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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8 22:10
뭐 애초에 근본적인 영역은 손자병법같은거에서조차 안벗어나니까요...(전쟁은 하는게 아니다 할려면 빨리 끝내야한다 왜냐 돈 먹는 하마니까...이건 벗어난적이 없...)전쟁이라는 기본 메커니즘은 바뀐적이 없다 봐야죠...그 수단이 점점 고도화되었을뿐...
22/02/28 22:13
그렇죠. 본문에는 적지 않았는데 단기간에 전쟁을 끝낼 최고의 무기는 대량살상무기입니다. 문제는 그걸 쓰면 이제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22/02/28 22:31
좋은 기회라... 냉정하게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글쎄요... 다른 걸 다 차치하고서라도 남의 나라에서 남의 국민들이 억울하게 흘린 피와 목숨을 바탕으로 한 이득은, 저는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네요...
22/03/01 01:26
전쟁을 무슨 게임처럼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얼마전 돈룩업 영화 생각이 나네요. 다죽는 상황이 왔는데도 계산기 두들기던 사람들이 거기도 있더라구요.
22/02/28 22:30
쉽사리 떠오르지 않네요. 러시아가 애초에 군대를 진입시킨 건 우크라이나를 모조리 먹어버리겠다는 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즉 협상테이블에 우크라이나가 앉아 있는 상황 자체가 러시아에게 있어서는 패배나 다름없는 상황인 거죠. 애초에 지도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워버리기 위한 전쟁에서 둘 다 만족하고 끝낼 수 있는 조건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거 아닐까... 그리 봅니다. Status quo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푸틴에게는 심각한 타격이고, 우크라이나는 한 치의 땅도 양보할 리가 없죠.
22/02/28 22:36
그러게 말입니다. 근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시간이 자기편인데 국토를 내어줄리가 없잖아요.
시간만 끌면 러시아가 더 손해보는건데.. 우리나라에 일본인들 좀 경상도에 모여산다고 일본이 쳐들어와서 경상도 내놓으라고 하면 줄 리가... 그래도 정 안되겠다 싶으면 동쪽 조금 떼면서 친러 세력들을 다 그 쪽으로 몰아버리는 방법?? 미국이나 서방에서 중재하면 답이 좀 나올까요?
22/02/28 22:43
푸틴은 최소한 드네프르 강 동안을 모조리 접수하는 정도, 하다못해 아주 최소한으로 따져도 크림 반도와 노보러시아의 러시아 병합을 원하고 있을 겁니다. 물론 이 정도 자체가 이미 푸틴에게 손해죠. 애초에 중재가 가능한 사안일지... 미국이나 서방에서 중재한다고 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22/02/28 22:29
오늘의 우크라이나 - 러시아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군 전군 철수를 요구했다고 하네요. 돈바스야 그렇다 쳐도 러시아가 가져간지 얼마 안되었던 크림반도까지 요구한걸로 봐서는 우크라이나 측은 전황이 나쁘지 않으며 앞으로도 싸울 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거같습니다. 근데 배팅 조건이 너무 센거같긴 하네요..
22/02/28 22:31
뭐 우크라이나가 한 1 내고 러시아가 5 내면 한 3쯤에서 합의하는 그런느낌이면 모르겠는데 이건
느낌상 우크라이나가 첨부터 10 지른듯한 느낌이네요
22/02/28 22:38
히틀러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은 미친놈이었듯이, 푸틴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심지어 하던 짓도 똑같죠. 크림 반도 병합은 주데텐란트 병합에 대응되고, 지금 상황은 녹색 상황(Fall Grun)이 벌어진 상황일 뿐...
