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재미있는 성경이야기. 오늘도 시작해보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입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말이 안 될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성경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동감을 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지난 시간에는 외로운 사사 삼손의 행적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삼손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구원자의 운명을 타고 태어났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20년간 아무도 그를 응원해주지 않았습니다.
이때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참으로 영악했습니다.
그들이 삼손을 정말로 싫어했다면 그를 사사로 인정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삼손을 사사로 세웠습니다. 왜?
1. 블레셋과 계속 교역은 하고 싶고
2. 근데 블레셋 같은 강대국과 교역하다보면 힘의 논리로 약소국 이스라엘이 억울한 일을 당할텐데?
3. 그때 삼손이 블레셋 사람들을 혼내주면 되겠네?
4. 야! 그럴 바에는 그냥 삼손과 함께 블레셋 침공하지?
5. 노노! 그런 정복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전쟁은 결국 사람이 죽게 되고,
블레셋이 진짜 전멸했다고 치자!! 근데 블레셋의 문화와 기술까지 모두 전멸한다면?
우리는 누구한테서 앞으로 철기 문화&기술을 전수 받지?
[내가 알고 있는 여호와 하나님과 삼손이라면 그딴 기술을 다 필요 없다고 없애버릴걸?][6. 결국 삼손이 지금처럼 적당히 우리를 보호하고, 우리는 블레셋과 계속 교역하는 것이 이득임!]이렇게 삼손의 사사 생활 20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 삼손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이전에 삼손이 행한 모든 행동 = 즉 사사기 14~15장의 사건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난봉꾼의 행동이었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영과 함께한 의로운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에는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었습니다.
[반드시 블레셋 사람이 먼저 뭔가 잘못을 하고, 그에 대한 보복을 한다] 였습니다.
삼손의 사사기 14~15장 행동을 복습해봅시다.
1. 아스글론에서 블레셋 사람 30명을 죽이고 옷을 빼앗은 사건
--> 블레셋 사람들이 먼저 삼손의 아내를 협박했기 때문입니다.
2. 블레셋 밭 태우기
--> 블레셋 장인이 삼손의 동의 없이 삼손의 아내를 다른 사람에게 줬기 때문입니다.
삼손이 경제적 피해를 입었으니 블레셋 사람에게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겁니다.
3. 블레셋 살인자들 살해
-->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의 아내와 장인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그 외 무고한 사람들은 죽이지 않았습니다.
4. 나귀 턱뼈로 1천명 죽인 사건
--> 블레셋 사람들이 정당한 이유 없이 삼손을 죽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죽은 사람들은 모두 삼손을 죽이려고 했던 사람들이고, 그 외 무고한 사람들은 죽이지 않았습니다.
즉 삼손의 행동에는 모두 합당한 이유가 있었고, 블레셋이 자신에게 행한 만큼만 절제하며 보복했습니다.
하지만 가사에서 벌어진 성문과 기둥을 뽑는 사건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
[가사에서의 사건은 블레셋 사람들이 먼저 잘못한 것이 전혀 없습니다.]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삼손에게 명령하신 것도 아니었고, 하나님의 영이 움직인 사건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삼손의 개인적인 돌발 행동이었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을 받으며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쉽게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바로
[나만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았으며, 따라서 내가 아니면 하나님의 일을 할 사람이 없다!!]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일은 언제나 그분이 정해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함정에 빠지는 사람들은 점점 조급증에 빠지며 아직 하나님의 때가 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명령 없이 자기가 먼저 나서서 하나님의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당연히 하나님의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이런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내가 이 일은 한 것은 오직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한 의도였습니다! 아무도 이 일을 하지 않으니 나라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하지만 그들의 본 의도는 선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교만한 마음일 뿐입니다.
삼손 역시 이 함정에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삼손의 강점은
[강한 힘]입니다.
하지만 시간은 20년이 지났고 삼손은 어느새 육체적 전성기의 나이를 점점 지나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는 삼손에게 힘이 있지만, 곧 힘이 점점 떨어질 것이고, 언제가는 힘 없는 노인으로 살게 되겠죠?
시간이 지날수록 삼손은 점점 초조해졌습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힘이 있을 때 블레셋을 쳐야하지 않을까? 왜 아무도 날 따르지 않지?]그리고 그 초조함이 바로 사사기 16장의 사건 -
블레셋의 대도시 가사에서 성문과 기둥을 뽑아 헤브론 꼭대기에 놔두는 퍼포먼스로 이어진 겁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전히 삼손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았습니다.
