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하다'라는 형용사가 있습니다. 네이버 사전을 검색해보니 후미져서 무서움을 느낄 만큼 고요하다, 또는 매우 홀가분하여 쓸쓸하고 외롭다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이죠. 잘 쓰이지 않는 말인데 제가 이 호젓하다라는 단어를 알게된 계기는 중학생 시절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를 읽고 나서입니다.
친구들은 퇴마록이나, 영웅문 같은 소설을 읽는데 저만 전국시대 무장들의 이야기인 대망이나, 미야모토 무사시 같은 책을 읽었으니 별종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그런 친구들에게 재밌으니 읽어보라고 츄라이츄라이 하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크크크. 여튼 무사시 4권 초반인가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납치된(아마 마타하치로 기억합니다.) 오츠를 찾기 위해 무사시는 몇푼 안되는 여비를 털어서 인부들을 고용해 수소문해보지만, 인부들은 어리숙한 사무라이를 속여먹은 돈으로 술파티를 벌였죠. 무사시는 쓴 입맛을 다시며 인생경험한 값이라며 돌아서려는데 한 양심있는 정직한 인부가 무사시의 사정이 딱하여 오츠의 행방을 알아옵니다. 눈감으면 코베어가는 냉혹한 세상에 낙담하던 무사시는 아직 세상에 온정이 남아있구나라고 기뻐하며 한끼 밥값으로 남겨뒀던 돈마저 흔쾌히 줘버리고 오츠를 찾아 길을 떠납니다.
어두컴컴하고 인적하나 없는 밤의 산길을 걸으면서 추위와 배고픔에 더욱 쓸쓸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군중속에 섞여 있을 때 더욱 외로움을 느끼고, 홀로 있을 때 마음이 충만해진다며 스스로를 위안하죠. 이 느낌을 소설책에선 호젓하다라고 표현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편 이와 비슷한 내용은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만화 배가본드에서도 나옵니다. 요시오카 일문과 이치죠지 소나무에서 70대 일의 사투를 벌이고 종아리에 큰 부상을 입은 무사시는 몸이 불편한 와중에도 복수를 다짐하는 요시오카의 잔당들에게 끊임없이 습격을 받습니다. 끝없이 죽고죽이는 살육의 나선에 탈진해버린 무사시는 땅바닥에 털썩 누워버리면서도, 마음속으로 동경하는 세키슈사이의 조언을 떠올리죠. 힘들고 지칠 수록 '웃어라.' 그리고 그 말처럼 무사시는 환하게 웃습니다. 배가본드가 연중된지 오래됐지만, 저도 힘든 일이 있을때 무사시의 미소를 떠올리면서 슬며시 따라 웃고는합니다.
서두부터 말이 좀 길어졌는데 오늘 소개할 노래는 위에 설명했듯이 쓸쓸함 속에서도 스스로를 긍정하는 그런 감성의 노래들입니다. 홀로 밤길을 산책하거나, 일을 마치고 야심한 시각에 귀가하는 길, 혹은 혼자 고민을 떠안고 사색하는 경우가 생길 때 아래 소개 할 노래들을 듣곤 하죠. 개인적인 취향이 잔뜩 반영된 노래들이라 들을만한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고독에 사무치는 와중에도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분들께 작게나마 제가 추천하는 노래들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군요.
평소에는 보컬곡 위주로 올립니다만 노래를 모으고 보니 보컬 없는 노래가 더 많네요. 애니보다 게임 ost가 더 많고요. 본문에 올린 노래와 비슷한 감성의 즐겨듣는 노래가 있으시다면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애니메이션 삼국지 엔딩 떠오르는 해를 받으며 旭日を浴びて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전략 삼국지를 기반으로한 tva 삼국지가 아니라, 아마 극장판 애니일겁니다. 삼국지 극장판 애니도 얼핏 본 것 같은데 그렇게 썩 재밌진 않았던 걸로 기억하네요. 요코야마 세이시란 작곡가가 만든 노래인데 삼국지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어울리는 좋은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삼국지가 유비나 제갈량이 삼국통일을 실패한 새드엔딩이기에 2천년 가까이 동양권의 민중들에게 사랑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난세에 도원결의로 떨치고 일어나 한실부흥의 큰 꿈을 품었으나 결국 실패하고만 유관장 삼형제, 주군의 유지를 이어 받아 수차례 북벌에 나서보지만 위나라의 수비를 뚫지 못하고 오장원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는 제갈량. 그 외에도 저마다 대의를 품고 중원 각지를 호령했으나 세월의 무상함에 사라져버린 수많은 영웅호걸들까지. 삼국지는 영웅들의 흥망성쇠를 대리체험할 수 있었기에 더욱 열광하게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고는 하죠. 유비와 제갈량의 촉한이 삼국을 통일했으면 그 카타르시스는 강렬했겠지만 2천년전의 고대 중국에서부터 현대까지 대중이 기억하는 걸작 중에 걸작인 고전이 되진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실패담이기에 영웅들의 활약이 더욱 로망이 느껴지는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삼국지의 영문명인 Romance of Three Kingdoms이 적절한 번역 같습니다. 삼국지만큼 로망이 느껴지는 이야기가 세상에 또 어딨겠습니까 크크
노부나가의 야망 메인테마
노부나가의 야망 창조 ost Shine - 미래를 향한 불길처럼 -
노부나가의 야망 창천록 오프닝
노부나가의 야망 창천록 ost 낙원의 언덕 まほろばの丘
삼국지 노래를 올리니 노부나가의 야망도 생각 나더라고요. 일본 전국시대 군웅을 처음 접한게 대망이란 소설이었는데 뭔 내용인인지 이해 못하면서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80년대 후반 90년대 각 가정에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코에이의 게임 삼국지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신장의 야망도 일부 매니아 사이에서 제법 인기있던 편이었죠.
