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2. 진 주인공(알프레드 대왕)과 골수 기독교 와이프. 알라후 아크.. 아 이게 아니라 진짜 골수 기독교인이 뭔지는 와이프를 보면 암.
망탈리테, 멘탈리티와는 다르다! 멘탈리티와는!
중세사에서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 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론적 이데올로기가 아닌 오랜 기간동안 습득된 사회문화적 집단 의식을 가리킵니다.
라스트 킹덤의 인물들은 놀랍게도 현대의 인물들이 아닙니다. 9세기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 9세기의 인물이 나옵니다!
뭔 개소리냐구요? 대한민국 21세기 사극중에서 조선시대 인물이 나온 사극은 아마 없을겁니다. 단 하나도.
용의 눈물은 20세기 작품이지요.
원작 소설의 덕인 듯 합니다. 원작을 읽어 보진 않았지만 근본이 있어요.
망탈리테를 설명하자면 딱 이것 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백화점이 무너지면 대통령이 나와서 사과를 합니다. 군주의 덕이 모자란 탓에 재난이 벌어지는 겁니다. 기원전 2세기에 나온 천인감응설이 문명화된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겁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중세인들이 드라마를 써 내려가는데 그 중세인들이 중세인다운 사고방식을 가집니다. 그들에게 신은 절대적인 존재이고 삶을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이도교인 주인공에 이유없는 반감은 진짜 스토리작법에서는 말도 안되지만 현실에서는 100% 설득력을 가집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조총련 계열의 주인공이 북한 국적을 버리지 않으면서 남한 사회에 사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그 시대의 기준으로 본다면 주인공이 기독교 국가에서 맹장으로 활약하는 것이 말이 안됩니다. 진짜 쩌는 주인공 능력치가 있으니까 가능한 기이한 일 일 정도로.
사실 이 드라마의 진 주인공은 주인공인 울트레드가 아닙니다.
정복왕 윌리엄 이전의 영국을 만든 것이나 다름없는 알프레드 대왕입니다.
대왕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쩌는 능력치를 가진 먼치킨입니다. 싸움은 좀 못하지만. 뭐 주인공이 있으니까요. 전형적인 지능케인데 중세를 초월한 사고방식과 미래를 바라보는 식견을 가진 진짜 먼치킨입니다.
그 알프레드 대왕조차도 진짜 기독교적인 방식으로만 사고하고 행동하고 그래서 기독교도가 아닌 주인공과 갈등합니다. 이게 이 드라마의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중세인이 중세인의 사고방식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말이 쉽지 이걸 21세기 드라마가 표현하는건 진짜 고난이도의 작업입니다. 다행히 원작의 가호아래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결과물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시즌1 ~ 3 까지 노예선 타는 것 외에는 진짜 쩝니다.
특히 시즌1의 피날레인 에딩턴 전투는 전쟁사 매니아인 저에게 드라마 Rome만큼이나 재미있었던 에피입니다. 스크럼을 짜고 집단끼리 마주쳐서 막고 찌른다. 이 단순한 행위가 얼마나 제작비를 잡아 먹는지... 차라리 이단옆차기가 훨씬 싸게 먹히지요. 그리고 진짜 전쟁은 아군과 적군이 저렇게 진형을 짜고 집단끼리 싸우는 행위이구요.
주인공이 가상의 케릭터인지라 어쩔 수 없는 스토리의 비약(녹정기의 위소보를 생각하면 됩니다.)을 제외하면 진짜 사극다운 사극이라 할 만한 드라마입니다.
제가 많은 서양의 사극을 보진 못했지만 이것 만큼 최소한 영국의 중세를 잘 구현한 사극은 없을거라 장담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기독교적인 망탈레테 외에도 진짜 각 케릭터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전부 중세적 가치관에 따릅니다. 마치 조선시대 선비들과 같은 사제들의 지금 관점으로보면 비이성적이기까지 한 기독교적 사고관과 그 안에서조차 정치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나가는 비범함.
시즌2의 트롤러 중에 하나인 에벗 사제는 병사 수 보다도 더 성유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당시 성유물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중세사 조금만 봐도 잘 알겁니다. 지금으로 치면 훈민정음 해례본정도의 무게의 한 세배?
입으로는 그렇게 떠드는데도 사실 왕권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는 주인공을 제거하고 그 대가로 주변 유력한 영주의 무력지원을 받아냅니다. 드라마를 보는 우리야 주인공 편이니까 이 개XX하지만 사실 본인 입장에서는 진짜 저게 맞거든요. 서브 주인공이 알프레드만큼이나 기독교적인 본능과 현실적인 정치가의 조화를 이룬 캐릭터입니다.
이 드라마는 사실 주인공인 울트레드보다는 알프레드 대왕에 더 초점을 맞추면 감상의 퀄리티가 올라갑니다. 사실 주인공과 알프레드의 갈등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주인공이 기독교도가 아닌 것. 알프레드의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영광과 권세는 절대적인데 왜 이교도들이 잉글랜드를 침탈하는지. 왜 나는 저 이교도(주인공)를 포용해야 하나님의 왕국을 세우는 대업을 이룩할 수 있는지. 그런 갈등이 진짜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천재정치가 답게 종교에만 매달리는게 아니라 진짜 현실적 판단을 합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멋진 점은 그런 판단때마다 알프레드 대왕의 멘탈이 갈려나가는 걸 표현한다는 겁니다. 자신이 독실한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결국 이 드라마의 깊이는 이 중세적 망탈리테에 기인합니다. 우리로 치면 국가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서브주인공(알프레드 대왕)이 그런 유교적 가치를 벗어난 먼치킨(현대적 가치는 아닌데 바이킹 적 가치를 가진)을 이용하면서 갈등하는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세세한 고증은 잘 모르지만 주거, 복장, 의식, 생활양식등도 9세기 영국에 진짜 걸맞는 모습이 잘 구현되어 있으니 사극마니아들은 꼭 한번쯤은 봐도 후회없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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