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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6/01 20:32:03
Name 王天君
File #1 xmenapocalypse3.jpg (499.0 KB), Download : 60
Subject [일반] [스포] 엑스맨: 아포칼립스 보고 왔습니다.


- 로튼 토마토 지수가 형편없었기에 기대를 접고 갔다. 씨네 21측의 호평은 히어로물에 한해서는 도무지 믿을 수 없다. 그럼에도 재미가 없었다. "지나친 액션에 진이 빠진다"는 로튼 토마토 측의 지적은 크게 공감가지는 않았지만 어떤 부분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이해가 간다. 나는 아포칼립스가 지구를 흔들고 대규모 파괴를 일컫는 걸 아예 액션으로 보질 않았으니까. (아무런 쾌감이 없는 씬들을 액션이라 부를 수 있을지) 오히려 이번 엑스맨은 액션이 좀 심심한 편이었다. 드라마로 보느냐, 히어로 액션물로 보느냐에 따라 감상이 크게 갈릴 작품이다. 그리고 후반부 드라마를 감안해도 이 작품을 변호하긴 좀 어렵다.

- 크리스토퍼 놀란은 아무리 시리즈물이라도 개별 작품은 그 작품 안에서 이야기가 맺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를 감안하면 모든 시리즈물은 끊어진 혈관을 다시 잇고 이야기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고로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완성도 높은 작품을 뽑아내기가 어려워진다. 엑스맨 시리즈는 울버린의 단독 에피소드들을 뺀다고 해도 이미 트릴로지로 종결된 상태였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라는 걸출한 프리퀄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려 했으나 후속편 <엑스맨: DOFP>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몽땅 뭉그러트리고 하나로 합치는 초대형의 리부트를 단행했다. 그것도 없는 일로 치부하는 단순한 리부트가 아니라, 모든 세계관을 지우거나 섞으면서 이 전편들의 설정을 이어받고 그를 토대로 새롭게 시작하는 이야기가 된 것이다. 배우들은 연속되고 캐릭터 역시 많은 부분이 겹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미 끝을 봐버린 이야기 안에서 그 몸통을 설계해야 한다. 새로 시작된 1970년대의 현재에서 울버린이 경험한 해피엔딩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인 것이다. 이는 유기성의 문제뿐 아니라 <엑스맨: DOFP>가 성취한 모든 드라마의 갈등을 뛰어넘을만한 이야기를 새로 해야한다는 뜻이다. 시간을 초월하고 심지어 영화 바깥의 이야기마저도 초월해 엑스맨의 모든 세계를 관통했던 그 울림을 무슨 수로 다음 편에서 재현하거나 극복할 수 있을까. <엑스맨: 아포칼립스>를 보면서 나는 확신했다. <엑스맨: DOFP>의 엄청난 야심과 그 결과물을 뛰어넘을 속편은 아예 모든 세팅을 갈아엎어도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한 세계의 희노애락을 아무리 절절히 다 담는다 해도 시공을 초월해 화해하고 용서하는 그런 드라마는 동일 세계관에서 두번은 나올 수 없다. (떠들다보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DOFP>의 마음 속 순위가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그렇게 핸디캡을 지고 갈 수 밖에 없다. <007 스펙터>가 그랬듯, 이미 끝난 이야기를 동어반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그 전편에서 찰스와 에릭의 갈등은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래 시간대의 찰스와 에릭은 서로를 받아들인다. 에릭은 지난 날을 반성한다. 울버린은 모든 과거가 다른 방향의 미래로 이어져있는 것을 본다. 더 좋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각자의 노력은 결국 결실을 맺었고 엑스맨들의 세계는 드디어 완벽해졌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 과정에 해당하는, 정반합의 "반"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이는 결국 <엑스맨: DOFP> 안에서 자전하는 이야기가 될 뿐이다. 그런데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다시 유사한 형태의 갈등을 들고 나온다. 우생학의 논리, 보복의 감정, 급진적 혁명을 화자만 바꿔서 외친다. 아포칼립스라는 신 캐릭터가 아무리 힘을 강조해도 이야기는 새로워지지 않는다.

