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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05 22:18
코알라는 항상 궁금했는데...어렸을때부터 유칼립투스가 아닌 다른 먹이를 주면 안먹을까요..? 애초에 맛을 모르면 편식을 하지 않을거 같은데ㅠㅠ 태어났을 때부터 뇌에 유칼립투스만 먹어라 라고 저장되있는걸까요...
...이렇게 질문을 남기면 판님이 소환될까요 크크
09/04/06 00:06
이렇게 길어지면 읽으시기 꽤나 지루할 텐데...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짧고 굵게 가봅시다!
1. 기린이 새를 잡아먹는다는 사실, 거짓말 같나요? 동물원에서 한 차례 관찰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야생에서도 관찰되었다는 거죠. 이 기린들은 모두 병에 걸려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극단적인 스트레스의 표현이다, 아니다 병을 고치기 위해 다른 동물의 피와 날고기 안에 함유된 무기질과 비타민을 섭취하려는 행동이다 라는 두 가지 해석이 대립하고 있답니다. 2. 원앙새, 백년해로와 금슬좋은 일편단심 부부의 상징으로 전통혼례식에 나무원앙 한 쌍을 신랑 신부가 안고 들어가지요? 사실 원앙 입장에서는 훼이크다 이 xx들아!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우리가 보는 화려한 원앙은 수컷입니다. 암컷은 무늬가 수수하지요. 번식기에 일단 원앙들은 짝을 짓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죠. 수컷 원앙은 암컷과 교미를 한 이후에는 여기저기 다른 암컷들과 몰래몰래 바람을 피웁니다. 물론 일부다처제를 고집하는 사자나 고릴라 집단에 비하면 나은 걸...까요? 대놓고 군림하는 수사자와, 몰래 바람피우는 원앙. 어느 쪽이 나아 보이시나요? 3. 장어..라. 이건 확실한 사실이라고 보기엔 애매합니다. 대표적으로 볼락 같은 경우 얕은 바다에 사는 종은 등이 검고, 깊은 바다에 살면 등이 붉지요. 선탠 때문에 물고기의 색이 변한다는 건,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4. 코알라는 여러 번 다룬 주제군요. 녀석들의 이름은 원주민어로 물을 마시지 않는다는 뜻이랍니다. 극소량의 물을 마시는 걸 제외하면 모든 영양소를 유칼립투스 잎사귀에서만 섭취하는 특이한 녀석들이죠. 심지어 젖을 뗀 아기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사귀에 적응하기 전까지는(유칼립투스는 일종의 독소를 갖고 있거든요) 어미의 대변을 이유식으로 섭취합니다. 물론 이때 어미의 대변은 묽어지고, 유익한 미생물들을 다량 함유한 상태가 되지요. 5. 모기의 종도 다양하고, 교미도 다양해서 뭐라 말씀드리기 뭣하군요. 위에 쓰인 대로 군집하여 결혼비행을 하는 종도 있지만, 일 대 일로 교미하는 모기도 있답니다. 모기가 3초를 교미한다고 해서 조루라고 하기엔.. 개미도 비슷합니다. 결혼비행을 하는 곤충은 대부분 한 마리의 암컷이 많은 수컷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일생에 한번뿐인 그 섹스 파티에서 다양한 정충들을 받아들여 보관해 두었다가 평생 산란에 쓰는 거지요. 따라서 한 마리의 수컷이 오래 암컷을 독점해선 안됩니다. 어쩔 수 없이 조루-0- 일 수밖에 없는 거지요. 참고로, 여러분들이 부러워하실지도 모르는 거대한 성기의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경우, 대부분 평균 섹스시간이 3분 안팎입니다. 전희도, 후희도, 체위의 변화도 없지요. 문명화될수록 성교의 시간이 길어집니다. 6. 칠면조 장난, 쳐보셨나요? 칠면조를 안아들어서 몇 번 흔들고, 고개를 날개 사이에 쑤셔박으면 칠면조는 금세 기절해 축 늘어집니다. 신경이 꽤나 예민한 동물이지요. 