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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9/23 03:01:43
Name Timeless
Subject [일반] 누가 산부인과를 죽였는가?
심장수술 하고 애 받을 의사가 사라진다!(기사 링크)
http://www.dailymedi.com/news/opdb/index.php?cmd=view&dbt=article&code=96468&cate=class4

어제 의료신문에 실린 위 기사를 읽고 정말 미래가 걱정스러워서 글을 끄적여봅니다.

일본은 현재 산부인과 의원의 부족으로 인근 도시로 원정출산을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는지요?
*참고: 일본의 출산 가능 병원은 1996년에는 약 4천개소에 달했으나 2005년에는 2천900개로 1100개 가량 줄었으며, 산부인과 의사의 수도 10년 사이 10% 정도 감소했습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미래의 모습이라면 지금부터 대책을 세워 그런 안타까운 일을 막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미래의 모습이 아니라 이미 현재 상황입니다.
*참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표시별 의원수 통계에 따르면 2007년 6월 1782개였던 산부인과의원이 2008년 6월 1693개로 무려 89개가 문을 닫아 가장 많이 폐업한 과로 되어있습니다. 분만실적이 있는 기관수는 2001년 1570개에서 2002년 1479개, 2003년 1371개, 2004년 1311개, 2005년 1214개, 그리고 2006년에는 1119개로 5년간 450개 가량 줄어 일본의 경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위의 89개 중 다른 산부인과와의 경쟁에서 밀려 폐업한 것이 아니라면 결국 그 지역은 산부인과 공백이 발생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만약 산부인과가 경영난으로 폐업을 했다면 상식적으로도 그 곳에 다른 산부인과가 진입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2007년 전국 산부인과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57개 시군군이 산부인과 공백 상태입니다.

또한 현재 산과 출신의 절반 이상이 이미 애 받는 것을 포기하고, 다른 쪽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왜! 무엇때문에! 몇 십년 전에는 엘리트들이 지원하고, 4대 메이져과라는 자부심과 부(富)를 가져다 주었던 산부인과가 이렇게 된 것일까요? 그 누가 산부인과를 죽인건가요?
참고: 길병원, 차병원 등은 산부인과를 모태로 대형병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유를 찾아보자면 저출산 현상에다 보험수가는 낮고, 소송 위험은 높아지고(3위, 분만시설의 경우 70%가 소송을 경험했으며 이 중 절반이 1회 보상금이 5000만원을 초과), 주변으로 부터의 존경도 떨어지고, 수련과정은 힘들기만 하고, 지원자가 없다보니 년차가 올라가도 환경이 나아지질 않고, 그렇다고 현재 활동중인 산부인과 의사 수가 줄어든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거기에다 또 산부인과 의원들의 한숨을 자아내게 하는 뉴스가 있습니다.

산부인과 공백 지역에 대해 한 지자체에서 의료장비와 의료인력이 갖추어진 버스로 '찾아가는 산부인과' 서비스를 시행(1인 13회의 산전진찰을 무료로) 중이며, 이것이 저출산 대책의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전국적으로 확산 될 분위기라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출산 장려 및 의료 혜택을 줄 수 있어 좋은 방법인 것 같지만 이것은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의 임시방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유인 즉, 행정구역 상 산부인과가 없는 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되어 있더라도 바로 근처에 산부인과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산모도 역시 해당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찾아가는 산부인과' 서비스가 시행되는 곳의 인근 지역 산부인과 의원들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타격으로 폐업하는 산부인과가 생기면 또 다시 산부인과 공백 지역이 생겨나는 것인데 여기에 또 '찾아가는 산부인과' 정책을 시행할 것인가요.

물론 산부인과 공백 지역에 대한 대책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딱히 뾰족한 수가 없어서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 문제에 대해 우려만을 나타낼 뿐 지켜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올해 말부터 산전진찰 초음파가 9800원이라는 보험수가로 묶여 지원이 되는데, 이 역시 현재 초음파 비용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수가라 산부인과의 타격이 예상됩니다. 초음파 장비는 천만원~수억원대로 가격과 그 질의 차이가 나고, 시행하는 의사의 숙련도의 차이도 있기 때문에 이를 평균내서 수가를 산출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는데 거기에 현실과는 동떨어진 저수가가 책정된 것입니다.

