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9/12 19:36:38
Name 라쇼
Subject [일반] 남자에겐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하드보일드 애니 주제가 모음 (수정됨)
하드보일드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으슥한 골목길에 있는 바에서 싸구려 브랜디를 마시며 자욱한 담배연기를 내뿜는, 트렌치코트를 입은 우울한 표정의 탐정이 떠오르는군요. 혹은 근육질의 거한이 사랑하는 연인이나 고통 받는 약자를 위해 범죄자를 일거에 쓸어버리고 무덤덤히 사법의 심판이나 복수하러온 악당 부하들의 총세례에 최후를 맞이하는 신시티 같은 영화도 떠오르고요.

하드보일드는 계란 완숙을 뜻하는 영어단어 hard-boiled에 문학 용어로는 비정, 냉혹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대실 해밋의 몰타의 매 같은 소설이나,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가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추리 소설로 유명하죠. 이 하드보일드 소설들은 세계대전과 대공황이라는 충격이 미국을 휩쓸고 간 후 세상의 혼란스러움을 견디며 살아가는 민중들의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윗 단락에서 설명한 탐정 이미지가 필립 말로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때문인지 미디어 믹스 창작물에선 필립 말로의 스테레오 타입 같은 캐릭터가 나오는 걸 하드보일드물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사실 하드보일드는 그런 겉멋든 성인의 중2병이라기 보단 말그대로, 비극적인 상황이나 고난 속에서도 슬프하거나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고 견디며 살아가는 사나이의 정서를 표현하는 장르입니다. 계란이 익혀지는 것처럼 단단하게 고난을 겪을 수록 속은 문드러 터질 지언정 견디고 또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죠.

거창하게 설명을 했지만, 사실 하드보일드가 별거겠습니까. 갑질하는 상사, 휴식시간도 부족한 고된 업무량, 힘들게 살아가는데도 알아주지 못하는 주변인들, 이런 혹독한 사회에서 본인과 가족을 위해 견디며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바로 하드보일드죠. 지금도 현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하드보일드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에게 응원과 박수를 보냅니다.







루팡 3세의 테마 `78 라이브


루팡 3세의 테마 `80 라이브


명탐정 코난 VS 루팡 3세의 테마


루팡 3세의 테마 2018


루팡 3세의 테마 2019


신 루팡 3세의 테마(보컬)


루팡 3세의 테마 미즈키 이치로 버전


루팡 3세의 테마 시마타니 히토미 버전


비토 이사오 라이브


카게야마 히로노부 라이브


루팡 3세의 테마 야구 응원가


루팡 3세 ost 사랑의 테마 Feat. DOUBLE


사랑의 테마 원곡 미즈키 이치로


루팡 3세 ost SUPER HERO ~peace ver. feat.TIGER


SUPER HERO ~peace ver. feat.TIGER 라이브


루팡 3세 ost 섹시 어드벤처


루팡 3세 ost 페어리 나이트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주제가 불꽃의 보물 炎のたからもの


불꽃의 보물 이마이 미키 버전


루팡 3세: 지겐 다이스케의 묘비 ost Revolver Fires


루팡 3세: 피보라의 이시카와 고에몽 ost SATORI


이시카와 고에몽 테마곡 참철검 1 斬鉄剣


참철검 2


루팡 3세: 미네 후지코란 여자 ed Duty Friend


루팡 3세 ost 러브 스콜 ラヴ・スコール


러브 스콜 콘서트 라이브


시크릿 디자이어 라이브


CR 루팡 3세 ost Crazy in Love


루팡 3세 시리즈는 78년에 첫 애니가 나온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신작이 나오는 장수 애니메이션입니다. 원작가 몽키 펀치가 연재한 만화판과는 캐릭터의 성격이나 설정등이 많이 다른 작품이죠. 루팡3세 원작은 모험 활극인 애니보다 피카레스크물에 가깝습니다. 주인공 루팡은 살인을 밥먹듯이 하고 여색을 밝히며, 도둑질을 일삼는 무법자로 나오죠. 지겐과 고에몽도 애니판처럼 둘도 없는 동료가 아니라 루팡의 똘마니처럼 나옵니다. 애니를 보고 루팡3세 초기 코믹스를 봤다가 충격 받은 독자도 있다고 하죠.

78년작 루팡3세 1기는 좀 순화되긴 했지만 원작에 가깝게 나왔습니다. 어딜봐도 성인을 대상으로한 애니라 별로 인기를 끌진 못했죠. 이에 제작진은 절치부심하여 루팡3세를 성인 극화에서 저연령층 대상 애니로 다시 기획합니다. 그리고 그 의도는 정확히 맞아떨어져서 대성공을 이루게 되었죠. 여자를 밝히는게 흠이지만, 정의롭고 로맨티스트인 루팡과 과묵해보이지만 동료들을 잘 챙겨주는 건맨 지겐 다이스케, 그리고 무엇이든 다 베어버리는 참철검의 소유자 이시카와 고에몽까지 루팡3세 시리즈의 설정이 모두 완성된 것은 바로 이 2기입니다. 이때문에 대중들은 루팡3세 하면 경쾌한 모험 활극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죠.

2기와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가 감독한 극장판 칼리오스트로의 성이 흥행하는 연이은 성공을 이룩하면서 루팡 3세 시리즈는 계속 후속작이 제작됩니다. 그리고 일본의 국민 애니 반열에 오르죠. 개인적으로 루팡3세의 캐릭터와 스토리는 요즘 트렌드에서 선호되는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십 년 간 이어져온 루팡3세의 명성이 있기에 대중에게도 먹히는 것이지, 생판 모르는 신작이 루팡 3세처럼 만들면 망하기 딱 좋죠. 그만큼 올드하지만 그 올드한 감성을 잘 변주하여 시리즈의 생명력을 길게 유지하는 것도 루팡3세 시리즈의 매력입니다.