- 엑스맨 시리즈는 늘 정치적이었다. 각 인물들의 인생과 신념은 세계의 변화에 대한 양 진영의 정치적 주장을 대변했다. 주인공인 엑스맨들의 상대편에는 항상 매그니토가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주인공들은 고군분투를 벌였다. 그런데 이번 편에서는 아포칼립스라는 인물의 등장이 이런 정치적 드라마도 흐트려트린다. 비중에서도 그렇거니와, 아포칼립스라는 캐릭터는 신화성이 이 시리즈가 강변하는 정치성을 애매하게 만든다. 이 캐릭터는 적극적으로 인간의 문명을 부정하고 자신의 신성을 강조한다. <엑스맨: 아포칼립스>에 정치는 없다. 그저 신과 재주 좋은 필멸자들 사이의 떼싸움이다. 이 안에서 에릭이 대표하는 약자의 울분이 정치적으로 전달될 틈이 없다. 오히려 그의 모든 드라마는 개인적 복수극으로 협소해진다. 그마저도 가족을 잃고, 분노하고, 뉘우치는 지난 갈등의 재탕이다. 그의 정치적 입장은 신적 존재의 분노를 거드는 데 소모될 뿐이다.

-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아포칼립스를 묘사하는 데 실패했다. 이 캐릭터는 미스테리하지 않다. 영화는 전반부에 걸쳐 그의 정체와 힘을 구구절절히 보여준다. 그는 영화 내내 베일을 벗고 직접 같은 편을 모집하며 계속해서 떠든다. 그런데 문제는 그의 주장과 욕망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계속 신을 떠들고 아이들이라면서 뮤턴트를 호칭하지만 "세계정복"이라는 유치한 야욕말고는 뭐가 보이질 않는다. 아포칼립스는 문명을 부정한다. 그렇다면 부정하는 것의 대안으로서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할텐데 그의 주장은 멸시에서 그친다. 이 캐릭터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자신을 따르라고 하지만 그에게는 어떤 정치적 비전도 없다. 그렇다고 뮤턴트들의 동질성을 강조하거나 세력화하지도 않는다. 아포칼립스는 기분파 폭력배다. 오히려 그가 스스로의 절대성을 강조할 수록 캐릭터의 내면은 공허해진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힘뿐인 캐릭터에 다 맞서 싸우는 돌연변이 차력쇼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 여태까지의 엑스맨은 돌연변이들끼리, 혹은 돌연변이와 인간이 전쟁을 벌이고 자치권을 획득하는 정치적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저항불가의 신에게 맞서는 이야기로 차별점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런데도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너무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려고만 한다. 아포칼립스는 지배욕과 에고만 있다. 감정적 중추인 에릭은 지난 작품들과 똑같이 절망에 가득차 있다. 뮤턴트의 신 VS 뮤턴트이자 인간 (VS 뮤턴트가 아닌 인간) 의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놓고서도 영화는 여전히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눈 앞에 있는 신은 독선만 있는 관계로 어떤 논쟁도 불가능하다. 왜와 어떻게를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와 그들이 나뉘는 무엇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맞서는 쪽에게는 그저 지켜야한다는 당위만 있다. 부수려는 쪽에게는 증오만 있다. 심지어 포호스맨에게는 별다른 감정적 동기도 없다. 뮤턴트이면서 인간이라는 결론을 내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가족애나 생명중시 같은 기초적인 휴머니즘으로만 이야기를 풀고 나가기에 영화는 어떤 사유나 긴장도 주지 못한다.

- 영화의 후반부 에릭이 아포칼립스에게 반기를 드는 설정은 그래서 더 아쉽다. 영화는 계속 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나 동료들의 죽음에 대한 동정에 호소한다. 영화는 이런 기초적인 인류애 대신 보다 구체적으로 약자도태의 정치를 반박할 수 있었다. 에릭과 찰스는 인간을 대하는 방식이 다를 뿐 뮤턴트들에 대한 애정은 본질적으로 같다. 아포칼립스는 뮤턴트들에게도 별 다른 동질감을 갖지 않는다. 그에게 뮤턴트란 어리석거나 약한 자들이고 그에게 은혜를 받은 자들이다. 그는 결국 자신의 지배를 위해 다른 모든 존재를 수단으로 여긴다. 이 근본적인 의식의 차이를 걸고 넘어간다면 에릭이 아포칼립스를 배신하는 것도, 그가 자기 성찰을 하는 것도 훨씬 타당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철근으로 X를만들며 결국 에릭과 다른 뮤턴트들을 보호하려는 장면이 멋졌기에, 영화의 부실한 내적논리가 더욱 아깝다.