사사기 14~15장에서 삼손이 하나님의 뜻대로 보복했을 때에는?
--> 이스라엘 백성들이 호응하지 않아 삼손은 외로웠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영이 함께 했기 때문에 기적의 물도 마시며 버틸 수 있었습니다.]하지만 사사기 16장에서 삼손이 하나님의 명령 없이 자신의 뜻대로 가사에서 객기를 부렸을 때에는?
--> 똑같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호응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하나님의 영이 없으니 삼손은 끝없는 외로움과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자신의 객기로 무의미한 복수를 하면 처음에는 후련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끝없는 외로움만 남습니다.]이런 삼손이 소렉 골짜기에서
[들릴라]라 이름하는 여인을 만났습니다.
들릴라라는 이름은 원어 동사
[달랄]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보이는데, 달랄의 뜻은 약하다 & 쇠약해지다입니다.
즉 들리라라는 이름의 뜻은 연약한 여자라고 볼 수 있을겁니다.
쇠약해지는 것은 곧 저녁을 뜻하기도 합니다.
삼손이라는 이름의 뜻이 태양이니 삼손은 낮, 들릴라는 밤 이라고 표현할 수 도 있을겁니다.
이 들릴라는 상당한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보통 성경에서 사람을 소개할때는 그 사람의 고향 or 어느 가문 출신인지를 꼭 명시합니다.
하지만 들릴라의 경우는 블레셋 사람인지? or 이스라엘 사람인지? 가족은 누구였는지? 성경은 설명하지 않습니다.
들릴라가 살던 소렉 골짜기는 너무 넓어서 당시 단 지파, 유다 지파, 블레셋 모두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들릴라가 나쁜 여자니 마냥 블레셋 사람이다!! 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 사람인지?? 에 대한 증거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들릴라는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여자인걸로 추정이 됩니다.
왜냐면 성경은 들릴라를 여인이라고 표현했는데, 성경에서 아직 결혼을 안한 여자는 “딸 or 처녀”로 표현합니다.
반대로 이미 결혼을 했을법한 나이의 여자에게는
[여인]이라고 표현합니다.
때문에 들릴라가 유부녀였다가 남편이 죽었다 or 창녀다 등등의 소문이 있습니다만 그 어느 것도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삼손이 이 여인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삼손은 이미 딤나의 여인과 혼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삼손이 당시 그 여인을 사랑했다는 표현은 없고, 단지 블레셋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혼인을 했을 뿐입니다.
한글 성경에는 그 딤나의 여인을
[좋아했다]라고 표현하고는 있으나, 이것을 원어로 좀 더 살펴보면
이것은 이성으로 호감을 느끼는 like가 아니라, 그 여인이 나와 어울린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성경 속 이성간의 관계에서 이
[좋아한다]의 원어와 동일한 표현이 훗날 다윗과 미갈 사건에서도 나오는데,
당시 다윗도 미갈과 혼인하는 것이 정략적으로
[좋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즉 삼손이 하나님과 함께 했을 때, 함부로 이방인을 사랑하지 않고 나실인으로서 철저히 순결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그 삼손이 가사에서 쓸데없이 기생 집에 들어갔을 때부터 조금 이상한 조짐이 보이더니..
(사실 이 때도 여자를 만나러 기생 집에 들어갔다는 증거는 없고, 단지 그런 찜찜한 느낌이 들 뿐입니다.)
마침내는 들릴라 라는 정체도 모를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랑]은 성경 원어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랑의 단어이며, 수많은 이성간의 관계에서 사랑을 표현할 때 쓰던 그 단어입니다.
한편 삼손이 들릴라에게 빠졌다는 소문을 들은 블레셋 사람들은 들릴라를 매수해서 삼손의 약점을 캘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블레셋 사람들이 들릴라에게 약속한 금액이 무려 은 1,100 세겔입니다.
그것도 블레셋 각각의 성주들이 모두 각각 은 1,100 세겔씩 약속했는데,
당시 블레셋이 다섯 도시의 연합체였으니 -> 은 1,100 x 5 = 합계 은 5,500 세겔입니다.
단순한 뻥카가 아닌 블레셋의 성주들이 직접 들릴라를 찾아와서 제안한 금액입니다.
