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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0 22:24
문득 든 생각인데 말딸 모델 말이 그렇게 은퇴해서 도축 된 고기를 알리고 판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것만큼의 리얼한 '캐릭터 굿즈'가 따로 없을텐데...
22/01/20 22:27
일본은 경마에서 이긴 유명한 말은 공로마로 남기 때문에 도축될 일이 없습니다. (80년대에 그런 일을 하다가 제대로 여론 폭격 맞고 개선된 상태입니다) 이름을 남긴 말은 어느 목장에 어디로 가서 어떻게 일생을 보낸다는 기록이 일일이 남아요.
22/01/21 00:18
민간의 은퇴마 협회가 일찌감치 생겨서 그런 일을 막았죠. 어떤 말은 말고기 결정나서 도살장 끌려가는 도중에 팬이 저금을 깨서 구해준 일화도 있습니다. 사실 일본도 경마협회 주도의 은퇴마 관리위원회가 생긴건 얼마 안됐고, 지금은 은퇴마 호구조사도 안끝나서 민간단체 지원을 해주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더군요.
22/01/20 22:25
목장과 연결된 펜션에 놀러갔던 적이있었는데
그때 본 은퇴한 경주마는 화려한 수상이력이 축사앞에 붙어있고 종마로 대접받는거처럼 보였는데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군요
22/01/20 22:26
저도 말딸로 경마에 대해서 입문한 뒤, 이 이야기에 대해서도 접한 적이 있습니다.
https://gall.dcinside.com/m/umamusme/820218 일본에서는 한 해에 서러브레드 7천마리가 생산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경마를 위해서 뛸 수 있게 되는 말은 극히 일부고, 경마를 하게 되더라도 승리를 따내는 말 또한 극히 일부입니다. 그럼 나머지 말은? 장애물 넘기나 올림픽 출전, 성질이 순한 녀석은 승마용이나 관광용으로 운좋게 살아남긴 하지만 대부분은 '행방불명'이 됩니다. 물론 이 행방불명은 도축되어 말고기가 되었다는 뜻이죠. 이 사실 자체는 경마를 하는 모든 나라가 비슷하기 때문에, 사실 경마를 하는 거 자체가 원죄를 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나마 경마 선진국들은 경마에서 성적을 남긴 우수한 혈통은 보전하려고 하고, 또 경마에서 실적을 남긴 말들을 공로마로 오래 살릴려고 노력을 하는 편입니다. 게임 우마무스메가 뜨면서 아직 살아있는 실존마 '나이스 네이처' 생일 모금에, 은퇴마 협회가 300만엔을 기대했는데, 3500만엔이 모인 건 유명한 이야기가 되었구요. 한국은? 그딴거 없습니다. 경마 변방지대에다가 똥말들만 가득하다는 시선으로 인해서 니가 얼마나 잘 달리든 못달리든 거의 동일하게 살아남지 못하고 도축됩니다. 한국 경마따위에 스토리나 감동이 뭐가 있어요. 그냥 도박일 뿐인데. https://www.vegannews.co.kr/news/article.html?no=11264 이번 태종 이방원 촬영에 나온 말도 '운좋게 살아남은 극히 일부의' 승마용 말일 겁니다. 성질이 온순해서 사람을 잘 태운다는 이유만으로 살아남은, 하지만 이제 가치가 거의 남지 않은... 그러니까 저런 식으로 죽여버리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거죠. 어차피 승마용 말이 안 된다면 그냥 도축행이었을 테니까요.
22/01/20 22:37
사실 마사회도 국내에서 유명한 종마나 공로마정도는 대접해줍니다.
그 수가 정말 적어서 문제죠. 마사회는 경주마 관리도 관리지만 비리로 해먹는거랑 공기업이라 낙하산 동네북이라는것, 그리고 경마산업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건 뭐 한국에서 경마 종사하는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 문제지만요.
22/01/20 22:40
비리는 그렇다쳐도 공기업인게 엄청난 문제죠. 마사회 회장은 선거에서 이긴 당이 "옛다 먹어라" 하고 곧 정계 은퇴할 뒷방 늙은이 마지막 공로상 격으로 던져주니... 수장이 이런데 어떻게 발전이 있겠습니까? 거기에 공기업이니까 세금으로 투자하는데, 돈 회수에 눈이 벌개져서 (안 그러면 세금 먹튀니까) 오로지 돈돈돈... 비전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죠.
22/01/20 22:3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촬영동영상을 보니 스턴트맨이 해당 스턴트를 받아 들인게 신기할 정도로 통제가 안되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말의 학대여부를 떠나서도 생물의 반응이 예측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 해보면 정말로 위험 천만하고 후진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스턴트맨의 쾌유와 말의 명복을 빕니다.
