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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1/22 01:50:26
Name BK_Zju
Subject [일반] [성경이야기]미가 집안 이야기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성경이야기. 오늘도 시작해보겠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주제로 적는 “소설”입니다.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말이 안 될수도 있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성경 세계관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에 동감을 하는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스토리는 이스라엘 비운의 영웅 - 삼손이 죽고나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에브라임 산지에 어느 한 여인이 살았습니다.

MWJLpXi.jpg

지도를 보시면 딱 보이지만, 이곳은 바로 이전의 이야기 [삼손과 들릴라]의 배경이었던 단 지파 바로 윗 동네입니다.
지난번 이야기에서 저는 들릴라가 삼손을 팔고 나서의 상황을 상상해본 적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 등장하는 에브라임 산지의 이 여인이 들릴라 본인이라면 스토리는 어느 정도 확실히 이어집니다.

이 여인은 당시 일반인으로는 상상하지도 못할 거금 - 은 1,100 세겔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은 1,100 세겔은 현재 은 가치로도 최소 5억이며, 당시 은 가치로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뭔가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이 돈을 번 것 같습니다.
당시 시대의 여인은 재산을 소유할 권한이 없었고, 재산은 모두 남편 명의 or 아들 명의가 되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남편과 아들이 모르는 거금을 몰래 숨겨두고 있었고,
숨길 수밖에 없던 이유는 아마 부끄러운 방법으로 번 돈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아무리 큰 돈을 가지고 있으면 뭐합니까?
[돈이란 것은 쓸 수 있어야 그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돈이 1조원이 있다고 한들 그걸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면 사실상 그 사람은 돈의 노예가 될 뿐입니다.

9MIOlun.jpg

마치 골룸과 같은 상황입니다.
골룸은 절대 반지를 소화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며 때문에 이 반지가 그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골룸은 그저 반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반지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이 이름 모를 여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녀는 은 1,100세겔 = 은 12.54kg라는 엄청난 보물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그것을 제대로 사용할 여건이 안되었고 그저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느끼는 어리석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은 12.54kg를 어떻게 남편과 아들도 모르게 보관할 수 있었을까요?


만약 현대 기술로 압축된 은괴 형태로 12.54kg를 만들었다면 그래도 어느정도 커버할 수 있는 부피입니다.
현대의 은괴 = 1kg가 스마트폰 하나 크기이니, 사실상 스마트폰 12개 정도를 몰래 숨겨 놓았다고 보면 됩니다.
(이것도 남편 모르게 몇십년이나 보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 당시에 지금처럼 예쁘게 은괴 형태로 은을 만들 기술이 있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아마 주화나 다른 형태의 은이었을텐데, 이러면 부피가 훨~~씬 컸을 겁니다.
하지만 이 여인은 이 처리하기 힘든 돈을 자신의 남편에게 결코 알리지 않고 숨겨두었습니다.
이 여인과 남편에게는 [미가]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죽고 아들 미가가 집안의 가장이 되었지만 이 여인은 아들에게도 이 돈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미가의 어머니는 엄청난 부피의 은 1,100 세겔을 자기 집 앞마당 혹은 뒷동산에 몰래 묻어놨을 겁니다.
그리고는 가끔씩 아무도 모르게 이 은들이 잘 있나 보러 가는 것이 자기 삶의 유일한 낙이었습니다.
이 거금을 남편이나 아들에게 줬다면 집안이 훨씬 풍족하게 살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 여인 - 미가의 어머니는 원래 매우 온화하고 자상한 어머니였습니다.
그 자상한 성격의 근원은 아마도 [“그래!! 나 뒤에는 은 1,100세겔이 있으니 두렵거나 쫄거 없어!!”]라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처럼 미가의 어머니는 “내 귀여운 은 1,100세겔이 잘 있나~~” 보러 갔는데!!
그 거금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그러자 이 미가의 어머니는 마치 반지를 잃어버린 골룸처럼 크게 슬퍼하며 그 정체모를 도둑놈을 저주하기 시작합니다.

