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4/21 16:13:47
Name 크라피카
Subject [일반] 3초면 충분했다
며칠 전의 일입니다.
은행 일을 보고 은행을 나와 바로 앞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휴대폰을 보는 중인데 오른편에서 희미하게
"야, 안비켜? #$%^@#$"
이런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보니
50대의 추레한 남성이 자전거를 탄 채
10대의 날라리 혹은 양아치 자세와 표정으로 저를 노려보고 있네요.

자전거 도로 위도 아닌데 웬 시비
알아서 지나가면 되는걸 웬 시비
싸구려 자전거 타고 다니는 걸 무슨 자랑이라고 웬 시비
여기서 1초

왜 일진 사납게 이런 인간에게 욕을 들어야 하는가
내가 잘못한게 있는가
시비 걸릴 만한 일이 맞는가
여기서 1초

동네에서 유세하는거 상대해서 뭐하냐
안타까운 사람같은데 맞서서 뭐하냐
괜히 피곤한 일 만들면 뭐하냐
여기서 1초

위험군을 피하는 데 3초면 충분했습니다.

길을 건너고 그자는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똑같은 행동을 하는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직도 잃을 것 없는 10대의 패기를 가지고 막 사는 사람의 과거는 어땠을까
현재는 어떨까
미래는 어떨까

이를 판단하는데도 3초면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기분을 지우는 데에 3초는 충분하진 않군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기사조련가
21/04/21 16:18
수정 아이콘
자전거번호판제도가 시급
엄복동도 줄어들것이고 난폭운전도 줄어들테고
크라피카
21/04/21 16:24
수정 아이콘
대학시절 자전거 등교를 했었는데
묶어두면 안장 빼가고
바퀴체결볼트 빼가고
바퀴만 남겨놓고..
크크 다른건 안가져가도 바퀴달린것만 보면 눈돌아가는 엄복동의 나라네요
예슈화쏭
21/04/21 17:02
수정 아이콘
한다해도 결국엔 견찰이 일을 해주셔야하는데
지금엔 특별전담반이라도 구성하지 않는이상
그닥 안줄거 같네요
이라세오날
21/04/21 16:31
수정 아이콘
잃을 게 없는 사람이라기보단 얻을 게 없는 사람일 겁니다
패기보다 허세라고 봐야죠
재가입
21/04/21 16:36
수정 아이콘
저도 성격상 그런 일 있으면 일단 반사적으로 비켜주는 편인데
지나고 나면 욕이라도 한 마디 할 걸 그랬나 싶을 때가 있죠.
잘 참으신 게 승리하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크라피카
21/04/21 16:39
수정 아이콘
욕하면 저만 잃고 저 쪽이 얻어갈테니 그냥 피했습니다
피하는게 최선인데
최선을 다하고도 저런 일들 하나하나 예기치 않게 겪고 나면 불편한 기분이 꽤 오래가더군요
신류진
21/04/21 16:56
수정 아이콘
나이가 들고 가족이 생기니까 자연적으로 피해가게되더군요 ㅠㅠ
크라피카
21/04/21 17:22
수정 아이콘
내 몸이 내 것만이 아닌 상황이라 ㅠㅠ
이웃집개발자
21/04/21 16:58
수정 아이콘
잘 참으셨어요. 피하는게 무조건 이득이죠
지하생활자
21/04/21 17:02
수정 아이콘
저는 이제 피해서 다행이라고 본능적으로 느끼는 단계가 되었습니다..
예슈화쏭
21/04/21 17:03
수정 아이콘
전 안비킵니다. 시비털릴거 같으면 음악 듣고있던 폰의 녹음앱을 살포시켜서 준비만 하죠
그리고 아닥모드.
AaronJudge99
21/04/21 17:21
수정 아이콘
똥이 무서워서 피합니까 더러워서 피하는거지...
호머심슨
21/04/21 17:30
수정 아이콘
길 건너자마자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는건
예의보다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같군요.
미친 사람은 피하는게 상책
21/04/21 17:33
수정 아이콘
잃을거없는사람처럼 무서운사람이 없죠. 무조건 피합니다
21/04/21 17:40
수정 아이콘
무례하고 무식한 인간들이 많아요. 잘 참으셨습니다. 토닥토닥.
21/04/21 17:43
수정 아이콘
잘참으셨네요. 저라면 욱했을듯요 (실제 현장에선 이거 뭐지?하며 주춤했을수도 있지만)
라디오스타
21/04/21 17:52
수정 아이콘
요즘엔 이런거에 분노조절이 잘대요 나이를 먹은건지 ..
고분자
21/04/21 17:56
수정 아이콘
경찰서가봐야 손해입니다 잘하셨습니다
호모파베르
21/04/21 18:31
수정 아이콘
정신병같기도?
틀림과 다름
21/04/21 18:34
수정 아이콘
지킬게 많은 자는 어쩔수없죠
21/04/21 18:44
수정 아이콘
저번 주에 아무도 없는 인도 오른쪽에 딱 붙어서 가는데 뒤에서 딸랑딸랑거리는 거 씹었더니 머리부터 발 끝까지 라이딩 복장 한 인간이 왼쪽으로 지나가면서 슥 째려보더라고요. 진짜 자전거 도로도 아니고 알아서 옆으로 지나가면 되는 걸 왜 시비인지 모르겠습니다.
21/04/21 20:12
수정 아이콘
정말 잘하신 겁니다. 물론 저 같아도 기분 더러웠겠죠.
노래하는몽상가
21/04/21 20:20
수정 아이콘
길을 건넜는데도 그러고 있는거면 ... 정신병 아니에요? 갈길 가시던분이 아닌거같은데
진샤인스파크
21/04/21 20:29
수정 아이콘
그래도 시비는 피해야합니다
세상에 미친놈들이 생각이상으로 많아요
수틀리면 칼꺼내서 휘두르는놈들도 생각보다 많고요
다시마두장
21/04/22 08:52
수정 아이콘
욕보셨습니다. 언제나 손해보는 건 상식이 있는 사람쪽이죠.
21/04/22 11:19
수정 아이콘
저는 지하철에서 앉아있다가,
어떤 사람이 앞에서 욕하길래 정신이 이상한 사람인가보다.. 했는데
갑자기 손잡이잡고 날라서 제 어깨죽지를 발로 강타한적이 있습니다. 그러고나서 계쏙 머라머라 욕을 하는데..

