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12/15 20:05:16
Name 리콜한방
File #1 20171204080500708.jpg (217.6 KB), Download : 51
Subject [일반] 영화 [1987] 짧은 후기입니다. (스포X) (수정됨)



(스포 없고 시사회 엠바고가 걸려 있어서 스포 안 되는 정보도 최소화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해 한국에서 만든 수십편의 상업 영화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대중성과 작품성, 메시지성 (전달력 포함), 그리고 재미까지 전부 일정 수준 이상을 뽑아낸
한국 상업 영화가 제 기준엔 정말 드뭅니다. 늘 한 두 부문에 큰 문제가 있었죠.
특히 올해 저에겐 아쉬움이 많은 충무로였지만 마지막에 한 방 해준다고 할까요.

'6월 항쟁'을 이 이상으로 잘 다룰 영화가 앞으로 나올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의 처음과 끝이 흥미롭고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분명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요.

등장하는 배우들이 많은데 아무리 작은 역할이어도 허투루 쓰여지는 게 거의 없습니다.
나름의 역할을 다 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좋은 건 그 많은 배역들의 입퇴장이 대체로 깔끔하다는 것이죠. 
배우 물량 공세가 단순히 얼굴마담 용도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많은 한국영화에서 실패했던 작업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그런 주조연 배우들의 힘을 민중의 에너지로 돌리는 작업도 매끄러웠고요.

[1987]을 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것 두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국민'과 김윤석 배우입니다.
김윤석이 저번 주에 있었던 뿌앱 인터뷰 마지막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여러분들 저(김윤석) 하면 '아귀', 황해의 '면가', 뼈다귀 이 얘기하시죠?
이 영화 보시면 '박 처장'을 기억하실 겁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허언이 아니었습니다.
[남한산성]에서 제 눈엔 이병헌에게 살짝 밀리는 인상이었지만 여기에선 다릅니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줬던 (악역) 연기에 비교하여 확실히 다른 업그레이드 퍼포먼스입니다.
캐릭에 담긴 이야깃거리도 풍성하기에 영화의 핵심적인 매력이 됩니다.

[1987][강철비] 중에서 저는 '1987'이 더 좋았습니다.
다만 '강철비'가 가진 감정적 담백함을 '1987'이 취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이정도의 담백함도 괜찮지만 다른 부분이 워낙 맘에 들다보니 욕심이 났습니다.