루팡 3세 원작의 감성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코이케 타케시가 감독한 극장판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코이케 타케시가 수병위인풍첩으로 유명한 카와지리 요시아키의 제자라 필요이상으로 잔인한 연출이 들어간 걸 빼면 몽키펀치의 원작과 흡사한 감성으로 제작된 루팡3세를 감상할 수 있죠. 모험활극을 좋아하시면 tv판 본편을, 시리어스한 하드보일드를 선호하시면 코이케 타카시 버전 극장판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설명을 끝내기 전에 노래 얘기를 해보자면 재즈 음악가이자 유명한 작곡가 오노 유지가 만든 루팡 3세의 테마가 가장 명곡으로 꼽힙니다. 애니 시리즈가 많은 만큼 테마곡 버전도 다양한데 78년과 80년 버전이 유명하죠. 다른 테마곡 버전은 이 둘을 가지고 어레인지한 느낌이더라고요. 그리고 일본 혼혈 가수 피트 맥 주니어가 부른 루팡3세 보컬 버전도 명곡입니다. 노래가 뽕삘이긴 한데 남자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멋드러진 가사가 일품이죠. '사나이에겐 자기만의 세계가 있어. 예를 들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 유성.' 크, 이 얼마나 시적인지. 마초 감성이 뿜뿜 뿜어지는군요. 원래는 슈퍼로봇 주제가로 유명한 미즈키 이치로가 부르기로 되있었으나, 무명이던 피트 맥 주니어로 가수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위키를 검색해보니 수호전 드라마와 루팡3세 주제가 두 곡 밖에 안 불렀더군요. 그래서 라이브 영상도 없습니다. 비토 이사오는 원곡 가수 본인이 아니라 다른 가수에요. 카게야마 히로노부도 워낙 레전드인 가수긴 한데 원곡의 감성을 잘 살리진 못하는 느낌이네요.

다른 추천곡은 슈퍼히어로 피스버전, 지겐 다이스케의 묘비 리볼버 파이어, 참철검 테마가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루팡보다 지겐과 고에몽을 더 좋아하는데, 총잡이와 칼잡이라는 상반된 조합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지겐 다이스케의 묘비는 하드보일드 감성이 철철 넘치는 작품이고, 피보라의 이시카와 고에몽은 고전 찬바라 영화 감성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둘다 아주 재밌게 봤어요. 리볼버 파이어나, 참철검 테마나 기타 선율이 끝내주는군요. 참철검 테마를 듣다보니 고에몽의 명대사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 하찮은 것을 베어버렸군."

미네 후지코라는 여자 엔딩곡과 그 아래 영상의 노래들은 미네 후지코의 테마곡 같은 느낌이네요. 이 노래들도 좋은데 특히 러브 스콜 라이브가 무척 마음에 드네요. 정식 음반은 아니고 팬 커버 라이브 같은데 목소리가 너무나 달콤합니다. 미네 후지코는 후대 창작물들에 등장하는 팜므파탈의 원형 같은 캐릭터인데, 지금 기준으로 보면 좀 비호감인 캐릭터죠. 루팡과 밀고 당기기보다 그냥 등쳐먹는 느낌이라서요; 외전 미네 후지코라는 여자에서 그녀의 기원을 파헤치는가 싶더니만 생각보다 별로 과거 사연을 풀어주는 것 없이 애매하게 끝나더군요. 시티헌터의 노가미 사에코나, 본문 마지막에 소개할 카우보이 비밥의 캐릭터 페이 발렌타인도 미네 후지코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입니다. 루팡과 콜라보를 한 명탐정 코난에도 베르무트라는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기도 하는군요.

루팡 3세 노래는 제가 pgr에 가입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올린 적이 있는데 어느새 2년 가까이 흘렀군요. 시간이 참 빠릅니다. 다시 들어도 오노 유지가 선보이는 재즈 선율은 기가 막히게 훌륭하네요.












스페이스 어드벤처 코브라 op Daydream Romance


스페이스 어드벤처 코브라 ed Stay


스페이스 코브라 오프닝


스페이스 코브라 ed Secret Desire


스페이스 코브라 ost Lady


스페이스 코브라 ost 안녕 Man's World さよならMan's World


스페이스 코브라 ost 달콤한 사건 甘い出来事

코브라 애니는 100분짜리 극장판과 장편인 tv판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도 ova가 몇 편 제작되었죠.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주인공이 꿈을 꾸게 해주는 가게에서 꿈을 꾸고, 악명 높은 우주해적 코브라였던 과거 기억을 떠올려서 다시 무법자로 살아간다는 내용인데, 영화 토탈리콜의 원작인 필립 k 딕의 소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에서 모티브를 따온 만화입니다.

코브라에겐 사이보그 여성 레이디라는 파트너가 있는데, 주인공이 기억을 잃고 성형으로 얼굴을 바꾸기 전에 서로 사랑하던 연인 사이었죠. 지금은 전신이 검은 닌자 같은 외모이지만 과거엔 아름다운 미녀였습니다. 현재의 코브라도 주먹코가 인상적인 쾌남아지만 옛날엔 테리우스 뺨치는 꽃미남이었죠. 스페이스 코브라 주제가 영상을 보시면 과거의 코브라와 레이드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과거의 화려한 모습을 잃었지만 그래도 곁을 떠나지 않고 우주를 횡행하는 두 남녀를 보니 뭔가 가슴 저릿한 아련함이 느껴지는군요.

저는 코브라를 드문드문 봐서 상세한 내용을 기억하진 못합니다. 그래서 작품 스토리에 대해서 별로 할 말이 없네요. 다만 좀 궁금했던 것이 코브라의 의수 안에 숨겨진 광선총 사이코 샷인데, 이게 총신을 보면 의수보다 커보이거든요? 거의 꽉채워서 들어간다해도 어떻게 팔 근육과 손가락 관절이 움직이는 건지 신기하더라고요. 만화에서 그런거 따지면 안되겠지만 자꾸 생각나서 읽는데 방해되더군요 크크크크.

