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2/28 20:53:14
Name 우주전쟁
Subject [일반] 집 나간(?) 딸의 건투를 빌며... (수정됨)
오늘 딸아이 기숙사 짐 날라다주고 돌아왔습니다. 집이 제주도라 이틀 전에 올라가서 이것 저것 필요한 거 구입하고 구경도 좀 하고 오늘 오전 학교 기숙사까지 짐 날라다 주고 밥 한끼 먹고 헤어졌습니다. 비행기 타고 다시 돌아온 집은 딸아이의 온기가 없어서인지 조금 더 허한 느낌입니다. 이제 대학 새내기...한껏 꿈과 희망에 부플어 있을 나이...20년 만에 얻는 자유(?)에 딸아이는 신이 났을 지도 모르겠지만 아빠인 저는 조금 감정이 복잡하네요. 저에겐 외동딸이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30여년 전 저 역시 대학 신입생이 되어 고향의 집을 떠났을 때 학교까지 따라왔던 어머니의 심정이 이랬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 저는 제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빨리 내려가시라는 말만 했었습니다. 좀 더 따뜻한 말을 전해 드려도 되었을 것을...앞으로 딸아이는 여러가지를 경험할 것이고 항상 좋은 순간만 있지는 않겠지요. 삶이 녹록치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될겁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현명하게 잘 헤쳐나갈거라 맏어보면서 아이의 건투를 빌어봅니다. 저는 늘 딸의 편이 되어 아비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겠죠. 늘 부족한 아빠였지만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 보다는 내일이 더 좋은 아빠가 될 것을 다짐해보면서 안녕!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그렇게 쳐다보다 돌아서 나왔습니다...

ql2m5kz.jpg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FastVulture
22/02/28 20:56
수정 아이콘
다 알아서 할테니까 걱정마시라는 말이 똑같이 적용될겁니다.
너무 걱정 안하셔도 돼요!
- 이상... 전라도에서 서울로 대학와서 지금은 서울근교 직장 다니는 1인... -
22/02/28 20:58
수정 아이콘
독립된 사람 한 명 길러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 아이가 독립하면 어떨지 상상이 잘 안 되네요.
22/02/28 21:12
수정 아이콘
위대하신 아버지 한분 여기 계시네요 정말정말 고생하셧습니다 물론 아직 조금 길이 더 남기야 했습니다만
아이를 성인이 되도록 무탈히 길러내신것만해도 너무너무너무 위대한 일입니다. 앞으로 좀더 행복하셧으면 좋겠어요
22/02/28 21:17
수정 아이콘
왜 눈물이 날거같죠?.. 나에겐 아주 먼 미래의 일인데..
대박났네
22/02/28 21:35
수정 아이콘
아빠와 저런 힙한? 포즈로 사진을 함께 찍는 따님이라면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을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하다고 하잖아요
더구나 항상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다름아닌 부모님이라면
어려운 일이 닥쳐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거라 믿습니다
어린 친구들이 조금은 덜 고생하면서 조금은 더 삶을 즐기면서 살 수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네요
22/02/28 21:37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방구차야
22/02/28 21:43
수정 아이콘
제딸은 언제커서 독립할지... 지금은 힘들어도 또 독립한다 그러면 시원섭섭할것 같기도하고
다 지내오신걸 보니 부럽습니다~
하우두유두
22/02/28 21:56
수정 아이콘
우리딸도 15년뒤에는 저러겠네요 ㅠㅠㅠㅠ
묵리이장
22/02/28 22:00
수정 아이콘
저도 2년 남았군요.
근데 반에서 거의 꼴등이라 아마 집에서 같이 살 듯?
방구차야
22/02/28 22:57
수정 아이콘
ㅠㅠ 건강이 제일입니다!
넙이아니
22/03/01 06:44
수정 아이콘
지금시대는 공부가 예전보단 확실히 인생에 영향을 덜 끼치는 것 같습니다.
- 공부못할것 같은 초1 딸가진 아빠 -
묵리이장
22/03/01 10:22
수정 아이콘
지 인생이라 이런 저런 가이드와 정보는 많이 줬는데 애가 안하길래 놔두고 있습니다.
천국의날개
22/03/01 11:04
수정 아이콘
완전 저랑 똑같네요. 하루종일 게임에 웹툰만....
그럼에도 매일 자긴 불행하다고 우울해하는 딸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살려야한다
22/02/28 22:21
수정 아이콘
난 결혼도 안했는데 왜 눈물이 나죠 ㅠㅠ
이명준
22/02/28 22:58
수정 아이콘
따님이 떠난 건 집일뿐
아빠의 마음엔 언제나 견고한 둥지를 틀고 있죠.
제 딸도 그렇답니다
22/02/28 23:23
수정 아이콘
우리딸도 6년 후면 저렇게 되려나요? 는 아니고 서울이 집이라서 결혼 전에는 저렇게 안 되겠네요. 휴 다행이네.
22/02/28 23:27
수정 아이콘
제주도면 짐 무거운 것들은 어떻게 보내나요? 비행기에 다 못 보낼 것 같은데
우주전쟁
22/02/28 23:35
수정 아이콘
일부는 먼저 택배로 보냈습니다...
성야무인
22/02/28 23:32
수정 아이콘
저는 집나간 것도 아니고 등록하자마자