이 영화는 결코 무결점인 영화가 아닙니다.
개봉 후 아마 작품을 보시고 뭐가 부족하고 뭐가 마음에 안 들고 이야기가 나오리라 예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단점을 그냥 넘어가게 만들게 하고 싶을 정도로 다른 장점들이 좋기 때문입니다.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굉장히 상투적 표현이지만 정작 제대로 행한 영화 참 드뭅니다. 
저는 흥행을 잘 예측하지도 않고 예상하더라도 잘 맞지도 않지만
만약 이 영화가 만약 천만 작이 된다면 정말 오랜만에 제 맘에 든 천만 영화가 될 것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다크템플러
17/12/15 20:07
수정 아이콘
오오오오 기대되네요!!!!
2017 나올때까지 기억될 명작이었으면
17/12/15 20:08
수정 아이콘
강철비, 1987 두 개 보려고 생각중이었는데 다행히 평들이 좋네요.
솔로13년차
17/12/15 20:09
수정 아이콘
이렇게 보고싶은 영화가 늘어나네요.
딴소리인데, 김태리는 정말 어려보이네요. 20대가 1년남았다기보다, 10대가 1년 남았다는 쪽이 더 믿어지는 얼굴. 다른 배우들과 있으니 진짜로 아역같아요.
홍준표
17/12/15 20:11
수정 아이콘
1960.. 1987.. 2016.. 생각해 보니 시민들은 27~29년 정도의 주기로 잘못된 정권을 몰아내는군요.
17/12/15 20:14
수정 아이콘
대략 한세대씩 건너뛰고 있습니다.
솔로13년차
17/12/15 20:15
수정 아이콘
그 정도 주기로 정부가 후퇴한다는 뜻인 기도 하구요.
은솔율
17/12/15 22:57
수정 아이콘
1987에선 직선제를 얻어내긴 했지만..몰아냈다 보긴 힘들겠죠..토대를 만들었다 정도..그리고 돌고 돌아 다시 회귀되었던 박근혜 탄핵으로 민주화 과정이 비로소 끝난 것이 아닌가..
모지후
17/12/15 20:12
수정 아이콘
오호, 2017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들이 기대에 못미쳤는데 막판에 괜찮은 영화들이 나오나보네요.
장준환 감독은 이제야 커리어에 숨통이 트이는건지...?!
리콜한방
17/12/15 22:46
수정 아이콘
흥행도, 인물 전망도 저는 잘 못하지만 장준환의 대표작이 바뀔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어요.
17/12/15 20:23
수정 아이콘
올해 이렇게 죽쑤는가 싶더니 연말 즈음에 괜찮은 영화 몇개 건지게 되겠네요 흐흐
17/12/15 20:30
수정 아이콘
하정우는 2편 연속개봉하는데 하나 망해도 다른 하나는 건지나보네요
새강이
17/12/15 20:5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강철비는 친구랑 신과함께는 혼자 1987은 부모님이랑 시험끝나고 몰아서 봐야겠습니다 다시 기말고사 공부하러 총총,,,
Skatterbrain
17/12/15 21:19
수정 아이콘
1987과 강철비 둘다 기대해봅니다.
부모님좀그만찾아
17/12/15 21:29
수정 아이콘
기대작이었는데 다행이네요 왠지 시국빨타고 관중대폭발탈거같습니다.
17/12/15 21:35
수정 아이콘
엄청 기대되네요. 나오는 평도 좋더군요
17/12/15 21:49
수정 아이콘
예매하러 갈려다가 뭔가 데쟈뷰가 느껴져서 돌이켜보니 남한산성도 리콜한방님 평 읽고 예매했었군요.
리콜한방
17/12/15 22:47
수정 아이콘
헉.. 남한산성은 어떠셨나요?
그 두 개가 상업영화 중에선 그래도 만족스러운 작품들이었거든요.
색깔은 되게 다르지만요.
17/12/15 23:0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봤었죠. 눈물도 흘려가면서... 그런데 희한한건 갔다와서 피지알에서 누가 엄청 비판해놓은 글을 봤는데 또 대부분 수긍이 되더라고요.
말다했죠
17/12/15 22:15
수정 아이콘
NBA는 카이리, 포켓몬은 파이리, 배우는 김태리죠. 믿고 보러 갑니다.
人在江湖身不由己
17/12/16 00:06
수정 아이콘
병헌리 아닌가요 크크
살려야한다
17/12/15 22:15
수정 아이콘
예고편의 '조사관이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어?' 이거만 봐도 그동안 아쉬웠던 김윤석이 아니더라구요.
강철비는 기대보다 조금 실망했는데 조금 더 기대해봅니다.
리콜한방
17/12/15 22:48
수정 아이콘
저도 예고편 보고 기대감 100% 충만했는데 그 이상을 해줬어요.
레드후드
17/12/15 22:52
수정 아이콘
전형적인 신파극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한번 보러 가야겠네요.
리콜한방
17/12/16 12:53
수정 아이콘
사안이 사안이다보니 감성적 연출부분이 있긴 하나
그래도 저는 납득되는 수준이었어요.
물론 다르게 볼 수도 있고요
17/12/15 23:39
수정 아이콘
오늘 강철비를 보고 왔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는데 그것보다 조금 더 낫다고 하니 기대감이 올라가는군요...흐흐