작곡가가 루팡 3세와 같아서 노래가 비슷한 느낌입니다. 마에노 요코가 부른 스페이스 코브라 주제가는 루팡 3세 테마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노래중 하나인데 낡은 느낌이긴 하지만 사나이 감성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음색이 너무나도 좋네요. 코브라의 다른 노래들은 이번에 글쓰면서 처음 듣는데 괜찮네요. 옛날 노래도 좋아하시면 한 번 들어보세요.













라이딩 빈 ost Bean Bandit Boogie & Kickin' Booty


건 스미스 캣츠 오프닝


건 스미스 캣츠 ost 끝없는 한숨


건 스미스 캣츠 ost Do It Minnie May!


전에 만화가 연재 글을 올리면서 소노다 켄이치의 작품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위 영상들도 그때 올린 노래들이라 본문에서 제외하려 했는데 명색이 하드보일드 애니를 주제로 다루면서 건 스미스 캣츠를 빼기엔 좀 아쉽더라고요. 작품 설명은 예전에 올린 제 글을 참고해주세용~ 데헷












블랙 라군 op Red Fraction


Red Fraction 라이브


블랙라군 OVA op Red Fraction drive mix


Red Fraction 남성 버전


블랙라군 ed1 Don't Look Behind


블랙라군 ed2 This Moment -Prayer in the Light-


블랙라군은 건 스미스 캣츠와 비슷한 만화인데, 캐릭터성과 과장된 액션을 더 보강한 느낌입니다. 매력적인 여캐가 다수 등장하죠. 건 스미스 캣츠보단 밀리터리 고증이 좀 떨어지는 편인데 액션 만화로 보면 이쪽을 더 선호하는 팬들도 많습니다. 간단하게 미국 갱스터 무비에 중2병코드와 이쁜 여캐들을 듬뿍 넣어 뒤섞은 만화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 만화는 연재 텀이 길기로도 악명이 높습니다. 작가가 블랙라군 파칭코 게임이 대박터진 후 더욱 게으른 모습을 보여서 연재 안하냐고 항의하는 팬과 키베를 벌이기도 했었죠. 군상극에 가까운 스토리라 에피소드마다 스토리가 완결되는 느낌이어서 그렇게 뒷내용이 궁금해지는 만화는 아닙니다. 그래도 작가놈이 태업하는 건 좀 꼴불견이네요.

저는 만화만 봐서 애니 영상과 노래는 처음 보는데 주제가 Red Fraction이 정말 좋군요. 블랙라군에 딱 어울리는 좋은 노래입니다. Red Fraction을 들으면서 레비와 로베르타가 벌이는 세계 최강 캣파이트 타이틀 매치를 보니 가슴이 웅장해지는군요...

참 깜빡했는데 블랙라군은 메인 히로인 레비도 매력적이지만 발랄라이카가 진짜 좋습니다. 흉터있는 여캐가 이렇게도 아름다워보일 수가 있다니 놀랍군요. 발랄라이카 조아용~














고르고 13 op1 TAKE THE WAVE


고르고 13 op2 So faraway


고르고 13 ed1 글래스 하이웨이


고르고 13 ed2 꿈의 하나 夢のひとつ


고르고 13 ed3 그 미소여 영원히 その笑顔よ永遠に


고르고 13 ed4 이제 너를 혼자두지 않을거야もう君をひとりにさせない


고르고 13은 주인공 듀크 토고의 암살자 코드 네임입니다. 이 이름이 언급되면 최소한 한 명은 죽는다는 무시무시한 암흑가의 암살자죠. 아싸씨노 무서움!!! 고르고 13은 단일 만화 중 단행본 수가 가장 많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기네스북에도 올랐죠. 라이벌인 여기는 잘나가는 파출소가 완결되서 이쪽 분야로는 단연 독보적이에요.

주인공이 거의 무적이라 먼치킨 물이지만, 세계 정세나 시사 문제도 심도있게 다뤄서 꽤 사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파인애플 아미, 마스터 키튼과 비슷한 연출을 고르고13이 먼저 선보였다고 봐도 될 거에요.

만화만 몇 편 봤었지 애니 정보는 이번에 처음 접해봤는데, 옛날 작품이라 노래도 낡은 느낌이겠지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은근 괜찮네요? 고르고 13의 주제가들은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좋습니다. 한 번 씩 다 들어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생각되네요. 두번째 엔딩곡 꿈의 하나는 2000년대 나름 인기를 끌었던 그룹 가넷 크로우가 불렀습니다. 노래들이 다 괜찮긴 한데 고르고 13의 이미지랑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타이업곡들이라 작품 이미지와 별로 매치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북두의 권 op1 사랑을 되찾아라! 愛をとりもどせ!!


사랑을 되찾아라! 라이브


사랑을 되찾아라! nhk 영원의 음악 라이브 2009


사랑을 되찾아라! 엔도 마사아키 버전


북두의 권 한국 실사판 주제가


북두의 권 ost SILENT SURVIVOR


북두의 권 ost 유리아... 영원에 ユリア・・・永遠に


북두의 권 op2 Tough Boy


북두의 권 ost LOVE SONG


LOVE SONG 시모카와 미쿠니 버전

저는 북두의 권을 매우 매우 매우, 정말 좋아합니다만 전부터 애니 관련 글을 쓰면서, 평론가 흉내를 내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기에 이번 한 번만 삐딱한 시선으로 글을 써보겠습니다. 어릴적에 북두의 권을 보면서 이런 의문을 떠올리곤 했어요. 아니, 왜 여기 등장인물들은 원수처럼 죽일 듯이 싸우다가 막판에 가선 서로 얼싸안고 친구처럼 되는 거지? 이런 궁금증 말이죠. 언뜻 보면 사나이끼리 주먹을 나누고 진한 우정을 쌓는 감동적인 장면으로 보이지만, 글쎄요 저는 소년만화에서 나오는 싸움이 끝나면 이제 동료라는 상투적인 클리셰로 밖에 안보이더군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사나이들의 하드보일드 감성이 아니라, 열혈 소년 만화에나 나올법한 감성이 북두의 권 전반적인 스토리에 흐르고 있다는 겁니다. 예, 노골적으로 말해서 유치해요.