노부나가의 야망 메인 테마는 유명 작곡가 칸노 요코가 코에이에 입사해서 처음 작곡한 노래일 겁니다. 당시 칸노 요코의 나이가 스무살이 채 안된 걸로 아는데 이른 시기부터 재능을 꽃피웠나봐요. Shine은 노부나가의 야망 14번째 작품인 창조의 엔딩곡인데 히라하라 아야카란 가수가 불렀습니다. 이 가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주제가로 알게됐는데 노래 잘부르더군요. 뮤비보다 라이브가 훨 잘불러서 라이브 영상으로 올려봤습니다.
여담으로 노부나가 메인테마를 듣다보면 혼노지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노부나가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코에이를 비롯한 일본 서브컬쳐계에선 노부나가를 조조와 같이 엮으며 시대를 앞서간 혁명가 이미지를 부여하더라고요. 오다 노부나가가 혼란스러운 전국시대를 거의 평정한 걸물이지만 어디까지나 일본 내수용 위인일 뿐 엄청나게 대단한 위인이라 여겨본 적은 없었기에 노부나가 대단해~~~~!! 이러는 일본을 볼때마다 웃기고 있네 하며 코웃음이 쳐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저는 노부나가를 위인의 풍모보단 인생 최고조의 정점에서 불행하게 최후를 맞이한 그 비장미가 더 마음이 쏠립니다. '인간 오십년 하천의 하루에 비교하면 한낱 꿈과 같구나' 노부나가가 평소 즐겨 불렀다던 아츠모리의 가사처럼 불꽃같이 살다가 허무하게 가버리고 말았죠. 인생의 무상함이 느껴진달까요. 노부나가가 혼노지에서 사망할 당시의 나이가 49세 라는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노부나가의 야망 시리즈는 코에이의 최장수 게임답게 편수도 많은데 저는 그중에서도 창천록을 좋아합니다. 창천록의 테마인 하극상도 더욱 전국시대스러워서 좋더라고요 크크. 오프닝은 쓸쓸하다기 보단 웅장한 느낌인데 저렇게 육천마왕이라고 불리며 민중의 두려움을 사던 권력자도 부하의 배신 한 방에 가버리는 걸 생각하면 뭔가 쓸쓸한 느낌이 들더군요. 너무 끼워맞추기일까요 크크크;
게임도 그렇고 일본 전국시대를 다룬 사극을 보면 노래가 쓸데없이 웅장하더라고요. 노부나가 시리즈 ost도 대부분 그런 느낌인데 창천록의 브금 낙원의 언덕은 권력을 잡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 되어버리는 비인간성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온갖 음모와 계략이 판을 치는 난세의 느낌이랄까요? 창천록이 그다지 유명한 작품도 아니고 저만 좋아하는 노래이지만 이번 기회를 틈타 슬며시 올려봅니다.
대항해시대2 ost mast in the mist
mast in the mist 피아노 버전
칸노 요코하면 대항해시대 브금을 빼먹을 수 없죠. 저 브금은 게임 시간상 밤에 들어가야 감수성이 기가막힌 노래인데 영상은 낮이라 좀 아쉽습니다. 두번째 영상은 나중에 피아노 버전으로 리메이크한 곡 같은데 어째 8비트 미디음이 더 애수 짙게 들려오는건 무슨 이유일까요. 이 노래를 듣다보면 먼 여행길에서 돌아오느라 몸가 마음이 고단한데 저멀리 따스한 집이 기다리는 불빛이 보이는 것 같은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옛날 대항해시대 시절 바다를 누비던 바다 사나이들도 항구에서 불빛이 비추면 그런 심정이 들지 않았을까하고 쓸데 없는 망상을 해보는 건 덤이고요 크크크
지아 펭 팡 - Deep Blue
지아 펭 팡(賈鵬芳)은 중국의 전통 현악기인 얼후 연주자로 현대음악과 중국전통음악을 접목한 음악 스타일로도 유명합니다. 저는 이 분 이름을 기억하는게 좀 무례한 이유입니다만 방귀대장 뿡뿡이랑 비슷해서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한국식으로 읽으면 가붕방이거든요. 가붕방 선생님 죄송합니다;
실없는 농담을 했지만 지아펭팡이 연주하는 얼후의 선율은 듣는이의 감성을 흔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의 곡 중에서도 딥 블루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 노래를 듣다보면 눈이 내리는 설원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다 죽어가는 이름없는 무명 무사가 떠오릅니다. 이 노래는 듣는 사람을 뽕에 취하게하는 뭔가가 있더라고요. 노래 좋으니 꼭 들어보십쇼. 저는 몰랐던 사실인데 영상 댓글을 보니 동방신기 팬픽에 노래가 쓰였나 보더라고요. 아니 나는 훨 예전부터 무협감성에 취해서 지아펭팡 노래를 들었는데 무슨 동방신기 팬픽이더냐! 썩 물렀거라!! 이러고 싶지만 그분들의 추억도 소중하니 취향은 존중해야겠지요.