vo9Nvjh.jpg

그런데 사실 그 도둑의 주인은 다름아닌 그녀의 아들 - 미가 였습니다.
사실 도둑이라고 하기도 좀 그런 것이.. 미가는 그냥 길 걷다가 [우연히] 그 돈을 발견한 것일 뿐입니다.
애초에 그 돈은 미가의 어머니가 숨겨둔 돈이기는 하지만 그녀에게는 [소유권]이 없으니 결코 공식적으로 미가 어머니의 재산은 아니며,
따라서 미가는 공식적으로 도적질을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주인 없는 돈 - 로또 주웠다는 마음으로 이 거금을 가져갔을 겁니다.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보니 그 온화하고 자상하던 어머니가 은 1,100세겔을 잃어버렸다며 온갖 험한 말을 하며 그 정체모를 도둑놈을 저주하고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미가는 그 돈이 그의 어머니가 숨겨둔 돈임을 알았습니다.

이때 만약 미가가 어머니에게 사실대로 말 안하고 그냥 자기가 이 돈을 가졌어도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아니면 아예 사실대로 어머니에게 돈 주웠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어쩔건데요? 어머니가 왜 이 돈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 돈이 진작에 우리한테 있었으면 우리는 이런 산지에서 찌질하게 살지 않고 세겜 같이 큰 대도시에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어요!! 지금 이 집안의 가장은 저이고, 이 돈은 마땅히 제 소유에요!]라고 주장하면?
미가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에게서 돈을 되찾을 권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가는 효자였습니다.
그는 그의 어머니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고, 그녀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으며 이 거금을 모두 그녀에게 돌려줍니다.
그러자 미가의 어머니는 이런 아들의 효심에 감동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그동안 쓰지도 못하는 돈의 노예였음을 깨닫고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미가의 어머니도 그동안 옳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모았기 때문에 마음 한편이 늘 불편했습니다.
따라서 그녀는 이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이제라도 이 돈을 가치있게 쓰기로 결심합니다.
그녀는 [이 착한 아들에게 여호와 하나님께서 복 주시기를 바랍니다] 라면서 아들에게 그 은 1,100세겔을 모두 물려줍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기념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중에 은 200 세겔이라는 거금 (최소 9천만원 이상)을 여호와 앞에 거룩하게 바치면서 [그 돈으로 은 신상???을 만듭니다?]

1dLkyGP.jpg

한편 갑자기 엄청난 재산을 상속 받은 미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미가의 어머니가 소유했던 은 1,100 세겔은 성경에 확실한 사유는 안나오지만 정황상 분명히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번 돈이 분명합니다.
이런 부끄러운 돈을 상속 받은 미가 역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그 역시 이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길 바랬습니다.
마침 그의 어머니가 신앙의 본을 보이면서(?) 여호와께 바칠 은 신상을 만들었습니다.
이에 미가는 그 신앙을 본 받아(?) 남은 돈으로 아예 거대한 신당 = 즉 교회를 세웁니다.

그러면서 그 신당 안에 어머니의 은 신상을 자랑스럽게 놔두고(?),
그걸로는 신당이 폼이 좀 나지 않았는지 그 전부터 자신의 집안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던 [드라빔 우상]을 신당에 같이 놔뒀습니다??


자 이제 여호와의 신당에 은 신상도 있고, 드라빔도 있습니다.
근데 신당에 제사장이 없으니 영~~ 분위기가 안삽니다???
처음에는 미가의 아들 중 한명을 제사장으로 삼아봤지만?? 아무래도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영 폼이 안났습니다.
그래서 미가는 전문적인 제사장을 스카웃을 하기 위해 물색을 하기 시작합니다.


마침 여기서 한 레위인이 등장합니다.
그 레위인이 원래 살던 곳은 유다 지파의 베들레헴 이었습니다.