라오우의 최후인 한 점 부끄럼없다 같은 명장면이나 주요 캐릭터들의 퇴장씬을 보면 보는 이의 감정을 울컥하게 만드는 힘은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좀 더 깊이 있게 등장인물의 관계도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악역미화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 있죠. 악역은 악역다운 매력을 느끼게 해 줄 피카레스크 인물 조형을 도입했다면 더 멋진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봅니다.

거기다 북두의 권은 태생부터 영화 매드맥스의 아류였어요. 세계관이며 배경이며 엑스트라며 할 거 없이 죄다 매드맥스 짝퉁이죠. 그리고 주인공 켄시로도 실베스타 스탤론과 이소룡을 짜집기한 캐릭터입니다. 북두의권이란 고대 암살권 설정까진 좋지만 작품 외형을 들여다 보면 독창성은 결코 좋지 못한 만화였죠. 그림 작가 하라 테츠오와 스토리 작가 브론손은 북두의 권을 끝으로 결별하지만, 두 사람 다 차후 작품에서 북두의 권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영향을 벗어나긴 커녕 오히려 열화판만 찍어내는 수준이었죠. 그만큼 북두의 권이 훌륭한 명작이기도 했으나, 두 작가의 한계가 거기까지였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브론손의 이후 커리어를 보면 용케도 북두의 권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북두의 권 오프닝 사랑을 되찾아라는 처음 들었을 때 뭐 이런 노래가 다 있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들을 수록 괜찮아지는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크크. 북두의권 국내 실사판은 원작가도 경악시킨 충격적인 작품이긴 한데 노래가 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중년의 애환이 느껴지는군요. 거나하게 술 취한 아재가 노래부른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찔끔 나는군요. 북두의권 러브송은 시모카와 미쿠니 버전이 매우 좋습니다, 들어보세요.










크라잉 프리맨 ed2 전사의 휴식 戦士の休息


크라잉 프리맨 ed3 CloseYourEyes


크라잉 프리맨 ed4 Crying Freeman 4 Ending


크라잉 프리맨 ed5 In Your Eyes


크라잉 프리맨 ed6 GRAY OR BLUE?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GRAY OR BLUE?何も見えない

이케가미 료이치는 지금에야 부론손과 세트로 엮여서 괴작만 그리는 노땅 작가로 인식이 박혀있지만, 이 양반이 소싯적에는 만화계의 작화를 선도하는 대단한 작가였습니다. 대표작 오토코구미, 크라잉 프리맨, 생츄어리 등으로 극화체의 완성을 보여주었죠.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 만화가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는데, 성인 극화를 그린다는 작가치고 이케가미 료이치의 그림을 따라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김성모의 그림체도 이케가미 료이치에게서 영향 받은 거죠. 김화백의 정신적 스승이라고 해야 할까요?

부론손과 협업하여 생츄어리라는 수작을 남기긴 했지만, 제 개인적으론 부론손은 이케가미 료이치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 원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케가미가 저평가 받는 이유에는 부론손의 지분이 너무나도 커요. 진작 부론손과 결별하고 더 뛰어난 스토리 작가랑 같이 일했더라면 그가 받는 오명도 상당수 줄어들었을텐데 아쉽더군요. 삼국지 유비가 일본인이었다는 삼국지 로드 패나, 중국과 싸우고 북한에 핵떨구는 비긴 같은 괴작이나 그리고 있으니 어휴 답답하네요.

계속되는 실패에 노작가도 깨달음을 얻었는지 최근엔 아이실드, 닥터스톤의 스토리 작가와 손을 잡고 신작 트릴리온 게임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50년 만화 짬밥은 거저 먹은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 듯이 일본 만화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죠. 부론손과 같이 연재한 만화 때문에 극우 꼰대로 오해하기 쉬운데 이케가미 료이치는 꽤 사고가 유연한 작가입니다. 70이 넘은 나이인데도 최근 유행이나 작화를 연구하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죠. 세간의 인식보다 더 고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가이지만 그놈의 부론손 때문에 이미지를 바꾸기도 쉽지 않겠군요. 진짜 부론손은 과거의 유산을 파먹기만 하는 최악의 스토리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트라이건 op H.T


트라이건 ed 바람은 미래에 분다 風は未来に吹く


건 그레이브 ed 자줏빛이 타오를 때 茜色が燃えるとき


트라이건과 건 그레이브는 함께 도매로 엮여 설명하기엔 아까운 수작들이지만 노래가 적으니 함께 설명하겠습니다. 둘다 건액션과 상남자들의 하드보일드 감성이 훌륭한 작품이었죠. 카우보이 비밥이 방영되던 시기에 나온 작품들이라 뭔가 비슷한 느낌이 들더군요. 건 그레이브 시리즈는 게임이 본가이지만 엔딩곡은 정말 좋네요. 꼭 들어보십쇼.










카우보이 비밥 op Tank!


카우보이 비밥 ed The Real Folk Blues


The Real Folk Blues 라이브


카우보이 비밥 ost see you space cowboy


카우보이 비밥 최종화 ed Blue


카우보이 비밥 투니버스판 op 천년의 사랑


카우보이 비밥 투니버스판 ed Alone


카우보이 비밥 ost Space Lion


카우보이 비밥 ost rain


극장판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 오프닝


극장판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 엔딩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카우보이 비밥입니다. 얼마전에 실사판 드라마 트레일러도 공개 됐었죠. 나름 쏘쏘한 것 같던데 양놈들이 과연 홍콩 느와르 감성을 제대로 이해나 할런지 궁금합니다. 내심 키아누 리브스 형님이 스파이크 역을 맡아주기를 기대했는데 결국 소문만 무성히 나돌 뿐 불발로 그치더군요. 존윅에서 보여준 키아누 형님의 무공이라면 비밥 본작에서 보여준 스파이크의 액션 연기를 120% 이상 훌륭하고 보여줬을 텐데 아쉽습니다. 존조는 시트콤 드라마에서나 나와야지 스파이크 슈피겔이라니, 뚜껑은 열어봐야 알겠지만 팬 입장에선 김이 새는 건 어쩔 수 없군요.

