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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8/24 09:48:28
Name 아난
Subject [일반]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다녀온 소감 [사진 없음] (수정됨)

코로나 재확산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기 직전 같이 자전거를 타는 팀의 다른 구성원들인 세 분과 함께 제주도 일주 라이딩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저질 체력에다가 최근에는 체중도 70kg에 육박하게 되어 죽도록 헉헉대거나 낙오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만 아침 일찍 출발해 자주 쉬고 다른 분들보다 더 오래 쉬고 하면서, 많이 헉헉댄건 사실이지만, 이럭저럭 완주했습니다.  

240km 조금 넘는 거리를 3박 4일 달렸습니다. 바닷가 길만 있지는 않고 둘째 날은 오르막이 좀 있는 편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긴 내리막이 많은 편이라 저질 체력인 분들도 도전해 볼만한 길입니다. 폭염이었지만 라이딩 하는 동안 내내 더워 죽겠다고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그늘도 있고 바람도 불어오고 해서.. 다만 햇빛에 노출되는 피부를 최소화 해야 하고 노출되는 피부에는 선크림을 듬뿍 발라주어야 합니다.  

여섯번째 제주도행인 이번 라이딩에서야 제주도가 얼마나 멋있는 곳 인지 실감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날, 월정리, 구좌, 김녕, 함덕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길에서 본 바다 풍광은 환상적이어서 예전에 마나슬루 트래킹을 갔을 때처럼 속세를 떠난 느낌이 들었습니다. 둘째 날 바닷가 길도 아주 좋았습니다. 곳곳에 편의점이 있고 번듯한 펜션들과 운치있게 꾸며진 카페들과 맛집들이 있어서 몸을 재충전시키는데는 아무 어려움도 없었습니다.

자전거는 자이언트 하이브리드 기종을 현지에서 대여했습니다. 정비가 잘되어 있어서 같은 급인 제 자전거보다 더 잘 구르더군요. 패드 속바지, 팔 토시, 장갑을 포함해 라이딩 용 복장은 한벌씩만 가져가 숙소에서 세탁해 다음 날 다시 사용했습니다. 그 외 숙소에 도착했을 때 갈아입을 평상복을 한벌 가져갔습니다. 배낭을 매고 라이딩을 할 수는 없어서 숙소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다만 돌아오는 날은 배낭을 공항으로 배송시켰는데, 그 전에 사우나에서 몸을 씻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어야 하는지라 그 날만은 평상복을 넣은 작은 배낭을 매고 라이딩했습니다. 즉 배낭이나 가방이, 큰것과 작은것 이렇게 두 개 필요합니다. 작은 것은 배낭이 아닌 경우 자전거 짐받이에 얹어 묶을 수 있습니다.  

물론 숙소, 가방/배낭 배달 서비스, 자전거 대여 모두 한참 전에 예약을 했습니다. 헬맷도 대여할 수 있습니다. 검색하면 관련 정보가 금새 뜹니다. 개 좋아하시는 분들은 숙소나 맛집의 개들에게 줄 간식 같은거 조금 가져가시기를 권합니다.

