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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6 16:05
전 아직도 거창한 이유 댈 거 없이 결혼하면 지금보다 못 놀까봐 안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옛날처럼 놀 거 다 놀고 미련없이 결혼하기에는 지금 세상엔 놀 거리가 끝이 없습니다...
23/05/16 16:07
소득수준별 출산율 차이를 보면 저소득층이 가장 낮습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높아지려면 결국 사회 초년생 저소득층이 없어야한다는건데 어렵겠죠
23/05/16 16:10
1에서 취미 관련 부분은 제가 뭐 크게 덧붙일게 없는거같구요. 어릴때 친구들도 어쩌다 보니 정겨운거지, 취미가 맞는 사람들만큼 빈번하게 교류하면 할 얘기가 더 빨리 떨어지더라구요. 가뜩이나 저는 오프라인 친구들과 취미가 영 딴판이라...(친구들은 노래방, 목욕탕 가는거 좋아하고 저는 그냥 방구석에서 게임하는거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하는 범주가 많이다름)
결혼 관련 관념은 왜 바뀌었냐, 라고 하냐면, 결혼하고 애낳는게 꼭 행복한 길만은 아니더라, 라고하는 표본이 어느정도 쌓였기 때문이죠. 실제로 불행한 결혼생활 끝에 이혼했거나 맘고생 심하게 한 사람들의 부모님들도 옛날사람임에도 결혼제도에 회의감 느낀 사람들 많이 봤습니다. 그냥 평생 참아왔던 사람들을 보고 자식들이 관념이 바뀐 경우도 많고, 그런 삶 굳이 살지 말라고 자식들에게 교육하는 분들도 많이 봤구요. 2~3은 비슷한데요. 결국 이 사회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에 다다른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다다르지 못해 불행할 가능성이 큰 삶들을 굳이 되물림하고 싶어하지 않는거죠. 현실적으로 이걸 만족할만큼 개선하기는 불가능하고, 결국 바뀐게 없이 개개인의 마인드 탓으로 돌리기, 체념하게 만들기가 기득권들이 쓸 수 있는 전략이지만 먹혀들지도 않고. 대한민국식 총력전에 패배해서 노후 날리고,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삶에 불만족하며 패배자의 낙인이 찍히는 삶에 lose-lose 게임을 수많은 가정에서 겪게 되니까, '이럴거면 굳이 안태어나는게 서로한테 좋겠다' 라고 사회적 합의를 본 상황이고, 그 상황이 그대로 존재하는데 다른걸로 우회하는 방식으로는 꿈쩍도 안할겁니다.
23/05/16 16:15
경제학적으로 이야기 하면 결혼에 대한 탐색 비용의 증가가 비혼으로 이어지는것 같습니다.
http://www.klea.or.kr/paper/files/3_%EA%B9%80%EC%84%B1%EC%A4%80%20%EB%85%B8%EB%8F%99%EA%B2%BD%EC%A0%9C%EB%85%BC%EC%A7%91%2038%EA%B6%8C%204%ED%98%B8.pdf 정부가 탐색을 도와주면 꽤 나아질것 같은데 아쉬워요.
23/05/16 16:25
멀지않은 과거에 대기업 생산직이 많은 동네에 산적이 있는데요.
물론 결혼 싫다 연애 싫다 이런 분들도 많았지만... 결혼을 하신 분들은 많이 낳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고용 보장되어있고, 벌이 나쁘지 않고, 집값 안비싸고, 지방 특성상 교육열 심하지 않고... 어차피 직업때문에 계속 살아야되니 서울 올라가야지 하는 욕구도 별로 없고... 이러니까 또 좀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비교하는 문화 + 경제적인 안정 + 제대로 교육 시키려면 드는 돈과노력 ... 이런게 중요한 요인인거 같긴 합니다. 잘먹고 잘살아서... 즐길거리가 너무 많아서 안하시는거야 선택의 문제지만... 결혼을 원하고 아이를 원하지만 여력이 안되서 ( 남들만큼 할 자신이 없어서 ) 포기하는 사람들이라도 좀 어떻게 잡을 방법이 있으면 좋을꺼 같은데요. 우리가 뭐 과거처럼 아이 3-5... 많으면 10명도 낳고 이러자는거 아니니까요. 그냥 1.대 초중반만 회복하면 되는건데 참 어렵네요.
23/05/16 16:49
여수살때 저도 완전 동일하게 느꼈습니다. 2명이 디폴트인 느낌. 가아끔 4명 5명도 보이고요.