여하튼 카우보이 비밥은 영상미나 작품성도 뛰어나지만, 음악이 좋기로도 유명합니다. 무려 그 칸노 요코가 담당한 명곡들이 수두룩하게 포진해 있죠. 표절 논란으로 잡음이 있긴 하지만 칸노 요코가 작곡한 비밥 노래들은 일본 애니 업계에서 전무후무한 최고의 애니 ost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인 와타나베 신이치로도 농담조로 칸노 요코의 노래 덕분에 성공했다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작품 얘기를 잠깐 해보자면 20대 시절엔 끝까지 불사르며 산화해가는 스파이크 슈피겔의 모습이 너무 멋진 나머지 가슴 속으로 얼마나 감동의 눈물을 흘렷는지 모릅니다. 엔딩에서 뱅하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 상남자의 미학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좀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과거의 환영에만 사로잡혀서 끝내 죽고 마는 스파이크의 인생이 그렇게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파이크가 목숨을 걸게된 계기인 줄리아부터가 주위 남자를 파멸로 몰고가는 전형적인 비운의 팜므파탈 캐릭터이고, 스파이크의 최후도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같은 홍콩 느와르 물에서 보여준 스토리와 크게 다를게 있나 싶더군요. 저는 오히려 스파이크보다 페이 발렌타인에게 더욱 눈길이 가더군요. 페이는 위 루팡 설명에서 말했듯이 미네 후지코를 따라한 캐릭터긴 하지만, 참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사연이 기구한 여자죠. 과거 지구에서 잘 살다가 게이트 폭파 사고로 50년 넘게 냉동인간으로 지냅니다. 갑자기 미래에 툭 던져진 다음, 가혹한 세상에서 살아보려고 발버둥 쳐보지만 나쁜남자들에게 속아서 인간 불신에 빠지고 세파에 찌들대로 찌든 속물형 인간이 되고 말죠. 미래의 페이가 비디오 테잎에 녹화된 과거 자신이 보내는 응원 장면을 멍하니 바라보는 표정을 보고 있자니 가슴속에서 뭔가가 울컥 하더군요. 절대로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바라보는 페이의 심리가 어땟을지 기구한 인생을 살아가는 페이에게 연민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스파이크가 과거만을 바라보지 않고 현실에 살아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페이와 같이 바운티 헌터로 계속 살아갈 수 도 있었을 거에요. 페이는 자기와 함께 살자고 고백까지 하지만 스파이크는 거부하죠. 배신감에 허공에 총을 쏘는 모습과 스파이크가 소드피시를 타고 날아가 버린 다음 옛날 자기 집이 있던 공터에 덩그러니 홀로 남아있던 페이를 보자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스파이크는 상남자긴 하지만 옛 연인에게 얽매이기 보다 새로운 인연을 돌아볼 줄 아는 융통성도 필요하지 않았을까란 그런 아쉬움이 들더군요. if엔딩으로 페이와 잘 사는 스파이크의 모습도 보고 싶긴 한데 비밥 신작이 나올 일은 없을테니, 저만의 상상으로 만족해야겠군요.

비밥 주제가는 오랜만에 듣는데 아, 하나 같이 명곡들만 있습니다. 리얼 포크 블루스를 부른 가수는 라이브도 잘 부르네요. 완규형님이 부른 국내판 비밥 주제가도 전설이죠. 천년의 사랑, alone 으아 노래 진짜 끝내줍니다. 완규 형은 신이야!









요즘 애니 노래 글만 올린다고 만화가 연재 글을 못쓰고 있네요. 왜이리 좋은 노래들이 많아서 삘받게 하는지 모르겠군요. 만화가 연재글을 기다리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조만간에 글을 올리도록 해보겠습니다. 그럼 see you pgr space cowboy!!!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valewalker
21/09/12 19:41
수정 아이콘
비밥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역시나 있네요 흐흐 비밥 노래중에서 제일 하드보일드한 분위기 곡은 rain이였던것 같습니다.
21/09/12 22:13
수정 아이콘
레인을 깜빡했네요, 추가할게요. 그외에 에드의 테마도 좋은데 나중에 칸노 요코 주제로 글을 쓸 생각이라 뺏습니다.
valewalker
21/09/12 22:26
수정 아이콘
앗 나중에 쓰실 글에 steve conte였나 하는 보컬 정보도 아시는만큼 간단하게나마 알려주실 수 있나요? 에드테마 하니 생각났는데 Call me call me도 그렇고 공각기동대 sac에서도 저 보컬 곡들이 엄청 좋더군요 ㅠㅠ
21/09/12 22:40
수정 아이콘
https://ko.wikiqube.net/wiki/Steve_Conte

