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9/25 00:20:03
Name 유료도로당
Subject [일반] [2023여름] 몽골 고비사막의 여름 (데이터 주의) (수정됨)
DSC01514
DSC01528

언젠가 한여름에 떠났던 몽골 여행은 참으로 인상적인 여행이었습니다. 분명히 무덥고 습했던 불쾌한 여름날씨 속에서 이륙했는데, 늦은 밤 도착한 울란바토르의 칭기스칸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맑고 상쾌한 차가운 밤공기에 비로소 내가 여행을 떠나 고국과 멀리 떨어진 곳에 와 있음을 호흡으로 직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
고비사막에는 참 다양한 여러가지 풍경들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대자연에 압도되는 경험이랄까요.

DSC00965
끝없는 거대 목장처럼 느껴지는 초원이 있고,

DSC01371
DSC01098
마치 그랜드 캐니언같은 멋지고 거대한 암석지대도 있고,

DSC01884
DSC01906
초원과 습지와 사막이 공존해서 신비하게 느껴지는 거대 사구도 있고요. (저 사구의 정상까지 걸어 올라가서 썰매를 타고 내려올 수 있는데, 그또한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DSC02152
DSC02176
때로는 말을 타고 가파른 계곡을 여유 있게 거닐기도 하고,

DSC02376
원피스나 나루토같은 만화의 배경으로 나올법한 거대한 거북바위도 있고요,

DSC01798
DSC01924
DSC01914
밤하늘에 그림처럼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는것만 해도 너무 좋았습니다. 드러누워서 별만 보고있어도 밤이 금새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
하지만 그 무엇보다 몽골을 몽골답게 느낄수 있는 곳은,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없는' 고비의 대평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DSC01333
DSC01353



마치 수평선과 같은 대평원의 지평선을 보면서 감탄을 그치지 못했습니다. 먼 바다도 아닌 육지에서, 이토록 온전한 천구天球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요.

DSC01195
DSC01318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황량한 들판. 유목하는 동물들 외에는 인간의 흔적을 느낄 수 없는 거대한 평원, 이 곳에서는 나 자신이 한낱 먼지같은 미물처럼 여겨집니다.

DSC01053
그것은 절망적이거나 염세적인 느낌이 아니라, 그동안 서울에서 골머리를 앓던 고민과 걱정들이 세상 부질없고 하찮게 느껴지는 좋은 기분에 가까웠습니다. 

DSC01209

여행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름의 몽골 여행은 저에게는 가장 '여행다운 여행'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상과 속세로부터 유리되고 싶다면 이만한 여행지는 없을 것 같고, 덕분에 정신적으로 굉장히 환기가 많이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포프의대모험
23/09/25 00:34
수정 아이콘
지평선 너무 부럽네요
23/09/25 00:42
수정 아이콘
저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네요...추천
Valorant
23/09/25 00:48
수정 아이콘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23/09/25 01:28
수정 아이콘
아무 생각 없이 클릭했는데 감동했네요. 멋진 사진 감사합니다.
저런 데서 자란 사람들이랑 한반도에서 자란 사람들이랑은 사고가 다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레이퍼플
23/09/25 02:08
수정 아이콘
몽골 같은 사막엔 왜 여행 가는지 의심했던 제 생각들이 바뀌는 사진들이네요.
자연어처리
23/09/25 08:24
수정 아이콘
아제로스에 온 듯한 느낌일 것 같아요.
유료도로당
23/09/25 13:08
수정 아이콘
오 그런 느낌도 많이 받았습니다 크크
척척석사
23/09/25 09:45
수정 아이콘
와 이건완전 디지털 디톡스네용 멋있따
23/09/25 10:32
수정 아이콘
정말 너무 가보고싶은 여행지중에 하납니다
두번째봄
23/09/25 11:10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더 나이 먹기 전에 가고 싶어지네요
수채화
23/09/25 13:03
수정 아이콘
거북바위는 사막쪽이 아니라 테를지 국립공원 쪽에 있는 거죠? 제가 테를지만 구경하고 왔거든요.
유료도로당
23/09/25 13:07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일정 후반부에 고비사막 돌고와서 울란바토르쪽으로 다시 돌아온 후에 본것같네요.
하루아빠
23/09/25 14:20
수정 아이콘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좋네요
저도 예전부터 몽골을 가보고 싶은데 와이프 설득이 어렵더라구요. 화장실이나 잠자리는 어떤가요?
여행은 자유여행가신건지 패키지로 가신건가요?
유료도로당
23/09/25 17:41
수정 아이콘
저도 화장실/잠자리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훨씬 쾌적했습니다.

첫 두 사진을 보시면 알수있듯, 단독으로 있는 게르에서 작는게 아니라 관광객을 위한 게르 캠프가 있고 수십개의 게르가 한군데 모여있기때문에, 숙소에 화장실과 간단한 샤워정도 할수있는 시설은 생각보다 괜찮게 되어있습니다. 다만 중간에 이동시간이 길고, 들판 한가운데서 마려우면 그냥 대자연에서 싸야하긴 합니다..

