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3/13 00:12:02
Name 트럭
Subject [일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간단 감상평
한국 시간으로 오늘 오전 아홉 시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립니다. 아카데미 픽이 취향에 맞는 편이라 매년 이 시기에 못 본 영화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몇 시간 안 남아서 작품상 후보작만 간단히 감상평 남겨봅니다. 아직 국내 개봉 전인 세 작품은 못 봤는데 스필버그의 파벨만스는 오늘 저녁에 볼 예정입니다.

작품상 후보

서부 전선 이상 없다
기생충과 함께 작품상 후보였던 1917처럼 1차대전 배경의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는 공식처럼 전쟁의 참혹함, 전우와의 우정, 감동 실화 같은 소재가 많이 나오는데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참혹함을 묘사하는데 중점을 둔 작품 같습니다. 잔인한 장면도 꽤 나오고 엔딩도 원작과 다르게 바뀌었다고 하더라구요. 무엇보다 윗대가리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목숨이란 게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꾸준히 나오는 손수건?은 참 군인 때 감성 떠오르더라고요. 여자만 봐도 설레던 그 감성요. 마지막에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됐을 땐 소름이 좀 돋았습니다. 이 영화는 작품상은 힘들 거 같고 장편 국제영화상이 유력해 보이더군요. 저는 말 없는 소녀가 더 좋았습니다만 이쪽은 평가가 많이 갈릴 거 같고 객관적으로 상을 준다면 이 영화가 받는 게 더 맞는 거 같습니다. 넷플릭스 작품입니다.

아바타 물의 길
혹평도 많이 보이지만 저는 재미있게 본 편입니다. 가족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이미 판도라 세계관의 팬이 되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시각효과 하나만 좋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영화는 결국 눈으로 보는 거라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자식들이 귀여운데 특히 막내가 아주 귀엽습니다. 앞으로는 키리가 더 활약할 것 같은데 3편도 기대가 되네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올해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점쳐지는 작품입니다. 역대 작품상 후보 중 이 정도로 b급 감성이 있었나 싶네요. 최근에 촬영 영상이 나오는 플러스 버전으로 두 번째 보면서 느낀 건 은근히 설정이 치밀합니다. 이 영화도 결국은 가족 영화인데 이게 인생이라는 주제와 합쳐져서 더 큰 울림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곱씹을수록 따뜻한 영화입니다. 올해 아카데미 최다부분 후보작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품상과 더불어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도 유력해 보이네요.

엘비스
너무 압축을 한 게 느껴져서 버거운 느낌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긴 많은데 시간은 부족해 보이고 그래서 다소 정신없었어요. 그래도 한 인간의 생애를 돌아본다는 건 흥미롭고 숙연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실화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작품상 후보작 중엔 제일 할 말이 없는데 본지 오래되기도 했고 피곤할 때 봐서 그런 것 같긴 해요. 아트나인에서 보다가 음향 사고로 환불받고 집에 가는 길에 아쉬워서 늦은 시간에 봤거든요. 이 영화는 남우주연상 유력으로 나오더군요. 지금 개봉 중인 웨일의 브렌든 프레이저도 인상 깊었는데 오스틴 버틀러의 엘비스도 엄청났어요.

이니셰린의 밴시

이 영화 꽤 좋았습니다. 다음주 개봉인데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아일랜드의 외딴 섬이 배경이고 아름다운 풍경이나 밝은 색감 때문에 동화 느낌도 납니다. 시골의 집들이나 가축, 동네 바보, 노인들 인물 하나하나 너무 매력 있어요. 주연들 연기도 좋은데 콜린파렐의 시골 동네 바보형 연기 너무 좋아요. 장르가 코미디라고 되어 있는데 관객들이 빵 터지는 장면이 초반에 꽤 있었습니다. 저는 바보 듀오만 나와도 자꾸 피식하게 되더군요. 중간에 주인공 둘이 베토벤과 부모님으로 논쟁하는 장면의 대사들 정말 멋졌습니다. 영화가 예상하기 힘든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전하는 메시지도 그렇고 알고 보니 엄청난 상남자 영화였습니다. 이번에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인 말 없는 소녀와 함께 두 편의 아일랜드 배경 영화가 있는데 두 편 모두 개인적으론 최고였습니다.

