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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05 08:44:43
Name 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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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유머] [단편호러]작가의 장난 written by cennyjang


자, 심심하다면 나를 따라해보자. 재밌고 스릴 있는 놀이다. 끔찍하기도 해서 어느 놀이공
원의 롤러코스터보다 머리카락을 쭈뼛쭈뼛 세우게 될 것이다. 확신하기는 이르다. 어차피
재미에는 개인차가 있을 것이니까.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나 같
은 부류는 이런 종류의 놀이를 즐기니까 어떤 좋은 자극이 될 테지만,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호되기만 했던 사람들에겐 심한 거부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생택쥐페리는 이런 말을 했
다. ‘지상 착륙은 감미로우나 금방 따분해진다.’ 나도 보통 사람의 놀이는 가끔 즐기지만,
금방 지겨움을 느낀다.
서론이 길면 지겨움이 빨리 찾아오는 법. 빨리 첫 번째 놀이로 넘어가자. 바늘 하나를 준비
한다. 끝이 날카로우면 좋겠지만, 녹이 슬어 있어도 상관없다. 이쑤시개 같은 것이라도 좋
다. 어쨌든 그 비슷한 도구를 찾으면 된다.
이 글을 읽으면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잠시 멈춰 도구를 찾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자신이 대부분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소수는 언제나 존재한다.
백 명이 글을 보면 한 명은 지침을 따를 것이고, 대부분에 속하는 사람은 그 한 명이 지침
을 따라하는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길 바란다. 그래야 대리만족이라도 느끼고, 글을 읽
은 시간동안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 도구가 준비 되었다. 첫 번째 놀이는 단순하다. 바늘을 눈높이까지 들어 올리고, 바늘
끝을 응시한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가까이 눈에 가져간다. 영화에서 고문
사가 사람들을 겁줄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바늘이 최대한 가까이 다가갔을 때, 놀이
는 끝이 난다. 담력이 너무 세서 눈을 찌르는 사람도 종종 보일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은 병
원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담력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만족하자.
일회전은 끝났고, 두 번째 놀이로 넘어가자. 이건 신기하다.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즐겨 하
던 놀이이며 지금도 가끔씩 한다. 칼을 하나 들자. 부엌에서 쓰는 무식하게 큰 칼이 아니
라, 학생들이 자주 쓰는 날카로운 셔터 칼이면 좋겠다. 다들 셔터 칼에 베어 본 일이 있을
것이니 애착이 가는 물건이다.
규칙은 간단하다. 팔의 배 부분, 그러니까 힘주면 인대가 나오는 부분부터 살짝 그어본다.
너무 세게 그으면 아프기도 하고 피가 많이 나올 것이다.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다. 고행
을 하려면 인도에 가지 왜 자기 팔 잡고 자해를 하겠는가. 못으로 팔을 긁으면 하얗게 일어
난다. 칼끝으로 살짝 긁으면서 지나가도 하얗게 일어난다. 이정도가 딱 적당하다. 그렇게
여러 긁힌 자국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부터는 개인의 취향이 많이 가미가 된다. 평행하게
여러 줄을 그을 수도 있고, 십자 모양으로 불규칙하게, 그리고 특이한 사람들은 별 모양이
나 이름을 쓸 수도 있겠다. 1분 정도 위에 하이라이트가 나타난다. 칼로 긁어 하얗게 된 부
분에 피가 올라오는 것이다.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피를 보게 되는 경험은 아주 색다르다
고등학교 다닐 때, 즐겨 했던 놀이라고 앞에서 먼저 언급했다. 내가 하고 있으니 친구들이
놀랐다. 사우디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었는데, 제가 그 친구보고 해보라고 했다. 그런
데 자꾸 거부를 했다. 제가 아프지 않다고 말을 계속 해도 무섭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래
서 내가 대신 그어주겠다고 했는데, 그래도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답답했다. 이렇게 재밌
는 것을. 그러다 실수로 친구 팔을 칼로 그었다. 팔을 기억자로 굽히고 힘을 주면 마디에
근육이 올라오는 부분. 그 부위의 피부를 잘랐다.