근데 여기서 잠시 레위 지파에 대해 다시 배경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와 12지파가 각각 땅을 분배 받으며 각각 독립된 나라처럼 살아갈 때,
레위 지파는 따로 자신들의 땅을 분배 받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레위 지파는 하나님께서 직접 자신의 수족으로 삼기로 하셨고,
때문에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12지파는 생업에 종사하고, 레위 지파는 별도로 하나님의 일에 종사하기를 바라셨습니다.


따라서 레위 지파는 각각 12지파의 땅에 흩어져 살면서 그곳에서 회당을 세우고,
평소에는 신앙 선생님의 개념으로 이스라엘 12지파를 신앙적으로 가르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레위 지파도 먹고 살기가 힘드니 이스라엘 각 12지파들은 자신들의 땅 중 일부를 레위지파에게 양도를 해야했습니다.
유다 지파의 경우 레위 지파에게 양도를 했던 땅은 헤브론, 립나, 얏딜, 에스드모아, 홀론, 드빌, 아인, 윳다, 벧 세메스 - 이렇게 총 9개 성읍이었고,
이 9개의 성읍은 모두 농지가 아니라 목초지 였습니다.

하나님은 출애굽의 영웅 - 모세와 아론을 배출하고 그들을 지원해줬던 레위 지파를 특별히 사랑하면서도
그런 하나님의 평소 변태 성향처럼 가장 사랑하던 지파들에게 농지가 아니라 [목초지만] 자신들의 영지로 허락하셨습니다.
아무래도 12지파 형제들의 신앙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진 레위 지파다보니,
하나님께서는 세상 유혹에 빠지기 쉬운 농경 생활보다는 신앙심을 유지하기에 좀 더 수월한 목자 생활을 바랬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목사라는 단어가 양치지 목자에서 따온 거니까요..])


이렇게 레위 지파 족속들은 이스라엘 12지파의 목초지를 영지로 삼아 각각 회당을 세우며 형제들을 가르치기에 힘썼습니다.
여기서 회당은 현재 교회와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한가지 할 수 없는 행동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사]입니다.


제사는 오로지 [성전] - 혹은 이때는 아직 성전이 지어지기 전이니 [성막]에서만 할 수 있는 거룩한 의식이었습니다.
이 제사는 반드시 제사장의 관리하에 이루어졌으며,
레위 지파 가운데서도 오로지 모세의 형이자 초대 대제사장이었던 [아론]의 직계 자손들만 제사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레위 지파 자손들은 몇몇은 성막을 관리하는 역할을 받았지만, 대다수는 위에 말했듯이 12지파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그나마 제사장 가문들은 이스라엘의 제사를 독점하고, 제사 종류에 따라 비교적 부족하지 않는 부수 수입이 있었습니다.
아니, 아예 대놓고 비리를 저지를 생각이면 제사 독점권을 통해 막대한 부를 이룰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레위 지파들은 그런 영광을 가질 수 없었고,
불쌍하게 12지파에서도 농지가 아닌 목초지에 살며 겨우 허기나 때우고,
그러면서도 신앙의 지도자로서 형제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야 하는 쉽지 않는 운명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특별히 사랑하는 자들에게 꼭 이런 힘든 환경을 주시는 걸까요?]


오늘 등장하는 이름 모를 한 레위인은 이런 운명에 불만을 가졌고,
자신의 영지를 떠나 새로운 도시 - 베들레헴에 살고 있었습니다.
베들레헴의 뜻은 [떡집]이란 곳이며, 비록 작은 도시지만 예전부터 농사가 잘 되고 떡이 풍부한 도시로 유명했습니다.
베들레헴은 유다 지파에 속한 땅이었지만 레위인에게 허락된 영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레위인은 좀 더 풍족히 살기 위해 자신의 영지를 떠나 베들레헴으로 온 것입니다.


하지만 물질에 욕심이 생겨 온 사람들이 늘 그렇듯, 이 레위인은 어느새 베들레헴에서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 레위인은 더 풍족한 곳을 찾아 다시 떠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에브라임 산지에 있던 미가를 만났습니다.