제가 알기로 고비사막 자유여행은 불가능합니다. (애초에 거의 도로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비포장 구간이 대부분이고 길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5~6인짜리 투어로 움직입니다. 다만 지인으로 5~6인을 모으는것은 어렵기때문에, 보통은 모르는사람들과 조인해서 팀을 꾸립니다. 러브몽골이라는 네이버 까페가 가장 활성화된 공간입니다. 저 또한 2(친구)+2(커플)+1(단독) 조합으로 모인 5인파티를 꾸려서 다녀왔습니다. 거기에 운전기사 한명, 가이드 한명 (총 2명)이 붙어서 우리 5인팟만을 위해 모든것을 안내해주는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해맑은 전사
23/10/03 12:20
수정 아이콘
매년 새로운 학생들과 몽골을 갑니다. 매년 같은 질문과 볼멘 소리 듣습니다.
어디서 씻냐? 화장실은 어떻게 해야 하냐? 이동하다 응가 급하면 어떻하냐? 나는 깔끔한 사람이라 하루 두번씩 샤워해야 한다. 등등

그냥 아무데나 싸면 되고, 안씻으면 됩니다.
며칠 안씻는다고 몸에 이상 생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몽골은 건조해서 꿉꿉하지 않습니다.
화장실은 대부분 푸세식이지만 한번만 경험해 보면 계속 사용하게 됩니다. 냄새 때문에 화장실 이용시간이 짧아지는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동하다 급하면 차 멈추고 그냥 싸면 됩니다.

작년 갔던 아이 중 하나가 죽어도 길에서는 못싸겠다고 몇시간을 참다가 결국 돌산을 올라 엉덩이를 까고 쌌습니다.
그때 자신의 감정이 자유라고 했습니다. 고통으로 부터, 쓸대 없는 걱정으로 부터 자유를 느꼈다고 합니다. 화장실을 찾을 때는 그곳만 머리속에 가득했는데, 화장실 밖에다 싸니 세상 모든 곳이 화장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뭐.. 아무리 말해도 결국 와이프님은 설득 안될겁니다. 매년 아이들을 설득하는 제가 보증합니다. 크크크
자급률
23/09/25 18:34
수정 아이콘
보기만 해도 멋지군요
퀀텀리프
23/09/25 22:06
수정 아이콘
분요한 속세를 떠나다.. 얼마동안은 떠나있고 싶네요.
toujours..
23/09/26 10:23
수정 아이콘
몽골이 여행지로는 거의 최상타급으로 개쩐다고 하더라구요. 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좋아보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9903 [일반] [2023여름] (스압) 활활타는 여름 미국여행 [18] 척척석사7988 23/09/25 7988 11
99902 [일반] [2023여름] 몽골 고비사막의 여름 (데이터 주의) [18] 유료도로당7250 23/09/25 7250 16
99901 [일반] <그란 투리스모> - 자극적이지만 맛있는 인스턴트의 맛. [2] aDayInTheLife7175 23/09/24 7175 0
99900 [일반] 그란 투리스모 후기 - 게임은 이용 당했습니다.(노 스포) [6] 43년신혼시작9096 23/09/24 9096 0
99898 [일반] 3개월의 짧았던 아빠 육아휴직을 마치며... [24] 비 평 = 이 백 만11545 23/09/23 11545 30
99897 [일반] 최고의 스마트폰 자판은 무엇인가? [157] 반대칭고양이21770 23/09/23 21770 143
99896 [일반] [2023여름] 신선계라 불리는 곳 [10] mumuban10894 23/09/22 10894 19
99893 [일반] (스포)너와 나 16~17권(기나긴 연중끝에 드디어 완결) [2] 그때가언제라도7018 23/09/22 7018 0
99892 [일반] 최근들어서 학생이 선생님을 때린다는 건 옛날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부분이었습니다. [66] 애플댄스13567 23/09/22 13567 1
99891 [일반] [에세이] 싸움에 질 자신이 있다 [7] 두괴즐8253 23/09/22 8253 7
99890 [일반] [2023여름] 더우니까 일출이나 보러 갑시다...산으로? [17] yeomyung7221 23/09/22 7221 12
99888 [일반] 정크푸드만 먹던 사람의 이상지질혈증,당뇨 전 단계 해결 후기 [17] 기다리다11754 23/09/22 11754 14
99887 [일반] [2023 여름] 파리지옥도 꽃이 피네요. [8] ggg234567029 23/09/22 7029 4
99886 [일반] [2023여름] 리구리안 해의 여름 [8] Jax7453 23/09/22 7453 8
99885 [일반] 몇년만에 도전한 마라톤 10km 참석 후기.jpg [29] insane10248 23/09/21 10248 13
99884 [일반] 부산 돌려차기남 징역 20년 확정 [113] 밥과글17021 23/09/21 17021 8
99882 [일반] 3년간 피하다가 드디어(...) 걸려본 코로나 후기 [59] Nacht10564 23/09/21 10564 5
99881 [일반] 전자책 215만 권 해킹 사건 범인 검거(알라딘 해킹 등) [36] 빼사스12596 23/09/21 12596 1
99880 [일반] [2023여름] 올해는 진짜 여름이었따... [9] 이러다가는다죽어6893 23/09/21 6893 6
99877 [일반] [역사] 텀블러의 근본은 스탠리가 아닌 써모스 [24] Fig.111446 23/09/21 11446 7
99876 [일반] PGR21 2023 여름 계절사진전을 개최합니다 [8] 及時雨5732 23/09/21 5732 3
99873 [일반] 선생님 월급날마다 50만 원씩‥학부모가 받아낸 400만 원 [64] 로즈마리13942 23/09/20 13942 14
99872 [일반] 리얼과 픽션 그 사이 - Broken Arrow 닉언급금지7155 23/09/20 7155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