타르

저는 절제된 연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서 이 영화에서 케이트블란쳇의 연기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였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양자경이 더 유력해 보이지만 좋은 경쟁이 될 만한 연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는 거듭된 성공으로 자존감 만땅인 인물이 나오는데요. 겉보기에도 일이나 사생활 모두 완벽해 보이고요. 초반에 바흐를 리스펙하지 않는 학생 몰아세우는 장면은 성공만 거듭한 인간의 아집이 잘 보이는 장면이었죠. 그런데 이런 사람의 속을 엿보다 보니 사정을 알고 나면 완벽한 인간은 없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꽤 담백한 영화인데 마지막에 좀 재밌는 장면이 있습니다. 몰락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한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무대에서도 삶에서도 타고난 마에스트로였습니다.

탑건: 매버릭

이 영화는 더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보셨을 텐데요. 정말 재미있고 멋있는 작품이었죠. 영화관에서 제 옆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어린 친구들이 같은 줄에 앉아있었는데 다 같이 마음 졸이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아직 못 본 세 편

슬픔의 삼각형
이 영화는 칸 영화제 작품상을 받았는데요. 칸 영화제 당시 너무 조용해서 찾아봤더니 블랙코미디 장르인데 온전히 즐기려면 배경지식 좀 필요해 보이더군요. 그래서인지 국내 개봉은 언제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먼 토킹
이 영화는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데 제목처럼 여성이 활약하는 영화일 거 같습니다. 마찬가지 개봉 일정이 아직 없는 거 같습니다.

파벨만스
영화를 소재로 한 스필버그의 자전적 이야기입니다. 저는 스포를 극도로 꺼려서 예고편도 가급적 안 봅니다만 우연히 본 국내 리뷰에서 스필버그 대표작이 될거라는 극찬을 봐서 기대중입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바빌론과도 비교가 될 거 같네요. 개봉은 3월 말인데 아카데미 시즌으로 다음주 메가박스와 cgv 몇몇 관에서 미리 개봉합니다.

시간이 늦어 급하게 적다 보니 갈수록 성의가 없는 글이 되었는데 개인적인 총평을 하자면 모두 우수한 영화들이긴 한데 유달리 돋보이는 영화는 없었던 것 같네요. 대충 찾아보니 올해는 에에올의 작품상 수상이 아주 유력해보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사브리자나
23/03/13 00:29
수정 아이콘
저는 에에올을 뽑고 싶어요
주제야 새로울 게 없지만 2020년대에 맞게 그걸 풀어나가는 방식이 너무나 좋더라고요 판타지적 요소를 넣고 해석해도 좋고 판타지를 싹 빼고 가족관계로만 해석해도 너무 좋고요
정신없는 영화에 내성없으신 분 빼고는 모두에게 추천드립니다
23/03/13 00:39
수정 아이콘
저도 에에올이 올해 작품상에 가장 어울리는 거 같습니다. 말씀하신 점에서 호불호 갈리는 요소가 있긴 하지만 기발하고 재미도 있고 거기다 감동적이고요.
빼사스
23/03/13 01:00
수정 아이콘
저는 에에올만큼 극단적 호불호도 없는지라 쉽잖다고 생각되는데 뭐 모르죠.
23/03/13 01:45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영화제도 그렇고 분위기가 에에올 쪽으로 흐르는 거 같더라구요. 에에올이 취향을 타긴 하지만 그보다 월등한 영화가 있냐 하면 또 애매하기도 해서요.
Rorschach
23/03/13 01:38
수정 아이콘
아바타2 에에올 탑건2 타르 네 편 봤네요.
못 본 후보작 중에 제일 관심가는 이니셰린의 밴시를 시상식 전에 못 본 점이 좀 아쉬워요.