re:plus - Solitude
이 노래도 쓸쓸한 감성이 아주 제대로죠. 제목부터 고독이니까요 크크크크. 솔리튜드를 들으면 어째서인지 어반판타지가 떠오릅니다. 네온사인 간판이 휘황찬란하게 번쩍이는 고독한 빌딩숲의 마천루. 내 왼 손의 흑염룡이 날뛰려하는 군. 큭큭큭. 뭐 이런 중2병이 마구마구 꿈틀거리는데 나이만 좀 젊었어도 어반 판타지 소설이 쓰고 싶어지는 그런 마성의 노래입니다. 어반판타지 하니 소설가 홍정훈이 떠오르네요. 지금은 예전의 독기가 다 사그러져서 쓰라고 해도 그 시절만큼 못쓰는 작가인데 아쉽군요. 홍정훈만큼 중2감성이 뚝뚝 묻어나오는 어반 판타지를 잘쓰는 국내 소설가도 드물었는데 말이죠. 제 2의 콩은 언제 등단할까요?
사무라이 참프루 최종화 엔딩
참프루는 전에 노래 올린적도 있고 했던 말 또 반복하는 것 같지만, 사무라이 참프루의 엔딩은 제가 본 애니 결말 중에서 최고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본문의 주제에도 가장 어울리는 연출이라 생각되요. 긴 여정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숙원이 해결되자 일말의 미련도 없다는 듯 쿨하게 헤어집니다. 그런데 화면이 비춰주는 그들의 표정은 밝기 그지 없네요. 모든 미혹을 떨쳐내버린 저 후련한 얼굴들을 보십시오. 정이 들대로 든 벗과 작별했는데도 조금도 아쉬움이 묻어나지 않습니다. 후우의 말처럼 또 어디에선가에서 다시 만나게 될거라 그런 생각이 들어서 저도 주인공들의 이별이 전혀 슬프지 않더라고요. 정신적으로 성장한 세사람은 반드시 또 만나서 모험을 할 거라 믿습니다.
사무라이 픽션 - Yami No Uta (카자마츠리의 테마)
일본문화가 개방될 시점에 사무라이 픽션이란 영화가 국내에서 인기를 끈 적이 있습니다. 배우로도 활동했던 뮤지선 호테이 토모야스가 작중 빌런인 카자마츠리 란노스케 역으로 나왔었죠. 얼굴이 은근히 박명수 닮아서 저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나는데 아무튼 포스는 강렬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호테이는 영화 음악도 담당했는데 사무라이 픽션 메인테마도 국내 방송계에서 자주 사용됐던 것 같더라고요.
위 영상은 호테이가 연기한 카자마츠리 란노스케의 테마인데 고독한 검객의 이미지를 훌륭하게 표현한 노래입니다. 이 카자마츠리는 악역이라고 하기엔 애매한게 좀 억울한 감이 있어요. 본인이 딱히 악행을 한 건 아닌데 불운과 주변인의 오해가 겹쳐서 카자마츠리에게 원한을 갖게 되더군요. 원한을 가진 상대에게 딱히 오해를 풀려고 대화를 시도하지도 않고 그냥 마이웨이를 가는게 멋있기도 하고 한 편으론 답답한 감도 있었습니다. 주인공의 스승격인 사무라이와의 결투에서 지고 미련없이 훗하고 웃으며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는 카자마츠리의 최후는 뭔가 쿨한 마초감성이 느껴져서 좋더군요.
바람의 검심 추억편 - KOTOWARI
개인적으로 바람의 검심은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소년만화다 보니 찬바라물 팬인 저로서는 약간의 불만이 있습니다. 칼싸움을 하는데 왜 칼을 맞아도 안죽는거야! 이런 불만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죠. 뭐 켄신은 역날검이라 칼이아닌 둔기니 그렇다치더라도 사이토 하지메나 시시오 마코토 같은 검객들은 날붙이를 쓰면서도 격투게임하듯 싸우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저의 불만이야 어떻든 칼질 한 방에 허무하게 캐릭터가 죽으면 독자들 항의가 빗발칠테니 소년만화 장르특성상 이해해야겠죠. 근데 그런 불만을 일소시켜준게 바로 바람의 검심 추억편이었습니다. 칼과 칼이 부딪치고 유혈이 낭자하는 찬바라 감성 연출과 웅장한 음악이 합쳐진 검심 추억편은 일본 애니는 세계제일! 하고 저의 일뽕 게이지를 채워주었죠. 아주가끔 검객뽕이 필요할때 복습하곤하는데 정말이지 검심 추억편은 최고입니다.
