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에 옛날 일본 가수인 쿠보타 사키의 노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녀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이 바로 이방인인데 처음 발표한 노래의 대성공 이후로 변변찮은 성적을 내다 은퇴한 전형적인 원히트원더인 가수였죠. 이방인은 오래된 노래라 지금 들으면 멜로디가 퍽 촌스럽지만 쿠보타 사키의 신비스러운 음색이 마음을 확 잡아끄는 힘이 이있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가끔 생각날때마다 듣곤 하는데 처음 보는 가수의 이방인 커버 영상이 보이더군요. 예전에 비슷한 글을 썼음에도 굳이 또 적는 까닭은 저만 아는 옛날 일본 가수의 노래를 알리고자 하는 욕심도 들고, 새로 알게된 가수의 노래와 썰도 짧게나마 풀어볼까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쿠보타 사키 - 이방인 ~실크로드의 테마~
이방인 포르투갈 녹음 버전
이방인은 두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79년에 발표한 원곡과 3집앨범 사우다데에 수록된 포르투갈 버전이 있죠. 두번째 곡은 전주 부분이 긴데 포르투갈어로 나레이션이 들어 갔고 민속악기로 반주를 한 게 차이점입니다. 둘 다 괜찮으니 들어보시고 아래 나올 커버 영상과 비교해보세요.
ZARD
pgr에서 자드를 따로 설명 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90년대를 상징하는 제이팝의 여왕 같은 가수였죠. 이방인을 자드 버전만 들어보신 분은 사카이 이즈미의 노래로 아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시바타 준
월광욕 月光浴
Love Letter
시바타 준은 아름다운 미성의 음색으로 서글프고 청승맞은 감성의 노래를 부르는 묘한 가수입니다. 국내에도 알음알음 숨은 팬들이 몇몇 있죠. 저도 그 중에 하나인데 가창력이 좋은 가수에요. 70년대 유행한 가요들을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했는데 시바타 준이 부른 이방인도 그 앨범에 포함된 노래입니다. 옛날 일본 가요를 들으려면 시바타 준이나 아래 소개할 미스 오오자의 리메이크 앨범으로 듣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Ms.OOJA
Plastic Love 커버
한 밤 중의 도어 Stay With Me 커버
미스 오오자는 2011년 28세라는 늦은 나이에 데뷔해서 일본에선 늦게피는 가희라는 별명을 가진 가수라고 하네요. 위에 시바타 준이 인터넷의 가희라는 별칭이 있고 둘다 40대의 나이에 왕성한 활동을 하는지라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거기다 7~80년대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앨범을 냈다는 공통점도 있네요.
미스 오오자의 노래와 본문 가장 마지막에 소개할 이와사키 자매의 노래가 아니었다면 구태여 예전에 썼던 주제로 또 글을 올리진 않았을 것입니다. 저만 알고 있기엔 좀 아깝다 싶어서 그만 못참고 글을 적고 말았네요.
플라스틱 러브와 한 밤 중의 도어는 시티팝을 즐겨 들으신다면 익숙한 노래일 겁니다. 원곡의 몽환적이고 퇴폐적인 느낌은 줄어들었지만 현대적인 감각으로 부르는 미스 오오자의 커버곡도 좋더라고요.
시노자키 아이(篠崎愛)
시노자키 아이는 사랑입니다.
카사하라 히로코 - 이방인 `90
이방인 어셈블 버전
카사하라 히로코는 90년대에 주로 활동한 성우겸 가수입니다. 성우보다 가수의 커리어가 더 많죠. 대표곡으로는 패트레이버 시리즈의 컨디션그린, 약속의 토지로와 마크로스2 주제가 약속 등이 있습니다. 성우 연기를 적게 하진 않았지만 인상적인 배역이 없어서 레이어스의 호우오우지 후우(녹색 안경녀) 정도가 가장 유명한 캐릭터였죠.
이방인 `90 버전은 원곡보다 쾌활한 느낌으로, 어셈블 버전은 원곡하고 비슷한 느낌으로 부릅니다. 좋아하는 가수라 두어번 관련 글을 썼음에도 계속 홍보하고 싶네요.
Acid Black Cherry
잠자는 공주 眠り姫
Acid Black Cherry이란 가수명이 생소해서 검색해보니 록밴드 Janne Da Arc의 보컬이었던 yasu의 솔로 활동명이더군요. 여전히 한 비주얼 하시네요.
미야모토 히로지(宮本浩次)
엘리펀트 카시마시 - 오늘 밤 달처럼 今宵の月のように
우리들의 내일 俺たちの明日
미야모토 히로지가 누구지? 궁금해가지고 검색해보니 엘리펀트 카시마시란 밴드의 리더라고 하더군요. 이방인 커버곡은 화려한 영상에 비해 좀 별로지만 밴드 시절에 부른 노래들은 좋아가지고 함께 올려봅니다.