봤던 네 편 중에서는 전 저보고 투표하라면 탑건2 줄 것 같습니다. 에에올은... 잘 만들었고 연기도 좋았던 것은 동의하는데 너무나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좋은가 싶긴 했었거든요. 작품 자체랑 연기 모두요.

다른 부문에서는,
남우주연상은 브렌든 프레이저(더 웨일)랑 폴 메스칼(애프터썬) 밖에 못 봤는데 둘 중에서는 브렌든 프레이저 뽑고싶고,
여우주연상도 양자경(에에올)이랑 케이트 블란쳇(타르) 두 편 밖에 못봤는데 둘 중에서는 케이트 블란쳇 뽑고싶네요.
23/03/13 01:48
수정 아이콘
주연상 둘은 저랑 생각이 같으시네요. 애프터썬 아빠는 아빠로서는 좋았지만 남우주연상 받기엔 영화 분위기가 좀 약했던 거 같습니다. 작품상 예상 검색하다 보니 현지 매체 중에 탑건을 에에올 다음 작품상 후보로 꼽은 곳도 있긴 하더라구요.

이니셰린의 밴시는 꽤 좋았어요. 좀 너무 상남자스럽긴 한데 주인공 조연들 다 너무 호감입니다 흐흐
만찐두빵
23/03/13 02:40
수정 아이콘
서부 전선, 에에올, 아바타, 타르, 탑건 봤는데

서부전선>에에올>탑건>타르>>>>>>>>아바타 순으로 좋았네요. 갠적으로 아바타는 아쿠아맨보다 별루...

서부전선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와하면서 봤습니다. 이거보고 1930판도 봤는데 이것도 좋더군요
23/03/13 11: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바타 부등호 잔인하신 크크
전쟁영화는 명작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신작이 저평가 당하는 면도 있는 거 같습니다. 지금 서부전선이 상 연달아 수상하고 있네요. 장편 국제영화상도 수상했고요. 촬영상 음악상 계속 받고 있네요.
23/03/13 03:04
수정 아이콘
해외 베팅업체들은 에에올을 압도적 정배로 보네요.

배당이 1.05 ~ 1.10인데 이정도 배당이면 99%라고 봐야겠네요. 참고로 2순위인 서부전선이 10.0~14.0..

개인적으로는 이니셰린의 벤시을 가장 좋게 봤는데 왜 에에올이 이렇게 압도적인지 잘 모르겠어요 흑흑 아직 영알못인가봅니다.
23/03/13 11:16
수정 아이콘
에에올은 흐름을 탄 거 같습니다. 이니셰린의 밴시 저도 너무 좋았습니다.
남한인
23/03/13 06:42
수정 아이콘
작품상이나 감독상이나 각본상 등에는
남자작품상/여자작품상 등이 없는데,

왜 배우에만 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여우조연상이 있는지 의아합니다.
바밥밥바
23/03/13 11:21
수정 아이콘
실제 극 안에서의 캐릭터에게 부여하는 성별과 작품을 만든 사람의 성별을 동일선상에서 볼 순 없을거 같습니다.
23/03/13 07:12
수정 아이콘
영화계를 살린 탑건이 받아야 속이 시원 할텐데, 그렇게.되진 않겠죠. 그럼 남우주연상이라도 주셔요..
이쥴레이
23/03/13 08:56
수정 아이콘
평소 난잡하면서도 여러 사건이 계속일어나 꼬이면서 결국 마지막에 하나로 귀결되는 군상극이나 모험극을 좋아하는데 에에올은 딱 제 스타일 영화여서 웃으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만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리는 영화라..

탑건이나 아바타도 나쁘지 않게봤고
개봉 예정중인 이니셰린의 밴시도 기대중입니다.

