보는것도. 흐흐
소와소나무
15/09/22 16:22
수정 아이콘
좋았던 기억을 다시 한 번 체험해 볼수만 있어도 좋겠네요. 솔직히 인생 다시 살면서까지 고치고 싶은 기억도 없고. 더 나아질지도 의문이고.
스타슈터
15/09/22 17:13
수정 아이콘
사실 다시 댓글들을 쭉 읽어보며 느낀게, 안좋았던 기억이 많은만큼, 좋았던 기억도 많은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가보는것도 참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크크
이구치 유카
15/09/22 16:22
수정 아이콘
전 2009년 6월18일로 돌아가고 싶어요.
스타슈터
15/09/22 17:56
수정 아이콘
마침 제가 돌아가고 싶어했었던 날짜중 하나와 어느정도 비슷하네요. 흐흐
첫 고백을 할뻔했던 그 순간.. 2009년 6월인데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안납니다. ㅠㅠ
15/09/22 16:24
수정 아이콘
저도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이라는 상상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런데 '미래에서 가져온' 기억과 경험이 지워진 채라면 어차피 똑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미래에서 기억과 경험이 지워지더라도 최소한 미래에서 다시 과거로 왔다는 정도의 변수는 있어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5/09/22 16:33
수정 아이콘
본문에 따르면, [과거로 돌아온 목적은 기억하는 대신 "미래에서 가져온" 기억과 경험들을 모두 지우고]라는 조건인데 시간이 선형(?)인 개념과 아닌 개념이 있다고 믿는(?) 입장에서 무의식으로나마 목적을 기억하고 유도해내는 "동일한 현재의 의식체"라면 다른 선택이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 결과가 사방팔방 평행우주마냥 뻗어나간다면 또 다른 "현재의 나"를 만들 뿐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당시의 "동일한 현재의 의식체"는 분명 현재와 달라지는 거니까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흐흐, 재밌네요.
15/09/22 16:45
수정 아이콘
어이쿠 이런. 앞에 과거로 돌아온 목적을 기억하는 말이 있었군요. 졸려서 그런가 이 문구를 스킵했나 봅니다.
과거로 돌아온 목적을 기억하고면 선택이 바뀌겠네요.

예전에 KOEI 삼국지 게임하면서 재야 장수 등용할 때 미리 세이브 시켜놓고 실패하면 되돌아가서 다시 시도하고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장수 등용은 랜덤 확률이 있으니까 여러 번 되돌아가서 시도하면 등용 가능했는데... 인간의 선택은 랜덤이 아니라서 아무정보 없이 과거로 가면 매번 똑같은 선택을 할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떤 운명같은 게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걸 느꼈습니다. 수백 번 다시 돌아가도 매번 똑같은 선택을 한다면 미래에서 봤을 때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모든 선택은 어느 한 선택으로 정해져 있다는 소리가 되니까...

그래서 현재의 선택은 선택하기 바로 직전까지의 모든 과거 경험의 종합적 계산에 의해 이루어지는 거고 결국 우리는 현재를 사는 게 아니라 과거에 종속되어 있다는 뭐 그런... 망상이었습니다.
스타슈터
15/09/22 17:20
수정 아이콘
근데 목적만 기억하고 경험 및 노하우는 없어지니 그냥 선택이 바뀌지는 않을것 같기는 해요.
결국 사람의 선택은 목적을 넘어 자신이 편하게 느끼는 길로 수렴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목적이 그 모든걸 상회할만큼 뚜렷하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아서...크크;