구글에 검색하니 바로 뜨네요. 서양 가수인데 칸노 요코하고 자주 같이 작업했나 봅니다. 공각기동대 노래도 불렀나보군요.
짬뽕순두부
21/09/12 19:45
수정 아이콘
아는게 비밥뿐이지만 정말 비밥의 탱크는 명곡같습니다. 찐한 콘트라베이스로 시작하는 하이템포의 빅밴드 재즈!!
21/09/12 22:14
수정 아이콘
재즈 좋아하시면 루팡3세 노래도 들어보세요. 아주 좋습니다 크크.
힝구펀치
21/09/12 19:48
수정 아이콘
정리 감사합니다
저의 패이보릿만 있네요ᆢ
21/09/12 22:15
수정 아이콘
오 저의 선곡을 마음에 들어해주시니 기쁘네요.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1/09/12 19:51
수정 아이콘
루팡 3세 음악들 정말 좋죠. 작품의 세계관, 분위기와 정말 잘 맞아떨어지는 명곡들이 즐비한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카리오스트로의 성 오프닝 테마곡 炎のたからもの 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라기보다는, 가장 사랑하는 영상이라고나 할까요. 오프닝 테마에 어울리지 않게 쓸쓸한 가사와, 딱 봐도 셀을 절약하기위해 정지화상을 많이 이용하면서도 그게 또 남자의 고독한 여로를 잘 표현한 영상이 어우러져서, 볼 때 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재성에 감탄하곤 합니다.
21/09/12 22:19
수정 아이콘
칼리오스트로의 성이 없었다면 루팡3세 시리즈가 지금까지 이어졌을지 의문이긴 합니다. 그만큼 대단한 명작이죠. 옛날 일본 애니 거장들은 참 가성비 효율의 끝판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정된 자본 위에서 어떻게든 퀄리티를 끌어올려고 안간힘을 쓰다보니 명작들이 탄생하곤 했죠. 불꽃의 보물도 정말 명곡입니다. 저 노래를 들으면 루팡은 엄청난 것을 훔쳐갔습니다. 바로 당신의 마음을요란 제니가타 코이치의 명대사가 떠오르네요.
lck우승기원
21/09/12 19:54
수정 아이콘
I know it’s over~~
21/09/12 22:22
수정 아이콘
워~~ 되돌릴 순 없어~~~
풀캠이니까사려요
21/09/12 20:07
수정 아이콘
하드보일드 애니 하자마자 비밥이 떠올랐는데 역시나.
비밥 OST 진짜 좋죠.
21/09/12 22:23
수정 아이콘
비밥 ost는 전설이죠 크크. 칸노 요코가 표절 논란이 있어도 천재긴 천재인것 같습니다.
21/09/12 20:51
수정 아이콘
블랙라군도 참 오래 연재된 거에 비해서 진행이 더딥니다.

발라이커가 아프간 파병갔었던 소련장교 출신이라 90년대 초중반이 무대일 텐데 벌써 30년도 더 전이죠.
21/09/12 22:25
수정 아이콘
진행도 더디고 연재도 느리고 작가 배도 불렀고 그냥 별로 기대를 안합니다. 기다리다보면 연재하겠죠 크크크
21/09/12 21:03
수정 아이콘
루팡3세 ㅠㅠ
제가 어릴때 루팡3세 지겐의 한국판 이름인 알마로스로 닉을 지어서 아직까지 쓰고있네요 크크크..
그렇게 어린나이에도 수염있는 아재들이 남자냄새 뿜뿜 하는게 글케 멋져보이더군요..
음악이 정말 또 한몫했구요..
21/09/12 22:29
수정 아이콘
지겐의 한국판 로컬라이징 이름도 꽤 잘어울렸죠. 고에몽이 검객이나 한갈매로 번역된거에 비하면 선녀 같아요 크크크. 알마님 말씀대로 수염나고 손에 털도 숭숭난 아저씨들이 나오는 만화인데 어쩜그리 매력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루팡3세의 음악은 80년대 초에 나온 작품답지 않게 시대를 초월한 고퀄리티 노래만 있었죠. 지금들어도 참 세련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HealingRain
21/09/12 21:11
수정 아이콘
블랙라군, 카우보이 비밥 참 좋아합니다. 비밥은 음악까지 포함해서 제 인생애니네요.
21/09/12 23:29
수정 아이콘
저는 본문에 올라온 작품을 다 좋아합니다만 블랙라군과 카우보이 비밥도 상당히 좋더라고요. 비밥의 음악은 거의 역대 애니 중에서도 단연 원탑 아니겠습니까 크크.
황금경 엘드리치
21/09/12 21:14
수정 아이콘
저도 비밥이 제 인생애니인데.. 친구놈이 '사람들이 선남선녀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음악이 너무 좋아서 음악이 손해보는 결혼같다'라고 하더라고요 크크크 음악 진짜 좋습니다.
21/09/12 23:30
수정 아이콘
음악 퀄리티가 워낙 높은 나머지 그렇게 생각할 수 도 있겠네요 크크크. 비밥은 작품성과 음악 모두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녹용젤리
21/09/12 21:27
수정 아이콘
아 블랙라군 작가가 그래서 연재가 거의 안되는거였군요.
어쩐지.... 내 만화책 어쩔 ㅠㅠ

비밥은 블루레이나 꺼내서 정주행이나 해야겠네요.
21/09/12 23:31
수정 아이콘
작가가 다른 애니나 만화 작업을 한다고 들어서 블랙라군도 다시 삘 받으면 연재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기다리다 보면 완결까지 나오겠죠 뭐 크크크
21/09/12 21:31
수정 아이콘
건그레이브 엔딩은 제가 애니끝날때마다 스킵하지 않고 끝까지 본 오프닝, 엔딩중 하나입니다.
21/09/13 00:20
수정 아이콘
건그레이브 엔딩곡 정말 좋더라고요. 여러번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21/09/12 21:36
수정 아이콘
카우보이 비밥은 제겐 무조건 넘버원 픽입니다. 정말 몇 번을 보고 몇 번을 들어도 이런 감정을 들게하는 작품이 없어요.

스파이크는 그래도 단순히 과거의 망령에 얽매여 죽음을 향해 달려간 건 아니라고 봅니다. 스스로 알고 있듯이-[그때부터 난 한쪽 눈으로는 과거를 보고 또 한쪽눈으로는 현재를 보고 있지]-거기서 벗어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그것에 붙잡혀 끌려갔다기 보단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모든 것을 마무리지으려 갔다고 생각합니다. [죽으러가는 게 아니야. 내가 정말 살아 있는지 어떤지...확인하러 가는 거야]-그가 묶여있는 과거의 족쇄는 쥴리아와 비셔스인데 쥴리아가 죽은 이상 비셔스를 끝장내고 그녀의 복수를 완성해야만 그 둘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요. 관념적으로도 그렇고 현실적으로도 도주한다 한들 레드 드래곤의 수장이 된 비셔스, 스파이크 이상으로 과거에 얽매여있는 그가 스파이크를 가만 냅둘리가 없고 말이죠.