-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미스틱이 더욱 더 중요해진다. 이 전의 트릴로지에서는 유능한 첩자 정도의 캐릭터가 찰스, 에릭, 행크, 그리고 후세대의 뮤턴트들 모두에게 접점으로서 작용하는 것은 작품 내에서 긍정적인 변모다. 이는 그의 변신이라는 뮤턴트의 능력과 연계되는 동시에 에릭, 찰스의 양당 체재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스틱이 있기에 엑스맨의 후속 트릴로지는 이야기의 균형이 쉽게 쏠리지 않는다.

- 엑스맨 시리즈는 히어로 영화중에서 감정의 진폭이 가장 큰 영화다. 그런 부분에서 매카보이와 패스벤더 두 배우의 열연은 같은 캐릭터를 맡았던 두 선임 배우에게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 이 영화의 드라마가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은 매카보이와 패스벤더 두 배우의 공이 가장 크다. 현자와 지도자로 표현되던 이 전의 캐릭터 묘사에 비해 훨씬 더 인간적이고 세밀하게 그려지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이들은 영화의 중심 노릇을 확실하게 한다.

- 이 영화에는 너무 많은 인물이 나온다. 중심 인물들의 이야기는 에릭, 찰스, 레이븐 이렇게 셋이 갈라지는데 동시에 신세대들의 적응과 성장이 펼쳐진다. 그리고 한쪽에서는 아포칼립스가 계속 외쳐댄다. 이 영화의 초점은 정확히 잡히지 않는다. 결국 중구난방의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 그럼에도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문제가 많다. 얕은 주제의식만이 전부가 아니다. 피상적인 이야기라도 액션과 내러티브로 충분히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가 뭐 얼마나 대단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던가?) 그러나 액션은 썰렁하고 내러티브는 늘어진다.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기본적인 구조와 볼거리의 흠이 크다.

- 일단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서사 배치부터가 그렇다. 맨 처음에는 아포칼립스라는 캐릭터를 설명한다. 다음에는 스콧을 소개한다. 그 다음에는 찰스의 학교와 진 그레이를 소개한다. 뒤이어 평화롭게 살고 있는 에릭이 나온다. 그리고 모이라 맥태거트까지 재등장한다. 영화는 캐릭터들의 소개로만 초반 이삼십분을 날려먹는다. 기껏 깨어난 아포칼립스는 포호스맨을 섭외하는 데 또 시간을 날린다. 배경에 불과한 이야기에 몇십분씩이나 잡아먹으니 보는 사람은 초반부터 따라가기 지겨워진다. 영재학교에 입학하고, 포호스맨이 되는 것들은 이야기의 설정일 뿐이다. 그렇다고 딱히 대단한 드라마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앞으로의 전개를 안내하고 아군과 적군의 빌드업을 보여주는 설명일 뿐이다. 이 영화는 아포칼립스라는 중심 사건을 향해 나아가는 첫 발걸음이 지나치게 꼼꼼하다.