사무라이 스피리츠 - Blaze 카자마 카즈키의 테마 OST
사무라이 스피리츠 - Blaze 카자마 카즈키의 테마 AST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 브금 중에선 카자마 카즈키의 테마를 가장 좋아합니다. 카즈키는 불을 다루는 능력답게 성격이 열혈스러운 사내이지만 캐릭터 테마 만큼은 고독한 늑대가 바로 연상되는 좋은 브금이더라고요. 다시 들어도 기타 연주가 정말 좋습니다.
파판시리즈 중에선 6편을 가장 좋아합니다. 얼마나 6편을 플레이하고 또 플레이했는지, 엔딩도 여러번 봤었죠. 방어구 칸에 드릴 착용 꼼수 같은 치트성 플레이도 여럿있어서 일본어도 모르는 꼬꼬마들이 즐기기에 아주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파판6의 주인공은 티나 브랜포드이지만, 티나와 로크의 비중이 약간 더 높을 뿐 조역 캐릭터들이 골고루 비중있게 나왔었죠. 군상극스타일이지만 캐릭터들만의 사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아했습니다.
티나의 테마는 본편의 타이틀곡이자 스토리 1부 필드테마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눈밭을 헤치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세 대의 마도아머가 매우 인상깊게 기억속에 남더라고요. 파판6을 플레이 하던 중고딩 시절 하교길에서 눈이 내리곤 하면 마도아머에 탄 티나에 빙의해서 머릿속으로 티나의 테마가 자동 재생되곤 했습니다. 적고보니 저도 참 오덕오덕하군요 크크크크;
2부 브금인 동료를 찾아서는 필드테마인지 비공정 테마인지 조금 헷갈리군요. 삼투신의 힘을 얻은 케프카의 파괴 행위로 대륙 곳곳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티나와 동료들은 뿔뿔히 흩어지게 됩니다. 로크가 다시 동료들을 찾아서 떠날 때 쯤 이 브금이 흘러나왔던 것 같은데 게임한지 오래되서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아니었던 것도 같고 - -;; 아무튼 동료를 찾아서도 티나의 테마 못지 않게 정말 대단한 명곡입니다. 약간 쓸쓸한 멜로디이지만 다시금 동료들과 재회하겠다는 희망이 들어가 있는 밝은 노래죠. 티나의 테마와 동료를 찾아서를 들으면 왜이리 판타지 감성이 솟구치는지 모르겠군요. 요샌 이런 판타지물도 정통 판타지라고 올드 스토리로 구분하던데 판타지 빠 입장에선 매우 애석합니다. 동료와의 유대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악을 물리쳐서 세상의 평화를 되찾고 멋진 브금과 함께 대단원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그 카타르시스가 얼마나 좋은데 그걸 낡았다고 하다니 어째서 이 좋은 걸 모르는거야 하고 울고 싶네요. 고속 성장해서 아이템 독식하기 바쁜 요즘 판타지 감성이 싫어서 그런건 아닙니다. 그냥 jrpg에서 느꼈던 모험의 낭만을 신작에서도 느껴보고 싶은 바람이 있는데 그게 참 어렵군요.
여튼 쓸데없는 투정부리느라 말이 옆으로 샜는데, 위에 올린 파판 브금은 쓸쓸함이 묻어나서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리름, 쉐도우, 카이엔은 로크, 에드가, 마슈, 세리스 같은 인기 조역보단 인기없는 비주류 캐릭이었죠. 쉐도우는 배드애스 간지가 있어서 나름 인기 있었던 것 같긴 하네요. 리름의 테마를 들으면 괴짜 마법사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는 화가 소녀에게 왠지 마음이 쏠립니다. 밝고 쾌활해보이지만 은연중에 리름의 쓸쓸함이 캐릭터 테마에서 느껴지는 것이죠. 쉐도우는 리름의 아버지라는 설정인데 유저의 플레이에따라 쉐도우를 죽일 수도 살릴수도 있었죠. 전 해피엔딩을 좋아하기에 매회차마다 반드시 쉐도우를 살렸습니다. 리름은 엔딩후에도 그리워하던 아빠를 만나서 행복했을거에요.
카이엔 이 콧수염 아저씨는 크로스오버된 파판 외전 게임에서도 비중이 참 없더군요. 가챠로 나와도 3성 이러니 그저 눈물만 납니다 ㅜㅜ 도노, 고자루 이러면서 고어 어투를 쓰는 아저씨 컨셉 캐릭터이지만 카이엔 스토리에서 보여주는 서사가 어린시절이었음에도 저의 심금을 매우 울리더군요.