결국 그냥 단순 재미로 써본 주제입니다. 흐흐
켈로그김
15/09/22 16:27
수정 아이콘
십자인대 끊어지기 전으로 돌아가서 미친듯 달려보고 싶기는 합니다.
엔돌핀 & 아드레날린이 콸콸콸 쏟아지던 그 때로 ㅡㅡ;
스타슈터
15/09/22 17:22
수정 아이콘
헉... 이런 가능성은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이렇다면 본문의 적어둔 제약들을 감안하더라도 가는 메리트가 상당히 클듯 하네요.
솜이불
15/09/22 16:32
수정 아이콘
지금 심정을 딱 짚어주는 제목이네요.
'과거로 돌아온 목적은 기억하는 대신 "미래에서 가져온" 기억과 경험들을 모두 지우고'라는 가정이 아쉽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두 곳 있어요. 그래서 또다시 잘못한다고 하더라도요.
이런 순간들은 시간이 흐른다고 희석되는 게 아니더군요.
스타슈터
15/09/22 17:25
수정 아이콘
저도 돌아가고픈 시점이 여럿 있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조금 귀찮기는 합니다 ㅠㅠ
다만 그만한 수고를 겪고서도 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다면 가고 싶는게 지극히 정상인것 같고요.
시간이 고칠수 있는것도 있지만, 고칠수 없는게 더 많으니까요.
솜이불
15/09/22 17:44
수정 아이콘
시간이 고칠 수 없는 게 많다고 공감해주시는 말씀이 조금 위로가 되었습니다. :)
첸 스톰스타우트
15/09/22 16:32
수정 아이콘
저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네요. 본문에서는 리듬게임을 예로 드셧지만.. 제경우는 어렷을때 인생 전반에 있어서 지금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수준 이하의 삶을 살앗기 때문에..(환경적인 이유가 아니라 제 자신에게 문제가 많았어서..)
스타슈터
15/09/22 17:28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경우인것 같습니다.
환경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환경때문에 제 자신에게 생긴 문제들을 컨트롤하지 못한 채 스스로 망가져버린 (?) 기억들이 많네요.
그것을 바로잡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고요.

그래서 그걸 바로잡는 시간들을 다시 지내려고 생각한다면 조금은 무섭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지 않아도 충분히 만족할수 있는것 같고요.
15/09/22 16:36
수정 아이콘
[추천] IF놀이(?)가 아무 의미없다지만 그래도 재밌으면 된 거죠, 뭐! 히히. 잘 읽었습니다.
스타슈터
15/09/22 17:30
수정 아이콘
인생에 만약은 없지만,
그래도 만약이 있다면! ...은 항상 재밌는 이야기거리인것 같습니다.

그만큼 사람은 후회를 쉽게 하는 생물인지라 그런듯 하고요. 크크
아프리카청춘이다
15/09/22 16:52
수정 아이콘
저도 주식이나 로또 번호를 알고 가는 것이 없다면 딱히 과거로 가고 싶지는 않아요.

어디서 본건데 데자뷰가 미래에서 온 방증이라는 말이 꽤 재미있었죠.
본문처럼 기억은 지우고 목적만 가지고 돌아왔다는 건데...
미래의 나야 미안하다아아아
스타슈터
15/09/22 17:32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
저는 가끔 제가 미래에서 커플이 되어 큰 상심을 얻고,
솔로로 평생 지내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왜 맨날 데자뷰는 다 차이는 데자뷰인거냐! ㅠㅠ
tannenbaum
15/09/22 16:53
수정 아이콘
어깨 다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다시 미친듯이 쇠질하고 시포요
스타슈터
15/09/22 17:35
수정 아이콘
본문 쓰면서 약간 간과한 부분인데,
이런류의 리턴은 정말 메리트가 큰것 같아요... 부상은 자의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ㅠㅠ
그러지말자
15/09/22 16:54
수정 아이콘
"우리 계약커플이나 한번 해볼까?"

지나가는 말로 대수롭지 않은듯 던졌던.. 하지만 굉장히 긴 고민끝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용기내었을.. 그녀의 고백을 그냥 장난스럽게 넘겨버린 그날의 저에게 죽빵한대 갈기고 싶긴 합니다.
15/09/22 17:07
수정 아이콘
아...저도 요즘 비슷한 생각에 한탄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 열렬히 짝사랑했던 여자가 밤에 제 자취방에 밑반찬 싸가지고 놀러왔던 적이 있습니다.
마침 그때가 둘 모두 이별한 지 몇 달 안돼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는데, 야밤에 남녀가 둘이 있으면 괜히 어색해질까봐 제가 방문을 다 열어놨었죠;;;

결국 뻘얘기만 하다가 자취방을 나와서 근처에서 벚꽃 구경하고 버스정류장으로 바래다 줬는데...
버스기다리면서 그 여자가

여자: "뭐 하고 싶은 거 없어??"
저: "응? 뭐?? 하고 싶은 거 없는데? 너 뭐하고 싶은 거 있어?"
여자:" 아.. 아니야..."