세째 날인가, 서양차관이란 곳을 지나게 됩니다. 밀크티와 홍차가 특히 맛있는 곳이고 운치있게 잘 꾸며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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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4 09:51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앞으로 정상적인 여행을 가려면 얼마나 더 시간이 필요한지 상상이 안되는 시기네요
20/08/24 10:24
수정 아이콘
12년전 제주도 자전거여행 했던때가 기억나네요. 서귀포 가는 길에 언덕이 많아 꽤 힘들었는데 서귀포->성산, 성산 -> 제주시 가는길은 수월했던 기억이 납니다
뚜루루루루루쨘~
20/08/24 10:37
수정 아이콘
저도 2박 3일로 한바퀴 돌았던거 생각납니다.
참 재밌었는데 말이죠. 해안도로로 달리면 참 기분 좋습니다.
삼성전자
20/08/24 10:47
수정 아이콘
한번 제주도를 자전거로 돌게 되면 그 이후로는 렌터카로 가면 절대 그 감흥이 안느껴져서 문제가 되죠.
저 같은 경우는 연 2회는 무조건 제주도를 자전거로 갔는데,
이게 숙달되게 되면 조그만 자전거가방 하나에 모든 짐을 넣고 훌훌 한바퀴 돌게 됩니다.
나중엔 꼭 다 돌필요도 없고 그냥 내키는대로 가다 쉬다 하게 되지요.
20/08/24 11:12
수정 아이콘
자전거로는 맘에 드는 아무데서나 멈추기 쉽다는 게 참 좋더군요. 다만 팀을
이뤄 가면 그게 쉽지는 않죠. 제 체력에 어울리게 훨씬 더 자주 쉬어가면서,
볼것들 여유있게 충분히 보면서, 정자에서 서늘한 바닷 바람 맞으며 한숨
늘어지게 자기도 하면서 가보고 싶네요.
삼성전자
20/08/24 11:22
수정 아이콘
제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게 제주도를 자전거로 도는 분들이
기껏 그 도장찍는거에 큰 의미를 두어 헐레벌떡 한바퀴 돌고 다시들 안오신다는거에요.
도장 찍으러 다녀보면 그게 주가 되어 재미가 반감됩니다.
해안 돌다 한 블럭만 중산간으로 올라오면 경치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많이들 모르시더라구요.
저같은 경우는 아예 이동이 편하게 접이식 자전거를 들고다닙니다.
여름엔 스노쿨링 장비 들고 풍덩하고~ 가을엔 낚시대 들고다니기도 하고..
그냥 다 돌지도 않고 중문까지만 타고 접어서 공항가고 그래요 큭큭.
시니스터
20/08/24 11:27
수정 아이콘
해안도로 안 달리고 걍 차도 가는순간 현타오더라구요...여긴 어디 나는 누구 왜 제주돈데 바다없어
20/08/24 11:54
수정 아이콘
아무데나 물에 들어가도 되나요? 스노쿨링 장비 가지고 풍덩이라 하시길래
삼성전자
20/08/24 11:59
수정 아이콘
제주도에도 스노쿨링 스팟들이 몇개 있어요. 찾아보면 나옵니다~
전 서북쪽 해변을 좋아합니다.
20/08/24 12:07
수정 아이콘
아. 스팟이 있군요 크크 스노쿨링 배워봐야 겠어요
MovingIsLiving
20/08/24 11:21
수정 아이콘
헉!! 제가 어제그제 1박 2일로 제주도 자전거 일주 했습니다. 로드바이크 자체를 처음 타 본 초짜라서 엄청 고생했는데 어찌어찌 1박 2일에 마무리 되더라구요. 저는 '1132 지방도로' 위주로 다녀서 그런지 190km 정도 달렸습니다.
자전거 복장도 없이 그냥 반바지+티셔츠 입고 탔더니 너무 힘들더라구요.
근데 제주 자전거 일주 정말 매력 있습니다. 강추!!
20/08/24 11:27
수정 아이콘
체력이 대단하시네요. 시속 30km 가까이 내면서 하루만에 240km 다 도는 분들도
있다던데, 근접해 있으시네요.
아마추어샌님
20/08/24 11:47
수정 아이콘
저는 10년 전 쯤에 스트라이다로 도시는 분 봤었네요.
저도 그쯤에 한번 돌았었는데 다시 가보고 싶어지네요.
그나저나 1박2일이라니 세상에...
MovingIsLiving
20/08/24 12:25
수정 아이콘
여기 댓글 다신 분들 말씀처럼 짧게 자전거 일주하니까 고생한 기억만 남고(나름 추억이지만) 제주의 감흥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혹시 또 한번 자전거 일주 하게 되면 3박 4일 이상 일정으로 제주에 오려구요.
아마추어샌님
20/08/24 13:05
수정 아이콘
앗 저는 그런 의미는 아니었어요.
어떻게 지내든 결국 제주도에서의 경험인거고 그 당시에도 1박 2일로 도시는 분들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저도 한번 1박2일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거든요.
MovingIsLiving
20/08/24 15:07
수정 아이콘
아~ 뭐 기간이 짧으면 짧은대로, 길면 긴대로 재미와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저는 다음에 가면 3박 4일 잡고 주변을 둘러보며 다니려구요. 이번에는 전지훈련 온 기분이었거든요.
아마추어샌님
20/08/24 15:52
수정 아이콘
실례가 될까 걱정했는데..
다음번엔 찬찬히 여행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저도 갑자기 제주도 가고싶어지네요 요즘 표 6000원 짜리가 많더라구요.
전투마법사
20/08/24 12:09
수정 아이콘
10년도 더 된듯한데, 불알친구들이랑 3박 4일인가로 갔었는데, 태풍 껴서 몇 일 더 있었던 것 같네요.

남은거라곤 완전 다타서 검게 변한 제모습의 필름 카메라들이지만,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네요. 그후로 몇 번 더 제주 찾았지만 친구들이랑 자전거로 일주하는 그 재미는 없더라구요.
20/08/24 16:52
수정 아이콘
입대 직전에 노펑크자장구 한 대 대여해서 3박4일 일주했는데.. 헤헤
꿈 같은 시간이었네요. 다른 회원님들께도 권합니다
홍삼모스키토골드
20/08/24 23:24
수정 아이콘
저는 이번에 1박 2일 공항에서 중문까지 자전거로 갔구요 비가 많이 와서 중문에서 포기했는데 사실 그 뒤가 더 멋있는데 아쉬웠답니다 가다가다 비가 하도와서 갈치조림 한 냄비먹으며 오돌오돌 비피하던 추억도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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