이게 정말 엄청난 포상금인데.. 바로 얼마 전 세겜 사람들이 아비멜렉에게 지원한 정치자금이 고작 은 70세겔입니다.
당시 은 1세겔 = 4 데나리온 정도로 예상되고, 1 데니라온 = 노동자 1일 임금이니
은 1,100세겔 = 4,400 데나리온 = 5억 7,200만원 정도입니다.
여기에 블레셋은 다섯 도시이니 곱하기 5를해서
[5,500세겔 = 총 28억 6천만원 정도]의 거금입니다.
그리고 이때가 지금보다 은이 훨씬 귀했던 시기임을 감안하면, 은 5,500 세겔은 28억보다 훨씬 비쌀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엄청난 포상금을 오로지 삼손의 약점을 얻기 위해 제시한 겁니다.
당시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을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편 삼손은 들릴라를 사랑했지만, 들릴라는 삼손에게 정을 주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오히려 성경의 표현들을 보면 들릴라는 삼손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냥 갑질을 하는 싸이코패스 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즉 들릴라는 겉모습은 이름과 같이
[연약한] 여인이었고, 속은 삼손보다도 강한 사람이었고,
이런 들릴라의 특이한 모습과 성격에 삼손이 빠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레셋으로부터 엄청난 포상금을 약속 받은 들릴라는 이때부터 삼손을 꼬시기 시작합니다.
들릴라 : 삼손~ 나를 정말로 사랑하나요?
삼손 : 내가 정말로 당신을 사랑한다오. 어떻게 해야 내 사랑을 믿을 수 있겠소?
들릴라 :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쌔고, 또 마음대로 행동하는 자유로운 사람이에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해도, 어느 날 당신이 날 떠난다고하면 난 당신을 막을 힘이 없어요.
난 평생 당신과 함께 하고 싶어요. 그러니 알려주세요.
어떻게 하면 당신을 꼼짝 못하게 굴복시킬 수 있죠? 당신의 힘의 근원이 뭔가요?
그걸 알아야 당신이 날 떠나려고 해도 내가 당신을 붙잡을수 있어요.
난 이미 몇 번 남자들에게 버림을 받은 경험이 있고, 그때마다 그들을 붙잡을 수 없었어요.
만약 당신을 붙잡을 방법이 없다면 난 아예 사랑을 시작도 하지 않을거에요.
또 다시 슬픈 이별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삼손 : 나도 보통 사람과 같다오. 만약 나를 마르지 않는 활줄 일곱 개로 나를 결박하면 내가 꼼짝도 못할것이오.
들릴라 : 그래요? 그럼 기다려봐요. 내가 활줄을 구해와서 실험해볼께요.
들릴라는 밖으로 나가 블레셋 사람들로부터 마르지 않는 활줄 일곱 개를 받으면서 말합니다.
[내가 곧 삼손을 결박할테니 당신들이 와서 삼손을 잡아가세요~]들릴라는 마르지 않는 활줄 일곱 개로 삼손을 결박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척 삼손에게 소리칩니다.
[어머! 삼손! 어쩌죠? 블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잡으려고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그러자 괴력의 사나이 삼손은 그 즉시 결박된 활줄을 끊어버리는데,
이때 성경에서는 그 줄이
[불에 탄 것처럼 끊어졌다] 라고 표현합니다.
줄이 불에 탔다는 표현이면 = 그야말로 삼손은 조금의 힘도 주지 않았는데 줄이 끊어졌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런 삼손의 괴력을 본 블레셋 사람들은 바로 도망갑니다.
삼손 : 들릴라여~~ 큰일 날 뻔했소. 어디 다친 곳은 없소?
들릴라 : 저는 괜찮아요. 그런데 마르지 않은 활줄 일곱 개로 당신을 결박할 수 있다더니 거짓말이었네요?
이렇게 쉽게 줄을 끊어버릴수 있는거면, 앞으로도 저를 언제든지 쉽게 떠날 수 있겠네요?
삼손 : 아니요.. 그렇지 않소. 난 절대로 당신을 떠나지 않을거요. 약속하오.
들릴라 : 이미 저한테 거짓말을 했잖아요. 힘의 근원도 안알려주고, 결박할 방법도 안알려주고..
이러면 저 같이 약한 여자가 어떻게 훗날 떠나는 당신을 붙잡을수 있겠어요?
