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ddanzi.com/doctuCulture/60742537
참고로 스타워즈 eu라는 건 Expanded Universe의 약자로 스타워즈에서 영화를 제외한 컨텐츠를 아우르는 말입니다. 즉 팬픽이나 게임등으로 등장한 영화 이외의 설정들을 말함
나는 스타워즈를 추리극 보듯 보았다. 그리고 레이가 누구이고, 왜 그리 강하며 앞으로의 스타워즈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까지 그림을 그렸다. 내가 얼마나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내 말이 정말로 맞다면, 이는 향후 2년 동안, 어떤 영화보다도 더 강력한 스포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는 내 추측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큰 공간을 비워서 스포일러 방지장치를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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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 레이는 "황제의 딸"이다. 다소 얼토당토 않아보이는 말에는 다음과 같은 근거가 숨어있다.
1. 영화 속에서 레이는 "아무리 기다려도 너의 가족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위로를 듣는다. 이는 둘 중 하나이다. 레이가 버려졌든지, 아니면 레이의 가족이 죽었든지. 그리고 레이가 버려졌다면, 누군가 레이를 버려야 할 만큼 매우 급박한 사정이 있어야 했음을 의미한다. 그녀의 출생은 (당연히) 비범하다.
영화 내에서, 그녀는 매우 강력한 포스를 사용한다. 그녀는 그것을 배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제다이 수련은 2세 때부터 시작된다. 그녀가 버려진 시기는 5세. 그렇다면 그녀는 2세 때부터 시작된 제다이 수련에서, 다른 이들이 겁을 먹을 정도로 매우 강력한 포스 취급 능력을 갖고 있었고, 그를 두려워한 이들이 그녀를 '격리'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그냥 알았"다. 미디클로리언 수치가 역대 최대였던 아나킨 스카이워커나, 루크도 자신의 포스를 쓰기 위해서 최소한의 멘토링을 필요로 했다. 그녀는 "그냥 알았"던 게 아니라, 유아기에 배웠던 포스 수련을 잊었던 것이다.
루크 스카이워커는 클론 전쟁에 대한 이야기만 듣고, 그 전쟁을 동경하며 그 전쟁에 참여하고 싶어했다. 레이도 마찬가지. 레이는 과거의 은하 내전에 대해 제법 많은 소문을 듵었고,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다. 그들이 유명해서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그녀의 꿈이 어쩌면 과거의 교육의 일부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녀는 강력했고, 그녀는 숨겨질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쿠에 격리된 것이다.
2. 지금의 스타워즈가 가는 꼴로 볼 때, 스타워즈 8편이 갈 길은 둘 중 하나이다. 프리퀄 3부작을 다시 비틀든지 아니면, 클래식 3부작의 에피소드 5편과 같은 플롯으로 가든지.
스타워즈는 계속 클래식의 내용을 비틀고 있었다. 한 솔로는 오비완이 되었고 아들에게는 그의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클래식 에피소드 4에서 오비완에게 끝 없이 비웃었던 사람이 그였음을 생각하라.
그러기에 후자의 경우를 따른다면, J.J.는 작가와 배우(혹은 성우?) 만이 아는 비밀 시나리오를 쓰고(난 그런 것 안 믿지만...), 모든 사람에게 뒤통수를 칠 수 있는 확실한 반전을 준비할 것이다. 베이더는 죽었다. 카일로는 가면을 벗었다. 그렇다면 그 다음엔? 뜬금없이 파즈마???
스타워즈 클래식의 전통을 따른다면, 가장 확실한 관객 물 먹이기는 "혈통 장난"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갈까? "레이, 사실은 카일로가 네 오빠다."라는 말을 듣기를 바랄까? 이런 것은 어떤 충격도 주지 못한다. 충격은 더 생각지도 못할 만큼 강력해야 한다. 그 어느 누구도 생각을 못할, 그리고 "선한"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에 매우 큰 혼란을 느낄 정도로 강력한, 그런 충격이어야 한다. 오비완의 손녀 갖고는 부족하다. 그렇다면 역시 레이의 아버지 혹은 어머니는 시스 중의 하나여야 한다.
3. 스타워즈 7편의 내용은 4~6의 내용은 물론, 소설의 내용을 많이 비틀고 있다. 그 좋은 예가, 독신의(혹은 돌싱의?) 루크 스카이워커와 한 솔로의 죽음이다. EU에서 루크는 마라와 결혼을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루크가 홀몸으로 나온다. 그러나, 루크가 제다이 아카데미와 새로운 제다이 오더를 만들었다는 사실, 솔로와 레이아의 아이(들)이 루크에게 수련을 받았다는 사실은 일치한다.
