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8/13 22:43:02
Name 방청객
Subject [일반] 밑의 글을 보고 생각난 김훈의 인터뷰 (수정됨)
2012년 한겨레에서 한 김훈의 인터뷰 중 일부분입니다.(전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40271.html)


“1950년 말에서 51년 초 부산 피난 시절의 <부산일보>와 같은 기간의 <조선일보>를 살펴보고 있어요. 당시 나도 부모님을 따라 부산으로 피난을 갔지요. 기차 지붕에 앉은 채 8박9일이 걸려서 간 거예요. 많은 이들이 떨어져 죽거나 얼어 죽거나 터널 속 철근콘크리트에 머리를 부딪쳐 죽었지요. 부산에 도착해서는 감기에 걸려 허무하게 죽기도 하고. 다행히 나는 안 죽고 이렇게 살아 있는 거지요.”

...

“당시 열차 객실엔 고관대작들이 피아노에 장롱에 요강과 셰퍼드까지 싣고 갔다고 해요. 아버지한테 그런 말을 들었는데, 믿기 어려워서 부산일보를 봤더니 그 말이 진짜더군요. 기사에 나온 건 기차가 아니라 도로 쪽 얘기여서, 관용트럭이 피아노며 장롱을 싣고 가는 행태에 대해 경고하는 계엄사의 성명이 있었어요. 그걸 보니 기차도 대동소이했겠다 싶어요.”

-------------------------------------------------------------------------

여기서 안타깝다는 것 이상의 감정을, 고관대작들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가하고 싶은 욕망이 솟아오르는 건 윤리적인 오지랖일까요? 기차에 매달린 아이들을 구하지 않고 자신의 반려견을 우선시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개인이 감당해야 할 인류애적 책무라는 건 법률로 강제한 것 이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요? 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어찌 생각하시나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8/08/13 22:45
수정 아이콘
본문의 사례는 오히려 보편적으로 도덕적으로 비난 받겠죠.
제 도덕관 내에서는 살인마의 생명이 제가 애지중지하는 반려동물의 생명보다 우선입니다. 무조건 인간이 우선입니다.
아점화한틱
18/08/14 08:44
수정 아이콘
이미 아랫글에서 충격을 너무받아서... 이젠 이런 사례도 보편적으로 도덕적 비난을 받을거라는 생각도 잘 안드네요. 누군가의 도덕관 내에서는 자기 개가 더 중요하고 자기 피아노가 더 중요하고 할 수도 있겠죠. 아프리카 난민에 전재산 기부하는 사람이 아닌이상 그걸 비난할수도 없다는데요 뭐...
초심2050
18/08/13 22: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뭔가 가볍게 튀어오르는 잠시의 사유로 나누기에는 주제가 너무 버겁다라는 느낌도 있습니다. (제 능력에 비해)
이러한 이야기에 도움이 될 만한 존재론적인 고찰을 한 책들을 읽어보고 깊게 사유해보고 싶네요. (아시는 분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흥미로운 기사 감사합니다.
forangel
18/08/13 23:28
수정 아이콘
개는 개일뿐이죠. 반려견이고 뭐고...
사람은 다치는 정도지만 반려견이 죽는경우에도 저는 사람이 우선입니다.

자기 개는 다른 사람에겐 남의 개일뿐인것처럼
나에겐 남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가족입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던 사람보다 개가 먼저일순 없다는게 저의 신념입니다.
진산월(陳山月)
18/08/14 00:15
수정 아이콘
가급적 댓글을 달지 않으려 했는데, 아랫 글의 몇몇 댓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람보다 개를 구하겠다는...
쎌라비
18/08/14 00:20
수정 아이콘
저는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건 없다고 생각해요.
생각안나
18/08/14 00:31
수정 아이콘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죠. 누군가의 생각에 따라, 행동에 따라 사람의 목숨도 개의 목숨도 케바케로 달라지는 게 세상의 전모죠
김오월
18/08/14 02:51
수정 아이콘
케바케 하니 떠오르는 우스게인데..
전두환과 생판 모르는 개가 물에 빠졌다면 개를 구하겠습니다.
아니 솔직히 개고 뭐고 걍 전두환을 건졌다가 도로 빠뜨렸다가 하며 최대한 고통스럽게... 크크
18/08/14 14:35
수정 아이콘
그래서 개만도 못한 놈이라는 말이 있는 거죠.
사악군
18/08/14 07:35
수정 아이콘
'공용차량'을 그렇게 쓰면 안되죠. 피아노, 장롱같은 생존에 필요하지 않은 사치품도 이야기가 다르고요. 욕하셔도 됩니다.

