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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4/30 13:59:20 |
Name |
happyend |
Subject |
[유머] 도전)고전 텍스트 유머 2 |
지난번에 이어 두번째 시리즈입니다^^(시리즈일거까지야....)
(오늘은 어쩌면 슬픈이야기일지도....)
굉장히 머리가 좋은 공대생 친구가 있었는데, 이 친구의 약점은 엄청난 체중이었습니다.
엄청 순진한데다 공대생 특유의 우직함(음...)을 갖추고 있어서 별명이 킹콩이었죠.
게다가 혀까지 짧아서, 과외를 간 처음날
"바담 풍"
하는 바람에 짤린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되었습니다.
누가 100킬로그램을 넘기면 군대가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신체검사날 오렌지쥬스를 한통먹고 가다가....설사가 나서 방위가 되었습니다.그리고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다 의자를 무려 24개를 부러뜨렸다는 전설을 남기기도 했습니다.그후 동사무소 의자들이 전부 교체되었다는 미확인 보도도 있고요.
그런데 이 친구는 너무 순수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아니,사실은 문제랄 것은 없었지만 이 친구에겐 문제가 되었죠. 일은 우리가 대학 2학년이 되었을 때 벌어졌습니다.
동아리 활동을 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대학 2학년은 동아리활동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꽃피는 춘삼월에는 신입생들이 어수룩한 모습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뭔가 모를 웃음도 흘려보게 되고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설명하면서 목에 힘도 주게 됩니다. 점심시간에 싸구려 학생식당 밥일망정 기꺼이 "내가 살께"라고 말하고, 푸른샘의 쓰디쓴 커피일망정 후배들앞에서 호탕하게 웃으며 수다를 떨며 1년 먼저 살아온 대학생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그 순간이 어쩌면 선배란 이름으로 누리는 일생에서 유일한 호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동아리에는 여학생들이 수두룩하게 들어왔습니다. 입회원서가 모자랄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다보면 선배들이 나눠서 후배들을 관리하게 되는데요,이때 킹콩에게 한 여학생이 배정되었습니다.
이 여학생은 타고난 싹싹함으로는 제가 단언컨데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명랑하면서도 싹싹하고 눈치도 빠른데다 귀여운 외모를 갖춘 여학생의 날개짓이 펄럭일 때마다 제 친구는 정신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합니다.네,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친구의 성격상 절대로 그말을 입밖에 낼 수 없었지요. 그저 가슴앓이.네.그런 친구였습니다.
이 친구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와 형, 그렇게 셋이서 살았는데 어머니께서도 일을 나가셔야 해서 바빴습니다. 그래서 집은 보통 비어있는터라 동아리의 후배무리(즉, 자신이 담당한 무리)를 이끌고 집으로 갔습니다.네,목적은 따로 있었으나 제 친구다운 방식의 초대였을 뿐이지요.
그런데,이때 일이 벌어집니다. 생전처음 밥을 지어서 후배들을 먹였는데요, 그만 쌀이 어딨는지 몰라 눈에 보이는대로 밥을 지어버린 것이죠. 막 밥을 먹으려던 순간,모두의 젓가락이 얼음처럼 얼어버렸습니다. 하얀 밥에 드문드문 섞인 까만 점.....네, 쌀벌레였습니다.
제 친구의 얼굴은 이미 귀밑까지 벌개졌습니다.모두들 진퇴양난에 빠진 무렵, 그 여자후배가 발랄하게 말했습니다.
"와! 고기덮밥이다."
그러고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후, 내 친구는 그 후배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갔습니다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내 친구의 체중이 너무 나가서도 아니었습니다.
그 여자후배에겐 동아리 입회 다음날,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후배와 연인사이가 되어버렸다고 합니다.그러니 따지고 보면 둘다 동아리 후배. 친구의 아픔이야 어찌되었든 사회적,윤리적,정치적,국가적 이유로 단념해야 했던 것이지요.
그후 4년 내내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S전자에 입사한 엘리트가 되어 미모의 부인과 잘 살고 있습니다.
결론은 유머는 유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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