- 그러다보니 액션의 배치도 약, 중, 강으로 나뉘어져서 후반부까지 액션 영화로서의 쾌감이 거의 없다. 퀵실버의 묘기 말고는 서사를 때울만한 시퀀스가 거의 없다. 포호스맨은 기껏 모였으면서도 아포칼립스를 계속 따라만 다니고 엑스맨들은 나이트크롤러를 데리고 잔재주만 부린다. 영화가 중반까지 가는 동안 액션다운 액션은 거의 없다. 알칼리 호수까지 엑스맨 신입생들이 따라간 시퀀스는 러닝타임을 통째로 낭비한다. 울버린의 깜짝 출연 때문에 거기까지 갔던 게 아닐까 싶은 정도다. 우왕좌왕하더라도 뭔가를 보여주기는 해야 할 텐데 한 쪽은 전기철창안에 갇혀있고 다른 한 쪽은 발만 동동 구른다. 나이트크롤러도 엑스맨 2편에 비하면 능력의 묘사에서는 퇴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 아포칼립스와 엑스맨 양 쪽에서 펼치는 액션의 규모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아포칼립스 측에서는 시종일관 전능한 모습으로 세계 전체를 뒤흔든다. 엑스맨 쪽에서는 별 게 없이 헤맨다. 너무 거대한 파괴와 너무 소소한 저항이 엇갈리다보니 둘 다 맥이 빠진다. 어느 쪽도 싸움다운 싸움은 하지 않는다. 1인 시공사의 건축과 철거 아니면 좀도둑질들만 이어진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DOFP>의 액션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모자란 상태에서도 전력을 다해 싸움을 걸었고 각 능력들이 교차하며 엑스맨의 본질, 초능력 뷔페를 마음껏 선보였다.

- 이번 편을 보면서 싱어 감독이 더 이상 엑스맨 시리즈를 찍으면 안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다 떠나서, 브라이언 싱어는 액션을 정말 못 찍는다. 그가 잘 하는 건 슬로우모션에서의 진기명기 자랑이다. 반대로 리얼 타임에서 투닥거리며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는 데는 정말 젬병이다. 그래서 싱어 감독은 액션의 스케일로 관객을 계속 압도하려 한다. 원거리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장은 잘 하지만, 근거리에서 비등비등한 싸움을 펼치지는 못하는 것이다. 싱어의 엑스맨에는 부딪히고 깨지고 피하는 재미가 아예 없다. 격투에 특화된 캐릭터들, 샤일록이나 비스트를 다루는 걸 보면 정말 한숨이 나온다. 90년대의 느낌으로 와이어 티가 훤히 나는 점프씬들이나 합이랄 것도 없는 액션들은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한다. 그렇다고 다른 능력을 다채롭게 구현하는 것도 아니다. 싱어의 엑스맨에는 전술이라는 게 아예 없다. 편집이나 CG로 속도감을 주는 것도 아니다. 제한된 능력으로 힘자랑만 한다. ( 매튜 본이 비스트를 다루는 걸 생각해보자. 딱 한 장면 매그니토의 목을 졸랐을 뿐인데도 그 캐릭터에 내포된 야수성이 확실히 각인된다. )

-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에서도 각 캐릭터들은 자기의 능력을 총동원하며 다양한 액션을 보인다. 엑스맨은 이 지점을 고민해봐야 한다. 단 하나의 능력으로 맥가이버 식의 해결사 노릇을 하는 건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여기엔 너, 저기엔 너, 이렇게 꽂아주기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해서 보다 약아빠지고 신출귀몰한 캐릭터들로 전투씬을 채워야 한다. (왜 미스틱은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변장꾼으로 점점 하향되어가는가)

-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포호스맨이 대체 뭘 했는지, 아포칼립스가 왜 그들을 굳이 선출했어야 했는지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 아포칼립스의 액션 역시 밍밍하긴 마찬가지다. 그는 전능하다고 하지만 정작 싸움에서는 그 전능함을 써먹지 않는다. 아포칼립스의 싸움에는 "어떻게"가 없다. 그냥 제일 센 놈이니까 아무 것도 안 통한다는 식이다. 최소한 센티넬들처럼 이 능력에는 저 능력으로, 식의 묘사라도 있다면 납득이 가겠는데 절대무적의 방어막 하나를 치고서 버티는 게 전부다. 그렇게 싸움다운 싸움 한 번 못해보고 별 육체능력도 없는 찰스만 의식 속에서 패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피닉스 포스에 사라진다.