22/02/28 22:38
전쟁 발발 이전과 이후의 가장 큰 변화는 유럽, 그러니까 나토에서 우크라이나를 (들인 노력에 비해) 지킬 가치가 없는 땅으로 보던 시각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불과 10년도 되기 전까지 친러정권이 서 있던 땅, 그 이전에는 보다 확고한 친러성향의 국가. 최근들어 친 서방 정권이 세워졌다고 하지만 이것이 민주주의 성향이 아니라 네오나치 같은 성향일 가능성 등... 나토가 그냥 '참피여서' 우크라이나를 방치했다고 보기에는 힘든 요소가 많았거든요. 수많은 물자와 인명을 들여서 우크라이나를 지켜내더라도 우크라이나 내부의 민심이 친러로 향하는 순간 그 수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도로 친러국가로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같은 악몽을 안 꿀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푸틴 스스로가 자행한 침공이 그 모든 우려를 불식시켜버렸죠. 저 세계 최강의 강대국조차 빤스런하게 만들었던 아프가니스탄 지도자와 비교해도 더 나은지 못한지 판별이 불가능했던 코미디언 출신의 아마추어 대통령은 스스로 국가를 등에 진 진정한 지도자임을 입증했고, 푸틴의 연 이은 자충수로 인해 임계점에 달해가던 우크라이나 인들의 (심지어 친 러시아 성향 주민들에게조차) 반러감정은 이번 전쟁을 통해 마침내 선을 넘어버렸으니까요. 이제 나토에게 있어 우크라이나는 섣부르게 받아들였다가 내부의 적이 되어버릴 나라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돈과 물자를 퍼부어주는 만큼 기존 EU국가를 대신하여 피를 흘려가며 러시아와 대항해 갈 든든한 동맹 후보로서 거듭나버렸지요. 아마 이제부터 서방,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퍼줄 지원은 갈수록 늘어나게 될 겁니다. 좀 더 좋은 무기, 좀 더 많은 물자가 키이우를 향할 테고 수 많은 친절한 서방 청장년들이 총을 들고, 혹은 군사고문단이 되어 우크라이나인들을 훈련시킬테죠. 물론 그렇다고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이 순식간에 급증할 리 없으니 이 전쟁기간 동안 러시아의 총체적 우세는 변함이 없을 겁니다. 키이우는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동부는 끝내 무너질 가능성이 높고, 요행히 버텨내더라도 수많은 피가 흐르는 비극적인 땅이 될 겁니다. 이 모든 비극이 지도자 하나의 오판에 의해 벌어진 것임을,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상당수조차 얼마 전까지 그 지도자를 카리스마의 상징 따위로 여기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치기도 합니다. 과연 이런 우리가 40년대에 히틀러를 바라보며 환상을 가지던 그 때 그 사람들을 비웃을 자격이 있는지 말이죠.
22/02/28 22:41
슬슬 푸틴의 눈이 돌아가는 시점인 거죠. 전술핵 투하가 빈말이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에 제발 전쟁만은, 일어난 전쟁은 어쩔 수 없다쳐도 확전만은 되어서는 안 되는데...
22/02/28 22:41
아주 자세한 분석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푸틴이 우크라이나 민관군의 저항 의지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 우크라이나인들의 결연한 저항 의지가 러시아의 진격이 정체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본문엔 언급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결정적인 이점 중 하나는 위치입니다.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가 지금까지 싸웠던 상대들은 (조지아, 체첸 등등...) 사실상 타국의 제대로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서부와 남부에서 다른 유럽 국가들과 연결되어 있고, 지금까지 러시아가 상대헀던 어느 나라보다 우월한 군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과 나토가 지속적으로 제공할 정보자산까지 고려하면 이 부분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전쟁수행능력에 더더욱 힘을 실어주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그에 비해 러시아의 장기적 전쟁수행능력의 약점 중 하나로, 러시아는 전쟁 중, 그리고 전쟁 이후에도 아주 심각한 경제적 소모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인플레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거기에 무리하게 전쟁을 일으킴으로서 소모되는 막대한 전비와 대대적인 경제 제재까지 더해져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아주 심각한 경제 침체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부분에서 과연 푸틴이 어디까지 러시아 인민의 불만을 억누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 미친 독재자의 야욕에 의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수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 그리고 억지 전쟁에 끌려와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는 러시아 젊은이들에게 애도와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22/02/28 22:45
제가 놓친 점을 잘 설명해 주셨네요. 말씀하신 대로 우크라이나 서쪽에 인접한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모두 NATO 가입국인지라, 이쪽에서 보급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는 것도 상당히 큰 이점입니다. 몰도바 및 트란스니스트리아 방면에 러시아군이 다수 병력을 사전에 대기시켰으면 모르겠으되, 전쟁 발발 이후로도 움직임이 없는 거 봐서는 그랬을 가능성은 낮구요.
22/02/28 22:55
이것이 러시아 민주화로 가는 통과의례여야 타국에서 영문도 모른 채로 상부의 명령에 의해서 죽어간 수많은 러시아 젊은이들의 피가 그나마 헛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의 러시아 민주화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수순이지만서도요.