EGO-WRAPPIN'
색채의 블루스 色彩のブルース
모던보이 ost - 색채의 블루스
도쿄 스카파라다이스 오케스트라 - 황혼을 노는 고양이 黄昏を遊ぶ猫
에고 래핑은 나카노 요시에, 모리 마사키로 이루어진 남녀 이인조 혼성 밴드입니다. 예전에 쿠보타 사키 글을 쓰면서 노래를 검색하다가 알게되었죠. 이방인 커버 영상도 그렇고 보컬 나카노 요시에의 음색이 워낙 인상깊게 기억에 남아서 언젠가 에고 래핑의 노래를 올려야지 했는데 기회가 나지 않았네요.
한국과도 나름 인연이 있는 밴드인데 2010년과 15년, 두 번이나 인천에서 열린 펜타포트 페스티벌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번째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영화 모던 보이에서 김혜수가 부르는 노래가 에고 래핑의 대표곡인 색채의 블루스라고 하네요.
황혼을 노는 고양이는 나카노 요시에가 객원 보컬로 따로 부른 노래입니다만 좋아하는 노래라 같이 올려 봅니다.
화악기 밴드 & 데몬 각하 & Little Glee Monster
화악기밴드 - 천본앵(千本桜)
세이키마츠(聖飢魔II) - 밀랍인형의 관 蝋人形の館
Little Glee Monster - 세상은 너에게 미소짓고 있어 世界はあなたに笑いかけている
화악기 밴드는 일본 전통악기를 현대 음악과 접목한 컨셉의 밴드입니다. 대표곡 천본앵은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의 노래를 가져와서 불렀었죠.
데몬 각하의 비주얼이 만화 디트로이트 메탈시티를 연상 시키는데 저는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개그맨인가 싶었더니만 헤비메탈 밴드라고 하더라고요? 매니악한 메탈 업계에서 오래 활동한 장수 밴드인데 현재도 해체했다가 잠깐 재집결해서 신곡을 발표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2016년엔 애니 테라포마스의 주제가 REVENGE를 부르기도 했다네요.
리틀 그리 몬스터는 원래 5인조 여성 그룹이었는데 22년 그룹을 재편하면서 3인조 체제로 바뀌었다고 하는군요. 노래 영상에선 인원이 많은 걸로 보아 구 멤버들인가 봅니다.
화악기밴드 말고는 모르는 가수들이라 짧게 설명을 해봤는데 이 뭐 절대 안 어울릴 것 같은 세 그룹이 모여서 노래를 부르니 뭔가 아스트랄 하군요.
파이브 스타 스토리 주제가를 부르기도 했는데 아이돌시절 부드러운 발라드 창법과 날카로운 엔카 창법 스타일이 확연히 다른게 인상적입니다. 이방인 커버에선 왕년에 아이돌 노래 부르던 실력이 죽지 않았는지 미성으로 불러주시네요.
이와사키 히로미 & 이와사키 요시미
이와사키 히로미(岩崎宏美) - 로망스 ロマンス
여름에 안겨서 夏に抱かれて
미래 未来
이와사키 요시미(岩崎良美) - 터치
이와사키 히로미는 80년대에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 가수라고 합니다. 동생 요시미도 언니와 비슷한 시기에 가수로 활동했는데 여러분들도 잘 아는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터치의 주제가를 불러서 큰 인기를 끌었었죠.
좀 엄한 집안에서 태어나가지고 자매의 부친이 간섭을 심하게 하는 바람에 언니 이와사키 히로미가 아버지와 자주 마찰을 빚었다고 합니다. 결혼 후에도 은퇴하며 평온하게 사는 듯 보였으나 남편이 바람피고 이혼 후 자녀의 양육권을 가져가기로 했는데, 남편의 내연녀가 아이들을 가로채가고 기사에 내지 말라고 협박까지 했다는군요. 맙소사;
지금은 아이들도 친 엄마 품으로 돌아오고 방송에도 얼굴을 간간히 비추면서 행복하게 사시는 듯 합니다. 동생 요시미와는 젊었을 적에 같이 무대에선 일이 극히 드물었다고 하는데 마침 자매가 사이좋게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있더군요. 다정하게 부르는 자매의 모습이 무척 보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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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는 몇년전에 yasu가 성대결절(맞나...?)로 활동중지 발표한 이래 개점휴업 상태긴 하죠.
와각키밴드는 요 몇년 아주 핫한 밴드입니다. 처음에는 보컬로이드 카피로 활동했는데 이젠 오리지널 악곡도 꽤 많아졌고 21년도 신보에선 에반에센스랑 협업하기도 하는 등 아주 거물이 되었더군요.
세이키마츠의 데몬각하는... 애당초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주인공이 데몬각하를 오마쥬한 캐릭터에 가깝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세이키마츠 자체가 일본 메탈에선 빼놓고 논할수 없는 거물급 밴드죠. 데몬각하 그 자신도 일본에서 몇몇 뉴스방송에서 패널로 출연하기도 하는 등 꽤나 적극적으로 활동중인 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