- 이런 식의 결말은 엑스맨의 본질을 위협한다. 아포칼립스에게 얻어맞으면서 찰스는 이야기한다. 혼자인 너는 결국 함께인 우리에게 질 수 밖에 없다고. 그런데 정작 그 싸움은 피닉스 포스를 가진 진 그레이 혼자서 끝내버린다. 시간끌기 용으로 다른 동료들을 소모하고 거두는 승리가 과연 "우리"의 승리이며 엑스맨 모두의 승리라 할 수 있을까? 오히려 1:1 각개전투를 벌이지도 못하고 단 한명의 절대적 힘이 다른 절대적 힘을 누르는 결말에는 엑스맨만이 보이는 협동과 조화의 매력이 없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DOFP>에서 보여준 "함께"의 이미지가 이번 작품에서는 별로 두드러지질 않는다. 차례차례 싸움을 걸어보다가 히든카드 한 장으로 승부를 끝내버리는 인상이 훨씬 더 강하다. 후속편의 암시를 위해 영화 전체가 깎여나가버렸다.

- 전작에서는 모든 고난을 극복한 미래를 먼저 보여주었다. 이번 편에서는 엑스맨 세계의 최강자를 무너트렸다. 이제 남은 이야기는 무엇이며 이를 능가하는 카타르시스를 어떤 소재로 줄 수 있을까. 회의가 앞선다. 싱어가 아닌 그 누구라도 엑스맨 시리즈의 진화에 도전해야 할 때다. 배우들의 절절한 연기에만 기대기에는 이 영화가 가진 수많은 가능성들이 너무나 아깝다.

@ 이번에는 스톰이 좀 세게 나오나 했더니만..........

@ 쥬빌리는 다음 편에서 뭐라도 하겠지.....

@ 미스틱이 울버린을 구해줬던 거 아니었나...? 왜 또 저기서 갇혀있는 건지.

@ 트릴로지에 관한 농담은 괜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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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AAGH!!
16/06/01 20:47
수정 아이콘
이런말 하면 좀 임신곤격 같지만.......(순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진그레이가.... 너무 못생겼어요..ㅜㅜ
shadowtaki
16/06/01 21:15
수정 아이콘
피닉스포스에 걸맞는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6/06/01 21:35
수정 아이콘
아포칼립스를 영화판에 가져온게 무리수.. 원작에서도 케이블과의 뫼비우스의 띠라던가 리전에 의한 수미쌍관구조 없이는 매력적인 느낌을 못주는데.. 케이블이나 리전 없이 아포칼립스를 꺼내다닝.

왜 엑스맨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은 스트라이커의 퓨리파이어가 더 적합했을것 같은데..
brothers
16/06/01 22:23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봤습니다. 이 영화의 문제점들을 잘 지적해 주셨네요. 악당이 너무 매력 없어요. 물론 아군도 매력 없지만요. ㅜㅜ
Anthony Martial
16/06/01 22:40
수정 아이콘
여태 본 리뷰 중에 구구절절 가장 공감갑니다

시빌워를 역대급으로 꼽는 사람이 많았는데
당연히 재미있긴 했는데 역대급이라고는 생각 안했거든요
근데 아포칼립스 보고 나니 갓갓워 였습니다

뱃대슈도 까일 점은 많아도
액션하나로 재미있게 봤는데
아포칼립스는 종말닦이인걸로....
덴드로븀
16/06/01 23:55
수정 아이콘
정말 설마 또 다음 엑스맨 시리즈를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하면 채널CGV 에서 한다고 해도 볼 생각이 없습니다.
한숨나오는 히어로물은 참 오랜만이었네요. 정의닦이를 아직 안봐서 그런거겠지만...
냉면과열무
16/06/02 08:39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전 보면서 피지알에도 올라왔던 이동진 김혜리의 리뷰가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평론가들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보단 외적인 것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가. 과연 영화를 보고 평을내린 것인가...
이 영화는 기존의 엑스맨들의 장점을 모두 뭉퉁그릴뿐만 아니라 재미마져 별로니..
세인트
16/06/02 10:03
수정 아이콘
좋은 리뷰네요.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가 정말 어려운 작업을 참 잘 해냈기 때문에 아포칼립스에도 기대를 정말 많이 갖고 있었는데 말이죠...흑흑.
아무튼 잘 읽었습니다.
Galvatron
16/06/02 10:06
수정 아이콘
원작에서는 아포칼립스를 어떻게 쓰러뜨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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