개인차량이라면 어떻겠습니까. 본문의 예시는 625니까 비슷하게 전쟁이 나거나 좀비아포칼립스가 났다 치죠. 지나가던 피난민을 태우기 위해 제 차에 실린 식량, 물, 제 개를 버려야할까요?

극단적으로 아예 '살인마 인간의 생명이 내개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제 앞에서 '제 차의 빈자리에 타려고 다른 피난민 아이를 죽인 사람'을 태우기 위해 제가 제 개를 내려야할까요?
괄하이드
18/08/14 09: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하버드 저스티스 강연에서도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부분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해서 토론하고 가르치는데...(기차를 타고가는데 가만있으면 3명이 죽고 철로를 바꾸면 1명이 죽고.. 뭐 그런거 얘기입니다) 거기서 중요한건,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하는게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다 이런거 가르치는게 아니라는겁니다. 그런건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고요. 토론식 수업에서 어떤 사람이 이상한 선택을 했다고 해서 도덕적으로 비난하지도 않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약간의 조건만 달리해도 사람들의 선택이 확확 변한다는겁니다. (예를들면 결과는 같은데도 3명을 위해 1명을 희생시키는데 나의 적극적인 행동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에 따라서 선택이 많이 바뀝니다) 논리적으로 보면 결국 1명을 희생하는 행동으로 3명을 살린다는건 완전히 똑같은데도 말이죠. 밑에글에서 다양한 비유들이 나왔는데, '그럼 넌 아까 이랬으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이러겠네?' 이런식의 얘기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다 다른 얘기가 되기도 하는데, 하필 비유가 '개'라는거에 버튼 눌린분들이 많아서 미친 개빠들이 사람목숨보다 개를 중요시한다고 난리치는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글쓴분이 난리치고있단 얘기가 아닙니다) 밑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건 '어떤 특정 상황에는' 모르는 사람보다 내 개의 목숨이 소중할때도 있다 라는거고, 그게 아니라 무조건 사람 목숨이 중요하다고 하는 너희들까지 포함해서 우리 모두는, [단지 그 대상이 개가 아닐뿐이지], 사실 각자의 사소한 사리사욕을 모르는 사람의 목숨보다 소중히 하면서 살고 있다. 라는 논리적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글에 나온 사례같은건 당연히 비판받아야 마땅한 사례이지요. 권력을 남용해서 공용차량을 함부로 사용했으니까...
러블세가족
18/08/14 10:11
수정 아이콘
아랫 글에서도 읽었던 댓글이지만, 공감합니다. 개를 구할 수 있다는게 무조건 개가 우선이라는 미친 개빠들의 논리가 아니고 본질이 아닌데 곡해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18/08/14 11: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곰곰히 생각하다보니, 오히려 그런분들은 예시가 개일경우 온전히 개라는 생명, 종 vs 사람이라는 생명, 종 이라는 구도로만 바라봐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같은 사람들은 개를 물질적가치든 정신적가치든 계량화, 비교 가능한 가치로 변환시킨다음 그걸 돈이든 뭐든 다른 물질적가치를 모르는사람의 목숨을 위해 소비하지 않는 사례랑 같은 경우로 전환하고 있는거구요. 온전히 생명과 생명사이의 비교로만 봐야한다고 할지.. 생명에 값을 매길수없다고 그게 옳은거라고 관념적으로 생각할순 있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고 본인들의 행동자체가 그렇지 않은데 이런 말싸움에서만 그렇게 여겨야 된다고 말하면 무슨 의미인가 싶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한걸음 물러나서 돈을 선택하고 사람을 구하지 않는거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세상에 넘치고 넘치는데 똑같이 가치측정이 가능한 개에 대해선 왜 난리인가 싶은거죠. 그런데 그 사람들은 차라리 돈과 사람을 비교하면 모를지언정 개랑 사람을 비교하면 싫다는거죠. 왜? 그냥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니까.