미가 : 선생님. 꽤 품위가 있어 보이신데 혹시 누구신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레위인 : 저는 베들레헴에서 온 레위인입니다. 지금 살 곳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미가 : 마침 잘 되었습니다. 제가 새로 신당을 하나 세웠는데 제사장이 없습니다.
이참에 저랑 같이 살면서 저의 제사장이 되어 주지 않겠습니까?
제가 음식은 충분히 대접해드리고,
제사를 위해 필요한 의복도 준비하고,
1년 연봉으로 은 10세겔 = 일반 노동자 40일치 임금 = 약 520만원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미가는 지나가던 레위인을 제사장으로 스카웃 시도합니다.
엄청난 재산을 상속 받은 사람 치고는 스카웃 조건이.. 나름 빠듯합니다.
뭐 그래도 주거비와 식비를 해결하고 연봉 520만원이니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이 레위인은 만족하며 이 신당의 제사장이 되는 것을 허락합니다.



이 말도 안되는 황당한 이야기 속에서 등장 인문들은 도대체 율법을 몇 개나 어겼을까요...

1. 미가의 어머니는 여호와를 위해 바친다면서 [우상을 만들어서 바쳤습니다.]
--> 성경에는 분명히 우상을 만들지 말라고 했습니다.
우상이라고 하면 보통 이방신의 우상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님의 형상을 눈에 보이는 물건으로 만드는 것도 역시 우상이며,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는 행동입니다.

2. 미가는 멋대로 신당을 지었습니다.
위에 설명했지만 회당 - 성도들끼리 교제하며 성경 말씀을 공부하는 곳을 짓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미가는 신당 - 곧 제사를 드릴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제사는 오로지 실로라는 성읍에 있던 성막에서만 드릴 수 있는데 미가는 그걸 무시한 겁니다.]

3. [미가는 신당을 지은 것도 모자라 아예 신당에 우상을 고히 모셔놨습니다.]
이거는 뭐 설명할 것도 없겠네요..

4. 미가는 멋대로 제사장을 초빙했습니다.
2번과 비슷한 문제인데, 제사장은 당시 실로에 있는 성막에만 머무르며 제사를 드려야 합니다.
[따라서 제사장을 초빙한다는 전제조건 자체가 율법을 어기는 사항입니다.]

5. 레위인이 멋대로 제사장이 되었습니다.
제사장은 레위 지파에서도 오직 아론의 자손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레위인은 자기 멋대로 제사장이 되었습니다.]


미가의 어머니, 미가, 그리고 레위인 - 이들은 모두 열정적으로 여호와 하나님을 섬겼습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그들이 열정적으로 행동한 것들은 전부 다 율법을 어기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미가는 당당히 고백합니다.
미가 : 내가 이렇게 열심히 했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사사기 저자는 이런 황당한 상황을 보고 어떻게 평가 했을까요?



사사기의 1장부터 삼손의 이야기인 16장까지와 vs 미가 어머니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17장부터 21장까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다릅니다.


1장부터 16장까지의 스토리는
1.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처음 정착했던 시기였습니다.
2. 처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척박한 가나안 땅에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때문에 춥고 배고픈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3. 그래서 그들은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바알과 같은 이방신을 섬겼습니다.
4. 그리고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을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벌하셨고, 이스라엘이 회개하며 평화를 되찾는 스토리의 반복입니다.
따라서 1장부터 16장까지는 핵심 단어는 [이스라엘 자손이 또!!!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음으로...]입니다.



