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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2/22 15:44:53
Name 카즈하
Subject [일반] [넋두리] 심각한 슬럼프가 왔습니다.
밖을 보니 눈이 펑펑 오는게 킹받네요. 방금도 타부서에서 욕먹고 오는 길 이라서, 힘이 쭉 빠집니다 ㅠㅠ


2022년은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한해 였습니다.

아니, 태어나서 겪은 최악의 한해였던것 같습니다.
저희 가족 아버지, 어머니, 동생 모두에게 병이 생겼거나, 다치거나, 안좋은 가정사가 생겼습니다.

진짜 그나마 한줄기 빛같은 좋은일도 있었습니다.
여름에 그토록 기다리던 딸이 태어났고, 지금 6개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키도 엄청 자랐고, 묵직해지는게 느껴집니다. 아빠가 퇴근해서 안녕 인사하면, 방긋방긋 웃는게 너무 이쁩니다!

사실 우리 딸이 안웃어 줬다면, 진작 미쳐 버렸을거 같습니다.....

그래도 "바깥일을 안으로 가지고오지 않는다" 라는 나름의 철학은 있어서, 육아로 하루 종일 고생하는 와이프에게 죽는 소리는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저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에서 8년차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직장의 모든게 싫습니다.

타 부서 사람들과 업무적으로 협조는 안되고 마찰만 생기고, 지금은 말도 섞기 싫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업무 특성상 타 부서 사람들에게 아쉬운 소리는 해야 할 수 밖에 없는데, 이게 진짜 못할 짓이더군요.
거기다가 바뀐 부서의 근무환경은 매일 10시~11시에 퇴근 하고 있고, 바뀐 상사들도 너무 싫습니다.

같이 근무하던 친한 직원들은 회사가 노답이라고 판단하고 그만두거나 전부 이직 해버리고,
저도 이곳저곳 이직자리 알아보는 중인데... 미혼이었으면 적절한 절충안으로 다운그레이드 했을텐데, 딸린 식구가 있으니 눈높이 연봉에 맞는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

원래부터 심했던 허리 디스크는 더 심해져서 앉아서 근무하는 게 힘들 정도인데.. 현재 걸려있는 프로젝트가 마무리가 안되니 쉬지도 못하고
이직 할때 혹시나 걸림돌이 될까 봐 회사에 아프다고 병가 신청하기도 싫습니다.
(동종업계로 이직시 이직할 회사에서 사전에 전 직장에 전화해서 근태나 이것저것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출산휴가도 원래 90일 이내에 사용하게 되어있는데, 애기 태어났을 때 연차 3일 쓰고 아직도 못쓰고 있네요.
애기 태어났을때 프로젝트가 한참 바쁠때 였었거든요.

출산휴가때 만이라도 좀 쉬었으면 했는데.. 마음 좋으신 관리부 부장님이 배려 안해줬으면 아예 날아갈 뻔 했습니다...
(관리부에서는 올해 안에 쓰라고 했는데 올해가 6일 남은건 안비밀)

몸도 마음도 지쳐서, 마음은 떠난지 오래니.. 일도 제대로 안되고...
서류 찔러 넣은 곳 두어군데 합격소식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오늘 하루도 대충 수습하자는 마인드로 다니고 있습니다.
다행히 정신건강은 튼튼한 편이라서 우울증 같은건 안온것 같습니다만, 답답한데 하소연 할곳이 없어서 자게에서라도 몇 자 적어 봅니다.

제발 빨리 합격소식 들려서, 폭풍 면접 해치우고 사표 던지고 그동안 못썼던 경조휴가 출산휴가 몰아서 쓰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분명 피지알에도 저같은분 많으실거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힘들지 않으십니까?

전 정말 힘이듭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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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2 15:50
수정 아이콘
힘내시길 바랍니다. 좋은 회사에서 연락와서 더 높은 연봉과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하시게 될꺼에요
카즈하
22/12/22 17:06
수정 아이콘
제..발..요
부대찌개
22/12/22 15:52
수정 아이콘
ㅠㅠ 힘내세요
카즈하
22/12/22 17:0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ㅠㅠ
소이밀크러버
22/12/22 15:52
수정 아이콘
글만 봐도 힘드네요.

득녀 축하드리고 올해는 얼마 안 남았으니 내년부터 좋은 기운으로 쭉쭉 나가시길.
카즈하
22/12/22 17:07
수정 아이콘
아빠한테 안좋은거 다 오고 딸한테는 좋은것만 갔으면 좋겠습니다 크크
10년째학부생
22/12/22 15:55
수정 아이콘
24개월 딸내미 아빠인데 자식이 주는 기쁨은 태어났을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순증가더라구요.

힘든 일은 언젠가 시간이 해결해 줄거고, 행복은 계속해서 확정적으로 늘어나실겁니다.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연말되세요,
카즈하
22/12/22 17:0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행복은 확정적으로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우주전쟁
22/12/22 16:04
수정 아이콘
회사생활 쉽지 않죠...;;
내년엔 좋은 일들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카즈하
22/12/22 17:07
수정 아이콘
쉽지 않습니다...