실수 얘기 하니까, 하나 더 기억이 나는 장면이 있다. 유아원 다닐 적이니까 아주 오래전
일이다. 그 날 왜 가위를 가지고 놀았는지 모르겠다. 미술 시간이었는지 아니면 쉬는 시간
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찰흙을 가지고 놀았다면 분명히 그것으로 장난을 쳤을 텐데, 공작
용 가위를 가지고 장난을 쳤던 것을 보면 아마 종이를 잘라서 무엇을 무엇을 만드는 시간
이었던 것 같다. 내 손에는 길다란 가위가 들려 있었다. 유아원생이 들고 놀기에는 조금
큰 사이즈의 가위는 날카로운 날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어머니 바늘 상자에 들어있던 것
을 가져왔을 것이다. 집에서도 그 가위를 가지고 놀았던 것이 얼핏 기억이 난다. 그 나이
때는 그런 도구로 자신의 우월함을 나타내는 법이다. 어쨌든 그 가위로 친구에게 장난을
쳤다. 친구가 내게 잘못한 것은 없었다. 말 그대로 그냥 장난이었다. 두 손으로 손잡이 하
나씩 잡고, 닫고 열고 하면서 친구를 위협했다. 그러다가 친구의 눈 사이에 코 올라온 부분
을 잘랐다. 당연히 친구는 비명처럼 울어 재꼈다. 그 뒤에 일처리는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
이 나지 않는다. 무의식적으로 나머지 기억을 지워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잠깐 영화를 재밌게 보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영화란 것은 공포 영화를 말하는 것인데,
사실 공포 영화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두꺼운 수성 사인 팬을 준비하고 영화 보기 전에 얼
굴에 재밌는 그림을 그린다. 수염을 그려도 좋고, 꿰맨 자국들을 만들어도 좋다. 인형처럼
입 양끝에서 수직으로 내린 줄도 재밌다. 그렇게 그린 후 영화를 보면, 실재로 재미가 쏠쏠
하다. 영화에 동참한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참고로 암흑의 시대라고 부르던 중세에서 조차 화장은 이루어졌다. 아무리 성직자들이 악
마의 행위라고 해도 여자들은 분을 바르고 색을 칠했다. 나중에 그 화장품에 들어있던 납
성분으로 계시록에나 나올 법한 악마적 얼굴로 변했지만, 그래도 그녀들은 화장을 했다.
그런데 모든 것이 자유로운 시대에 이런 재밌는 화장을 안해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다.
추상과 기호의 장인이라 불리는 미로를 흉내내 보는 것도 좋다. 그냥 그림을 그리는 것은
보통사람들의 제한된 상상력에선 여러번 써먹을 수가 없다. 미로는 시상이 떠오르는 대로
그림이나 데생에 글을 삽입하곤 했다. 한두 단어만으로도 시의 필치를 불어넣기에 충분했
고, 어떤 그림에서는 회화적 묘사를 대신했다. 얼굴에 한 두 단어 커다랗게 적어 넣는 것
은 단순한 선보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것이다. 볼에다 시체라는 단어를 적어본다면
갑자기 자신이 시체가 된 듯한 끔찍한 기분이 들게 된다. 볼이란 것이 자신의 이름표도 아
닌데 말이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백문이 불여 일견.
내가 자주 그렸던 그림은 입 피어싱이다. 입 양쪽 끝에서 귀쪽으로 줄을 긋는다. 그리고 꿰
맨 것 같이 기찻길 표시를 긋는다. 그리고 거울을 보고 있으면 영화를 보지 않아도 즐겁
다. 아마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의 얼굴과 비슷해 지는 것이다. 물
론 이것을 평소에 달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수성 사인펜을 쓰는 것도 잘 지워진다는 장점
때문이다.
세 번째 놀이는 내 현재 아픈 기억과도 연관되어 있다. 유아원 다닐 때, 가위로 실수한 적
이 있다고 했는데, 세 번째 놀이도 가위를 사용한다.
준비물은 부엌 가위. 공작용 가위는 좋지 않다. 왜냐면 그것으로 피부를 잘 자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실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되어야 기분도 바뀔 수 있는 법이다. 내가 롤러코
스터를 싫어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안전장치가 너무 잘 되어 있어 떨어질 위험이 없
다는 것. 백 명 정도 떨어져 죽은 롤러코스터가 있다면 얼마나 스릴이 넘칠 것인가. 어쨌
든 부엌 가위를 가져온다. 기름기가 묻어있거나 김치 국물 냄새가 난다면 주방 세제로 깨
끗이 씻는다. 사소한 것이 일을 망치게 할 수 있다. 이번 놀이도 역시 간단하다. 입에다 가
위의 한쪽 날을 넣는다. 수평으로 눕혀서 날이 볼을 향하게 하면 좋겠다. 그리고 자르는 듯
한 시늉을 한다. 날이 피부에 닿을 때, 그 느낌은 아주 섬뜻하다. 손에 힘이 조금이라도 들
어가면 연약한 피부는 비명을 지르며 벌어질 것이다. 벌어지면서 우선 모세혈관을 지나던
피가 흘러 나올 테고, 지방 조직이 보이게 된다. 잘린 부분을 뒤집어 보면 평소 볼 수 없었
던 구강의 감춰진 실제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 상상은 아주 중요하다. 상상력이 세상을
움직이는 법이니까.