올해 해외/한국 영화 안 가리고 뭔가 확 괜찮다 싶은 영화가 잘 없었는데 1987도 개봉하면 기대하고 보러 가도 되겠군요..
밥오멍퉁이
17/12/15 23:45
수정 아이콘
노동자대투쟁 빼놓고 설명 안될 시대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그런것까진 표현못했겠지만 그래도 몹시 기대됩니다
피식인
17/12/16 01:57
수정 아이콘
보러 가야겠네요. 남한산성도 재밌게 봤고 강철비도 재밌게 봤습니다.
YanJiShuKa
17/12/16 03: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
카푸스틴
17/12/16 06:06
수정 아이콘
김촬영감독님 사랑합니다 크크크
티리프
17/12/16 08:51
수정 아이콘
1987 강철비 기대하던 영화였는데 잘 뽑혔나보네요 흐흐
잠잘까
17/12/16 09:12
수정 아이콘
예고편 보고 좀 불안했는데 그게 아니라니 천만 다행이군요. 기대됩니다.
리콜한방
17/12/16 12:56
수정 아이콘
지극히 저의 감상이니 후에 안좋게 보실 수도 있어요. 크크
싸구려신사
17/12/16 09:19
수정 아이콘
오! 평가가 좋네요. 주말에 둘다 봐야겠다.
지구별냥이
17/12/17 02:25
수정 아이콘
이미 강철비 미션 클리어 했으니
1987갑니다.
곧미남
17/12/18 03:12
수정 아이콘
캬~ 정말 기대했던 영화인데 드디어 장준환 감독이 제대로..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일반]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27869 6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49927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6063 8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8987 28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19307 3
101350 [정치] 김영란법이 아니라 김건희 스토킹? + 독재국가 급 선방심위 [17] Crochen4586 24/04/19 4586 0
101349 [일반] 인텔 13,14세대에서 일어난 강제종료, 수명 문제와 MSI의 대응 [36] SAS Tony Parker 3198 24/04/26 3198 6
101348 [일반] [개발]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完) Kaestro1640 24/04/26 1640 0
101347 [일반] 테일러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 도쿄 공연 후기 (2/7) [5] 간옹손건미축2784 24/04/26 2784 12
101346 [일반] 민희진씨 기자회견 내용만 보고 생각해본 본인 입장 [319] 수지짜응15285 24/04/25 15285 7
101345 [일반] 나이 40살.. 무시무시한 공포의 당뇨병에 걸렸습니다 [47] 허스키7112 24/04/25 7112 6
101344 [일반] 고인 뜻과 관계없이 형제자매에게 상속 유류분 할당은 위헌 [38] 라이언 덕후5949 24/04/25 5949 1
101295 [일반] 추천게시판 운영위원 신규모집(~4/30) [3] jjohny=쿠마17142 24/04/17 17142 5
101343 [일반] 다윈의 악마, 다윈의 천사 (부제 : 평범한 한국인을 위한 진화론) [47] 오지의4964 24/04/24 4964 11
101342 [정치] [서평]을 빙자한 지방 소멸 잡썰, '한국 도시의 미래' [17] 사람되고싶다2615 24/04/24 2615 0
101341 [정치] 나중이 아니라 지금, 국민연금에 세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59] 사부작4010 24/04/24 4010 0
101340 [일반] 미국 대선의 예상치 못한 그 이름, '케네디' [59] Davi4ever9315 24/04/24 9315 4
101339 [일반] [해석] 인스타 릴스 '사진찍는 꿀팁' 해석 [18] *alchemist*4999 24/04/24 4999 12
101338 [일반] 범죄도시4 보고왔습니다.(스포X) [44] 네오짱6938 24/04/24 6938 5
101337 [일반] 저는 외로워서 퇴사를 결심했고, 이젠 아닙니다 [27] Kaestro6460 24/04/24 6460 17
101336 [일반] 틱톡강제매각법 美 상원의회 통과…1년내 안 팔면 美서 서비스 금지 [33] EnergyFlow4415 24/04/24 4415 2
101334 [정치] 이와중에 소리 없이 국익을 말아먹는 김건희 여사 [17] 미카노아3784 24/04/24 3784 0
101333 [일반] [개발]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기술 블로그(2) [14] Kaestro3005 24/04/23 3005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