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5/12 08:23:03
Name 소이밀크러버
Subject [일반] 아내 이야기 9 (수정됨)
- 아내의 선물 6

아내는 사귀고 처음 맞이한 크리스마스 날에 집에서 놀자고 제안했다.

집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놓고 치킨을 시켜서 영화를 보고 잤는데

다음날 일어났더니 머리 옆에 갤럭시 워치4가 놓여 있는 게 아닌가.

KakaoTalk_20230512_080823903.jpg

아내는 산타가 준 것 같다고 능청을 떨었지만 보나 마나 아내가 준 것이었다.

냉장고 때문에 가전을 둘러보다가 워치를 탐냈었는데 그걸 기억하다가 사준거라 더욱 고마웠다.



- 아내는 사려 깊다 14

아내가 안방 화장실 매립등이 고장 났다고 해서 매립등을 구매하고 교체에 들어갔다.

매립등을 꺼내다가 고정 스프링에 손가락이 집혀서 피가 났는데 아내가 그걸 봤다.

아내가 몰랐다면 그냥 연고만 쓱 바르고 끝냈을 텐데 상처를 본 아내는 반창고를 들고 와서 감아줬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하기 전에 날 불러 세우더니 새 반창고를 가져와서는

방수밴드여도 여보 손 씻었으니까 새 걸로 바꾸는 게 낫다며 반창고를 갈아줬다.

그리 큰 상처도 아니라서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는 게 민망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훈훈했다.



- 아내는 사려 깊다 15

아내는 말을 이쁘게 한다.

행동도 이쁜 편인데 말도 잘해서 부모님은 아내를 좋아하신다.

아내와 만나기 4개월 전에 어머니가 제수씨에게 잘해주시는 걸 보고 글을 쓴 적이 있었다.

https://pgrer.net/freedom/90557

어머니의 어진 마음에 대한 글이었는데 다행히도 어머니는 자신의 인덕에 맞는 좋은 며느리들을 만났다.

남편 운이 가장 없었고 아들 운은 그럭저럭이셨는데 며느리 운은 좋으신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내가 부모님과 전화하는 걸 보면 싹싹하게 잘도 말해서 보는 내가 흐뭇하다.


- 아내는 귀엽다 17

아내는 내가 뭘 하고 있을 때(ex 설거지) 옆을 지나가다가 엉덩이를 주무르고 간다.

그렇게 몇 번을 주무르더니 회사에서 하체 운동을 하고 온 날과 아닌 날을 구분하는 둔근 파악의 프로가 돼버렸다.

하찮은 남정네 엉덩이가 뭐가 좋은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탄탄한 엉덩이가 좋다고 하니 하체 운동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되었다. 흐압.


- 아내는 멋지다 9

정수기에 필터를 교체해달라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검색해 보니 거의 다 1년 쓰니 이 메시지가 떴다는데.... 이거 설마 사용량은 체크 안 하고 기한만 체크하나?? 싶었지만

어쨌든 오래 쓰기도 했고 아내가 필터를 주문해서 교체를 시작했다.

대충 패트병 같은 필터 4개를 뚜껑을 따서 정해진 위치에 박아주면 되는데 실수로 하나의 뚜껑을 따지 않고 넣어버렸고

뚜껑이 그대로 안에 껴서 나오게 않았다. 0_0

나올 것 같기도 해서 핀셋 가져와서 꺼내보려고 애를 써봤지만... 영 나올 기미가 없어 보였다.

내가 끙끙대고 있으니 이상하게 여긴 아내가 다가왔고

나는 '뚜껑도 안 빼고 왜 넣었냐, AS올때까지 물은 어떻게 할거냐'라며 혼낼 것 같아서 잔뜩 쫄아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잔소리 없이 나와보라고 하더니 낑낑대다가 결국 뚜껑을 빼내고는

'자 이제 됐지?'하고 홀연히 자신의 할 일을 하러 가는데 그 모습이 엄청 멋있어 보였다.