제 주변에 산부인과 지망하려하는 친구, 후배는 정말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본은 산부인과 진료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를 높이는 것으로 해결이 되지 않자 정부 차원에서 인건비 지원이나 장비 지원 등의 직접적인 구제책을 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처럼 정부의 직접 구제책은 바라지도 않고 적어도 산부인과에 대해서는 보험 수가라도 현실적인 수준으로 높여줘야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오해가 있으실까봐 드리는 말씀이지만 수가가 높아져도 건강보험에서 본인부담금을 현재와 동일하게 책정한다면 환자가 내는 비용은 증가하지 않습니다. 보험 재정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이 부분을 이야기 하자면 또 한 세월이라 생략합니다)


정말 현재 산부인과 문제는 캐리어를 가도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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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23 03:10
수정 아이콘
흉부외과 기피현상 같은 이야기는 워낙에 유명한 것이지만, 산부인과도 요즘은 그렇군요. 의사도 먹고 살아야 하고, 그렇다고 의보값을 완전히 현실화하려면 세배는 뛰어야 할건데, 그것도 많은 사람들에게는 부담되는 이야기일테고, 의보 민영화를 완전히 해버리면 분명히 미국처럼 될테고... 아 진짜 캐리어 가도 답이 없어요 이건.

근데, 이 부분에 대한 조금 더 심도있는 이야기가 진행이 되려면, 산부인과가 나름대로는 돈을 잘 벌지만 타과에 비해 비교 경쟁력이 약한 것인지 (이건 의료업계 내부적으로 해결할 문제겠죠), 아니면 정말로 의료업계가 아닌 다른 세계 - 의사가 들이는 노력과 비교해서 떨어질 것이 없는 분야.. 예를 들면 이공계 박사 인력 - 에 비해서도 돈을 못버는 것인지 (이것은 의보 이야기로 넘어가야죠) 부분이 명확해야 할 것 같습니다.
08/09/23 03:20
수정 아이콘
OrBef님//
둘 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산부인과 의사들은 흉부외과 의사들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합니다.
제 주위에도 산부인과 하겠다는 선후배/동기 아무도 없네요... (아 흉부외과는 한 명 있어요; 뉴하트의 영향입니다)
Timeless
08/09/23 03:22
수정 아이콘
OrBef님// 분만 시설을 일반 사업이랑 똑같이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반 사업장이 폐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연구원들은 고용된 사람이니까 산부인과 의사로 따지면 봉직의를 생각하면 되는데 본문은 봉직의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분만 시설에 대한 내용입니다.
펠쨩~(염통)
08/09/23 03:25
수정 아이콘
현의료체계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대한민국의 의료보험체계는 세계에서도 제일 효율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수가로 의사를 쥐어짜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쥐어짜는'부분은 산부인과 내과와 같은 국민보건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성형수술은 돈 없으면 안하면 되지만 아무리 돈이 없어도 아이는 낳아야 하고 결핵은 고쳐야 하니까요.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악순환이고 현 의료보장체계의 단점입니다.

만약 의협이 정치적인 센스가 있다면 이런 부분을 여론에 집중부각시키면서 심평원이나 보험공단으로 부터 더 많은 액수의 수가를 짜 낼 수 있을거 같은데요. 사실 의협의 정치력은 바닥이죠. 개인적인 정치성향으로는 다행이지만 이런 일도 못해서는 안될텐데요. 산부인과 뿐 아니라 위에 언급한 흉부외과등 소외과에 대한 수가 인상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텐데요. 올해도 보험재정이 흑자였고 이런걸로 쓸데없이 밥값이나 보장하는 것 보다는 필요한데 써야죠.
Timeless
08/09/23 03:30
수정 아이콘
펠쨩~(염통)님// 의협에 많은 기대를 하면 안됩니다. 보통 당선 된 의협회장이 친분있는 인사들을 위촉해서 의협을 꾸리고 심하게 말하면 친목계와 비슷한 성격의 단체입니다. 정치력도 없을 뿐더러 무엇인가 기획하고, 치밀하게 협상할 만한 체계적인 단체가 아니란 것입니다. 게다가 여론은 의협의 편이 아니고, 의협 소속의 의사들도 의협에 힘을 실어주지 않는데다가 병원협회 등 큰 힘을 낼 수 있는 조직은 따로 있고, 경쟁 조직(약사협, 한의사협 등등)이 워낙 강해서 뭇매를 맞기 쉽상입니다. 괜히 의사들이 오합지졸이라 불리는 것이 아닙니다. 흑흑

그리고 이 글은 의사들의 괜한 우는 소리가 아니라 현실이고,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만큼 말이죠.
08/09/23 03:41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말씀대로 본문은 '의사' 가 아니라 '산부인과 병원'에 대한 내용이군요. 제가 핀트를 약간 어긋나게 이해했네요.
08/09/23 03:44
수정 아이콘
정말 심각합니다.
배부른 사람들의 넑두리 정도로 생각할 정도가 아닙니다.
제가 그쪽일을 해봤습니다만, 산부인과 전공 의사들 중 이미 다른과 개원이 많습니다. 특히 성형이죠..
나름 바느질에 익숙해있기에 진료과목 성형외과로 개원하는 경우 허다하구요..
이미 포화상태인 성형쪽에 뛰어들기에 망하는 경우 허다하고..
때문에 산부인과쪽으로 아예 희망을 꺼려하죠.
개인병원으로 산부인과 바로 망하는 추세입니다.
때문에 대형 산부인과로 전환하는 추세인데, 이경우 윗글처럼 산부인과 없는 시,도가 생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산부인과들 조차 산후 조리로 산후 비만클리닉 같은 쪽에 촛점을 맞추는 실정이죠.
곧 윗글 일본처럼 될겁니다.
해결방법도 없죠. 애를 안 낳으니 수요가 없고, 공급은 넘쳐나죠.
더더욱이 나라에서 조차 제도로 묶어 버리면....
산부인과 의사 하지 말란 소리나 다름없습니다.
ComeAgain
08/09/23 03:56
수정 아이콘
애를 안 낳기 때문이죠.
왜 애를 안 낳느냐.

