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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7 00:53
저도 비슷하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1번의 오일남과 456번의 성기훈의 번호가 대척점에 있었고, 그 중간 쯤인 218번 조상우는 선과 악 사이에서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저는 만원을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성기훈이 도박에서 456만원을 따고 기분이 좋아 직원한데 주는 돈도 1만원, 오일남이 자기 흥미를 위해 456억 중에 한명에게 지급하는 액수도 1억원. 은행 직원이나 성기훈의 만원처럼 오일남의 1억원은 그냥 내가 기분이 내키면 줄 수 있는 푼돈 같은 의미도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비정하게 느껴지고요.
21/09/27 00:59
말씀대로 성기훈의 만원은 오일남에게는 1억원 같은 금액으로 볼 수 있네요.
실질 목숨값이 만원밖에 안된다고 해석되니 님 말씀대로 잔혹함이 느껴지네요
21/09/27 01:25
대체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래서 극 초반 성기훈이 어머니 통장을 훔쳐 도박을 하는 장면은 빼는게 어땠을까 싶어요. (빚에 시달린다는 설정은 다르게 표현해도 될것 같은데..) 패륜에 준하는 이 행동으로 인해 작중 보여준 기훈의 도덕적인 행동에 설득력이 많이 반감되더군요.
21/09/27 02:16
부모의 돈을 훔쳐 도박하는 것과 돈을 얻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3차원의 벽이 있지 않을까요?
부모의 돈을 훔치는 것을 넘어서 부모에게 돈 내놓으라며 행패 부리는 사람도 막상 누구를 찔러 죽이고 돈 받으라면 망설일 것 같은데요..;;
21/09/27 08:51
물론 그렇지요^^
말이 안된다는게 아니고 (본문대로의 의도였다면) 초반의 반패륜적인 장면을 다른것으로 대체하는게 캐릭터의 설명이 더 와닿았을거란 얘깁니다.
21/09/27 02:57
성기훈도 적당히 개념없고 살짝 양아치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대다수가 감정이입이 가능했을 겁니다.
일관되게 선을 지키는 사람이었으면 사람 죽이지말자는 소리가 공허하게 들렸을 겁니다. 자기 엄마 돈 훔쳐서 경마하는 쓰레기도 사람은 안죽이려고 노력했다는게 성기훈의 캐릭터죠. 그게 우습게 보이고 비합리적이로 보이는데, 이게 데스게임을 보지 않던 시청자입장에서는 '맞아 그래, 사람이라면 저런 노력이 있어지!'라는 반응을 이끌었을 거고, 데스게임을 보던 저같은 입장에선 사실 그동안의 데스게임 매체에서 다루던 캐릭터라는게 합리성의 화신들이라서 좀 그게 불편했는데, 성기훈의 비합리적인 도덕성은 나름 신선하면서도 핍진성/개연성이 있었을 겁니다. pc나 도덕성을 강조하는 현실의 주장들은 좀 비합리적이거든요. 이익충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사람의 목숨은 가벼운 것입니다. 대부분의 데스게임들이 그래왔듯이요.
21/09/27 08:57
음 제 기준 살짝 양아치가 아니라서 ..
감정이입을 위한 연출을 보통 초반에 배치하긴 하는데 술 취해 진상부리다 경찰서에서 혼나고있던 오대수 정도의 묘사였으면 충분했을것 같습니다. 제가 언급한건 살인하는 부분이 아니고, 이익을 위해 어머니도 이용하는 사람이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고 약자를 챙기는게 설득력이 약해 보였습니다. 물론 사람이 떼죽음 당하는 상황이니 잊고있던 양심이 눈을떳다- 가 아예 납득 안될정도는 아니죠. 그래서 반감되었다. 라고 언급한 것이구요.
21/09/27 10:15
그래서 저도 자기 엄마돈 훔쳐서 경마하는 쓰레기라고..