케프카가 식수원에 독을 풀어서 카이엔이 지키던 도마왕국은 함락되고 그의 아내와 가족도 희생됩니다. 분노한 카이엔은 제국군과 싸우다 폭포에 떨어지고 로크 일행과 합류하죠. 그리고 마열차 에피소드에서 죽은 가족들을 만나는데 가족들을 따라가려다 끝내 쫓아가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채 체념하는 그 모습이, 비록 도트로 이루어진 단순한 그래픽이었음에도 너무 서글프더라고요.
구정 연휴기간동안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봤는데 카이엔의 마열차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오니의 혈귀술로 꿈세계에 갇힌 탄지로가 죽어버린 가족들을 다시 만나고, 꿈으로 만들어진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가족들을 그리워해서 망설이는게 카이엔의 모습과 오버랩되더군요. 게임의 큰 줄기에선 벗어나 있는 조역 캐릭터의 곁가지 에피소드였지만 마열차편에서 묘사된 카이엔의 가족애는 정말이지 오랫동안 제 기억속에 남아있었습니다. 중년 아저씨에다 친구들은 필살검 꼬졌다고 딴거 키우자 고집부렸지만 저는 꾿꾿하게 카이엔을 주력 파티에 넣고 키웠었죠. 힘내라 카이엔!
파판 브금은 오래되서 주로 원곡보단 어레인지 버전을 찾아 듣습니다. 고전게임임에도 팬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라 그런지 꾸준히 어레인지 버전이 나오더라고요. 본문 영상은 보컬 버전을 찾아서 올렸는데 제법 좋습니다. 원곡도 함께 첨부했으니 비교하면서 들어보세요.
로맨싱사가 메인테마
로맨싱사가2 ost 크진시와의 전투
로맨싱사가3 ost 카타리나의 테마
로맨싱사가 브금도 게임게시판에 올린 적이 있는데, 저는 시리즈중에서도 특히 2편에 애착이 큽니다. 메인테마를 듣다보면 주점에서 시인이 역대황제들과 칠영웅이 사투를 벌였던 무용담을 노래하는 걸 듣는 최종황제의 모습이 떠오르죠. 너무 어렸을때라 액자식구성이란 전문용어도 몰랐지만 칠영웅과의 전투를 끝내고 시인의 노래를 들으며 퇴장하는 최종황제가 너무나도 멋있게 보였던 기억이 납니다.
크진시와의 전투 브금은 쓸쓸하다기보단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데, 저는 레온 황제와 크진시의 결투장면이 눈이 어른거립니다.창작물엔 이길 수 없는 전투임을 알면서도 근성을 발휘해 투혼을 불태우는 클리셰가 나오곤 하는데 크진시의 스토리 이벤트도 비슷한 패턴이었죠.
상대를 일격에 절명시키는 크진시의 기술 소울스틸을 파훼하기 위해, 레온황제는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소울스틸의 약점을 터득합니다. 마녀 오하아브에게 경험과 기억을 후계자에게 물려주는 술법을 알게되고 이를 통해 아들 제랄에게 왕관과 소울스틸의 파훼법을 물려주면서 제국의 평화를 지켜달라고 부탁하죠. 아버지 레온을 잃고 슬픔에 잠길 틈도 없이 제랄은 크진시와의 복수전을 치룹니다. 레온과 제랄 2대에 걸쳐 이어진 의지가 칠영웅의 선봉장인 크진시의 기술 소울스틸을 무력화시키고 퇴치하는데 성공하죠.
지금이야 진부하다면 진부한 연출이지만 다음 세대에 승리를 기약하며 목숨을 건 승부수를 전디는 레온황제가 너무나 멋져 보였습니다. 파판5에서도 가라프가 노인의 투혼을 보여줬었는데 스퀘어는 이런 열혈스런 연출을 잘 활용햇었죠.
카타리나의 테마는 쓸쓸한 감성이 매력적이 노래인데, 게임 내에서도 카타리나가 마을에 들어가면 항상 저노래가 나옵니다. 주군 미카엘의 보검 마스커레이드를 되찾을때까지 홀로 여정을 떠나야했던 카타리나의 고독함이 묻어나는 곡이죠.
드래곤 퀘스트3 모험 테마
드퀘야말로 파티플레이의 교과서 같은 작품인데 고독이 웬말이냐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드퀘 3편 필드 브금을 들으면 마왕 바라모스를 물리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용사의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용사의 고독함 비장감 이런 것들 말이죠. 드퀘3 브금은 역대 시리즈 중에서도 좋기로도 유명합니다.
드퀘 음악을 담당한 작곡가 스기야마 코이치는 극우 논란으로 잡음이 심한 인물이기도 하고 정작 실력마저도 말년에 이르러선 퇴물이란 소리를 피하지 못할 지경까지 전락했죠. 마냥 노래가 좋다고 하기엔 그렇습니다만 드퀘3 브금은 좀 안타깝습니다. 좋은데 이걸 좋다고 하기도 그렇고 예술가는 예술만하지 왜 입을 잘못놀려서 애꿎은 팬마저 등돌리게 만드는지 모르겠어요.