저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당신을 어떻게 굴복할 수 있는지 빨리 알려주세요.
삼손 : 알겠소. 사실 마르지 않는 활줄 일곱 개 정도는 내가 충분히 끊을수 있는데..
만약 새 밧줄들로 묶으면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소.
들릴라 : 그래요? 그럼 이번에도 실험해봐야겠어요~
그리고 들릴라는 블레셋 사람으로부터 새 밧줄을 구해와 삼손을 결박합니다.
그리고 또 모르는척 삼손에게 소리칩니다.
[어머! 삼손! 어쩌죠? 블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잡으려고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밧줄이 물론 활줄보다는 훨씬 튼튼합니다.
하지만 삼손은 이번에도 힘을 주어 밧줄들을 끊어버렸고, 그런 삼손의 괴력을 본 블레셋 사람들은 바로 도망합니다.
이때 성경의 표현으로는
[삼손이 실을 끊음 같이] 밧줄을 끊었다고 표현합니다.
아까 위의 표현과 약간 다르죠?
1차 사건 때에는 줄이 불에 탄 것처럼 힘을 거의 주지 않아도 끊어질 정도였는데
2차 사건 때에는 줄이 실을 끊음 같이 끊어졌습니다.
바느질 할 때 다들 경험이 있겠지만 - 실을 끊으려면 약간의 힘을 줘야 합니다.
확실히 2차 밧줄 사건 때 삼손은 1차 활줄 사건 때에 비해 좀 더 많은 힘을 줘야했습니다.
혹시 그 이유가 1차 사건은 활줄이었고,
[2차 사건은 그것보다 더 끊기 어려운 밧줄]이라서 그런거였을까요?
삼손도 아마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듯 합니다.
하지만 삼손은 이미 사사기 15장에서 유다지파로부터 결박당해 블레셋에 끌려갈 때
[밧줄]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 앞에서
[밧줄]을
[줄이 불에 탄 것처럼] 쉽게 끊어냈습니다.
즉 삼손의 힘은 미세하게 점점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삼손에게 주시는 경고였으나 삼손은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미세하게 약해졌을 뿐, 여전히 다른 사람에 비하면 괴력의 사나이 삼손입니다.
이미 삼손에게 두 번 속은 들릴라는 계속 삼손을 추궁합니다.
삼손 : 들릴라.. 어쩔 수 없었소. 이건 아무래도 너무 위험하오.
블레셋 사람들은 언제나 내 목숨을 노리고 있는데 내가 정말로 힘이 없으면 어떡한단 말이오?
누가 연약한 당신을 지켜주겠소?
들릴라 : 그런 소리하지 말아요.
나는 지금 당장 내 목숨보다 우리의 사랑과 신뢰를 증명하는게 더 중요해요.
어서 어떻게 당신을 결박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줘요.
이제 별로 말 같지도 않은 평범한 방법이면 난 아예 듣지도 않을거에요.
이에 삼손은 고민합니다.
상대가 홍진호도 아니고 똑같은 거짓말에 세 번 속을리는 없으니, 뭔가 약간의 진실을 넣은 거짓말을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삼손 힘의 원천은 삼손도 알고 있듯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입니다.
삼손은 나실인으로 태어났고, 나실인은 반드시 지켜야 할 금기들이 있었습니다.
삼손이 나실인으로서 지켜야할 금기를 어기면 하나님께서 실망하실거고,
하나님께서 실망하시면 삼손이 힘을 잃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하지만 삼손은 들릴라에게 만족을 주고 싶었고, 그러면 들릴라에게 하나님과 약속한 금기를 실토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들릴라에게 그런 비밀을 실토했다가는 들릴라가 바로 실험을 해볼거고,
이미 두 번의 경험처럼 그때 블레셋이 딱 쳐들어온다면?
힘을 잃은 삼손은 블레셋에게 붙잡힐 겁니다.
삼손은 하나님께서 주신 힘도 포기하기 싫었고, 그렇다고 들릴라를 포기하기는 더 싫었습니다.
이에 삼손은 들릴라에게 말합니다.
삼손 :
[난 머리털이 잡히면 힘이 약해진다오.] 이제 내 머리털을 베틀의 날실에 섞어 짜보시오.
그럼 난 힘이 없어질거요.
흔희들 여자들끼리 싸울 때 머리채 잡는 것 아시죠?