여수산단이라는 안정적인 직장 덕분이겠죠.
23/05/16 17:30
사실 결혼이 원래 해야 하는건 아니죠.
기나긴 인류사에 비하면 결혼이 등장한건 얼마 안됩니다. 등장한 이유도 부계상속을 위한 정치적 제도였지 현재처럼 사랑 따지는 결혼이 등장한 건 정말 찰나의 시간에 불과합니다. 따지고 보면 출산과 결혼이 관계도 없구요. 인간 뿐 아니라 모든 생물은 결혼 없이 출산하고 번영해 왔습니다. 지금 한국은 결혼이 오히려 출산을 막는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죠. 사실 결혼은 국가의 입장에서 유리한 제도이지 개인의 입장에서는 하지 않는게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은영 박사의 표현대로 사치재가 되었을 뿐 아니라 DNA 검사 및 부부의 재산권리가 동등해지면서 원래 용도인 부계상속도 의미가 사라졌죠. 사정이 이렇게 되자 들고 나온 명분이 사랑인데 이것도 평생. 그것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하드코어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랑도 호르몬 작용의 하나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고 그 이전에 사람들이 사랑이란 환상을 그대로 믿을 만큼 순진하지도 않죠. 급진적인 주장일수 있겠으나 출산율을 높이려면 결혼제도를 매우 크게 뜯어고쳐야 한다고 봅니다. 현재 사회 분위기처럼 사랑으로 맺어지는 것이 결혼이라면 의무나 구속력을 조정할 필요가 있고 결혼의 본질이 법적관계라면 사랑을 들고와서 왜곡된 관계를 만드는것을 그만해야 합니다. 물론 사랑과 의무, 재산등이 조화롭게 만난 이상적인 부부도 있겠지만 극히 일부일 뿐 모든 사람이 이런 관계를 형성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프랑스에는 결혼과 비슷하나 재산권은 따로 가져가는 PACS라는 제도가 있으며 최재천 교수님도 생물이 출산을 못하게 하는게 어렵지 출산을 하게 하는건 매우 쉽다. 현재 저출산은 한국의 결혼 문화가 이상한 것 이라는 요지의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23/05/16 17:32
저도 동의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결혼생활에서 불행했던 사람들/그걸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사람들도 많이들 비슷한 얘기 하더군요.
현대 한국사회랑 결혼제도는 많이 괴리되어 있습니다. 그 대안을 아무도 모르니까 그냥 현상유지할뿐...
23/05/16 17:54
본문의 내용에 공감하며 개인적으로 자유의 가치가 가장 높아진 시대에 살고 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동안 국가나 사회로부터 사회화라는 명분과 교육이란 도구로 여러가지 가치관을 강제적으로 주입해 왔는데 국가에 대한 충성,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의무, 가정과 출산, 사회 질서를 위한 기본적 예의범절 등등 인터넷이라는 제약 없는 정보에 접촉하게 되면서 개인의 자유, 삶 등에 대한 가치가 더 올라간게 아닐가 싶습니다. 이렇게 보면 자유에 대한 가치가 중요도가 높은 서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수밖에 없는데 일찍부터 개인의 자유와 집단적 가치의 충돌을 지속적으로 겪어 왔던 서구는 오히려 어느정도 면역력과 준비가 되있었던걸로 보이고 유교와 전체주의 의식이 강했던 동아시아쪽에서는 그동안 억눌렸던 자유에 대한 반작용이 크게 나타난게 아닌가 싶습니다.
23/05/16 18:57
비혼이나 무자녀를 비정상 취급하던 과거의 가치관이 개인화로 변모한 이유가 크죠. 모든 사람에겐 결혼하고 아이를 가져야할 이유가 있는만큼, 비혼에 무자녀일 이유도 있습니다. 결국 어느쪽을 바라보고 선택하냐의 문제일뿐이지 이러한 이유로 비혼에 무자녀라는 근거는 단지 당사자가 그 이유를 바라보고 선택한것일 뿐이죠. 반대로 이래서 결혼하고 얘낳는다는 이유도 그렇고요. 과거엔 이런 선택에 대한 일방적 주홍글씨가 강했기에 욕안먹고 손가락질 안당하려고 결혼하고 출산한 이유도 컷을겁니다. 자본력이나 취향이라는 근거는 부수적이었을거고요. 그러나 지금은 개인화에 따라 집단적 분위기가 무색해지는만큼 남는건 선택을 하게되는 이유자체가 근거가 되는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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