바쁘고 빠듯한 생활,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그러면 왜 먹고 살기 힘들고 빠듯하게 살고 있을까.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Timeless
08/09/23 04:06
수정 아이콘
ComeAgain님// 저출산이 문제의 전부가 아닙니다. 실제로 출산률은 2년 연속 상승하고 있는데 반하여 산부인과 폐업은 늘고 있으니까요. 본문에도 적었지만 저출산, 저수가, 의료사고, 의료소송, 수련 과정의 어려움 등 총체적인 문제입니다.
08/09/23 04:14
수정 아이콘
본문과는 조금 다른 관점이지만,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생기면서 소형 매장이 엄청나게 문을 닫았듯이, 산부인과도 마찬가지의 현상을 겪는다는 점도 있지 싶습니다. 출산이라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니만큼, 본능적으로 대형 병원의 권위에 기대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니까요.
가츠79
08/09/23 04:15
수정 아이콘
혹시 산부인과가 필요이상으로 많았던건 아니었는지요..
그러다 저출산이라는 악재를 만나서 체질개선중인건 아닌지..

전 전문가가 아닌지라 문득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말해봤습니다..
적 울린 네마리
08/09/23 04:22
수정 아이콘
이 문제를 수가의 문제로 접근하면 행위별수가제인 상태에 어느 진료과목도 적정 수가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적인 저수가라 할 수 없습니다.
지적하신 대로 첫째는 저출산 문제입니다. 예를 든 일본의 경우가 저출산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저(?)수가는 공통의 문제이고 이로 인해 보험영역밖을 선호하는 현상은 제도의 문제라고만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말씀하신 의료사고,소송,처리등의 문제로 소비자인 환자는 대형 산부인과 병원을 절대선호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예로 든 차병원,길병원재단은 산부인과로 성장했고 아직도 그 진료과를 위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가를 높인다 하여 산부인과의 지원자가 많아지고 동네 산부인과가 성업하리란 예상은 하기 힘듭니다.

보다 대형화되고 전문화되고 유사시 응급의료체계까지 가진 그런 산부인과로의 변화가 살길이 아닐까 합니다.
Timeless
08/09/23 04:24
수정 아이콘
가츠79님// 어느 지역에 산부인과가 필요 이상으로 많았다면 경제원리 상 성업하는 산부인과는 남아있어야 하는데 산부인과 공백지역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문에 57개 시,군,구에 분만 가능 시설이 없다고 적어두었는데 시,군,구는 상당히 큰 행정구역에 속합니다. 분만을 위해 분만 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원정을 가야되는 불편함, 응급 분만의 경우는 더욱 문제가 큽니다. 적어도 시,군,구에 분만시설이 한 개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적 울린 네마리님// 잘못알고 계신 부분이 있는데 길병원이 산부인과를 모태로 성장한 것은 맞지만 현재 산부인과는 수익모델이 아닙니다(차병원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부인과에서 수술로 수익을 낼 수는 있겠지만 산과는 아니죠. 또한 말씀대로 수가를 높인다고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을껍니다. 그래서 일본이 수가 상승으로도 위기 탈출에 실패하자 직접 구제책을 마련한 것이지요. 다만 폐업이 줄고, 산부인과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현재 산부인과 추세가 아예 24시간 진료하거나 진료는 일반적으로 하되 야간 분만은 하는 형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러 과가 있지만 개원해서까지 응급 대기에 야간 당직을 하는 의사는 별로 없을껍니다.
청보랏빛 영혼
08/09/23 04:44
수정 아이콘
점차 산부인과, 흉부외과등 외과 계열 전공의 부족은 저수가, 저출산, 의료 소송에 수련과정의 어려움까지 겹쳐있어 줄어들 것 같지 않네요.
그래도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같은 경우는 일이 힘들고 어려워도 '사명감' 하나로 버텨내더라구요.
의외로 뚜렷한 목표의식 가지고 뛰어드는 레지던트들도 보이구요.
하지만 산부인과는 정말 글쎄... 입니다.
뚜렷한 사명감이 보이지 않는 데다가 만에 하나 잘못이라도 하는 날에는 바로 소송감이더라구요.
그러니 점차 지원자도 줄고 레지던트가 없으니 환자를 많이 받을 수도 없어서
병동도 줄어든 상태라 저희 병원은 아예 일반외과 병동에 얹쳐있는 신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산모들을 돌보는데 의사들이 부족한 만큼 간호사들도 전문성을 가지기 힘들구요.
아예 간호사 신규 교육 약어집에 산부인과 용어는 빠져있을 정도입니다.
스스로 선택한 전공을 따라가는 의사들이랑 달리 병원 어느 곳에서 근무하게 될지 모르는 간호사들한테
산부인과 약어자체를 교육안한다는게 지금 '산부인과'가 가진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네요.