직장생활 10년차인데도 쉽지않습니다
22/12/22 16:08
수정 아이콘
글 상황을 보니 제 이야기인줄 알고 놀랬네요. 대신 아이가 없다는게 함정이지만요
힘내시고 올해를 액땜으로 내년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실것입니다.
카즈하
22/12/22 17:08
수정 아이콘
아이가 생기시면 분명히 힘이 됩니다! 제가 증인입니다.
그럴수도있어
22/12/22 16:1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내년 신규채용 규모를 줄인다고 하는데 이직시장은 어떨지 걱정입니다. 돈많이 벌고 맘편한 곳으로 가고싶어요!
카즈하
22/12/22 17:08
수정 아이콘
돈 많이벌고 맘 편한곳....

맘편히 일해보고 싶습니다..

퇴근하면 회사걱정 안해도 되는 곳...
Grateful Days~
22/12/22 16:23
수정 아이콘
올해 최악이었습니다. 업무+금전+건강+가정경제 모두..
카즈하
22/12/22 17:09
수정 아이콘
딸만 아니었으면 진짜 최악의 한해였습니다.
Grateful Days~
22/12/22 17:09
수정 아이콘
힘냅시다!
카즈하
22/12/22 17:10
수정 아이콘
힘냅시다 아자!
아스날
22/12/22 16:39
수정 아이콘
매일 10시에 퇴근하면 주52시간은 어떻게...ㅠ
안타깝네요.
카즈하
22/12/22 16:48
수정 아이콘
그런거 몰...루...

카드는 찍지만 반영은 안되는 기적의 구조!
22/12/22 17:56
수정 아이콘
따님이 카즈하처럼 미인이 되길 바랍니다!
카즈하
22/12/22 19:26
수정 아이콘
아빠 닮았습니다................................
22/12/22 19:40
수정 아이콘
아.....................
메가트롤
22/12/22 17:57
수정 아이콘
고생이시네요. 내년에는 운수대통하시길!
카즈하
22/12/22 19:2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메가트롤님도 운수 대통하시길 바랍니다!
22/12/22 18:24
수정 아이콘
에고 저도 다사다난했던 지난 시간이 떠오르네요... 함께 힘냅시다!!!
카즈하
22/12/22 19:27
수정 아이콘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ㅠ
22/12/22 18:39
수정 아이콘
웃으면서
아, 그 때 참 힘들었지...
하실 수 있는 날이 오길 빌겠습니다
카즈하
22/12/22 19:27
수정 아이콘
그날이 제발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22/12/22 18:45
수정 아이콘
힘드시겠지만 바쁜걸 즐기시고 먼훗날 성공하고 나서 그때 바쁠때 내가 이겨내서 뿌듯했다 그렇게 회상하시길 바랍니다
카즈하
22/12/22 19:27
수정 아이콘
이...이왕이면 새직장에서 회상하고 싶....
타츠야
22/12/22 18:47
수정 아이콘
인생은 파도라서 좋은 일들 나쁜 일들 번갈아가며 온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힘드셨으니 내년은 좋은 일들이 많을 겁니다.
조금 수입이 낮아져도 워라벨이 나아지는 회사가 있으면 옮기세요. 말씀하신데로 이제 남편과 동시에 아빠인데 건강 잃으면 가정이 휘청합니다.
지금 다니시는 회사는 사람을 갈아먹는 회사라 프로젝트 마무리 되면 하루라도 빨리 옮기시길 바랍니다.
카즈하
22/12/22 19:28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워라벨 위주로 보고있습니다. 연봉 1000만원 안쪽이면 옮길 의향이 충분합니다 ㅠㅠ
22/12/22 18:50
수정 아이콘
삼겹살에 소주 한잔 같이 해 드리고 싶네요 /토닥토닥
카즈하
22/12/22 19:31
수정 아이콘
후... 친구들도 뿔뿔히 흩어지고 무엇보다 어린애가 있으니 술을 못먹게 되더라구요 크크
아구스티너헬
22/12/22 18:53
수정 아이콘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다만 요즘 밖은 추우니 타잔의 법칙은 잊지 마세요
그리고 병가가 너무 길지만 않으면 이직할때 문제되지 않습니다.
1~2주라도 쉬세요
카즈하
22/12/22 19:31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타잔의 법칙이 저를 못그만두게 만듭니다 ㅠ

이거 끝나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쉴겁니다
하종화
22/12/22 18:58
수정 아이콘
https://youtu.be/xJXCkV2JUQw
싸이의 아버지 라는 노래입니다.
앞으로 제가 가야할지도 모르는 길을(결혼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가고 계신 카즈하님께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카즈하
22/12/22 19:33
수정 아이콘
역시 칼잡이는 하종화가 최고죠..

싸이의 아버지는 자주들었던 노래입니다 크크 저희 아버지를 생각하면서요
준우파더
22/12/22 19:10
수정 아이콘
전 육아휴직 중인데 매일 하루에 한번 이상 업무적으로 전화가 옵니다. 이것도 계속 되니깐 너무 스트레스 받네요
ㅠㅠ
카즈하
22/12/22 19:34
수정 아이콘
연차쓰면 전화 안오는날이 없습니다.