일단 와타나베 감독은 생사에 관해 결정된 건 없다고 말하니 죽었다가 대세긴 해도 가끔은 기적적으로 살아나서 완전히 과거에서 벗어나 페이와 함께 현실에 충실히 사는 스파이크를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아마 그렇다면 내가 한 때 잘나갔어~하면서 허공에 주먹질 좀 하는 평범한 동네 아저씨가 되지 않았을까요.
21/09/12 22:0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 제가 단편적으로 감상을 서술한 면이 있는데 상세한 보충 설명을 달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스파이크는 자신을 옭아매는 과거의 굴레를 끊기 위해 비셔스와의 최종 결전을 벌이러 간 것이죠. 모든 일을 매듭짓고 현실을 살아가겠다는 스파이크의 심리도 정확한 지적이시고요. 다만 그래도 저는 스파이크의 마지막 행동이 자살행위라고 보는게, 스파이크의 심리가 영웅본색에서 친구와의 의리를 위해 목숨을 던져 싸우고, 동료의 복수를 위해 싸운다는 협기에 가깝다기 보다는 끝까지 싸우다 장렬하게 산화하는 일본의 카미카제 정서에 가깝다고 봤어요. 왜 그런 생각을 했냐면 스파이크는 자기 일이라고 혼자서 갔을 뿐 한 솥밥을 먹고 지내온 동료들에게 아무런 도움 요청을 하지 않죠. 스파이크가 비밥호를 떠나기 전에 보인 제트의 행동은 매정한 스파이크에게 실망했다는 듯이 보였습니다. 페이 또한 자신을 선택하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도와달라고만 했어도 선뜻 나서줬을텐데 스파이크는 자기 만족을 위해 떠나버리죠. 물론 스파이크가 동료를 소중히 여겨서 위험한 곳에 데려가지 않으려는 심리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카우보이 비밥 스토리 내내 그보다 위험한 일은 숱하게 같이 헤쳐나갔거든요. 저는 스파이크가 비밥호의 동료들을 제대로 동료라고 인식했는지 부터가 의문입니다. 비밥 본편이나 극장판 천국의 문에서도 계속 꿈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말하거든요. 저는 스파이크가 현실을 살아가겟다고 제대로 상황인식을 했다면 동료들과 함께 과거의 잔재를 해결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고 혼자서 떠나버린 이상 마음이야 어쨋든 자살행위로 밖에 안보이는거죠.

감독이 열린 결말이라고 했으니 스파이크가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과거도 다 해결되고 페이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라떼는 말이야하고 과거 무용담을 늘어놓는 스파이크라니 함박 미소가 지어지는군요. 애니 관련 글을 올리면서 kama님처럼 스토리 토론을 해주시는 분이 계시면 정말 즐겁습니다. 글쓴 보람이 느껴지더라고요. 감사합니다.
及時雨
21/09/12 21:55
수정 아이콘
오토코니와 지분노 세카이가 아루...
보컬 버전이 참 좋은데.
21/09/12 23:32
수정 아이콘
신 루팡 3세의 테마가 보컬 주제가인데 보컬 버전이라 안 써서 헷갈릴 수도 있겠군요. 저도 그냥 루팡3세 테마보단 보컬 주제가를 더 좋아합니다. 가사가 참 멋져요.
21/09/12 22:15
수정 아이콘
요수도시 주제가 It's not easy 추천요.

https://www.youtube.com/watch?v=_PXuPnBkBLM

지금, 폭력은 아름답다.
21/09/12 23:33
수정 아이콘
요수도시 주제가는 처음 듣는데 좋네요. 좋은 노래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촉한파
21/09/13 08:26
수정 아이콘
카우보이 비밥은 산화해가는 마지막 편으로 스토리가 완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죽은지 산지 애매모호함으로 더 여운도 남았구요
TWICE쯔위
21/09/13 08:35
수정 아이콘
테라사와 부이치도 코브라 이후로는 그닥 재미를 본 작품이 없어서 많이 아쉬운 작가죠...

(코브라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가 시티헌터의 사에바 료라는건 뭐 팬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

타케루도 미드나이트 고쿠도 봤었지만,둘 다 전작만 못한 작품들이었고...

카우보이 비밥이야 명불허전이고..(수십번도 더 봤을겁니다.)

크라잉프리맨은 애니화나 영화화나 둘 다 아쉬웠던 작품이었던지라..ㅠㅠ

(몇몇 작품을 같이 협업했던 부론손이 옛날에나 그 감성이 통했겠지,요즘은 그냥 한물간 퇴물이라..)

히로에 레이는 요즘 간간히 동인지만 그리는거 같고 블랙라군은 그냥 손 놓은거 같아서 관심 끊었습니다..(가이버 테크 타는거 같아서...)
지금이대로
21/09/13 08:40
수정 아이콘
와 탐캣 터프보이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까먹고 살았는데
거짓말쟁이
21/09/13 08:59
수정 아이콘
이게 남미에서 엄청 인기곡이더군요. 아직도 종종 커버나 팬 공연이 올라옴
플리트비체
21/09/13 09:08
수정 아이콘
카우보이 비밥 실사화 주인공에 존 조.... 너무 안 어울립니다 보니까 72년생이던데 너무 오바같아요
카우보이비밥은 비주얼, 스타일리쉬함이 90프로인데 넷플릭스가 이를 이해 못했어요
진샤인스파크
21/09/13 10:47
수정 아이콘
딱 제목보고 아 루팡3세 이야기구나 하고 들어왔습니다 흐흐흐
에텔레로사
21/09/13 13:20
수정 아이콘
고르고 애니 자막을 만든 사람으로서 고르고는 왠지 언급만 되어도 반갑습니다. 크크 원작 만화는 레전드지만, 애니로서는 여기 나오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확실히 밀리죠. 2008년 방영 당시 기준으로도 많이 좀 올드한 감도 있고. 그래도 고르고란 캐릭터의 매력이 잘 표현된 범작 이상에는 들어갈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oped들이 다 괜찮긴 한데, 고르고 느낌이랑 가장 잘 맞는 건 역시 1기 op take the wave인 것 같습니다.
트라팔가 로우
21/09/13 18:53
수정 아이콘
저한테는 루팡 3세 정말 최애중에 최애입니다. 저는 입문 계기가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보다가 테마곡에 반해서 입문했었어요
21/09/13 21:43
수정 아이콘
기가 막히네요. 너무 멋진 글 감사합니다.
카페알파
21/09/14 11:45
수정 아이콘
다 본건 아닌데,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애니들이 있네요.

