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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5/24 12:28:45
Name
언뜻 유재석
Subject
[일반] [잡담] 에스컬레이터에 나비가 있었다.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휴대폰을 꺼내 긴 시간 함께 할 동영상을 찾으며 내려오는데 에스컬레이터 끝자락에 흰 나비 한 마리가 있었다.
나비는 이쪽에서 저쪽, 저쪽에서 이쪽으로 우아하게, 또는 귀엽게, 또는 신비롭게 날아다녔다.
멀리 벗어나지 않고 딱 고 언저리에서만 왔다 갔다 했다.
지하로 따지면 3층은 족히 될 터인데 어떻게 날아 들어왔을까. 여기서 태어났나? 누군가의 옷에 붙어 온걸까? 라는 생각은 잠시뿐
그냥 거기 잠깐 서서 지하철 이 들어 올 때까지 나비를 봤다. 옅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에스컬레이터는 사람들을 계속 실어 날랐다. 휴대폰을 보던 직장인, 교복 입은 여자 중학생 친구들, 엄마 손을 꼭 잡고 내려오는
유치원생, 등산 가방 메고 내려오시는 어르신, 약속에 가는지 화려하게 차려 입은 아리따운 아가씨...
모두 저 마다의 사정으로 바쁘게 내려오다 나비를 보고선 시간이 멈춘 듯 그 아래에서 나비를 한참이나 지켜보고 갔다.
빠짐없이 옅은 미소를 띄면서...
나비가 우리 삶 곳곳에 나타나 주었으면 좋겠다. 남녀노소 누구나 싸움에 지친 하루, 미소라도 지을 수 있게..
『엄마, 엄마! 나비야! 나 나비 처음봐!! 아빠한테 자랑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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