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맵, 명경기 목록
#.1
신백두대간 : 강민P vs 마재윤Z (
GameBBS 24796)
#.2
루나 : 박태민 Z vs 이윤열 T (
GameBBS 24821)
#.3
815 : 최연성 T vs 오영종 P (
GameBBS 24836)
#.4
데토네이션 : ??? T vs ??? T (작성중..)
#.5
롱기누스2 : ??? T vs ??? P (작성중..)
#.6
네오 알카노이드 : ??? Z vs ??? T (작성중..)
#.7
파이썬 : ??? Z vs ??? P (작성중..)
#.8
아리조나 : ??? Z vs ??? T (작성중..)
#.9
R-point : ??? Z vs ??? Z (작성중..)
#.10
아카디아 : ??? T vs ??? Z (작성중..)
※ 순위는 제가 받았던 임팩트 순입니다
제가 Live로 재밌게 봤던 경기들을 모아
그 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이란 컨셉으로 당시 상황에 가깝게 작성했습니다
Live 분위기에 맞춰 선수 존칭 생략 및 반말이고요
팬심+엉망인 기억력+구린 성격으로 인해 글이 상당히 지저분합니다;
죄송합니다
들어가며…
명맵 기준?
돌아서면 잊어먹는 건망증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는 맵
맵 이름을 절대 잊을 수 없는 명경기를 생생하게 지켜봤거든
#.3 815 : 최연성(T) vs 오영종(P) 2005-10-28 So1 준결승B 4set
815
제작 : 조승연
사용 : So1, 신한0(신815), 신한S1(815-3), 프링글스S1(815-3), 프로리그2006(후:815-3)
최종전적(815계열총합) : TvsP=16:32 PvsZ=19:29 ZvsT=26:35 (
http://preludeb.pe.kr 참고)
간단한 맵 이야기
좁은 입구를 더 다이어트 시킨 조건부 반섬맵이란 독특한 컨셉으로
밸런스 논란의 극을 달렸던 맵 815
모든 메카닉 병력이 나다닐 수 없다
앞마당 노개스로 저그 죽으란 소리냐
드라군 2마리씩이면 셔틀만 몇기냐
테란은 섬멀티로 발칙한 개스 더블 가능하다
뮤탈 써도 되는 저그가 히드라까지 지나가면 축복 받은 거다
플토 답 없긴 뭐가 없냐, 캐리어로 땡인데
세 종족 모두 자기가 암울하고 상대가 좋다며 싸워댔고
시리즈가 계속 될 수록 비교적 공평하게 수정되었음에도
논란은 그치질 않았다(특히 테플전)
명경기도 자주 나왔지만 워낙 밸런스 논란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하는 등
개인적으로 멋진 맵 이름에 걸맞지 않는
지나친 오명을 받은 맵으로 남아 유감스럽다
하지만 소형유닛만 지나갈 수 있는 815에서 출발한 소로 개념은
맵의 발상을 한번 더 발전시킨 특허낼 만한 아이디어였고
아직도 여러 맵에서 전술적으로 애용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쓰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소로를 볼 때마다 815를 기억해 줘
명경기 소개
가을의 전설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가는 길에서
괴물과 맞닥뜨린 질럿공장장 사신토스 오영종
피할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승부에서
그가 꺼내 든 카드는…
최강의 카드 Joker였다
배경 스토리
황제를 2.5:0 아니, 2.8:0 까지 몰고 간 상황에서
다시는 볼 수 없는 희대의 최고 역전패 드라마를 써내며
아쉬움의 눈물을 참아야했던 박지호
이제 가을의 전설 마지막 희망은 오영종만 남게 되었지만
상대는 지난 가을의 전설을 원천봉쇄했고
황제와는 비교도 안되는 무시무시한 대 플토전을 자랑하는
괴물 최연성이었다
스타 역사상 최고로 남을 온겜 3회 우승
2005 So1 황제의 귀환을 막으러 가는 건
괴물이냐? 사신이냐?
2005년 10월 28일 So1 준결승B 최연성vs오영종
황제가 기다리고 있다
Live 前
개인적으로 오영종에 대한 나의 평가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많지는 않지만 과거 몇차례 봤던 경기 내용이나 수준이
그다지 임팩트를 받는 정도가 못 됐기 때문이다
16강 대 홍진호 전 온리 닥치고 다템만은 신선했다
하지만 홍진호의 성큰 대처가 미비했다고 여겼을 뿐이지
오영종이 대단하다고 생각치는 않았다
물론 4강에 올라오기까지 플토로서 난적에 해당되는 선수들을 잡아냈지만
16강 2승1패, 8강 2승1패라는 벼랑 끝 스코어가 말해주 듯
이 친구가 최연성을 꺾으러 여기까지 온 것은
이렇게 얘기해서 미안하지만 어디까지나 운이라고 믿었다
가을의 전설을 잇는다면 오히려 박지호라고 생각했지
오영종이라고는 1%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뭐, 박지호도 탈락한 마당에 가을의 전설은 커녕
그가 최연성을 꺾는 것조차 불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나는 So1 결승은 두번째 사제대결이 될거라 예상했었다
그런 나의 예상 및 평가를 뒤집는 계기가 마련된 것은
1set 몰래 전진 게이트 온리 다템이었다
그 한 경기가 내게 준 효과는 정말로 빅쇼크였다
개인적으로 테란 대 플토전에서 플토가 상성상 유리하다는 말은
지금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음모라고 믿는다
플토가 테란을 이길 수 있는 건
테란이 앞마당 타이밍을 앞당기기 위해 병력이 적은 그 순간 뿐
그것도 다크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늘 생각해왔던 내게
오영종은 2팩 상대로 몸소 그걸 보여준 것이었다
그것도 다크의 느린 이동 속도로 인한 거리상의 불리함을
축지법으로 줄인 몰래 전진 게이트
경악이었다
1set를 가져간 오영종은 최연성의 앙갚음 보복 전략을 막아내며
2set 마저 챙겨갔다
나는 어느새인가 오영종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가을의 전설?