한번씩 이게 연차인지, 아님 말로만 듣던 재택근무인지 헷갈릴때가 있습니다.
22/12/22 19:41
수정 아이콘
저는 직장은 아니고 모처에서 몇년전에 참 힘들었는데... 이것도 다 지나고 또 새로운 날이 오겠죠. 힘냅시다.
카즈하
22/12/23 11:01
수정 아이콘
힘냅시다!
파프리카
22/12/22 19:45
수정 아이콘
저랑 직장 연차도 비슷하시고 아기 나이도 비슷해서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저는 육아휴직 하다 복귀했는데 일 육아 같이 할라니 정말 쉽지않더라구요. 다행히 저는 올해는 운도 좀 따랐고 좋은 분들 도움받아 어찌어찌 버텨가곤 있습니다. 글쓴분 같은 상황이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아버지가 되고 보니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카즈하님도 디스크 잘 추스리시고 슬럼프 빨리 지나가시길 응원합니다. 정말 화이팅입니다!
카즈하
22/12/23 11:00
수정 아이콘
좋은분들 도움이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제가 만난 좋은분들은 전부 회사를 떠나셨습니다 ㅠㅠ
22/12/22 19:5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용.. 요즘 다들 힘든시기를 보내는거 같습니다..
카즈하
22/12/23 11:01
수정 아이콘
저만 그런게 아니군요 ㅠ
Not0nHerb
22/12/23 08:52
수정 아이콘
올해 자동차가 개발을 많이 줄여서 관련업계가 다 힘든거 같아요. 더군다나 부품업계시라니 업무량도 장난 아니실거 같고 그와중에 건강 문제도 있고.. 고생 많으십니다.

카즈하님 바라보고 있는 가족들이 어떨때는 부담이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의지를 채워드릴겁니다.
아빠는 할 수 있어요. 화이팅 입니다!
카즈하
22/12/23 11:00
수정 아이콘
자동차쪽 정말 한파입니다. 저희는 수출위주인데도 엄청납니다. ㅠㅠ
22/12/23 09:18
수정 아이콘
회사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여러모로 스트레스 받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모두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하십시요.
카즈하
22/12/23 11:02
수정 아이콘
화이팅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loveyuna
22/12/23 09:27
수정 아이콘
어려운 일은 한번에 찾아온다고들 하죠. 저도 2022년이 저뿐만 아니라 와이프, 아이들까지 아팠던 해라서 매우매우 미운 한 해였습니다. 회사 생활도 카즈하님과 비슷했어요. 그래서 자꾸 뭔가 큰 변화를 주는게 필요하다고 외쳤죠. 퇴사를 해야한다. 전세를 빼야한다 등등.. 조금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고 무엇보다 당장의 어려움들에서 좀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연말이 되자 마음이 고요해졌어요. 어른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와이프랑 많이 얘기하고 하다보니까 우선은 가장으로서의 안정감을 생각하게 됩니다. 상황이 또 매우 어려운 시기이니 조금은 천천히 지켜보시면서 무엇보다 와이프분과 많이 얘기나누시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잘해보시죠! 2023년에는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고 행운이 깃들길 바랍니다.
카즈하
22/12/23 11:01
수정 아이콘
그게 참 쉽지가 않네요 크크

아기가 별나서 와이프도 정말 전쟁을 치르고 있거든요..

그래도 힘든 내색 안하는 와이프가 너무 고맙습니다.
노둣돌
22/12/23 13:08
수정 아이콘
다 들 비슷하네요.
전 화학관련 연구쪽인데 나 혼자만 이렇게 힘든 것 같아 많이 우울했어요.
오래전 일이지만 연말즈음에 '로렌조 오일' 이라는 영화를 보고 내가 절실함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고자 했지만 앞이 안보이더군요.
김광균 시인의 '추일서정' 이라는 시를 떠올리면서 도시근로자의 숙명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그 시절을 지내고 애들 다 키우고 나니, 초로의 초췌한 모습만 남았네요.

그래도 우울증에 빠지지 않은 건 대단한 일입니다.
우울증에 빠지면 좋은 기회가 와도 잡는데 힘이 들테니까요.
22/12/23 17:08
수정 아이콘
허리는 어떻게든 회복하셔냐 해요.
한시간에 무조건 5분은 나가서 걸으신다거나
스탠딩데스크를 쓰신다거나요.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데
복구도 잘 안 됩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자꾸 해주세요.
결국 내 편은 아내뿐..
22/12/24 17:22
수정 아이콘
우울증이 아니라고 하시지만 병원에 가서 진찰 한번 받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찾아오면서 쉽게 떠나지 않더라구요.
소시민
22/12/24 19:39
수정 아이콘
저도 내년에 어느새 7년차에 접어드는 직장인인데, 세부적인 내용이야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거의 비슷한 고민중이네요..댓글 보니 힘든 분들이 많군요. ㅠㅠ 그래도 아무리 힘들더라도 건강은 해치지 않도록 항상 신경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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