22/02/28 23:05
이성적으로는 핵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게...과연 핵을 사용함으로써 얻을수 있는 효과가 핵을 사용함으로써 지불해야 할 댓가에 비해 큰가에 대해 상당히 의문스럽기 때문입니다. 핵쓸바엔 그냥 윗글에 나온 항공폭탄 수십개 때려박는게 낫죠. 하지만 아모른직다인건 역시 푸틴이 눈돌아간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22/02/28 23:09
은하영웅전설의 양 웬리가 이렇게 이야기했죠. 전쟁의 90%는 후대의 사람들이 보았을 때 어이없는 이유로 발생했고, 나머지 10%는 당대의 사람들이 보아도 어이없는 이유로 발생했다고.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또한 이 말은 전쟁 지도자들의 어처구니없는 결정은 언제든 어느 시점에서든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말이기도 하죠. 게다가 전쟁은 필연적으로 이성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푸틴이 이성을 잃고 막 나가는 것도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죠.
22/02/28 23:10
그런 상황을 상정하지 않고서야 키예프를 노리는 북쪽 주공의 움직임이 저렇게 허술하고 단순할 리가 없습니다. 푸틴이 아예 세바스토폴 일대의 점령을 공고히 하고자 남쪽을 주공으로 삼았다면 또 모를까... 쓴웃음나오는 이야기지만 전쟁광 독재자는 뭔가 통하는 게 있긴 한가 보네요.
22/02/28 23:12
젤렌스키의 키예프 결사항전 선언이 여러모로 큰 분기점인건 확실해 보입니다. 젤렌스키가 키예프를 빠져나갔다면 딱 러시아 시나리오긴 하죠.
22/02/28 23:12
우려했던 대로 0 아니면 1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오래 버텨야 할 텐데, 그것조차도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인지라... 상황이 점점 암울해지네요.
22/02/28 23:32
하르키우가 점령 수복 반복 얘기를 듣고 그래도 꽤나 장기적으로 버티겠다 했는데, 저기가 뚫리면 방어선이랄만한 게 없군요. 대신 수송로 또한 없고.
제 비루한 생각으론 라스푸티차까지만 하르키우가 버텨주면 완전 장기적으로 끌 것 같은데, 이게 언제쯤 오나요? 대충 찾아본 바로는 시작이 일단 대충 봄이고,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바운더리가 넓던데 정확히 언제쯤일지에 따라 갈릴 것 같거든요. 사나흘 내로 슬슬 시작된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 기간이 한 달 쯤 되면 그래도 그 전에 어떻게든 큰 타격이 가지 않을까 싶네요.
22/02/28 23:35
이미 라스푸티차는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금이 딱 동토가 녹기 시작할 때라서... 보통 시간상 봄철은 싹 날아간다 보시면 됩니다.
22/02/28 23:56
피를 안 흘리려면 그것도 방법이긴 한데 그렇게 되면 세계가 막나가는 독재자들에게 휘둘리는 꼴이고, 그걸 UN이나 NATO나 어떻게 막을 방법 따위는 없다고 인정하는 꼴인지라 그런 출구전략이 가능할지, 설령 가능하다 한들 전세계인들이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출구전략을 만들어준다고 쳐도 향후에 러시아가 더더욱 강짜를 부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죠. 다른 것도 아니고 뮌헨 협정이 딱 그랬습니다. 히틀러의 공갈에 체임벌린은 우리 시대의 평화를 외쳤지만, 그렇게 체코슬로바키아를 멋대로 잘라가면서 유럽이 벌어들인 시간은 고작 6개월뿐이었죠. 게다가 그 사태 역시 히틀러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이라는 군사행동에 대한 탈출구를 무솔리니와 체임벌린이 만들어준 것이었고...
22/03/01 00:21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전면전을 하는 순간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무너질거라고 판단했을겁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당시 러시아는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크림반도에 무혈입성했습니다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내에 있는 친러 세력의 협조+공포에 질린 우크라이나 저항세력의 이탈을 상정하며 최대한 빠르게 키에프를 점령하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실제로 푸틴은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군의 쿠테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날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국경에서 1달 이상 훈련을 빙자하여 무력시위를 펼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죠 그러나 현실은 이와 완전히 정반대였고 최대한 빠르게 키에프를 점령하기 위해 무리하게 기동을 펼치던 부대들이 축차투입되는 모양새가 되어 패퇴하는 결과가 되었네요
22/03/01 00:23
기계화 제파전술이 실패할 경우, 그리고 적의 수도를 조기에 함락시키지 못할 경우 어떻게 전쟁이 장기화되는지를 잘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If가 나오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답이 되겠죠. 첫번째는 체코슬로바키아가 끝까지 저항했다면, 그리고 두번째는 구데리안이 그대로 키예프 놔두고 모스크바로 진격했다면.