천주 오프닝
저는 천주 오프닝이 닌자에 가장 어울리는 브금이 아닐까 싶어요. 천한 계급이라 받는 대우도 좋지 않음에도 온갖 위험하고 힘든일은 도맡아 해야하고, 그럼에도 상부에서 내리는 임무는 참아가며 수행해야하는 닌자의 비애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나루토에서 닌자란 참고 견디는 자를 말한다는 지라이야의 대사가 떠오릅니다.
천주1 엔딩에서 리키마루가 아야메를 살리기 위해 무너지는 건물 잔해를 떠받치고, 희생하는 연출로 나와서 저는 리키마루가 죽는 줄 알고 흑흑 너무 슬프다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2편에서 멀쩡히 살아나와서 너 폼은 다잡더니 그러기야? 혼자 생각하긴 했는데 그래도 멋있는 리키마루가 다시 나오니 좋더군요. 천주시리즈도 재밌었는데 다시 리메이크 안해주려나 모르겠습니다.
페르소나3 ed 너의 기억 キミの記憶
페르소나4 ost I'll Face Myself 세컨드 버전
페르소나4 ed Never More 윤회전생 버전
페르소나4 ost Heaven 어레인지 버전
페로소나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동료와의 인연으로 고난은 극복한다라는 서사는 이젠 낡다 못해 화석이 된 느낌인데 페르소나는 그 고전적인 패턴을 진부한 느낌이 들지 않게 잘 묘사한 게임이었죠.
동료 캐릭터들과 커뮤 쌓기가 게임의 주 컨텐츠인 만큼 고독과는 거리가 먼 작품입니다만, 페르소나 3편 주인공의 최후는 정말이지 쓸쓸하면서도 눈물이 핑하고 돌더라고요. 그냥 죽었으면 신파도 덜하겠는데 사랑의 감정을 깨달아버린 아이기스의 품에서 잠들듯이 죽는 연출이라니 연출자가 신파가 뭔지 제대로 보여주더군요. 엔딩곡 너의 기억도 주인공을 떠나보내는 아이기스의 심정이 절절하게 묻어나는 노래라서 더욱 후유증이 심했습니다.
페르소나4는 3편보다 더욱 밝고 명랑한 분위기인데 가끔 쓸쓸하면서도 우울한 분위기의 연출도 나오곤 했었죠. 플레이 내내 밝은 분위기였던 페르소나4의 스토리를 도지마 나나코의 희생으로 일순간에 반전시킵니다. 나마타메 타로를 쫓아 들어간 던전에서 흐르는 브금 Heaven도 우울한 느낌의 곡이죠.
I'll Face Myself 주인공의 동료들이 마주보기 싫은 자신의 일면을 받아들이면서 페르소나 능력을 각성할 때 나오는 브금입니다. 좀 쓸쓸한 멜로디이지만 어딘가 훈훈한 느낌도 드는 좋은 노래죠. 엔딩곡 Never More는 보컬이 들어간 어레인지 버전이에요. 윤회전생 버전이 좋아서 올려봅니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4 - 아카데미 테마
히마메4는 망작 취급받지만 저는 아주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게임은 그럭저럭 재밌었는데 사실 스토리가 더 좋았어요. 캠페인마다 시작하기전에 소설로 스토리를 풀어주는데 그거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아카데미 테마를 들으면 3편부터 개근했던 지니 마법사 솔미르가 떠오릅니다. 3편에선 체인라이트닝 특기로 사기 영웅으로도 유명했죠 크크. 히마메4 아카데미 켐페인에선 이 솔미르가 주역으로 등장합니다. 구 세계가 멸망하고 이주해온 새로운 세상에서 평범했던 소녀였으나 숨겨졌던 능력을 각성하고 여왕이 된 에밀리아는 옛 세계의 마법사들을 거느린 불멸의 마법사 가빈 마그너스와 대립합니다. 캠페인 초반에서 솔미르는 에밀리아의 적으로 등장하죠. 히마메설정에서 지니는 램프에서 해방해준 사람에게 평생토록 충성해야한다는 규칙이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솔미르를 해방시켜준 인물이 불로불사의 마법왕 가빈 마그너스였습니다.
가빈 마그너스는 마법왕국 브라카다를 통치하는 현명한 지도자였는데, 3편에서 아마게돈 블레이드를 소지한 영웅 겔루가 예언을 무시하고 소드 오브 프로스트의 소유자와 대결하다가 구 세계를 멸망시키는 결과를 불러왔죠. 그 광경을 본 마그너스는 우매한 종족들에게 평화를 맡겨서는 안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정신을 지배하는 아티펙트 레인보우 크리스탈을 제작합니다. 구 세계의 멸망을 겪고 잘못된 판단으로 점점 타락해가는 주인을 보면서 솔미르는 갈등하게 되죠. 현명하고 자애로운 지도자 에밀리아 여왕에 편에 서느냐, 아니면 잘못되어가고 있지만 오랜 세월 모셔온 주인의 곁을 지키느냐하고 말이죠.