삼손 역시 이렇게 머리가 잡히면 힘을 못 쓴다고 말하는 겁니다.
다만 들릴라가 하루 종일 삼손의 머리를 잡을수는 없고, 그 머리를 계속 잡는 것도 힘이 들테니,
차라리 머리털을 베틀에 묶어버리라는 뜻인데요.
이는 나름 삼손이 그럴듯하게 지어낸 절반의 진실입니다.
나실인으로서 삼손은 머리털을 깎으면 안된다는 금기가 있습니다.
나실인은 본인이 서원한 것을 이루는 그 날에만 머리털을 깎을 수 있습니다.
삼손의 서원 =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것입니다.
즉 그 전에 삼손이 머리털을 깎으면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기게 되는 것이고,
그럼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힘을 잃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금기를 잘 살펴봅시다.
[머리털을 밀지 말라고 했지]만
[머리털을 가지고 장난을 치라는 말은 없었잖아??] 즉 나실인이 자신의 머리털을 베틀에 넣어서 짜면 안된다는 명령은 없다는... 어찌보면 말장난 같습니다.
이렇게 삼손은 나름 잔꾀를 생각하면서 들릴라가 믿을 수 있을 정도의 정보만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삼손의 이러한 해명은 이미 두 번 속은 들릴라가 듣기에도 나름 그럴 듯 했습니다.
들릴라도 왜 삼손이 35년이 넘는 긴 세월을 단 한번도 머리를 자르지 않았는지 궁금했을 터이고,
그 힘의 비밀이 머리털 이라는 것을 들으니 어느 정도는 믿을만 했습니다.
들릴라는 바로 실험에 들어가며, 삼손의 머리털을 베틀에 넣어서 짜보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이 상상이 가나요?
당시 이스라엘 시대에서 주로 사용하던 베틀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도 베틀의 구조는 정확히 모릅니다만..
원래는 양털을 베틀에 넣어 실을 짜는데, 그걸 양털이 아니라 삼손의 머리털로 짠다는 상황입니다.
즉 대충 아래의 그림과 같이 삼손의 머리털이 베틀에 묶여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림을 정말 못 그립니다...)
들릴라가 열심히 베틀에 삼손의 머리털을 넣기 시작합니다.
머리가 워낙 긴 삼손이라서 이게 가능은 했겠지만, 이렇게 셋팅하는데도 상당한 오랜 시간이 걸렸을겁니다.
이에 지루해진 삼손은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베틀에 삼손의 머리털을 다 넣자, 들릴라는 지난번처럼 블레셋 사람들을 불러보려고 했지만..
이미 두 번 속은 블레셋 사람들은 더 이상 들릴라를 믿지 않았습니다.
(누가 세 번이나 속겠어요?)
이에 들릴라는 실험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지난번처럼 삼손에게 소리칩니다.
[어머! 삼손! 어쩌죠? 블레셋 사람들이 당신을 잡으려고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그리고 자던 삼손은 벌떡 일어납니다.
이전 두 번의 사건에서 삼손은
첫 번째 활줄 사건에서는
[줄이 불에 탄 것처럼] 매우 쉽게 끊어냈고
두 번째 밧줄 사건에서는
[실을 끊음 같이] 비교적 쉽게 끊어냈습니다.
그럼 세 번째 베틀 사건에서의 삼손은?
이번에는 성경에 그런 강력한 형용사 없이 그저
[삼손이 베틀의 바디와 날실을 다 빼내었다]고만 적혀있습니다.
지금 블레셋이 공격해오고 있는 급박한 상황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오지 않았지만..)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베틀에 묶여있는 머리털을 손으로 다 뺀다고 상상해봅시다..
힘이 장사인 삼손의 모습보다는 손으로 묶인 머리털을 끙끙대며 푸는 연약한 아녀자의 모습처럼 보이는 상황입니다.
그걸 푸는데 시간도 엄청 걸렸을 겁니다.
[만약 이때 진짜 블레셋이 삼손을 잡으러 왔다면 삼손은 꽤나 위험했을 겁니다.]하지만 불행히도? 블레셋 사람들은 없었고, 삼손은 겨우 베틀에 묶인 머리털을 다 풀 수 있었습니다.
삼손이 왜 힘으로 베틀을 부수거나? 혹은 힘으로 머리털을 그냥 뽑지 않았을지?는 의문입니다.
