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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23 17:49
아시아 해방을 위한 성전이었다고 말해도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우익도 별로 없을겁니다. 그래도 꽤 효과를 발휘한 캐치프레이즈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류는 그 시점에 먹히면 그만인 것들이니까요.
그건 마치 미국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중남미 분쟁 개입을 했다는 이야기나 영국이 어둠의 땅에서 야만을 몰아내기 위해 동부아프리카에서 종단정책을 실시했다는 이야기나 별다를게 없는 거죠. 그 얘기에 그렇게 의미를 둘 것은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총독중에서 고이소보다는 우가키 가즈시게가 흥미로운 인물이긴 하죠. 말씀하신 주제에 더 맞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이건 전쟁이라기보다 식민정책에 해당되는 이야기긴 합니다만.
22/01/23 17:52
일본에는 동남아시아의 해방은 일본제국의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우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당시에 일본이 동남아시아에 펼친 공작들과 현지 네트워크들이 종전이후 일본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침소봉대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런 내용을 통해서 국내외의 편향된 생각을 가진분들에게 도윰이 되면 좋겠습니다.
우가키에 대해서 찾아보니 재미있는 캐릭터 같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심도있는 조사를 하고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2/01/23 17:56
적어도 국내의 주장자들은 동남아시아의 상황까지 끌어다 일본의 식민통치를 변호하지는 않을겁니다. 말씀하신대로 워낙에 엉망이라서요. 저도 그런 케이스는 거의 못봤습니다. 흔히 말하는 뉴라이트들은 특히 그렇고요. 최근은 잘 모르겠지만 10여년 전까지는 대략 그랬습니다. 뭐 어차피 요새 그 분들이 별로 힘을 못쓰는지라...
보통 한국의 상황이나 만주국을 예로 들죠. 혹은 일본 내의 상황과 상호비교하거나요. 이것도 정확히 말하면 일제를 옹호한다기보다 국내의 친일세력들을 옹호하기 위한 내용에 가깝습니다. 물론 모든 사례들이 그런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가끔 만주국 말만 나와도 발작수준으로 기함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너무 경직된 태도는 토론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22/01/23 18:58
말씀대로 동남아시아와 태평양전쟁시기의 내용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는 마이너하나, 디시인사이드 제식갤과 역사갤을 제외하고는 전무한것 같습니다. 해외의 사례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만주국과 식민지 조선에 대한 역사수정주의자들은 꽤나 있었지만 최근에는 영 안보이는것 같습니다.
22/01/23 20:49
대동아주의는 일본 군부의 폭주로 인해 흡사 나치즘에 찍힌 그것과 같은 낙인이 찍혀 버렸지만 , 사실 그렇게 단순히 치부할 사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한창 땐 좌우와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지식인들을 사로 잡은 이념이었으니까요 . (씁쓸하지만 , 상당수의 독립운동가들도 매료됐음이 불편한 진실이죠 .) 아무리 식민지라 할지라도 최상층 엘리트는 서양물을 먹을 수 있었는데 , 그런 서구 유학파 입장에서 제국주의와 인종주의가 노골적으로 판치던 당대에 대동아주의를 진지하게 인식하지 않은 이들은 아마 거의 없었으리라 추측합니다. (ex.윤치호) 아. 오해하실 수도 있으니 첨언하자면 , 저도 당연히 대동아주의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공산주의가 그린 이상이 아무리 찬란했을지라도 오늘날 그걸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만큼 시대착오적 망상이 따로 없다 판단함과 정확히 같은 결로 대동아주의를 긍정하지 않습니다 .
22/01/23 21:43
일반적으로 얘기되는 러일전쟁 승전뽕(+청일전쟁으로부터 이어지는 승승장구)도 물론 지분이 있죠 . 다만 , 저는 개인적으로 특정 개인이건 집단이건 뭔가에 대해 비정상적일 정도로 강하게 호소할 땐 주로 결핍 , 열등감 , 공포 같은 부정적 감정이 근저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보는터라... 러일전쟁을 놓고 본다면 일본이 승전 이후에도 기존 서구 열강들한테 제대로 된 열강 대접을 못 받은 점이 이후의 군부 폭주에 더 기여한 바가 크다고 봅니다 .
22/01/24 08:09
동감합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원하는 만큼의 지분을 얻지못하고, 1차대전에서 역시 황인종으로 차별받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입헌정치가 군부를 통제하지 못하면서 일본이 본격적으로 폭주하게 됩니다.
22/01/23 22:07
히틀러의 제3제국보다도 뭔가 비전 자체로는 더 그럴듯한 이상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나름 성공한 개념이라 봐야할 것 같네요.
현실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 예시로서 만주국을 내세울 수도 있었고. 여하튼 일본 사회가 후회하고 반성하는 건 결국 태평양 전쟁이지 대동아공영사회(...) 건설 이라는 비전제시가 아니니까요. 개인적으로 윤치호의 일생은 독립운동가라는 사람들을 개개인의 인간으로 따로 바라보게 만드는 기점이 된 인물이었습니다. 좋은 말씀 잘들었습니다.
22/01/23 23:27
이런 일련의 논의들에 완전히 무지하던 시절에, 여행도중 만난 60대 정도 되신 일본 어르신으로부터, "한국에 대해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일본이 전쟁에 졌다는 것이다. 일본의 힘이 부족하여 조선 반도를 냉전 세력의 놀이터로 만든 끝에 결국 지금껏 분단의 고통을 겪게 했다" 라는 취지의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해졌던 기억이 나네요. 일본의 패망이 한국의 독립으로 이어졌다고 막연히 생각하고있던 당시의 저에게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는 듯한 충격이었죠. 이런 사고회로도 존재하는구나... 라고요.
22/01/24 08:10
전쟁시기 일본제국은 대동아공영권을 제창했으나 종전 이후에는 리버럴 정치인들이 아시아 주의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중일호혜를 주장한 하토야마 총리가 있습니다.
22/01/24 08:06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 그리고 안중근 의사역시 아시아주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흑룡회 같은 우익조직들이 개입하게 되면서 의미가 변절하게 되고, 국내의 독립인사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물론 명분은 좋지만 일본제국이 중심이 된 아시아주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번외로 대동아신질서, 즉 대동아주의가 본격적으로 주창된 시점은 1940년 고노에 후미마로가 기존 정당들을 하나로 통합한 시점과 일치한다는것이 오묘한 면이라고 할 수있겠습니다.
22/01/23 23:39
아무도 안 믿을 대동아주의라고 해도 적어도 미국과의 전쟁에서 유리한 국면을 잡을 때까지는 아시아 국가들에게 잘 해줘야 하는 건데 현실은.... 미얀마 아웅산 장군도 금방 일본의 실체를 느끼고 베트남에선 사람들이 굶어죽고 필리핀도 끝까지 내부 저항세력이 미국에 협조를 한 격이니.... 애초에 일제는 제국을 운영할 마음가짐도 없었다고 봐야겠죠
22/01/24 08:02
적어도 군부에서는 현지 독립주의자들을 1940년도 부터 비밀공작을 펼치는등의 노력은 했습니다만, 개전 이후에는 그들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였습니다. 특히 말씀대로 아웅산 장군과 수카르노, 그리고 팔리핀 독립운동가들이 일본의 잔혹함을 보고 반일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국같은 제국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실상은 그럴 능력조차 결여된 국가가 바로 일본제국이라고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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