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것 중 하나가 남녀간의 갈등 같습니다.

누군가는 남성이 먼저 잘못했다 하고 누군가는 여성이 불을 붙였다 하며 그야말로 이전엔 볼 수 없었던 개싸움이 사방에서 터져나옵니다.

한국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큰 이슈이며 양상도 다들 비슷한 듯 합니다. 당장 제가 다니는 미 동부의 대학교에서는 매일같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강남역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이 이슈는 조용했던 적이 없고 앞으로도 뭔가의 상상조차 하기 힘든 성별 특이점이 오지 않는 이상에야 조용할 리 없을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군복무를 마치고 20년하고도 몇년을 남성으로 살아온 자로서 최근 몇년간의 강성 여성주의 집단, 혹은 그 집단을 따르는 이들은 좋게 봐주기가 좀 힘들더군요. 제가 힘겨운 군생활을 했냐면 그것은 아니고 배운것이나 얻은 것이 없냐면 그것도 아닙니다만 강제적인 자유의 박탈과 자기주도적인 성장이 전무한 2년의 시간은 쿨하게 넘기긴 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 억울한게 좀 많습니다. 사실 국방의 의무를 위해 이 젊음을 희생했다고 하면 그래도 스스로를 위로할 수는 있겠지만 그 희생에 대한 부외자들의 조롱이나 알 수 없는 반발심, 혹은 무시가 사람을 화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 벌어지는 반격, 어떤 표현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군요. 일단 이 글에선 반격이라고 하고싶습니다. 아무튼 반격은 이 이슈에 관해 꽤 많은 점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부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은 아마 이 일련의 흐름은 결국 지난 몇년간 벌어진 사회의 극도로 강경한 여성주의적 행보에 대한 반동이라는 것일테죠.

많은 분들이 정치권의 허락, 방조 혹은 협동 아래 이런 일련의 어처구니 없는 떼쓰기가 성공한 것이라 합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리 생각합니다만 사실 어느 정치 집단이든 당시의 하나로 운집하기 시작한 여성집단의 눈치를 안 보긴 어려웠을거라 생각합니다. 하나로 운집한 사상적 공동체를 낼름 삼킬 기회가 오는 것은 정치하는 이들에겐 무시하기 힘든 유혹이었을거라고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해는 이해고 저 개인적으로는 그게 옳다고 보진 않습니다만...

아무튼, 제가 요즘 궁금해하는 부분은 그래서 이 갈등은 어떤 방식으로 끝을 맺게 될까 하는 부분입니다. 끝이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 만일 끝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어떤 형태일지 상상하게 됩니다.

이 일련의 흐름이 과거 일베를 사람들이 좋지 못한 것으로 인정하여 지금에 이르러 일베 비스무리한 것 조차도 경계하는 것 처럼 진압될 것인지, 혹은 조금도 세를 줄이지 못하고 여성주의 집단의 세력을 더욱 단단하게 할지 아니면 더이상 인간은 이성교류를 거부하고 디자인 베이비 기술 개발에 성공하여 신인류를 만들어 화성에 기지를 꾸린 뒤 초과학 군단을 조직하여 구인류와 전쟁을 치룰지는 사실 사회학자도 아니고 정치 시사 평론가도 아닌 제가 상상하는 것은 어렵군요.

끝조차 없이 무한히 서로 죽고 죽이는 무간지옥이 오는 것이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뭐 그 지옥이 오는 것 보다 멸종이 앞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이 이슈가 저희에겐 피할 수 없고 필수불가결한 시간이라는 느낌을 받고는 있습니다. 결국 한번은 지나가야할 길이고 이야기이고 고통이고 논의일테죠. 그리고 인류는 의외로 수많은 역사적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유구한 전통이 있기에 끝을 바라는 것 또한 좀 어려운 일일 것 같긴 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엔딩을 내기는 조금 늦은 느낌입니다. 적어도 젊은 남성들은 이미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기엔 좀 많은 내상을 입었습니다. 그러니 기왕 반격을 시작한 것 끝을 노려봐야겠죠.

그렇다면 어떻게 끝을 내야 좋을까요? 아예 이슬람 사회처럼 여성의 기본인권을 박탈시키는 것이 좋은 끝은 아닌 듯 하고 결국 모든 시민은 평등하다는 원칙 하에 저희가 낼 수 있는 혹은 소망할 수 있는 최고의 끝은 여성징병과 여성에게 유리해진 부분을 평등하게 하는 것 정도일 것 같긴 합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가? 그것 또한 이야깃거리 같습니다. 일단은 투표겠지만 이건 정치공학적인 부분이니 일반탭에서 꺼내긴 힘드네요.

정말 쉽지않은 주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