자. 놀이는 끝났다. 준비물은 다 제자리로 보내고 마지막 에피소드로 글을 마무리 지어야
겠다.
가위 놀이를 한창 즐기던 때였는데, 공부하다가 집중이 안 되면 가위를 꺼냈다. 거울을 보
면서 가위로 입술 옆의 피부들을 위협하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게 블랙커피 저리가라다. 내
아는 동생은 차 운전하면서 졸리면 일부러 중앙선을 넘어가거나 길 끝에 바짝 붙어서 간다
고 했다. 어쨌든 그러던 어느 날 술을 많이 먹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는데, 아기
입을 피어싱한 무서운 사진을 보게 되었다. 불쌍하다거나 끔찍하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하
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위와 철사를 꺼냈고, 냉장고에 잠들어 있던 소주를 깨웠다. 병
나발을 불고 나서 가위로 입술 옆의 피부를 싹둑 잘랐다. 술에 취했는데도 그 통증은 엄청
났다. 자른 부분을 소주 물로 소독하고, 다시 용기를 내어 반대쪽 피부도 잘랐다. 그리고
거울을 보니 정말 공포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아니, 그 어떤 공포 영화보다 무서
운 장면이었다. 피가 흘러 내려 책상이 온통 피바다가 되어 있었다. 휴지로 지혈을 조금 하
고, 철사 끝을 라이터 불꽃에 달구었다. 그리고 칼 가는 쇠에다 문질렀다. 조금 뒤에 철사
는 바늘처럼 날카로워졌다. 천천히, 그리고 찌를 때는 빠르게 자른 부분을 봉했다. 약간은
듬성듬성, 그래도 대충 꿰매지는 않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간격을 두었다. 그렇게 다 꿰
매고 거울을 다시 보았다. 그제야 인터넷에 올라온 아기의 사진과 비슷하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거울을 보는 내 마음은 착잡했다. 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오버한 것이다.
술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입을 가릴 것이 없어서
그냥 달려갔는데, 사람들이 날 보며 놀라는 눈치였고, 의사와 간호사 역시 그랬다. 그들의
표정에서 이상한 쾌감이 느껴지면서 그냥 이 모습으로 살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철사를 뽑았고, 소독을 다시 했으며 의료용 실로 잘린 부분을 꿰맸다. 하지만, 흉터가 남
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입술 옆으로 길게 이어진 기찻길 같은 흉터.
더 재밌는 놀이가 더 있지만, 그건 나 혼자 즐기다 때가 되면 공개하겠다.
마지막으로 눈에 바늘로 장난을 치다가 실명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깜짝 놀란
손 때문에 바늘이 결막, 각막을 지나 수정체를 뚫는 경우이다. 하지만, 그렇게 실명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이를 재밌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the end

출처 : www.adultoby.com

오랜만에 올리네요. 재밌게 보세요. 끔찍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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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05 08:55
수정 아이콘
언제나 반갑게 읽고있습니다
05/08/05 09:22
수정 아이콘
저도 항상 재밌게 감사히 보고있습니다.^^
포카칩!
05/08/05 10:26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올려주셨던거 같은데^^;; 매번 올라올때마다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05/08/05 10:57
수정 아이콘
ㅡㅡ;으 잔인....주변에 그런 친구놈 하나정돈 꼭 있지, 학교에서 위험하게 커터나[대부분] 다른 도구를 이용해 친구를 위협하는-_-; 근데 이거 지은거 에요? 몰라서 그러는데 실제라면 좀 작가분이....생각이 달라서 그런것이겠지만..
05/08/05 19:52
수정 아이콘
당연히 지은거겠죠.^^;
포카칩님. 다른곳에서 본것이 아니신지..^^;
신이 건들고 간
07/07/19 17:07
수정 아이콘
아 시발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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