재수한다고 해서.. -_-!!
1절만해야지
22/02/28 23:55
수정 아이콘
ㅠㅠ
감전주의
22/03/01 01:05
수정 아이콘
아.. 남 일 같지 않네요
딸가진 모든 아빠들의 고민이자 걱정은 다 같으리라 생각됩니다.
집으로돌아가야해
22/03/01 05:37
수정 아이콘
평소에 올리시는 글들을 봤을때는 잘 몰랐는데 장성한 딸을 외지로 보내실 정도로 연배가 있으신 분이셨네요;
딸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마음 한켠이 찡해집니다. 저도 부모님께 더 잘 해드려야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해 봅니다.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보편적인노래
22/03/01 07:05
수정 아이콘
저도 제주도 살다가 대학교 진학으로 올라온지 이제 16년차네요. 입학 당시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아, 부모님께서는 당신들은 입학식 안갈테니 왕복 비행기값이라도 자리잡는데 보태라셨지요.

저 역시도 괜히 부담주기 싫어서 혼자 알아서 잘 하마, 걱정마시라 하곤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두 분께서는 얼마나 걱정되셨고 또 얼마나 같이 서울을 둘러보고 싶으셨을까요.


스스로 제 글을 소개하기는 부끄러우나, 제 기준으로는 딱 따님의 상경 이후부터 일들을 끄적여봤던 글입니다. 따님께서도 결혼(!)하실 즈음엔 비슷한 이야기보따리를 하나 가지게 되겠지요.