미쳐버린 주인을 막기 위해 솔미르는 에밀리아의 편에 서고 함께 마그누스에가 맞서 싸웁니다. 마그누스는 불멸이기에 영원히 충성맹세를 지켜야하는데 옛 세계에서의 계약은 끝나서 새로운 세계에서까지 계약을 지킬 필요는 없다는 이유로 마그누스에게 반기를 든거죠.
결국 가빈 마그누스를 쓰러뜨리고 전 세계의 정신지배 계획이란 미친짓도 저지하지만 솔미르는 별로 기뻐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세계멸망이라는 충격을 받아 미쳐버렸지만 옛 주인을 배신했다는 죄책감과 예전에는 그가 악인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에밀리아 여왕의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솔미르의 대사로 아카데미 켐페인은 끝나는데 한 편의 판타지 소설을 읽은 기분이라 만족스럽더라고요. 근데 히마메4편을 이후로 뉴월드컴퓨팅이 망해서 마이트앤매직 본가의 명맥이 끊겼다는게 너무 슬프네요.
자토이치 주제가 오덴토상
아들을 동반한 검객 주제가
슈라유키히메 주제가 수라의 꽃
전에 검객 주제로 올렸기도 했고, 매니악하기도 하고, 노래가 엔카라서 올릴까 말까 고민했는데 좋아하는 작품이라 한 번 더 올려봅니다. 자토이치 주제가는 전에 안올린 것 같기도 하네요.
맹인검객 자토이치는 국내에서 기타노 타케시 버전이 유명한데 저는 후덕한 카츠 신타로가 연기한 자토이치가 좋더라고요. 좀 노회한 검객이미지인 기타노 타케시 버전 자토이치와 달리, 말도 좀 더듬고 어리숙해보이지만 순박한 카츠 신타로의 자토이치가 더 매력있게 느껴집니다. 거기다 검술 액션 부터가 카츠 신타로쪽이 훨씬 잘해요. 아들을 동반한 검객 주인공을 맡은 와카야마 토미사부로가 카츠 신타로의 형인데 형제가 검술 액션을 잘하기로 정평이 났었거든요.
자토이치 주제가는 초로에 접어든 카츠 신타로가 구수하게 부르는데 자토이치 영화 편수가 많기로도 유명합니다. 수십년 동안 제작된 시리즈라 카츠 신타로의 젊은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일생이 담겨 있다고 봐야 하죠. 일본에선 자토 이치가 카츠 신타로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이미지로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머리에도 흰머리가 나고 이젠 노쇠해버린 맹인 이치가 부르는 오덴토상 노래는 썩 좋은 곡이라곤 할 수 없지만 심금을 울리는 구석이 있더군요. 해가 느릿하게 지고 하늘이 석양으로 물들어가는데, 지팡이로 땅을 더듬으며 발걸음을 떼는 자토이치의 모습이 그려지는군요. 아주 예전 영화지만 재밌게 본 터라 여러분들께도 기회되면 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들을 동반한 검객 주제가는 최종화에서 아버지가 원수와 동귀어진하고 홀로남은 아들 다이고로가 떠오르네요. 좀 더 편한 삶을 살 수도 있었을 건데 복수의 집념을 떨치지 못한 나머지 명부마도의 길을 걸어야 했던 부자의 박복한 인생이 애달픕니다.
슈라유키히메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킬빌에 지대한 영향을 준 작품입니다. 4인조에게 가족을 살해당한 여성이 복수에 나선다는 줄거리가 매우 흡사하죠. 그리고 영상 중간에 원수 네 명이 내려다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킬빌에서도 비슷한 구도의 장면이 나왔을 겁니다. 주제가 수라의 꽃은 킬빌 1 하이라이트인 오렌 오시이와의 결투에서 흘러나오는 브금이었죠. 오렌 오시이가 슈라유키히메를 오마쥬한 캐릭터라 더욱 의미심장하네요. 킬빌도 그렇고 슈라유키히메를 보면 한을 품은 여자는 무섭다란 생각이 듭니다.