하지만 사사기 17장부터는 약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1. 문제의 시작은 삼손때 부터입니다. 원래라면 회개하고 회복하는 스토리가 되어야 하는데, 삼손 때 이 공식이 무너졌습니다.
2. 이스라엘 백성들은 블레셋의 압제를 받으면서도 회개하거나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3. 그러다가 삼손이 그야말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블레셋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자, 블레셋은 알아서 이스라엘로부터 물러났습니다.
4. 즉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이 한 것도 없이 부끄럽게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5.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도 적응했고, 블레셋의 압제도 없자 풍족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6. 풍족한 삶을 살게 되니 이제 더 이상 이방 신 따위에게 기댈 필요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사사기 17장부터는 이방 신을 섬기는 행위는 사라지게 됩니다.
7.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때 자신들이 이방 신 따위에게 매달리던 시절을 부끄럽게 여기며 양심에 가책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먹고 살만한데 왜 그때는 그딴 쓸모없는 이방신에게 빌었을까??]
8. 그리고 그 양심의 가책을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을 열심히(?) 섬기기 시작합니다.


얼핏 보면 좋은 과정인 것 같지만 이 과정에는 심각한 신앙적인 오류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의 목적이 - 양심 해결을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겁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 이전의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이후에는 그와 같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잘못된 신앙인들은 [이미 지나간 잘못된 행동은 어쩔 수 없고~~ 그로 인해 난 돈을 많이 벌었고~~ 앞으로도 그 행동으로 돈을 많이 벌 것 같으니 굳이 고칠 생각은 없고~~ 대신 나도 양심의 가책은 느끼니까 앞으로 참회하는 의미에서 헌금 많이 낼게~] 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사사기 17장에 등장한 사람은 미가의 어머니, 미가, 레위인 이렇게 총 3명이지만,
사실상 당시 이스라엘 전체의 상황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삼손 때부터 지금까지 회개하지 않았고, 옳지 못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신앙적 방향으로] 이 돈을 여호와를 위한다며 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사사기 17장부터는 더 이상 [이스라엘 자손이 또 여호아의 목전에 악을 행했다]라는 표현이 없습니다.
대신 아래와 같은 더 심각한 표현이 나옵니다.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성경의 사람들을 보다보면 이방신을 섬기는 사람들은 비교적 쉽게 구원을 얻게 됩니다.
--> 그리고 이러한 사람들은 하나님께서도 별로 크게 책망을 안하시고, 오히려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함에 안타까워 하십니다.

반대로 자신만의 해석으로 자기가 신이 되어 하나님의 일을 자기 멋대로 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구원 받는 것에 실패합니다.
-->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절대로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증오합니다.
왜 예수님께서 다른 죄인들은 그렇게 가엽게 여기시고, 바리새인한테는 그렇게 욕을 하셨는지를 생각해보면 됩니다.



삼손 때부터 회개하지 않고 자기들 멋대로 신앙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막장 스토리는 이제 시작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미가 집안의 후속 스토리 + 더 막장인 [단 지파]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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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광
23/01/22 09:30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자기 소견대로의 신앙 주의해야겠단 생각이 다시 드네요 ㅠ 혼자만의 신앙의 위험성이기도 하겠지요
23/01/22 11:00
수정 아이콘
정주행 중인데 이제 요셉까지 왔네요.
아직 한참 남았네요 헥헥
열심히 따라가겠습니다 하하
23/01/22 11:09
수정 아이콘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휴일인데도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신앙의 목적이 양심을 클리어하기 위한 것이면 안 된다는 말이 뜨끔하네요. 이런 동기로 믿음을 시작한 사람도 성인으로 기독교를 처음 접한 사람이면 꽤 있을텐데요 흠
발이시려워
23/01/22 12:10
수정 아이콘
다음 편 기대합니다.
복타르
23/01/22 12:12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겨울나기
23/01/22 12:27
수정 아이콘
"주님과 면담해서 잘 해결봤습니다" 의 기원전 버전이군요
23/01/22 15:03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
23/01/22 15:11
수정 아이콘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예전에 강제로 꽤 오랫동안 교회에 다녔던 사람으로 그전에는 이해도 안가고 이해 하기도 싫었던 그 내용을 이제와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게 아이러니하지만 정말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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