소송에 휩싸일 확률도 높고, 저출산인 만큼 출산하는 아이만큼은 전문적인 환경속에서 출산할 수 있도록
의료 수가 개정등의 정부 정책적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안티테란
08/09/23 07:19
수정 아이콘
소송은 이겨도 져도 그 병원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실제 분만시 생길 수 있는 사고들이 의사의 과실이 아니라고 해도 다른 분들이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많지요.
최근 몇 년동안 전국 수련 병원들의 레지던트 지원자 수만 봐도 산부인과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습니다. 저희 병원도 몇 년 째 지원자 자체가 아예 없더군요. 환자도 별로 없어서 인턴 도시는 선배들도 산부인과에서는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ZergInfantry
08/09/23 08:30
수정 아이콘
산모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산모의 연령이 높은 만큼 경제적인 요건이 좋아지니 미즈메디같은 큰 산부인과 병원을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삼성쪽에 가던지요.

앞으로는 소송에 대응능력이 있고 서비스가 좋고 고급스러운 곳에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평생 1~2명 낳는데, 아무곳에서나 검증되지 않은 곳에서 낳을 수 없다는 그런 관념이 있죠. 솔직히 작은 병원들은 출산보다는 낙태나 성병 치료등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언제나
08/09/23 09:28
수정 아이콘
다른 방법도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의사의 기본적인 급여 기대수준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의사의 수를 대폭 늘리면서 의사의 급여수준 자체를 낮추는 방안을 항상 생각합니다.
즉 타과의 의사의 수입을 대폭 감소시킬수 있는 방안이 존재한다면, 산부인과 지원의와 산부인과 시설이 확대되겠지요.

물론 급하게 진행되면 환자 의사 모두 공멸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의사 및 변호사 등 일부 직종의 문호 확대가 저는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wish burn
08/09/23 09:37
수정 아이콘
언제나님// 대기업도 돈이 드는 곳에 뛰어듭니다.
대기업이 병의원을 장악하면 산부인과 공급이 더욱 줄거나,
엄청난 로비력으로 산부인과 수가를 대폭 상승시켜버리거나.. 둘중 하나가 될겁니다.

