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막판에 경기력이 정말 괜찬아서 스프링과 달리 결승까지도 바라볼수 있지 않겠나 싶어 기대가 컷습니다.
시즌 중반에만해도 정말 힘들었는데 그렇게 깟던 선수들이 어쩃든 폼 끌어 올리면서 여기까지 온거거든요.
사실 그냥 밴픽구도가 아니라 그냥 2set경기력으로 완패 했으면 그래 koo가 준비 잘해서 졌구나 하겠는데
2set 발등찍고 이어서 멘탈 날라가서 지니까 아 진짜 2set진것도 열이 오르는데 수습이 안되네요..
일단은 트페가 빅토르를 내주고 잡아도 욕먹을 만큼 필살기 픽인 줄도 모르겠고 오히려 그 욕먹던 또지르 빅또르 픽 싸움에서도 유일하게 밴 되던 픽이 트페였습니다. 더욱이 탑과 바텀은 픽 자체가 상대 픽들보다 주도권을 가져오기 좋은 조합, 트페가 날 뛰기 좋은 조합이었고 실제로 바텀에서 11분만에 트페를 활용한 로밍 성공에 탑은 나르 푸쉬를 바탕으로 cs와 타워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가져 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첫 용을 완전 공짜로 먹었죠.
문제는 이후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말파이트가 있는 상대로 계속 오브젝트 싸움에서 꼴아 박으니 경기가 넘어간거죠. 한 타에서 커뮤니 케이션 실수도 잦았구요.
밴픽은 결과에요. 절대 존엄 아지르를 상대로 이렐리아를 꺼내면 미췬놈 소리를 듣지만 이기면 욕 안먹는게 밴픽입니다. 나진이 졌으니 픽밴에 대해 까이는 것도 당연하지만 그 픽밴이 코치진이 부끄러워 해야할 정도로 엉망이었는지 모르겠네요.
성적만 놓고 봐도 3,4위전 프로스트도 가까스로 이긴 느낌이었는데 (벽을 못넘은 갱맘 다들 아실겁니다)
이 경기로 미드였던 다데선수의 챔프폭이 특히 불안요소로 지적되었죠. 핵심 챔프들이라 할수 있는 아리, 그라가스등을 전혀 다루지 못해서 밴픽상에서 계속 불리한 상황에 놓인 점,
주챔프였던 라이즈, 트페가 롤드컵 직전 관짝 패치를 당했음에도 3,4위전에서 계속 쓰는 모습이 지적되었고 결국 그 점을 보완하지 못해서 롤드컵에서 지뢰가 터진 겁니다.
롤드컵 직전까지 완전 날라다녔는데 갑자기 조별리그에서 망한 게 아니라요.
진짜 "논파"된 건 "그런 불안요소에도 불구하고 한국팀이니 기본 수준차이가 있어서 해외팀은 다 이기지 않겠어" 라는 오만함이지
롤드컵 직전 폼이 좋은 팀이 가서도 잘한다는 생각이 보기 좋게 깨진건 그로부터 1년이나 지난 뒤였죠.
14 선발전 때 돌풍을 일으킨 나진 쉴드가 유럽팀 얼라이언스에게 킬, 타워, 드래곤 어떤 오브젝트 하나 취하지 못하고 완벽하게 패배한 점, 중국 2위로 올라온 OMG에게 뭐 변명거리 하나 없이 3-0으로 "퍼펙트하게" 꺠진 것.
두번 다시 직전 폼으로 어쩌구 소리도 꺼내지도 못하게 확실히 선례가 만들어진 느낌?
2013년 썸머 기준으로 진짜 폼이 좋았던 팀은 SKT와 SKT를 턱밑까지 끌고 갔던 KTB였습니다.
몬테는 롤드컵 선발 결승전 SKT vs KTB 승자가 결국 본대회도 우승할 거라고 봤고 그 예측은 맞아 떨어졌죠.
레딧에서는 사실상 세계 2위팀인 KTB가 못나와서 아쉽다는 분위기였었구요.
다 지난 일이고 나진 팬이신걸 알기에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당시 나진 소드는 썸머 시즌 들쭉 날쭉한 경기력으로 준아마팀이나 다름없던 전남과학대에게 연이어 잡혀서 조별리그 탈락을 했음에도 그보다 훨씬 전 윈터시즌 우승으로 쌓은 포인트 덕에 한국 시드 1위로 롤드컵을 확정할 수 있었고요.
덧붙여서 썸머 직행룰에 관해 다른 생각이 있으시면 레딧가서 직접 글쓰는 걸 권하고 싶네요. 제가 2013년에 한국의 서킷제가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해서 레딧에 수차례 글을 썼거든요. 여러 전문가들도 차등적 서킷 배분제에 대해 찬성하고 그런 여론들이 쌓여서
라이엇이 결정을 한거지 하루아침에 (하루아침도 아니죠. 2년이나 걸렸으니까) 이뤄진 건 아닙니다.
피지알은 수천명이 하지만 /r/leagueoflegend 은 구독자만 백만가까운 사람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이고 결정적으로 라이엇 직원이 직접 보는 곳이기에 영향력도 훨씬 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