쫓아가서 안아주며 '너무 멋져, 반했어'라고 하니 쑥스러워했지만, 그날의 아내는 완전 상여자였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에이치블루
23/05/12 08:57
수정 아이콘
어디 감금되셨길래.... (잘 읽었습니다;)
맥도널드
23/05/12 08:59
수정 아이콘
제가 이 시리즈를 매우 좋아해서 아내에게 보여줬는데...
"이거 니가 몰래 쓴거지~~" 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소이밀크러버
23/05/12 09:07
수정 아이콘
하하 아내 분도 기분 좋으셨겠네요.
23/05/12 09:47
수정 아이콘
아니 어떻게 미담이 그치지를 않습니까,
갈수록 두 분 모두 존경스러워지네요.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럴수도있어
23/05/12 10:10
수정 아이콘
달다 달아.. 너무 달아요.
스컬로매니아
23/05/12 10:24
수정 아이콘
아직도 나올 내용이 남아있다니요..
너무 좋습니다
종신으로 써 주세요
23/05/12 10:33
수정 아이콘
남편바이럴에 이은 아내바이럴!!
훈훈한 글 잘 읽었습니다
숙성고양이
23/05/12 10:46
수정 아이콘
엉덩이를 주무르고 가다니!
제로콜라
23/05/12 11:12
수정 아이콘
협박받고 있으시다면 다음 글 제목에 숫자 10을 적어주세요
소이밀크러버
23/05/12 15:47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방구차야
23/05/12 11:33
수정 아이콘
은근히 사고뭉치신데 와이프가 조용히 수습해주는 ..
이경규
23/05/12 11:56
수정 아이콘
남혐여혐의 시대에 힐링글이네요.
고오스
23/05/12 12:02
수정 아이콘
전생에 무슨 선행을 베푸셨길래 이렇게 좋은 분을 잡으셨습니까?

정말 부럽습니다 흐흐흐흐
23/05/12 12:31
수정 아이콘
삼신할매 저집은 쌍둥으로 부탁합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3/05/12 14:50
수정 아이콘
이거 축복맞나요 크크
지구돌기
23/05/12 16:05
수정 아이콘
예전에 국정원 결혼 바이럴 조직이 루리웹에 침투했다고 들었는데, 여기에도 침투했나요. 크크
StayAway
23/05/12 17:43
수정 아이콘
번외편으로 반전 없습니까?
아내는 살벌하다 라던지..
23/05/12 23:22
수정 아이콘
무섭다 1편 있었을겁니다 크크
암벽왕
23/05/13 15:51
수정 아이콘
싸우는 글만 보다가 이런 글보니까 너무 좋네요... 많이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063 [일반] 식기세척기 예찬 [77] 사람되고싶다9933 24/03/04 9933 6
100080 [일반] 나이 40 넘어서 건강관리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 [39] realwealth10834 23/10/18 10834 30
98756 [일반] 아내 이야기 9 [19] 소이밀크러버7669 23/05/12 7669 23
98629 [일반] 아내 이야기 4 [18] 소이밀크러버6937 23/04/28 6937 27
98576 [일반] 어제 하한가의 실체는 가치주 작전이었네요 [46] 맥스훼인12543 23/04/25 12543 8
97533 [일반] 깨진 컵과 킨츠쿠로이 [8] firebat8047 22/12/27 8047 12
97288 [일반] 사람따먹기 전쟁(의 시작) [53] lexicon14392 22/12/01 14392 5
97085 [일반] [바둑] 최정 9단의 이번 삼성화재배 4강 진출이 여류기사 최고 업적인 이유 [100] 물맛이좋아요16635 22/11/04 16635 28
95977 [일반] 단면 [12] 초모완7044 22/07/09 7044 53
95869 [일반] '아는 맛'이 좋은 나이가 되었다 [14] 마스터충달8938 22/06/24 8938 14
95773 [일반] 싸이의 흠뻑쇼와 물 이야기 [83] 오곡물티슈14196 22/06/08 14196 5
95457 [일반] (스크롤 압박 주의) 이효리 헌정사 (부제 : 어쩌다보니 '서울 체크인' 감상평 쓰다가...) [73] 마음속의빛29157 22/04/19 29157 25
95387 [일반] 삶의 질을 향상시킨 가전 순위 [126] 똥꼬쪼으기22163 22/04/08 22163 6
95297 [일반]  코로나시대 배달도시락 창업 알아보셨나요? [62] 소시23974 22/03/22 23974 84
95202 [일반] 아개운칫솔 후기 [66] Fig.115189 22/03/06 15189 3
95024 [일반] 새로운 친구를 맞이했습니다. [13] singularian12832 22/02/12 12832 8
94668 [일반] 결혼 10년차를 앞두고 써보는 소소한 결혼 팁들 [62] Hammuzzi15558 22/01/02 15558 85
94614 [일반] 게임 좋아하는 아이와 공부 (feat 자랑글) [35] 담담8876 21/12/30 8876 71
94038 [일반] 나의 면심(麵心) - 냉면만 두 번째 이야기 [24] singularian11229 21/11/12 11229 13
94015 [정치] 이재명 "음주운전 경력자보다 초보운전 경력자가 더 위험하다" [126] 판을흔들어라20266 21/11/10 20266 0
93912 [일반] 나의 면심(麵心) - Monologue of Angel Hair Noodle [19] singularian8424 21/10/31 8424 14
93888 [일반] [일상글] 공부만 파던 모태솔로가 예쁜사람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 [77] Hammuzzi16260 21/10/28 16260 63
93886 [일반] 토론에서 정의의 중요성과 설거지 [241] 헤이즐넛커피15643 21/10/28 15643 1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