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9/19 10:35:58
Name Synopsis
Subject [일반] 이상화(Idealization)와 평가절하(Devaluation), 도덕화와 흑백논리 (수정됨)
1. 이상화와 평가절하(Idealization and Devaluation)

우리는 부모가 삶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아이들의 욕구가
얼마나 강렬한지를 알고 있다. 이러한 원시적인 이상화는 성인이 되고나서도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있어 우리의 사고에 강한 영향을 끼친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우리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고 실수가 많기보다는 본래부터 더
현명하고 강하다고 믿고 싶은 소망과 같은 것들. 우리가 의지할 수 있다고 믿는
(그것이 실제적이든 착각이든) 사람들이 특별한 가치와 힘을 가지고 있고 유능하며 높은 자비
심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음으로써, 그리고 이런 경이로운 타자와 심리적으로 융합하여 자신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믿음으로써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 대한 공포를 상쇄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이 그저 소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가 얼마나 실망하는 지를 생각해보면 이것이 결코 건강한 방어는 아니란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인간의 삶에 완벽이란 없기 대문에, 이상화라는 양식은 불가피하게 실망에 이를 수 밖에
없다. 즉 [평가절하]는 이상화 욕구의 필연적 이면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누군가를 높게 이상화 할 수록 평가절하도 더더욱 깊을 수 밖에 없다.

2. 도덕화(Moralization)

도덕화는 합리화(rationalization)의 가까운 친척이다. 합리화를 할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의 결정을 정당화할 근거를 찾는다. 도덕화를 할 때는 그런 결정을 따르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찾는다. 도덕화는 원하는 것을 도덕적 의무의 영역에
집어넣는 것이다. 도덕화를 하는 사람은 실망을 안겨준 일에 대하여 그것이 "인격수양"에 도움
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도자들이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지지자들의 욕구를 이용해 힘들이지 않고
집단적인 도덕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자주 보았으며, 이렇게 유혹을 받은 대중들이 쉽사리 그것을
외면하지 못하는 것도 안다.

식민지의 자원을 약탈하면서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수준 높은 문명을 제공한다고 믿었던
식민지주의자들의 신념, 공격성과 탐욕과 전능감에 대한 열망을 사회운동으로 도덕화한 종교
재판 등이 도덕화의 예이다.

도덕화는 선악을 조악하게 구분하던 원시적 경향이 자연스럽게 후기 단계로 넘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하지만 도덕화의 근본에는 사물의 양가적인 태도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흑과 백.
선과 악으로 세상을 구분하던 유아 시절의 흉터가 남아있다.

============================================================================
요새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생각나는 방어기제를 열거해봤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밤공기
19/09/19 10:37
수정 아이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줄...
19/09/19 10:40
수정 아이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인줄... (2)
비가내리는날에는
19/09/19 10:52
수정 아이콘
강남 화들짝
아마데
19/09/19 10:41
수정 아이콘
이상화의 반대 개념 단어도 있나요? 필연적으로 평가절하에 이르는 이상화가 싫은 나머지 전부 다 시궁창일거라 생각하는?

염세주의?
Synopsis
19/09/19 10:42
수정 아이콘
이상화의 반대개념이 평가절하입니다.
아마데
19/09/19 10:46
수정 아이콘
아 잘못 읽었네요. 왜 평가절하를 실망이랑 같은 개념으로 읽었지.

평가절하는 방어기제로는 이상화보단 훌륭하다고 보는데, 이것도 과하면 안 좋은거 같습니다. 낙이 없는 느낌이라서...
Synopsis
19/09/19 10:48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저 방어기제들의 단점만 써놔서 어떻게 보면 다 평가절하 해놨다고 볼 수도 있죠 크크크

방어기제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고 문제는 그게 언제 어떻게 쓰이느냐, 그것이 적응적이냐 부적응적이냐가 중요한거라서.

저는 요새 저 방어기제가 집단적으로 부적응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봐서요.
난딴돈의반만
19/09/19 10:57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 말하는 평가절하라는게 '높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걸로 해석했는데, 이걸 이상화의 반대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나요?

이상화의 반대말이라면 '이 세상은 다 쓰레기다' 정도로 생각하는 개념일텐데, 이게 평가절하랑 매치되지는 않는 것 같아서요
Synopsis
19/09/19 11:04
수정 아이콘
객체를 그 실체보다 높고 이상적으로 보는게 이상화인만큼, 평가절하는 그 실제보다 낮고 불완전한 것으로 봐야 평가절하입니다. 일반적인
단어 뜻으로 쓴게 아니라 프로이트 학파에서 말하는 방어기제의 의미로 쓴거라서요.

