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10/19 15:51:49
Name 향기나는사람
Subject [일반] 우울증 극복 후기
안녕하세요.평범한 30대 중반 직장인입니다.
우울증 증상이 최초에 발현된 건 작년초 정도였던거 같아요.
원인을 지금에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원래 게임에 미쳐살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흥미를 잃고
휴일에 할게 없어지니까 우울증이 찾아 왔던거 같아요.
술로 처음에는 뭐같은 기분을 달랬었는데, 술 마시니까 감정이 주체가 안되서 전여친들한테 진상 연락도 많이하고..
혼자 집에 틀어박혀서 많이 울기도 하고..
극도로 심할때는 자살까지 생각했던거 같아요.
예전에는 신중하게 했었던 연애도 그 기간동안은 닥치는대로 다 했던거 같아요.
근데 항상 끝에는 공허함만 남더라구요.
가벼운 연애를 하고 난 다음, 상대엔 대한 미안함과 공허함이 합쳐져서 결국에는 저를 더 우울하게 만들고.. 이런 생활의 반복..
그러다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운동에 꽂혀서 그날 바로 헬스장가서 등록하고
하루에 두시간씩 정말 토할때까지 운동을 시작했어요.
멋진 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뭔가에 열중할 게 필요했는데 그게 운동이었던거 같아요.
그렇게 몇달을 지내다보니 술도 자연스럽게 끊게 되었고
우울감이 심할때는 직장 사람들과 얘기조차 하는게 싫었는데
이제는 편하게 스몰토크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네요.
요즘도 가끔씩 x같은 기분이 찾아오곤 하는데요. 그럴때는 서울에 한 동네를 정해서 정처없이 걷습니다. 걷고 또 걸으면 몸이 힘드니까 머릿속에 잡념들이 사라지더라구요.
아직 뭐 완전히 극복한건 아니지만 관리가 가능한 수준까지는 온 거 같아요.
저와 비슷하거나 더 심한 분들도 많으실텐데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별거 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쩜삼이
22/10/19 16:00
수정 아이콘
운동이 좋다고는 하더라구요.

근데 몸이 안 받아주니 실행하긴 귀찮고 점점 더 늪으로 가라앉는 느낌이긴 합니다. 쩝...
귀여운호랑이
22/10/19 16:01
수정 아이콘
글쓴 분 경우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우울증이라고 자각하면 다른 거 말고 바로 병원 가서 진단 받고 약을 드셔야합니다.
운동, 명상 이런 걸로 스스로 이겨내겠다 생각하지 마시고 병원 가세요.
덴드로븀
22/10/19 16:15
수정 아이콘
병원 이야기가 안보이네요...?

혹시라도 아직까지 한번도 정신과에 안가보신거면 지금이라도 당장 가까운 정신과 찾아서 전화로 예약하고 상담&진료 받으러 가세요.