산부인과공급을 대폭 줄여버린후 -> 수가 대폭인상 테크트리를 탈게 확실해보이는데요

직종특성상 개인병원원장님들을 자주 보는데요..(보는 분들만 계속 보기때문에.. 일반화하긴 힘들지만요..)
산부인과가 다른과보다 힘들어 보이긴 합니다.
의료사고에 대한 염려때문인지,부인과 관련질환만 다루시고 출산업무(?)는 아예 보지 않으시더군요..
08/09/23 10:05
수정 아이콘
저출산 문제도 큰 문제지만, 저수가 자체가 더 큰 문제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산과는 수가가 너무 낮아서 환자를 보면 오히려 적자가 난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산과는 안보고 부인과만 보는 병원도 제법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적자가 난다면 '무슨 거짓말이냐!'고 말하실 분들 많으리라 보는데요. 그게 그렇지 않은게...-_-;; 실제로 의료업에서는 환자를 볼수록 적자가 나는 항목이 제법 있습니다. (세계 제일의 저수가니까요. 뭐, 의사를 이렇게 쪼는 덕분에 확실히 세계에서 가장 의료보혐 효율이 좋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더군다나 의료계는 기본적으로 인건비나 물품들이 타 업종에 비해서 비싼 편이기도 하구요.) 의외로 종합병원들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돈이 많지 않고, 돈을 버는 것도 결국 주차장, 장례식장, 매점으로 돈 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죠. 종합병원은 개인병원이 아니라서 적자가 난다고 환자를 안 볼 수는 없으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산부인과나 외과계열 전반적으로 (그 외의 다른 비 인기과들도 마찬가지로...) 수가를 대폭 상승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게 말하면 당연히 의료보험비가 올라가니 전국민이 반대할테지요. =_=;;;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동기들 중에서도 산부인과 지원은 단 한명도 없더군요. (저야 뭐, 공보의 하면서 지내고 있으니 전공의 지원이야 딴나라 얘기입니다만...-_-;;)
성야무인
08/09/23 10:15
수정 아이콘
응급의학과나 일반외과의 문제나 산부인과의 문제나 별반 다를바 없다고 보는데요. 힘들고, 돈 안되고, 특성상 의료사고 나기 쉽고, 그럼 당연히 사람이 몰릴일이 없겠죠. 쉬운방법은 어려운 과에 돈을 왕창줘서 하는 방법밖에 없지만, 그럴수도 없지요. 차라리 그럴려면 북미처럼, 가정의같은 기초의들 수입을 최저로, 몇년후에 상위과의 면허를 취득하는 시험을 봐서, 기초의 -> 일반외과의 -> 심장외과의 식으로 면허시험 보게한후, 그에따라 소득을 정하게 되면 아마도, 어려운과들의 적채현상은 사라질겁니다. 물론 심장외과의까지 가는 사람의 비율을 외과의중에 엘리베이터처럼 100%올리는것이 아닌 일반외과의 중에서 1%-2%정도의 실력있는 사람만 심장외과의로 만들어야겠죠. 그럴려면, 한국의학교육체계자체를 바꾸어야 하겠고, 또 공부했는데 40에 중 후반에 심장외과의가 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야 겠죠. 그외 비슷하게 산부인과도 일반가정의이후에 면허를 딸수 있게 해야 겠죠. (실제 캐나다에서 심장외과의가 될려면, 대체로 일반대 4년 + 석사 2년 + 의대 4년 + 인턴 1년 + 레지던스 2년 + 가정의 3-5년 + 일반외과의 5년해서 23년정도 걸린다고 알고 있습니다. 것두 제대로 해당면허를 취득할경우니까, 일반의사라면 23년정도걸린다고 봐야 되나요?)
연아짱
08/09/23 10:23
수정 아이콘
언제나님//
이런 얘기가 나오면 항상 대두되는게 의사수 늘리면 된다는 거 인데, 이건 지금의 경제 상황 해결책은 규제를 풀면 된다는 얘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윗글을 다시 한 번 제대로 읽어보시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급여의 기대치가 문제가 아니라는 건 위의 글을 잘 읽어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산부인과가 폐업하는 이유는 수익이 기대치에 못미치기 때문이 아니라, 그야말로 망하는 겁니다.
전국 57개 시, 군, 구에 산부인과가 없을 정도로 수익이 없거나 리스크가 큰 겁니다.

그리고 의사를 늘리는 문제도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의사를 무작정 늘리면 안 되고 양질의 의사를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겠지요.
그러려면, 의사를 배출할 수 있는 대학과 대형병원이 훨씬 더 늘어나야 할 것이고, 이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인프라를 갖추기 전까지 시간은 또 얼마나 더 걸릴까요?
더욱이 산부인과는 의사수를 늘린다고 전문과 쏠림 현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게 더 문제입니다.
그나마 있는 산부인과들마저도 낮은 수익과 높은 리스크 때문에 출산업무를 외면하고 있는 처지인데,
단순히 의사수를 늘린다고 해결이 될까요?

산부인과는 정말 꼭 필요한 곳인데 참 걱정입니다.
08/09/23 10:25
수정 아이콘
성야무인님// 뭐... 현실성이 없다는게 문제로군요. 저야 뭐, 대한민국 전반적으로 전문의를 안 따는 풍토가 생겨나면 기뻐할 사람입니다만...-_-;;;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일반외과의들이 딱히 심장외과의가 되고싶어 하지도 않고,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산부인과의가 되고싶어하지도 않습니다. 결국 의사들이 심장외과의와 산부인과의를 지원하도록 만들어 줘야 되는데...-_-;;; 현실적으로 답은 결국 수가밖에 없다는게 문제죠.-_-;;; 성야무인님 식으로 말하자면, 어려운 과에 돈을 왕창주는 걸로 귀결되는거죠, 결국은.
christal
08/09/23 10:39
수정 아이콘
흠 지금 첫 애를 임신중입니다. 장염인줄 알고 종합병원 갔다가 임신인 것을 확인해서;;
부랴부랴 동네 개인 산부인과 가서 검사 받은 후 계속 그 산부인과 다니네요.

얼마전 일요일 밤 12시에 응급상황이 발생해서 병원에 실려갔는데 동네 산부인과는 연락처도 없어 닫혀있어서
근처에 유명한 큰 부인과전문병원으로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네 산부인과가 편하고 좋아서 출산전까지는 계속 그곳에 다니고 싶은데
동네 산부인과는 출산도 안하고.. 검사도 다른 곳에 의뢰해서 하고 그러는지라
빨리 옮겨야할지 어쩔지 고민이네요.
동네 산부인과가 그래도 다닌지 몇 달 되는지라 이것저것 물어보고 편한데 2중으로 돈이 나가기 부담스러워서 말이죠.