22/03/01 01:12
현재 국경지역에 투입된 육군 병력만 20만이고 그마저도 해공군은 포함시키지 않은 수치죠 거기에 +@로 도네츠크 공화국군, 루간스크 공화국군 게다가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예비군 소집중이라니 병력 증원 여지는 아직도 더 남아있는듯
22/03/01 01:32
뭘 바라고 어쩌려고 이 전쟁을 시작했는지 저로선 참 의아한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유크레인을 병합한다 - 4천만이상의, 이미 상당부분 반러로 돌아서 있었고, 침략을 당해 더욱 분개할 사람들을 통제하는게 가능할리가 없다 괴뢰국을 세운다 - 괴뢰정권을 유지하려면 침공군의 대부분, 어쩌면 침공군보다 많은 로시아군을 주둔시켜야 할 지도 모른다. 나지불라를 잊었는가 특정구역, 이를테면 드니프로강 동안으로 점령지를 확대한다 - 돈바스의 자원이나 동부옥토의 식량이 많다한들,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경제적 궁지에 몰릴텐데 그걸 감당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렇기에 저로선 전쟁이 나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어떤 목표를 상정하더라도, 현재의 로시아국력이나, 로시아가 처한 정치경제적 상황, 사용가능한 명분 상 달성할 수 있는게 없는지라. 계산이 나오질 않아요. 많이 돌아다닌건 아닙니다만, 아직도 이 전쟁에서 푸틴이 도대체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뭘 어쩌려고 했는지는 저뿐 아니라, 그 누구도 유의미한 추정을 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히틀러야 뭘 모르는 선동가 출신이었다 치더라도, KGB의 정예요원이었던 사람이 이렇게나 허술하게 일을 시작했다니 그 또한 믿을수가 없네요. 그럴리야 없겠지만 넷 일각에서 나오는 치매설이 진짜라면야 이해가 가기라도 할테지만,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물며, 상기의 세 경우의 이야기는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건 기본으로 깔고 가는건데, 군사적으로도 압도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더더욱 말할것도 없네요.
22/03/01 03:31
전쟁은 안된다는 교훈도 80년이면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던게 아닌가 싶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러시아 경제적 문제로 절대 장기전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일단 예상만 해 봅니다.
22/03/01 10:21
푸틴이고 시진핑이고 독재할 수 있는 건 국내 지지율이 엄청 높은 덕이고, 그 비결은 이전 시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경제력이 떡상했고 국제적 지위도 올라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다시 경제가 하향세였고 이름값에 비해 경제규모는 우리나라보다 떨어지고 에너지 비중이 너무 커서, 애초에 종이호랑이였습니다. 세계 10위권따리 경제력으로 서방을 상대로 까부는 거 자체가 그냥 동네 양아치가 사람들이 슬슬 피하니까 지가 젤 쎈 줄 알고 이놈저놈 건드리다 부잣집 애 친구 팬 거랑 비슷합니다. 엄마가 싸우지 말래서 가만히 있는 거지, 부잣집 부모가 빡치면 동네 양아치 따위 경찰서 가는 거죠.
서방이 러시아를 냅뒀던 거는 러시아 가스가 싸고, 계속 써왔으니 인프라가 그쪽 위주로 되어 있어서 그런 거지 애초에 노르웨이가 러시아급 산유국이고 미국 캐나다가 버티고 있는데 기름 날 데가 없겠습니까. 인플레가 정치적 결단을 막는 이유는 지지율 때문인데 지금처럼 반러 기조가 확산되면 얼마든지 러시아 에너지까지 조져버릴 수 있구요. 그럼 망하는 건 러시아지, 유럽이 아니거든요. 러시아는 애초에 경제적 기반이 부실한 나라고, 중국과 가장 큰 다른 점은 이미 자기들 손으로 차르를 벌집으로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는 겁니다.
22/03/01 14:55
맨 위의 내용처럼 대리전 형식으로 국지전을 했으면 민심을 지치게 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받는 내부 지지를 점점 다운시키는 가능성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었는데
전면적으로 침공하면 오히려 우크라이나는 단결해버리죠. 세계 민심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요. 당나라가 크게 당한 이후로는 마지막 일격의 기회가 오기 전에 고구려를 상대로 전면전을 자제한 이유가 있습니다. 푸틴의 노욕이 잘못하면 러시아의 안보를 더 위협할 지도?
22/03/01 15:32
https://m.dcinside.com/board/war/2324319?recommend=1
CNA 러시아군 전문가 마이클 코프만의 분석인데, 개전 초 며칠간 러시아군이 보여준 단기간에 최소한의 전투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전략은 실패했고, 따라서 이제부터는 전략을 수정하여 체첸에서 보여준것처럼 무자비한 파괴와 살상을 동반한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보네요. 최근 러시아군의 공세가 둔화된 것은 외부에 많이 알려진 보급 문제도 있지만 전략 수정을 위한 부대 재편성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22/03/02 09:25
극단적으로 말하면 이건 일단 먹고 보자는 거고 푸틴이 택할 수 있는 외길수순이긴 한데... 글쎄요 체첸과 우크라이나는 사이즈부터가 달라서 설령 먹어도 유지가 될지 의문이네요.