우울증은 운동으로 극복하는게 아니라 전문의의 판단에 의한 처방&상담으로 치료해야하는 질병입니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합니다]
22/10/19 16:23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있어요. 우울증은 빨리 나가서 일하라는 생존 신호라는 말도 있던데 예전에 살기 팍팍하고 자기 밥은 스스로 농사짓거나 사냥해서 먹어야 했던 시절에는 우울증이라는게 없지 않았을까요? 현대인의 병인것 같은데 글쓴분처럼 반현대적인 달리기, 운동으로 극복하는것도 나쁘지 않아보여서요.
쩜삼이
22/10/19 16:26
수정 아이콘
병원에서도 운동 권유 많이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안군-
22/10/19 16:26
수정 아이콘
운동도 좋고, 뭐가 됐든 반복적인 일에 몰두하는게 분명히 도움이 되긴 합니다.
근데, 그게 진짜 우울증인지는 조금 의심해보는게 필요해요. 저도 분명히 우울증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불안증 + 공황증이었더라고요.
22/10/19 16:46
수정 아이콘
만능 병원론이 많아보이긴 하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약도 결국엔 증상을 줄여주는 것이지 병을 해결해주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증량했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것도 경험했고요.
고통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잘자고 잘먹고 밖에 나가 운동하는 게 진리라고 봅니다.
-안군-
22/10/19 16:49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저는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고 있긴 합니다만, 이건 진통제 역할이지, 결국 마음가짐이 바뀌던지 환경이 바뀌던지 해야 근본적으로 치료가 되는거죠.
22/10/19 17:07
수정 아이콘
햇빛 쬐는 시간도 늘려보시면 좋습니다!
햇빛멍 최고
페스티
22/10/19 17:20
수정 아이콘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이 최고의 특효약이라고 하죠. 병원가서 상담받고 약먹는다고 낫는게 아니라 응급조치인 것이고...
22/10/19 18:54
수정 아이콘
글 잘 읽고 갑니다. 힘내세요~
이경규
22/10/19 22:13
수정 아이콘
잘 컨트롤하고 계신거같은데 뭐 무작정 병원 가라고 합니까
전 자전거 타는게 좋던데 추워서 못타겠더라구요 빨리 봄이 왔으면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942 [정치] [속보] 레고랜드 여파→정부 "시장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50조원+α 규모로 확대" [323] 피를마시는새28443 22/10/23 28443 0
96941 [일반]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2010) 스포 감상 [11] 그때가언제라도8666 22/10/23 8666 4
96940 [일반] [팝송] 토베 스튀르케 새 앨범 "HARD" 김치찌개6805 22/10/23 6805 0
96939 [일반] 블랙아담 생각보다 재밌게 보고 온 후기(스포있음 두서없음) [20] 승승장구9535 22/10/22 9535 0
96938 [정치] "트러스 몰락, 우파 이념 매몰돼 영국인 실험쥐 삼은 때문" [36] 기찻길17453 22/10/22 17453 0
96937 [정치] 김진태의 똥.. 둔촌주공을 비롯한 시장으로 퍼지는 중 [302] Leeka31731 22/10/22 31731 0
96936 [정치] 유동규 "내 죗값만 받겠다. 이재명이 명령한 죗값은 그가 받아야" [222] 스토리북25062 22/10/22 25062 0
96935 [일반] 여하튼 내년에 집값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다행입니다. [190] kien.24724 22/10/22 24724 8
96932 [일반] 오늘 부산입니다. 그냥 잡담 한번 합니다. [17] 총사령관11769 22/10/21 11769 21
96931 [정치] 김건희 투자자의 수익률 [227] kurt24544 22/10/21 24544 0
96930 [일반] 왜 핸드폰은 계속 무거워 지는가(개뻘글) [62] 능숙한문제해결사14051 22/10/21 14051 4
96929 [일반] 어서오세요 , 마계인천에 . (인천여행 - 인트로) [115] 아스라이11966 22/10/21 11966 31
96928 [일반] 인텔 13세대 국내가격 공개. 4090ti는 4090 대비 13% 빠름 [43] SAS Tony Parker 14174 22/10/21 14174 1
96927 [일반]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56] 김은동15175 22/10/21 15175 150
96925 [일반] '화장을 고치고'라는 노래를 아시나요? [30] 윤슬15304 22/10/20 15304 1
96924 [정치]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 [148] larrabee26249 22/10/20 26249 0
96923 [정치] 속보 영국 트러스 총리 취임한지 45일 최단기로 사퇴 [56] 기찻길17589 22/10/20 17589 0
96922 [정치] 자민당 국회의원 수십명 통일교과 정책협정 [35] 기찻길13891 22/10/20 13891 0
96921 [일반] 전세계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고 있네요 [61] 능숙한문제해결사18830 22/10/20 18830 6
96920 [일반] 다시 다가온 COVID-19 재유행과 출구 전략 [54] 여왕의심복13892 22/10/20 13892 105
96919 [일반] SK 데이터센터, 4시간前 ‘위험 경고’에도 배터리 화재 못막아 [57] Leeka16649 22/10/20 16649 7
96918 [정치] 영국 트러스 총리 "나는 싸우는 사람…그만두지 않는다" [35] 기찻길18305 22/10/20 18305 0
96917 [정치] 윤 대통령 "종북 주사파는 협치 대상 아니다"…야당 반발 [414] 라스32350 22/10/20 3235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