아우.. 산부인과가 수당이 낮고 의료소송이 많아서 줄어드는 처지라는 이야기를 보면 안타까울 뿐이지만
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비싸네요..ㅠ.ㅠ
초음파 비용은 한 번 갈 때마다 2~3만원이고 저같은 경우는 양수검사하느라고 76만원까지 든 상태라서 말이죠.
첫 애도 아직 안 나왔지만 둘까지 낳을 생각인데 양육비도 문제지만 산전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서 고민스럽고 그러네요.
(정부에서 지원해준다는 산전비용 20만원은 도움은 되지만 코딱지만큼인..
게다가 그거 문의해보니 할지 안할지 확정된거 아니라고 없는걸로 생각하라고 그랬다네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런지...
꼭 2~30분 차 타고 가지 않더라도 동네 산부인과에서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08/09/23 10:41
수정 아이콘
흉부외과 전문의 마치고 보건지소 생활중입니다만...
현실을 잘 모르던 인턴시절에 주위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내가 생각하던 가장 의사다운 모습'에 끌려서 4년간 거의 혼자서 수련을
했습니다. 한달에 몇시간 집에 갔다오고, 하루 평균 수면시간 4시간이 안되죠. 현실은 이상과 정말 다르더군요.
년차가 올라가고 어려운 수술들도 경험하고, 한번은 칼맞고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 직접 옮겨서 살린적도 있고.. 하지만 그런 보람도
현실의 벽앞에서는 너무나 미미합니다.
며칠밤을 새면서 지켜보던 환자가 사망하자 제가 고생한걸 아는지 보호자들이 그래도 고맙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한달 뒤 고인이 입원
했을당시 한번도 찾아온적 없던 먼 친척이 소송을 걸더군요. 이게 현실입니다.
쿨러닝
08/09/23 11:16
수정 아이콘
Fedor님// 혹시 경상북도 공보의신가요? ^^
08/09/23 12:23
수정 아이콘
연아짱님//
물론 산부인과 관련 보험 수가의 비 현실적인 부분을 개선함으로써, 산부인과의 수익성을 높여야 되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말씀하신대로 산부인과가 망하지는 않지만, 다른 의료 파트보다 기대 수익이 낮다면 여전히 기피할 것은 자명할겁니다.