시바타 준 - 도쿄 東京
시바타 준을 알게되고 나서 종종 챙겨 듣는 노래인데 도시 속의 고독이 느껴지는 노래라 아주 좋아합니다. 위에 파판 노래 설명하면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봤다고 했는데, 연휴기간동안 패트레이버 극장판도 다시 복습했습니다. 패트레이버 극장판 2에서 거짓된 평화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쟁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주겠다란 악역의 메세지가 생각나는데 아무리 구실이 좋아도 결국 테러리스트란 결론밖에 안나오더군요. 미야자키 하야오가 패트레이버 극장판 2편을 보고 그냥 잘사는 도시놈들 꼴이 보기 싫었던 거잖아? 이런 말을 했다는데 왠지 공감이 가더라고요. 도심속에 고독을 느끼더라도 타인에게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한다 뭐 그런 심심한 말이 되겠습니다 크크크
조용필 - 꿈
조용필 - 킬리만자로의 표범
마지막은 조용필의 노래입니다. 고독이란 테마하면 조용필의 노래를 빼놓을 수 없죠. 조용필의 꿈은 위에 소개한 도쿄처럼 도심속의 고독과 애수가 짙게 느껴지는 노래라 매우 좋아합니다. 어딘가 몽환적으로 들리기도 하고요.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어렷을때 노래방을 가면 친구가 항상 저노래를 부르더라고요. 조용필 흉내내갰다며 갖은 폼을 다 잡아가며 목소리도 깔고 전주부분의 독백을 따라하는데 그럴듯하게 비슷해서 깔깔거리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나이 먹고 나서 그렇게 웃을 노래가 아니었단 사실을 깨닫기도 했었죠.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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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아니 저도 게임음악으로 이런 게시물 만들어보려고 틈틈이 새벽에 유튜브의 바다에서 자맥질 중이었는데.... 갑자기 의욕이 뚝 떨어지...
농담이고 잘듣다가 천주 오프닝에서 갑자기 시대의 갭을 느끼고 확 깨네요. 크크 저런 CG가 오프닝에 대놓고 쓰이던 시절이 있...었...지... 실은 저 시기는 새턴진영에 속해있어서 플스 게임들은 나중에나 접하긴 했거든요. 아마 제가 올리면 세가 계열의 음악들이 많이 올라올겁니다. 데이토~나~ 라든지 하는 것들 말이죠.
동료를 찾아서는 2부 비공정 테마입니다. 2부 메인필드 곡은 오르간 사운드로 시작하는 날스 탄광 곡을 베이스로 한 굉장히 음울한 곡이에요. 저 뿐만이 아니라 게임상에서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그 느낌을 다들 좋아하시더라구요. 1부 마지막과 2부 초반이 당시 게임으로서는 충격적일 정도로 굉장히 암울한 상황이었잖아요. 2부 초반 플레이어가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자인 세리스가 마지막 희망까지 잃어버리자 투신자살(당시 저는 시드를 살리는 루트를 몰랐습니다.)하는 연출까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몇 시간 동안의 암울한 전개 끝에 겨우 세쳐를 만나 비공정을 얻고 "드디어 다시 시작이야"라는 전개를 시작하는 곡이니까... 안좋기가 더 힘들죠. 크크크
노부나가의 야망도 할 얘기가 많은 게임인데 혼자 장문 댓글 폭발하는 느낌이라 자제합니다. 그... 천상기 세대거든요. 천상기 권했다가 누구 하나 학업 말아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혁신을 접하고 이번엔 제가 말아먹....
제가 애니와 게임 중에 정체성을 따지면 게임쪽, 그 중에서도 콘솔게이머 성향이 더 강해서 아마 이 쪽은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투 잡 중에 하나가 두 달 후면 끝날(잘릴...) 것 같은데 그 후에 이것저것 올려보려고 합니다. 그 때 자게에서 뵙겠습니다. 선거가 끝나기 전에 올리는게 베스트기는 합니다만...
본의 아니게 도피중님의 의욕을 떨어뜨렸군요 크크크. 플스1 시절 cg오프닝을 보면 당시엔 멋졋겠지만 지금 보면 참 낡았죠. 애니로 제작된 오프닝은 덜한 편인데 3d 실사풍 오프닝은 오랜만에 다시보면 그래픽이 이렇게 구렸나하고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저 낡은 감성이 좋아서 이따금 생각나면 다시 찾아보고 그러네요. 세가 새턴이 기기 브금성능이 좋은지라 bgm만큼은 세가계열게임에 좋은 곡이 많죠. 슈로대만해도 플스랑 동시 발매했지만 새턴 브금이 월등히 압살했으니까요.
동료를 찾아서 비공정테마였군요 하기는 여러번 했는데 플레이 한지 너무 오래되서 그런가 왜이리 헷갈리는지; 암울한전개에서 희망찬 느낌을 주는 노래라 파판 브금 중에선 티나의 테마 다음으로 좋더라고요.
항상 바쁘게 지내시던데 여유가 생기는 건 좋은 일이지만 돈과 관련된 문제니 마냥 느긋하게 쉬시라고 하는 것도 애매하군요. 마음이나마 편안하게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도피중님의 양질의 글을 볼 생각을 하니 설레는군요.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아 진구지 사부로를 깜빡했네요. 게임이나 브금 다 좋아하는 시리즈인데 왜 생각이 안났는지 크크크. 다음에 다뤄보던가 해야겠군요. 연출이나 브금이 정적이라 졸립긴하죠 크크. 팔콤 게임은 플레이해본게 몇 개 없어서 기억에 남는 브금이 별로 없네요. 영웅전설도 어렸을때 했으면 추억의 작품이 됐을텐데 그러질 못해서 아쉽군요. 쯔바이도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용 타고 날아다니는 게임이었던 것 같은데 맞나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