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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1/30 16:43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걸로 생각해본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계급구분이 거의 완전히 사라졌는데, 유럽같은 서구권은 우리나라만큼 급격하게 사회가 바뀌지 않아서 유력 가문이 아직까지도 잘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하고 그 파워가 아직도 강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대변되는 책임의식 또한 자리잡혀있어서 서민들은 그들의 위치는 인정해주고 대신 사회보장제도나 높은 임금으로 보상을 받는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재벌위주 체제이지만 나도 어느 정도 살만하니 사는데 불만이 없어서 행복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나라는 유교문화로 인해서 상하계급의 구분이 뚜렷하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우리나라는 조선후기 지배층 무능으로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지배층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있었고 따라서 (경제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은 사실이지만) 사회적으로는 평등해야한다는 사고가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교문화 특유의 입신양명으로 대표되는 '열심히 하면 출세한다'라는 사상또한 우리나라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화는 계급차를 인정하기보다는 나도 노력에 따라 높은 지위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줘서 계급문제를 개인문제로 환원시킵니다. 거기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같은 문화가 제대로 정착이 되지 않아 상류층들의 부가 밑으로 제대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도덕성이 높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류층은 꼬우면 너도 성공해라 이런 식이고 중하류층도 나도 성공해야한다라는 생각을 심어주게되고 지금과 같은 무한경쟁, 남과 비교하는 문화가 생기고, 결국 대다수의 신분상승을 못한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평등해야 한다는 생각과 금수저 흙수저로 대표되는 빈부격차 심화의 현실과 충돌하여 사회적 불만이 커지게 됨에따라 행복도가 낮게 나타나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15/11/30 16:50
다소 정치 환원론적 시각을 담고 있다는 비평이 있기는 하나 셰리 버먼의 '정치가 우선한다'를 보면 전간기 기간동안 스웨덴에서 사민당이 집권하는 과정에 대해 알 수 있긴 합니다.
보통 [대타협]이라고 부르는 스웨덴 사회의 일련의 경제적 합의도 사민당의 집권과정에서 정립된 민족주적 사회민주주의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기도 하고요.
15/11/30 19:42
제가 듣기론, 물론 특정한 관점에서의 분석이라고 생각하지만, 소련 혁명을 주요한 원인으로 보기도 하더하고요. 바로 옆에 있는 거대한 나라가 혁명으로 무너지고 자본가들이 죽창행을 당하자 기존의 자본주의적 방법으론 죽창행을 당할까 두려워 복지제도로서 입막음을 하고자 했던 것이라고...
물론 애초에 노르웨이처럼 석유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등 이점이 있으니까 또 그렇게 하고 유지도 할 수 있는 면이 있겠죠.
15/11/30 20:19
여러모로 한국과 스웨덴은 정치가 가장 큰 차이를 불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전쟁 이래로 한국에선 군이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갖고 있었는데 스웨덴에서는 결코 군이 한국에서와 같은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그 점이 무엇보다 기본적인 정치문화 형성에서 상당히 큰 차이를 야기했고 또 노동, 농민 등 사회불만세력에 대응하는 방식에도 뿌리깊은 차이를 만들었다고 보입니다. 한편 20세기 초 유럽정치에선 자본가 계층과 토지 계층(지주, 농민)이 범보수세력을 구축하는 일이 잦았는데 스웨덴에선 지주가 그렇게 유력한 세력은 아니었고, 농민계층과 자본가계층 간 거리도 그리 가깝지 않았다 보입니다. 그런 점이 자본과 노동이 대타협을 하는데 유리한 환경이 됬다고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론 또 그런 타협을 실행에 옮길 유능한 인물들이 등장했던 것도 한 이유가 됬던 것 같고요. 꽤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을 건 대공황이지만 대공황이 꼭 스웨덴 체제같은 비교적 적절한 귀결을 낳았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대공황이 야기한 경제적 충격을 정치적 기회로 살려낸 건 스웨덴에선 사민당이었습니다.(독일에선 나치였고....) 덤으로 스웨덴은 거시경제적으로 대공황을 가장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도 꼽히는데 그 이유는 상당부분은 금본위제로부터의 빠른 이탈로 설명된다고 생각되고 부가적으로는 적극적 재정정책이나, 수출산업의 경쟁력 상승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입니다.
15/11/30 23:25
설명들 감사합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지만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히 큰가 보네요. 귀족과 지주층에 대한 이해는 살아보지 않는 이상 감이 안 잡힐거 같아, 그러려니 해야겠고요. 상속세가 없어질 정도로 부의 연속을 인정한다니 계급제를 받아들이는 것도 같아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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