22/01/20 22:56
https://youtu.be/PJWueuLNLrA
전국노래자랑에서 말타다 넘어진 말아저씨인데 경마장에서 은퇴하거나 도태된 말 싸게 들어와서 키우시더라구요 이거 보니까 대단한 일 하시는 것 같습니다.
22/01/20 23:09
네... 마장마술이나 비월 경기에는 서러브레드보다는 웜블러드 계열의 말들이 쓰입니다만...
어차피 저런 연기 대역으로 나올 폐마들이 아주 싼 이유는, 저 가격에도 안 팔리면 그냥 도축해버리거든요...
22/01/21 00:27
정말 드물게 서러브레드를 승마로 용도변경해서 훌륭한 성적을 거둔 사례가 몇몇 있긴 합니다만,(스노우바운드라던지) 대부분 다른 종을 씁니다. 근골이 완전히 단단해져서 점프에서 오는 충격을 버틸 수 있는 5~7세부터 승마를 가르쳐야 하는데, 이 나이 즈음에는 이미 대부분의 도태된 서러브레드는 도살장으로 끌려가고, 운좋게 남아있는 경우에도 경주마 용도로 훈련받은 애들은 채찍질 당하며 빨리 달리는 훈련만 평생 받아서 재훈련도 엄청나게 힘들다고 합니다.
22/01/20 23:28
사실 이번 사건은 동물협회쪽에서 터트려서 말 학대가 더 주목받는거지, 안전장치 없이 스턴트맨을 죽일뻔한게 더 큰 사건 아닐까 싶기도 하더군요. 살인미수나 다름없거든요.
22/01/21 10:58
당연한 말이지만..
기병한명이 대략 말3필정도 가지고있었습니다. (이동용, 전투용, 예비용) 그런데 말한마리가 먹는양이 보병 한명이 먹는양보다 많아요. 건초먹는거 아닌가요? 건초든 쌀이든 무게랑부피로 쳐서 보급량 따지면, 건초가 더 많은 노동력 들어갈수도있고, 전투직전에는 건초따위먹여서는 전투 못합니다. 그래서 유지비로 생각하면 기병 1명 유지비랑 보병 5~10명 유지비나왔다고 알고있어요. 몽고군대가 그렇게 도시, 농지 초토화 시킨이유도 방목으로 가축 키우기 위해서지요.
22/01/21 09:20
도시 사람들에게 가축과 애완동물을 명확히 구분하는건 제법 어려운 일이죠.
아라카와 히로무의 만화 백성귀족을 보면 농축산업 종사자들은 칼같이 선을 긋습니다. 채산성이 없거나 더이상 돌봐줄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도축하거나 폐기하죠. 물론 가축도 생명이니까 고장난 노트북 다루듯 가볍게 여기진 않지만, 결과가 바뀌는건 아니니... 가축과 더불어 살지 않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죠.
22/01/21 11:37
저도 말딸보고 경마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어둠이 상당하더군요.
작품에서는 G1기준으로만 흘러가지만 실제로는 한 세대 8000여마리중에 중앙경기 1승만해도 세대 상위 20% 안쪽, 중상을 따면 상위 1.x%대.. 물론 지방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용도전환이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용도변경 후 추적불가가 되는 1승도 못올린 수많은 말들은 운명은... 한국보다 경마가 발전했다는 국가들도 G1마나 수입종마가 도축되는 사례가 그리 먼 옛날이 아닌 걸 첨 알았을 때 좀 쇼킹했습니다
22/01/21 14:38
애초에 말 자체가 겁도 많고 튼튼한 편이 아닙니다. 근데 경마용 서러브레드는 그 빈약한 신체에서 빨리 달리는것 1가지만을 위해 교배에 교배를 거듭한 품종이라 달리는 능력 제외하면 나머지는 허약해 빠진 품종이 된겁니다.