소설에서는 솔로의 세 아이 중, 셋째에게는 "아나킨"이란 이름이 있었다. 추바카는 외은하에서 온 적인 "유잰 봉"과의 전투에서 아나킨 솔로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다. 그렇게 살아난 아나킨은 유잰 봉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전쟁을 끝맺는다. 솔로와 레이아 부부는 이혼, 별거 등은 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를 영화와 한 번 비교해 보자. 솔로의 아들 이름은 "아나킨"의 스승인 오비완의 은둔명 "벤"이었다. 극 중에서 오비완을 "벤"이라고 부르는 이는 루크가 유일하다. 6개의 영화 속에서, 루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은 그를 "오비완"이라고 불렀다. '거의'라고 쓴 까닭은, 한 솔로가 오비완을 "노인네(the old man)"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벤"이라는 이름은 그렇기에 필경 루크가 붙였든지, 아니면 은근 속 깊은 솔로나 레이아가 오비완을 기념하여 붙인 것이다.
다들 아는 것처럼, 오비완과 아나킨은 서로 사제 지간이었다. 솔로의 셋째 아들의 이름이 "아나킨"인 것과, 영화에서의 솔로의 아들이 "벤"인 것이 과연 우연일까? 감독은 이번 시나리오에서 의도적인 EU 비틀기를 계속 하고 있다.
뜬금없이 스타워즈 소설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스타워즈에서는 황제의 클론 혹은 후손에 대한 이야기가 수 차례 등장하고, 실제로 황제의 클론이 등장하여 제국을 다시 결집하기도 한다. 스타워즈 8을 제작할 사람들이 황제의 클론이라는 이런 매력적인 소재를 그냥 버릴 리 없다. 적어도 황제는 어떤 식으로든 부활할 것이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이미 여러 번 황제의 부활에 대한 메시지가 던져졌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이들이, 포스를 다룰 것을 두려워하여 격리시킬 정도로 무서운 대상이라면 역시 황제의 혈통과 관련된 이이다. 그렇다면???
4. 영화의 구성 장치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보자. 카일로는 밝은 편에서 태어나 어둠을 향한다(이는 에피소드 3 이후, 베이더가 가졌던 내면의 고민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그와 대척점에 있는 이는 어둠에서 태어나 빛을 향해야 한다. 이는 매우 좋은 대조를 이룬다.
5. 스타워즈는 끝 없는 선과 악의 대립으로 이야기를 구성한다.물론 EU의 소설은, 그 구분 가능성 자체에 큰 의문을 가졌고(그 의문을 가장 크게 가졌던 이가 솔로의 셋째 아들 아나킨이었다. ), 그애 대한 재해석도 제법 나왔었다.
영화의 입장에서 돌아가보자. 영화는 선과 악을 감정의 어떤 선이 트리거가 된다고 본다. 에피소드 5~6에서 분노와 두려움은 악으로 향하는 길이고, 그러기에 어둠의 세력과 싸울 때에는 두려움과 악은 절대 드러내어서는 안되는 힘이었다.
그런데 레이는 영화 속에서 몇 번이고 매우 쉽게 분노한다. 성급함마저도 분노로 풀어버린 것이다. 핀은 몇 번이나 그녀에게 얻어 터질 정도였으니. 여기에, 카일로와의 전투에서 그녀를 이기에 했던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그녀는 "분노" 상태에서 포스를 깨닫고 카일로를 이긴다. "분노"는 요다가 절대 내뿜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했던 감정이었다. 광검 한 번 잡아본 적이 없는 그녀는, 카일로를 이긴다. 이는 단순히 레이가 무지해서라기보다는, 레이가 분노를 매개로 힘을 뿜어내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에피소드 6에서도 황제가 루크에게 가장 강하게 바란 것은 루크의 "분노"였다.
이는 레이에게 "분노를 원천으로 하는 힘"이 내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6. 이는 내가 확신을 갖게 된 이유인데... 영화 내에서는 매우 많은 대사가 전편처럼 등장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미나의 술집에 들어가는 핀에게 솔로는 "아무 것도 쳐다보지 마."라고 했는데, 이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4에서, 오비완이 루크에게 했던 말의 오마주이다. (이를 극장에서는 "그녀의
신체 어디도 쳐다보지 말라고 번역했다. 아쉽다.)