오영종이 정말 최연성을 꺾느냐 마느냐의 문제지
그딴 건 이제 안중에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변심이 이뤄진지 얼마 안되서
또 한번의 사건이 터졌다
3set 라오발에서 적앞마당 전진 2겟을 하던 오영종이
막히는 분위기에서 이것 저것 전략 수정하다가 결국 앞마당 먹는데
벌쳐 난입과 동시에 너무 가볍게 gg를 찍은 것이다
물론 최연성이 미친 수비력으로 막아내 승기가 넘어간 건 사실이지만
최소한 상황이 0%도 아닌 10%는 되어 보였는데
프로게이머로서 그렇게 가볍게 gg를 선언한단 말인가?
아니, 10%가 뭐냐
프로브 앞마당으로 다 옮기고
마인에 드라군 던져가면서 막고 본진 생산한 다크로 시간 벌면
최대 30%까지 가능성은 있어보였는데…
나는 다시 한번 오영종에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경기?
그냥 웃었다
근성도 없는 놈
Live
4set
잠시나마 오영종에게 기대를 걸었던 만큼
그 배신감에 나는 게임을 대충 지켜봤다
빌드고 자시고, 그냥 게임 하나보다 느꼈지
뭐하는 지도 몰랐다
그만큼 3set 가벼운 gg는 큰 실망이었다
무감각한 상태로 해설도 한 귀로 흘리면서 보는 와중에
뭔가가 내 눈에 들어왔다
본진 2 로보틱스?!
오영종이 준비해 온 전략은
앞마당 하는 척하면서 강력한 한방 드랍을 노리는 둠드랍이었다
그것도 로보틱스 2개로 한방의 타이밍을 최대한 앞당긴 최적화 된 둠드랍
1, 2, 3경기 중 한번만 이기면 제가 결승갑니다
천하의 최연성을 상대로 건방진 신예가 감히 남긴 호언장담
1경기 때 들었을 땐 웃기지도 않은 겁없는 신예의 허풍 정도로 생각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서야 느낄 수 있었다
1, 2, 3경기 중 한번만 이기면 4경기는 치룰 수밖에 없는데
오영종은 4경기를 무조건 이긴다는 의미로 말했던 것이다
스피드업 된 3 셔틀이 출발했고
그에게 큰 실망을 했었던 나인데도 어느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본진에 골럇도 있을 텐데…
그러나 셔틀은 골리앗 없는 지역을 완벽히 골라서
싣고 온 묵직한 놈들을 내렸다
(나중에 확인한 것이지만 오영종은 셔틀 경로를 미리 옵저버로 확인하며
중간 레이스 격추를 피해 날아갔었다)
3 셔틀 3 리버 3 드라 DooooommmmmmMMMMMM!!!!!!!
앞 경기들에서 그에게 받았던 쇼크와 실망, 두가지 모두 컸었지만
최연성 본진에 떨어진 이 한 방이 주는 충격은 가히 딥 임팩트였다
물론 16강에서 박지호가 이병민 상대로 시도했던
2셔틀 2리버 2드라 전략 경기를 나는 보지 않았다
하지만 봤더라도 이 순간만큼은
오영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황제의 귀환을 막으러 가는 건… 나, 사신토스 오영종이다!
Live 後
최연성의 게임 포기 분위기…
처음 봤다
그제서야 난 오영종의 대단함을 느꼈고
앞서 그를 얕봤던 그 모든 걸 사과하고 싶었다
3경기 가벼운 gg도 어쩌면
4경기를 위한 준비였는지도 모른다
어찌저찌 막다가 연성운수로 유명한 최기사가 운전대 잡아버리면
심리적인 타격으로 다음 경기에서 제대로 된 둠드랍을 할 수 없을 테니까
완전히 승리 직전까지 갔던 박지호도
3경기 말리면서부터 끝내 결승 밟지 못하고 쓰러지지 않았던가
그 동안 얕봐서 정말 미안했다
가라 오영종!
가을의 전설을 이루는 건 너다
보너스 셔틀은 꿈과 희망을 싣고…
결승행을 확정짓고 눈물을 참는 오영종
나중에 어디 인터뷰인지? 방송에서 본 건데
오영종이 프로게이머 시작할 때 부모님의 반대(극심한 건 아닌데 좋아하지 않으셨다는)가 있어서
1년인가? 2년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내에 만족할 만한 성적 못내면 접기로 약속하고야
프로게이머 허락받았다고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이었나? 싶기도 한데;; 아마 오영종 맞을 것 같다)
오랜 기간 무명시절을 보내다가
약속한 기간 달랑달랑 할 때 다 되서야 뜨게 되었고
마침내 스타계의 거목 최연성을 쓰러뜨리고
황제와의 결승전을 확정짓는 둠드랍 덕분에
오영종은 자신의 실력이 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걸 확인했고
계속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겐 그냥 한번 보고 마는 게임 한판이었지만
오영종에겐 프로게이머 인생이 걸린
꿈과 희망을 싣고 날아갔던 셔틀이었다
사신토스 오영종이란 이름을 모두에게 영원히 각인시키기 위해…
만약 이 날 셔틀이 격추되고, 최연성을 꺾지 못했다면
우린 오영종도 잊었을 것이고, 지금의 르까프도 없었을지 모른다
가을의 전설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된 기쁨의 눈물…
나중에 vod 다시 보고 나서야
난 이 날의 눈물을 이해할 수 있었다
ps 그 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