너무 황당해서 잠깐 쳐다보다 무서워서 얼른 내렸습니다.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크라피카
21/04/22 13:56
수정 아이콘
비슷한 기분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2955 [일반] 선선히 바람이 부는 오늘 같은 날엔 동산에 올라가는 것도 좋습니다. [10] 판을흔들어라13174 21/08/14 13174 13
92886 [일반] [역사] 술 한잔 마셨습니다... 자전거 역사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 자전거의 역사 [40] Its_all_light19047 21/08/10 19047 22
92765 [일반] 만화가 열전(1)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유우키 마사미의 작품 세계 [29] 라쇼15406 21/08/01 15406 11
92385 [일반] 도로 여행기-460번 지방도(2) (스압, 영상 있음) [4] giants9363 21/07/03 9363 4
92383 [일반] 도로 여행기-460번 지방도(1) (스압, 영상 있음) [6] giants11008 21/07/03 11008 4
92346 [일반] AU테크 개인형이동장치 사용 및 수리 일지 [3] 포스10931 21/07/01 10931 1
92314 [일반] 요즘 자전거를 사고싶어도 사기 힘든 이유 [36] 물맛이좋아요14368 21/06/29 14368 1
92189 [일반] 한강에 우뚝 솟은 구름 산 [41] 及時雨13985 21/06/21 13985 49
92120 [일반] 완연한 여름입니다 [16] 及時雨10924 21/06/16 10924 13
92017 [일반] 한국은 프로스포츠가 자생할 수 없는 환경일까요? [122] Siestar18814 21/06/08 18814 4
91809 [일반] [역사] 첫 보행자 사망사고 낸 자동차는 시속 6km / 자동차 사고의 역사 [24] Its_all_light29629 21/05/24 29629 26
91607 [일반] (스포)요즘 본 영화 감상 [1] 그때가언제라도9994 21/05/03 9994 1
91598 [일반] 서달산 달마사 산책 [10] 及時雨7443 21/05/02 7443 1
91453 [일반] 3초면 충분했다 [27] 크라피카11307 21/04/21 11307 20
91392 [일반] 집에서 자전거를 죽어라고 침흘리며 타는 이유.JPG [13] insane11631 21/04/17 11631 5
91253 [일반] [13] EP01. 똥이 넘치는 인도 배낭여행기 [37] 우리고장해남9731 21/04/10 9731 15
91177 [일반] 한국...약하면 죽던 시절 1961년~70년......[펌] [55] TWICE쯔위18464 21/04/03 18464 71
91031 [일반]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 [14] 及時雨8463 21/03/23 8463 13
91013 [일반] [13] 시간여행도 여행맞죠? [3] 나주꿀8765 21/03/21 8765 14
91011 [일반] 대학원생으로서의 나, 현대판 사제로서의 나 [34] 데브레첸9235 21/03/21 9235 13
90981 [일반] [13] 사라진 문명이 이끈 만남 (부제:배낭여행의 로망) [9] Jedi Woon7169 21/03/19 7169 10
90858 [일반] [TEXT] 치킨 배달을 시켰습니다. [23] 물맛이좋아요6628 21/03/13 6628 13
90570 [일반] 노들섬 산책 [8] 及時雨6751 21/02/23 6751 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