이런 사람들 가까이서 보면 의외로 멀쩡합니다. 인성이 이상한게 아니라, 금전관련해서 죄의식을 느끼는 개념? 감각? 지능이 부족하다고 해야되나..뭐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성기훈은 돈에 환장했다기 보다는, 인생원상복구 시킬만큼의 돈이 필요했던 사람이죠. 6게임만 통과하면 돈받는다고 했으니 다른 사람 다 죽이고 유일생존자가 될 필요도 없었구요. 사람 안죽여도 후반엔 백억단위인데 좀 덜 받으면 어때?라고 생각하는게, 초반부 금전관련된 허술한 무개념짓이랑 더 어울리는거 같고, 종합해서 보면 별로 착해지진 않았습니다. 그냥 사람죽일 정도의 동기가 없었던것일 뿐.
21/09/27 07:45
데스게임류 영화에 흔한 성선설 혹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탁월한 주인공이 어떤식으로든 그 배려에서 오는 리턴으로 승리한다는 공식인데
솔직히 그런 설정에서 성기훈은 조금 어설픈 면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그래서 더 인간적인 느낌이긴 한데 좀 더 그런 어설픔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보여주던가 아니면 정말로 4대성인마냥 착해빠진 인간이였으면 심심할지언정 좀 더 주제의식이 부곽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 점에서 성기훈이 어중간해져서 좀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오일남을 속이는것도 너무 쉽게 변질되고 유리다리때는 맨 뒷자리에서 내내 입도뻥끗 안하다가 마지막에서야 선한척 하는 모습이 나온다던가 새벽이 죽어갈때 진작 기권신청이 가능했음에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상우를 재끼고서야 기권신청을 한다던가하는 상황상황에서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솔직히 납득이 쉽게 되지 않더군요..
21/09/27 08:52
나름 볼만은 했는데, 적당히 게임으로 재미도 주면서 제가 느끼기엔 어설프게 사회적인 주제의식도 넣어서 그런지 크게 몰입은 안됬습니다. 노숙자 도와주는 상황에서 사람을 믿냐는 마지막 할아버지 멘트도 별로 와닿지 않고, 오히려 성기훈까지 죽여도 무방한데 약속대로 456억을 준 주최진들에게서 사람에 대한 믿음의 근거가 생기는 게 아닐까..
21/09/27 09:30
성기훈이나 오일남에게 성선설 성악설 대입시키기엔 인물들이 다소 입체적이었던거 같네요.
저에겐 성기훈이 그렇게 착해보이지도 오일남이 그렇게 악해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성기훈같은경우 오징어 게임내에서는 주인공이면서 성장형 캐릭터여서 그런지 점점 휴머니즘을 보이며 여러모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그냥 사회에서는 인간쓰레기 자체였던지라 그렇게 크게 와닿지는 않더군요. 저 쓰레기가 왜? 이런느낌? 오히려 오일남이 훨씬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저정도면 저러고 놀만하겠다 정도.. 그래도 보면서 인물의 행동이나 사고에 최소한의 개연성은 가지고 있어서 몰입에 크게 방해 되지는 않았습니다. 악평이 좀 많이 보여서 걱정됬는데 만족하면서 끝까지 정주행 했네요. 대놓고 시즌2 만들겠다고 했으니 이부분이 기대반 우려반이네요.
21/09/27 09:48
오일남은 끝까지 본인이 이긴 것으로 알고 수명을 다했을 것 같네요. 그 직후에 노숙자 헬퍼가 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상우가 최후의 순간에도 머리를 잘 굴려서, 상금 날아가기 전에 스스로 승패 decision을 했죠. 더 이상 기훈의 손을 더럽히지 않게 하고 기훈에게 마음의 빚을 만들어서 어머니를 간접구원하는 차선택이라도 택해낸 것도 인상적입니다
21/09/27 10:00
좋은 해석인거 같습니다. 그런데 잘 전달이 된거 같진 않아요.