평소에 여자 심리 귀신 같이 알아챈다고 으시대며 다녔는데 그게 다른 의미가 있는 줄은 어이구...이런 멍청이...
스타슈터
15/09/22 17:40
수정 아이콘
저도 최근에 고백하고 까인지라,
그 여자분의 "대수롭지 않은듯"한 심정을 이해하게 되네요. ㅠㅠ
만약에 그분이 아직 완전히 떠난게 아니라면 다시 한번쯤 찾아가 보세요. 흐흐;
둘 사이의 시간을 돌리는건 꼭 과거로 가야만 할수있는게 아니니...

근데 잠시만요, 고백을 받으셨다구요?!
그러지말자
15/09/22 18:03
수정 아이콘
최근 출산했다는 소식 전해들었습니다. 초산치고는 순산이었다고 합니다.
피지알러로서 제 정체성을 의심하지 마세요. 해피엔딩은 우리 몫이 아닙니다.
스타슈터
15/09/22 18:13
수정 아이콘
크크... 오인사격 할뻔했네요.
아군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후후
비빅휴
15/09/22 17:07
수정 아이콘
전 여친이랑 1일로 돌아가고 싶네요 크크
결과야 똑같겠지만
스타슈터
15/09/22 17:41
수정 아이콘
저도 여친이랑 1일로 돌아가고 싶네요.
하지만 Error 404: Girlfriend Not Found 가... ㅠㅠ
베타관리자
15/09/22 17:10
수정 아이콘
취준 스트레스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엇던 그때로 돌아가고싶습니다 . 돌아갈수있다면 그녀에게 헤어지자고 말하지않았을텐데... 그잠깐의 기간을 못버틴 제가참 한심하고 할수만있다면 그때로 시간을 돌리고싶네요.....
스타슈터
15/09/22 17:44
수정 아이콘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했지만,
가장 나쁜 타이밍에서 작은 실수로 놓쳐버린 인연은,
어찌도 이리 많은 만약을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ㅠㅠ

결국 이런 기억을 바탕으로 다음에는 더욱 강해지실 겁니다. 힘내세요!
숨쉬면감사
15/09/22 17:28
수정 아이콘
전 과거로 가고싶지 않습니다. 살아오는게 쉽지 않았고ㅡ행복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걸 위해서 고통이 반복되는건..
과거로 돌아가서 나의 실수와 고통을 최대한 막아보려한들 또 다른 고통과 실수가 생기겠죠.
스타슈터
15/09/22 17:46
수정 아이콘
제가 이 글을 쓰며 생각했던 바입니다. 정확히 깔끔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흐흐
결국 실수는 사람이면 하게 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다시 돌아가도 비슷한 수의 실수를 할것 같아요.
달콤한 소금
15/09/22 17:32
수정 아이콘
저도 참 많이 하는 상상이고 과거로 미친듯이 돌아가고 싶지만
이런 생각의 끝은 항상 지금의 내가 미래에서 기억,지식,경험이 없는상태로 온건 아닐까 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 것도 없다는 결론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야죠 뭐 크크
이러니 이 모양 이 꼴이 아니가 싶습셒습 ㅠㅠ 치킨이나 맛있게 먹으며 살아가는거죠
스타슈터
15/09/22 17:4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어제도 치킨을 먹었습니다.
날씬했던 과거도 좋지만, 치킨을 다양하게 즐기는 현재도 만족합니다. 크크
차우차우
15/09/22 18:53
수정 아이콘
매년 작년이 그립습니다 기억을 지우고 간다면 또 반복되겠지요 딱 인터스텔라처럼 선택의 순간에 제가 다른 선택을 내릴 수 있게 메시지를 줄 수 만 있다면 꼭 가고 싶어요 그게 아니라면 어차피 반복될 꺼 그냥 현실에서 앞으로 나아가야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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