엘비스는 혹평 가득한줄 알았는데 작품상후보에도 있는걸 보니 괜찮았나 보네요..
더치커피
23/03/13 09:45
수정 아이콘
탑건!!
23/03/13 11:57
수정 아이콘
더 웨일도 유력하던데 빠졌네요.
23/03/13 12:11
수정 아이콘
작품상 후보만 적었습니다. 더 웨일은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분장상에 올랐습니다. 새삼 남우주연상 후보들이 쟁쟁하네요. 누가 받을지 모르겠어요.
사브리자나
23/03/13 12:42
수정 아이콘
에에올이 탔네요 예측성공해서 기분좋아요
23/03/13 12:51
수정 아이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오스카 7개 부분의 위너가 되었읍니다.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눈알단 여러분들은 모두 기뻐해주십시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569 [정치]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신화는 허구인가? [224] 헤일로14751 23/08/22 14751 0
99516 [일반] 뉴욕타임스 7.29. 일자 기사 번역(중동의 가뭄, 물 분쟁) [22] 오후2시9364 23/08/15 9364 5
99514 [정치] 2021년의 독립기념 성명서 [16] 상록일기9305 23/08/15 9305 0
99499 [정치] 오래된 영화 A Few Good Man [4] singularian7557 23/08/14 7557 0
99486 [정치] 항명 혐의 전 해병대 수사단장 "국방부 검찰단 수사 거부", 입장문 발표 [115] 로켓15095 23/08/11 15095 0
99467 [정치] 이번 잼버리 사태를 보면서 드는 생각. [46] 간옹손건미축10793 23/08/09 10793 0
99466 [일반] 잼버리지만 일상 글 [9] 토마스에요6757 23/08/09 6757 12
99408 [일반] [디스패치]"그 텐트에 잠입했습니다"…잼버리, 새만금의 악몽 [60] KanQui#111860 23/08/05 11860 5
99394 [일반] D.P 시즌2 재평가? : 채 상병 사고 이첩했던 해병대 수사단장 보직해임 [22] Davi4ever12320 23/08/03 12320 9
99341 [일반] [스포] DP 시즌2 후기 [54] 만찐두빵14708 23/07/28 14708 2
99290 [일반] 군인권센터 "채수근상병 동료 주말 출타·면회 전면통제" [46] 만찐두빵12565 23/07/24 12565 9
99267 [정치] 군인이 죽어도 배상받지 못하는 이상한 나라 [53] kurt11977 23/07/21 11977 0
99234 [일반] 예천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일병 급류 휩쓸려 실종 - 사망 확인 [83] 만찐두빵12897 23/07/19 12897 3
99166 [일반] 소 잡는 섭태지 (수학여행에서 있었던 일/ 에세이) [11] 두괴즐6132 23/07/10 6132 7
99163 [정치] 개각인사 김영호·김채환 '촛불집회 중국 개입설' 논란 [32] 베라히14181 23/07/09 14181 0
99123 [정치] 윤석열 "상식적 중도도 반대쪽에서 보면 극우" [81] 동훈13778 23/07/04 13778 0
99101 [일반] 문학소녀를 만난 꿈 없던 소년은 (첫사랑 이야기) [8] 두괴즐5942 23/06/30 5942 11
98750 [정치] 병사 휴대전화 전면 허용 또 연기…6개월 더 시범운용 [37] 톤업선크림12133 23/05/11 12133 0
98553 [정치] 한국의 자칭 보수는 왜 이리 무능한가 [40] singularian19013 23/04/22 19013 0
98397 [정치] Cyber Power by Nations [7] singularian11059 23/04/08 11059 0
98370 [일반] 전우원씨 "다음 주부터 광주 머문다…반성의 시간" [56] Davi4ever10596 23/04/05 10596 11
98265 [정치] 어제는 서해수호의 날 이었습니다. [146] 아이스베어12676 23/03/25 12676 0
98148 [일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간단 감상평 [19] 트럭7711 23/03/13 7711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