어쩌면 머리털이 묶인 순간 힘이 꽤나 약해졌을수도 있고,
혹은 머리털을 뽑는다 = 머리털을 자른다와 비슷한 뜻이니, 자신의 힘이 약해질거라는 생각에
어찌되었든 소중한 머리털을 해치지 않고 열심히 풀었을수도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삼손은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이 후련했습니다.
삼손은 들릴라에게 자신이 어느 정도 결박되는 모습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의 순간에 다행히 블레셋도 공격하러 오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힘도 남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즉 삼손은 자신이 원했던대로 하나님의 금기도 최종적으로 어기지 않고, 들릴라의 사랑 증명에도 성공한 셈입니다.
들릴라가 정말로 삼손이 마음대로 도망치는 것이 두려워 삼손을 속박하고 싶다는 순수한(?) 의도였으면 여기서 만족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들릴라에게 그러한 말은 다 핑계였고, 진짜 목적은 삼손을 잡아 몇십억의 포상금을 받는데 있었습니다.
들릴라는 계속 삼손을 추궁했습니다.
들릴라 : 삼손이여. 그래요... 결박은 어느 정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칩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알려주지 않았잖아요.
당신의 그 강력한 힘의 원천이 뭐에요? 그걸 알려주세요!!
그걸 알려주지 않으면 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거에요~~
이에 삼손은
[마음이 번뇌하여 죽을 지경이었다]라고 성경은 표현합니다.
삼손은 나름 적당히 타협하며 하나님과 들릴라 둘 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들릴라는 이러한 삼손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들릴라는 삼손에게 계속해서 강요합니다.
[나를 가지고 싶다면 당신의 모든 비밀을 다 털어놓으세요!!]삼손은 어떻게 해서라도 들리라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들릴라는 삼손이 그동안 약 35년을 외롭게 살면서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여자였습니다.
결국 삼손은 하나님을 실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들릴라를 잡고 싶었습니다.
삼손 : 나는 하나님의 나실인으로서 절대로 머리털을 밀면 아니되오.
만약 내 머리털이 밀린다면 난 보통 사람처럼 힘이 약해질 것이오.
내가 당신에게 진짜 진심을 털어놓았소.
이제 당신이 정말 내 머리털마저 자를 것이오?
이에 들릴라는 삼손의 진심을 알아보고 감동하며 말합니다.
들릴라 : 삼손~ 아니에요. 나는 오직 당신의 그 진실만을 원했을 뿐이에요.
내가 왜 일부러 당신을 약하게 만들겠어요~
삼손 : 솔직히 난 그동안 당신이 블레셋 사람들과 내통해서 나에게 약점을 말하게 하고
그 사이에 블레셋 사람들을 부른게 아닐까 생각도 했었소.
들릴라 : 삼손~ 절 의심하시는 거에요?
제가 정말 블레셋과 내통한다면 왜 지난 3차 베틀 사건 때 블레셋이 오지 않았겠어요?
솔직히 말해봐요. 3차 베틀 사건 때 블레셋 사람들 왔으면 당신 위험했잖아요?
삼손 : 생각해보니 그렇구려. 그 절호의 기회를 블레셋 사람들이 놓친 걸 보니 당신이 밀고한건 아닌 것 같소.
들릴라 : 삼손. 저는 이제 당신을 믿어요.
제가 당신 머리털을 미는 일을 없을거고, 블레셋에게 당신을 밀고하는 일은 더더욱 없을거에요.
이제 걱정말로 내 품에 안겨요~ 내가 안아줄께요~
삼손은 드디어 들릴라의 품에 안길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들릴라는 삼손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단 한번도 삼손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삼손이 진심을 털어놓자 들릴라는 삼손의 사랑을 받아주었습니다.
삼손 인생 35년간의 외로움이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삼손은 처음으로 들릴라의 품에 안겼습니다.
평생 남을 공격만 했던 전사 삼손이 처음으로 어린 양처럼 사람에게 의지를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삼손은 들릴라의 무릎을 베게 삼아 편안히 잠을 잤습니다.
삼손의 35년간 인생에서 이렇게 달콤하고 편안한 잠은 없었습니다.
그 잠이 얼마나 편안했는지...
누가 자신의 머리털을 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편안하게 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생에서 가장 편안했던 그 잠은 고작 몇 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끝나게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