22/01/21 14:48
뭐 근친교배는 흔한편이죠 거기에 어떤 대회 출주마의 부마-조부마가 같은 말이 출주마가 16두인데 그중 9두가 같은적도 있습니다. 뛰어난 종마는 몇마리 안되니까 그 후손들끼리 교배하면 조부마의 혈통 이어받은 말끼리 교배하는거죠
22/01/21 12:58
경주마라는 게 참 그런게
어차피 혈통 몰빵에 이긴말 위주로 수컷은 씨수말을 만들고 (덕분에 대부분의 수컷의 운명은 도살장으로 가죠) 암말은 그래도 많이 살아남는 편입니다. 거기에 혈통이 비슷한 말끼리 계속 순혈주의로 만드니 상태가 좋은게 이상한 거겠죠? 수컷자체도 G1 우승급 아니면야 그나마 괜찮으면 그래도 훈련마 정도로 남아 있는데 (G2, G3) Open정도에서 이겨봤자 크게 티도 안나구요. 대신 살아남은 씨수말의 경우 거의 매일 임신시켜야 하는 역할을 해야하고 (영양제 먹어가며) 더 이상 체력이 딸리면 자연사를 시키기는 하는데 어찌되었던 사는게 사는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동물보호론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하면 더이상 경마라는 걸 할수 없을테니까요. 이번 사고야 울분을 토할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이번에 죽은 말은 그나마 다른말에 비하면 정말 행복하게 죽은 편으로 볼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2/01/21 13:49
적어도 피와 오물덩어리로 가득찬 곳에서 공포에 질려 죽는것보다야..나을 수도 있겠죠.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한 100~140두까지는 발정제 없이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한 몇몇 종마는 야스를 그렇게 즐기신다고...
22/01/21 15:28
저는 동물권을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면 당연히 목적에 맞게 동식물의 생명이나 자원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이번 사고의 두 가지 큰 문제는, 일단 중고등학교 수준의 물리 지식만 있다면 말의 사망은 예측 가능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망이었다는 것과, 이를 수행하기 위해 동원된 스태프들에게 트라우마를 줄 수도 있다는 점 입니다. 그에 따른 이익은 5초 남짓의 영상이겠죠. 그마저도 논란이 되어 역효과만 냈지만요.
22/01/21 13:53
뭐, 자연에서 완벽하게 생명존중을 다 적용해버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이렇게는 못 산다의 결론이 날 수밖에 없어서, 기본적인 제 생각은 "고기먹는 놈은 동물학대 어쩌고 하지 말고 입닫고 있어라" 입니다. 물론 태종 이방원 사건은 스턴트맨에 대한 문제가 있으니 별개로 하더라도..
고기는 어쩔 수 없이 먹는 것도 아니고(100% 채식은 몸에 안 좋다고 하는 식의 논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건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기를 먹는 게 아니고 맛있어서 먹는 거고, 상당수는 너무 고기를 많이 먹어서 문제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하는 개소리죠) 모피코트 만들 때 밍크를 패죽이니까 소고기 닭고기 등등과는 다르다!라고 하지만 하루에 1억마리씩 갈려나가는 게 닭이고, 하루 지나면 똥으로 나오는 치킨인데 밍크는 최소한 죽어서 코트가 되면 후덜덜한 값으로 매겨지고 웬만한 사람은 수십년씩 입고 물려주기도 하죠. 얼마 전에 에르메스가 자기 브랜드만의 악어농장을 만든다고 하던데 에르메스가 무슨 악어를 몇천만마리씩 잡겠나요. 쥐꼬리만큼 만드는 애들인데. 죽이는 숫자만 많은 것도 아니고, 키우는 방법도 잔인하죠. 웬만한 사람들이 하는 육식은, 그사람들이 분노하는 동물학대보다 훨씬 심한 학대를 전제로 하고 있구요. 드라마 촬영하다가 죽은 말은 훨씬 낫죠. 그래도 꼭 죽이려고 죽인 건 아니잖아요. 물론 저도 고기 많이 먹죠. 단지 세상이 그런 거라는 겁니다.
22/01/21 14:03
저는 가축이라는 개념과 현대 동물 관리 시스템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동물 보호에 힘쓰시는 분들도 실제 활동하는 분들(은퇴마 협회 등)도 모든 동물을 다 책임져야 한다고 하지 않아요. 적어도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거지요.
22/01/21 19:29
많이 익으면 너무 질겨서 먹기 함들고, 약간 익혀먹으면 소고기 느낌 납니다. 제주도에서 한 번 말고기 식당에 가봤는데 일반 고기처럼 구이 육회 내장 등 팔고 저는 개인적으로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식당에 갔던 친구는 별로였다고 하는것을 보니 식당마다 차이가 있을수도 있겠습니다..
22/01/21 17:35
결국 스턴트 위험하니 하지 마라고 부르짖는 네티즌들은 정작 저 말들 당장 죽이라는 소리와 같다는거군요...
차라리 말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편이 더 설득력있어 보입니다.
22/01/21 17:44
그런데 왠지 바로 식용으로 도축되는 것과 학대받으면서 촬영하는 것 중에서 후자가 더 감정적으로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학대 안받고 촬영할 수 있는 거라면 다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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