성기훈은 착하다기 보다는 좀 멍청? 답답? 이런 느낌에 더 가까운거 같고... 이런류의 드라마에서 완벽하게 설정을 할수는 없겠지만 vip들의 동기나 행동도 영 이상하고... 인물들의 사연에도 그닥 관심이 안가더라구요. 좀 사족같은 느낌... 주연 배우들 연기 좋고 떼깔도 좋고... 그런데 뭔가 아쉬운 느낌은 계속 남네요.
21/09/27 10:24
저도 vip들이 너무 거슬리더라구요 크크..별로 재미있어 하는거 같지도 않고, 내눈에도 재미없어 보이는데 수백억을 태워? 게다가 사회적 지위가 엄청 높을텐데(최소 이재용) 걸렸을때 리스크에 비하면 리턴이 꼴랑 몇시간짜리? 허..
인물들 썰풀때도 넷플릭스의 장점(스킵)을 발휘하니까 괜찮았지 티비 방영이었으면 중간에 채널돌아갔을 겁니다.
21/09/27 10:30
사는게 재미없어서 수백억을 써서 멀리 한국 외딴섬까지 게임보러 온 사람이... 고작 눈이 이쁘다?? 는 이유로 갑자기 게임 안보고 데리고 뒷방으로 간다???
얼굴을 본것도 아니고 가면 벗었는데 맘에 안들면 어쩔려고???... 그정도 성매매는 평소 질리게 해보지 않았을까??? 뭐 이런 느낌이라 영... 오일남만은 유일하게 죽기 직전에 스릴만점에 게임을 해보고 싶었다... 느낌으로 이해가 되었는데... 다른 vip들은 영;;;
21/09/27 12:11
<오징어 게임> 감상기에 '성선설', '성악설' 같은 낱말은 적합하지가 않습니다. 그 둘은 사람이 선과 악 중 어느 쪽을 더 본성적으로 타고나느냐는 것이지 사람은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선하거나 악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선과 악은 스펙트럼 형태로 존재해서 한쪽 끝에 부처님같은 사람이 있고 다른 한쪽 끝에 살인마가 있지만 대다수는 그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약한, 악하지 않은 타자를 위해서 얼마나 자신이 위험해지는 것을/불리해지는 것을 감수할 수 있느냐 면에서 기훈은 꽤 선한 편인 사람입니다. 오일남에게 기훈의 그런 사람됨이 완전 뜻밖이었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 나이 되도록 살다보면 기훈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요. 즉 오일남은 사람은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악하다고 믿고 있지 않습니다. 이미 벌써 그렇게 철석같이 믿고 있다면 게임도 필요가 없습니다. 기훈 같은 사람도 한 두 명은 있어야 게임이 재미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오일남은 대다수의 사람들을 선보다는 악에 가깝게 몰아대는 악한 세계의 극복이 시작될 수 있을 만큼은 선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정도로만 믿고 있습니다. 이 믿음은 이 세계에서 가장 힘센 사람들의 표준적 믿음이자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표준적 믿음입니다. 힘이 셀 수록 세계를 그리 악한 것으로 안 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을 거침없이 죽여대는 지경의 오일남의 악함은 따라서 것/사악한 것이라기보다는 냉소적 태도의 결과입니다. 세계가 선해질 희망이 없기 때문에 선한 사람의 존재 의미도 없다는 것,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것의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지막 게임에서 기훈이 이겼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동사할 처지에 놓여 있는 노숙자를 외면하지 않는 정도의 선함보다 더 큰 선함을 이미 기훈이 드러냈는데도 오일남은 냉소적 태도를 버릴 생각이 없었습니다. 드라마는 오일남이 자신이 게임에서 졌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죽게 함으로써 그 냉소가 간단히 해소될 수 없는 성격의 것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21/09/27 16:32
글 잘 읽었습니다. 만원에 대한 시각도 볼때는 생각 못한 부분인것 같네요
[내부직원들이 오기전 새벽을 죽여버립니다] 전후관계는 새벽을 죽여버려서 직원들이 온게 맞는듯 합니다. 새벽이 다음게임 시작해서 직원들이 올때까지 살아있는 상황을 방지하려 한것도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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