그리고 의사 수나 변호사 수는 지금보다 충분히 늘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진료나 사법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경쟁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일반 사람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의 질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다만, 상당수의 의사 및 변호사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겠지요. 조금 잔인할 수도 있지만, 다른 모든 업종들이 그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을테구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라면 생활하기 위해서라도 의사나 변호사들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경쟁력이 증가하지는 못하더라도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 사회전체적인 특정 전공들로의 편향 현상의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의료서비스는 몰라도 사회 전체의 질적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런지요.
CoolLuck
08/09/23 12:29
수정 아이콘
궁극적으로 보험 제도의 문제죠. 고치지 않으면 파국이 올 것은 분명한데 막상 고치자니 사회의 절대다수가 반대할 것이 뻔해서 고칠 수도 없고. 결국 서서히 다가오는 파국을 눈 빤히 뜨고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 혹은 눈을 감아버리거나.
성야무인
08/09/23 12:57
수정 아이콘
아 그러고 보니까 한가지 방법이 더 있긴 하군요. 최악의 방법이지만 중국식 의료체계 같이 변환시키면 되는데 이방법을 쓰면 아마도 의사들이 들고 일어나고 오히려 의료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중국처럼 의사의 수를 인구비율에 맞춰 의협이 아닌 국가가 정원을 지정해서 늘리고, 의대생의 졸업후 각 진료의의 수 및 일할장소, 그리고 월급도 국가가 강제적으로 관리하면 됩니다. 물론 이것때문에 뛰쳐나와서 석박사 다시밟고 유학한 중국의사들도 많고, 월급도 모 그렇게 좋은편은 아니라서, 중국에선 의사들의 인기가 경영대생이나 공대생보다 못하긴 하지만요. 정말 의사수가 없어서 산부인과 혹은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데 1시간 이상 구급차를 운전하게 될경우 이런식으로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될경우가 오게 된다면야, 단기적으로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수인재들이 모조리 빠져나가는 결과가 되고, 그걸 맞추기 위해 의사수를 계속 늘리게 되고, 그럼 교육 및 인재의 질도 떨어지게 되고... 중국식 의료체계까지 가기전에 무엇인가가 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환빠돌이
08/09/23 13:12
수정 아이콘
성야무인//그건 공산권국가 외에는 불가능 하잖아요....
요환빠돌이
08/09/23 13:17
수정 아이콘
yoosh6//그렇게 되려면 의대정원 변호사 정원을 늘려도 지원하는 인재의 풀은 비슷하거나 혹은 약간의 저하만 나타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만... 망하는 의사변호사가 속출하고 그들도 무한 경쟁이다라는 인식이 생겨도 지금처럼 6년 혹은 8년의 긴 교육기간과 비싼 학비를 감당하면서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까요?? 게다가 그래도 경쟁만하면 그 질이 유지될수 있을까요??
사견임을 전제로 밝힘니다만 그래도 의대올 정도면 중고등학교시절 수재소리를 듣고 온 사람들일텐데 의사가 되는게 마냥 쉽지는 않습니다.
저희학교같은 경우는 6년에 졸업하는경우가 반정도 이고 2년 심하면 3년씩 유급을 당하기도 합니다. 드문경우이지만 아예 포기하고 다시 수능을 보기도 합니다...
성야무인
08/09/23 13:22
수정 아이콘
요환빠돌이님// 비슷하게 나가는 프랑스도 있긴합니다. 캐나다도 제한적이긴 허나 해당주에서 의료면허 따면 미국으로 튀지 않는한 다른주에서 의사면허 다시따야 되고 조금 까다롭습니다. 대신 캐나다야 돈이라도 많이 주긴 하지만요. 모 그것도 모자라서 사우디나 미국으로 튀는 의사들도 많긴합니다. (모 캐나다도 사회주의국가에 가깝긴 하지만요) 제가 보기엔 지금이 어떤식으로든지간에 의료수가및 의료체계에 대한 변혁을 꽤할수 있는 시기이긴 헌대. 정말 힘들다면, 의료인 자체의 관리가 국가로 완전수용되버리지 말라는 법도 없을것 같습니다.. 그건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현 이명박대통령의 현명한 해안을 바라긴 하지만 쉽지 않아서요.
08/09/23 13:47
수정 아이콘
흠흠 저희 부부가 다니는 성남의 병원은 갈때마다 사람들이 많아 1시간 넘게 기다리는데요.
개인병원치곤 의사가 여러명인 그 지역 큰 병원이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보면서 요즘 사람들이 애를 안 낳는다는 것은 언론 플레이인가라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병원 주차장에 갈 때마다 서있는 벤츠, BMW 등을 보면서 우리 딸도 나중에 산부인과 의사시켜야지하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나보네요. -_-;;
pathology
08/09/23 14:26
수정 아이콘
힘든과들 많지만 개인적으로 산부인과가 젤 심한거 같네요.
레지던트 정원은 항상 미달이고(1명/7명 후덜덜).. 수련생활은 쩔고.. 그렇게 해서 나오면 있던 의원도 문 닫는판에 개원은 말도 안되고..
오죽하면 학회 열어놓고 피부과 의사 초청하겠냐는...
산과 전문의는 한세대 지나고 나면 찾아보기도 힘들테고..
산부인과 병원의 공백도 그렇지만 전문의 충원 문제가 더 걱정이네요.
가뜩이나 요즘 산모 고령 많은데.
수가 인상 밖에 답이 없어보이는데 대선/총선 막 끝난 지금이 적기로 보이지만
또 야권에선 서민의 건강한 출산권이라며 반대힐게 뻔하고.. 이렇게 곪아가는거죠.
말코비치
08/09/23 17:15
수정 아이콘
예전의 유행어가 생각나네요. 이게 다 xxx 때문이다
연아짱
08/09/23 17:31
수정 아이콘
yoosh6님//
제 의견은 의사수를 늘려야 하냐 말아야 하냐는 문제가 아닙니다.
의사수를 늘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변호사야 사시 인원 늘리면 되는 거지만, (전 이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의사를 양성하는 것은 늘리자!고 외친다고 쉽게 늘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의사는 절대 책만 봐서 될 수가 없습니다.

해부학 실습부터 시작해서, 병원 내에서 환자를 보는 실습을 거치고,
전공의 과정을 통해 직접 환자를 보면서 처방하고 시술하고 수술하는 과정을 11~13년을 거쳐야 비로소 의사가 만들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부터 병원까지 의사 교육이 가능한 인프라를 새로 갖추어야 하지요.
이런 것이 없이 무조건 의사 숫자만 늘리면 그 피해는 당연히 환자들에게 고스란히 안겨집니다.
그럼 그 인프라가 쉽게 만들어지겠습니까?
그 재원이며, 그 시간이며...
의사수 늘리기도 전에 산부인과는 이미 공멸 상태로 접어들 것 같은데요?

의사수에 대해서도 얘기해보면,
YS 정권 이후 의대가 대폭 늘었고
이제 그 당시 늘렸던 정원의 의사들이 서서히 사회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곧 적정수의 의사수가 갖춰지는 것은 기정사실이에요.
그리고 의료시장의 특징은 수요와 공급이 시장 원리로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에 의사수를 무조건 늘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nicewing
08/09/23 17:44
수정 아이콘
일단...

우리나라의 경우 의사 1인당 국민 수는 많은 편이어서 의사가 부족한 것 같지만

의사 수 증가율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즉 굳이 의사 정원 더 안 늘려도 시간이 지나면 의사 수는 넘쳐 나게 됩니다.