https://pgrer.net/freedom/80881

따님의 건강과 건투를 빕니다!
우주전쟁
22/03/01 08:2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제 딸도 비슷한 길을 걷겠네요...
달마야놀자
22/03/01 09: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송도캠퍼스 아닌가요 크크크 송도캠은 제 인생 최고의 1년이었습니다. 그걸 못잊어서 고학번이 되고서도 다시 돌아가는 친구들이 있어요. 아마 따님도 인생의 최전성기를 보낼거니 너무 걱정안하셔도 될듯합니다.
우주전쟁
22/03/01 09:56
수정 아이콘
주위에 대학상권이라는 게 없어 보이더군요....정문에서 좀 나가니까 트리플 스트리트라는 곳이 있기는 하던데...흐흐...
달마야놀자
22/03/01 11:38
수정 아이콘
저때는 정말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는데 해경 주위까지 걸어서 가거나 기숙사에 몰래 술 반입해서 먹거나 주변 마트에서 양주 왕창 사다가 주차장이나 도서관 지하에서 술먹었는데... 복학후 다시 갔을때는 많이 발전해서 놀기 좋을겁니다. 1학년 OT나 새터때 아마 학생회차원에서 주변 맛집+술집 리스트 쫙 뿌릴거라 대학상권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고요. 트리플 스트리트는 밥먹으러 가긴 멀고 생각보다 비싸서 다들 기숙사에서 배달음식 시켜먹었죠 크크크.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놀아서 과외 두탕 뛰고 집에서 용돈까지 받아먹고도 월말에는 항상 거지로 살던 시절이었었죠. 얼마되지 않았지만 너무 그립네요.
피해망상
22/03/01 12:09
수정 아이콘
1년있는 친구들이 그리 부럽더라고요. 저때는 1학기만 있어서ㅜㅜ
꿈트리
22/03/01 09:55
수정 아이콘
요즘은 일주일에 이틀 정도면 대면강의하고 삼일은 비대면 강의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도 좋은 경험 많이하고 즐겁게 생활하길 기원합니다.
이러다가는다죽어
22/03/01 12:08
수정 아이콘
따님이 엄청힙하시네요
보기좋습니다 ㅠㅠ
트루할러데이
22/03/01 12:53
수정 아이콘
좋아보아네요. 축하드립니다 :)
이제 와이프랑 둘이서 마음껏 알콩달콩 하시는겁니다 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165 [일반] (스포주의) 더 배트맨 감상 후기 [39] 4월9718 22/03/01 9718 0
95164 [일반] 넥슨 창업주 김정주 별세. 향년 54세 [61] 소믈리에19618 22/03/01 19618 8
95163 [일반] [책이야기] 파란하늘 빨간지구 [3] 라울리스타6821 22/03/01 6821 9
95162 [일반] 중국의 코로나 19 방역은 지속가능한가? [26] 여왕의심복16131 22/03/01 16131 108
95161 [일반] 오미크론 투병기 [27] 유료도로당12085 22/03/01 12085 26
95160 [일반] 아이들 코로나 19 백신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최신 정보 [104] 여왕의심복18830 22/03/01 18830 73
95159 [일반] AC/DC와 Led Zeppelin을 좋아하시나요?? [19] 인민 프로듀서6402 22/03/01 6402 4
95158 [일반] [뻘글/똥글] 이방원은 왜 외척을 그토록 작살냈을까? [24] TAEYEON9623 22/03/01 9623 6
95157 [일반] <더 배트맨> 후기 (최대한 노스포) [47] aDayInTheLife10106 22/03/01 10106 5
95156 [일반] 제 아버지가 오늘 췌장암 진단 받으셨어요. [41] 쏘군11571 22/02/28 11571 74
95155 [일반]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진공폭탄(열압력탄)사용 [127] 소서리스19862 22/02/28 19862 3
95154 [일반] 비전문가의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향후 추이 예상 [76] 이치죠 호타루18248 22/02/28 18248 71
95153 [일반] 집 나간(?) 딸의 건투를 빌며... [31] 우주전쟁9643 22/02/28 9643 64
95152 [일반] [중드추천]허순순적다화운&지시결혼적관계 (스포 최소화) [2] 마음속의빛5154 22/02/28 5154 0
95151 [일반] 첫 직장에 대한 이야기 [6] ItTakesTwo7801 22/02/28 7801 6
95150 [일반] 시원하게 발싸하면 돈이 복사가 된다고? 종마 이야기 [24] 류지나10663 22/02/28 10663 11
95149 [일반] [속보]우크라이나 사령관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군 후퇴" [90] 소서리스20196 22/02/28 20196 16
95148 [일반] MC몽 때문에 연중되었다가 연재 재개되서 훌륭하게 완결난 작품 추천 [13] 닉언급금지10789 22/02/28 10789 0
95147 [일반] 혐오사회의 그레이트 게임 [94] meson15605 22/02/28 15605 21
95146 [일반] S20에서 S22로 갈아탄 후기 -2부 (데이타 40메가 주의) [8] Lord Be Goja11332 22/02/28 11332 7
95143 [일반] [테크 히스토리] 전두환이 만든 K-전기밥솥?! / 전기밥솥의 역사 [42] Fig.1104048 22/02/28 104048 30
95140 [일반]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깜짝 협연 (Feat. 러시아) [16] 1절만해야지8241 22/02/28 8241 3
95138 [일반] 완결날 리 없지만 구하기도 힘들겠지만 추천 안하기에는 아까운 웹소설 둘 [22] 닉언급금지11435 22/02/28 11435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