생각안나
18/08/14 12:48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다만 개와 인간이라는 비교 구도 자체에서 좀 으스스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죠. 발상 자체가 무섭긴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204 [일반] 세월호 사고 때도 계엄령을 검토한 기무사 [40] 말다했죠9597 19/05/21 9597 8
81184 [일반] 나경원 "문 대통령 '독재자 후예' 발언, 사실상 우리당 겨냥" [117] 쿠즈마노프13641 19/05/19 13641 19
81169 [일반] 문재인 대통령,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사 전문 [123] 쿠즈마노프12757 19/05/18 12757 53
80655 [일반] 제주 4.3사건에서 수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던 유재흥 [30] 신불해12527 19/04/04 12527 42
80467 [일반] [SBS 단독] "北이 유혈사태 유도"…5·18 망언 뿌리는 계엄 [40] 동굴곰15181 19/03/17 15181 15
79572 [일반] 당나라 태종이 교묘하게 역사를 왜곡하다 [3] 신불해9835 19/01/02 9835 25
79210 [일반] [뉴스 모음] No.219. '언론인', 아니 '천룡인'들의 '아님 말고' 외 [37] The xian10372 18/12/09 10372 26
79140 [일반] 다스뵈이다 41회 태양광, 공개수배, 우먼스플레인(1) [15] 읍읍11473 18/12/04 11473 5
79106 [일반] [뉴스 모음] No.215. 국정농단 부역자들의 행복회로. 박근혜 사면설 외 [24] The xian9872 18/11/30 9872 22
78893 [일반]  [뉴스 모음] No.211. 귤상자 속에 귤 말고 뭐가 있길 바라나? 외 [16] The xian8158 18/11/16 8158 14
78816 [일반] [뉴스 모음] No.210. 양승태 대법원. 어느 나라 대법원이었는지... 외 [4] The xian6495 18/11/09 6495 23
78775 [일반] 기무사 세월호 사찰, 결국 朴정권 수호 목적…"불법감청도 감행"(종합) [60] Lucifer9925 18/11/06 9925 32
78697 [일반] [뉴스 모음] No.207. 채널A의 거짓말,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나라 망가뜨리기 외 [11] The xian7875 18/10/31 7875 32
78445 [일반] [뉴스 모음] No.199. 천안함과 연평해전으로 돈놀이 한 이명박근혜 정부 외 [43] The xian12994 18/10/06 12994 35
78382 [일반] [뉴스 모음] No.197. 망나니 같은 법안 발의 / 개차반 파티 외 [14] The xian9671 18/09/29 9671 35
78250 [일반]  [뉴스 모음] No.194. 게임업계의 노조 이야기 외 [26] The xian8547 18/09/16 8547 18
78017 [일반] 그것은 알기 싫다 경제위기설의 구성요소들 [71] 히야시14580 18/08/26 14580 5
77984 [일반] 기무사 현역 중사 "원대복귀 추진 중단 요청"…靑 청원 [120] kicaesar14155 18/08/23 14155 0
77944 [일반] 다스뵈이다 28회 디바이드 앤 다이 [192] 히야시13811 18/08/21 13811 10
77898 [일반]  [뉴스 모음] No.192. 차든지 덥든지 외 [17] The xian9470 18/08/15 9470 31
77885 [일반] 밑의 글을 보고 생각난 김훈의 인터뷰 [14] 방청객7089 18/08/13 7089 2
77812 [일반]  [뉴스 모음] No.191. 양승태 대법원과 조선일보의 수상한 거래 외 [8] The xian8109 18/08/05 8109 33
77795 [일반] 기무사령부가 해체 후 새로이 창설된다 합니다. [66] kicaesar12506 18/08/03 12506 1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