파브르도 어린 시절, 칠면조 기절시키는 장난을 즐겨 했다고 그의 곤충기에 써놓고 있답니다. 칠면조의 세력 다툼에서 자버린다는 얘기는 들은 바 없으니, 아마도 극단적으로 위협하고 흥분된 분위기에서, 서로 맞부딪칠 즈음 한쪽이 흥분을 견디지 못하고 기절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7. 팬더의 경우는 정말 너무 많이 다룬 듯하지만... 팬더뿐 아니라 몸에 비해 성기의 비율이 이렇게나 큰 동물은 인간밖에 없습니다. 혹시 동물원에서 거대한 로랜드 고릴라 보신 적이 있나요? 키가 3미터를 넘어가는 그 거대한 녀석들의 성기는 파커 만년필보다 작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팬더의 문제는 성교할 동족을 자연상태에서 만나기 어렵다는 점이지요. 최근 중국 정부는 팬더들을 모아 놓고 팬더들의 교미 동영상을 틀어 주는 성교육을 실시한 끝에 엄청난 수의 아기팬더를 얻었답니다. 8. 성기가 두 개인 동물은 의외로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코브라지요. 왜 두 개나 될까요? 이 녀석들은 손발이 없어서, 암컷의 질이 어디 있는지 찾을 때 온몸으로 비비적거리면서 찾아야 합니다. 엄청난 시간이 걸리지요. 그래서 두 개의 성기가 갈라져서 양쪽으로 찾아 나서는 겁니다. 우습겠지만, 진짜입니다. 그리고 찾고 나면, 한쪽에는 피가 빠지고 한쪽에 혈액이 집중되어 발기하지요. 킹코브라의 경우 성기가 4개인 녀석도 관찰된 바 있습니다. 동물들의 성기는 독특하지요. 스스로 전후좌우 움직일 수 있는 코끼리의 성기, 사람보다 큰 고래의 성기, 뼈가 있어서 부러질 위험이 있는 개의 성기, 가시가 달려서 암컷에게 고통을 주고 잘 안 빠지게 해주는 호랑이와 오셀로트의 성기... 9. 뱀은 악어를 잡아먹을 수야 있지요. 하지만 그럴 정도로 큰 뱀, 그러면서 악어와 생활 권역이 겹치는 뱀은 대표적으로 아나콘다와 스크루입니다. 아나콘다는 카이만을 자주 잡아먹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과 몸길이가 비슷한 오리노코 크로코다일까지 잡아먹지는 못합니다. 악어를 잡아먹는 뱀, 악어를 잡아먹는 재규어 같은 경우, 대부분 그 대상이 되는 악어는 남미의 소형 악어의 일종인 카이만이랍니다. 10. 낙타의 혹에는 물이 아닌 지방이 가득차 있다는 건 다들 아시겠지요? 수분이 모자란 사막길에서 낙타는 지방을 분해해 가며 버틴답니다. 대신 물을 만나면 이 녀석은 몸무게의 3분의 1가까이를 한번에 마십니다. 120리터 이상도 한번에 들이킨다고 하지요. 11. 거미가 비행기에 매달려서 이동한다... 일단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히말라야의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거미의 경우, 거미줄을 점점 높은 가지로 쳐 나가다가, 꼭대기에 도달해서 바람이 거미줄을 날려올리면 거기 매달려 이동하는 종이 있긴 합니다. 12. 나무늘보는 대충 1분에 1미터쯤 움직인다고 보시면 됩니다. 단, 뚜렷한 목표가 눈앞에 있을 때 말이지요. 몸에서 이끼가 자라나는 게으른 녀석들인데 뭐 말 다 했죠. 하지만 이 녀석, 수영은 잘 합니다. 잘 한다고 해도, 다른 동물에 비해 딱히 느리진 않다 정도랍니다. 최대한 간결하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역시 줄줄이 쓰고 나니 지루해 보이는군요. 주말은 끝났습니다. 월요일에는 죽어버리고 싶다고 노래한 가수만큼은 아니지만, 참 한 주의 시작이 두려워지는 밤이군요.
09/04/06 00:46
우와.. 정말 판님의 댓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로 대단하십니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 많군요.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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