그리고 의사수 늘어나면 의료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도 문제죠.

예를 들면 지금 의사 수가 1이고, 의료 시장이 1이라면 의사 1인당 1 정도의 의료 시장을 맡게 되는데,

의사 수가 2가 되면 의사 1인당 0.5의 의료 시장이 되어야 하지만 그게 아니라 0.7 정도가 됩니다.

그러면 의사 1인당 수입은 예전보다 줄어 들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1 -> 1.4로 의료비 지출이 40% 증가합니다.
Timeless
08/09/23 22:28
수정 아이콘
지금 이 글에 달린 저 이외의 다른 분들의 댓글을 보더라도 산부인과가 얼마나 위기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를 참고하면 저수가 개선만으로는 아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구제책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과연 현재 국회가 그런 결정을 해줄까요?

악순환 끝에 대형 산부인과만 살아남아 산부인과 서비스의 공백과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겠지요. 그리고는 누구 탓을 할까요..
연아짱
08/09/23 23:57
수정 아이콘
또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것은, 바로 의사수가 아니라 병원수입니다.
사실 산부인과 의사수는 현재 절대 부족하지 않습니다.
요새 산부인과 레지던트 수급이 굉장히 부족하지만,
10년 동안 이 추세가 유지되어도 산부인과 의사수 자체는 부족해지지 않기 때문에 산부인과 의사들이 더 우울해 한다고들 하지요.
(의사수가 부족해지면 의사의 가치가 올라 연봉이 증가하니까요)
병원이 수익을 낼 수 없다면 결국 의사수가 넘치더라도 위의 문제는 전혀 해결이 되질 않습니다.
의료는 다른 산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접근성이 큰 의미를 차지합니다.
특히 산부인과 같은 경우는 더 중요하구요.
대자본 위주로 가면 갈수록 지역간, 과목간 불균형은 더 심해지겠지요.
개인병원이 수익이 적고 리스크가 커서 철수한 지역에 대자본이 들어올까요?

수가 정상화는 최선이 아닐지언정 여러가지 현실을 고려했을 때 차선책 정도는 됩니다.
08/09/24 03:30
수정 아이콘
의대를 처음부터 세분화 하면 안될까요?
치과대처럼 처음 입학부터 외과대,내과대,산부인과대.. 이렇게 하는것도 나름 괜찮을것 같은데...
물론 성적이 더 좋은 사람이 돈 잘벌리는 분야로 쏠리겠지만, 어차피 의대라면 열광하는 우리나라에서 학생들의 수준차가 날것 같지는 않네요.
100점이나 99점이나...
08/09/24 09:24
수정 아이콘
칫님// 6692번 글의 shovel님 댓글을 참고하세요. 결론만 말하자면 사실, 현실성이 별로 없는 의견이랍니다.
08/09/24 13:12
수정 아이콘
S_Kun님// 글쎄요... shovel님의 댓글을 봤는데 이해할 수 없군요. 제가 의학쪽은 문외한이라 그런지 몰라도 순수한 아마추어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그런건 본데도 들은데도 없기에 안되는 것.'이라는 말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학부에서 기초적인걸 같이 다 배우고 세부 전공을 선택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처음부터 세부전공을 선택 해 놓고 똑같이 배우면 안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군요. 요는 현재와 똑같이 배우지만 입학때부터 과를 정하고 간다는 거죠. 왜 현실성이 없나요?
sway with me
08/09/25 01:14
수정 아이콘
칫님// 기본적으로 의대교육의 목표는 '일차진료의'를 길러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일차진료의를 충분히 잘 활용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님 의견은 우리나라의 지나친 전문의 양산을 심화시키는 체계군요.
전체적인 의료비 지출의 효율을 높여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은 정책 실행에 현재와는 다른 대대적인 의료 면허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08/09/25 02:54
수정 아이콘
sway with me님// 그렇다면 모두 의대를 졸업하면 '일차진료의'가 될수 있도록 교육하고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대학원(또는 다른 형식이라도.)으로 진학하게 하는 방법은 쓸수 없을까요? 전문의가 되는 문을 더욱 좁게 하면 일차진료의가 늘어날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의사의 수가 부족하다 생각하기에 의대의 문은 더욱 넓히고 전문의과정은 적절히 수급조절되도록(외과,내과,산부인과 비율이 맞도록) 숫자를 맞춰서 선발하면 좋을것 같은데...)
제가 의대쪽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몰라서 제 상식선에서 밖에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 요는 어느쪽으로도 몰릴 수 없게 교육시점에서 전문의의 수급을 조절하자는 의견입니다.
그리고 이해할수 없는 것은 정말 의료면허제도를 대대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상당한 비용이 드나요? 면허제도 변경에 비용이 들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그리고 어느정도 든다고 해도 현재의 산부인과나 심장외과 문제가 해결된다면 당연히 해 볼만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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