이 뿐만이 아니다. 솔로와 레이아가 오랜만에 만나서 던지는 대사는 에피소드 5의 대사를 다시 옮긴 것이다. "내가 그리웠지?" "아뇨. 그립지 않았어요.(I didn't miss you.이 역시 "그리웠어요(I did miss you.)."로 번역되었다. 내가 잘못 들었는지, 아니면 역자가 잘못 번역했는지 모르겠지만, 에피소드 5의 대사와 대구를 이룬다는 것 하나는 확실하다.
이런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후반에서 카일로는 레이와 대결하면서 자신이 그에게 길을 열어줄 스승이 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 대사는 다스 시디어스가 아나킨을 유혹했던 대사 중의 일부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겠다." 그렇다. 위의 2번에 의하면, 벤 솔로가 프리퀄 시리즈의 "아나킨"의 입장, 혹은 반대 입장에 서야 한다. 그렇다는 것은 벤 솔로가 아나킨의 경우와는 반대로 누군가를 가르쳐 줄 입장이 된다는 얘긴데, 이를 다시 출생과 지향점이라는 입장에서 다시 해석하면, "어둠에서 태어나 빛을 향하는 이"를 다시 어둠으로 향하도록 가르쳐주겠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이는 레이의 출생이 어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해 보자. 레이는 1. 모든 사람에게 두려움을 줄 정도로 강력한 존재 혹은 그 존재와 연결된 존재여야 하고, 2. 어둠에서 태어나 빛을 향해야 하며, 3. 소설 혹은 전 버전들의 설정과 대사에 부합하는 존재이고 4. 분노를 통해 자신의 힘을 강하게 이끌어야 한다. 이 네 가지를 만족하는 인물은 그 태생 상, 어둠에서만 찾을 수 있으며, 그 중 가장 강력한 인물은 역시 팔파틴 황제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레이가 버려진 때는, 엔도어 전투(스타워즈 6편의 전투) 이후, 15년정도가 흐른 뒤이다. 즉, 황제가 죽었을 때, 레이는 태어나지도 않았단 얘기다.
이 문제는, 두 가지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소설처럼 황제가 클론을 만들어 어딘가게 보관하였고, 그 클론 중 하나가 황제가 죽자, 비밀집단에 의해 냉동 보존이 해제되어 활동을 하다가, 어찌 어찌 씨를 뿌리고 딸을 제자로 만들게 되었다는 설정이다(여기서 "마치 석가모니 부처님처럼"이라고 비유하면 아주 아주 지독한 종교적 패드립이 될 테니 일단은 패스...라고 했지만, 말한 게 되어버렸잖아?).
이런 설정이 너무 작위적일 수 있다면, 에피소드 3에서 팰퍼틴이 아나킨에게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해보라. 팰퍼틴은 최강의 시스 이야기를 하며, "그는 죽음마저도 초월했다"고 했다. 그 시스는 자신의 스승이었고, 팰퍼틴은 그를 죽임으로써 매우 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그 대사는 무서운 장치이다. 만일 그 시스가 팰퍼틴 자신이었다면? 이는 팰퍼틴이 엔도어 전투 이후, 다시 어디선가 부활했고 그 씨를 뿌렸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새로운 제다이 오더는 그녀의 재능을 보아 데려오지만, 그녀는 교육시킬수록 어둠에 더 쉽게 이끌리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녀는 격리되었고, 우연찮게 핀에 의해 발견되어 다시 신공화국의 저항군과 연결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귀가 딱 맞아떨어진다.
자, 그렇다면 이젠 어떤 식으로 흘러가게 될까? 여기서부터는 맞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겠지만, 한 번 나름대로 추정을 해 보자. 레이는 당연히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루크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어쩌면 그 격리(?)라는 음모를 꾸민 주범일 수도 있다. 그래서 레이는 루크와 결별하고 잠시나마 어둠에게서 무언가를 배우러 떠날 것이고, "또 다른 희망"인 핀이 깨어나 레이를 구출하는 형식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핀과 레이에게는 이런 식으로 서술이 되어야 균형잡인 두 명의 영웅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우 많은 부분이 추측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 추측이 맞을 지 안 맞을 지는 2년 뒤의 이맘 때에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클래식 트릴로지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려 하는 신 트릴로지의 성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이네요. 또 7편에서 레이가 보여준 뒤로 당겼다 찌르는 듯한 검식이 펠퍼틴 황제의 검술과 비슷하다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