블랙라군은 상당히 인상깊게 봤습니다. 애니가 재미있어서 만화책도 다 샀...... 어쨌든 음악도 좋은 것들이 꽤 있었죠. 소개해 주신 오프닝도 좋고(참고로, 이거 부른 밴드(?)가 이 곡을 계기로 메이저로 올라왔다고 합니다.), 소개는 안 되었지만, 삽입곡인 El Sol se Recuesta ( https://www.youtube.com/watch?v=jY7H2PU2G2k , 로베르타가 첫 등장해서 술집에서 총질(...)을 할 때 나오는 음악입니다. 격렬한 싸움에 조용히 흐르는 음악이 묘한 느낌을 주죠.), 엔딩곡인 Don't look behind, 몇 화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쌍둥이 남매(가 맞죠? 아마?)가 나오는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에피소드의 삽입곡(중간에 쌍둥이 중 하나가 노래를 직접 부릅니다.)이자 엔딩곡으로 쓰인 'The World of Midnight' 등도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The World of Midnight' 은 그 스토리와 맞물려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을 줍니다.

'고르고 13' 에서는 개인적으로 '글래스 하이웨이' 가 가장 인상에 남으면서 작중 분위기를 대표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카우보이 비밥' 이야, 뭐, 말할 것도 없이 명작이죠. 벗기고 껴안는(?) 게 아닌, 이런 게 진짜 성인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을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칸노 요코가 맡은 음악도 좋고, 박완규님의 삽입곡도 좋았죠. (참고로 '천년의 사랑' 은 카우보이 비밥 삽입곡으로 만든 게 아니라 원래 있던 곡에 카우보이 비밥의 장면을 편집해서 붙여 만든 뮤직 비디오일 겁니다.)

이외에 하드 보일드라고 하긴 좀 뭣하다면 뭣한데, 2001년에 나온 '느와르' 도 있습니다. 두 명의 여성 암살자,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조직에 관한 이야기인데, 하드 보일드에 좀 가까운 성격도 있고, 여성 버디 무비라고 할 수 있는 성격도 있습니다. 스토리는 처음에 꽉 짜여서 잘 나가다가 1쿨로 끝낼 걸 2쿨로 늘려 버리는 바람에 중간부터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긴 한데, 나름 재미는 있는 편입니다...... 있는 편이겠죠......? ;;; 어쨌든 카지우라 유키가 맡은 이 애니메이션의 음악도 유명한데, 아니, 어찌 보면 음악이 더 유명할 겁니다. 실제로 당시 어떤 게시물에서 '선배, NOIR OST 나왔대요.' 라고 하니까, '그래? 그럼, 애니메이션은 지워도 되겠다.' 라고 했다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음악 들으려고 보는 애니라나...... (참고로 카지우라 유키는 건담 SEED 의 삽입곡인 '여명의 수레바퀴' 의 작곡가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3341 [일반] 박물관에서 만난 일제시대 [386] 아스라이21018 21/09/12 21018 14
93340 [일반] 터닝 포인트 9/11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23] 우주전쟁12144 21/09/12 12144 12
93339 [일반] 남자에겐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하드보일드 애니 주제가 모음 [42] 라쇼24471 21/09/12 24471 10
93338 [일반] 코로나 조심하세요 ㅡ 한순간에 고통 그 자체네요 [36] Trader J17536 21/09/12 17536 42
93336 [일반] [팝송] 원리퍼블릭 새 앨범 "Human" [5] 김치찌개8590 21/09/12 8590 3
93335 [일반] 자랑글) 이게 무슨 일이야.. [143] 비상의꿈22631 21/09/11 22631 128
93334 [일반] 줄을 서시오 (로또이벤트) [186] 쁘띠도원18435 21/09/11 18435 7
93333 [일반] 중국의 공동부유 정책 (뉴욕 타임스 기사 번역) [73] 아난21993 21/09/11 21993 11
93332 [일반] 저만 어려운 걸까요...?(결혼) [69] Xavier19109 21/09/11 19109 38
93331 [일반] 건담 커버 앨범 - 건담 트리뷰트 from lantis [1] 라쇼8545 21/09/11 8545 2
93330 [일반] 신랑입장 7시간전 [94] 찬양자17551 21/09/11 17551 126
93329 [일반] 와인을 잘 모르는 분을 위한 코스트코 와인 추천(스압) [86] 짬뽕순두부32979 21/09/11 32979 44
93328 [일반] (스포많음) 하도 욕먹길래 직접 본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 [35] 글라소에너지12265 21/09/10 12265 2
93327 [정치] 제보자 조성은 인터뷰 [242] 어강됴리31842 21/09/10 31842 0
93326 [일반] 오랜만에 제 곡 올립니다... [17] 포졸작곡가8708 21/09/10 8708 14
93325 [일반]  저는 시린이입니다. [18] 熙煜㷂樂9683 21/09/10 9683 2
93324 [일반] [뻘글] 이름의 장례 - 名葬 [7] 항즐이8132 21/09/10 8132 9
93323 [일반] 정들었던 동료가 이제 그만둔다고 하네요... [41] 자갈치16420 21/09/10 16420 0
93321 [정치] 윤석열 후보에 대한 언론들의 괴문서 양산 [56] 일간베스트16288 21/09/10 16288 0
93320 [정치] 미군의 아프간 철수와 동북아 국가간의 외교 [6] 이라세오날12662 21/09/10 12662 0
93319 [정치] 여성 친화 도시를 건설하려던 시장님의 복잡한 속사정 [51] 나주꿀16205 21/09/10 16205 0
93318 [일반]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오직 너만을... 세카이계 애니 주제가 모음 [59] 라쇼17321 21/09/10 17321 1
93317 [정치] 국민의힘 국민면접 국민시그널 1일차 후기 [85] 아츠푸18469 21/09/10 1846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