높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다 는 평가 절하가 아닌 적응적이고 사실적인 해석이죠.

좋은 놈들인줄 알았더니 이거 원 쓰레기같은 놈들이구만 정도는 되야 평가절하라고 합니다.
난딴돈의반만
19/09/19 11:20
수정 아이콘
설명 감사합니다. 이상화를 '모든게 완벽한 존재'라고 해석했는데, 여기서 차이가 있었네요.
19/09/19 11:29
수정 아이콘
요즘 사건들이 이상화와 도덕화 기제의 반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건 지나친 의미축소가 아닐런지.
도라지
19/09/19 11:34
수정 아이콘
전 이상화와는 좀 다르다고 봅니다.
특정 당은 절대로 안된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도 생각 이상으로 많을 거 같아요.
초짜장
19/09/19 11:36
수정 아이콘
높으신분들은 아무짓도 안했는데 알아서 이상화해준게 아닐텐데 말입니다
이상화 이전에 높으신분들이 스스로를 이상적 존재로 포장한게 먼저 아닌가 싶은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332 [정치] 국민연금 더무서운이야기 [127] 오사십오10061 24/04/23 10061 0
101331 [일반] 기독교 난제) 구원을 위해서 꼭 모든 진리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87] 푸른잔향4371 24/04/23 4371 8
101330 [일반]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선거와 임직 [26] SAS Tony Parker 3138 24/04/23 3138 2
101329 [일반] 예정론이냐 자유의지냐 [60] 회개한가인3967 24/04/23 3967 1
101328 [정치] 인기 없는 정책 - 의료 개혁의 대안 [134] 여왕의심복6513 24/04/23 6513 0
101327 [일반] 20개월 아기와 걸어서(?!!) 교토 여행기 [30] 카즈하2946 24/04/23 2946 8
101326 [일반] (메탈/락) 노래 커버해봤습니다! [4] Neuromancer929 24/04/23 929 2
101325 [일반] 롯데백화점 마산점, 현대백화점 부산점 영업 종료 [39] Leeka6129 24/04/23 6129 0
101324 [일반] 미 영주권을 포기하려는 사람의 푸념 [49] 잠봉뷔르8726 24/04/23 8726 101
101323 [일반] [개발]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1) [14] Kaestro3800 24/04/22 3800 8
101321 [일반] [서브컬쳐] 원시 봇치 vs 근대 걸밴크 vs 현대 케이온을 비교해보자 [8] 환상회랑2946 24/04/22 2946 5
101320 [일반] 이스라엘의 시시한 공격의 실체? [20] 총알이모자라27556 24/04/22 7556 3
101319 [일반] 작년 이맘때 터진 임창정이 연루된 주가조작사건을 다시 보다가 이런 게시글을 발견했습니다 [22] 보리야밥먹자11210 24/04/22 11210 1
101318 [일반] 돈 쓰기 너무 힘듭니다. [67] 지그제프11115 24/04/22 11115 23
101317 [일반] (스포)천국대마경 애니 다 봤습니다. 애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이후 최고작 아닌가 싶네요. [28] 그때가언제라도5339 24/04/21 5339 0
101316 [일반] 셀프 랜케이블 포설 힘드네요 [34] 탄야6311 24/04/21 6311 16
101315 [일반] 美하원,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130조원 지원안 극적 처리 [82] 베라히10257 24/04/21 10257 1
101314 [일반] EBS다큐에 나온 임대사업자 [78] 이호철7083 24/04/21 7083 2
101310 [일반] [팝송] 저스틴 팀버레이크 새 앨범 "Everything I Thought It Was" [1] 김치찌개2207 24/04/21 2207 0
101309 [일반] 탁 트인 한강뷰로 KISS OF LIFE의 'Shhh'를 촬영하였습니다. [2] 메존일각3256 24/04/20 3256 5
101308 [일반] 원랜디는 창작일까, 표절일까? 2차 창작 문제 [20] 이선화4690 24/04/20 4690 10
101306 [일반] 반항이 소멸하는 세상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소녀들 [20] Kaestro7630 24/04/20 7630 4
101305 [일반] 스포 無) 테츠로! 너는 지금도 우주를 떠돌고 있니? [11] 가위바위보4605 24/04/20 4605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