22/03/01 17:39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치든 전쟁이든 결국 지형에 묶여있고.. 수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결국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군요...
마지막 말씀이 정말 아도르노의 말이 생각나는 하나의 절규네요 흐으윽... 도대체 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가? 무슨 심심풀이로 헤헤 재미있다하면서 그냥 생각도 없이 뜯어먹던 것인가? 도대체 과거의 교훈도 배우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같은 전쟁을 반복할 것이라면 도대체 인류의 어떤 것에서 위안을 가져가야겠는가!? 이래놓고 인간이라고... 인간이 뭐 잘났다고... 앞으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유럽에서의 전쟁은 분명히 다른 곳에서의 전쟁과는 다르긴 합니다. 안 좋은 쪽으로요.
22/03/01 18:46
지금까지만 놓고 본다면
1. 러시아의 전략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수뇌부 제거(체포가 됐건 해외도피가 됐건)를 통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 내지는 전부의 병합이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빠르게 종심이 짧은 벨라루스로부터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군의 종심을 와해하고 빠른 속도로 우크라이나 군만을 상대하며 키예프를 점령하는 제한전에 가까운 군사적 계획을 수립하였다. 2. 하지만 생각보다 러시아의 군사적 역량이 고평가되어있었고 공세 한계에 일찍 도달하였다 3. 그리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외도피는 커녕 국내도피조차 고려하지 않으며 최전선인 키예프에서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통수권자로서의 더할나위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4. 또한 명분 없는 침공이기에 우크라이나 내의 여론은 반러감정이 지배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저항은 러시아의 예상보다 심각함 애초에 정규군을 가지고 침공한 것에서부터 출구전략은 고려하지 않았을 거고 승리만이 유일한 출구전략이었을거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이미 빠르게 키예프를 점령한다는 첫 번째 전제부터 어그러져 이미 피로스의 승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물론 전쟁이 길어진다면야 당연히 러시아가 승리하겠지만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러시아가 승리하는 꼴을 나토와 미국이 가만 보고 있을리 없으므로 서방진영의 군사적 개입의 가능성 또한 점점 높아져 푸틴이 감당하지 못할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침공이 푸틴의 정치적인 자원을 올인한 판이다 보니 침공을 멈추고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본인의 실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고 푸틴이 선택할 수 있는 출구전략은 1분 1초라도 빠르게 승리를 획득하는 것만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우크라이나 군만을 상대하는 제한적인 작전만으로는 시민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전쟁이 장기화될테니 민간인 피해를 고려하지 않는 대규모 포격을 동원한 본격적인 병탄 시도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만 우크라이나 수뇌부가 있는 키예프를 점령하지 못하면 전략목표는 달성하지 못할 것이고 키예프를 점령하려고 한다면 스탈린그라드의 몇배에 달하는 대참사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ABC 무기의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물론 실제로 실행한다면 이때야 말로 푸틴의 정치적인 자살이 되겠죠. 경제 제재, 외교적 압력, 군사적 개입, 합병 후의 격렬한 저항운동 등 긍정적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거의 없습니다. 이미 푸틴이 절반쯤은 패배한 전쟁이라고 봅니다. 전쟁을 빨리 끝내야만 승리한 전쟁이 되는데 빨리 끝내기 위한 수단들은 전부 푸틴에게 돌아올 화살이 될테니까요.
22/03/02 09:21
그... 오래 전 굽시니스트의 본격 2차 세계대전 만화 2권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쿠르스크에서 실패했을 때 적을 따는 데 실패했으면 이쪽이 따일 차례다. 그 짝날 것 같네요.
22/03/02 09:52
1주일 내에 크이우(키에프) 점령이 실패한 이상 푸틴한테 성공이라고 할만한 길은 거의 남지 않아 보입니다.
- ABC를 사용하지 않는다 : 이미 결집될대로 결집된 우크라이나의 저항+경제봉쇄+진창이 되어버리는 봄철의 지형 - ABC를 사용한다 : 미국+나토의 직접 군사개입 빌미가 될 수 있음 -> 러시아vs세계 모양의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 up 프로파간다를 선점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에, 사실상 '수도만 먹고 협상으로 이득을 취하고 빠진다'는 선택지가 사라져서 당장의 전쟁을 이긴다 하더라도 푸틴은 오래 버티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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